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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동물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
"세계 동물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 내용보기
김우경 선생님이 2009년 7월 7일에 돌아가셨다는 소식은 장례가 끝난 뒤에야 알려졌다. 선생님이 돌아가시면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사무님이 뒤늦게 알린 탓이다. 선생님은 돌아가시기 전에 많이 아프셨다. 한 시간 넘게 글을 쓰거나 책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눈도 안 좋았다. 자꾸 몸이 안 좋아져 그해 봄에 병원엘 가셨는데, 몸이 너무 쇠약해져서 수술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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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경 선생님이 2009년 7월 7일에 돌아가셨다는 소식은 장례가 끝난 뒤에야 알려졌다. 선생님이 돌아가시면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사무님이 뒤늦게 알린 탓이다. 선생님은 돌아가시기 전에 많이 아프셨다. 한 시간 넘게 글을 쓰거나 책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눈도 안 좋았다. 자꾸 몸이 안 좋아져 그해 봄에 병원엘 가셨는데, 몸이 너무 쇠약해져서 수술을 위한 마취가 어려울 정도였다. 그런 몸으로 선생님이 마지막까지 붙들고 있던 원고가 바로 이 책이다. 부산 경성대 근처 불심원에서 49재를 지낸 것이 불과 얼마 전 같은데 벌써 돌아가신 지 두 해가 넘었다. 잊고 살았지만 선생님 마지막 작품을 읽으니 선생님이 살아오신 것처럼 반갑다.


작품의 주인공은 열세 살 김한새다. 제목을 보면 ‘장군’으로 되어 있어 남자로 짐작하겠지만 씩씩한 수다쟁이 여자 아이다.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신 뒤 엄마는 사나운 사람으로 바뀌었다. 아버지가 남긴 돈으로 이자 놀이를 하며 사람들한테 나쁜 소리를 많이 듣는 사람으로 된 것이다. 한새는 학교 바깥이 학교보다 더 심심해야 그때서야 학교를 간다. 한마디로 학교에서는 문제아 취급을 당하는 아이다. 그런 한새가 자동차에 있는 돈을 훔치다 도망가는 길에 맨홀에 빠진다. 맨홀 뚜껑을 열어 놓은 사람을 원망하며 어떻게든 나갈 궁리를 하는데 누가 말을 걸어온다. 강아지만큼 큰 쥐다. 쥐는 남의 마음을 훤히 들여다볼 줄도 안다. 쥐는 한새에게 지하 세계에서 열리는 ‘세계 동물 회의’에 사람 대표로 참석해야 한다는 말을 한다.


강아쥐 씨가 어쩌고저쩌고 한참 이야기하는데, 가만히 들어 보니 이런 이야기다. 쥐나라 동쪽 ‘오그라든 마름모’에서 곧 ‘세계 동물 회의’가 열리는데, 거기에 이 세상 동물은 자기 무리 대표를 빠짐없이 보내온다네. 그런데 사람만 회의가 있는 줄 아는지 모르는지 아직 아무 소식이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회의에서는 사람에 관한 문제가 으뜸 이야깃거리인데, 그 회의 제목이 이렇다네. ‘사람이 지구를 이롭게 하는가, 해롭게 하는가.’ 지랄, 듣자마자 욕부터 나와. 이것들이 겁 없이 사람을 물고 늘어지다니.(76쪽)


이쯤 되면 개화기 소설 안국선의『禽獸會議錄』과 에리히 캐스트너의 『동물 회의』가 생각난다. 동물들이 모여 회의를 한다는 기본 발상이 같기 때문이다. 게다가 애리히 캐스트너의 작품은 동물들이 모여 회의를 하며 인간들을 성토하고 있어 이 작품과 가깝지 않을까 예상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우리 시대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문제아 취급을 당하지만 주체적이고 발랄한 한새는 어린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한다. 그리고 작품 첫째 권은 한새가 여러 동물들과 함께 ‘세계 동물 회의’에 참석하는 흥미진진한 모험담이다. 회의에 참석하고 싶지 않지만 지하에 갇힌 이상 한새에게 다른 선택은 없다. 그리하여 한새의 여정이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하다.

YES마니아 : 골드 g*******g 2012.03.3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