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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현재의 '필요성'과 그 유토피아에 대해-
"기본소득, 현재의 '필요성'과 그 유토피아에 대해-" 내용보기
우선 이 책을 읽기 전, 내가 얼마나 단순하고 1차원적 생각에 머물렀는지 반성했다. 말로만, 약자의 보호, 자유가 자율적으로 보장되는 사회라고 말은 했지만, 앎의 깊이가 딱 보통 이하였다.  현재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청년수당이 기본소득과 비슷하다고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어느 정도 증명을 해야 하는 점에서는 물론 다르다. 서울시는 한정된 자에게 돈의 쓰임을 제한해서
"기본소득, 현재의 '필요성'과 그 유토피아에 대해-" 내용보기

 

 

 우선 이 책을 읽기 전, 내가 얼마나 단순하고 1차원적 생각에 머물렀는지 반성했다. 말로만, 약자의 보호, 자유가 자율적으로 보장되는 사회라고 말은 했지만, 앎의 깊이가 딱 보통 이하였다.

 

 현재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청년수당이 기본소득과 비슷하다고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어느 정도 증명을 해야 하는 점에서는 물론 다르다. 서울시는 한정된 자에게 돈의 쓰임을 제한해서 지급한다.) '약자'를 정한 뒤 복지를 시행하는 정책과는 꽤나 차이가 있다. 그래서 종종 사람들은 반대표를 던진다. 선진국도 하지 못한 일을 할 수가 없다는 생각, '약자'만 돕기에도 벅찬데 어떻게 모두에게 수당을 줄 수 있을까? 나라의 재정은 어떻게 되는가 등등이다.

 

 이 책은 아주 처음, 기본소득이 어떻게 생겨났고 기본소득에 찬성하는 사람도 어떻게 의견이 나뉘어져 있는지 차근차근 설명한다. 생각보다 어려운 말은 없는 편이라서 읽기에 어렵지 않은 게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가 아닌, 내가 겪었던 작은 그룹으로 생각해봤다. 대학에 다닐 때였다.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부모님을 증명하면 약간의 수업료를 깎아주곤 했다. 부모님 탓이 부모님 덕분이 되었지만, 그 증명은 꽤나 형식적인 형태와 나를 전시하는 시선이 섞여있었다. 우선 왜 이 돈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인지 설명해야 하고 그 돈을(적지는 않지만, 수업료에 비하면 적은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하고 그로인해 어떤 결과를 창출할 것인지 설명해야 했다. 게다가 일정한 점수를 얻지 못했다면 그 누구라고 할지라도 장학금을 수령할 수 없었다. 누군가에게 나의 어려움을, 부모님의 가난을 설명하는 일은 꽤나 난처한 일이었다. 그리고 더 난처한 건, 그다지 넉넉하지 않은 이 살림에 어떤 재산이 늘어나면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이었다. 약간의 재산이 늘어난다고 해도 나의 어려움은 나아지지 않지만, 그나마 받는 약간의 수업료가 사라진다면 더 난처해질 테니 말이다.

 

...이런 체제를 옹호하는 이들은, 수당을 신청하지 않는 사람은 수당이 필요 없거나 자격이 안 됨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며 부러 열변을 토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수당을 얻는 사람은 수당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또 자격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임시직이나 단기직을 가지려 하지 않는다.

p102

 

 너무 작은 그룹이라 생각한다면, 며칠 전 할머니댁에 도착한 우편물도 예를 들 수 있다. 주민센터에서 온 우편물이었고 혹시라도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다면, 언제든 주민센터로 와서 이야기, 즉 설명하라는 내용이었다. 자기들이 모르는 어떤 위험에 처한 노인들이 있을까 하는 염려섞인 안내문이었다.

 

 그 무엇도 악의는 없다. 심지어 선의라고 생각하는 게 당연하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것을 그 스스로를 어렵다고 증명해야 한다. 그것도 여러 사람에게 사인을 받아야 하고, 결재를 받아야 한다.

 

 예전에 기사에서 주변에 도움 받는 가난한 아이가 브랜드 신발을 신고 다닌다는 것에 대해 글을 봤다. 왜 그 아이는 그 신발을 신으면 안 되는 걸까. 수많은 아이들이 갖고 싶어하는 그 신발을 가졌다는 게 우리에게 어떤 불편함을 주는가. 깊게 생각해볼 일이다.

 

 

 아직 기본소득은 성급하다고 하는 말, 북유럽의 선진국은 이미 쌓아놓은 부가 많아서 가능할지 모른다는 예측보다는 정말 이 나라에 이유 없이 누군가에게 줄 돈이 없는지, 누군가의 가난을 심판하는 자 또한 돈이 들어가는 '직업'의 위치라는 것도 생각해볼 만 하다. 그리고 덧붙여 이야기하자면, 북유럽은 우리보다 모든 주기가 빨랐다. 그래서 수많은 전쟁을 치렀고 결국엔 나라의 부가 아닌, 사회의 안정, 개인의 보호를 우선시하고 있다. 더 빠르게 인정한 나라에 대해서도 이해하는 일이 선행되어야지 싶다.

 

 

 

 

 

한동안 소설이나 시를 읽었고 그 안에 빠져 살았다. 일반적인 인문학이나 사회의 구조를 잘 모를 뿐더러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차근차근 다양한 책을 읽는 게 버겁다. 그러나 살다 보면 내가 감히(?)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일들이 생긴다. 자연스럽게 다양한 책을 읽는 게 얼마나 중요성을 알게 된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세계가 어떻게 더 밝게 확장되어야만 하는지 깨닫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그만큼 느끼고 깨닫는 게 확실한 책이다.

 

 

 

l******n 2018.08.21. 신고 공감 7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