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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따라가는 지적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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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 랭의 작품을 처음 읽는다. 개인적이면서 정치적인 글을 쓰는 에세이스트로 평가 받고 있는 저자를 만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그러기에 그에 대해 선입견 없이 작품만으로 그를 만날 수가 있었다. 이 작품은 그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하지만 난 그의 언어에서 완숙한 호흡을 보면서 오랜 글쓰기의 모습을 본다. 언어와 오랜 지기가 되어 살아온 그의 이력이 언어의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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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 랭의 작품을 처음 읽는다. 개인적이면서 정치적인 글을 쓰는 에세이스트로 평가 받고 있는 저자를 만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그러기에 그에 대해 선입견 없이 작품만으로 그를 만날 수가 있었다. 이 작품은 그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하지만 난 그의 언어에서 완숙한 호흡을 보면서 오랜 글쓰기의 모습을 본다. 언어와 오랜 지기가 되어 살아온 그의 이력이 언어의 모습에서 잘 드러난다. 정말 유려하고 심도 있는 언어의 형연이다. 그러기에 그렇게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책은 우즈 강을 주 무대로 하고 있다. 잉글랜드에 있는 우즈 강은 버지니아 울프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곳이다. 이 글도 버지니아 울프를 따라가면서, 그의 작품 세계를 떠올리면서, 그의 삶을 보여주면서 이끌어 나가고 있다. 그것이 우즈 강이라는 무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우즈 강에 얽힌 많은 얘기들이 양념이 되어 표현되고 있다. 정말 방대한 지식과 그들의 삶이 조각되어 우리들 앞에 펼쳐진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이 만들어낸 일들을 보여준다. 그들의 감정과 행위, 작가의 마음에 녹아 흐르는 것들을 목걸이를 만드는 구슬처럼 엮어 나가고 있다.

 

저자는 우즈 강의 발원지를 찾고 있다. 기대했던 것만큼은 아니지만 우여곡절 끝에 발원지 비슷한 곳에 이르고, 그곳의 흙과 나뭇잎, 스며드는 물에 대한 감개를 가진다. 땅이 지니는 속성과 물을 수용한 강이 지니는 속성을 얘기하면서 강의 돌출적인 특성을 우리들에게 들려준다. 그리고 강을 통해 얼마나 많은 새로운 것들이 발견되고, 재생되어 왔던가를 생각해 보게 한다. 땅은 자신의 보물을 감추는 속성이 있어 땅 속에 묻힌 것들은 가래나 쟁기로 발굴되기 전까지는 그대로 있지만, 강은 보다 종잡을 수 없어서 자신의 품은 소유물을 되는대로, 또 역사가들이 소중히 신봉하는 대륙적 연대기 따위는 나 몰라라 한 채로 불쑥불쑥 내어 놓는다. 물을 매개로 추적된 역사는 그 본질상 돌출적이고 유동적이라, 수두룩한 삶이 그 깊숙이 잠겨 있다가 내가 곧잘 그렇게 느끼듯 예기치 않는 순간에 불쑥 현재로 밀려 나온다.(p26) 자고로 많은 사장된 문명이 강이 가지는 속성으로 인하여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우리는 경이감을 가지고 그들을 우리 곁에 머물게 해왔다. 이런 일들이 숱하게 이루어져 오면서 역사라는 것이 비교적 온전한 모습을 찾게 되어간 것이 아닌가 생각도 된다.

 

저자는 우즈란 말을 무척이나 사랑하고 가까이 여긴다. 그러기에 이 강도 그의 삶의 터전이 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할 것도 없이 우즈란 말이 좋아졌고, 우즈 강이 생명처럼 그에게 머물렀으리라 여겨진다. 그의 우즈란 말에 담긴 사랑이 다음 구절을 통해 우리들에게 전해진다. 우즈는 물 또는 질퍽한 흙이란 의미가 들어 있다. 나는 이렇게 두 가지 의미를 지닌 유연성 있는 우즈라는 단어에 담긴 인상이 마음에 들었다. 흙이 물을 스스륵 붙잡는 재주와 물이 흙 사이로 스르륵 흘러드는 재주에서 느껴지는 미끄러지는 듯한 인상이 좋았다. 단어에서 우즈강이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월드에서 스며 나와 살금살금 계곡을 타고 흘러내리면서 한때 치명적인 습지대를 이루었던 지점까지 다다르는 그 소리가.(p38) 의성어가 멋스럽게 교차하는 밀착되는 느낌이, 물과 함께 이 단어에 들어 있는 것이다. 이 느낌을 저자는 무척이나 좋아하고 빠져들었던 듯하다.

 

자자는 우즈 강을 따라 차츰차츰 내려온다. 그리고 많은 사람과 그들의 삶을 만난다. 물론 언어들을 통한 만남이 될 게다. 버지니아 울프가 주가 되지만 그 외에도 그의 남편, 그리고 그곳과 관련 있는 많은 작가들, 정치인들이 함께한다. 그들이 살았던 시대, 그들이 머물렀던 공간, 그들이 추구했던 이념들, 그들의 삶의 결과까지 언어를 통해 해부해 들려준다. 우리가 책을 통해 만나 나가는 우리들의 기억을 그 속에 넣어 반추해 보면 되리라. 강을 통해 드러나는 지층, 그리고 깊은 지질학 지식까지 글을 이끌어 나가는 강한 힘이 되고 있다. 언어의 많은 부분이 강과 관련된 과거의 기억, 지식들로 이루어져 있다.

 

간혹 가다가 지인 매슈의 얘기도 한다. 한 때 사랑했던 사이다. 그런데 마음이 소통을 이루지 못하니 함께하지 못한다. 하지만 마음은 늘 짠하다. 그런 속에 그의 우즈 강 여행은 지속된다. 단편소설집 황금시대로 유명한 케네스의 얘기가 한참 이루어진다. 그의 가족 관계, 그리고 작품 세계 등이 이 강과 더불어 얘기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이 공간과 관련이 있다.

 

저자가 지나가는 지역과 전 시대의 작품들이 교묘하게 교차하고 있다. 저자는 작품 속의 인물들을 끄집어내어 현실 속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그들의 얘기를 해나간다. 그들 속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은 아무래도 버지니아 울프다. 그리고 외에도 많은 작품들이 언급된다. 베일리의 회고록도 들려준다. 존 홉스, 시몽 드 몽포르와 그의 군사들은 습지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기억의 파편 속에서 떠올린 사람들이 저자에게 말을 걸어오고 그들도 언어 속에 박제되기를 원하고 있는 듯 보인다. 저자는 친절하게 그들도 울프의 한 곁에 놓아 우리들을 만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버지니아의 사전에서 물은 피상적 자아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상징했다.(p270) 이 말은 그녀의 죽음과 관련시켜볼 수도 있겠다. 그녀는 정신적인 병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한다. 그녀가 물에 걸어가기 전 그 물 속에 떨어지는 폭탄을 보면서 희망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든지 물속의 세계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묘사한 글들이 그의 자살을 추론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말도 한다. 물에 대한 갈망은 그의 작품 곳곳에서 보인다. 아마 물을 영원한 안식처로 생각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런 일련의 그녀의 사망에 대한 논란의 언급이 그려져 있다. 다양한 각도에서 언급하고 있지만 감정적인 처리보단 이지적인 결론을 내리고 있다. 검시보고서엔 정신의 균형을 잃고 혼미한 상태에서 스스로 강물에 빠져 죽은 것으로 되어 있다. 아마 세계에 대한 독특한 의식이 그녀를 물로 데리고 가고, 그의 길을 안내해 가지 않았나 생각된다.

 

저자는 이 작품을 통해서 물론 버지니아 울프를 그려내고자 했다. 그녀가 만난 세계와 그녀가 지녔던 세계관을 작품을 통해서 만나고자 했다. 그것이 저자의 강과 만나면서 우리들에게 다가온 것이지만. 이 작품은 버지니아 울프에 대한 기록도 의미 있지만 우즈 강이 주는 역사의 지혜, 파괴와 훼손에서 보존과 회복의 의미를 일깨워 보고 자연이 가져다주는, 강이 가져다주는 회생력에 마음을 가져가야 하지 않나 여겨진다.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글귀, 우리가 존재할 곳이 훼손된 이곳밖에 없다고 하는 저자의 말은 자연을, 강을 어떻게 만나고 지녀나가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 만든다.

 

책의 언어가 참 부드럽다. 비교적 번역이 잘 이루어진 글이다. 물론 저자가 언어 선택을 잘 했다는 것도 있겠지만 그것을 우리들의 언어로 매끄럽게 채색한 번역가의 노고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책이 잘 읽힌다. 하지만 다양한 지식은 문학에 심취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접근하기가 쉽지는 않다. 더구나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따라가기도 쉽지가 않다. 영국 문학에 관심을 가진, 특히 버지니아 울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읽으면 무척이나 공감이 되리라 생각된다. 유려한 언어만이라도 독자는 이 책을 읽을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j****3 2018.08.15. 신고 공감 1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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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으로》 올리비아 랭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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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 랭 작가의 에세이다. 첫 데뷔작 <강으로 To the river>.예전에 이 작가의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특별한 것은 없었으나 문장력이 좋았던 기억이 났다.역시나 이 산문집으로 올리비아 랭이 글을 잘 쓰는 분임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우즈 Ouse 강. 잉글랜드 서식스 주를 관통하며 흐르는 강의 명칭이다. 생소한데 버지니아 울프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면 조금은 익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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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 랭 작가의 에세이다. 첫 데뷔작 강으로 To the river>.

예전에 이 작가의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특별한 것은 없었으나 문장력이 좋았던 기억이 났다.

역시나 이 산문집으로 올리비아 랭이 글을 잘 쓰는 분임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우즈 Ouse . 잉글랜드 서식스 주를 관통하며 흐르는 강의 명칭이다. 생소한데 버지니아 울프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면 조금은 익숙할지 모르겠다. 안타깝게도 버지니아 울프가 몸을 던져서 자살로 생을 마친 비극이 깃든 강이다.

 

대학 때 영문학을 부전공하면서 언젠가 울프에 대해 발제를 맡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하지만 세세한 내용은 잊혀졌고 버지니아 울프의 자살만 기억에 남았었다.

한 명의 작가가 끔찍하게 죽은 곳, 우즈 강. 되도록 외면하기도 바쁠 것 같은데 올리비아 랭은 작심하고 그 우즈 강을 탐색하는 여행을 한다.

10일 정도의 목표로 랭은 우즈 강의 입구에서 끝까지를 여행한다.

 

버지니아 울프와 작품들 이야기는 예상보다는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아 의외였다. 하지만 양보다는 질이 중요한 거 아니겠나. 글을 읽으면서 랭이 울프의 모든 작품을 꼼꼼히 읽었다는 건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울프의 인생과 작품 세계는 책 전반 곳곳에서 접할 수 있다.

 

 

 

 

일반적인 문학 기행과는 또 달랐다.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는데 갑자기 울프 이야기가 나올 때는 긴장감과 함께 몰입감도 한껏 높여졌다.

올리비아 랭이 첫 작품인 이 책을 쓰기 전에 유수한 매체에서 칼럼을 기고했다고 한다.

그렇기는 해도 문학적인 향기가 가득한 이러한 에세이를 처음으로 써 내는데 무척 실력이 있었다.

데뷔작이라고는 느껴지지 않게 완성도가 높고 가독성이 뛰어났다.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서 마냥 비관적이고 염세적으로만 여기는 편견이 있음을 올리비아 랭은 처음에 지적했다. 나 또한 그랬다는 걸 느꼈다.

울프는 오랫동안 신경쇠약과 정신질환을 앓다가 1941418일에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환각과 정신혼미한 상태에서 스스로 우즈 강으로 들어갔다고 결론지어졌다.

 

울프의 초기작부터 죽음 직전까지의 여러 작품, 글들을 작가는 총망라한다.

울프의 작품에 대해서 이후의 평론가나 전기 작가들이 자살에 꿰어맞춰서 해석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견도 내비친다.

물론 울프의 글들의 많은 곳에서 강, , 바다의 이미지, 익사 등의 소재가 많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결과를 정해놓고 그 논리에 끼워맞춰 울프의 인생을 쉽게 재단내는 것은 잔인한 일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누군가가 자살한 곳, 유명인이 몸을 던진 곳인 우즈 강. 하지만 저자가 10일 동안 홀로 순례하듯이 걸은 그 곳은 사람들의 일상이 담긴 곳이었다.

아니 어쩌면 예상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장엄한 곳이었다.

 

작가의 묘사력이 어찌나 생생하고 섬세한 지. 처음 접하는 우즈 강의 다양한 모습을 직접 목격하는 느낌이었다.

 

버지니아 울프의 생과 작품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글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1977년생인 작가여서인지 더욱 친밀함도 느껴졌다.

앞으로의 저작 활동을 기대한다.

 

 

 

 

 

 

 

YES마니아 : 로얄 b********5 2018.08.14. 신고 공감 6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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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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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작가와 술>로 만난 적이 있는 작가라서 우선 믿음이 갔다. 이 작품 <강으로>는 벌써 표지에서부터 버지니아 울프의 분위기를 잘 나타낸 것 같아서 정말 기대했던 책이다. 전에 버지니아 울프의 책을 몇 권 읽었는데 일부는 술술 읽히는 이야기는 아니어서 좀 어렵게 느껴졌고, 이 책으로 아직 만나지 못한 그녀의 작품에 접근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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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 작가와 술로 만난 적이 있는 작가라서 우선 믿음이 갔다. 이 작품 강으로는 벌써 표지에서부터 버지니아 울프의 분위기를 잘 나타낸 것 같아서 정말 기대했던 책이다. 전에 버지니아 울프의 책을 몇 권 읽었는데 일부는 술술 읽히는 이야기는 아니어서 좀 어렵게 느껴졌고, 이 책으로 아직 만나지 못한 그녀의 작품에 접근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했었다. 이 작품은 올리비아 랭의 데뷔작이라 한다. 많은 언론 매체의 호평도 기대감을 더욱 부채질했다.

 

 사람은 누구나 심란한 시절을 겪는다. 크건 작건 그것이 인생의 어떤 전환점을 만들기도 한다. 무엇이 그녀를 우즈 강으로 불러냈을까. 언제나 물에 사로잡혔다는 올리비아 랭은 직장을 잃고,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진 뒤 복잡한 마음을 말끔히 정리하고 싶은 강한 의욕이 우즈 강변으로 향하게 한다. 강은 우선 탁 트인 공간을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복잡한 마음을 단순하게 하여 마음의 여유를 주는 대상이 아닐까.

 

 여행은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것도 좋아하는 작가, 이미 푹 빠진 작가의 흔적을 따라가는 여행이라면?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힘든 것도 모두 감수하게 된다. 그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선 수많은 식물들의 이름 등 자연의 해박한 지식에 놀라게 된다. 심지어 토양에 대한 지질학적인 지식을 펼쳐 놓으며 이어간다. 글쎄 굳이 이런 지식까지 필요할까 싶을 만큼. 내가 지금 소로의 월든을 읽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약간 지루함도 있었다. <월든이 정말 좋은 작품임에는 틀림없는 것처럼. 신화, 역사, 많은 작품들과 함께 어우러져 세세한 주변과 자연의 묘사는 워낙 방대한 이야기여서 몰입감이 좀 떨어지는 것이 아쉬웠다. 아마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읽어야 강으로 가는 여정에 몰입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알려진 바와 같이 버지니아 울프는 부모와 사별, 형제자매들의 연이은 죽음 등으로 신경쇠약에 빠진다. 그 후에도 신경쇠약은 여러 차례 발병하면서 결국 우즈 강에 빠져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이렇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그녀를 세상과 단절된 생기 없는 환자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지만, 사실은 친구들이나 경쟁자들이 인정했을 정도로 좋은 매력을 가졌고 예리한 유머 감각까지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학교를 한 번도 다녀본 적이 없는 울프는 부모에게 고전공부를 확실히 교육 받을 수 있어서 그나마 그것은 다행이었을까. 차별로 인해 학교를 못 다닌 그녀는 영원한 아웃사이더처럼 살아야 했다. 그것은 아마도 글쓰기에 대한 절실함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남편 레너드 울프에 대한 이야기와 그들이 사랑했던 오두막 집 몽크스 하우스에서 집필했던 작품들 등을 통해서 둘 사이의 사랑은 비교적 만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어찌하여 자살로 생을 마감 했을까, 라는 의문이 생긴다.

 

 울프와 비슷한 예로 올리비아 랭은 케네스를 이야기한다. 옥스퍼드 대학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허락은커녕 삼촌들의 혐오를 샀던 케네스 그레이엄은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에 그 마음을 털어놓는다.

 

강은 쉬지 않고 재잘거렸다. …… 땅의 심장이 보내 온,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를 종알거리며 흘러가 종국엔 만족할 줄 모르는 바다에게도 그 이야기를 전해준다.”(P111)

-케네스 그레이엄의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인사이더들은 따분한 영어를 쓴다. 그들은 대학이라는 기계에서 배출된 사람들이다. 나는 그들을 존경한다. …… 그들은 로만 로드 Roman road 에 필적할 만한 뛰어난 공로를 세우고 있다. 하지만 숲과 도깨비불에는 관심도 없다.”(P100~101)버지니아 울프의 일기

 

두 작가의 강에 대한 사랑이 공통점으로 느껴진다. 그들이 숨 쉬고 생활하는 곳은 영감을 불어넣기도 하지만 애증으로 작용하기도 하는 것 같다.

 

 슬라팜Slaugham 을 시작으로 한 여정은 어느새 로드멜에 이른다. 이곳은 버지니아 울프가 1919년부터 사망한 해인 1941년까지 오며 가며 머물던 산책로 로드멜이다. 역시 아름다웠다는 로드멜. 이어서 결혼 첫날밤을 보내고 첫 번째 소설 출항을 탈고했다는 아샴을 찾지만, 살던 집은 오래전에 사라지고 없었다.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에는 물과 관련된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항해』『등대로』『파도』『올랜도』『막간까지.

 

 물이란 생명의 근원이라고도 할 수 있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도 있지만 무섭기도 하다. 물에 대한 신화 중 노아의 방주는 얼마나 많은 것을 금세 사라지게 하는가.

로드멜 인근에 폭탄이 떨어져 우즈강의 둑이 터진 당시에 버지니아 울프는 가이 포크스 나이트에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바다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한다. 이 홍수가 언제까지나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방갈로식 별장이 없는, 처녀의 입술처럼 태초 같은 이 상태가 계속되었으면 좋겠다.”(P270).

 

또 넬리 세실에게 써 보낸 편지에는,

초록빛 홍수의 바닥에서 뒹구는 기분이에요. 부드럽게 정돈되어 완전히 흔적이 지워진 채로. 그런데 어떻게 내 호주머니에는 아직도 말들이 가득할까요?”라고.

 

 어쩌면 그만큼 물을 사랑해서 자신의 마지막 생은 물에서 살고 싶었을까. 겉으로는 매력을 발산하며 유머 감각이 있었다지만 속마음은 많이 아팠을 것이다. 여성 차별이 없는 세상, 아픈 마음을 모두 치유해주는 그런 세상을 원했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 모든 것을 깨끗하게 해주는 태초의 자연의 상태로 돌아가고 싶었을까. 부드럽고 정돈되고 흔적도 지워주는 깨끗한 순백의 삶을 간절히 원한 결과 우즈 강으로 뛰어들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강으로를 따라 여행한 덕분에 아직 읽지 못한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을 알아보고 싶어졌다.

 

 

 

 

 

h*****7 2018.08.14. 신고 공감 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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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가 사랑한 우즈강을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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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올리비아 랭(Olivia Laing)의 책이 두 권 국내에 소개된 바 있다. 하나는 F. 스콧 피츠제럴드, 레이먼드 카버, 존 치버, 어니스트 헤밍웨이 같은 문호들이 술독에 빠져 살았다는 이야기를 다룬 『작가와 술』(현암사)이요, 다른 하나는 뉴욕에서 활동한 예술가들에게서 혼자 된다는 것, 고독의 의미를 탐색한 『외로운 도시』(어크로스)다.그리고 이번에 『강으로』(To the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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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올리비아 랭(Olivia Laing)의 책이 두 권 국내에 소개된 바 있다. 하나는 F. 스콧 피츠제럴드, 레이먼드 카버, 존 치버, 어니스트 헤밍웨이 같은 문호들이 술독에 빠져 살았다는 이야기를 다룬 『작가와 술』(현암사)이요, 다른 하나는 뉴욕에서 활동한 예술가들에게서 혼자 된다는 것, 고독의 의미를 탐색한 『외로운 도시』(어크로스)다.

그리고 이번에 『강으로』(To the River)가 나왔다. 사실 이 책이 앞서 소개한 것보다 먼저 써진 것이다. 책은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가 영감의 원천으로 삼았던 우즈강(River Ouse)에 관한 이야기다. 올리비아는 일자리를 잃고 오랜 연인과도 이별한 뒤 외로운 삶을 추스르기 위해 우즈강을 따라 일주일간 70여킬로미터를 걸었다.

버지니아는 1912년에 우즈강을 처음 찾아 이곳 습지대의 고지에 자리 잡은 집을 임대했다. 레너드 울프와 결혼 후 이 집에서 첫날밤을 보냈고, 후에 심각한 신경쇠약이 세 번째로 재발했을 때도 요양을 위해 다시 찾아와 지냈다.

 

우즈강(River Ouse) 어디에 버지니아의 영혼이 살아 숨쉬고 있는지 모른다.

 

영국에 우즈강은 다섯 군데 있다. 버지니아가 살았던 강은 석세스 우즈(Sussex Ouse). 강은 헤이워즈 등지에서 시작돼 런던 남쪽 뉴헤이븐을 경유, 영프 해협으로 흘러간다.

 

1차 대전이 끝난 1919년 버지니아는 강의 반대편 로드멜(Rodmell)로 거처를 옮겨 오두막 한 채를 사서 '몽크스 하우스(Monk's House)'를 지었다. 이곳에서 그녀는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파도』, 『막간』 등 작품과 수백 편에 이르는 평론, 다수의 단편 소설과 수필을 집필했다.

원래 몽크스 하우스는 울프 내외가 여름 휴가를 보내던 별장이었다. 당대 쟁쟁한 위인들이 모여들었던 블룸즈버리 그룹 모임도 여기서 자주 열렸다. 내외는 1940년 자신들이 살던 런던 집에 독일군 폭탄이 떨어져 더이상 살 수 없게 되자 아예 하우스로 이주했다.

1941년 3월 28일 버지니아는 우즈강으로 산책하러 간다고 말하고, 주머니에 돌을 가득 담은 채 강에 스미듯 잠겨들었다. 이렇듯 우즈강은 버지니아가 살면서 늘 바라보던 곳이었고, 삶의 의미를 발견하던 혼이었다.

 

현재 몽크스 하우스는 국립 내셔널 트러스트에서 관리되고 있다. 

 

버지니아는 몽크스 하우스에서 정원을 가꾸고...

 

...온실도 만들었다.  

 

올리비아는 버지니아의 삶의 궤적을 따라 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과거는 현재가 마치 깊은 강물 표면을 미끄러지듯 매끄럽게 흘러갈 때만 돌아온다. 바로 그런 순간에야 수면 아래의 심연이 들여다보인다"는 버지니아의 글을 떠올렸다. 강을 찾아 떠난 여행은 울리비아에게 상실의 시기에 치유의 여정이기도 했다. 그녀 역시 감정의 기복이 있을 때마다 강을 찾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올리비아의 세련된 여행기이자, 우즈강을 둘러싼 땅과 역사 이야기이며, 버지니아 울프의 삶과 문학을 새롭게 읽는 안내서이기도 하다. 올리비아의 섬세한 감수성과 능준한 필력은 마치 버지니아와 함께 강을 산책하는 듯 생생한 느낌을 안겨준다. 

YES마니아 : 로얄 h*******c 2018.08.14. 신고 공감 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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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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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물에 사로잡힌다. p.19나는 허리를 숙여 강물에 손을 담갔다. 문득 우즈강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한 버지니아 울프가 떠올랐지만, 그때만 해도 이유나 시기 등 자살에 얽힌 내막은 잘 모르고 있었다.한동안 버지니아 울프의 시신이 발견된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사우스이즈에 친구들과 자주 수영하러 가기도 했다. 하지만 나를 그 위험스러운 곳으로 끌어당겼던 것은 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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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물에 사로잡힌다. p.19


나는 허리를 숙여 강물에 손을 담갔다. 문득 우즈강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한 버지니아 울프가 떠올랐지만, 그때만 해도 이유나 시기 등 자살에 얽힌 내막은 잘 모르고 있었다.

한동안 버지니아 울프의 시신이 발견된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사우스이즈에 친구들과 자주 수영하러 가기도 했다. 


하지만 나를 그 위험스러운 곳으로 끌어당겼던 것은 으스스한 분위기가 아니었다. 도저히 주체할 수 없이 뭔가에 빠져드는 쾌감이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드리워진 미끼에 홀려 덥석 걸려든 것처럼 강으로 이끌렸다. 삶이 휘청거릴 때면 저절로.

p. 20-21


저자는 헤어진 남자친구와 처음 우즈강을 찾은 후 그녀의 삶이 흔들릴때마다 찾게 되지요.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지고, 그녀는 우즈 강변을 걷고싶은 충동에 사로잡힙니다. 그리고 강의 발원지부터 탐사하기 시작하죠.




강은 공간만이 아니라 시간을 통해서도 흐른다. 강은 세계의 틀을 잡아왔고 조지프 콘래드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간의 꿈, 국가의 씨앗, 제국의 싹을 실어나른다." p.25


버지니아 울프는 차갑고 이성적인 인상과 달리 레너드와 결혼하기 전 데이트를 하는 과정에선 나름의 흥분이 있었다고 해요. 기이하게도 그들의 데이트 장소는 물과 연관이 있었다네요. 버지니아는 고아였고 부모와 사별후 신경쇠약에 시달리기 시작했지만 글을 쓰려는 의지로 이겨냈다고 합니다. 세상과 단절된 우울한 성격이 아니라 인상적인 매력이 있고 예리한 유머 감각까지 있었다니, 의외네요.

 

물가에 이르렀을 때, 자신의 눈에 들어온 해가 진 후의 풍경을 묘사를 읽으면 그 장면이 마치 그림처럼 그려져요. 저자의 감상은 버지니아의 감성과 이어집니다.  




인식의 문이 정화되면 만물이 그 본래의 모습으로 보이리라.

너무 아름다워 현실 같지 않은 정경이 있다. 그런 풍경은 눈에 미처 다 담지도 못한다. 문득 버지니아 울프가 썼던 한 글귀가 떠올랐다. "두 눈에 담기에는 너무 아름다운" 어느 저녁에 "나는 무의식적으로 누군가 나의 흘러넘치는 기쁨을 붙잡아주었으면 싶었다."던.  p. 54



우리 모두는 시간이 짠 얼개에 붙잡혀 있다. 내 옆으로 흐르는 개울은 동쪽으로 확고부동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바늘처럼 제때제때 한 땀씩 꿰어가면서. p. 284



버지니아 울프는 이렇게 글을 이었다. "나는 그것, 그러니까 과거를 우리 뒤에 펼쳐진 대로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여려 장면과 감정이 쭉 엮어진 하나의 긴 띠라고 본다."

버지니아가 틀렸다. 과거는 우리 뒤가 아니라 우리의 밑에 펼쳐져 있으며, 우리가 딛고 걷는 땅은 풀이 자양분으로 삼아 무성히 자라는 뼈가 묻힌 구덩이에 불과하다. p.203


저자가 강의 발원지부터 강변을 따라 가면서, 풍경, 동식물, 지나치는 사람들, 스치는 생각 등이 이어집니다. 한 여인을 보고 시인 테드 휴스의 아내를 연상하고, 갑자기 사랑하는 사이였으나 같이 들판을 걷다가 이별한 남자를 떠올리기도 해요. 그리고 여행이 끝에 가까워져서는 버지니아 울프의 마지막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인간에게 시간이 한 방향으로만 흐른다는 것은 은총이다. 과거는 보이긴 하지만 어렴풋하고 미래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은혜로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우리 앞에 놓일 미래를 감지한다. p.360   


문장력이 뛰어나고 인용문도 훌륭해서 시간을 두고 꼼꼼히 읽어야 했습니다. 연인과 헤어진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그녀에겐 마음을 기댈 대상이 필요했고, 그 대상은 사람이 아닌 우즈강이었어요. 강에 대한 묘한 끌림을 시, 신화,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의 글들로 표현합니다. 글 전반에서 우즈강을 좋아한 버지니아 울프에 대한 공감과 애정이 묻어났습니다. 버지니아 울프 뿐만 아니라, 백악기를 포함한 우즈 강의 역사, 화석과 지질학 등, 단순한 에세이가 아니라 우즈강에 대한 총정리를 위해 상당한 자료를 조사한 걸로 보여요.   


단어의 어원에 대한 내용과 참고문이 없이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많아서 번역과 편집에 많은 신경을 쓰신 느낌이 들어요. 책의 표지부터 세심한 정성이 느껴지는 에세이였습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b***t 2018.08.06.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강으로 | 올리비아 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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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 1882-1941)2009년 봄, 직장을 잃게 된 저자 올리비아 랭은 엎친데 덮친격으로 사랑하던 연인 메슈와 헤어지게 되면서 큰 상심을 겪게 된다. 우울과 혼란으로 복잡한 심경의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버지니아 울프가 스스로 몸을 던져 숨을 거두었던 우즈 강을 답사하기로 나선다. <강으로>는 우즈 강을 따라 흘러가는 거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진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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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 1882-1941)


2009년 봄, 직장을 잃게 된 저자 올리비아 랭은 엎친데 덮친격으로 사랑하던 연인 메슈와 헤어지게 되면서 큰 상심을 겪게 된다. 우울과 혼란으로 복잡한 심경의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버지니아 울프가 스스로 몸을 던져 숨을 거두었던 우즈 강을 답사하기로 나선다. <강으로>는 우즈 강을 따라 흘러가는 거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진 올리비아 랭의 데뷔작이다. 강을 끼고 있는 지질학부터 문학, 전쟁, 신화, 대자연의 아름다움까지 올리비아 랭의 박학다식한 지식이 마구 담겨 있는 여행 에세이다. 그리고 곳곳에는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과 삶이 그녀의 여행을 함께 한다.


버지니아의 사전에서 물은 피상적 자아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상징했다. (…) 버지니아는 글쓰기에 대한 글도 자주 썼는데 이때 '흐르는 이미지'를 심상으로 삼았다. 휩쓸리거나 둥둥 떠 있다거나 흐름을 깨고 있다는 식의 표현을 썼다. 책이 잘 써지면 수영을 즐기는 사람처럼 들떠서 바다로 뛰어들 듯 사적인 사고 속으로 빠져들었던 반면 글이 잘 안 풀려 두통이 도지거나 불면증이 시작되면 슬슬 악몽서린 메마른 어조가 나타나기도 했다.  p.24

자연의 풍경을 글로 표현하는 데에 있어 배울점이 많은 책이다. 글로 그려낸 우즈 강의 풍경은 아름다움과 서정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여성스러움과 동시에 역동적이고 우직한 남성적인 모습도 담겨있다. 수년 동안 약초 치료사로 활동한 저자의 이력 덕분에 책 속에는 우즈 강을 따라 가면서 만난 꽃과 풀, 벌레와 나무, 새들의 생소한 이름들이 여기저기 도배되어 있다. 눈에 띄지않는 간판, 코를 스치는 향기, 멀리서 들려오는 목소리 하나 놓치지 않는 관찰력은 마치 우즈 강을 여행하고 있는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강은 묘한 마력으로 우리를 잡아당긴다. 숨겨진 어딘가에서 솟아 나와 지금은 있지만 내일은 없을지도 모를 수로를 따라 흐르기 때문이다. 호수나 바다와는 달리 강은 종착지가 있다. 어디로 흘러가는지 확실하다는 점에서 마음을 안심시켜주며,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더더욱 큰 위안이 된다. p.24


물은 은밀하면서도 거침이 없다. 어디든 스르륵 미끄러져 들어오는데 문으로도 막아낼 수 없다. 물은 그 무엇보다 공평해서 하수구든 교회든 어느 한쪽을 편애하는 법이 없다. 또 언제나 한결같이 무언가를 실어 나른다. p.210

사실 이 책을 읽기에 나는 너무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을 소장하고는 있지만 한번도 읽어본적이 없기에 그녀가 어떤 인물인지 알지 못했다. 게다가 영국 출신의 작가와 작품, 우즈강 근처의 지명, 영국의 역사도 잘 몰랐던터라 책이 쉽게 읽히지 않았다. 그런 것들을 알고 보았더라면 더 즐거운 우즈 강 여행이 되었을텐데.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을 접한 후 한번 더 읽게 된다면 그 때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우즈 강을 실제로 보고 온다면 또 다른 느낌을 줄 것이다. 책 읽기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내공을 더 쌓아야할 듯. 이 책은 하나의 강을 시작으로 여러 이야기가 물줄기처럼 뻗어나간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혹적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숨결과 올리비아 랭의 손결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 이 리뷰는 예스24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h*********o 2018.08.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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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으로 [현암사]- 올리비아 랭, 정미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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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the River 강으로 현암사 올리비아 랭, 정미나 옮김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한 가장 지적인 여행         제1장 정리             제2장 근원을 찾아서       제3장 아래로           제4장 깨어나다 제5장  홍수 속으로 제6장 사라진 연인           제7장 비드의 참새   제8장 회생 ​ 8장으로 이루어진 글이다. 작가가 우즈강(Ouse)을 걸으면서 스쳐가는 풍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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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the River

강으로

현암사

올리비아 랭, 정미나 옮김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한 가장 지적인 여행

 

 

 

 

제1장 정리             제2장 근원을 찾아서       제3장 아래로           제4장 깨어나다

제5장  홍수 속으로 제6장 사라진 연인           제7장 비드의 참새   제8장 회생

8장으로 이루어진 글이다.

작가가 우즈강(Ouse)을 걸으면서 스쳐가는 풍경속에서 버지니아 울프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툭 꺼내고 ​전개된다. 기대이상의 글은 아니었다. 산책이나 여정을 통하여 끌어내는 문학적인 이야기보다 우리가 알지 못한 부분들을 조금씩 다양하게 풀어가지만 그렇게 집중력있거나 독자들에게 우즈강을 통하여 에세이를 쓰면서 만나는 문학가에 대한 이야기가 효과적이게 잘 표현이 된것 같지는 않았다. 난잡하다는 느낌과  조각난 부분들의 이야기같은 느낌이었다.

​아이리스 머독과 존 베일리의 열애가 시작되었던 곳, 사랑의 절정에 이르렀던 곳도 바로 이런 못이었다. <아이리스>의 초반에 나오는 강에서의 수영 이야기가 두 번이었고, 이 두번의 수영에 45년이라는 간극이 있다. 첫 번째 수영은  두 사람이 젊었을 때와 나이가 들어서 함께한 수영이다. 알츠하이머로 인해 서서히 기억이 지워지면서 수영법을 잊어서 익사할까 봐 존이 헤엄치면  손을 내민다. 어째든 그들은  마지막으로 함께한 수영이었다. 아이리스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43년을 부부로 살아고 옥스포드 인근의 말도 못하게 지저분한 집에서 지냈다. <아이리스>에서 존이 묘사해 놓은 내용들을 설명하고 일종의 유년기 왕국과도 같았던 그 세계에서 부부의 대화는 다른 곳에서 구사하던 언변과 사뭇 달랐다고 한다. 글은 계속해서 아이리스의 내용을 묘사 설명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로 인한 퇴화로 뇌는 그 기능과 복잡성을 상실을 존 베일리 회고록에서 쓰여진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다. 똑똑하고 자상한 남자가 자신보다 재능 있는 아내를 돌보면 살았던 점에서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이다. 확실히 레너드와 버지니아 울프 부부의 결혼 생활과 닮았다고 하면서 올리바아 랭은 버지니아 울프의 이야기로 접어든다. 작가의 시선과 생각으로 그의 감성을으로 자연스럽게 문학의 한 작가들을  설명하는 형식으로 <강으로>에서 우리는 볼 수 있을 것이다.  ​두 결혼 생활의 비교를 한다. 두 여인 모두 평생토록 정반대인 두 방향에 끌렸다. 하나는 끌림으로 강렬하고도 거의 열렬한 정신적 삶에 대한 끌림이었다. 또 하나는 으로 외부로의 끌림으로 외면적 애정과 열정에 대한 끌림이라고 소개한다.두 여인은 변함없이 남편을 삶의 중심으로 여겼다.

각자의 시간을 보낸 두 부부는 버지니아 울프는 정신병을 숨겨온 것을 드러내고 아이리스의 경우엔 정신의 감춰진 세계를 완전히 지우면서 더 이상 그런 시간을 보낼 수 없었다. 강을 통하여 떠오르는 인물들이 나온다. 파이크스 브리지 위에 한참을 서서 그 아래의 저수지를 내려봤다. 낚시하는 사람도 없었고 물을 감초 사탕처럼 시컨먼 칠흑 빚이었다. 옛 통행료 징수소의 벽을 보니 한때 이 곳을 지나가려면 내야 했던 가격이 붙어있다. 바컴 밀스는 우즈강을 건너는 초입부 다리 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시몽 드 몽포르의 군대가 플레칭에서 헨리3세와 그 휘하 군대가 진을 치고 있는 ​루이스로 진군할 때 지나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이라고 글은 또 그렇게 진행된다. 영국의 지역적인 곳이 숨겨진 역사적 사실들도 읽을 것이고 구구절절 나오는 문학가들의 이야기들도 있다. 영국문화나 정치 작가들을 많이 알 지 못하지만 이 번 기회에 우즈강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하여 영국의 다양한 정보들을 만날 수 있고 지식의 폭이 넓어지는 시간이었다. 울프의 이야기도 헨리의 3세와 에드원드의 이야기도 만나보는 시간이었다. 올리비아 랭의 작가는 자신만의 시선으로 우즈라는 강에서 부딪치는 대상에서 또 다른 인물들이 떠오르면서 끄집내어서 인물과 역사적인 상황 등을 얘기로 글로 전개하는 방식의 글이다. 처음에는 기대 이상으로 따분한 글로 다가왔는데 나름은 어렵지 않게 정보와 울프의 또 다른 사생활을 만났다는 느낌도 받았다.

 

 

 

 

 

 

 

t*****k 2018.08.07.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리뷰] 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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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버지니아 울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영화 디 아워스를 보고 난 이후부터이다. 사실 그 전까지 이름만 알았지 책 한 권 읽어본 적이 없으며, 그녀의 생애에 관해서도 딱히 큰 관심은 없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난 이후부터 서서히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이 책은 영화의 첫장면이자 마지막 장면을 장식한 우즈강에서 부터 시작한다. 책을 읽다보면 내가 지금 무슨 책을 읽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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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버지니아 울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영화 디 아워스를 보고 난 이후부터이다. 사실 그 전까지 이름만 알았지 책 한 권 읽어본 적이 없으며, 그녀의 생애에 관해서도 딱히 큰 관심은 없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난 이후부터 서서히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이 책은 영화의 첫장면이자 마지막 장면을 장식한 우즈강에서 부터 시작한다. 



책을 읽다보면 내가 지금 무슨 책을 읽는 것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생기는데, 생전 처음보는 단어들, 이를테면 전문용어라든가 접하지 못했던 식물의 이름, 아직 읽어보지 못한 작품들, 심지어 과학의 얘기까지! 작가님은 강을 따라 걸으며 그런 단어들을 떠올렸다면 나는 책을 보며 범람하는 낯선 단어의 홍수를 떠올렸달까..... 지역의 이름이나 식물의 이름을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읽으면 재미있을텐데 한두개여야 찾아보지... 책 표지에는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한 가장 지적인 여행이라고 쓰여있었다. 확실히 지적이긴 되게 지적이였다. 장르를 불문하고 끝을 모르는 박학다식함에 책 읽는 내내 감탄했다. 사이렌한테 진짜 완전무결한 지식을 나눔받으셨나.... 강가를 산책하다가 꽃을 알아보고 그 꽃에 관련된 신화를 떠올리고, 강을 보다보니 강과 관련된 작가들의 작품이 떠올리는 모습을 보다보니 나중에 가서는 나도 강을 따라 함께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 모두는 시간이 짠 얼개에 붙잡혀 있다. 내 옆으로 흐르는 개울은 동쪽으로 확고부동하게 흘러가고 잇었다. 바늘처럼 제때제때 한 땀씩 꿰어가면서. 바로 그것이 세상 이치가 아닐까. 선선하고 잔잔한 공기며 톡 쏘는 마늘 냄새며 낮에 있었던 그 세세한 하루의 일들이 한순간 너무나 선명해져서 지구의 그 중대하고 감춰진 시대가 꿈인 듯 사실 같지 않았다. 나는 어수선한 상념에 젖은 채 고개를 아래로 숙이며 사슴을 따라 나무 사이로 들어갔다.


시간이 짠 얼개라니! 개울이 흐르는 것을 바느질로 비유하는 것도, 시간이 짠 얼개라는 구절도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다. 





속설에 따르면 하지 전날 밤은 세상과 세상 사이의 벽이 점점 얇아지는 주기에 든다고 해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떠들썩하게 춤판을 벌이며 축제를 열었는가 하면, 고사리의 씨앗을 몸에 지닌 사람은 마치 투명인간처럼 안 보인다는 미신에 따라 고사리 씨앗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이 문장을 특별히 표시해 둔 것은 별 이유가 없다. 그냥 다음 하지 전날 밤에 고사리 씨앗을 찾아보겠다는 단순한 이유이다. 언젠가는 꼭 이루리라 투명인간의 꿈!




개인적으로 나는 에세이는 가볍게 읽는다. 무언가 복선이 숨어있다거나 처음부터 끝까지 주의해서 봐야하는 인물이 있는 것이 아니고, 그냥 작가님과 그 생각을 스쳐지나간다는 생각으로 읽는다. 그러나 이 책은 너무 많은 내용이 담겨서 깊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묘한 감상이었다. 강변의 아름다운 풍경에 관해 묘사하는데, 왜 나는 그 따뜻함 속에서 애틋함과 여운을 동시에 느끼게 되는걸까. 왠지..... 이 책, 어렵지만 매력적이다. 천천히 강을 따라 걷듯이 천천히 시간을 두고 읽으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 같다.

 

애인과도 헤어진 작가님은 강으로 향하게 된다. 문득문득 삶이 버거울 때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만 하고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나로써는, 주정뱅이같은 걸음을 걷고있는 내 인생을 위해 강으로 향하는 대신 이 책을 펴 드는 것이 최선이였다. 먼 훗날 언젠가 실천에 옮겨야 할만큼 비틀거리는 순간이 오면, 저자인 올리비아 랭이 지도를 가지고 우즈강으로 간 것처럼 나는 지도와 이 책 『강으로』를 들고 우즈강으로 가리라.



**이 리뷰는 예스24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s******1 2018.08.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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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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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물에 사로잡힌다."(19쪽)물은 생명의 기원이다. 모든 생명은 물로부터 시작되었고 생명유지에 필수 요소 또한 물이다. 우리가 물에 사로잡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장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자연의 물은 강이다. 강가를 거닐다 보면 무심히 흐르는 강처럼 마음도 잔잔해지곤 한다. 저자는 직장을 잃고 연인과 헤어지면서 큰 상심을 겪은 후, 버지니아 울프가 몸을 던진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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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물에 사로잡힌다."(19쪽)

물은 생명의 기원이다. 모든 생명은 물로부터 시작되었고 생명유지에 필수 요소 또한 물이다. 우리가 물에 사로잡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장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자연의 물은 강이다. 강가를 거닐다 보면 무심히 흐르는 강처럼 마음도 잔잔해지곤 한다. 저자는 직장을 잃고 연인과 헤어지면서 큰 상심을 겪은 후, 버지니아 울프가 몸을 던진 우즈 강을 답사하기로 한다.

사실 상실 치유의 목적으로 누군가 목슴을 버린, 더군다나 좋아하는 작가가 자살을 곳을 찾는다?. 조금은 낯선 선택이다. 그렇기에 더 우즈강이 어떤 강인지 궁금하다. 
우즈강(Ouse R)은 영국 잉글랜드 요크셔지방을 흐르는 10km에 달하는 강으로 여러 지류를 가지며 요크 ·타드카스터 ·셀비 ·굴 등의 도시를 지나 남동쪽으로 흐른다. 부근의 평야지대에서는 보리 ·밀 ·감자 ·사탕수수를 포함한 각종 작물이 재배되는 풍요로운 강이다. 

강의 첫 만남은 버지니아 울프로 시작한다. 저자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를 돌아보며 우즈 강이 으녀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돌아본다. 그리고 강을 따라가며 우즈 강을 둘러싼 지질학적 환경부터 문학, 전쟁, 역사에 이르기까지 강과 관련된 모든 지식들을 들려준다. 
오천 년을 유유히 흐르며 우리의 역사의 한 축이 된 한강처럼, 우즈 강에도 신화부터 그곳의 역사가 함께 흐르고 있었다. 4대 문명 발상지가 모두 강인 것을 보면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버지니아 울프로부터 시작한 우즈 강의 여행은 한 작가의 생애를 훌쩍 뛰어넘어 강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들려준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도 한강을 따라 이런식의 여행을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생명의 시작이자 영혼이 돌아가는 곳. 강. 『강으로』는 그 강을 더 넒고 깊게 바라보게 한다.



d****a 2018.08.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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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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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을날 하동의 섬진강을 따라 걸은 적이 있다. 빨갛게 노을이 지는 강가에 스며든 빛으로 강물은 반짝거렸다. 강변의 갈대가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은 쓸쓸하고 외로워보였다. 해가 저무는 섬진강은 아름다웠다. 섬진강은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무대로도 유명하다. 소설 속 평사리의 이름을 딴 ‘평사리 공원’과 섬진강을 따라가는 박경리 ‘토지길’도 조성되어있다. 강을 따라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 내용보기

  어느 가을날 하동의 섬진강을 따라 걸은 적이 있다. 빨갛게 노을이 지는 강가에 스며든 빛으로 강물은 반짝거렸다. 강변의 갈대가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은 쓸쓸하고 외로워보였다. 해가 저무는 섬진강은 아름다웠다. 섬진강은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무대로도 유명하다. 소설 속 평사리의 이름을 딴 평사리 공원과 섬진강을 따라가는 박경리 토지길도 조성되어있다. 강을 따라 수많은 이야기가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강으로]는 버지니아 울프가 비극적인 삶을 마감한 우즈 강(River Ouse)을 배경으로 한다. 저자인 올리비아 랭은 갑작스런 실직과 연인과의 이별에 방황하다 자신의 삶을 정리해보고자 우즈 강의 도보여행을 택한다. 때때로 홀로 길을 걷다 보면 이제 그만 발걸음을 되돌려야 한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세계의 문지방에 서 있는 느낌이 들지만 그 세계가 천국일지 지옥일지 종잡기 어려울 때도 있다. 주위 풍경에서 콕 짚어낼 만큼 달라진 것은 없는데 어쩐지 모든 곳에서 신비로운 기운이 스며 나오기도 하고, 왠지 섬뜩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무서워서 거기서 더 이상 꾸물거리고 싶지 않을 때도 있다. -P113 저자는 신경쇠약에 시달리던 버지니아 울프의 생을 돌아보며 그녀의 삶에 우즈 강이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또 그녀가 과연 통설처럼 침울하고 핏기 없는 신경쇠약증 환자에 불과한지 사려 깊게 살피고자 한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대강의 내용을 단순하게 도보여행을 통해 저자의 삶과 버지니아 울프의 생을 비교해보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엄청난 착각이었다. 저자는 우즈 강의 수원지를 시작으로 우즈 강을 샅샅이 훑어가며 인류의 문명과 영국의 역사, 강이 인류에게 끼친 영향과 자연의 신비로움 등등이 아우러진 범지구적인 고찰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강물이나 백악질 바다 아래에 잠겨 있으면 과거가 파도처럼 일면서 내게 밀려오는 기분이 든다. 물이 뭔가를 마구 풀어놓는다. 예전에 다 말랐던 것들을 녹인다. 납을 단것처럼 묵직한 것이 내 혈관으로 서서히 흘러든다. 현재를 잊는다. 눈이 보는 것, 귀가 듣는 것은 현재와 멀어진다. -P167 버지니아 울프의 이야기는 6장 사라진 여인에서야 겨우 만날 수 있었다. 그녀의 생과 그녀의 작품과 그녀의 가족 이야기를 읽으며 내 속의 신경질적인 버지니아 울프는 사라져가고 있었다. 그녀는 죽음이 비극적이었을 뿐 삶은 결코 비극적이지 않았다. 어쩌면 비극적이란 죽음조차 단순한 편견일지도 모른다. 버지니아 울프가 언젠가 말했듯 심연 위에 깔린 한 조각 포장도로 같은것이 아닐까? 그리고 버지니아의 말이 맞다면 우리의 유일한 터전은 여기뿐이다. 그렇다, 바로 망가진 이 지구 말이다. -P364-365 여정은 그렇게 우즈 강의 끝 그리고 바다의 시작에서 마무리 되었다.

 

  우즈 강을 따라가는 여행의 계절은 여름이다. 공교롭게도 이 여행을 읽는 계절 또한 타는 듯이 무더운 여름날이었다. 폭발하듯 적란운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뜨거운 여름날을 함께 공유하고 있었다. 이제 곧 선선한 바람이 불기시작하면 섬진강을 보러 갈 생각이다. ‘토지길을 따라 섬진강을 걸으며 떠나가는 여름을 전혀 아쉬워하지 않으며 보낼 것이다. 그리고 섬진강에서 가을을 안고 돌아올 것이다. 여행은 늘 그렇듯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이다.

g*****6 2018.08.1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