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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천상병 시인을 알게 된 건 군대에서 였다.
물론 군대 오기전에도 귀천이라는 시나 천상병 시인이라는 못 들어봤을 리는 없지만
군대 진중문고에 꽂혀 있는 목순옥 여사(천상병 시인 사모님)의 날개 없는 새 짝이 되어라는 작은 수필을 일고서이다.
그 책을 읽고 천상병 시인에 대해서 알게 됐고 순수했던 천재가 해방 후 정치적 혼란기를 살아 가기란 얼마나 힘든지
그리고 거기서도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이 아름다움으로 담겨있었다.
그래서 휴가 나가자 마자 동생을 데리고 인사동의 故 천상병 시인의 사모님이 하시던 찻집을 갔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라 그 때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건 사진 밖에 없었지만 천상병 시인과 목순옥 여사의 아름다움을 의심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거기서 이 시집도 구입했다. 귀천의 모과차를 마시면서 읽은 시는 내가 태어나서 처음 읽은 아니 느낀 시였다.
요즘 유행에는 뒤쳐지지만 귀천 홈페이지도 한 번 가보기 바란다.
http://www.kwichon.net/ [인상깊은구절] 술 술 없이는 나의 생을 생각 못한다. 이제 막걸리 왕대포집에서 한잔 하는 걸 영광으로 생각한다. 젊은 날에는 취하게 마셨지만 오십이 된 지금에는 마시는 것만으로 만족한다. 아내는 이 한잔씩에도 불만이지만 마시는 것이 이렇게 좋은 줄을 어떻게 설명하란 말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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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에서 경찰 생활을 했다는 고향오빠가 그랬다. 빈번하게 유치장에 오던 촌로같은 어른이 있었다고. 겉모습은 참으로 초라한데 말씀하는 게 예사가 아니더라고. 늘 취해있고, 가끔은 애를 먹이던 분이었는데, 어느날 쓸쓸하게 돌아가셨고, 사후에 방송에서 시끄러운 걸 보고 그분이 천상병 시인인 줄 알게 되었노라고. 정말 순순하고, 언변이 보통이 아닌 어른이어서 가끔 궁금했는데, 바로 그분인 줄 몰랐었던 게 안타깝더라고...
이분의 시를 대할 때마다, 세상을 초월한 사람의 모습은 이렇겠구나 싶다. 어린아이같은 천진난만함이 구절마다 배어있다.
특히 이 시집은 그분의 미발표작들과 발표되었던 작품들의 선집이다. 덕분에 그분의 여러가지 색깔이 다 담겨 있다. 젊음에서 노년까지. 세월이 흐르고 인간의 외형이 바뀌어 가면서 내면의 나이도 기름기가 끼게 될텐데, 이분의 시에서는 초지일관 순수함이 느껴진다. 심상이 참으로 고운가 보다. 삶이 질곡이었으면 시각이 상처로 얼음같이 날카로와졌을텐데 이분의 시에는 모가 없다. 시 속에서 흘러나오는 향기가 어찌나 고운지 미소가 저절로 머금어진다. [인상깊은구절] 강물이 모두 바다로 흐르는 까닭은 언덕에 서서 내가 온종일 울었다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밤새 언덕에 서서 해바라기처럼, 그리움에 피던 그 까닭만은 아니다. 언덕에 서서 내가 짐승처럼 서러움에 울고 있는 그 까닭은 강물이 모두 바다로만 흐르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강물>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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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병'시인은 내가 고등학교 때 어느 문제집에서 '귀천'이라는 시를 통해서 처음 알게된 시인이었다. '귀천'이라는 시는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나는 시인 천상병이 멋진 사람인 줄알았다. 소위 얼굴이 하얗고 멀쑥하게 생긴 청년이라고 상상했었다. 그리고 그 이미지는 얼마전까지 계속되었다.
하지만 그 이미지는 얼마전에 깨어지고 말았다. 무참히도!! 얼마전에 TV에서 그의 인생을 다룬 드라마를 한편 보게 되었다. 그는 정말이지 어찌보면 비참하다고까지 할 수 있는 인생을 산 분이셨다. 하지만 그는 세상사를 비관적으로 보시지 않았다. 언제나 맑은 웃음으로 그것을 대신하려 하셨다.
언제나 그런 거지만 정말이지 시인을 내가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 한다는 것이 참 어렵다. 하지만 난 이번 독자리뷰를 통해서 천상병 시인에게 가지고 있던 나의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본다. [인상깊은구절] 귀천(歸天)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왔더라고 말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