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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 대한 제 애정은 나름대로 각별합니다. 비록 런던의 '런'도 밟아보지 못했고 유럽의 '유'자도 알지 못하는 저입니다만 왠일인지 런던은 "must go" 플레이스로 제가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 중 하나로 선정되어 있답니다. 아주 가까운 지인들이 꽤 런던과 연을 잇고 있기 떄문이기도 하겠고 대학시절 읽었던 수많은 영국문학과 매력적인 영국영어를 구사하는 남자 주인공들이 나왔던 영화의 영향도 있겠지요. 그래서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는 순간부터 이 책에는 "must read" 레이블을 달았던 것 같습니다.
디자인 책 답게 책 표지는 검정색 바탕에 하얀 타이틀을 달고 있고, 가운데에는 영국을 대표하는 아이템들이 그려진 우표들이 놓여져 있습니다. 책장을 열기 전에 손으로 스윽 한 번 표지를 닦아봅니다. 첫장을 펼치기 아까웠습니다.
[ 런던 디자인 산책 ] 이라는 한글 제목과 함께 A WALK through LONDON DESIGN 이라고 씌였습니다. 내심 저에게만큼은 "A WALK THROUGH LONDON" 이 되어주길 바라며 책을 펼쳤습니다. 알록달록 런던거리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보입니다. 훅 하고 날으는 새 책 냄새와 함께 가슴이 설레여 옵니다.
지은이 김지원은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디자인 연구소와 상품 개발 및 기획의 일에 몸 담았었다. 그녀는 디자인학 석사과정을 위해 런던에 머물던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폈다. 나무 수 출판사는 [핀란드 디자인 산책]이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이후, 야심차게 [런던 디자인 산책]을 선보였고, 디자인에 무지한 나와 같은 독자들도 이 책에 주목한다. 지은이는 크게 세가지 주제어를 가지고 런던의 디자인을 독자에게 쉽게 설명해 준다. 첫번째는 오래된것의 가치(oldies but goodies), 그리고 인간과 환경을 생각하는 디자인 철학 (design philosophy in favour of the human environment), 마지막으로 잠들지 않는 디자인의 도시 (the sleepless city of design) 이다. 책을 읽기 전에, 혹시나 디자인 용어가 많아서 오히려 머리가 아프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했는데, 역시 기우였다. 이 책은 런던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편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 집필되었다. 거기에 살짝 유명 디자이너의 이름, 기발한 발상으로 만들어진 베스트 셀러들, 런던 거리 곳곳에 숨은 디자인 명소들을 엿보게 해주어, 참으로 기특한 책이라 하겠다.
![]() 박물관이 많기로 유명한 런던에는 박물관 협회에서 정식으로 허가를 받은 박물관이 1천 8백여개라고 한다. 지은이 말마따나 박물관의 나라라고 불리울만 한데, 놀라운 것은 그 갯수나 규모보다는 관람객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박물관의 새로운 컨셉인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런던의 박물관이 디자인적으로 또 근본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자세히 기술하고 있는데, 그 포인트를 잘 집어주는 사진이 바로 위에 보이는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인 것 같다. 이 박물관 바닥에 길게 깔린 텍스타일 필드는 사람들이 눕고 앉아 편안하게 그림을 접하게 하고 있는데, 이런 점은 박물관은 숭고하고 위엄을 지켜야 하는 곳이라는 편견을 깬 "새로운 디자인"이다. 아, 정말 저 박물관에 가서 누워 그림을 보며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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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마스터 버스를 타고 펭귄북스 문고판 오만과 편견을 읽으며 크랜베리와 라스베리가 섞인 건강음료 이노센트를 마시면 어떤 기분일까? ^^ 막 봄이 오려는 듯한 서울에 있는 나인데, 왠지 비오는 어느 날 영국 거리에 있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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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디자인 산책]에서 가장 유쾌했던 사진 중 하나는 바로 젖소 모양의 분리수거함이다.하하하하! 이런 익살스러움이 분명 영국의 키워드 중 하나 일 것이다. 왠지 이사진을 보는 순간 '러브액츄얼리'의 사고뭉치(?) 수상 역을 맡았던 휴 그랜트가 이마에 잔뜩 주름을 만들며 찡긋하는 그 표정이 생각났다. 아마도 나는 이 책을 읽고 있는 순간 영국 런던에 있다고 느꼈었는지 모른다.
혹자는 런던 특유의 매력이 이 책의 매력의 거의 전부를 차지할 거라고 이야기 할런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만큼 런던이라는 '컨텐츠'는 충분히 훌륭하고 한 권의 책을 내기에 풍부한 소재일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의 진정한 매력은 직접 경험한 런던과 런던의 디자인을 '주관적'으로 또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정리해 나간 점이라고 생각한다. 영국 곳곳을 섬세하게 또 사랑스러운 눈으로 관찰했던 하루하루가 쌓여 책 한권에 정리되어 있다. 그리고 그 소중한 경험을 독자에게 기꺼이 나누며 그 다양하고 익살스러운 런던의 디자인 속으로 함께 산책을 나갈 것을 권하고 있다.
아주 가까운 지인 중 한명이 5년 계획으로 런던에 거주하게 되었다. 그에게 어떤선물을 주어야 할까 , 떠오르는 것은 우산 뿐이었는데.. 아마도 나는 이 책을 고르게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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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디자인에 대해선 잼병이다. 어릴 때에 미술학원에서 잠깐 끄적대던 것 말고는, 관심도 없고 물론, 잘하고 싶다는 막연한 동경은 있지만, 재능이 없음에는 분명하다. 현재의 IT의 영역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에, 완전히 감각이 제로인 경우도 곤란한데, 그 정도는 아니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느낄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관련된 책을 선택하고 보길 원했던 이유는, 장소에 있다. 내가 갔던 여행지 중에서, 가장 편안하게 시간에 쫓기지 않고, 관광 명소 위주가 아닌 그들의 문화를 느껴본 도시가 바로 런던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뒤 표지에도 있지만, '런던이 지루하면 삶이 지루한 것이다'라고 표현될 정도로, 액티브 하고 즐거움이 가득 찬 도시이며, 런던을 느껴 본 사람들은 십중팔구 그 곳을 그리워 하더라. 잠깐 있었던 나도 이리 그리울 정도니.... 어느 정도인지 느낌이 전달되려나... 이 책은 디자인 관련된 내용의 책이고, 도시의 모습부터 시작하여, 운송수단, 찻잔, 건물, 거리의 벽, 우체통, 우표, 의자 등에 이르기까지, 런던 시내 곳곳에 펼쳐져 있는 모든 시야들에 대해, 디자인 적인 측면에서 바라본 책이다. 예상했던 것처럼, 디자인을 설명하려면 칼라풀한 사진이 필수 요건이므로 책 내에 굉장히 많이 들어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보고 듣고 느꼈던 것 이외에는 내 짧은 디자인 지식과 감각으로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무심히 넘어갈 수 밖에 없는 내용들도 많았음을 고백한다. 어줍잖은 지식으로 디자인에 대한 서적에 대해 논하는 것 보다는, 관련 되어 내가 보았던 사진을 올려볼까 싶다. ![]() 곳곳에서 이런 길거리 행진, 공연 등이 열린다. 시각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행사들이다. ![]()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촬영했다던 공원, 바퀴 달린 것들은 금지라는 팻말이 붙어있더라.. 자연을 사랑하고 보호하려는 이 나라 사람들의 성향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리젠트 파크 같은 곳에서는 팰리컨과 같은 동물들을 1미터 앞에서 볼 수 있고, 새 모이를 들고 있으면 새들이 날아와서 덮칠 정도이다. ![]() 저녁에 보이는 런던아이, 디자인에 잼병인 내가 봐도 환상적이다. 가보면 전부 관광객들 뿐... ![]() 그 유명한 타워브릿지이다. 이 책에도 나와 있지만, 다리들 역시도 훅 가는 디자인을 하고 있다. ![]() 그 유명한 빅밴.. 세계 표준시이다.
런던 아이 위에서 내려다 본, 템즈 강의 전경이다. 잼병인 내가 봐도 멋지다고 느껴지는 것들이 도처에 너무 많은 도시.. 책에 있는 내용을 보면, 런던에 살던 사람은 추억을 불러 일으킬 것이고, 가보지 못한 사람들은 가보고 싶어지리라 생각이 된다. 이런 책을 미리 읽을 수 있었더라면,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왔을터인데, 아쉬울 따름이다.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니까.... 유럽 여행을 생각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특히 런던을 들리실 예정이라면, 꼭 한번 읽어 보시길.. 그들의 문화를 느껴 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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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단 둘이 세상 가장 밝은 낙원으로 가는 아침, 산책길 이게 만약 꿈이라도 괜찮아. 오늘도 난 뒤를 따라 걷는다. 몇 걸음 뒤에서 조금이라도 급하게 서두르면 안돼. 새하얀 어깨위로 내려앉은 햇살이 뒤를 돌아보며 웃을 때까지 아침이 정말 좋아 그댈 볼 수 있어 좋아. 누가 뭐라 해도 난 뒤따라 걸어간다.... 가로수 풀밭 좁은 길을 돌아 멈춰 다시 물 한 모금 줍게 눈인사라도 할 수만 있다면 마냥 좋아서 노랠 부를 거야.....” - 이지형 Music "산책”
왠지 이 노래가 떠올랐다. <런던 디자인 산책> 제목에 너무 부합되는, 직설적인 모드인가? 직설적이면 어떠하랴... 이지형의 발랄한 음색과 나의 마음을 이렇게 붕 달뜨게 만드는 노래와 딱 어울리는 책을 만났는데 말이다.
영국하면 패션이나 디자인 적인 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가장 많이 하는 나라임과 동시에 유구한 전통 왕실을 유지하는 나라답게 빈티지에 대한 애정 또한 각별한 나라일 것이다. 옛 것과 새 것의 공존, 전통과 아방가르드의 조화,, 하지만 현대적인 감각을 유지하면서 전통을 지켜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2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도시 런던은 그런 의미에서 역동적이고 생기 넘침과 동시에 우아한 고전의 틀을 잃지 않는 매력적인 도시임에 분명하다!!! 라고,, 이 책을 읽고 나면 단정 지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래된 것의 가치(Oldies But Goodies)와 아주 오랜 친구(Durable Friendship)의 중요함을 잊지 않고, 단순히 쓰고 버리는 것 이상의 가치를 덧입혀가며 마법과도 같은 추억을 잃지 않고 있단 사실이 얼마나 부럽던지, 그것은 바로 최첨단 도시에 살면서도 오래된 것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런더너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150년 동안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우산 브랜드 스미스 앤 선즈, 스코틀랜드 공장에서 수공예로 제품을 생산해 오고 있는 도나 윌슨의 뜨게 인형, 에드워드 7세 때부터 꼬박 100년을 한결같은 곳에 서 있는 빨간 우체통, 유럽에서도 가장 큰 장난감 가게 햄리스 최신형 게임기나 플라스틱 인형에 자리를 뺏길 법도 하건만 변함없이 1층을 지키고 있는 폭신폭신한 봉제 곰인형,,, 삶을 위한 여분의 공간인 영국의 정원, 시름을 잊을 수 있는 작은 사치 티타임의 상쾌한 울림, 재창조된 낡은 공간 테이트 모던 등 전통 속에서 혁신을 꿈꾸고 혁신 속에서 전통을 보는 박물관들, 아직도 갱지에 인쇄 출판하는 펭귄 북스, 사람과 공간을 잇는 런던의 교통,,,, 세월이 지나도 사랑 받는 감성이 우리에겐 여전히 존재함을 입증해 주고 있는 것 같아,,, 왜 그리 고맙던지. 새로운 것이 나오면 내가 쓰던 것에 대한 소중함보다는 좀 더 트랜드 해지기 위해 별다른 고민 없이 바꿔버리는 우리네 소비 풍조를 생각하며 저절로 새 나오는 한숨은 어이 할 수 없었다.
<런던 디자인 산책>은 런던의 디자인 문화를 소개하며 디자이너들에게 살아있는 자극을 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잿빛 도시의 일상을 컬러풀하게 만드는 런던 디자인을 산책하듯 살펴보고 있노라면, 고전과 현대적 감각의 조화, 인간과 환경을 생각하는 디자인 철학, 그 속에 숨 쉴 구멍을 통해, 삶이 고단한 우리가 절실히 위로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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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런던 디자인 산책」이라 디자인 쪽 전문용어가 많이 나올까봐 걱정을 했지만 전혀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책을 읽었다. 저자가 런던에 체류하던 때 찍었던 사진과 경험했던 일들을 바탕으로 쓴 이 책은 런던과 디자인쪽 보다 산책 쪽에 더 무게가 실린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산책하듯이 읽기에 참 좋은 책이다.
물론, 나를 비롯한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유럽’은 동경의 대상이고 그 중에서도 런던은 많은 이들이 꼭 가고 싶어 하는 곳 중 하나이다.
평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경기를 애청하는 나로서는 정말 멋있고 간지나는 프리미어리그의 축구 경기장을 꼭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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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셜록 홈즈의 광팬이라 런던의 베이커가에 위치한 셜록홈즈 박물관을 꼭 가보고 싶어 한다. 재작년 여행 시에는 체코와 독일의 일부 도시만 다녀왔던 터라 더욱 영국과 런던에 대한 갈증이 크다. 이 책은 우리 부부의 그러한 갈증을 다소나마 해소해주기에 충분했다. “기계 문명으로 흉내 낼 수 없는, 오랫동안 축적된 시간의 흔적이다.” (p.67) “눈만 뜨면 새로운 것이 등장하고 옛것은 한순간에 소멸되는 우리 사회와 달리 런던은 오래된 사물과 옛 사람들의 철학에 대한 경의를 표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실험에도 열려 있다.” (p.342)
산업문명의 발상지이기도 한 영국의 런던이지만 여전히 옛 것에 대한 경의를 잃지 않고 그것을 온전히 보존하고 발전시켜 문화의 역량을 키워낸 그들의 노력을 책의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 또한 산업화의 격랑을 겪었다. 하지만 런던처럼 옛 것에 대한 경의를 표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허물고 부숴 신작로를 닦고 보기 흉한 초가집과 기와집을 헐어 반듯한 양옥집을 바둑판처럼 만들었다.
수많은 외침을 겪으며 문화재에 대한 파괴가 심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후 그것을 조금이라도 더 잘 보존하고 살려내기 위한 노력은 미미했다.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잘 살아 보세~’라는 노래를 부르며 몸통만 키울 뿐이었다. 뒤늦게 옛 것에 대한 가치와 소중함을 되찾으려 노력한들 이미 놓쳐버린 시간과 기회는 되돌릴 수 없다.
지난 주 몽골의 지인들과 함께 경주 여행을 다녀왔다. 어릴 때 갔던 불국사를 정말 오랜만에 갔는데 다보탑의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여러 번 보수를 거친 탓인지 자연미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최근에 있었던 보수가 도대체 어땠기에 저 정도인지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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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간다고? 그냥 길거리로 내보내. 그 자체가 런던의 디자인 역사야. 봐, 지금 밟고 서 있는 이 건물! 건립시기가 언제인지 아니? 런던이 한 해에 문화유산을 복원하고 보존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예산을 쓰고 있는지 아냐고. 거리만 걸으면 몇 백 년 된 집들과 건축물들은 흔히 볼 수 있어. 런던의 디자인을 이러쿵저러쿵 설명하는 게 다 무슨 소용이야?” (p.129)
그에 비해 런던은 길거리에 나뒹구는 것들이 모두 문화유산이라 큰소리치는 런던시민이 있을 정도다. 용도 폐기된 화력발전소를 박물관으로 꾸미고 수백 년 된 우체통을 소중히 유지하며 특정집단만이 향유하는 사치스런 디자인이 아닌 대중이 공감하고 공유하는 효용성의 측면에 집중한 여러 시설물과 디자이너들의 제품과 상품들이 즐비하다. 참 부러웠다. 한국에서도 사용 중인 지하철 노선도의 도식의 최초가 런던이라는 사실 또한 새롭게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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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세한 거리나 지형을 표현한 기존의 지도가 지하철이라는 공간에 적합하지 않다고 느낀 해리 벡은 직선과 사선의 기하학적인 형태로 단순하게 표현한 노선도를 만들었다.” (p.155) 100년이나 지난 런던지하철 표준체계가 전 세계의 표준이 되었고 지금도 여행자들은 낯선 외국의 도시를 방문하여 이 체계의 지하철 노선도를 보며 자신들의 여행지를 쉽고 편리하게 찾아다닐 수 있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 (p.43) “자본주의 경제 원리에 따른 과잉생산과 디자인의 지나친 물질화로 제품 수명이 단축되는 현상은 장난감 산업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p.49) 지속 가능한 디자인, 자본주의 경제에서도 영속할 수 있는 대중적인 디자인에 대한 고민이 런던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아직도 수많은 곳의 산과 들이 파헤쳐져 도로가 만들어지고 멀쩡한 강에 보를 만들어 생태계를 파괴하는 한국의 현실이 답답하다. 디자인이라는 것이 대중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대중과 밀착한 현실의 효용을 중시하는 런던의 디자이너들처럼 한국에도 그런 추세가 도입되었으면 좋겠다. ‘와~’하며 책의 사진들을 보고 나면 배가 아팠다. 한국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현실의 내용들이 즐비하기 때문이었다. 책을 쓴 김지원씨의 필력이 런던의 디자인을 더욱 도드라지게 했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을 전공하신 분이지만 인문학적인 소양도 굉장한 수준으로 가지고 계신 듯하다. 쉬운 단어와 문장이지만 생각을 요했다. 세대를 아우르기에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김지원씨의 다른 책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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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어느 디자이너가 보고 듣고 느낀 여러가지 것들, 그중에서도 주로 디자인에 관한 내용으로 채워진 이 책은 읽는 이의 관점에 따라 여행서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교양서가, 또는 에세이가 될 수도 있겠다. 그만큼 이 책의 매력은 매우 다양하다. 개인적으로는 런던과 디자인 모두 매우 관심이 많은 키워드라서 읽는 재미가 두 배였던 책이다. 책은 크게 세 파트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각의 주제에 충실한 내용들로 가득 채워져있고 무엇보다 좋은 건 사진이 많다는 점이다. 런던 각지의 랜드마크나 여러 디자이너의 작품, 또는 일상에서 디자인과 관련된 여러 장면들이 곳곳에 펼쳐지면서 상상력을 자극시킨다. 또 사진과 내용이 서로 매치가 되게끔 구성한 레이아웃도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맥락이 끊어지는 경우가 없다. 즉 한 주제에 관한 내용이 다음 페이지를 넘어가지 않게 되어서 페이지를 넘기며 다음에는 어떤 얘기가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의도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편집의 묘미가 느껴진 부분이었다. 생각보다 런던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곳이었고, 그런 다양성과 복잡성을 오히려 승화시켜서 런던 특유의 이미지를 만들어놓은 것 같아서 부러웠고, 역시 런던은 꼭 한번 가보아야 하는 곳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다. 또한 앞으로 디자인이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는 것도. 가보고 싶다 런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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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에 <핀란드 디자인 산책/ 안애경, 나무수 ㅣ 2009>을 읽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핀란드는 자작나무 숲을 연상하게 된다. 하얀 눈 길도 생각나고... 그런 핀란드의 디자인은 인간과 자연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최대한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는 한도내에서 디자인이 이루어졌다. 오래된 고목이 있으면 그것을 비켜가는 그런 디자인도 있었다. 감동~~ 한 마디로 핀란드의 디자인은 자연을 닮은, 자연을 사랑하는, 자연을 생각하는 디자인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런던 디자인 산책>을 읽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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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는 가보지 못한 곳이지만, 런던은 한 번 가본 곳이기에 책을 읽기 전에 그 느낌이 조금은 전달되는 것같기도 했다. 런던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이 유럽의 도시들이 그렇듯이 오래된 건축물들과 새로운 건축물들이 공존한다는 것이었다. 유서깊은 웨스트민스터 성당 근처에서 빨간 2층 버스를 볼 수도 있고, 거리마다 빨간 우체통과 공중전화부스를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런던 하면 빨간색이 떠오르기도 한다.
![]() 런던은 이처럼 개발과 보존이 공존하는 곳이며 이질적인 것들 위에 다양성과 다문화가 스며들어 있는 곳이기도 한 것이다. 핀란드의 디자인이 자연을 생각한다면, 런던의 디자인은? 이 책의 저자는 런던의 디자인을 런더너들의 일상 속에서 찾기 위해서 돌아다닌다. 그들의 삶 속에 녹아있는 디자인을 찾기 위해서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 속에서 런던의 디자인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글 반, 사진 반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사진들이 담겨 있어서 읽으면서, 보고, 느끼고, 생각하게 해준다. 그래서 디자이너들을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일반인들이 쉽게 디자인이란 분야를 접할 수 있게 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겨울이 유난히 추운곳, 언제 비가 내릴 지 모르는 곳, 런던. 이곳 사람들은 비에 익숙해져 있어서인지 비가 와도 우산을 쓰지 않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단다. 그러나, 런던에서 150년의 전통을 가진 수공예품으로 우산을 만드는 곳이 있기도 하다. 그곳에서 만든 우산의 손잡이 모양, 그것이 바로 런던의 디자인 중에서 가장 먼저 독자들에게 소개되는 디자인이다.
런던 거리의 빨간 우체통에도 그것이 세워진 연대가 씌여있느니, 어느 왕 시대였는가를. 그러니, 런던의 빨간 우체통이 다 똑같은 세대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흘러 내려오기도 했음을 알게 된다. 희한한 조형물 중에 웨인 치스널의 '자석'이라는 작품은
" 자석에 붙은 플라스틱 장난감은 물질 문명의 가속화로 인해 정작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에 대한 자각없이 탐욕에 빠져 또다른 빠져 또 다른 탐욕을 부르는 현대인의 물질 만능을 비판하다. " (p. 48) 영국에서 정원은 귀족만이 누릴 수 있는 공간이었다고 한다. 그것이 일반인들에게 여가문화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이 오래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정원은 모두의 삶을 위한 공간이다. 그래서 하얀 컵 속의 작은 호수는 이런 런던 디자인을 엿 볼 수 있는 것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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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영국하면 홍차가 떠오르듯, 그들에게는 빅토리안 시대 상류층이 즐겼던 격식 있는 차 문화가 있으니, 찻잔 속에서도 삶 속을 위한 디자인의 아이디어가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 테이트 모던 미술관이 과거 화력발전소를 현대 미술관의 전시 공간으로 변신시켰다는 것을 잘 알려진 사실인데, 그 이외에도 수력 발전소가 지금은 전시관과 공연장으로 활용되는 레스토랑이 되었고, 기능이 폐쇄된 운하인 포토 벨로 독은 디자이너의 쇼룸과 레스토랑으로 디자이너들의 참여 공간의 역할을 한다.
![]() 우리나라의 시골 폐교들이 예술인들에 의해서 거듭나기는 하지만, 우리도 이런 점들은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영국에서 문고판 하면 펭귄 출판사인데, 오래된 중고판 서적에서부터 클래식한 문학도서에서 북 디자인을 살펴본다. 클래식 문학도서는 책표지가 인테리어 개념을 도입하여 디자인된다.
유명 디자이너인 재스퍼 모리슨의 디자인은 평범하고 단순함이니, 그것은 특별함을 초월한 평범함이다. 몇 작품 감상해 보면.
런던의 거리는 스케치북이라고 표현하듯이, 거리의 그래피티는 누가 그렸는지, 무엇을 그렸는지, 왜 그렸는지 그저 보는 사람들이 나름대로 느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래피티가 일상의 다양한 소재들을 폭넓게 표현하면서 사회전반에 넓게 펴져나가는 것이니까. " 그림인지 글씨인지 마음의 울림을 자신만의 언어로 그린 수많은 낙서들이 독특한 리듬을 만들고, 그 리듬들이 켜켜이 쌓여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다운 하모니를 연출한다. 낙서화는 여러 가지 소리가 나는 그림이다. " (p. 256) 꿈보다 해몽이라고 했던가? 저자의 그래피티에 대한 해석이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불완전한 한 조각이 모여 개성있는 하나를 이룬다는 패치워크 조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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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유행하기는 했지만, 절약을 몸소 실천하는 디자인이라는 생각, 그리고 조각과 조각이 모여 하나를 이루는 디자인에서 삶의 교훈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저자는 몇 곳의 박물관도 소개를 해주지만, 그보다는 공원, 정원, 찻잔 속, 거리의 풍경, 장난감 가게 등에서 런던의 디자인을 찾고 그것을 해석해 준다. 런던이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공존하듯이 디자인도 그런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것이다. 오래된 것들을 보존하고, 오래된 것들에서 아이디어를 찾아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 이것이 바로 런던의 디자인인 것이다. 디자인은 디자이너들만이 공감하고 공유하는 것이 아니며, 일상생활 그 자체에서 디자인을 찾을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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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 모두가 역사가 되고, 될 수 있는 곳. 런던. 영국 특유의 발음에서 느낄 수 있는 악센트처럼 그들은 콧대가 높고 자문화 중심주의가 강할 것이라 생각했던 (부분적으론 사실이다.) 내게, 책 속의 런던은 말하고 있다. "제대로 보고나 말해."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는, "나를 보러 와, 이곳 런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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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에세이라고 해야 할지, 여행 에세이라고 해야 할지. 런던 문화 -그 중에서도 디자인- 를 소소하게 보여주는 에세이 책이 적당하겠다.
한 나라 문화 양상과 함께 디자인을 보여주기 때문에 접근 방식이 편안하다는 점에 있어 디자인에 문외한인 사람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진과 글이 함께 있는 여유로운 책이라 한가로운 오후, 햇살을 받으며 읽기에 딱 좋은 책. (거기에 사치를 더하자면 브런치 정도?)
저자가 말하는 런던의 매력을 꼽자면, - 전통의 가치를 잊지 않고 꾸준히 그를 지켜온 나라. : 결국 그것이 관광 마케팅에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 다양성을 존중하는 곳. 기반 없는 디자이너의 작품도 눈여겨 보는 친절함. : 서로 다른 스타일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도 한다고. 세금은 좀 씨게 때리는 곳이지만. - 다채로운 디자인 페스티벌 문화. 시민과 가장 가까이 닿아있는, 격 없는 문화 페스티벌. : 페스티벌을 위한 별도의 것은 필요치 않다. 자주 가던 카페는 갤러리가 되고, 이웃집 앞마당은 그날 하루 소품을 파는 상점으로 변한다.는 것들의 묘미. 페스티벌을 위한 정부의 지원 시스템도 아주 잘 되어 있다.
시선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디자인이 판 치는 요즘, 옛 것을 고수하는 영국 디자인의 정갈함에 눈이 편해지는 책.
그 다양한 정갈함의 매력으로 당신을 유혹하는 책. "..나를 만나러 와! 런던으로!"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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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은 많은 이들의 기억의 의외로 추억의 장소, 로망으로 꼽힌다. 파리처럼 우아한 이미지를 풍기지는 않아서 그를 모르는 사람들은 런던에 대해 잘 모른다. 미국의 화려한 뉴 테크놀로지와 실용성을 바탕으로한 디자인, 고급스러운 화장품, 가방, 의류를 생산해내는 파리, 밀라노, 그럼 런던은? 런던이 나에게는 로망인 까닭은 런던은 아마도 걸어서 다닐 수 있는 도시인 것 같다. 복잡하지만 잘 인식되는 언더그라운드 맵, 격자형 도로와 거리는 아니어도 거리마다 이름이 붙어있어 찾기 쉽다. 또한 걸어서 당도하는 장소마다 편히 쉴 수 있는 광장, 갈 데가 정 없어도 박물관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으며 공원 또한 멋진 휴식이 된다. 그래서 낯선 이에게도 어려운 도시가 아닌 편하고 정겨운 도시다. 이런 런던에서의 기억, 혹은 관광이라 할지라도 그 기억을 되살리는 이미지는 분명 런던 디자인의 힘이 묻어 있다. 그리고 저자가 기억해내는 런던도 삶을 기반으로 한 여러 이미지와 이야기를 되살린다. 나같은 외국인이 접하기 힘든 내밀한 디자이너의 이야기, 혹은 공방, 박물관도 그의 안내를 통해 손쉽게 드나들 수 있다. 이미지만 신기한 것이 아니라 침착하게 말해주는 저자의 목소리도 반갑다. 내게 좋은 책은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이 책은 단순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저자가 맨 마지막에 다시 서울을 떠올리는 것처럼 우리의 삶과 디자인을 되돌아보게 해준다. 정원의 열려있는 공간, 그곳을 찾아오는 새들과 풀들에서 영감을 받고 디자인하는 누군가를 통해 우리에게 오랜 시간 주어진 일상이나 전통을 이야기하는 누군가가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런던 디자인은 아마도 우리 삶 속에서 캐내는 보물찾기 놀이 같았다. 현재, 미래, 과거조차 과거의 누군가의 삶의 흔적을 찾기 힘든 서울에서 디자인의 끈이 되어줄 무언가를 새로 발견해내기는 힘들다. 디자인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보이는 숨어있는 무언가이다. 그래서 런던의 디자인들을 그런 면에서 부럽다.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의 디자인서울 사업은 모든 것을 새롭게 해야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신에 이 서울의 어느 것을 모두를 위한 디자인 자산으로 보존해야 하는지 그 가치를 조용히 되새겨보는 일이 되어야한다. 나도 디자인은 새롭게 유용성을 인식해야한다는 딱딱한 인식에서 누군가를 웃게하고 미소짓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 디자인은 행복해게 해주는 누군가의 눈에서, 배려와 친절 속에서 꽃피는 소중한 것이라는 생각을 저자의 글 속에서 새로 떠올리게 되었다. 고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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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나에게는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쉽사리 발 디디기 힘든 “성역” 같은 것이다. 디자인이 뭔가? 미술 시간조차 두려워하는 나다. 종이를 오려서 풀을 붙이는 간단한 일도 내 손에 맡겨지면 풀 찌꺼기가 여기저기 묻어 금세 오염된 종이가 너덜너덜 붙어 있기 일쑤다. 물감 색칠이라도 제대로 하는가 하면, 분명 선을 그리고 그 선 안에만 칠하면 되는데도 울퉁불퉁. 원래 선이 어디였는지 구분하기 어렵게 마구 칠하고 만다. 그러고는 ‘쳇, 붓이 안 좋은 거라서 그래.’라고 투덜대기 일쑤다. 능서불택필(能書不擇筆-고수는 붓을 탓하지 않는다)이라고 했거늘. 이런 재주 없는 손을 가진 나는 미술, 옷 같은 디자인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이 무한 부럽다. 똑같은 엄마한테서 태어났는데도 나는, 영 야무지지 못한 손끝 탓에 물건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렇지만, 내 밑의 여동생 둘은, 나와 달랐다. 둘째는 의류학과를 졸업하고 디자이너가 되었고, 막내는 만화책에 열광하더니, 웬만한 만화 작가의 그림은 보고 똑같이 베껴낼 정도는 된다. 누구를 원망하랴? 내 재주를 탓할 뿐. 그래서 디자인은 손끝도 안도와주고 창의력도 제로인 나에게는 사막의 신기루처럼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멀리 사라지고 마는 것과 같아서, 그 단어를 듣기만 해도 눈은 마구마구 하트가 되고 만다.
옷 디자인, 가방 디자인, 책 디자인, 신발 디자인. 일단은 눈이 호강하는 것 아니겠는가. 아름다운 것을 보면 즐거워지고, 으~흠. 그리고 사고도 싶어지고~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다양한 디자인의 세계에 다시 한 번 놀라고 말았다. 런던의 구석구석을 다니며 작가는 참으로 많은 것을 소개해 주고 있다. 옛 것과 새 것이 골고루 조화를 이루며 잿빛 도시에 활력을 주는 디자인의 힘을 제대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디자인 일을 하며 영국. 미국, 프랑스 출장을 안다녀본 데가 없는 내 동생도 출장 헛다녀 온 것 같다. 화장품, 명품 백 사올 줄이나 알았지, 쳇. 하긴, 저는 일 관련해서 필요한 것만 보고 온 것이니 제대로 보고 즐기고 생각할 여유가 없었겠지... 그래서 작가의 이런 책이 더욱 제 값을 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디자인도 아니고 런던의 디자인이란다. 책 표지에 3*3으로 나란히 배열된 신선한 디자인의 우표들이 내 시선을 잡아끌었다. 영국 디자인 클래식 우표란다. 영국을 대표하는 빨간 이층버스, 펭귄북스, 자동차 등. 런던하면 비의 도시, 잿빛 도시라는 이미지가 있다. 이 도시에서 디자인은 어떻게 도시와 어우러지며 매력을 발산하고 있을까? 궁금해진 김에 기웃거려 보기로 했다. 모두 세 개의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 오래된 것의 가치 2. 인간과 환경을 생각하는 디자인 철학 3. 잠들지 않는 디자인의 도시 디자인 관련인의 눈으로 본 런던은 역시, 디자인이 키워드다. 그리고 거창하지 않는 작은 것에도 디자인은 존재한다. 많은 것을 소개했기에 일일이 다 적지는 못하고 내 머릿속에도 다 넣어둘 순 없지만 몇 가지 기억나는 것이 있다. 장인정신으로 빚어낸 우산. 일일이 손으로 나무를 조각해서 우산의 손잡이를 붙인다는 장인들은 그냥 디자이너가 아니라 예술가라 불러야 마땅하다. 그리고, 펭귄북스의 디자인. 한 번 구입해서 책장에 꽂아 두는 책의 속성을 파악하고 책등을 정성스레 디자인하는 것 또한 펭귄북스의 생명력이 길어진 데 한 몫한 게 아닌가 싶다. 눈에 잘 띄는 것도 있고 소장하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게 디자인 된 것도 있다. 나도 장정이 아름다운 책이 좋다. 마지막으로 런던의 오픈 스튜디오들. 디자이너와 일반인의 경계를 허물고 소통하게 하는 오픈 스튜디오. 우리 나라에도 이런 스튜디오들이 많아져서 쉽게 디자인이란 것을 접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디자인으로만 런던을 산책했는데, 갈증이 해소되지 않는다. 가보고 싶다. 나도 그 디자인으로 가득한 도시 런던에 가서 내 발걸음을 남겨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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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마음을 품는 도시, 런던 내가 사는 도시에는 디자인 비엔날레가 개최된다. 광주비엔날레라는 명칭으로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20005년 이후부터 격년제로 홀수 년에 열린다. 사회 전반에서 디자인이 주목되면서 지방의 디자인산업을 진흥시키고 세계의 디자인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마련된 행사라고 한다. 그에 따라 도시 곳곳에는 미술작품이 설치되어 도시의 미관을 새롭게 꾸미기도하고 사람들과 함께하고자 하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기본적으로 그 취지와 목적을 공감하고 환영하면서도 중요한 무엇인가가 빠진 듯 허전함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느낌을 강하게 주는 것은 거리에 설치되는 작품들을 대할 때가 그렇다. 디자인비엔날레가 열리는 도시의 문화적 전통과 어우러지면서도 디자인적 감각이 살아있는 독특한 미를 보여주는 작품이라면 더없이 환영받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자. 사람과 그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적절하게 어우러지는 설치작품을 기대하는 것과는 다소 동떨어진 작품이 어색하게 사람의 발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디자인 산업의 육성보다 더 중요한 것이 그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성일 것이다. 오랜 시간동안 사람들의 노력이 모여 만들어진 도시환경은 분명 변해가는 시대의 흐름에 의해 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무분별한 계획이나 도시환경개선사업이라는 이름으로 헐리는 건물이나 새롭게 조성되는 단지의 모습이 사람들의 감성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기를 바란다면 무리일까?
그런 의미에서 ‘런던 디자인 산책’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은 여러 해 동안 문화상품개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저자 김지원이 영국 런던에서 공부하면서 실제 경험한 런던이라는 도시 속에서 발견되는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그렇다면 디자인을 전공한 저자에게 런던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는 런던이라는 도시가 갖는 특성에서 비롯된다고 보인다. 2000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한 도시 런던은 ‘수많은 인종들이 어울려 살아가며 다채로운 빛깔로 소통’하고 있기에 여전히 역동적이고 생기에 넘치는 도시라고 한다. 저자에게 그런 인상을 심어준 런던의 구체적인 모습을 찾아보고 있다.
‘오래된 유산과 현대적인 감각을 조화시키고 인간의 행복과 도시의 미래를 생각하는’ 디자인이란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까? 저자가 독자들을 이끄는 장소로 따라가 본다. ‘헨리 벡이 디자인한 런던 지하철의 노선도’, ‘100년을 훌쩍 넘긴 우체통’, ‘현대미술관 테이트모던으로 바뀌어 사랑받는 화력발전소’, ‘버려진 그릇의 변신’ 등 런던 사람들이 문화유산을 어떻게 현대적인 가치와 연결시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 알게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디자인은 눈으로 보고 실제 생활에서 체험하면서 느끼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이 책은 런던에 가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의미 있게 다가온다. 저자의 눈에 담겼던 모습들이 생생하게 사진으로 담겨 독자와 같이 호흡하고 있기 때문이다. ‘잿빛 도시의 일상을 컬러풀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런던 디자인이다.’라고 정의하는 저자의 이야기에서 우리의 현실을 떠올리며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도 사람들의 일상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도시이기를 꿈꿔본다.
‘장인 정신의 진정한 가치는 훌륭한 기술이나 디자인보다 좋은 마음을 품는 것에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담긴 의미를 깊이 있게 생각해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보기에 좋고 쓰기에 편리한 것만이 가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좋은 마음을 품는 것의 의미가 살아있을 것이다. 좋은 마음은 사람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