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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푸아 뉴기니를 무대로 펼쳐지는 신화 같은 이야기가 독자를 무한 상상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머드맨~!! 제목에서부터 먼저 이채로움이 느껴졌다. 이 책을 읽은 덕분에 평소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뉴기니에 대해서 알아보게도 되었으니 여러모로 내게 많은 것을 깨우쳐 준 책이다.
뉴기니의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와 일본의 신화를 연결시켜서 이런 기막힌 스토리를 만들어낸 작가의 역량에 감탄을 하면서 머드맨의 독특한 세계관에 흠뻑 빠져 들었다.
무엇보다 재미있었던 것은 물건을 던지면서 도주하는 “주적 도주”와 비행기와 외래인의 물품을 숭상하는 “카코 컬트”에 대한 이야기였다.
주적 도주는 우리나라의 옛이야기에도 나오고 있고 전 세계 여러 나라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많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사람들의 생각에는 어딘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카고 컬트에 대한 내용을 보면서 문명의 차이가 가져오는 이질감이랄까. 그런 묘한 감정도 생기게 되었다.
성경과 관련이 된 듯한 노아의 이야기나 그들의 신인 위대한 가면과 악령 아엔의 싸움, 신령 응 바기, 수호천사라고도 할 수 있는 머드맨 등... 지금까지 내가 읽어 왔던 여러 이야기들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에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잠시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시종일관 흥미진진하면서도 스피드 넘치는 전개가 한 편의 멋진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도 들게 해서 오감이 모두 만족되는 느낌이다. 무섭다기 보다는 슬픔이, 인과응보의 결말에 대해서는 통쾌함 보다는 가련한 마음이 들어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충분히 전달되고도 남음이 있다.
역사적 고증이 뒷받침된 탄탄한 스토리에 만화의 재미가 어울려 뉴기니라는 낯선 시공간을 독자들에게 각인시켜준 작가에게 고마움의 편지라도 한 통 보내고 싶어진다.
머드맨에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는 여러 단편들도 작가 모로호시의 스타일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읽고 있자니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무척 부럽기만 하다.
우리와 전혀 다른 문화권의 뉴기니에서 펼쳐진 이 장대한 스토리가 명작으로 남은 이유를 몸소 체험하고 나니 내 마음의 양식이 부쩍 살 찌워진 느낌이다. 또 이 책을 읽고 나니 전통과 새로운 문명의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은 소년 코도와의 고독한 싸움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듯한 그곳을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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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에 연재가 시작된 만화라고 본다면 지금부터 거의 40년전 만화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오래되어 보이지는 않더군요. 그림체야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만화니까 올드한 티가 있긴 합니다만 만화내에서 그려지는 사회의 모습은 현대와 다르지 않아서 고작해봤자 80년대나 90년대의 만화가 아닐까 하고 봤는데 70년대의 만화라니 반대로 놀랄 지경이었습니다. 그래도 시간은 고려하고 봐야할 만화입니다. 그림체 자체가 요즘의 모에노선과는 전혀 다른 방향에 있는거니까요.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만화를 봐 오면서 두개의 경향을 느꼈는데, 하나는 괴담, 즉 기괴하고 음산한 분위기를 보여주면서 보는 사람의 등골을 훑어가는 맛이 있다고 한다면, 하나는 신화 즉 다른 국가나 사회의 문화와 전통을 옛 신화에 어떻게든 접목시켜서 그걸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낸다는 거였습니다. 공자암흑전이나 암흑신화 같은 만화가 그랬고 이 머드맨이라는 만화도 그렇습니다. 이제 식민지 시대를 끝내고 자본주의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파푸아뉴기니에서의 마찰속에서 전통과 문명을 한몸에 같이 배운 '코도와'라는 소년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펼쳐갑니다. 인류학이라는 소재에서 코도와의 몸에는 그의 민족들의 전통적인 문신이 그려져있었고, 이를 알아내기 위해서 자신의 혈육까지 이용하는 박사님과 이를 바라보게 되는 딸인 나미코, 과연 이 문신에는 어떤 의미가 있고, 과거와 현재가 충돌하는 파푸아뉴기니는 어떤 길을 나아가게 되는가? 뭐 이런 내용이라고 생각하시면 될듯 합니다. 일단 1편은 그랬습니다. 뒤로 갈수록 이야기가 넓어져서 세계의 신화들과 연계됩니다. 파푸아뉴기니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옛 신화를 바탕으로 그려진 만화같은데, 실제로 파푸아뉴기니에서 이런 내용의 이야기가 존재하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진짜 있는 걸 갖고 각색한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이 있으면 검색해서 알아보긴 하겠는데 그럴 시간이 없는게 아쉽네요. 암튼 파푸아뉴기니의 전통신화를 바탕으로 현재 문명화시대의 종교와 접목시켜서 이야기를 하나로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넘어가지만 그 종교는 저도 어려서부터 믿어왔기 때문에 보자마자 '아, 이거 그 얘기 아냐?' 라고 눈치챘습니다만 모르시는 분들이 보시면 모르실 수도 있을 겁니다. ![]() 인류학 등에 엄한 마음을 품었다가 그쪽의 원시신앙적인 유령들에게 공격당한다는 이야기는, 예전에 '버스(Birth)'라는 만화에서 본 적이 있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이쪽이 선구자일것 같습니다. 박사의 따님이 이야기의 축을 이룬다는것도 닮았네요. 박사의 딸인 나미코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코도와에게 끌려가는것 같지만, 제가 아주 좋아하는 시츄에이션 덕분에 결혼하기는 힘들겁니다. 물론 저는 했으면 좋겠습니다. (--;;;) 문명화(?)되지 않은 시골과 문명화시키려는 자본의 마찰은 이래저래 많은 소재이고, 이 만화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코도와의 여정은 과연 과거를 지키면서 살아야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문명을 받아들여야 하는것인가 라는 두개의 선택을 하기 위한 정보수집이자 자기수련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아직은 전자에 가까운 길을 걷고 있긴 합니다만 그도 시간의 흐름이라는걸 무시하지 못하는걸 알고 있기에 여러모로 노력해가는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캐릭터는 참 재밌는게 보통은 한쪽에 집착해서 다른쪽을 완전히 무시하던가 하는데, 나름 한쪽선에 서있어도 다른쪽을 바라보고 있는거니까요. ![]() 파푸아뉴기니의 신화라는 생경한 소재를 다룬 만화지만 그 구조 자체는 기존의 판타지물과 그렇게 차이가 없습니다. 선과 악의 충돌, 두 신들이 남긴 자손들의 대리적인 싸움, 과거와 현재의 충돌등 그냥 마왕과 용사물로 봐도 흠이 없죠. 단지 인디언 스러운 묘사들이 새로운 느낌을 줍니다. 새로운걸 보시고 싶으신 분들은 그쪽에서, 과거의 엔터테인먼트적인 분을 보시는 분들은 그쪽에서 각기 보셔도 괜찮으실 겁니다. 공자암흑전이나 암흑신화를 보면서는 '정말 말도 안되는걸 여기까지 이어가는구나;;;' 라는 애매한 느낌이 들었다면 머드맨은 그래도 거기보다는 더 말이 되는 느낌입니다. 아마 일본문화를 어디까지나 이어갈려고 하는 그런 느낌이 적어서 그런것 같습니다. 뭐 물론 조몬토기나 토우같은 이야기가 나오긴 합니다만 솔직히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으니까요. 저야 한국사람이라서 '얘내는 뭐든지 지내랑 엮네... 이런게 깔대기 인가'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소위 '한국인들은 뭐든지 자신이 원조라고 한다' 2ch의 혐한들의 시선들이 제가 다른 모로호시의 만화를 보는 느낌과 비슷할거라는 생각해보니 정말 애매애매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감명깊은 에피소드는 '숲을 탈출하다' 였습니다. 30년도 전에 신화에 있어서의 '틀'과 '내용'의 구분을 엮어내고 주인공과 악역을 바꿔넣을 생각하다니 놀라웠습니다. 간단히 이야기해보자면 과거 신화에서는 두 연인들이 도망가면서 3가지의 물건을 던져서 추적자를 물리칩니다. 그런데 이 만화에서는 그 신화를 역 이용해서 악역이 여주인공을 데려가면서 주인공의 '추적'을 3가지의 물건으로 막아내죠. 어차피 '신화'라는 틀 안에서 움직인다면, 그 틀안에서는 각 인물들의 인성이나 품성이 어떻든, 틀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추적하던 주인공은 악역과 여주인공을 따라잡지 못했습니다. 이건 엄연히 '룰'을 이용하는 만화의 기본을 보여주는건데, 이런 내용을 30년전에 그려냈다는건 과연 사람들이 모로호시 다이지로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7개의 이어지는 본편과 3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있고 1편이 연재된 뒤에 4년이 흘러서 2편이 이어지는걸 보면 꼭 연재를 생각하고 그린내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편인 '머드맨'은 그 하나로서도 하나의 '괴담'으로서의 형태를 충분히 갖고 있으니까요. 마지막에 '저도 가끔 머드맨을 보게 되었습니다' 라는 독백은 약간 흠칫하게 하는 면도 있었습니다. 3개의 단편은 보통의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만화로, 유니콘사냥꾼은 엔딩을 보고 '뭐????ㅋㅋㅋㅋㅋㅋ' 이러고 있었고 엘리게이터는 패닉의 노래 '뿔'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괴담, 눈물나는 맛은 스노우화이트에서의 소세지 이야기처럼 이해가 안됐습니다. 이해가 안되는 맛으로 보는 만화일지도 모르겠네요. 암튼 고전으로서 모로호시의 만화를 추천하라고 한다면 저는 머드맨을 꼽겠습니다. 첨부터 암흑신화를 보면 주화입마할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제가 이미 암흑신화와 공자암흑전을 거쳐왔기 때문에 어느정도 내성이 생겼을 지도 모르겠네요. 어느쪽이 먼저일까요? 이것도 모로호시월드의 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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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호시 다이지로의 작품을 고작 세 편 읽었을 뿐이지만 이제 모로호시 다이지로라는 이름만 봐도 작품에 무조건적인 신뢰가 생길 지경이다. 끝을 알 수 없는 기괴한 상상, 어디로 튈지 모르는 긴장감, 그리고 상상인지 현실인지조차 구분되지 않는 엄청난 세계관. <머드맨>은 신비를 간직한 땅 파푸아 뉴기니를 무대로 원시와 문명의 대결과 조화를 그리고 있다. 두 권짜리 짧은 이야기인 만큼 전개 속도는 정신없이 빠르다. 뉴기니의 원시 부족 가완 족의 소년 '코도와'. 그는 미신과 문명이 공존하는 그릇 같은 존재이다. 그리고 코도와라는 존재에 이끌려 미신이 지배하는 원시의 세계로 성큼성큼 들어서는 나미코. 이 만화의 주인공은 코도와가 아니라 그녀일지도 모른다. 그녀의 자연을 향한 회귀가 운명이든 전생이든 그녀의 의지가 깃들어 있음은 반박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모로호시 다이지로 특유의 일관적으로 어색한(!) 그림체가 오히려 신비롭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한층 살리는 것도 재미있는 점.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다른 작품인 <서유요원전>과 함께 봐도 좋을 듯. 2권 마지막에 실린 단편들은 작가의 넘치는 상상력이 쏟아져 나오는 흥미로운 작품들이니 놓치지 말고 읽어보길 권한다. 약간의 멘탈붕괴를 겪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