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3)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79%
  • 리뷰 총점8 21%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9.0
  • 50대 9.0

포토/동영상 (4)

리뷰 총점 종이책
작가의 영혼이 뒹구는 창조의 방 (예술가의 작업실)
"작가의 영혼이 뒹구는 창조의 방 (예술가의 작업실)" 내용보기
제 가까이에 친근하게 연락을 주고받는 미술쟁이가 세 분 있습니다. 이 중에 한 분은 고교 동창으로 교단에 서는 분입니다. 그 시절 이 친구가 수채화 그리는거 보면 쓱쓱싹싹 붓질 몇번이면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지더군요. 또래의 미술반원 중에서도 단연 발군이었습니다. 아마 전국대회 수상도 꽤 한걸로 기억합니다. 화가로 명성을 날릴 빼어난 재주라고 생각했더랬죠. 그런데 미대를
"작가의 영혼이 뒹구는 창조의 방 (예술가의 작업실)" 내용보기

제 가까이에 친근하게 연락을 주고받는 미술쟁이가 세 분 있습니다. 이 중에 한 분은 고교 동창으로 교단에 서는 분입니다. 그 시절 이 친구가 수채화 그리는거 보면 쓱쓱싹싹 붓질 몇번이면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지더군요. 또래의 미술반원 중에서도 단연 발군이었습니다. 아마 전국대회 수상도 꽤 한걸로 기억합니다. 화가로 명성을 날릴 빼어난 재주라고 생각했더랬죠. 그런데 미대를 가지않고 사범대로 진학하더니 아이들 가르치는 미술 샘으로 자릴 잡더군요.(사실 그 당시 가난했던 소도시 부모님들은 미래가 불투명한 미대보다 안전해 보이는 사대를 강권할 수 밖에 없었겠지요). 학동들을 지도하면서도 동호회 전시 출품 등 활동을 꾸준히 하는데, 초대장을 받고 가보면 주로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소조 등이 전시되어 있더군요. 유화 같은 거 안그리냐? 라고 물으면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 보다 이런게 더 마음이 간다고 대답하더군요. 아쉽습니다. 이 친구 그림 한 점 정도는 소유하고 싶었는데, 집에 보관하고 즐기기 힘든 것만 줄창 만들고(?) 있으니... 만약 그 때 고생이 되었더라도 미대를 선택하였더라면? 재주만 가지고 보면 참 아까운(?) 친구입니다.

 

또 한 친구는 전업화가인지 술꾼인지 구분하기 힘듭니다. 개인전을 벌써 수차례 했지요. 처음 전시할 땐 그냥 일반적인 유화작품에 불과했는데, 회가 거듭할수록 정말 화가다운 포스를 느낍니다. 저번 전시회에 걸린 그림을 보니 대잎처럼 긁어서 완성하였더군요. 자신 만의 창작기법이  정착화되는 과정의 산물로 보여지는게 정말 대단하고 커보였습니다. 이제 진짜 화가 티가 난다라고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뭐~ 이정도 농은 할 수 있는 사이입니다. 항상 변화를 추구하고 끝없이 자신의 완성을 위해 노력하는 이 친구가 전 좋습니다. 그래서 이 친구를 부를땐 화백이라 부른답니다. 그런데, 다른 친구들은 이 이 화백친구의 작품 하나씩은 소장하고 있지만 전 없답니다. 이 친구 그림의 색조가 제 마음하고는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전 밝은 그림을 집에 걸고싶은데, 이 친구는 죽어라 어두운 색조를 유지합니다. 어두우면 안팔린다해도 더 이상 밝아지기 힘들다네요. 어쩔 수 없이 술만 대접할 뿐입니다...

 

마지막 친구는 화쟁이 친구입니다. 명색이 미대를 나와 그림그린다는 사람이 전시회 출품하는거 한번도 못봤습니다. 그런데 전 이 친구의 그림을 가장 사랑합니다. 따스한 색조가 집의 분위기에 딱 어울리죠. 그가 그리는 추상도 전 읽혀집니다. 늘상 우리집 벽 비워 놓았는데 그림 언제 줄끼고? 묻습니다. 다음에~ 한게 벌써 10년이 두번 지났습니다. 이 친구는 자신의 그림을 선보이기엔 부족한게 너무 많다고 생각합니다. 아닌 말로 위에 언급한 친구들보다 훨씬 잘 팔릴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은 너무 평범하다고 생각하네요. 물론 아마츄어의 눈으로 바라본 평가입니다. 하지만 정작 그림을 거는 곳은 관공서나 미술관 등 큰 장소만 있는게 아니지 않겠습니까. 당장 내 집에 걸고픈 그림은 내 눈에 만족을 주는 작품이라야 되는데, 이 친구는 그게 아니라고만 이야기 합니다. 글쎄요. 가치관의 차이이지만 설득하기 힘듭니다. 요즘은 사진에 몰입하고만 있을 뿐 그림그릴 생각도 안하는군요. 그래서 전 이 친구를 보면 화쟁이라 그럽니다. (파리 여행 같이가기로 해놓고 혼자 가버린 친구가 이 분 입니다. 진짜 혼자 갔는지 사모님께 확 찔러버리고 싶습니다. 음... 이 말은 곧 지워야겠네요. 가정분란 일어날라... ^^*... ) 


(이미지는 이 책 서양화가 민경숙님의 작업실 편에서 가져온 겁니다... 실제는 이보다 조금 혼잡하지 않을까요? 아마 사진 찍느라 조금 치웠을거라 혼자 생각해 봅니다...)


전 그림 잘 못그리고 악기 연주 잘 못합니다. 하지만 클래식 음악 너무 좋아하고 그림보는걸 엄청 좋아하니 전시회나 음악회 부지런히 쫒아 다닙니다. 그래서인지 이쪽 친구들과 말이 잘통합니다. 이들과 어울리는 것도 즐겁구요. 이 책 <예술가의 작업실>을 리뷰어클럽에서 보고 마구 끌림에 얼른 책 소개코너에서 <미리보기>를 봤습니다. 사진을 보니 깔끔하게 정리된 화백의 작업실이나 뚱땅거리는 친구들의 작업공간과 비슷하더군요. 예술가의 작업실! 저자는 이를 '물질과 연장 그리고 작가의 영혼이 뒹구는 창조의 방'이라고 풀어썼네요. 참 평론가다운 표현입니다. 저는 그냥 '창의와 예술의 산실!' 정도 밖에 표현 못하겠지만, 친구들의 작업실에 들어가면 붓 하나하나, 화포틀 하나하나에 정말 어떤 예술적 혼이 얽혀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특히 창 한 귀퉁이로 스며든 빛에 이리저리 튀고 흩어진 물감을 보노라면 몽환적 상상력이 절로 머릿 속을 헤엄친답니다.

 

<예술가의 작업실>은 저자가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12명의 작업실을 방문하여, 그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섬세한 시각으로 되짚어 본 책' 입니다. 12분이 정말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지에 대해서는 비전문가인 제가 언급할건 아니지만, 화가마다 지닌 나름의 작업방식과 어떤 예술적 기운을 느끼기엔 더할나위없이 좋은 책이란건 알겠습니다. 전부 다 개성있는 기법을 선보이는 것이 보는 것 만으로도 공부가 되네요. 그들이 다루는 물질이나 예술적 표현에 한계가 없다는 것도 새삼 실감합니다. 책을 다보고 읽은 후, 다시 소개된 화가들의 약력(296~299쪽)을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분류를 보니 서양화가 8분, 조각가 2분, 한국화가 2분, 이렇게 구분하였네요. 사실 저에겐 현대미술이 어렵습니다. 무얼 말하고자 하는지는 알겠는데, 수용하기에는 제가 좀 고전적이기 때문이죠. 어쨋거나 일종의 특수영역인 화가들의 공간을 엿봄으로써 더욱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이끄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관심있는 독자에 한해서 그렇겠지만요. 저에겐 참 느낌있는 책 입니다. 혹시 제 글을 읽고 미흡한 분은 아래 글을 읽어보시면 책의 분위기를 대충 잡아낼 수 있을 듯합니다...

(책의 뒷표지에서 따왔습니다)

 

 

리뷰 총점 종이책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마주하다.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마주하다." 내용보기
우리들에게 아직까지 예술은 멀고, 예술가들도 낯설다. 왠지 우리와는 다르게 보인다. 왜 그럴까? 아마 우리의 교육과 일상에서 멀어지는 예술, 점점 더 거리가 생기는 것 아닐까? 예술에 대한 소양(교육)이 부족하고, 예술가들을 접합 기회가 적은 것이 이유가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예술가를 꿈꾸지만, 적은 사람들만이 예술의 길에서 살아간다. 이 책은 우리들에게 예술가들을 소개한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마주하다." 내용보기

우리들에게 아직까지 예술은 멀고, 예술가들도 낯설다. 왠지 우리와는 다르게 보인다. 왜 그럴까? 아마 우리의 교육과 일상에서 멀어지는 예술, 점점 더 거리가 생기는 것 아닐까? 예술에 대한 소양(교육)이 부족하고, 예술가들을 접합 기회가 적은 것이 이유가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예술가를 꿈꾸지만, 적은 사람들만이 예술의 길에서 살아간다. 이 책은 우리들에게 예술가들을 소개한다. 엿보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앞에 펼쳐놓고 보여준다. 처음 책을 보았을 때 표지가 하나의 작품(회화)라고 생각했다. 강렬한 붉은 색에 서 있는 한 사람과 작업도구들이 그려진 그림, 확 와 닿았다. 그리고 제목이예술가의 작업실이라서 약간은 갸우뚱했다. 그들의 작업실, 다 비슷한 것 아닌가?

 

대부분 가난한 세상의 많은 무명의 작가들이 자신들의 창작공간에서 묵묵히 작업을 하고 있다. 사람들이 알아주면 좋으련만, 그래도 자신이 원하는 길이기에, 어려움을 딛고 예술에 생명을 부여하고 있다. 이 책은 비교적 이름이 있는 작가들의 작업실을 방문하는 작업실 방문기이다. 특징이라면 다양한 작업을 하는 작가들의 공간이라서, 정말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이 사용하는 재료에서부터 표현 방법, 평소에 잘 접하지 못한 분야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겪는 비슷한 문제는 쓸만하고, 저렴한 창작공간 즉, 작업실이다. 공장 같은 거대한 작업실에서부터 작은 탁자와 책상이 놓여 있는 적은 작업실, 그들이 사용하는 도구도, 용접불꽃에서부터 모나미 볼펜까지 다양하다. 자신의 취향과 형편에 맞추어 적응하는 것 같기도 하고, 도구와 장소를 자신에게 맞추어가는 것 같기도 했다.

 

간단히 말하면, 작가란 존재는 자기만의 조그만 공간에서 그저 그림 그리는 게 좋은 이들이다. 또한 작가란 존재들은 자신과 궁합이 맞는 물질을 찾아 그것과 함께 살아 온 삶의 궤적을 보여준다.사물들에 생명을 부여하고 싶어하는 사람들, 이 상태를 “막을 지운 자리에 고요한 이미지만이 파리하게 응고되어 있다., 자연과 생명체가 지닌 기운을 한지에 수묵담채로 그리고자 한다.

 

작업실은 일상의 삶과 작업이 전개되는 장소이며, 그들의 고뇌와 노동이 치러지는 거대한 재단 같다. 그들의 작업장에 서면 작업실은 그들의 작업이 중노동 이상의 강도의 작업임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고된 노동의 현장성을 사실감 넘치게 보여준다. 그들의 노동 아니 그것이 그들의 예술이다. 하지만 이들도 생활인이기도 하기에 예술은 무엇보다 배고픈 것으로부터의 자유가 중요한 요소이나, 결국 작업은 그들의 의지의 문제로 귀결된다. 과거에 수많은 명작을 만든 이름 난 화가들도 생전에 그렇게 배고픔과 가난, 병으로 고생하면서도 계속되는 중노동에 가까운 창작으로 그들의 생명을 짧게 마감한 사람들이 많듯이 현재의 많은 작가들도 그러하겠지. 현대의 예술가들에게도 물질적인 것은 중요하다. 화가는 물감이 없으면 불안하고 두려운 사람들이다. 작업실을 가득 채운 도구들, 그들의 창작열에 불을 붙여줄 음악 등이 그들과 함께한다. 작가 자신의 체취나 기분, 응어리진 한을 풀어낸 그림이 우리 앞에 펼쳐진다. 그림과 작가와의 거리는 스스로의 반성의 공간을 확보해 준다. 또한 그들은 물질에 영혼을 불어넣고 물질과 함께 몽상하며 산다.

 

회화는 일정한 표면을 서식지로 삼는 데 반해 조각은 공간을 생의 조건으로 삼는다. 조각이란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에 변형을 가해 자신이 원하는 형상을 구축해 내는 일이다. 그림이나 조작, 사진은 시간의 상처를 재생시키고자 하는 오래되고, 질긴 욕망의 소산이다. 예술의 역사란 우리에게 일정한 방식으로 보는 방법을 강요하기도 하고 권유하기도 한다. 마치 절로 들어간 중들처럼 작가들 역시 작업실이란 공간으로 들어가 면벽수도하는 작업에 전념한다. 사건은 대상을 기록하고 재현하지만, 동시에 찰나의 순간과 그 빛을 편애하며 저장한다. 작가들이 구사하는 방법론은 시간의 경과에 비례해 효과적이고 간편한 방법으로 진화하기 마련이다. 사물이 생명체를 흉내 내는 것이 예술이다. 사진은 실제의 세상이 아니라 인화지라는 물질 위에 얼룩진 화학적 이미지이다. 미술은 무엇보다도 어떤 물질을 가공해서 또 다른 존재로 환생하게 되는 일이다.

 

작가는 우리에게 말하려 한다.

내가 아는 예술가들, 그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설명한다. 그러나 이해는 항상 벽으로 우리들을 나누어 나와 그들을 구분한다.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겠지만, 일상생활에서는 그렇게 서로가 통하는 사람들이지만, 자신의 표현에서는 왜 그리 고집이 센 사람들인지,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그 강력한 이미지에 모든 것을 담아낸다. 함축된 의미, 그 속에 자신이 있는 것 아닌지. 그러기에 더 낯설게 다가오는 것 같다.

 

가난한 이들의 작업장, 성공한 작가의 작업장, 대학에 소속된 이들의 작업장들이 보여진다. 하지만, 어느 한 곳에서 예술적 열정과 처절한 노력의 땀이 배여 있지 않은 곳이 없는 것 같다. 이 글들은 나에게 예술을 문학(소설, 수필 등)과 같이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책이다. 예술의 길은 멀기만 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나의 작은 글쓰기가 나를 표현하는 방법이듯 그들은 그들의 작품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 같다. 그들은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다. 그것은 공감이 아닐까? 그들은 자신과 동 시대의 예술을 위해 노력을 하지만, 자신의 취향과 다른 이들의 기피로 대부분, 사람들과 떨어진 자리에 그들의 작업장을 갖는다. 하지만, 나름 그들의 적응은 생활 속에 실천하는 예술로 발전하는 것이지 모르겠다. 다양한 작업도구들을 보면서, 역시 표현 방법은 다양하구나, 생각해보지도 못한 곳에서 그들의 도구를 발견하고, 표현하는 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지독스러운 물감의 화학적 냄새는 나에게 가장 먼저 작가들의 존재를 알리는 신호였는데, 그러나 그림에서 유리를 붙이는 작가, 천을 붙이는 작가, 수채화, 유화 등 회화에서도 엄청난 다양한 도구로 자신을 표현한다. 그 외 다양한 조형예술 등이 있다. 그러나 우리 같은 일반인들에게 많은 현대의 예술작품들은 작가나 해설가들의 설명이 없으면, 무엇을 표현하는지 알기가 어렵다. 이 책의 장점을 각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저자의 수려한 해설과 작가들의 작업의 과정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작품은 쉽게 다가오지가 않는다.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와 안목이 필요할 것 같다. 무엇보다 그들과의 공감이 중요한 것 같다. 우리도 전시장으로 그들과 만나러 나서야 할 것 같다.

 



p*******t 2012.02.23. 신고 공감 10 댓글 25
리뷰 총점 종이책
『예술가의 작업실』작가가 숨쉬는 공간속으로 들어가다
"『예술가의 작업실』작가가 숨쉬는 공간속으로 들어가다" 내용보기
예술가가 숨쉬는 공간속으로 들어가는 것만큼 호기심을 자아내는 것도 없을것 같다. 작가가 생활하고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작업을 하는 곳, 작가의 습관이나 정리되지 않는 작업실,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는 재료들의 모습들은 무질서 속에서도 질서를 유지하고 있었다.   미술평론가이자 전시기획자인 저자 박영택이 열두 분의 예술가들의 작업실에 방문해 그들이 사용하는 물질
"『예술가의 작업실』작가가 숨쉬는 공간속으로 들어가다" 내용보기

예술가가 숨쉬는 공간속으로 들어가는 것만큼 호기심을 자아내는 것도 없을것 같다.

작가가 생활하고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작업을 하는 곳, 작가의 습관이나 정리되지 않는 작업실,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는 재료들의 모습들은 무질서 속에서도 질서를 유지하고 있었다.

 

미술평론가이자 전시기획자인 저자 박영택이 열두 분의 예술가들의 작업실에 방문해 그들이 사용하는 물질과 함께 손때가 묻어있는 연장들과 그들의 영혼이 묻어나오는 작품들을 보며 작가의 내면을, 이상을 들여다보며 우리를 예술가들에게 인도하는 책이다. 우리는 그가 방문한 예술가들이 사용한 각 물질들을 이용해 작품들을 보며 감동을 받으며 작품속으로 같이 빠져들게 된다.

 

처음 이 책을 받았을때만 해도 회화를 그리는 작가들의 작업실을 방문한 책으로 알고 있었는데 막상 책을 열어보니 다양한 물질 들을 사용해 작품하는 작가의 작업실을 방문한 책이었다. 처음 만난 작가가 아닌 저자가 20년 가까이 알고 지내왔던 작가들의 예술에 대한 집념과 그림에 대한 애착 등을 우리에게 보여준 책이었다. 또한 작가들을 바라보는 저자의 애정어린 눈빛이 어려있던 책.

 

가난한 예술가의 좁은 작업실. 성공한 예술가의 널찍한 작업실, 재료가 귀해 돈이 생길때마다 재료들을 사놓고 온 마음을 다해 작품에 임하는 예술가들. 차곡차곡 쌓여져 있는 작품들과 살고 있는 곳이 작업실이기도 했던 그들의 작은 공간속에서도 작품은 꽃처럼 피어났다.

 

나에게는 다들 생소한 작가들이었다. 새로운 작가들을 알게 되었다는 점. 그들이 속한 작업실과 작품들을 바라보며 왜 그림을 그린 곳에 칼질을 하는지, 또한 그림에 못을 박기도 하는지 내가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작품으로 보는 그들의 그림들은 반짝이는 빛처럼 그렇게 강렬하기도 했다.  그리고 신문지에 모나미 볼펜과 연필 만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도 있다니. 과연 그게 작품이 될까 그냥 까맣게만 보이는 네모난 것이지 않을까 했는데도 저자는 그것에 감탄하고 있었다.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책이다.

멈추어져 있는 한 가지 시각으로 바라보지 말라고 한다. 열린 시각을 가지라고 말해준다. 작가들에게 그림이란 그들이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유일한 방식이라고 했던가. 그러기에 우리는 그들의 열정으로 피어난 작품을 보고 감동을 받고 위로를 받기도 하는 것 같다.

 

다시금 그들의 작업실 풍경과 작품들을 들여다보고 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2.02.25. 신고 공감 8 댓글 17
리뷰 총점 종이책
재미가 쏠쏠한 예술가의 작업실 들여다보기 - 사는 모습은 피차일반
"재미가 쏠쏠한 예술가의 작업실 들여다보기 - 사는 모습은 피차일반" 내용보기
대학시절 동양화를 전공하는 친구를 만나러 학교에 있는 작업실을 찾아간 적이 있었다. 치기어린 청춘남학생들에게 미대란 청순하고 가련한 생머리에다 여리고 새하얀 손가락에 살짝 들려진 붓, 자태마저 영롱하게 의자에 앉아 캔버스를 응시하고 있는 맑고 커다란 눈. 같은 것이었다.   (책에 소개된 작가 홍명희의 작업실보다 수십 배는 더욱 더러웠다)   그러나, 처음 찾아간
"재미가 쏠쏠한 예술가의 작업실 들여다보기 - 사는 모습은 피차일반" 내용보기

대학시절 동양화를 전공하는 친구를 만나러 학교에 있는 작업실을 찾아간 적이 있었다. 치기어린 청춘남학생들에게 미대란 청순하고 가련한 생머리에다 여리고 새하얀 손가락에 살짝 들려진 붓, 자태마저 영롱하게 의자에 앉아 캔버스를 응시하고 있는 맑고 커다란 눈. 같은 것이었다.

 

(책에 소개된 작가 홍명희의 작업실보다 수십 배는 더욱 더러웠다)

 

그러나, 처음 찾아간 미술 작업실은 한마디로 난장판이었다. 친구의 전공이 동양화라 온통 검은 색일 거라 생각했는데 온갖 색깔의 물감과 덕지덕지 뒹굴어져 정말 더러웠다. 청순하고 가련한 생머리 여자 미대생은 모두 어디가버렸는지 꾀죄죄한 외모에 기름에 폭 빠진 듯 한 머리와 지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혐오스러운 색깔로 뒤덮인 작업용 앞치마를 두른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이후로 그 친구의 작업실에는 단 한 번도 찾아가지 않았다.

 

물론 이 책 「예술가의 작업실」은 자신의 분야에서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작가들의 작업실을 찾아간 것이 때문에 대학 전공학생들이 열댓명 모여 함께 작업하는 작업실과는 차원이 다르다.

하지만 어찌 되었건 그때의 큰 실망이 내가 더욱 미술 분야의 문외한이 되는데 한몫 했다고 본다.

 

“그 가운데서 작업실 풍경이 인상적이었고, 엄청난 작업량, 뛰어난 작품성을 지녔다고 생각되는 작가로 한정했다.” (p.293)

“안창홍은 최근 몇 년 동안 쉼 없이 엄습하는 현실에 대한 절망감과 어찌 할 수 없는 무기력함에 대해 자신을 책망하고 괴롭혔다고 한다. 그래서 최악의 컨디션을 견디며 오직 작업에만 매달렸다고 한다. 그것만이 바깥세상을 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p.58)

 

예술가에게 작업실은 가장 큰 노력을 담고 마음을 쏟아내는 장소일 것이다. 작가 안창홍이 현실에 대한 절망과 무기력을 쉼 없는 작업으로 견딘 것처럼 그들만의 피난처이자 비밀통로인 것이다.

그곳을 들여다본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미술 분야에 관해 문외한이던 내게 미술평론가이자 전시기획자인 박영택씨의 친절한 소개는 예술가의 사적 공간을 들여다본다는 관음증 비슷한 시시껄렁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또한 수많은 작가들 중 엄선한 12명의 작가와 그들의 작품 일부를 만날 수 있다는 것도 내겐 큰 호사다.

12명의 작가들 중 나는 대구에 작업실을 둔 작가 최병소씨가 가장 인상 깊었다.

 

 

 

 

신문지에 모나미 검정색 볼펜으로 사선으로 긋고 그 위에 4B연필로 덧칠하고 또 그 위에 볼펜으로 긋고 연필로 덧칠하는 과정을 하는 작업이다.

단번에 ‘이게 뭐야~!’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캔버스에 점하나를 찍던지 선 하나를 긋던지 아니면 아무것도 그리거나 하지 않고 제목만 ‘무제’로 써 놓은 작품을 보면 평소에도 육두문자를 날려대던 나이기에 최병소씨의 작품 또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그는 좀 달랐다. 출발점이 달랐다는 것이다.

 

“당시 언론은 억압된 침묵으로 일관했고 미술계 역시 현실을 외면하고 있었다. 이때 그는 흡사 난폭한 검열을 흉내 내듯 거세게 신문을 지워 나갔다.” (p..119)

 

“아무것도 그리지 않고 표현한 것도 아닌, 그래서 작가의 조형 의지란 것을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그런 기이한 화면이었지만, 오히려 그 침묵이 더 큰 울림을 주었다.” (p.118)

 

70년대 독재정권하의 어두움을 몸으로 견디며 체득한 행위인 것이었다. 작가는 자신의 몸으로 살아낸 행위를 작품에 그대로 투영할 때 비로소 진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화려하지도 뭔가 많은 말을 하지도 않지만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더군다나 내가 살고 있는 대구에서 이런 작가가 있다는 것도 새삼 반갑다.

 

 

 

침묵으로 더 큰 울림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작가가 수많은 모나미 볼펜과 수많은 4B연필과 수많은 신문지를 몸으로 눌러내며 담아냈을 작업의 고됨이 그대로 느껴진다.

 

‘작가’, ‘예술가’ 라 하면 뭔가 우리들 일반인과는 동떨어진 별나고 특이한 사람으로 인식 된다. 하지만 그들 또한 작업실 대여료나 창작활동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밥벌이 직업을 가져야 하는 현실의 문제를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저자가 줄곧 얘기하는 것처럼 그들의 예술 활동 또한 노동활동에 다름 아니다. 밥벌이가 시원찮으면 예술 활동 또한 시원찮다. 동전의 양면처럼 떨어질 수 없는 현실적 한계이다.

그래서 책에 소개된 작가들의 작업실과 삶이 조금은 애틋하고 살갑게 다가온 듯하다.

 

 

“회화란 일정한 평면에 환영을 주는 행위이다. 외부 세계의 사실적 재현 내지는 눈속임을 불러일으키는 장치이다. 그것은 불가피하게 표면 위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다.” (p.278)

 

회화에 대한 저자의 인식이 깊다. 다행히 독자들이 이해하기 쉬울 만큼 평이하게 글을 써내는 능력이 있다. 표면이 주는 2차원과 입체가 주는 3차원의 촉각적 상이함을 글로 표현해 내는 재주가 있다.

 

“우리는 살기 위해 소모하고 표현하기 위해 억압하고 희생한다. 페인팅은 결국 주어진 캔버스 표면을 잠식해 들어가는 일이다. 조각은 물질을 제거하고 변질시키고 상실시킨다. 사진은 대상을 납작한 인화지 안으로 불러들여 부동의 것으로 응결시킴으로써 본래의 상황을 희생시킨다.” (p.288)

 

살기 위해 갖은 애를 쓰지만 생각대로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지치고 고되지만 꾸역꾸역 견뎌 몸으로 살아내는 것이 인생이다. 캔버스의 표면을 잠식하는 페인팅처럼 내 삶을 갉아먹는 시간을 오롯이 몸으로 받아내는 것이다. 때론 아프고 견디기 힘들만큼 슬프지만 예술가의 창조적인 작업처럼 하루하루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야 그나마 살아갈 가치 한 줌이라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거워진 머리로 예술가의 작업실 문을 닫는다.

 



l****h 2012.02.23. 신고 공감 6 댓글 8
리뷰 총점 종이책
예술작품의 산실, 팩토리
"예술작품의 산실, 팩토리" 내용보기
노동의 산물인 예술작품보다 노동의 재료인 물질과 물질을 다루는 손과 연장, 노동의 현장인 작업실에 주목한 책이다. 이들 모두는 한 가지 물질에 대해 지독한 편애와 집착을 하여 그 물질의 본성을 사유하고 물질속의 기운을 이 세상 가운데 생동하게 하려는 열정이 있는 정직한 노동자들이자 예술가들이다. 열두개의 작업실에 달린 열두개의 방문을 차례로 열어 들어가며 나오며 예
"예술작품의 산실, 팩토리" 내용보기

  노동의 산물인 예술작품보다 노동의 재료인 물질과 물질을 다루는 손과 연장, 노동의 현장인 작업실에 주목한 책이다. 이들 모두는 한 가지 물질에 대해 지독한 편애와 집착을 하여 그 물질의 본성을 사유하고 물질속의 기운을 이 세상 가운데 생동하게 하려는 열정이 있는 정직한 노동자들이자 예술가들이다. 열두개의 작업실에 달린 열두개의 방문을 차례로 열어 들어가며 나오며 예술가의 삶을 방문해보자.

 

생활인으로서의 예술가

   모든 예술가들은 일단 먹는 것으로부터의 자유를 바란다. 궁핍한 생활로 인해 생활의 일차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장기간에 걸친 예술활동도 불가능하고 작가로서의 삶도 어렵다. 많은 예술가가 열망하는 것은 대학에 자리를 얻는 것이다. 화가 이강일은 "예술가는 장기적이어야 합니다. 그는 오랫동안 그리는 자예요. 그래서 순간의 아이디어는 결국 낙망하는 일입니다. 일순간의 것을 확장시키면 타락해요. 그래서 보편적인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작가란 한평생입니다."  고향 근처의 대학에 자리를 얻고 자신이 좋아하는 해송을 그릴 수 있는 그는 행복한 예술가이다. 화가 도병락은 얼마전 문을 닫았다지만 십수년간 홍대앞에서 '전주남부시장 콩나물해장국집'을 하면서 아이들을 키워내고 그 지하실에서 시커먼 고무판을 조각도로 파고 깎는 반복적인 노동으로 식물과 꽃의 패턴을 화사한 색채로 피워냈다. 자신의 방식으로 생활의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예술을 꽃피울 수 있는 멋진 삶이다.

 

반복 노동자로서의 예술가

   화가들은 남루하고 평범한 대상들을 반복해서 그린다. 이 대상들이 무슨 의미가 있어서 이렇게 반복하여 그리고 또 그리는 것일까. 드로잉은 우선적으로 선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에 해당한다. 그것은 작가가 한평생 짊어지고 가야할 공부이자 노동이다. 한평생 그렇게 기초를 쌓다보면 언젠가는 자신의 생각과 하나되는 그림이 나온다고 믿는다. 최병소는 모나미볼펜153으로 신문지위에 반복된 선을 그으면서 신문지 위의 문자를 지워나간다. 그것은 통제된 언론에 대한 패러디이며 난폭한 검열을 흉내내듯 긋고 칠하기를 반복하여 기어이 신문의 얇은 표면을 찟고 뚫어 새로운 물질로 만든다. 평면이 뚫어져 홀연 입체가 되어버릴때까지 그는 끝까지 간다. "지우는 것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가능한 게 아무것도 없는 지점에서 통렬히 단념한다면, 나는 그 어떤 기대도 없이 진정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며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 이름도 없고 목적도 없고 달성해야 할 것도 없고 배울 것도 없다면 나는 그저 모든 상황 속에서 그저 존재의식일 뿐이고, 또 죽을 때도 그저 조용히 생각 없이 죽을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알 필요가 없다." 

 

한가지 물질을 편애하는 예술가

   화가 홍정희는 물감을 터무니없이 가학적으로 소모한다. 물감과 함께 살면서 그것을 주무르고, 섞고, 바르고, 반죽하고, 긁어 대는 등 그것과 논다. 물질은 단순한 재료에 머물지 않고 물질과 작가는 하나가 된다. 신철기시대를 사는 최기석은 철의 표면에 불의 흔적을 남기는 용접조각을 한다. 현대문명의 모든 유용한 도구와 무기를 만드는 철로 그는 생활에 무용한 예술작품을 만든다.  화가 정종미의 작업실에는 전통 종이와 세계곳곳에서 구해온 천들이 가득하고, 조각가 박용남은 앞으로 10년 이상은 쓸 수 있는 대리석을 작업실에 갖다 놓았다. 예술가들에게 재료가 떨어지거나 부족한 것 만큼 불안한 상황은 없다.

 

   저자는 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하던 시절부터 숨어서 작업만 하는 작가들을 찾아다녔고 형편이 어려워서 전시회를 열지 못하거나, 전시장에 전시되지 못하는 나머지 작품들을 보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앤디 워홀은 자신의 작업실을 '팩토리'라고 불렀다는데 작가의 개성적 산물인 작품이 태어나는 곳, 그 공장을 찾아다닌 저자의 열정과 노동에도 감탄한다. 이책에 소개되지 못한 다른 예술가들에 대한 다음 책도 기대한다.                                   
                                                               


y***d 2012.02.21.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영혼이 숨쉬는 예술가의 작업실에서
"영혼이 숨쉬는 예술가의 작업실에서" 내용보기
여행을 하다보면 가끔 외딴 곳에 있는 누군가의 작업실과 마주칠 때가 있습니다. 마치 다른 세계처럼 느껴지는 신비로운 공간이라 한참을 훔쳐보곤 합니다. 일종의 관음증이라 해야 하나요? 타인의 공간을 동경하며 몰래 관찰하고 싶은거... 더군다나 그곳이 예술가의 영혼이 살아 숨쉬는 방일 때는 더 그렇겠지요. Human Art에서 출간된 예술가의 작업실 "물질과 연장 그리고
"영혼이 숨쉬는 예술가의 작업실에서" 내용보기

 

여행을 하다보면 가끔 외딴 곳에 있는 누군가의 작업실과 마주칠 때가 있습니다.

마치 다른 세계처럼 느껴지는 신비로운 공간이라 한참을 훔쳐보곤 합니다.

일종의 관음증이라 해야 하나요? 타인의 공간을 동경하며 몰래 관찰하고 싶은거...

더군다나 그곳이 예술가의 영혼이 살아 숨쉬는 방일 때는 더 그렇겠지요.

Human Art에서 출간된 예술가의 작업실

"물질과 연장 그리고 작가의 영혼이 뒹구는 창조의 방" 부제 그대로

작품과 함께하는 작가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는 좋은 책으로 느껴집니다.

 

 

파스텔의 민경숙님, 두툼한 물감의 안창홍님, 먹과 모필의 김호득님,

묵직하며 유연한 붓질의 이강일님,볼펜과 연필의 최병소님,고무와 함께하는 도병락님,

황홀한 색채의 홍정희님, 전통회화와 안료의 정종미님, 철을 사랑하는 최기석님,

돌공장의 박용남님, 못과 씨름하는 유봉상님, 칼로 드로잉하는 조병왕님 등

무려 12분의 개성있는 작업실을 훔쳐볼 수 있는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단촐한 방과 복잡한 작업실, 화려하고 묵직한 자재들과 도구들..이 모든 것이

작가의 영혼과 같은 공간에서 살아 숨쉬며 창조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는 것 같습니다.

 

 

 

미술평론가이자 전시기획자인 저자 박영택님의 친절한 설명으로

예술가의 방에 흩어져 있는 삶의 이야기와 다양하고 창조적인 작품을 만드는

과정, 작품에 대한 해설을 같이 감상할 수 있어서 좋은 공부를 한듯 합니다.

독특한 예술가들의 창조적인 공간

영혼이 숨쉬는 그 곳에선 지금도 창작의 뜨거운 숨결이 느껴지겠죠.

 

 

다양한 예술가들이 만들어내는 작품속에 담겨있는 그들만의 독특한 세계.

 전혀 알지 못했던 예술가들의 작업실과 작품들이 점점 더 궁금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느껴지는 책이였습니다.

h******1 2012.02.27. 신고 공감 2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예술가들의 혼이 담긴 작업실
"예술가들의 혼이 담긴 작업실" 내용보기
민경숙의 작업실책상에 붙어있는 <그림을 사랑할것 ..그림앞에 오래앉아 있을것>이란 문구가 가슴에 너무 와 닿았다. 모든 분야가 다 마찬가지인것 같다. 무슨일이든지 자기일을 사랑해야 하고 오래앉아 있어야 결실을 맺을수 있을 것이다. 그림이란 아니  작품이란 작가의 혼이 담겨있는 그 무엇이다. 그냥 물건과는 아주 다르다.. 작품을 한점 완성하기 위해서는 그 작가의 두뇌
"예술가들의 혼이 담긴 작업실" 내용보기

 

민경숙의 작업실책상에 붙어있는그림을 사랑할것 ..그림앞에 오래앉아 있을것이란 문구가 가슴에 너무 와 닿았다. 모든 분야가 다 마찬가지인것 같다. 무슨일이든지 자기일을 사랑해야 하고 오래앉아 있어야 결실을 맺을수 있을 것이다.

그림이란 아니  작품이란 작가의 혼이 담겨있는 그 무엇이다. 그냥 물건과는 아주 다르다..

작품을 한점 완성하기 위해서는 그 작가의 두뇌 속에 있는 어떤 실타래를 캔바스이건 종이이건 풀어놓아야 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칩거하던 작가를 만나면 좀 더 늙어 있는것을 볼수있다.. 혼을 드리 부어 버렸으니 늙을 수 밖에 없다...작품을 만드는 작업을 소홀이한 작가는 좀 덜 늙었다고 볼수있다.. 좋은 작품을 창조 하기위해서는 그만큼 늙어버린다..생각과 고뇌를 너무 많이했기 때문이 아닐까? 고뇌의 작품이기에 그렇게 비싼값을 받을 수밖에 없을것이다..작가 최병소는 신문지 볼펜 연필로만 작업을 한다. 그래서 작업실이 그리 넓지 않아도  된다.  거기에다가 각종 음악들과 담배가 전부 다 라고 할수있다..음악이 꼭 있어야 작업을 할수있는 작가가 있는 반면 무슨 소리도 들리지 않아야지 작업에 임할수 있는 작가도 있다..

민경숙, 안창홍, 김호득, 이강일, 최병소, 도병락, 홍정희,정종미,최기서,박용남,윤봉상,조병왕 이상 열두작가의 작업실이 소개가 되고있다.. 저마다 아주 독특한 미술기법으로 남이 뭐라든지 자기만의 길을 묵묵히 가고 있는것을 볼수있다..좀 아쉬운것은 작가는 무엇으로 사는지 소득이 어느정도 되는지 소개되지 않아 약간 아쉬웠다..

내가 알고 있는 작가들은 대부분 제자를 키우며 작품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다..작품활동보다 제자들을 가르치는시간.. 그 틈틈이 작품활동을 한다고 볼수있다..그렇지 않으면 물감도 살수없으니 그렇게 할수밖에 없다..작가는 그림을 팔아서 먹고 살수 있어야 진정한 작가라고 할수있다..그런데 그림만 그려서 살수있는 작가가 과연 몇이나 될까? 작가는 누군가 그림을 그리라고 하여서 작가가 되는것은 아니다. 그렇게 타고 났을 뿐이다. 내가 좋아서 그리는것이다.그런 작가가 이 세상에 없다면 우리들은 얼마나 삭막한세상을 살아가야할까. 이 세상에 음악이 없이 살아갈수.있는 지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 같다..어디에 가든지 음악이 나온다. 카페에 가도 백화점에 가도 버스를 타도 컴퓨터를 켜도 음악이 흘러나온다. 작곡가나 작사가 가수들이 만들어낸 작품들이다.

 

어떤작가는 아침을 먹고 커피한잔과 사과한개를 들고 작업실에 들어가면 배가 고플때까지 그림앞에 앉아 있다가 나온다고 한다. 그 만큼 오래앉아 있어야 한다 생각하는 시간이 거의90%를 차지한다 어떤구상으로 그림을 그릴지 정해지면 그림그리는 시간은 불과10%만 할애하면 된다는 것이다...그만큼 작가에게는 생각하는시간 그림앞에서 몰두하는시간이 중요한것이다..그리고 돈이 없어서 전시를 하지못하는 작가가 의외로 많다고 한다..개인전을 하려면 먼저 전시장 대관료 몇백만원이 든다. 천차만별이지만 아주 저렴한곳이 있긴하다. 빌딩 맨꼭대기층에 있는 조그마한전시장..아무도 몰라서 찾아오기 힘든곳이다..그림을 팔거나 전시하여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냥 경력만 쌓을 목적 이라면 여기도 괜찮다. 전시장대관료와 작품의 액자비용.또 리플렛을 만드는비용.리플렛에 실릴 평론비.리플렛을 보내는 우편비용.그리고 곳곳에 포스터를 붙이는 알바비. 미술잡지나 신문의 광고비.여유있는 작가는 tv광고도 한다..작품운반비.작품디스플레이비용. 전시오픈일 첫날 오신분 들을 위한 식사비용.다 나열하기도 힘들게 개인전을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어떤작가는 전시장은 아주 작은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슬쩍하고 리플렛은 그럴듯하게 멋지게 만드는 작가도 있다..남는 것은 리플렛밖에 없다고 이렇게 만든다고 했다.. 작가마음이니까 누가 뭐라고 할수도 없는 노릇이다..참 재미있는 발상이다.

요즘도 가끔 가지만 몇 년전 인사동에 갔을 때 어떤 무명 화가의 개인전시장에 들어갔을 때 아주 섬찟한 느낌의 그림을 만난적이 있다.  물론 남이 하지 않는 소재와 재료로 눈길을 끄는것도 중요하지만. 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그림설명에는 작가의 피를 직접 뽑아서 그렸다고 쓰여 있었다..아주 커다란 캔버스에다가 피를 흣뿌려 놓았던것이다. 물론 잠깐 눈길을 끌지는 모르겠지만 작가로써의 자질에는 점수를 주고 싶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또 있다. 아주 외설적인 소재로 그림을 그려서 도저히 그 그림앞에서 감상할 엄두가 나지 않는 그림도 있다.그냥 숨기고싶은 은밀한곳을 적나라하게 그려서 눈길을 끌려는 작가도 있었다.. 평소에 얼마나 자기그림에 눈길을 주지 않으면 그런방법으로 안간힘을 쓸까하고 생각이 들었다. 이렇듯  깜짝 이벤트처럼 전시를 기획하는 화가들도 많이 있다. 요즘은 자기가 그리고 싶은그림을 그리는 사람보다 남들이 좋아하는 아니 사고싶은 ..즉 구입해서 집에 그림을 걸어놓고 싶은 예쁜그림들을 그린다..  화가들은  그런그림을 그리고 싶지않지만 팔릴것 같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많이 있다..자기가 그리고 싶은 그림은 그려놓으면 안 팔리니까 할 수 없이 팔릴것 같은 그림을 그리는것이다슬픈현실이다. 남과 같은 그림을 그리면 그건 벌써 화가가 아니다. 화가는 개성이 있어야한다..이 세상에 하나뿐인 그림. 그림만 보면 아! 누구의 그림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개성 뚜렷한 그림을 그려야한다..난 그렇게 생각한다. 예술가의 작업실을 보니 그작가의 작업실만 보아도 작가의 작품이 대충 머리에 그려졌다..작업실이 곧 작품이다 라고 정의 내리고 싶다. 작가마다 작품이 다 다르듯이 이 작가보고 저렇게 그려라 하면 안된다. 이 작가는 이렇게 그리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가령 예를 들어 단골미장원이 있는데 머리모양을 바꾸고 싶으면 미용실을 바꾸어야 한다.그러면 같은 머리패턴이라도 머리모양은 바뀐다. 미용사가 다르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개성이 미용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렇다.. 단골미용사보고 이렇게 저렇게 아무리 설명해도 그냥 비슷하게 잘라놓는 경험을 많이 했을것이다..그럴때는 과감히 미용실을 바꾸는 것이 좋을것같다. 미용실을 바꾸면 큰일날 것 같지만 그렇지않다.

수요일오후에 인사동에 나가면 많은화가들을 볼수있다. 오후5시에서 6시사이에 각 전시장이전시오픈파티를 하기때문이다. 동료이건 제자이건 그들의 전시를 축하해주고 술한잔하면서 회포를 푸는날이기도 하다. 일주일 내내 작업실에 틀어박혀있다가 수요일하루는 작업보다는 바깥과 소통하는시간을 갖기 위해서 인사동으로 나오는 화가들이 아주 많다 ..물감묻은 작업복을 벗고 물감묻은 손을 깨끗이씻고 작업실을 나온다..작가의 재충전의 시간이기도하다..

예술가가 되려는 사람들이 한번쯤 읽어보아야할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책이다..

 

 

 

v****9 2012.02.25.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예술가의 작업실]을 통해 본 작가의 의미
"[예술가의 작업실]을 통해 본 작가의 의미" 내용보기
예술가의 작업실 | 박영택 지음 | 휴먼 아트                그림의 재료와 기법, 그리고 작업실을 통해 본 화가의 의미     [예술가의 작업실]은 금호미술관의 박영택 큐레이터가 직접 발로 뛰며 화가들의 작업실을 방문해 12명의 화가들이 사용하는 그림의 재료와 기법, 화풍에 대해 쓴 에세이풍의 미술평론이다.    “한 작가의 작업실을 일정한 시간을 단위로 반복해서 다
"[예술가의 작업실]을 통해 본 작가의 의미" 내용보기

예술가의 작업실 | 박영택 지음 | 휴먼 아트

               그림의 재료와 기법, 그리고 작업실을 통해 본 화가의 의미

 

 

[예술가의 작업실]은 금호미술관의 박영택 큐레이터가 직접 발로 뛰며 화가들의 작업실을 방문해 12명의 화가들이 사용하는 그림의 재료와 기법, 화풍에 대해 쓴 에세이풍의 미술평론이다.

 

 “한 작가의 작업실을 일정한 시간을 단위로 반복해서 다니는 경우가 있다. 시간이 지나면 작가들의 작품이 자연스레 바뀌고 그 변화의 추이를 평론가들은 따라가게 마련이다. 그렇게 달라져 가는 작업의 과정을 보지 않고서는 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작가의 ‘생의 동선’과 함께 그에 비례하는 작업 변화의 양상을 따라가 보아야 한다.” -40쪽

 

이 책은 집과 작업실이라는 짧은 동선 안에 숨어 사는 작가들, 형편이 어려워 전시회 한 번 제대로 열지 못하는 작가들과 작품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부지런히 발품을 판 결과물이자 기록으로써 책의 집필 동기부터가 감격스럽다. 문장이 딱딱하지 않고 지나치게 학술적인 내용도 아니어서 누구나 쉽게 읽으며 글과 사진에 담긴 작가의 작업실 풍경을 엿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 책에 소개된 화가는 모두 열두 명. 파스텔로 작업하는 민경숙, 아크릴 물감을 쓰는 안창흥, 먹과 모필로 신묘한 세계를 창조하는 김호득, 유연한 붓질로 춤추듯 경쾌한 화풍을 일구어 내는 이강일, 신문지에 볼펜과 연필로 선을 긋는 최병소, 검은 고무판을 칼로 저며 고무꽃을 피우는 도병락, 유화물감으로 색채의 황홀한 게임을 즐기는 홍정희, 장지와 안료로 전통 채색화를 그리는 정종미, 철의 피부에 뜨거운 시간을 새기는 최기석, 돌을 쪼는 조각가 박용남, 수직의 못으로 빛을 창조하는 유봉상, 칼로 기하학적 무늬를 새기는 조병왕 등 12명의 화가와 12개의 작업실 풍경이 제각기 이채롭다.

 

작가들은 결국 제각각의 연장으로 어떤 물질을 주무르고 더듬고 매만지면서 모종의 경지로 육박해 나가는 존재들이다. 그 물질을 이 세상 어느 누구도 그렇게 보여줄 수 없는 상태로 드러내는 이들이다. 그것은 인연이고 운명인 듯하다. 자신에게 맞는 물질을 가지고 끝까지 가보는 것이다. 누구는 물감을, 그 누구는 먹을, 그런가 하면 어떤 이는 흙과 나무, 돌, 철을 한평생 다루면서 늙어 간다. -4쪽

 

나는 작업실을 다닐 때마다 그들이 다루는 물질과 함께 손때가 반질거리는 연장 보기를 더없이 좋아한다. 그 연장들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오랜 시간을 함께했을 작가의 몸놀림, 노동의 흔적을 떠올려 본다. 그것들 역시 작품 못지않게 한 작가의 모든 것을 감지하고 이해하기 위한 통로이다. 더불어 작가의 감각과 사유의 내부로 비집고 들어가기 위한 불가피한 매개이다. 그래서인지 작가들의 작업실에 들어가면 그 물질과 함께 보낸 시간의 무게가 육중하다. 나는 작업실에서 한 작가가 생을 걸고 물질을 대하는 어떤 흔적을 보았다. -5쪽

 

아직도 그림에 대한 짝사랑을 간직하고 사는 나는, 한 작가가 생을 걸고 지난한 노동의 시간을 고독과 더불어 인내하는 작업실 풍경이 궁금하다. 이 책은 우선 작가의 작업실에 널려진 재료들을 통해 작가들의 작업, 물질, 연장이 작가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작가들이 다루는 물질적인 재료는 궁극적으로 그들의 추구하는 정신적인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도구임을 깨우쳐 준다.

나는 각기 다른 재료와 연장으로 독특한 작품 세계를 열어가는 12명의 작가 중에서 12만 개가 넘는 스테인리스 핀못을 박아 그림을 그리는 유봉상 님의 작업에 상상력이 부풀어 올랐다. 집과 작업실이라는 단조로운 동선 속에서 하루 종일 굉음을 내며 끝도 없이 못을 박는 한 사내의 모습을 떠올려 보는 것만으로도 기이한 예술가를 보는 듯하다. 그런데 그가 못을 박아 창조해내는 것은 놀랍게도 ‘빛’이다. 그렇다면, 그가 자기 자신의 예술혼을 불살라 구현하고 싶은 것은 어쩌면 빛과 어둠을 창조한 신의 세계가 아닐까? 시지프스의 바위 처럼 헛되고 헛됨을 알면서도 굴리고 굴림을 멈출 수 없는 것. 바로 예술이라는 그 노동의 마력에 사로잡혀 예술가란 행복하게 미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화가들의 작업실이라는 공간을 통해 그들의 몽상적인 내면과 미친 듯한 외면을 중계해 주는데 그치지 않고 독자로 하여금 결국 ‘예술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도출해 내기에 이른다. 생각건대, 예술가란 이 세상을 아름답게 닦아놓을 의무를 지니고 이 세상에 파견된 시지프스가 아닐까. 끝없는 천상으로 바위를 굴려 올리는 시지프스처럼 지난한 삶을 감내하여 마침내 벼랑 끝에서 피워 올리는 창조의 꽃 한 송이! 그 고귀한 창조의 꽃 한 송이 피워 올리는 소수의 그들이 있어 다수의 사람들은 이 험난한 세상에서 문득 풍요로운 내면을 얻기도 한다. 그들이 구현해 놓은 것이 때때로 신의 세계와 닮아 있거나 적어도 신적인 아우라를 내포함으로써 세인의 엄숙한 감동을 이끌어 내기에도 충분한 것이다. 단숨에 읽은 좋은 책이다. *

 

 

YES마니아 : 로얄 p***k 2012.02.21. 신고 공감 1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작품이 탄생하는 과정을 포착하다
"작품이 탄생하는 과정을 포착하다" 내용보기
집, 방, 서재 심지어 서랍이나 가방 속까지. 누군가의 은밀한 공간을 보는 것을 꽤 좋아한다. 변태적인 취미인가 싶었는데, 이런 기획들을 가진 단행본과 잡지의 기사들이 상당한 것을 보면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하고 느끼며 안심하게 된다.   이 책이 다루는 것은 작업실이다. 예술가들의 작업실. 예술가들의 작품이 탄생하는 공간이다. 사실 이 책에서 방문한 예술가들 모두 내
"작품이 탄생하는 과정을 포착하다" 내용보기

집, 방, 서재 심지어 서랍이나 가방 속까지. 누군가의 은밀한 공간을 보는 것을 꽤 좋아한다. 변태적인 취미인가 싶었는데, 이런 기획들을 가진 단행본과 잡지의 기사들이 상당한 것을 보면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하고 느끼며 안심하게 된다.

 

이 책이 다루는 것은 작업실이다. 예술가들의 작업실. 예술가들의 작품이 탄생하는 공간이다. 사실 이 책에서 방문한 예술가들 모두 내겐 생소했고, 그들의 많은 작품들이 낯설고, 어려웠다. 아마 작품만을 마주했다면 교과서를 읽듯 그 옆에 달린 해석을 읽으며 끄덕끄덕하고 지나갔을 것 같다. 하지만 작업실이라는 공간과 함께 하니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 재료와 연장-작품이 잉태되는 지점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예술가들은 특정한 재료나 연장을 편애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특정한 그림을 보고 고흐의 그림 혹은 피카소의 그림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그 그림에 드러나는 고흐 혹은 피카소만의 특징을 사람들이 알아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품에서 드러나는 그 예술가만의 고유한 개성은 예술가 자신에게는 물론 작품을 감상하는 독자에게도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많은 작품들은 그 작품을 이루는 재료와 연장에서부터 개성이 시작된다.

 

그 중 기억에 남는 몇을 들면 먼저 신문지와 모나미 연필이라는 흔하고 저렴한 재료만으로 작품을 만드는 최병소의 장이 떠오른다. 작품 자체는 난해하여 취향이 아니었지만, 보통 (이른바 순수하다고 하는)예술이 부유함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통념을 깨고 단순하고, 소박한 재료만으로 작품을 지속적으로 만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 하나는 장지와 천연안료로 옛 여인을 형상화하는 정종미의 장. 재료로 쓰는 천연안료를 직접 만들고, 천의 염색도 직접 한다. 작품을 이루는 재료부터 만든다는 점에서 이 책의 예술가들 중 재료에 대한 애정이 가장 돋보이는 작가였다.

또한 못과 못을 박아 넣는 기계를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유봉상도 기억에 남는다. 못으로 빛을 걸어둔다는 표현도 인상적이었고, 못만으로 이루어진 작품 사진도 무척 아름다워 더 기억에 남았다.

 

★ 예술가의 노동

 

보통 예술가는 특수한 직업으로 이해된다. 생계와 삶의 영역에 걸쳐있기에 분명 직업과 유사하지만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단순히 생계를 위한 노동으로 치기에는 분명 어려운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거의 대부분 ‘노동’이나 ‘작업’이라는 형태로 표현하지만, 드문드문 유희라는 표현도 등장한다. 그런데 어떤 작가들의 작업은 그 과정이 ‘노동’에 보다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꾸준히, 지속적으로 벽면에 드로잉을 채워나가는 이강일, 쉬거나, 앉을 수 있는 자리 하나 없이 오직 작업만을 위한 작업실을 가진 홍정희 등도 있지만 역시 기억에 남는 건 어려운 재료를 상대하는 예술가들이다.

 

타이어처럼 두껍고 단단한 검은 고무를 저며 꽃을 피우는 도병락, 철을 가열하고, 자르고, 두드려서 작품을 만드는 최기석. 돌을 깎고 다듬어서 작품을 만드는 박용남. 사실 오늘날에는 철과 돌 모두 예술작품보다는 상품과 더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재료들이며, 이들을 다루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저자는 이 만만찮은 재료에 끈질기게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과정을 확대하여 보여준다.

 

 

작업실과 작품의 사진과 저자의 글이 반씩 어울린 깔끔한 편집이 보기 좋고 저자의 차분한 글과도 잘 어울린다. 또한 장의 마지막마다 (아마도 저자가 그린 것으로 보이는)각 장의 주인공 예술가들의 작업실 스케치도 인상적이었다.

 

꼬리글에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룬 작가들 외에도 흥미로운 물질을 다루는 작가에 대한 짧은 언급이 있는데, 이 책에서 다루지 못한 다른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다룬 저자의 글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w*****a 2012.02.27.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예술가의 작업공간인 작업실
"예술가의 작업공간인 작업실" 내용보기
예술가의작업실은 미술평론가이자 전시기획자인  박영택 저자에 휴먼아트 출판이다. 저자는 12명의 작가의 작업실을 찾아서 그 작가의 작업실을 둘러보면서 작가의 성향을 아주 잘 말하여 주고 있다. 마치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직접 작가와 마주 대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방문 하나 민경숙 작가 이 작가는 주요 도구를 파스텔로 하고 있다. 작가는  " 그림을 사랑할 것. 그림
"예술가의 작업공간인 작업실" 내용보기

예술가의작업실은 미술평론가이자 전시기획자인  박영택 저자에 휴먼아트 출판이다.

저자는 12명의 작가의 작업실을 찾아서 그 작가의 작업실을 둘러보면서 작가의 성향을 아주 잘 말하여 주고 있다.

마치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직접 작가와 마주 대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방문 하나 민경숙 작가

이 작가는 주요 도구를 파스텔로 하고 있다.

작가는  " 그림을 사랑할 것. 그림 앞에 오래 앉아 있을 것" 이라는 문구를 적어 놓고 작품 앞에 오래 앉아있으면서 작품을 만들어 낸다.

그저 단촐한 작업실이지만 무한한 작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방문 둘 안창홍 작가

안창홍 작가의 작업실은 우선 볼거리가 많다.

그의 작업실은 단순하게 작업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작가의 일상생활이 전개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사진으로 인한 작업들이 많으며,  작업실에는 대형화면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그림과 사진을 찢어 붙인 후 그 위에 몇 가지 조작을 가한 작업들이 가득하다.

방문 셋 김호득

김호득 작가는 먹과 붓으로 작품의 세계를 이어나아가고 있다.

그는 붓을 작품 구상에 따라서 직접 만들어서 사용한다 .

그의 작업실 곳곳에는 먹물이 흐르고 튀긴 자국들이 선연하다.

그러면서도 그의 작업실은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며진 책상이 있어서 더욱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그의 붓이 지나가면 온갖 것들이 새롭게 태어난다.

방문 넷 이강일

대불대학교 정보관 8201호에 그의 작업실이 있으면서 작가는 유독 소나물을 많이 그린다.

작업실의 벽에는 드로잉을 벽에 붙여두고 자꾸 본다. 그런다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그것들을 봉지에 담아 보관하다가 깨끗하게 하면서 작품들을 탄생시킨다.

"예술가는 장기적이어야 합니다.  그는 오랫동안 그리는 자예요. 그래서 순간의 아이디어는 결국 낙망하는 일입니다.  일순가의 것을 확장시키면 타락해요. 그래서 보편적인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작가른 한 평생입니다. 그렇게 가야하죠."

일반적으로 드로잉을 작업의 밑그림으로 알고 있지만. 드로잉은 작업을 구상하는 아이디어나 감감을 유지하고 손을 푸는 일이다. 그래서 그는 엉청난 양의 드로잉을 그리고 있다.

방문 다섯 최병소

작가는 다른 작가와는 달리 신문지와 모나미 볼편으로 작품을 만드다.

대구시 북구 산격 1동의 조용한 골목길에 허름한 이층집의 임시로 가설한 듯한 공간이 바로 최병소의 작업실이다.

그의 작업실에는 유독 검정색 볼펜이 가득하다. 그리고 볼펜심도 가득하다. 이는 최작가는 다른 작가와 는 달리 검정색 볼펜으로 작품을 만들어 간다.

회화란 ' 주어진 평면에 눈속임을 불러일으키는 장치'라고 말해 볼 수 있을 텐데,  최작가의 화면은 무엇을 표현 한 거도 아니고, 그렇다고 환영을 주는 것도 아닌 그저 종이라는 물질을 이상한 존재로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최작가는 신문지를 볼펜과 연필 덮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의 중반부터이다, 그는 신문을 의도적으로 망쳐버혔다. 신문지란 존재를 무화시키는 행위를 선보였다. 그는 신문이 지닌 사회적 소통의 의미 또한 완전히 말소해 버렸다. 그는 신문에 있는 것들을 까맣게 지워가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방문 여섯 도병락

도병락 작가는 고항 전주를 떠나 서울로 왔고 홍대 앞에 가게와 집 작업공간을 마련했다.

지상에서 지하로 들어가는 가파는 계단이 생의 난처함 처럼 깊고 어둡다. 문을 여니 작업실을 발 디딜 틈 없이 온갖 짐들로 빼곡하다. 사방벽에 작품들이 기대 있거나 걸려있고 다양한 연장과 작업 중인 작품들이 바닥에 놓여있다.



p****j 2012.03.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