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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추리물, 미스터리 등 장르 문학은 즐겨하지 않는다. 일부러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더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읽다보니 장르문학이 항상 밀려났을 뿐이다. 그러나 마음의 부채처럼 언젠가 유명한 작가(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조르주 심농, 엘러리 퀸 등)의 책들을 읽어봐야지 하는 의무감은 가지고 있었다. 이번에 읽은 이 책은 ‘읽어야지’ 했던 작가의 작품은 아니지만 장르 문학에 발가락 정도는 담궜다는 자의적인 의의를 두어본다. 이쪽엔 초보 독자다 보니 이 작품이 내게는 신선하면서도 주제도 있고 결론을 알고 싶어 자꾸만 읽게 만드는 스토리의 재미까지 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이 “2011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단다. 서평가 사키 노리오가 미사토 가나에의 『고백』과 사토 쇼토의 『신세한탄』을 들먹이며 이 책의 작품성에 대단한 칭찬을 늘어놓는다. 그래서 나만 재미있게 읽은 것이 아니다라는 것에 약간의 안도감을 느끼며 간단하게 책 내용을 소개해본다. 책의 구성이 ‘인터뷰’로 진행되는데 다른 작품에서도 많이 이용한 적이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인터뷰 구성이라는 점이 시간상의 앞뒤가 왔다 갔다 하는 혼란이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런 혼란을 별로 느낄 수 없었다. 한 남자가 인터뷰이의 기억에 의존하여 ‘아키’와 관련된 10년 전의 사건을 추적한다. 인터뷰이로 등장하는 사람들은 이 사건의 관련성에서 먼 사람이 앞에 배치되고 가까운 사람들이 뒤에 배치된다. 그리하여 도대체 어떤 사건인지 독자로 하여금 끝까지 궁금증을 가지고 가게 만드는 저자의 의도된 효과를 누리게 한다. 하지만 그 중 한 사람 아동상담소장 ‘쿠마베’와의 인터뷰는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들어있어 이 사건의 서술자의 역할과 동시 이야기 속에서 이 사건이 아직도 현재진행형임을 (비록 쿠마베 자신은 인터뷰를 계기로 죄의식을 떨쳤다고 말하지만) 암시한다. “쿠마베가 말하는 사건 개요가 날실이라면, 당시 관계자의 숨겨진 에피소드는 씨실이다. 날실과 씨실을 번갈아 짜내며 전체상을 서서히 밝혀가는 방식이다.” (342p) -서평가 사키 노리오
등장인물 -아키 : 이 책의 주인공 -키미에 : 아키 엄마 -스기모토 : 아키 양아빠 -카호 : 아키 이복 동생 -쿠마베 : 아동상담소장 -이리에 : 아키 소굽친구 주제는 아,동,학,대. 그래서 기분 좋게 읽을 수 없는 칙칙한 이야기다. 다 읽고 나서도 계속 그 여운이 남아 당장 다른 어떤 것을 통해 떨쳐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일본의 아동관련 법률이 중요한 열쇠다. 일본의 아동 학대 방지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가정에서 아동 학대가 감지될 경우 아동상담소장의 권한으로 그 가정에 강제로 들어가 아이를 구출하여 보호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그러나 아동학대 및 가정 폭력과 관련된 사건은 경찰도 참견하기 꺼려하는 가정 내에서 해결해야할 사적인 문제라는 인식이 강하다.(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가정이라는 것은 쉽게 들어갈 수 없는 일종의 비밀공간이죠. 보호자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가정의 문제를 감추려 합니다. 본능적인 자기 방어 행위예요.”(63p) 그러나 그러한 가정의 덧문과 빨래줄 상태 점검을 넘어 현관문도 부수고 들어갈 수 있는 용기를 내느냐 내지 못하느냐 그 찰나의 선택이 아이의 개인적인 삶과 사회적인 삶까지 좌우할 정도로 연관이 깊다. 아키를 상담했던 쿠마베 소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인간으로서의 동정과 책임감만으로 떠안기엔 또 비난과 칭찬의 양날의 칼에서 어떤 위험을 감수해야할지 모르기에. “아이의 인격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소유물처럼 다루고 학대하는 부모”(86p)에 해당하는 아키의 양아빠 스기모토의 발작적인 폭력도 그의 아버지에게서 되물림 받은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각 장의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제1장 연옥/ 제2장 암투/ 제3장 연쇄. 특히 제3장 연쇄...... 그래서 쿠마베 소장이 아키의 엄마 키미에에게 외쳤던 말이 길게 내 가슴을 때리며 징징 댄다. “폭력을 정당화할 수 있는 이유는 세상 어디에도 없어요.”(133p) 우리 반 아이 생각이 났다. 산만하고 일부러 과장된 행동과 거친 언어로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한 아이. 학교의 모든 것에 불평불만을 입에 달고 특히 아이들 틈에서는 어떻게든 선생님께 반항해서 영웅이 되고 싶어 했던. 결국 어느 선생님의 훈계를 듣다가 참지 못하고 “씨**” 이란 욕설을 해버리고 만 그 아이. 뉴스에서나 나올법한 그 사건 이후 아이에 대한 전문 상담과 담임인 나의 상담, 부모 내교 등 왜 아이가 이렇게 자기감정 제어를 못하는지 추적해본 결과 문제는 역시 가정 내에서 시작된 것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아버지는 사업 실패 후 술에 절어 살았고 자신의 화火와 분노를 참지 못해 아이와 아이엄마에게 폭행을 자주 가했는데 그것이 아이 6학년 때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지속되었다는 것이다. 그 집 담당 경찰이 있을 정도였고 이웃 또는 엄마의 신고로 겨우 폭력에서 일시 해방될 수 있었다고 한다. 아이의 정서가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해는 되면서도 단체 생활에서 계속 튀는 그 아이의 모습을 자꾸 인정해줄 수는 없는 이중적인 상황이 힘들었다. 자주 상상했다. 과연 이아이가 어떤 어른이 되어 살아갈까. (이제 2학년 된다. 걱정이다.) 스기모토도 그런 면에서는 동정과 연민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폭력이 주는 악영향은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엄청나다. 스기모토의 폭력에서 아키는 헤어 나올 수 있었을까. 왜 인터뷰어는 아키의 10년 전 사건을 추적할 수밖에 없었을까. 그는 과연 누구일까. 미스터리의 결말은 항상 마지막에 있다. 마지막 인터뷰이는 아키. 아키의 인터뷰까지 짜 맞추고 나니 이제 모든 게 명확해졌다. 결론은 있지만 증거가 없었는데, 이제 모든 그 증거가 확보되었다. 인터뷰어가 왜 아키 사건을 파헤치러 과거와 과거 인물들을 만나러 다닐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인터뷰이들이 하나같이 그의 인터뷰에 수긍하고 응할 수밖에 없었는지,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하러 다니는 그 남자는 누구인지. 또....... 아키는 어떤 사람인지. 이 모든 것은 10년부터 ‘ing’였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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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사토 세이난 <어느 소녀에 얽힌 살인 고백>
영화 <똥파리>에서 어린 시절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던 주인공은 성장하고 나서 상습적으로 아버지를 폭행한다. 억울한 과거에 대해 뒤늦게 보복하려는 듯이.
가정 내의 아동학대가 무서운 이유는 많다. 그중 하나는 바로 폭력이 되물림된다는 사실이다. 피해자는 시간이 지나고 성장하면서 가해자로 돌변한다.
성장한 피해자가 휘두르는 폭력이 가정내에만 국한된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심한 경우 이들은 심각한 범죄자로 변한다. 대부분의 연쇄살인범들이 어린 시절 가정에서 소외되거나 정신적, 육체적으로 학대받아온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변하지 않더라도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은 성인이 되어서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어떤 상처는 영원히 아물지 않는다. 그 상처의 아픔을 당사자가 참고 이겨낸다면 좋겠지만, 거기에 끌려다닌다면 당사자는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의 삶도 함께 망가질 수 있다.
가정에서 학대 당하는 열 살 소녀
사토 세이난의 2011년 작품 <어느 소녀에 얽힌 살인 고백>에서도 어린 시절에 학대받은 소녀가 등장한다. 주인공은 열 살의 소녀 아키. 아키가 가정에서 상습적으로 폭행당했다는 사실은 아주 우연히 발견된다. 정신과 의사이자 아동상담소 소장인 쿠마베는 어느날 소아과 의사인 친구에게서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아키라는 이름의 여자아이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자신의 병원으로 실려왔는데, 신체를 검진한 결과 곳곳에서 폭행의 흔적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사고로 인한 부상자체는 그리 대단하지 않다. 하지만 사고결과 평상시에 학대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사고가 일종의 전환점이 된 셈이다.
아키의 외모는 마치 인형같다. 조막만한 얼굴에 아이답게 매끈한 하얀 피부, 유난히 크고 새까만 눈동자와 부드러운 커브를 그리는 콧날, 작고 귀여운 입술은 급식으로 나오는 빵을 잘게 찢어주지 않으면 넣지도 못할 것만 같다.
쿠마베의 눈에 비친 아키의 모습도 아주 의연해보인다. 피학대 아동에게서 흔히 보이는 비굴함이나 성인에 대한 거부반응은 찾아볼 수 없다. 그래도 아키가 가지고 있는 가정에 대한 두려움은 감출 수 없다. 아키는 떠나려는 쿠마베의 옷깃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나 집에 가기 싫어요."
쿠마베는 결국 아키를 가정에서 격리시켜 일시보호하기로 결정한다. 당연히 아키의 어머니는 이 결정에 반발하고 이때부터 쿠마베와 아키 가정의 갈등이 시작된다. 점점 깊어져가는 갈등은 시간이 지나면서 마침내 끔찍한 사건으로 이어지고 만다.
되풀이되는 폭력의 악순환
작품은 쿠마베가 아키를 처음 만나고나서 10년이 지난 후에 시작된다. 어떤 남자가 10년전 아키 사건을 조사하면서 당시 관련자들을 만나고 다닌다. 작품은 관련자들이 그 남자에게 당시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의문은 크게 두가지다. 아키 사건의 진상은 무엇일까? 10년 전 사건을 뒤늦게 캐고다니는 남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일본도 체벌을 통한 훈육의 전통이 남아있는 곳이다. 문제는 체벌과 학대의 경계가 애매모호해지기 쉽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훈육할 생각으로 아이를 때리던 부모가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 학대를 하게되는 사례가 많다. 아이를 가르칠 목적으로 매를 드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때리기 위해서 핑계거리를 찾게된다.
그렇다고 학대하는 부모가 마음이 없는 괴물은 아니다. 작품 속에서 한 남자는 가족을 폭행한 후에 눈물을 흘리면서 용서를 빈다. "내가 이렇게 된 건 나를 때린 아버지 때문이야." 이런 소리를 늘어놓으면 피해자의 마음이 약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폭력이 반복된다. 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고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폭력에 대한 핑계만을 내세우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정은 휴식의 장소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하루의 일과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자 기다려지는 일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집에서 학대당하는 아이들은 집을 거부할 것이다. 어떤 아이들에게는 '가정'이 가장 위험한 장소다. 무엇보다도 이 사실이 제일 무섭게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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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태초부터 시작된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만남을 통해 열매를 맺고 당신이 이 세상에 존재함으로 인해 우리에게 얼마나 큰 기쁨이 되는지 당신은 사랑 받기위해 태어난 사람 지금도 그 사랑 받고 있지요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지금도 그 사랑 받고 있지요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 많이 울었다. 학대 받았던 적도, 그렇다고 엄마의 사랑을 의심한 적도 없지만 이 노래는 내 가슴을 많이 아프게 했다. 내가 엄마가 된다면,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아이라고, 내 삶속에서 네 삶속에서 우린 그 사랑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아이들에게 학대를 가한다는 것은 늘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생각했지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하지만 큰 아이 1학년 때 남자 아이 하나 때문에 난리가 났던 적이 있었다. 선생님께 욕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교실에 관찰 자료로 비치해둔 개구리와 곤충들을 죄다 죽여 버리고, 수업 중에 화가 난다고 친구를 때리는가 하면 자기 성질에 못 이겨 의자를 들고 선생님께 달려들기도 했다. 부모님을 교장실로 불러보니 더 가관이었다고 한다. 내가 내 자식 마음대로 기르겠다는데 왜 선생들이 난리냐고 더 행패를 부렸다고 하니.. 과히 그 아버지의 그 아들이랄까? 그러고는 집에 가서 아이를 곤죽이 되도록 때렸다고 한다. 장사해야 하는 시간에 학교에 불려가 싫은 소리 듣게 한 아들이 예쁘게 보이지는 않았던 모양 이었다. 결국 아동 학대의 주 가해자는 대부분 부모가 된다는 이야기 인데...
정신과 의사이자 아동상담소 소장인 쿠마베. 그는 어느 날 대학 동기로부터 부탁을 받는다. 교통사고가 난 초등학생 소녀에게서 아동 학대의 흔적이 보이니 확인 차 아동복지사 한명을 보내 달라는 부탁이었다. 친구의 부탁이기도 해서 쿠마베는 본인이 직접 친구의 병원을 찾는다. 아미를 만난 쿠마베는 상담을 통해 미심쩍은 부분이 있음을 알게 된다. 쿠마베는 가정조사에 들어가고 아키의 어머니인 키미에로부터 학대가 있음이 밝혀진다. 쿠마베는 더 자세한 사정을 알기 위해 아키의 가정환경을 조사하지만 이웃과 등진 키미에 때문에 그것도 여의치 않는다. 쿠마베는 아키를 보호소에 일시 보호를 요청하고 동시에 키미에와 상담을 시작한다. 그러나 키미에의 내연남인 스기모토가 찾아와 폭력을 행사하여 아키를 보호하지 못하게 된다. 어느 날 웬 남자아이로부터 로켓공원으로 와달라는 의문의 전화 한 통을 받게 된다. 그곳에서 쿠마베는 아키 가정의 궁금증에 한 발 다가서는데...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가 폭력을 행사하는 의붓아버지에게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자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은 엄마의 내연남이지만, 소녀를 지켜주지 못한 것은 이 사회가 아닐까? 누구에게도 관심 없던 담임선생님이나, 친구를 왕따 시키던 반 아이들이나, 딸에게 몹쓸 짓을 하는 내연남을 눈감아주는 엄마나, 내 일이 아니면 관심조차 없는 이 사회나 모두 방관자 입장에서 공범자는 아닐까?
때리고 싶지 않은데 나도 모르게 때려버린다. 내가 이렇게 된 건 나를 때린 아버지 때문이다. (159) 내가 다른 사람을 때리는 건 내가 아버지한테 맞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버리면 그 녀석 자신은 나쁘지 않다는 소린가? 그건 웃기잖아. 그런 건 실제로 얻어맞아본 적이 없는 녀석들이 괜스레 만들어 붙인 논리야. 사람을 때리는 아픔도, 맞는 아픔도 모르는 녀석이 갖다 붙인 실전 없는 논리 (160) 제가 그에게 푹 빠져든 나머지 주변이 잘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도 있지만 애당초 아버지 없는 불완전한 가정을 얼른 완전한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조급증도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아들에게 폭력에 노출되어 살아온 십년이라는 세월은 너무나 길었던 겁니다. 남편이 죽은 후, 아들은 뒤를 잇듯 가정의 왕좌로 군림했습니다. 폭력이 지배하는 가정... (224) 가정이 안식의 장소라는 게 당연한 인식으로 박혀 있었죠. 하지만 그 사람한테는 당연한 것이 제게도 무조건 당연했던 건 아니니까요. 가정이 가장 위험한 곳인 사람도 존재한다는 것을 상상도 못해본 걸까요? (249)
자신의 사랑을 위해 아니 어쩌면 사랑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맞지 않기 위해 딸을 희생시키려 했던 엄마의 그 매정함이 화가 난 그런 소설이었다. 언제부터 인가 엄마라는 자각을 잃어버린 채 제 자신만 살아남으려, 제 몸만 지키려 했던 엄마. 폭력을 행사하는 내연남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그의 노예로 살아온 엄마. 딸에게 내연남이 이상한 짓을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보나마나 네가 잘못했겠지. 아빠한테 그냥 좀 혼난 거잖아.”이렇게 말하면서 키미에를 보면서 욕지기가 치밀어 오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은 ‘가정이 가장 위험한 곳인 사람도 존재한다는 말’이었다. 가정하면 제일 먼저 따스한 공간을 연상하지만 누구에게다 다... 따스하게 기억되지는 않는다. 매스컴이나 사회라는 곳에서 (가정 = 따스하고 행복한 공간)이라는 공식을 만들었을 뿐 모두가 찬성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 = 행복 혹은 따스함)이 공식이 되면 좋겠다. 아무리 힘들고 아파도 가족이 있어 위로받고 힘을 낼 수 있는 공간. 바로 그 공간의 가장 기본은 가정이었으면 좋겠다.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과 흡사하지만 느낌은 다르다. 조여 오는 듯 한 마지막 진실 앞에서 무섭고도 슬픈 결말에 반짝... 소름이 끼친다. 학대는 학대를 낳고, 사랑은 사랑을 낳는다. 우리가 모르는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지 모를 학대... 그 연결고리가 끊어지기를 간절히 빌게 된다. 선이 이긴다고 배웠지만... 아직 많은 곳에서 악이 이기고 있다는 이 찜찜한 기분은 뭘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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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의 '까리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둘째 이반은 무신론자다. 왜 신을 믿지 않느냐는 동생 알로샤의 질문에 이반은 당시 러시아에서 자행되던 온갖 아동에 대한 학대 사례를 열거한 뒤 이렇게 말한다.
"죄 많은 어른들이 그러한 고통을 받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아무런 죄도 짓지 않은 그런 어린 영혼들이 그토록 수많은 고통을 받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아무리 신이라도 그런 무죄한 자들에게 고통을 내려서는 안된다. 만일 그런 신이라면 오히려 내가 거부하겠다."라고...
이렇게 아동학대는 오래전부터 신의 존재마저 거부할 만큼 인간이 인간에게 행할수 없는 가장 악랄한 죄악으로 여겨져 왔다. 때문에 그러한 비인간성을 고발하기 위해 참 많이도 문학적 소재로 쓰이기도 했다. 사토 세이난의 이 소설, '어느 소녀에 얽힌 살인 고백'도 그러한 아동학대를 다루는 많은 소설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가지는 관점의 독특성 때문에 그렇고 그런 소설로 그치지 않고읽을만한 가치가 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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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아동학대를 다룬 소설들은 그 학대가 사회에 알려지는 순간 끝이나는 경우가 많다. 경찰이 출동하거나 공적인 보호기관이 아동을 데려가는 순간 영화는 엔딩 크레딧이 오르고 소설은 그 모든 힘겨운 아동의 고난이 이제는 끝났다는 듯이 낙관적인 문장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마치 가정내에서 이루어지는 온갖 학대들이 외부에 전혀 알려지지 않아서 더 큰 비극을 부른다는 식이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아동학대를 접하는 이들은 '왜 빨리 알리지 않았느냐? 그렇게 되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텐데" 라는 말을 참 자주 한다.
사회가 그렇게 만능적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전에 우리 역시도 이런 식의 반응에 참 많이 공감한다. 모든 학대들이 마치 공적인 기관들이 나서면 막아줄 것으로 여긴다. 정말 문제는 온전히 가정 내부적인 것으로 그렇게 공적인 기관이 나서 가정의 문제들을 교정하면 아동 학대 역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연 정말 그럴까? 사회가 그렇게 '슈퍼히어로'가 될 수 있을까?
사토 세이난은 이 책은 바로 이런 질문을 던진다. '아동 학대'가 단순히 사회적 차원의 개입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가? 단순히 그 부모를 벌하거나 생각을 교정하는 식으로 근절될 수 있는 문제인가? 그런 질문들을 던진다.
그래서 다른 소설과 달리 이 소설은 다른 소설들이라면 끝났을 부분에서 오히려 시작한다. 그러니까 공적인 기관이 개입하는 그 순간에서 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과연 이 사회 시스템이 한 어린 영혼의 구원을 위하여 정말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들이 믿듯이 이 사회가 아동학대에 있어서조차 만능이 될 수 없음을... 그 역시 아주 한계가 많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것을 독자에게 알리기 위해 사토 세이난은 아주 리얼하게 '아동학대'에 대처하는 사회 각 부문들의 모습을 그 세부마저 상세하게 묘사하여 보여준다. 그래서 마치 다큐멘터리 같다. 더구나 내내 인터뷰식으로 전개되어 각 구성원들의 육성으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또한 이 육성들이 그냥 소설적 상상력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정말 취재를 통해 담아낸 그대로의 체험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주 생생하다. 해서 우리는 '아동학대'라는 비극이 벌어진 그 현실에 대해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먼저 그들 각자의 힘겨운 삶을 이해하고 그 한계 내에서 그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구나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 - 그러한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 바로 별표 안의 부분이다. -
즉 여기서 사토 세이난이 이 소설을 통해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었던 것이 드러난다.
그는 이렇게 아동학대에 대처하는 사회가 아주 한계가 많은, 부족한 존재임을 드러내지만 그것은 굳이 비난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다. 그 보다는 우리의 무책임함. 그러니까 사회에다 모든 짐을 떠넘김으로써 스스로는 거기서 한 발 빼려는 그런 무책임함을 느끼게 하려는 데 보다 진정한 의도가 있다. 사실 우리는 늘 그러하지 않는가? 그러한 학대의 현실을 접했을 때, '다른 누군가가 해 주겠지?' '사회가 알아서 나서서 해주겠지?' 그런 식으로 짐짓 모른척 눈감아 버리지 않는가? 사토 세이난은 궁극적으로 이 소설을 통해 바로 그러한 우리의 태도 자체를 꼬집는 것이다. 지금 당신이 그런 식으로 내버려 둔다면 사회가 아무리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그 학대의 비극 앞에서 무력할 수 밖에 없으리라고 하면서...
사토 세이난의 이 소설은 그런 의미에서 이러한 아동 학대 소설을 보면서도 스스로는 편할 수 있었던 우리들을 무척 불편하게 만든다. 그동안의 우리의 통념이 사실은 우리 스스로 편해지기 위한 무책임하기 위한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억지로 가르치려들기 보다는 오히려 날 것 그대로의 현실을 절절하게 체감토록 하여 더 이상 누군가에게 미룰 수도 피할 수도 없는 절박한 문제임을 스스로 깨닫게 만들기 때문이다.
세이난이 이 소설의 그 많은 육성 고백을 통해서 들려주고 싶은 것은 단 하나다. '사회에 기대지 말고 먼저 당신 자신이 나서라!' 바로 이것이다. 아마도 이 소설을 읽게 되면 당신 역시 분명 이 부름을 쉽사리 무시할 수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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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여성과 13세 미만 아동을 성폭행했을 경우 유기징역 외에 무기징역까지 처할 수 있고, 공소시효도 폐지하며, 장애인 시설 종사자의 범죄행위시 가중처벌....' 소위 도가니법이라고 불리는 '성폭력 범죄와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2011년은 온통 성폭력 범죄와 관련된 사건들로 혼란스러웠고 안타까운 한해였다. 법으로 강제되지 않으면 안될 지경에 빠진 이 혼탁한 세상, 그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어디로 가고 있는걸까? 슬프고 안타깝고 아프고 아프다. 일본 대사관 앞을 지키고 서있는 어린 소녀의 동상이 떠오른다. '일본군 위안부 평화비' 라는 이름을 가진...
반세기 전에 사람의 탈을 쓴 악마들이 저질렀던, 법이라는 것, 인륜이라는 것을 앞에 놓고도 부끄러움 하나 없이 소녀 동상의 철거를 말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반세기를 훌쩍 넘어 우리 손으로 자행되는 또 다른 잔인한 상처와 너무도 닮아 있음에 소름이 돋는다.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 그 소녀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는듯 보이는 한 소녀가 여기에 있다. <어느 소녀에 얽힌 살인 고백>속 '아키'라는 소녀의 모습이 바로 그렇다. 너무 앳되고 순수하고 연약해 보이는 그녀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난 것일까? 그녀의 상처는 어떻게 치유될 수 있을까?
아키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10여년전 이야기가 되살아난다. 한 남자에 의해서... 당시 이 소녀, 아키를 담당했던 아동보호소 소장 쿠마베를 시작으로 그녀를 알고 있는 이들과의 인터뷰가 시작된다. 아키가 다니던 학교의 담임교사, 병원의 의사선생, 아키 주변의 이웃과 친구들... 이들과의 인터뷰와 쿠마베의 인터뷰가 교차한다. 밝고 명랑한 소녀 아키, 그녀의 상담을 맡았던 쿠마베는 그녀가 학대를 받고 있으며 그 대상이 바로 그녀의 엄마인 키미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키미에의 내연남인 나쁜 남자 스키모토, 그의 폭력과 또 다른 학대, 시간을 거슬러 얽히고 설힌 그들의 관계속에 아키의 상처는 더욱 커져만간다. 그리고 아키와 관련된 죽음의 전주곡! 10년전 아키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찾아다니는 이 남자는 누구인가?
<어느 소녀에 얽힌 살인 고백>은 미스터리라는 장르적 특성을 가지면서도 인터뷰 형식이라는 독특함을 지닌 작품이다. 미스터리를 즐기는 독자들이라면 예전에도 이와 유사한 작품들을 만나 봤을줄 안다. 유명한 몇 작품을 꼽아본다면... 가장 먼저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과 '속죄'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너무나 충격적이면서도 독특한 구성으로 미나토 가나에를 일본 미스터리 대표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만든 이들 작품의 형식 역시 인터뷰로 풀어가는 구성이었다. 그리고 누쿠이 도쿠로의 '우행록'도 손꼽히는 작품중 하나다. 온다리쿠의 '유지니아' 역시 인터뷰 형식이 인상깊은 작품이다.
'어릴 시절 한때, 나는 언젠가 부모님 손에 죽는 게 아닐까 두려워하며 지냈습니다.'
책의 끝부분에는 원작에도 없던 작가의 후기가 대미를 장식한다. 특별히 한국어판의 출간을 기념해 저자 사토 세이난이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어느 소녀에 얽힌 살인 고백>이 어떤 작품이고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말하고 있다. 그의 마지막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아이를 지킨다는 것, 부모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해주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한번 생각하고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대답은 계속 변하고 바뀐다는 것을 인지하고 대처해가야 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부대에 넣는다!' 인터뷰 형식의 구성과 아동 학대라는 조금은 익숙한 소재와 형식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2011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우수상 수상작에 빛난다. 그렇다면 평범한 그릇속에 저자 사토 세이난은 어떤 색다르고 맛난 음식들을 준비한 것일까? 인터뷰라는 형식이 진부하다면 사건을 풀고 엮는, 등장인물들의 인터뷰와 대화속에서 살아 숨쉬는 캐릭터들의 매력이 가득한 작품이다. 미스터리 장르 답게 트릭과 복선, 마지막 반전 또한 기존과는 차별화된 색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낡은 가죽부대에 넣은 새 포도주! 바로 그 느낌 그대로...
<어느 소녀에 얽힌 살인 고백>는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들추어내는 사회파 미스터리의 계보를 잇는다. 일본 미스터리에서도 이미 많이 소개되기도 했던 일본의 '아동 학대 방지 등에 관한 법률' 제9조와 연관된 사건과 이야기들로. 그래서도 안되겠지만... 법으로도 풀 수 없는, 전혀 낳아지지 않는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 이야기들이 다시한번 독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짖누른다.
딸아이의 아빠가 된 지 어느새 18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이제 몇일 후면 또 한 아이가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된다. 하지만 그런 기쁨의 와중에 이런 인면수심(人面獸心)의 범죄들로 가슴 한켠이 무겁게 만들고 부모라는 입장에서 다시한번 고민하고 심사숙고 하게 된다. <어느 소녀에 얽힌 살인 고백>은 퍼즐을 짜맞추어가듯 빠져드는 즐거움에 더해 아빠라는 이름이 한번쯤 고민해야할 사회성 짙은 이야기들로 일본 사회파 미스터리의 재미까지 더해준다.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이 활짝 웃을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우리 아이들이 더 밝고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그런 시간들이 하루 빨리 다가오기를 바래본다. 사토 세이난과 같은 작가들의 사회에 대한 깊은 고민이 이런 멋진 작품들로 새롭게 태어나기를 기대해본다. 학교 폭력, 아동 학대, 빈곤층에 대한 차별, 여성 성폭력 등 이런 사회 문제들이 언제나 우리 사회에, 아니 우리에게 직접적인 상처를 던지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올 수 있음을 인지하고 하나하나 풀어가는 현명한 우리, 우리 사회가 되기를 희망해본다. 다시한번 그녀에 얽힌 고백들에 귀를 기울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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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책의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당황을 했다. 어? 뭐지? 소설이 아니었나? 아! 정체는 바로 독백 형식을 빌린 미스터리 스릴러물이었다. 여러 사람의 인터뷰를 통해 한 소녀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이다. 그래서 듣는 사람의 반응이나 답변은 인터뷰이가 하는 말을 통해서만 짐작할 수 있다. 이런 형식의 소설은 처음 접해보아서 그런지 상당히 신선했다. 누군가 나에게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어.”로 말문을 트며 무서운 이야기를 해주는 듯한 기분. 게다가 요즘 한창 민감한 이슈가 되고 있는 공지영 작가의 소설 <도가니>처럼 아동학대를 소재로 다루었다. 며칠 전에는 그릇된 신앙심으로 삼남매를 죽음에 이르게 한 부모가 뉴스에 나왔다. 그 부모가 교회를 운영하고 있었다니 주변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졌더라면, 선생님께서 이상한 낌새를 채고 가정방문 한 번만 했었더라면, 친척 어른들이 조금만 주의깊게 아이를 살펴봤더라면, 안타까운 어린 생명 셋이 그토록 고통을 받다가 떠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아동상담소 소장, 아이의 담임선생님, 엄마와 술집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 보건사, 택시 기사, 같은 반이었던 아이, 엄마 내연남의 옛 애인, 내연남의 어머니......개성 있는 인터뷰이들의 말투나 분위기를 하나하나 잘 살린 문장하며 꼭 내 주변 어딘가에 있을 법한, 그러면서도 막장 아침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사연들을 생생하게 보여줘서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잠시도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읽고 나서도 오랫동안 무거운 돌이 얹힌 듯한 느낌에 오랫동안 먹먹하게 있어야 했다.
조용하지만 밝고 사랑스러웠던 아키는 부모님이 이혼하고 엄마와 내연의 관계를 맺은 남자가 집에 들어와 함께 살게 되면서 점점 말이 없어지고 고립되어간다. 어느 날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가면서 아키가 지속적인 아동학대를 당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우여곡절 끝에 일시보호소의 보호를 받게 된다. 그리고는 내연남과 헤어지기로 결심한 엄마와 함께 몰래 다른 도시로 떠나기로 했지만...
-루리의 인터뷰 中
아이에게 부모님은 절대적인 수호자이다. 그런데 이 절대적인 수호자로부터 학대를 당한다면 아이는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다. 아니, 아이는 도움을 청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조차 없을 것이다. 어쩌면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일지도 모르겠다. 가장 믿고 의지하던 사람에게 외면 받거나 학대받는 일을...... 무엇보다도 문제는 아이가 도움을 청한다고 해서 당장 해결될 수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죽음을 무릅쓰고 도움을 청하려 했던 어린 아키가 다시 엄마의 내연남에게 끌려가도 누구하나 구해주지 못했던 것처럼. 어떤 문제든 사건이 터지고 나면 이슈가 된다. 그러나 이제는 사건이 터지기 전에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여린 아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
내 아이가 아니라서 상관없는가? 잠깐 모른 척 눈감으면 다시 볼 일 없으니 굳이 들춰내지 않아도 되는가? 타인과의 눈 맞춤 한 번으로 아이는 고통을 호소하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던 것이라면? 내 자신에게, 그리고 이 땅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어른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에선가 가여운 아이가 도움의 손길을 바라지도 못하고 고통과 두려움에 떨고 있을지도 모른다. 무관심처럼 무서운 행위는 없다. 관심을 가지자. 잠깐의 관심으로 한 아이의 인생을 구원해 줄지도 모를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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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소녀에 얽힌 살인 고백』은, 아동 학대 사건을 모티브로 인터뷰 형식을 담은 미스터리 소설이다. 마치 저널리스트같은 한 남성이, 10년 전에 벌어진 나가미네 아키라는, 당시 10살 소녀를 둘러싼 사건의 전모를 밝혀 나가고 있다. 아키의 담임 선생님, 학급 친구, 보건소의 보건사, 일시보호소 소장, 아키의 엄마와 근무했던 동료들, 스기모토(아키의 새아빠)의 모친과 그가 사겼던 과거의 여자, 그리고 아키의 엄마, 아키의 소꿉친구까지 만나 진행된 인터뷰를 한 축으로 했다. 그리고, 나가사키 현 남부 아동상담소의 쿠마베 소장과의 인터뷰가 또다른 축으로 서로 맞물리면서 전체적인 조합과 근간을 이루고 있다. 해설자는 쿠마베 소장의 진술를 날실이라 하고, 그외 다른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씨실이라 표현했다.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하는 자문자답(自問自答) 형식이다. 인터뷰어는 자신의 존재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에 응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성실하게 답해 주고 있으며, 내용과 정황상 인물의 성격과 이미지를 유추해낼 수 있도록 극을 잘 전개해 나가고 있다. 마지막 종착점에 이르러서야 인터뷰를 청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의문의 실마리가 풀릴 것이나, 묻는 이의 목소리는 끝내 단 한 건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 책이 가진 묘미라 할 것이다.
아동 학대는 사회적 페단(弊端)이다. 아동 학대와 방임과 유기의 현실, 학대를 받은 아이가 성장하여 또다시 학대를 되물림하는 연쇄 폭력, 아동상담소와 아동복지사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 등은 가슴을 몇 번이고 쓸어내리게 하고 답답하게 만든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부모가 무엇인가? 또는, 자식은 무엇인가? 그리고, 사회는 뭘 하나? 그런 의문들로 머릿 속이 꽉 채워진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존재를 왜 두려워해야 하고, 안전을 보장받아야 할 장소가 왜 가장 위험한 곳이 되어야만 하나.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사회의 모든 것을 적으로 돌리더라도 지켜내야 할 존재가 바로 내 새끼, 바로 내 자식이 되어야 한다. 또한, 가족이 정상적인 범주에서 아이를 보호할 수 있는 기능을 상실할 때 국가는 사회제도를 통해 아이에게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을 만큼의 서비스를 실현해줄 수 있어야 한다. 출산장려정책을 펴면 뭐하나? 아이들을 포용할 제도와 장치는 턱없이 부족한 걸. 이 책에서 가장 끔찍한 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 폭력과 배신이라는 점이다. 과연 우리는 이 범죄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이 책에는 원래 저자 후기가 없었다고 한다. 한국어판을 위한 특별 작가 후기라고 한다. 들여다 보면, 저자의 절박하리만치 가난했던 유년시절을 얘기하고 있다. 어머니가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가 어린 그에게는 죽음에 이르는 정신적인 공포 내지는 학대였다고 서술한다. 하지만, 그의 가슴속에 맺힌 한은 훗날 거름이 되어 걸작이라는 열매를 탄생시킨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아동 학대를 다룬 소설은 너무 자주 사용하여, 어찌 보면 진부하기 이를데 없는 소재이다. 그러나 낡은 가죽부대에 쏟아부은 새 포도주처럼, 케케묵은 테마 위에 놀라운 구성력과 필력을 선보인 작가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사건은 윤곽과 틀을 잡아가고, 퍼즐을 껴맞추는 순간 분노와 소름을 느끼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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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의 아빠가 된지도 어언 7월째, 나날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녀석. 아빠를 알아보고 만면에 가득 띄운 웃음을 볼 때마다 행복감과 뭉클함이 같이 밀려온다. 너무나도 사랑스러움에 꽉 끌어안고 싶지만, 행여나 다칠까봐 조심스럽게 안아줄 뿐이다. 세상 모든 부모의 마음은 이렇지 않을까... 고슴도치도 제 자식은 사랑스러운 법이고, 자식을 위해서라면 두려울 것이 없는 그런 자세가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그런데 현실 세계에서는 인간이라 생각되지 않는 괴물들이 사람의 탈을 쓰고 살아가고 있다. 생각보다 많은 숫자의 기사가 또 많은 수의 방송들을 통해 우리는 끔찍한 진실들을 발견하게 된다. 말도 제대로 못하는 어린 아이들, 말을 할 수 있어도 겉으로 내색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부모라는 작자들이 행한 천인공노할 학대 행위들은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수 없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드러난 것이 그 정도라면 그 이면에는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고통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인가....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서는 그런 XX들 역시도 싸이코패스나 별반 다를 것 없다. 싸이코패스의 특징은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하며 그것을 즐기는 것. 아이에게 죄책감도 없이 폭행을 반복하고, 훈육이 아닌 감정의 해소를 하며, 감정대로 행동하는 괴물들이 싸이코패스와 다를 것이 무언가.. <어느 소녀에 얽힌 살인 고백>이라는 이 책은 2011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우수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아동학대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아동복지소 소장이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된다. 스토리의 구성은 소장인 '쿠마베'의 독백과 '의문의 남자'가 다양한 인물들을 인터뷰 하는 형태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진행된다. 10년전 벌어진 한 소녀의 죽음. 그 죽음 이면에 얽히고 설킨 폭력과 관련된 사건의 실타래들.. 그 사건의 중심 인물들의 다양한 심리 묘사들이 흡입력 있게 전개 된다. 쿠마베에게 걸려온 친한 대학동기의 한통의 전화.. 교통사고를 당한 아이를 치료하는 중에 학대의 흔적이 발견되었다며 아동복지사 한명을 요청하는데... 친구의 부탁을 받은 쿠마베가 직접 그곳을 방문하면서, 주인공인 '아키'와 만나게 된다. 아키의 엄마인 '키미에'와의 면담을 통해, 키미에가 아키를 학대했음을 알게 된 쿠마베는 반 강제적으로 아동보호를 신청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의외의 상황들이 전개 되는데..... 키미네의 내연남인 '스기모토'의 등장으로 사건이 시작된다.. 상황에서도 예상할 수 있듯이, 실제의 가해자는 스기모토이다. 현실에서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는 일이다. 내연남이 전 남편의 자식을 괴롭히고 폭행하는 일은 심심치 않게 들리는 이야기들이니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죽음에 이른 소녀는 누구일까.. 그 아이는 왜 죽은 것일까.. 누가 죽인 것일까.. 쿠마베 및 다른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아키'의 이야기를 묻고 다니는 그 사람은 누구일까.. 나는 책 속의 의문의 남자가 되어 다양한 사람들이 이야기를 듣고, 조금씩 조금씩 사건의 진실에 다가서고 있다. 실타래들이 풀리면서 밝혀지는 진행 과정, 결말은 말할 수 없는 먹먹함을 준다. 이런 내용들은 현실에도 존재하는 일들이기에 더더욱 마음이 쓰리고 슬플 수 밖에...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고, 분노가 치민다.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일본에서도 가정폭력, 아이학대에 대해서는 여전히 탁상공론에 현실적이지 못한 정책들만이 세워지고 있나보다. 작가는 책 속에서도 실제의 눈 먼 법규들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현장에서 들려오는 불만사항들을 책 속에 담았다. 우리네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멀쩡한 가정을 깨뜨릴 수도 있는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 아무리 법규화 된다고 해도 부모 - 자식의 관계를 세세하게 파악하고 법을 집행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금에라도 이런 저런 법적인 제도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동 학대가 주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가해자와의 격리만으로 끝나지 않고 피해자의 뇌리에 평생 남는다고 한다. 아이는 최고로 강력한 바람막이가 되어 주어야 할 보호자에 대한 신뢰가 깨지는 순간 마음을 닫고, 분노는 누적되어 평생을 정상적인 상태로 살아가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아래의 사진을 보라. 섬뜩해 보이는 사진이지만, 브라질 아동학대 공익단체인 Save the Children에서 진행된 공익광고로서 폭력으로 인한 슬픔은 늙어서까지도 계속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단다. 더 무서운 것은 그런 폭력들이 되물림 되어 반복된다는 것이다. 책에서의 '아키'도 폭행 당한 분노를 '고양이'들을 죽임으로써 스스로의 감정을 전가 하는 부분이 나오며,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밝힐 수는 없지만, 최종의 결말부는 섬뜩함을 가져다 준다. 폭력의 대물림, 폭력의 지속성과 더불어, 폭력의 진화까지 느껴졌기 때문이다. 직접 때리지 않는다고 가해자가 아닌 것인가..? '아키'를 어떻게 해서든 보호했어야 할 어머니 '키미에'. 폭력에 굴복하여 '아이'를 내팽겨처버린 엄마라는 작자 역시도 가해자이며, 가정일이라고 외면해 버린 수 많은 방관자들 역시도 가해자이다. 얼마전 영화 '도가니'의 실제 인물이 12년형으로 처벌되었다는 기사가 나왔다. 관심을 가지고 진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세상에 알렸기에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전까지 방관했던 수 많은 사람들... 남의 일이라고 관심 끊은 우리들 역시도 죄의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작은 관심이 누군가에겐 인생의 구원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동학대라는 것이 사라질 수 있는 강력한 법적 처벌 근거 마련, 제도 보완을 기다려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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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와 폭력은 일본이나 우리나 큰 편차가 없어 보이고 문제가 되어 온 것도 오래이다. 일본판 책 표지와 한국어판 표지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수줍은 소녀의 인상이나 표정등에서는 이 책이 얼마나 훌륭한지, 작가의 글력이 얼마나 압도하는지 알 수 없을 것이므로 기대해도 좋다. 그래서 이 책 표지만 보고서 이 책을 구입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주저없이 구입 후에 일독을 해 본다면 뻔한 주제를 그저 그렇게 흘러 버리지 않는 사토 세이난의 노력을 읽을 수 있을 것이고 우리나라에서 장르문학을 쓰는 작가나 관심을 갖는 일반인들 역시도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을 많은 부분들에 대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한편 분발하려는 생각도 갖게 될 것이다. 그만큼 이 작품은 익히 알고 있는 주제를 표현하면서도 등골이 오싹한 경험들을 하게 해 준다.
이 책의 서평을 쓰면서 염두해 둔 것이 있다면 모든 이야기를 전부 다 하지 않는 방식이다. 스포일러가 될 소지가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나는 무엇보다 독자의 한 사람으로 이 책을 많은 이들이 구입해서 읽기를 바라는 마음을 책을 다 덮은 후에 자연스럽게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은 그리 많지 않지만 작가가 글을 써 나감에 있어서 인터뷰 형식으로 주인공들과 그 주변인물들의 상황과 현재, 이미 과거형이 되었을 많은 이야기들을 교차시키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어디서부터 어디가 현재이고 과거인지 불분명하게 생각 될 수도 있을 것이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모든 이야기의 구조가 딱 들어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장르소설 읽는 재미를 흥미진진하게 느꼈으며 동시에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
나는 우선 아키와 소녀의 친엄마인 키미에에 대해서 언급하고 싶다. 이 두 사람이 중심축이라 해도 무방하기 때문에 그렇다. 물론 뒷 부분인 결말에 가서는 아키의 친구들이 새로운 사건의 중심축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해 주고 있지만 모든 가정학대가 그렇듯이 대부분은 부모 중 한 명에게서 치명적인 결함이나 도저히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아키는 새 아버지가 된 스기모토에게 정신적인 학대는 기본이요, 성적으로도 착취를 당하고 끝나지 않을 폭력 속에서 노출된 채 살아간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엄마의 순응하는 태도이다. 응당 이해되지 않을 이러한 이야기는 폭력이 낳게 되는 끔찍한 이면의 한 양태일 것이라 본다. 폭력에 오래 노출되면 이렇게까지 자식까지 포기하고 방치해 버리는 지경에 이르는구나... 오래 생각해 볼 문제인 것은 우리나라 역시 심심치 않게 뉴스 메인을 장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키는 왜 그러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일까. 이 책을 읽다 보면 아키는 차분하고 내면에 힘이 가득한 그러한 소녀로 묘사된다. 그래서인지 일시보호 시설에서조차 아키는 단연코 주목을 받고 많은 사랑을 받는 존재로 묘사되는데 이마저도 작가가 촘촘하게 쳐 놓은 장치 라는 것을 독자가 알게 된 이후에는 이 작가 사토 세이닌을 다시 들여다 보고 깊이 알고 싶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나는 이 책을 읽은 직후에 작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은 충동을 느꼈으며 무엇인가 인생의 어두움이나 슬픔, 공허감을 깊이 있게 알고 있다는 생각을 갖기에 충분했다. 초반에 묘사된 학대받는 아키 같은 소녀들이, 그러한 아이들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얼마나 고통 속에서 숨 죽이며 살고 있을 것인가 생각하면 가슴이 저려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반면 후반에 묘사된 아키 역시 우리 사회가 껴안아 가고 풀어야만 할 숙제처럼 여겨진다. 가정 폭력은 결국 되풀이되는 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을 미연에 차단하지 못 하는 사회가 안고 가야 할 세상은 결국 무자비한 폭력과 정신적인 살의 가득한 세상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작가는 그러한 고민들을 이 책에 쏟아 부으면서 아키에게 죄를 물을 수 없는 묘한 고통 속에 오래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른 분들 리뷰는 차후에 읽어 볼 테지만 이 작가의 앞날이 기대된다. 흔한 스토리를 이렇게 명작으로 만드는 작가의 노력과 글력 앞에 감탄을 했다. 아키의 뒷 이야기도 출간되기를 바란다. 희망적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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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학대로 얼룩진 이 소녀의 눈을 마주할 수 있습니까?"
이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이 뜻이 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일단 이 책을 읽기전에는 난 제목을 보고 단순히 학대당한 소녀가 죽었구나 생각을 했었다. 학대라는 것이 작년도 도가니의 여파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오르내렸던 소재기 때문에 도가니와 비슷한 류 일꺼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책을 읽을 수록 이건 내가 그냥 제목을 보고 선입견을 가졌었구나 새삼 깨달았다. 학대당한 소녀가 죽은건 아니었다. 그저 제목에 살인이 있다고 단순히 죽었구나 생각했는데 참 소녀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도가니와 다른 먹먹함을 나에게 안겨주었다. 뭐라고 설명 할 수 없는 내가 잘못한게 아닌데 나까지 미안해진다고 해야 하나 이 책을 다 읽었을 때 많은 생각이 교차하게 된다. 도가니와 다른 무언가를 가져와 준다. 다 읽은 나의 느낌은 나란 사람이 참 복 받은 사람이구나란 생각마저 든다.
어느 소녀에 얽힌 살인고백은 한 사람이 십년전에 있던 어떤 소녀에 얽힌 비극적인 사건의 알려지지 않은 숨은 진실을 찾아 그 사건과 관련되었던 사람들을 취재하고 다니면서 시작된다. 소녀를 맡았던 아동보호소 소장 쿠마베의 이야기를 기본으로 소녀의 지인, 그어머니의 지인들의 이야기가 하나씩 맞물려가면서 사건의 전모가 점점 밝혀지는 인터뷰 형식의 미스테리 소설이다.
인터뷰로 한 내용은 나에게 되게 신선함을 주었다. 내가 마치 그 이야기를 듣는 거 마냥 하지만 점점 후반 부로 갈수록 마음은 편치 않은채 궁금증을 안고 책장을 계속 넘겼던거 같다. 결말은 어쩌면 뻔할 수 있으나 나에겐 흠칫스러웠고 놀라웠고 먹먹했고 이런저런 생각을 만들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178page "아마 죽진 않을 거라고... 아키가. 이 공원 앞 차도는 좁고. 차도 그리 빨리 달리지 않으니까... 난 말렸어요.빨리 안 달린다고 해도 안 좋은 곳을 다치면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아키(주인공)라는 아이가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결국 차에 뛰어든것이었다고 아키의 친구 이리에가 쿠마베에게 말하는 장면이다. 이 부분을 봤을 땐 정말 말을 잃었다. 그 학대라는 고통을 모르지만 저부분을 봐도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표현되있다고봐도 무방할것이다.
이 책은 도가니 붐이 일어났던 것처럼 많은 분들이 보셔서 학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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