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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리즈가 드디어 끝났다. 콜린 맥컬로는 원래 카이사르의 죽음이 담긴 6부로 대장정을 마치려 했으나, 독자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7부까지 쓰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부터 재밌게 읽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마지막 시리즈인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를 가장 재밌게 읽었다.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가 그렇게 서로를 사랑하고, (어느 정도 작가의 상상이 들어 갔겠지만) 비극적인 결말로 끝나게 되는지 몰랐다. 마지막에 가서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이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건가 싶었다. (찾아보니 그건 아니었다. )
목적을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정한 옥타비아누스와 비교가 되서인지 책을 읽는 동안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의 선택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도 응원하게 된다. 클레오파트라의 재력만 탐했을 수도 있던 안토니우스, 안토니우스를 자신의 야망을 실현시킬 수단 정도로 생각했던 클레오파트라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 장면은 너무 안타깝다.
카이사리온의 비극적인 최후도 끔찍하다.
“나는 언제 죽습니까?”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지금, 이 막사 안에서요. 다른 누구에게도 믿고 맡길 수 없으니 내가 직접 해야 하오. 혹여 내 기술이 부족해서 당신의 죽음이 더 고통스러워진다면 그 점은 미안하게 생각하오.”
“내 아버지께선 ‘순식간에 끝내라’고 하셨죠. 당신이 이 말만 명심한다면 불만 없을 겁니다, 카이사르 옥타비아누스.”
“당신 목을 칠 수는 없소.” 옥타비아누스는 매우 창백했다. 입이 뜻대로 말을 듣지 않아 애를 쓰는 바람에 콧구멍이 벌어졌다. 그는 일그러진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는 그럴 만한 근력도 없고 그만큼 냉혹하지도 못하오. 당신 얼굴을 보고 싶지도 않고. 티르소스, 저기 저 천과 저 끈을 건네주게.”
“그럼 어떻게 할 겁니까?” 카이사리온이 일어서서 물었다.
“검을 늑골 밑으로 넣어서 심장을 찌를 거요. 달아나려 하지 마시오. 그래봤자 당신의 운명은 바뀌지 않으니까.”
“나도 압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겠지만 훨씬 지저분해지겠죠. 하지만 내 요구조건에 동의하지 않으면 달아날 겁니다.”
“말해보시오.”
“내 어머니께 관대하게 대하십시오.”
“관대하게 대하겠소.”
“내 남동생들과 누이에게도요?”
“그들의 머리털 하나도 건드리지 않겠소.”
“맹세하십니까?”
“맹세하오.”
“그럼 난 준비됐습니다.”
옥타비아누스는 카이사리온의 머리에 천을 씌우고 임시로 만든 두건이 제자리에 고정되도록 목둘레에 끈을 감아 묶었다. 티르소스가 그에게 검을 건넸다. 옥타비아누스는 시험 삼아 칼날을 만져보고 면도칼만큼 날카로운 걸 확인했다. 그런 뒤 그는 막사의 흙바닥을 쳐다보고 인상을 찌푸리더니 얼굴이 백지장같이 창백해진 에파프로디토스에게 고갯짓을 했다.
“좀 거들어주게, 디토스.”
옥타비아누스는 카이사리온의 팔을 잡았다. “우리를 따라오시오.” 그는 이렇게 말한 뒤 흰색 천을 쳐다봤다. “참으로 용감하구려! 숨소리가 얕고 일정한 걸 보니.”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것이라 해도 좋을 목소리가 두건 아래에서 튀어나왔다. “잡담은 그만하고 어서 해치우세요, 옥타비아누스!”
죽음을 앞 둔 상황 앞에서도 (약간은 과장되게) 담담한 카이사리온과 자신의 정적을 처형하는 일에 관료적인 모습을 보이는 옥타비아누스가 더 비교된다. 실제 카이사리온이 이렇게 죽진 않았겠지만 다른 작품들에서는 어떻게 표현 되었을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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