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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문학에서, 음악에서, 미술에서, 시간과 공간을 차지하는 그 모든 것에서, 사랑은 기쁨과 슬픔의 시작과 끝이며 영원한 화두이다. 희망도 주면서, 절망도 주면서. 나도 그쯤에 서있었을까,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었던 시점 말이다. 그래서 밤마다 찾아드는 그리움으로 내 안의 핏줄이 말라들어가고 있었던 때였을까. 어떻게든 견디어 보려고 안으로 눈물을 삭이던 때... 숱하게 다짐한 나만의 이별 약속을 혼자 해놓고 다시 지우고, 그렇게 부침하던 때였을까. 뭔가 내게 답을 해줄 수 있거나, 아니면 적어도 가슴 한 켠 잠재울 만큼의 위로는 되겠지 싶어서 펼쳐든 책.
한 사람을 마음 속에 섬기는 일은 누군가를 위해 한 발짝 물러선다는 것, 그것은 자신은 내내 외로움을 감수하겠다는 뜻,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은 곁에 두지 않는 법이라고, 먼저 사랑으로부터 피해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슬픔은 방황하는 우리 사랑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사랑은 그런 거라고, 그렇게 지나가는 거라고, 우리 삶에 깊은 생채기만 남기는 거라고, 사랑을 체념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너를 생각하며 걸어가는 그 길이 더없이 행복하다고 한다. 그리움으로 대신하라고. 그대를 사랑하는 일이 아주 춥고 외로웠다고. 살아가면서 많은 일이 잊혀진다 하더라도 그대 이름만은 내 가슴에 남아 있기를 바라면서 사랑의 상처를 덮으라고 한다.
그렇게 해서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 고통이 감해졌을까, 아마 조금은 얼룩진 가슴을 쓸어내 준 것 같다. 그렇게, 그렇게 아파하면서 읽어 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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