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연 작가의 스캔들 사랑이야기들은 라디오에서 하나씩 풀었던 것으로 그때도 상당히 흥미있게 들었던 기억이 난다.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기 위해서 예술가들은 많은 경험을 토대로 그 감정을 작품에 쏟아부어야 비로서 명작이 탄생한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감정은 사랑이다. 바로 명작을 탄생시킨 사랑이야기 또는 스캔들을 엿볼수있는 감미로운 책이다. 단테의 샤로운 삶 3장 중 "사랑은 한 손에 내 불타는 심장을 쥐고 조심조심 먹었다. 그리고 사랑은 울면서 떠나갔다." 라는 문구는 뜨거운 사랑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면 결코 나올수 없는 구절이다. 이렇게 가슴아픈 사랑의 스캔들을 엮은 도서가 연애낭독 살롱이다. 예술가들의 사랑에 빠져볼수 있는 시간이 될 연애낭독 살롱을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연말리뷰 |
|
"사랑은 모든 것을 정복한다(Omnia vincit Amor)."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는 그의 작품 <목가>에서 이 구절을 언급했다. 그는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기며 우리는 또한 사랑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또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는 로테와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진 베르테르가 그토록 아름답게 보이던 자연도, 평화로움도 더 이상 느낄 수 없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대체 사랑이 뭐길래 이토록 우리를 괴롭게 하고 슬프게 하며 고독에 몸부림치게 할까?
정말 사랑이 모든 것을 정복할까? 순진하게만 보이는 큐피드의 화살이 가슴을 파고들면 사랑의 노예가 되어 영혼을 바쳐야 할까?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이런 19세기적 연애 로맨스가 먹혀들기는 할까? 이런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가령 중고등학생 시절의 풋풋했던 사랑의 다시 감정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며...
이 책은, 분명히 다르다. 연애 불구니, 픽업 아티스트니, 채팅이니 뭐니 하는 요즘의 스마트하고 스피디한 사랑 방식에 비하면 그들의 사랑 방식은 아날로그적이다 못해 녹슨 골동품 같기까지 하다. 그래서 다시 찾게 된다. 가슴 깊은 곳에 있는 그 오래된 감정을.
큐피드는 여전히 화살을 날려대고 있을 것이다. 근데 목표물로 정해진 사람의 가슴이 너무 굳어서 딱딱해졌다거나 온몸에 철갑을 두르고 산다거나 돌부처가 되지만 않았다면 분명 큐피드의 화살에 맞아 괴로워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SOS를 외치며 장문의 연애편지를 써 부칠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 나오는 22가지 연애 로맨스는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만한, 그동안 몸을 지배해온 야무진 철갑을 녹일만한 화력을 지닌 그런 난로 같은 책이다.
단테, 피카소, 카사노바, 나폴레옹, 조르주 상드, 존 레넌, 샤넬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거장들이 몸바친 예술과 정치의 속 깊은 곳에는 바로 연애가 있었다. 지독한 연애가 없었다면 그들의 빛나는 업적은 탄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며 극한에 이르는 집착을 보여주는 카르멘과 호세. 이런 관계는 요즘에도 흔하다. 자유로운 사랑을 원하는 여자와 소유하려 드는 남자처럼. 또 조르주 상드와 쇼팽의 이야기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그녀는 그 시대 모든 남성을 굴복시켰고, 그들의 정신력을 빨아들여 작품을 쓰는 창녀다." 상드에 대한 보들레르의 평이다. 천재 연주자 쇼팽도 그녀의 품을 그리워하다가 결국 숨을 거두고 만다.
이렇듯 예술가들의 사랑은 영혼을 다 바칠 정도로 진실하다. 그 외에 샤넬 NO. 5를 탄생시킨 샤넬과 스트라빈스키의 사랑, 피카소의 무지개 같은 일곱 여자와의 사랑. 그리고 마지막 영화 <카사블랑카>에 나오는 명대사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를 제목으로 단 잉그리드 버그먼과 로셀리니의 사랑도 흥미롭다.
사랑은 관리하는 것이 아니다. 기술 따위로 쉽게 얻을 수 있는 가벼운 유흥도 아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다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아니 평생 이루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들의 사랑을 보면 정말 그렇게 느껴진다. 사랑은 하지만 사랑하는 것은 아닌 사랑(?)보다는 진짜 사랑을 하고 싶어지게 된다.
올컬러에 명화들이 곁들여져 있어 보는 눈도 즐거운 책이다. 조용한 카페에 앉아 읽기에도 좋은 책이다. |
|
월간 인물과사상을 창간 때부터 꾸준히 구독하고 있다. 1년만다 정기구독을 연장하면 출판사에서 출간한 책을 보너스북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안 읽은 책 중에서 이 책을 골랐다. 과연 어떤 내용이 들었을까. 책의 부제로 '그림, 음악, 패션, 권력을 낳은 연애 스캔들'이라고 적혀 있다. 음악도나 미술학도가 아니라서 유명한 음악가나 화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잘 모르는 편인데 저자는 '스캔들'이었던 그 유명인들의 연애사를 소개한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인 금기된 연애행위가 이렇게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는지 놀랍기 그지 없다. 그리고 그들의 음악이나 그림에 그 로맨스가 촉매제가 되었다고 보는 저자의 해석이 옳은지 틀린지는 잘 모르겠지만, 예술이란 행위가 그런 일탈 속에서 전수된다는 슬픈 사실을 확인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좀 그렇다. 피카소가 평생 일곱명의 아내를 두었다는 스토리를 담은 2페이지를 폰카로 찍어 조카에게 보내면서 '이런 놈은 만나면 안 된다'고 충고하면서도 속으로는 부러움(?)과 비난을 동시경험하는 것도 인정해야 하겠다. 가볍게 읽고 가십꺼리로 사용하기에는 괜찮은 정보다^^ |
|
만인이 그 첫사랑을 기억하게 되리라 -단테와 베아트리체
: 가장 인상 깊었던 커플. 아니, 커플이라 하기도 민망하다. 실제로는 한 사람의 짝사랑이었으니. 그러나 한 여자를 죽는 순간까지 마음에 담고 그 여자를 한 대륙의 종교관에 있어 이상적인 여인으로 그려낸 것, 그리고 결국에는 역사에 남을 이름으로 만들어냈다는 점은 경탄할 수밖에 없다.
좋은 사람들이 나보다 어릴 뿐 -조르주 상드 : '여자 돈 후안' '여자 카사노바'라고 불린 여인. 요즘 시대에는 여자 ~가 아니라 조르주 상드라고 불려야할지도 모르겠다. 쇼팽과의 사랑이 불운하게 끝난 것은 안타까웠다. 불꽃같은 열정과 사랑이라는 말은 이 여인에게 가장 어울리는 것이 아닐까.
붓으로 편력하는 어린아이 -피카소와 일곱 여인 : 페르낭드 올리비에, 에바 구엘, 올가 코클로바, 마리 테레즈 발터, 도라 마르, 프랑수아 질로, 자클린 로크. 일생 두 번을 결혼하고 평균 십년 주기로 일곱 여자와 동거한 희대의 바람둥이라고도 할 수 있겠고 다른 이들은 한 사람도 만나기 힘든 열정적인 사랑을 일곱이나 겪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 모든 여인에게 깊은 영향을 끼치고 그만큼 깊은 영향을 받은 대 예술가의 연애담은 인상적일 수밖에 없엇다.
지고지순한 사랑의 결정체 -엘리자베스와 로버트 브라우닝 : 로버트 브라우닝과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은 시인커플이다. 엘리자베스 배럿은 장애인으로 마흔까지 고독하게 살다가 여설 살 연하의, 당시 무명이던 로버트 브라우닝의 구애를 받아 결혼하게 된다. 단순 사실만 보면 로버트 브라우닝이 출세를 노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성공한 이후로도 사랑을 키워나간 것은 그에게 진정성이 있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은 처음에는 로버트 브라우닝의 구애를 거절하다가 마음을 열고 <당신이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이라는 시를 지었다는데 실로 마음에 와 닿는 아름다운 시였다.
당신이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 단지 사랑만을 위해 사랑해주세요. 이런 말은 하지 마세요. '그녀의 미소, 자태, 부드러운 말씨 그리고 만나면 확실히 편하기 때문에 그녀를 사랑해.' 그대여. 이런 것들은 변할 수 있고, 그대로 인해 바뀔 수도 있죠. 그렇게 이룬 사랑은 그렇게 깨질 수 있어요. 내 볼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려는 연민의 사랑도 원치 않아요. 그대의 위로에 익숙해지면 눈물은 마를 것이고, 그때 당신의 사랑도 잃을 테니까요. 그러나 사랑을 위해 나를 사랑한다면 그 사랑이야말로 영원히 지속될 거예요.
로버트 브라우닝은 장애와 나이라는 단점이 있음에도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에게 사랑을 느꼈다. 그것은 외적인 것을 넘어선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의 시와 그녀의 내면에 대한 사랑이었던 것이 아닐까. 단순한 언어의 집합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여름엔 날렵한 사람, 겨울엔 통통한 사람과 -돈 조반니 : 신분, 나이, 국적 등을 초월해 여자라면 사귀어 자국 스페인에서만 1천 명, 타국에서도 1천 명에 달하는 여자를 만난 남자. 같은 남자로서 어느 정도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하루에 한 명만 사귀어도 2천 일. 5년은 걸렸다는 건데 이것도 보통 의지와 노력으로는 어려운 일일 거다.
물처럼 다가가 불을 선사하다 -카사노바 : 여자를 잘 꼬시는 남자의 대명사라면 카사노바인데 정작 120여 명으로 돈 후안보다는 적다는 게 의외였다. 다만 그는, 강제적이고 상대의 비난이 뒤따랐던 돈 후안과 달리 상대 여성의 사랑을 받았고, 심지어 헤어진 여자가 다른 여자를 소개시켜주기까지 했다고 한다. 실로 이 무슨... 카사노바가 신학교 출신이고 정치가, 외교관, 재정전문가, 탈옥전문가, 이단마법사, 법학박사, 철학자, 사제, 연극배우, 프리메이슨 회원, 바이올린 연주자, 도박꾼 등등 수많은 직업과 재능을 가진 인물이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하기야 여자들도 눈이 있고 머리가 있는데 별볼일 없는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지는 않았을 것이다. 일과 취미, 여자까지 남들은 하나도 성취하기 힘든 것들을 수도 없이 이루어낸 이 남자,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읽고 나서 참 사랑에 목숨들 거는구나 싶었던 것은 내가 사랑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재미는 있었으나 깊이가 있었는가는 조금 의문스럽다. 분명 흥미로운 이야기들이었으나 어딘가 미진한 느낌을 받았다. 하기야 이 많은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 다루려면 지면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겠다. 읽고 나면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뭉클 솟아나는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