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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의 여성 버전: 솔직하고 재기발랄한 연애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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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과나무의 꽃향기를 꿈꾸고 넌 사과가 잔뜩 담긴 바구니를 들고 뒤뚱거리지. 우리 둘 중 누가 사과에 대해 더 잘 알까?   여기 두 명의 남녀가 있다. 여자는… 도서관 사서이다. 꽃무늬 가방 속에 언제나 두세 권의 책을 가지고 다닌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특별한 날엔 오페라를 보았으면 좋겠다. 가방 속에 있는 수첩엔 언제나 만년필로 메모를 한다. 남자는… 농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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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과나무의 꽃향기를 꿈꾸고

넌 사과가 잔뜩 담긴 바구니를 들고 뒤뚱거리지.

우리 둘 중 누가 사과에 대해 더 잘 알까?

 

여기 두 명의 남녀가 있다.

여자는… 도서관 사서이다. 꽃무늬 가방 속에 언제나 두세 권의 책을 가지고 다닌다. 읽기를 좋아하고 특별한 날엔 오페라를 보았으면 좋겠다. 가방 속에 있는 수첩엔 언제나 만년필로 메모를 한다.

남자는… 농부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졸업도 못 하고 바로 농장을 맡게 되었다. 서른여섯, 그러나 그에게 관심을 가지는 여자는 없다. 필리핀 여자라도 데려와서 결혼해야 하나 고민이다.

 

그런데 이 두 남녀가 무덤에서 만난다. 여자는 짧은 결혼 생활을 끝내고 남편이 자전거 사고로 죽었다. 남자는 홀어머니를 최근에 여의었다. 남편의 무덤을 찾아간 여자는 남편 무덤 옆에 자주 찾아오는 한 남자를 만난다. 산림조합원 같은 남자를. 남자는 어머니의 무덤을 찾아갈 때마다 베이지색의 옷만 입는 삐쩍 마른 여자를 만나게 된다. 무덤에서 만난 이 두 남녀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사실 이 둘은 기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한 쌍이다여자의 전 남편이었던 ‘외리안’과 남자는 전혀 공통점이라는 걸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이다. 그런데 여자는 사랑에 빠진다남자를 보자마자 여자 안의 난자가 공중제비를 돌며 춤을 춘다. 이런 사랑, 가능할까? 자두만한 가슴을 가진 여자, 평소의 이상형과는 전혀 딴판인 이 여자가 마음에 든다. 요리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살림도 전혀 못하는 여자. 한마디로 농장 안주인으로는 부적합한 이 여자가 좋다. 이런 사랑, 가능할까 

 

홀수 챕터는 여성인 데시레의 입장에서 서술하고, 짝수 챕터는 남성인 벤니의 이야기이다.남녀가 서로 한 챕터씩 주고 받는 형식인데같은 사건이나 현상을 바라보는 남녀의 차이를 직간접적으로 보여주면서 그 ‘차이’나 ‘오역’을 통해 일어나는 일들을 때론 유머러스하게 때론 진지하게 보여준다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내용들이 주를 이루는데, 내숭이라고는 전혀 없는 데시레와 무뚝뚝하지만 의도치 않게 유머러스한 상황을 만드는 벤니 덕에 즐겁고 유쾌하게 읽을 수 있다. 이런 연애소설이라면 100권이라도 읽을 수 있겠다 싶을 만큼 재밌다

 

사실 이런 식의 구성을 잘못 사용하면 도식적이고 따분해지기 쉬운데, 작가는 영리하고 효과적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 첫 장편소설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글의 구성이 탁월하다. 각 챕터의 분량이 짧아 지루할 틈 없이 스피디하게 읽을 수 있게 했다는 점도 장점이다. 분량의 길고 짧음을 통해 글의 강약이나 템포도 효율적으로 조절하고 있다. 작가의 센스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형식적인 측면에서 눈여겨 볼 또 하나의 장치는 여성인 데시레의 챕터는 항상 시 같은 짧은 글로 시작하고 남성 챕터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는 점인데이 역시 두 사람(혹은 남녀)의 차이를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여성은 고학력자에 교양 있는 도시 여자이다. 글을 배우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어찌보면 현실보다 이상을 중시하는 캐릭터이다. 그에 반해 남성은 매우 현실적인 캐릭터인데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은 그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오늘 당장 소젖을 안 짜고 목장 청소를 하지 않으면 누구도 그 일을 대신해줄 수 없다(벤니를 통해 스웨덴의 농촌 현실이 우리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걸 알 수 있게 된다).

한 가지 사실은 확실했다. 현실과 백만 광년쯤 떨어진 꿈속에 빠져 헤매는 것은 내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데시레가 이 사실을 알면 뭐라고 할까. 그녀가 바캉스 미소를 짓고 있는 동안 내가 가장 아끼는 젖소가 절름발이가 되어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p.145)

 

가장 쉽게,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이 소설을 설명하자면 알랭 드 보통이 지은 연애 소설의 여성 버전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단순하고 뻔하지 않은,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 모든 것들과 모든 과정들에 대해 진지하고 재기발랄하게, 때론 관찰적으로, 현학적으로 접근하는 소설이다. 솔직하고 발칙하고 야하지만 민망하거나 얼굴 붉히지 않아도 되는 연애소설.

우린 일어나 움직일 때도 여전히 몸을 꼭 붙이고 있었다. 그녀가 소시지와 계란을 익혀 접시에 담는 동안 난 뒤에서 그녀를 안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배에 두른 앞치마를 내 등 뒤로 묶었다.

우린 다리가 여덟 개 달린 선사시대 생물체처럼 몸을 붙인 채 샤워를 하러 갔다. (p.85)

  

이런 장면은 아주 일상적인 장면이지만 아주 구체적이고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 장면이다. 일분 일초도 떨어지고 싶지 않은 그런 마음.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느낄 때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그런 일상의 장면. 하지만 아무도 쉽게 묘사하지 않는

어쩌면 이런 장면들이 이 작품이 가진 최대의 미덕이자 강점이다하이틴 로맨스 류의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제대로 현실에 기반한 연애소설이라는 점.

그녀는 날 글로벌 거대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축으로 몰아붙였고, 나보다 논쟁에 익숙한 점을 이용해 내가 동의하지도 않는 것들을 얘기하도록 유도했다. 흥분한 나머지 정신이 뒤죽박죽이 된 나는 기업 차원의 벌목을 옹호하면서, 현장 생물학자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들이라고 비웃었다. 그러자 그녀는 환경 파괴와 천연자원 고갈을 들먹이며 반박했다. 난 스웨덴 축산업자들의 트럭을 불태운 동물 권리 운동가들과 그녀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나는 이 모든 논쟁이 실은 벽지로부터 비롯된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중략)

우린 처음으로 사랑을 나누지 않고 잠들었다.

하지만 손은 꼭 잡은 채였다. (p.176)

 

이 장면 역시 그렇다. 심지어 갈등이 점점 극에 달하는 상황에서도 잡은 손만은 놓치 않는다. 설사 그 사람이 너무너무 밉더라도 손은 꼭 잡고 잔다. 이런 디테일한 장면 묘사도 매우 사실적이다.

 

문득 혼자 사는 사람들이 미용실이나 치과 또는 발 관리사에게 가는 것이 반드시 그럴 필요가 있기 때문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자신의 몸에 닿는 누군가의 손길이 그립기 때문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녀가 그런 식으로 날 만지기는 처음이었다. 성감대 얘기가 아니다. 어쨌든 한참 동안 그랬다.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져나올 것 같았다. 그녀 역시 울고 있었다. 그녀의 눈물이 내 손등 위로 떨어져 내렸다. 뭔가 말을 하려는데 그녀가 내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 댔다.

“쉿, 난 지금 내 삶을 시험해보고 있는 거야!

나는 지금도 그 말의 의미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때 그 순간에는, 가끔 꿈속에서 그러하듯, 모든 게 명백해 보였다. (p.158)

 

외로우니깐 사람이다. ‘빈방뿐인 삶’을 사는 외로운 사람들끼리 따뜻함을 찾아 사랑을 하게 되는 거겠지만, 가끔은 모호하고 가끔은 명백한 그런 사랑은 사실 수학처럼 그렇게 언제나 딱 떨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예를 들어 데시레의 절친인 메르타의 경우는 매우 똑똑한 여성이고 그래서 타인의 사랑에 대해서는 언제나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분석한 후 적절한 대답이나 조언을 해주지만 정작 자신의 사랑은 언제나 미궁 속이고 불투명하다. 남의 것일 땐 명료한 것도 내 이야기가 되면 난제인 수학 문제 같은 것, 그런 게 사랑인지도 모르겠다.

빌어먹을, 대체 뭐가 그렇게도 힘든 것일까? 어느 날, 데시레와 길고 긴 전화 통화를 하느라 축사 온도 조절을 깜빡했을 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또래의 성인 남녀가 도시 지척에 집을 하나 얻어 각자의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 함께 살면서 출근하고, 집을 꾸미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 매일 밤 함께 잠들고, 일주일에 세 시간 이상 보는 것. (p.260)

빌어먹을, 대체 뭐가 그렇게도 힘든 것일까? 현실에 기반하고 있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 연애소설은 따라서 온전히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우리의 사랑이 그러한 것처럼사랑의 극치를 경험한 이들에게도 장애물들은 있다. 우리가 흔히 겪게 되는 것처럼. 예를 들어 성격 차이 같은 것들.

릴에 감긴 줄을 조심스럽게 풀고

그물로 건져 올려서

비늘을 벗기고 뼈를 발라낸 다음

맛있게 먹을 수도 있엇는데.

그 망할 사랑이란 놈은

어느새 저 멀리 달아나고 없었다. (p.264)

 

우리는 자기가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자신의 지옥을 만든다. 사랑의 최대 고비이자 위기. 사랑은 하지만 사랑으로 인해 발생한 모든 문제들이 내 탓이 아닌 상대방의 탓으로 생각되어 원망과 오해가 쌓이게 되는 때. 그래서 나를 둘러싼, 나와 그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악몽이 되고 지옥이 되는 순간.

 

우리는 우리 사이에 가로놓인 낭떠러지 위로 다리를 놓으려는 노력은커녕 서로를 그 끝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어쩌면 우리 둘 다 기적을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난 그가 자신에게도 영혼이란 게 있음을 인정하기를 바랐고, 그는 밤새 내 배 위에서 앞치마가 자라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인지도. 그러면서 우린 치열한 싸움을 계속해나갔다. 여전히 서로에게 강렬하게 끌리고 있었으므로 자칫 블랙홀 속으로 빠져버릴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p.267)

 

다음에서 인용할 룬드마르크 부인의 말은 남녀 관계에도 적용될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모든 게 지나치게 상호적이고 복잡해지는 것, 서로에게 얽매이게 되는 것. 그게 사랑의 속성이기 때문에,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룬드마르크 부인처럼 자기 일에 집착한다. 다른 사람들과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그들을 관찰하는 것 정도에 만족한다. 빌어먹을, 사랑이란 너무나 힘드니깐.

 

“난 친구 사귀는 일에는 관심 없어요.” 지극히 담담한 어조였다. “모든 게 자니치게 상호적이고 복잡해지니까요. 서로에게 얽매이게 되고. (p.148)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사는 말에서 추락하고

토템은 벌레가 갉아먹었으며,

인간은 끊임없이 새로운 증기기관을 만들어낸다.

변하지 않는 건 오직 해가 떠오른다는 사실뿐이다.

 

해가 떠오른다는 사실이 변하지 않는 불변의 진리인 것처럼 이 세상에 여자와 남자가 있는 한 사랑이 계속되리라는 사실 역시 자명할 것이다.

[덧붙임] 1. 재밌는 건 이 책의 54장은 시로 시작한다. 맨 처음에 언급했던 걸 상기해보면 이게 얼마나 큰 의미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을 교양있게 만들려고 하는 듯한 그 어떤 시도도 싫어했던, 시집 읽는 것조차 내켜하지 않았던 남자가 시처럼 글을 쓴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이 남자를 변하게 한 것일까? 이런 게 사랑인가보다. 물론 그렇게 ‘하나가 됐던’ 경험 때문에 다시 둘이 되었을 때 견디기 힘든 것이기도 하지만.

2. 알고 보니 이 작품 이미 영화화도 됐다. 원작의 제목이 <Grabben i graven bredvid>인데 원작 그대로.

유튜브에서 검색해보니 심지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전적으로 동의. 빠른 시일 내로 빌려볼테닷! (좀 불편하지만 유튜브로 감상할 수도 있다. 10분짜리 파일 아홉 개로 나눠서 올렸다. v 하지만 영화에 대한 예의로 DVD 빌려보는 걸로~)

 

Swedish cute and amusing romantic comedy (2002) with great actors Elisabeth Carlsson and Michael Nyqvist

English title: The guy in the grave next door

 

3. <시작은 키스를 안 봐서 모르겠는데, 아마도 그런 류의 소설이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작품과도 사랑에 빠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4. 만약에 만약에… 지금의 배우자가 아닌 다른 상대와 또다시 사랑을 하게 된면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언젠가 남편과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물론 그런 일이 없을 거라는 전제 하에. 그야 말로 “만약”에). 그런데 남편과 나는 둘 다 아마도 상대방을 닮거나 상대방의 가장 눈부셨던 시기를 생각나게 하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그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마도 우리 둘은 어떤 교감이나 친밀감, 그리고 그로 인한 정신적 고양을 중시하기 때문인 듯하다.

그런데 동일한 질문을 다른 사람들에게 해보면 어떨까?

“만약 또 다른 사랑을 하게 된다면, 지금의 배우자(혹은 상대)와 닮은 사람일 것 같나요? 그렇지 않을 것 같나요?



YES마니아 : 로얄 c*****g 2012.10.29. 신고 공감 13 댓글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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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무덤의 남자] 남자와 여자, 같은 별에서 살 수는 없어?
"[옆 무덤의 남자] 남자와 여자, 같은 별에서 살 수는 없어?" 내용보기
누군가와 이별을 하고, 그 흔적으로 무덤이란 것을 만들고, 떠나간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찾는 무덤에서 또 다른 사랑이 피어난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말이지. ^^ 비명횡사한 남편의 무덤을 매일 찾는 지적이고 고상한 여자 데시레와 유일한 가족이었던 어머니의 무덤을 찾는 농장을 운영하고 자신이 키우는 젖소와 농작물에만 관심 갖는 남자 벤니의 만남이다. 서로가 눈이 마
"[옆 무덤의 남자] 남자와 여자, 같은 별에서 살 수는 없어?" 내용보기

누군가와 이별을 하고, 그 흔적으로 무덤이란 것을 만들고, 떠나간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찾는 무덤에서 또 다른 사랑이 피어난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말이지. ^^ 비명횡사한 남편의 무덤을 매일 찾는 지적이고 고상한 여자 데시레와 유일한 가족이었던 어머니의 무덤을 찾는 농장을 운영하고 자신이 키우는 젖소와 농작물에만 관심 갖는 남자 벤니의 만남이다. 서로가 눈이 마주쳤던 그 순간 각자의 생각-왜 있잖아, 그럴 때 동상이몽이라고 하잖아-으로 사랑을 시작한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의 사랑이 참 달콤한 것 같으면서도 너무 현실적이라 웃음만큼이나 눈물이 난다. 흑.



소똥 냄새 풍기면서 사는 남자와 고상함과 우아함을 걸치고 사는 여자의 사랑이 참 괴리감 있게 그려지고 있었다. 분명 두 사람의 마음은 서로를 그리고 애달파 하고 절절하다. 그런데 그 달콤함 만으로만 살아갈 수 없다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려고 작정이나 한 듯이 두 사람의 모습을 정말 섬뜩하리만큼 생생한 현실을 보는 듯 했다. 두 사람의 맞지 않는 성격, 서로가 다르게 가지고 있던 이상향, 각자가 가지는 공간의 최소한의 독립마저도 포기해야만 가능한 사랑으로 보였다. 집안에서 살림하고 자신의 농장 일을 돕고 자신의 아이들의 엄마가 될 여자와의 결혼(!)만을 바라는 남자의 사랑, 자신이 이루어가고 있던 꿈과 재능도 없는 집안일 보다는 할 줄 아는 것을 우선으로 중요시하면서 살아가고 싶은 결혼보다는 지금의 연애를 더 꿈꾸는 여자의 사랑.

 

어떤 상황을 앞에 두고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를 모를 때, 이 책을 만난 느낌이 딱 그거였다. 우스갯소리처럼 늘 들어왔던 말, 각각 금성과 화성에서 온 이성을 놓고 하는 말들이 이 책에서도 등장한다. 너무나도, 지독하게, 현실적으로다가. 남자와 여자가 같을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외모에서부터 성격, 사고방식, 그리고 그 외의 여러 가지가 같을 수만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서로가 맞추어가면서 이루고 싶은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사람들이 결혼이라는 이름으로 증명하듯 보여주기도 한다. 꼭 결혼이 아니어도 사랑을 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들을 보여줄 수는 있으나 그렇게 되기까지가 쉽지 않음을 알고 있기에 사랑이 대단한 것도 알겠다. 그런데 말이지. 점점 나이를 먹어갈 수록, 이런 이야기를 읽을수록-나는 이 책의 이야기가 마냥 허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책만큼 현실의 남녀를 그대로 보여주는 책도 드물 것이라 생각한다- 사랑에 대한 맹신을 버리고, 믿을 수 없는 것이 사랑이라는 생각만 쌓여간다.

철없던 시절 누군가와 헤어진 이유가, 어느 배우의 이름을 틀리게 기억했던 애인을 지적했다는 게 이유라고 말한다면 다 웃겠지? 그런데, 그랬다. 애인과 그 애인의 친구와 같이 있던 자리, 어느 배우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고 그 배우의 이름은 이거라고 말했는데 애인은 그게 아니라고 자신이 기억하는 이름으로 우기고 있었다.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면 될 것을 나는 내가 분명히 알고 있는(내가 좋아하는 배우였단 말이야.) 이름이었기에 그게 아니라고 정정해주었다. 결과는 내가 말한 배우의 이름이 맞았고 그이는 친구 앞에서 자신을 자존심 상하게 했다는 이유로 이별을 고했다. 이런 밴댕이 소갈딱지, 나를 능가하는 뒤끝 작렬이었다. 별 수 있어? 나도 쿨하게 (십팔색 크레파스를 들먹이면서) 뒤돌아섰지만,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이유다. 아, 세상에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음을 깨닫는 순간이기도 했다. 여전히 지금도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너무 많고, 특히나 남자와 여자 사이의 일들 앞에서는 그 이해할 수 없는 범위가 너무나도 넓다. 여자인 나도 그런 것을, 남자의 입장에서 봐도 마찬가지겠지?


데시레와 벤니의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차례로 들려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연애소설이라고 했다. 읽는 동안 분명히 느꼈다. 이 책은 연애소설이라고. 분명 연애소설이 맞긴 한데 이렇게 기대감과 상상을 마구 깨버리는 연애소설을 어떻게 받아들어야 하냐고. 뭔가 달콤한 향기도 막 풍겨주고, 부러우면 지는 거라고 외치면서도 부러움에 떨게 만들어야 하는 게 연애소설의 임무 아니야?

그런데 이상하게도 무슨 심리학 강의를 소설로 듣는 기분이었는데, 그게 나쁘거나 언짢은 게 아니라 매 장을 넘길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게 해서 목이 아플 지경이었지. 남자와 여자가 연애를 하는 이유, 어떤 일을 앞에 두고 싸우는 이유, 그리고 해결하는 방식이 기가 막히게 들려온다. 언제쯤 남자와 여자는 금성이고 화성에서 온 사람들이 아니라 같은 행성에서 살고 있는 사람으로 이야기 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이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졌느냐 아니냐는 묻지 마라. 홀딱 깬다. 게다가 이 이야기의 후속편이 있다는 거~ 재밌을 것 같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난 그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하니까.



n******i 2012.04.27. 신고 공감 5 댓글 8
리뷰 총점 종이책
뻔하지만 재미와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작가의 글솜씨만큼은 결코 범상치 않은 로맨스 소설
"뻔하지만 재미와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작가의 글솜씨만큼은 결코 범상치 않은 로맨스 소설" 내용보기
시골총각·도시처녀 백여 명 합동 맞선(동아일보, 1982.7.14.) 농촌총각 도시처녀 어우러진 짝짓기 ‘함박웃음’(한겨레, 1990.2.6.) ‘짝’ 25기 농어촌 총각들과 도시 처녀들의 이야기(머니투데이, 2012.3.15.)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시골 총각들의 결혼 문제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위의 기사들처럼 지방자치단체나 TV에서 주최하는 시골총각과 도시처녀
"뻔하지만 재미와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작가의 글솜씨만큼은 결코 범상치 않은 로맨스 소설" 내용보기

시골총각·도시처녀 백여 명 합동 맞선(동아일보, 1982.7.14.)

농촌총각 도시처녀 어우러진 짝짓기 ‘함박웃음’(한겨레, 1990.2.6.)

‘짝’ 25기 농어촌 총각들과 도시 처녀들의 이야기(머니투데이, 2012.3.15.)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시골 총각들의 결혼 문제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위의 기사들처럼 지방자치단체나 TV에서 주최하는 시골총각과 도시처녀들의 대규모 맞선이 화제꺼리가 되기도 하는데, 그다지 큰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는 것 같다. 요즈음 들어 도시에서 살다가 농촌으로 이사하는 “귀농(歸農)”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도 도시 여성들에게 “시골”에 대한 이미지는 모 개그 프로그램처럼 하루 종일 힘들게 소·돼지 키우고, 논일, 밭일에 매달린다는 이미지가 큰 것 같다. 위의 세 번째 기사에서 맞선 프로그램에 나온 한 남성이 “사실 이 직업이 시원찮다. 농업 한다고 하면 여자들이 배우자로 좋아하질 않는다”며 “시골에 산다는 것을 자체를 싫어한다, 말 그대로 자기가 소를 자신이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는 기사가 바로 이런 인식을 잘 나타낸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런 인식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이번에 스웨덴 소설 “카타리나 마세티”의 <옆 무덤의 남자(원제 Grabben i graven bredvid/문학동네/2012년 2월)>을 읽어보니 말이다.

 

(이하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결혼 5년 만에 불의의 사고로 남편을 잃은 후 졸지에 30대 독신녀가 된 “데시레”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주중에는 몇 번씩, 그리고 주말에도 최소한 한 번은 남편의 무덤을 찾아가 한 시간씩은 머물다 간다. 억지로라도 슬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지만 사실은 그곳에 머무는 시간의 반은 남편에 대한 분노로 보낸다. 그런데 몇 주 전, 남편의 무덤 옆에서 한 남자를 본다. 자신의 또래로 보이는 남자는 촌스러운 누빔 점퍼에 귀마개를 덧댄 두툼한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무덤 주위의 흙을 고르고 화단을 청소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모자에 쓰인 “산림조합”이라는 글자 때문에 산림조합원 남자라고 부르는 그 남자는 벤치 옆자리에 앉아 흘끗거리며 날 관찰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요상한 냄새를 풍겼고, 왼손에 손가락이 세 개 밖에 없었다.

 

도시에서 차로 30, 40분 거리의 시골마을에서 소를 키우는 30대 미혼 남성인 “벤니”는 농장에서 정신없이 일하다가 어머니 묘지를 찾아와 땅을 고르고 화초를 심고 부지런히 할 일을 마친 다음 겨우 앉아서 쉬는 벤치를 차지하고 있는 저 베이지 색 옷을 입은 여인이 영 못마땅하다. 최근 몇 년간 어머니는 그에게 ‘나가서’ 여자를 만나라며 성화셨지만 어머니는 ‘시골 농장에 사는 매력적인 독신남’의 아내가 되는 꿈을 꾸는 젋은 여자들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지 못했다. 여자들은 보육교사나 간호사가 되기 위해 모두 도시로 떠나 기계공이나 판매사원과 결혼하여 도시에 예쁜 집을 장만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결국 서른이 넘도록 결혼을 못하고 혼자서 농장 일이며 그동안 어머니가 돌봐온 집안일까지 모두 떠맡아 하고 있는 그는 단 몇 주 만이라도 저 여자 없이 혼자 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한다.

 

그저 지켜보기만 하던 두 남녀에게 전혀 예상치도 못한 일이 일어난다. 평소처럼 벤치에 앉아 남편의 무덤을 바라보는 그녀는 자신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남자의 시선을 무시한 채 손가방에서 꺼낸 수첩에 시(詩)를 적고 있었다. 그런데 산림조합원 남자의 무덤 바로 옆 무덤에 찾아온 어린 소녀와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웃음 짓는 그녀와 역시 미소를 짓고 있는 그의 눈길이 마주치게 된다. 그 순간 여자는 둘 사이로 무지개 같은 환한 빛이 솟아 오르고, 여자는 자신의 난자(卵子)가 펄쩍펄쩍 뛰어오르더니 찰랑찰랑 공중제비를 돌기 시작하는 느낌을 받는다. 남편과의 잠자리에서 별 만족을 못 느꼈던 그녀에게는 정말 놀라운 느낌이었다. 남자 또한 그녀의 미소에 가슴이 환해지는 그런 느낌을 받으면서 자신이 애써 짜낸 우유를 그녀 때문에 모두 버려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른다. 며칠 후 남자는 여자가 일하는 도서관에 찾아가게 되고, 사랑은 그렇게 시작한다. 그러나 둘의 사랑은 결코 쉽지가 않다. 자신의 가정을 돌보면서 같이 젖소를 키워줄 “아내”를 원하는 남자와 도시에 살면서 함께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며 “라캉”의 시에 대해 토론하길 원하는 여자 사이에는 너무 큰 간극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잡은 손을 쉽게 놓지 못하는 두 사람. 과연 이 로맨스의 끝은 어딜까?

 

시골 남자와 도시 여자의 만남과 로맨스를 그린 이 책, 사실 “뻔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나도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는 두 남녀가 우연찮게 만나 불같은 사랑에 빠지지만, 그 사랑이 현실의 간극을 메우지 못하고 결국 헤어지고 말 것이라는 결말이 너무 쉽게 예측되기 때문이다. 물과 기름 같은 존재들이었지만 다리 사이 난자가 요동치고 공중제비를 돌 정도로 찰떡궁합 같은 둘의 사랑으로 매일 한 가지씩 견디면서 지내는 법을 배우며 계속 이렇게 지내기를 바래보지만, 먼저 결혼한 선배들이 결혼을 앞둔 후배에게 충고처럼 들려주는, 이제는 식상하기까지 한 오래된 격언인 “연애는 이상(理想)이지만 결혼은 현실(現實)”이라는 식상한 말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는 셈이라고 할까? 그런데 이 책, 뻔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재미있으면서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작가의 글솜씨만큼은 결코 범상치가 않다.

 

책에는 매 챕터를 남녀 주인공이 번갈아 가면서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전개되는데, 같은 사건을 두고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두 남녀의 심리를 꽤나 현실감있고 섬세하게 그려내어, 읽으면서 내가 남자이다 보니 가정을 원하는 남자의 평범한 바램에 공감을 느끼다가도, 나라도 이제 겨우 자리 잡은 직장과 나서 자란 도시 생활을 모두 버리고, 시골에 살라고 한다면 역시나 쉽게 결론내리지 못할 것 같아 여자의 망설임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처럼 두 남녀 사이에서 벌어지는 로맨스를 서로 다른 시점에서 읽는 재미가 꽤나 쏠쏠하다. 일견 남녀간의 로맨스를 마치 심리학 서적이나 철학책을 읽는 것 마냥 너무나도 시시콜콜히 해체하고 분석하던 “알랭드 보통”의 글을 읽는 듯한 느낌도 드는데, 그보다는 덜 부담스럽고 훨씬 현실감 있고 피부에 와닿는 그런 느낌이었다.

 

여기에 남녀 간의 사랑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육체적인 사랑에 대해서도 숨기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거침없이 직설적으로, 그렇다고 외설적(猥褻的)이지 않게 적절히 표현한다. 이 책에서 가장 기가 막히고 기발한 표현이라면 역시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여주인공이 남자와의 만남에서 주체할 수 없는 강렬한 성적 매력을 느꼈을 때를 “난자가 찰랑찰랑 공중제비 도는” 이란 말로 표현한 것을 들 수 있겠다. 남자 없이 살다보니 이렇게 될 수 도 있겠지 하면서도 그런 자신의 모습에 당황스러워 어쩔 줄 모르는 여자의 모습에 웃음이 절로 터져 나오면서도 상상해보면 왠지 얼굴이 화끈거리게 만드는 그런 표현이라고 하겠다. 작가는 결말에도 작은 “반전(反轉)”을 숨겨 놓았는데,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구체적으로 말할 수 는 없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결국 헤어지고야 마는 두 남녀의 사랑이 아직은 끝나지 않았고 다른 양상으로 계속 이어간다는 그런 결말이라고만 밝혀둬야겠다. 그런데, 이 결말이 심정적으로 올곧이 이해가 되진 않는다. 아마도 속편이라는 <가족무덤>까지 읽고 나서야 그네들의 “선택”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서두에서 시골 남자와 도시 여자의 결혼 문제로 이 글을 시작했는데, 다 읽고 나서 서평을 쓰다 보니 이 책의 로맨스를 그 문제로만 한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다. 이 책처럼 서로 다른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고 또는 극복해내는 연인들의 로맨스는 국가, 인종, 종교, 이념, 빈부·신분 격차 등 수많은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뭏튼 이 책, 오늘도 지구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새롭게 만나고 사랑을 나누고, 이별하는, 어쩌면 “평범한” 일상과도 같은 셀 수 없는 많은 사랑들이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사랑이라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재미있는 책 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이 책의 두 남녀의 사랑이 어떻게 결말을 맺는지 속편인 <가족무덤> 또한 곧 만나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a*****7 2012.04.24. 신고 공감 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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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무덤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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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무덤을 찾는 한 여자와 한 남자가 있다. 여자는 도서관에서 근무하며 서른다섯 살의 얼마전에 사별 한 여자로 이름은 데시레... 그녀는 세련된 남편이 자전거를 타고 나간 날 사고로 인해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깊은 슬픔에 빠져 시간이 날때마다 남편의 소박한 묘지를 찾아 스스로를 위로 한다.    젓소를 기르며 축사를 운영하며 농부의 삶을 살고 있는 벤니.... 그는 암으로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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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무덤을 찾는 한 여자와 한 남자가 있다. 여자는 도서관에서 근무하며 서른다섯 살의 얼마전에 사별 한 여자로 이름은 데시레... 그녀는 세련된 남편이 자전거를 타고 나간 날 사고로 인해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깊은 슬픔에 빠져 시간이 날때마다 남편의 소박한 묘지를 찾아 스스로를 위로 한다. 

 

젓소를 기르며 축사를 운영하며 농부의 삶을 살고 있는 벤니.... 그는 암으로 얼마전에 죽은 어머니의 묘를 찾아 휴식을 갖는 것을 커다란 위안으로 삼고 있는 남자다. 어느날부터 자꾸만 여자의 존재가 신경이 쓰이고 짜증이나지만 그녀에 대한 호기심 역시 갖고 있다.

 

서로의 존재에 대해 무심한듯 의식하던  두 사람은 어느날 눈이 마주치자 서로가 지어내는 미소에 매료되고 만다. 강한 이끌림이 이런 것인가 하는 느낌을 받은 두사람은 서로에 대한 생각을 하기에 이른다.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여자를 발견한 남자는 그녀에게 다가서고 두 사람은 불꽃이 튀는 감정에 휩싸이며 서로에게 몰입하게 된다.

 

데시레, 벤티... 두 사람은 서로가 삼십여 년을 살아 온 환경이 다르다. 남편이 축사를 돌보며 여자는 집 안을 깨끗이 정리하고 맛있는 저녁을 만들어 남편을 기다리는 모습에 익숙한 벤니와 도시적이고 세련되었으며 지적 향유를 즐기며 요리를 비롯해서 집 안 일에 서투른 데시레...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강하게 끌리는 육체적, 정신적 만족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를 자꾸만 뒤로 미루게 되는데....

 

사람을 사랑하면 변화할 수 있다고 한다. 헌데 막상 내가 변화를 시도하기 보다는 상대방이 나를 좀 더 사랑해 주고 아껴주니 상대방이 더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며 그러므로인해 서로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성격이나 취향을 자신의 쪽에 맞쳐주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마음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벤니는 데시레를 사랑하지만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 하루 아침에 세련된 도시남으로 변할 수 없는 그는 결국 데시레에게 이별을 선언하고 마는데... 데시레 역시 벤니가 조만간 자신을 다시 찾아올지 모른다는 안이한 생각에 이별을 쿨하게 받아 들인다. 허나 그에게서 연락이 끊어지자 자신이 한 행동이나 말을 돌이켜 생각해 보며 이기적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아무리 사랑하는 남녀도 오래시간 각자의 삶의 영역이 달라 처음에 부딪칠 수 밖에 없다.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며 서로에게 맞추어가면서 사랑을 더욱 확고히 만들어 가야 함은 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괜한 이기심과 오기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되는 경우가 있다.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인식하고 용기있게 앞으로 나아간다면 사랑과 행복은 멀리 있지 않을 것이다.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읽었지만 책을 읽다보니 사랑의 방식과 결혼생활에 대한 생각도 해보게 만들고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 유익한 시간이였다.



q******5 2012.11.27. 신고 공감 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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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로맨스 소설. 참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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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일단 제목부터 색달랐고, 표지를 장식한 하이힐과 장화의 대비가 소설의 극명한 대비 상황을 상징적으로 대변해서 의미심장했다.   과부와 노총각의 사랑혹은 사서와 농부의 사랑이라 섣불리 단정짓긴 어렵지만, 이들의 사랑은 기묘하다. 전혀 접점이 없을 듯한 가치관과 취향을 을 갖고 있는 이들이 몇번의 마주침과 오해속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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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맨스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일단 제목부터 색달랐고, 표지를 장식한 하이힐과 장화의 대비가 소설의 극명한 대비 상황을 상징적으로 대변해서 의미심장했다.

  과부와 노총각의 사랑혹은 사서와 농부의 사랑이라 섣불리 단정짓긴 어렵지만, 이들의 사랑은 기묘하다. 전혀 접점이 없을 듯한 가치관과 취향을 을 갖고 있는 이들이 몇번의 마주침과 오해속에 서서히 서로에게 알수없는 끌림을 느끼고, 육체적으로 궁극의 희열을 얻지만, 타협하기 힘든 현실때문에 괴로워하는 이야기가 상당히 디테일하게 묘사된다. ]

  남주와 여주의 시점이 씨실과 날실처럼 교차함녀서 진행된는 터라 각자의 입장과 생각들이 잘 표현된다. 도시의 도서관 사서인 여성은 자신의 문화생활과 취미생활 그리고 채식지향의 식생황을 즐기고,전원의 낙농가를 운영하는 남주는 자신의 고단한 일상의 윤기를 더해줄 아내의 존재를 절실히 원하며 농부로써의 자부심을 유지하려 든다. 때문에 이들은 서서히 위태위태로운 관계로 악화되고 결별을 맞는다.

  사실 읽는 내내 남주의 시점이 전개될때면 여주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행동들이 못마땅했고, 여주의 시점이 진행될때는 남주의 고집스럽고, 일방적인 행동 패턴들이 싫었다.

  너무나 대조적인 성향의 남녀가 서로에게 끌리면서 겪게된는 혼란과 어려움들이 무겁게만 진행되는 것이 아닌 비틀린 유머와 해학으로 치장되어 진행된는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고, 재밌었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이 조만간 출간될듯 한데, 기다렸다 얼른 읽어볼 생각이다.

  문장 사이사이 번뜩이는 작가의 위트와 지성을 볼수 있어서 좋았고, 남녀 주인공의 캐릭터를 구축한 그 완성도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작품이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대박 재밌었다.

  알렌산더 스카스가드의 나라 스웨덴이 보다 친근하게 다가와서 또한 좋았다.

b***i 2012.03.2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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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밤에 뜨는 태양 vs 여자는 낯에 뜨는 달
"남자는 밤에 뜨는 태양 vs 여자는 낯에 뜨는 달" 내용보기
옆 무덤의 남자?? 이 책에 제목처럼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사랑'이다. <옆 무덤의 남자>는 연애소설이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듣고 읽었던 로맨틱하고 상상만으로 흥분(?)되는 그런 핑크빛 연애소설은 결코 아니다. 그렇다고 연애를 무덤에서 하는 건 더더욱 아니다.^^; 아주 솔직하고 현실적이며 화끈한(?) 현대판 연애소설이다.   일찍이 남편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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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무덤의 남자?? 이 책에 제목처럼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사랑'이다.

<옆 무덤의 남자>는 연애소설이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듣고 읽었던 로맨틱하고 상상만으로 흥분(?)되는 그런 핑크빛 연애소설은 결코 아니다. 그렇다고 연애를 무덤에서 하는 건 더더욱 아니다.^^; 아주 솔직하고 현실적이며 화끈한(?) 현대판 연애소설이다.

 

일찍이 남편을 하늘로 날려 보낸 젊은 부인. 그녀는 매일같이 남편의 무덤으로 산책을 나간다. 그리고 이런저런 얘기들을 남편에게 들려주며 외로움을 푼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옆에 있는 무덤에 왠 띨띨하게 보이는 남자가 와서 무덤에 난 잡초를 뽑고 관리하는 게 아닌가? 매일 보다 그가 궁금해졌다. 그런데 그 역시 그녀를 보고 궁금해졌던 찰나에 남자는 무작정 그녀에게 들이댄다. 도서관 사서인 그녀와 농부인 그. 뭔가 언밸런스 하지만 그동안 자고 있던 연애세포들이 꿈틀거려 눈에 뭔가가 씌운 게 틀림없다. 그렇게 서로의 외로움을 달래며 사랑에 빠지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이건 뭐 태양 vs 달이었다. 여자는 책을 좋아하고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데 농부인 그는 젖소의 젖(?)을 마시는 고 젖소를 공부하는 게 아닌가? 그리고 그에게 24시간은 오로지 농장에 투자한다. 서로를 알아갈수록 둘의 사이는 점점 멀어져만 가고 막상 결혼을 하자니 점점 상처는 벌어지고......당신이라면 이 상황에 어떻게 하겠는가?

 

나는 사랑을 두 가지로 본다. 하나는 본능적인 설렘과 정신적인 교감이다. 본능적인 설렘이란 말 그대로 서로에게 끌리는 설렘, 두근거림이다. 손만 잡아도 얼굴이 빨게지고 가슴이 미친듯이 뛰며 먹지 않아도 365일 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서로에 공통된 교집합이 있기에 편안하고 왠지 친근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이 커풀에겐 전자는 차고 넘칠 만큼 있지만 후자는 없는 것이다. 나도 이런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반대인 경우는 또 처음 본다.+_+;; 

설렘에 충실 하느냐? 아니면 정신적인 유대감이냐?  연애를 해본 사람은 안다. 이 차이가 엄청나게 사람 환장하게 만든다는 것을.

만약 당신이라면?^^      

d*****1 2012.02.1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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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로맨스라 더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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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은 언제나 장밋빛이다. 물론 주인공들의 장밋빛 미래를 나아가기 위해서는 가시도 다닥다닥 늘어져있긴하지만. 로맨스 법칙은 그 여정이 험난하고 사랑이 이루어졌더라도 삼각관계, 사각관계 등 그 법칙이 너무도 천편일률적이라 고리타분까지하다. 5-6년 전에 이미 흔하디흔한 재벌, 조폭, 직장, 대학교 선후배 등 현실에서 일어날 뻔한 그런 로맨스 소설은 읽어봐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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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은 언제나 장밋빛이다. 물론 주인공들의 장밋빛 미래를 나아가기 위해서는 가시도 다닥다닥 늘어져있긴하지만. 로맨스 법칙은 그 여정이 험난하고 사랑이 이루어졌더라도 삼각관계, 사각관계 등 그 법칙이 너무도 천편일률적이라 고리타분까지하다. 5-6년 전에 이미 흔하디흔한 재벌, 조폭, 직장, 대학교 선후배 등 현실에서 일어날 뻔한 그런 로맨스 소설은 읽어봐서인지 이젠 현실적이지 못한 로맨스 소설은 이쪽에서 사절이다.

 

그렇지만 정말 현실적인, 현실에 기초로 한 로맨스 소설이라면?

 

 

"저기......같이 묘지 한 바퀴 돌지 않을래요?"

-p.66

 

 

때론 버스에서 운명의 만남을 가질 수도 있고, 때론 도서관에서, 길거리에서, 그리고 무덤에서도 만남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35~37세, 30대 중후반인 그들의 사랑은 즉홍적이기도하지만 현실을 벗어나진않는다. 지적이고 고상한 도서관 사서인 데시레는 전형적인 도시 여자로, 생고기로 미트볼을 해먹기보다는 냉동 미트볼을 데펴 먹는 게 더 어울린다. 시골 마을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산림조합원 벤니는 대대로 이어진 가업을 물려받아 학업을 포기하고 근 20년동안 농장만 운영한 순박한 시골 청년이다. 30대 중반을 넘기고 유일한 가족인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이러다 50대 중반까지 결혼을 하지 못할까 순수하게 걱정하는 '청년'이기도하고. 데시레 남편의 무덤과 벤니 어머니의 무덤은 나란히 묻혀져있다. 여기서 그들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흔한 로맨스의 시작은 아니지만, 흔한 이들의 조합은 아니지만, 주위에 돌아보면 한 커플 정도는 있을 듯한 극과 극의 만남이다.

 

 

불꽃과도 같은 데이트 이후 터져나가는 심장소리, 그와의 추억쌓기, 엔돌핀이 돌면서 좋은 일만 그득할 듯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그들의 미래가 서로 조율 자체가 안되는 것이다. 도시 여성은 농촌 총각이 가업을 버리고 오는 걸 원하고, 농촌 총각은 도시 여성이 일을 조절해 본인의 가업을 도와야 된다고 생각한다. 여자의 의견은 묻지도않고 결혼을하면 당신의 일은 파트 타임으로 바꾸고 아기를 낳으면 벤니의 친구 아내에게 맡기며 집에오면 집안일은 여자가 다 해야되는 것으로. (여기서 벤니의 친구네와 데시레의 관계가 안 좋다는 것이 함정)

 

 

 

누구의 의견이 잘못된 것일까. 아니, 어떤 방식이 잘못될 걸까.

서로의 의견을 참고하지않고 본인의 라이프 스타일에만 맞춰주길 바라는 것?

 

 

 

남자의 입장과 여자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방식은 얼마 전 보았던 <내 아내의 모든 것>이 떠오르게했다. 여자의 입장과 남자의 입장 차이를, 그들의 생각이 틀리다는 걸 7년차 부부의 ver. <내 아내의 모든 것>이라면 결혼 전 이들의 현실적 장애물에 대한 남녀간의 이야기는 <옆 무덤의 남자>이다.

 

 

현실적인 연애 소설로 추천이다. 빨간 구두와 녹색 장화, 이 불협화음부터가 눈에 띄지 않나.

엄청 싸우고 지지고 볶는다. 읽다보면 화가 나기도하지만 뭐, 남녀간의 문제가 항시 웃으면서 해결되는 건 아니니까.

k**********4 2012.06.07.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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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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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제일 어렵고, 미스터리하고, 슬프고, 즐겁고, 신나는 것을 대라면? 사랑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지만 똑같은 사랑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각자의 사연과, 사랑이 있고 평범해 보이는 사랑이더라도 그 안을 파고들면 500페이지 책 두세 권은 거뜬히 쓸 수 있을 만큼 무궁무진한 에피소드가 포진해있으니 말이다.   이 책 역시 흔하디흔한 '사랑'이야기를 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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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제일 어렵고, 미스터리하고, 슬프고, 즐겁고, 신나는 것을 대라면? 사랑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지만 똑같은 사랑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각자의 사연과, 사랑이 있고 평범해 보이는 사랑이더라도 그 안을 파고들면 500페이지 책 두세 권은 거뜬히 쓸 수 있을 만큼 무궁무진한 에피소드가 포진해있으니 말이다.

 

이 책 역시 흔하디흔한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결코 흔한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은 데시레와 아직 자신의 짝을 만나지 못한 벤니가 만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만남 역시 평범하지 않은데, 남편의 무덤을 찾은 데시레와 어머니의 무덤을 찾은 벤니가 길 하나 차이로 바로 옆에 위치하면서 첫 만남을 시작하니 말이다.

 

큐피드가 어떤 기준을 가지고 화살을 쏘는지 모르겠으나, 첫 인상이 좋지 않았던 그들은 곧, 거짓말같이 사랑에 빠진다. 나와 전혀 다를 것 같은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느낌은 어떨까. 데시레와 벤니 각자의 독백을 통해 그들의 사랑을 살짝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달콤하고 아름답기만한것이 사랑은 아니다. 서로 제멋대로인 두 사람이 서로에게 맞춰가는 노력은, 신이 우리에게 부여하신 종족보존 의무만 아니면 3개월 안에 끝날게 뻔하다는 게 내 지론이다. 그러니, 달라도 너무 다른 데시레와 벤니의 사랑 역시 삐걱거릴게 불 보듯 뻔한 게 아닐는지. 데시레는 철저하게 도시여자다. 함께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뮤지컬을 보며 함께 이야기할 남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벤니는 철저하게 시골남자다. 지치고 힘든 소 돌보기를 끝내면 따뜻하고 맛있는 식사라 차려져 있는 가정을 원한다. 한가하게 책을 보는 시간에 축사 고치는 일에 더 공을 들이겠다!!라고 제멋대로 생각하는 남자인 것이다.

 

벤니 : 우리는 물과 기름 같은 존재들이었다. 그리고 난 계속 이렇게 지낼 수 있기를 바랐다. 매일 한 가지씩 견디면서 지내는 법을 배우면 되니까. (p.166)

데시레 : 우리는 우리 사이에 가로놓인 낭떠러지 위로 다리를 놓으려는 노력은커녕 서로를 그 끝으로 몰아가고 있었다......난 그가 자신에게도 영혼이란 게 있음을 인정하기를 바랐고, 그는 밤새 내 배 위에서 앞치마가 자라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인지도. (p.267)

 

데시레는 벤니가 축산업을 포기하고 다른 직업을 찾기 원한다. 벤니는 데시레가 도시에서의 삶을 청산하고 자신과 함께 소를 돌보기 원한다. 하지만 둘 다 그런 소망을 입 밖에 내지 않은 채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간다. 이렇게 하루가 지나가면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지리라는 덧없는 희망을 안고 말이다.

 

이 책은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이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는지 그리고 있다. 결론은? 서로 이해하고 보듬을 수도 있고, 혹은 그대로 갈라설 수도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데시레가 표현한 데로) 자신안의 난자를 공중제비 돌게 할 만큼 나의 한 부분을 움직일 수 있는 어떤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랑에 들이는 모든 수고가 결코 헛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그런 가슴 설레는 움직인 대신 고만고만한 조건에 맞춰 대충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나는 벤니와 데시레의 사랑을 응원하고 싶어졌다. 아무리 건너기 힘든 강이 있더라도, 기어코 다리를 만들어 서로에게 꼭 이어졌으면 하는 응원도 외치면서!!



p******0 2012.03.0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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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서 연애를 뺐을 때 남는 것들 [옆 무덤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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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인 발칙함 <옆 무덤의 남자>   지적인 도서관 사서인 데지레, 농장에서 땀흘려 일하는 즐거움을 아는 벤니. 이렇게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다.   죽은 남편의 무덤가에서 책을 읽던 데지레는 옆 무덤을 돌보던 '거슬리는'남자의 미소에 반한다. 이것 저것 잴 것 없이 즉각적으로, 본능적으로 반응하게 되는 사랑. 그야말로 생짜의 로맨스가 시작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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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인 발칙함 <옆 무덤의 남자>

 

지적인 도서관 사서인 데지레, 농장에서 땀흘려 일하는 즐거움을 아는 벤니. 이렇게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다.

 

죽은 남편의 무덤가에서 책을 읽던 데지레는 옆 무덤을 돌보던 '거슬리는'남자의 미소에 반한다. 이것 저것 잴 것 없이 즉각적으로, 본능적으로 반응하게 되는 사랑. 그야말로 생짜의 로맨스가 시작된 것이다.

 

벤니는 데지레가 일하는 도서관으로 무작정 찾아간다. 같이 밥을 먹고, 쇼핑을 하는 동안 서로에게 완전히 반해버린 둘. 그들의 첫 데이트는 다른 어떤 커플과도 같이 설레고 두근댄다.
하지만 설렘에만 빠져있는 것도 잠시, 서로 너무도 다른 환경에서 너무도 다른 성격을 가지고 살고 있다는 '현실'을 깨닫게 된다.

 

그녀의 방은 너무 차갑고, 그의 집은 너무 구질구질하다. 그녀는 고상하고, 그는 '너무나'인간적이다. 그는 그녀가 따뜻한 미트볼을 만들고 일이 끝난 그를 기다리고 있기를 바라지만, 그녀는 그와 '라캉'에 대해, 난해한 연극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마치 다른 별에서 살아온 것 처럼 서로 다른 남녀. 그러면 질릴 법도 하건만 그와 그녀의 본능은 서로를 간절히 원한다. 다르지만 어쩔 수 없이 끌리는 불가해한 어떤 것.

 

이 사랑의 결말을 작가는 조그마하게 열어둔다.
그리하여 '사랑'일까, 그럼에도 '사랑'일까.

<옆 무덤의 남자> 후속편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p*********y 2012.02.28. 신고 공감 0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사랑에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 이후엔...
"사랑에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 이후엔..." 내용보기
35세의 데시레는 도서관 사서이고, 그녀의 남편인 외리안은 교통사고로 죽는 바람에 결혼 생활 5년으로 종지부를 찍는다.   거의 매일이다시피 그녀 남편이 묻혀있는 무덤에 있다가 오곤 하는 그녀는 그녀  남편 옆에 있는 한 초라하고 촌스런 무덤을 보게되고 그 무덤엔 산림조합원 직원으로 생각되는 촌스런 남자가 그녀처럼 매일 오다시피 온다.   그 남자의 이름은 벤니- 36세
"사랑에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 이후엔..." 내용보기

35세의 데시레는 도서관 사서이고, 그녀의 남편인 외리안은 교통사고로 죽는 바람에 결혼 생활 5년으로 종지부를 찍는다.

 

거의 매일이다시피 그녀 남편이 묻혀있는 무덤에 있다가 오곤 하는 그녀는 그녀  남편 옆에 있는 한 초라하고 촌스런 무덤을 보게되고 그 무덤엔 산림조합원 직원으로 생각되는 촌스런 남자가 그녀처럼 매일 오다시피 온다.

 

그 남자의 이름은 벤니- 36세로 고등학교도 채 마치지 못한 채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홀 어머니와 함께 젖소 24마리, 종자소, 그리고 약간의 양을 치우는 농장주다.

 

그런 그에게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어머니가 남긴 유품은 정리도 못한 채 매일 무덤에 꽃을 꽃아주고 닦아주러 오는 사람이다.

 

처음엔 엄마를 뵙고 무덤 앞에 있는 벤치에 앉아있다 가길 원하는 그에겐 항상 베이지 색상의 버섯무늬의 모자를 쓴 깡마르고 허연 여자가 앉아있는 것을 보고 못마땅하기시작, 곁눈질로 보기 시작하면서 이내 그녀와 그와의 만남은 시작이 된다.

 

 어느 날 한 소녀와 엄마가 나누는 대화를 계기로 둘은 서로 마주보게되고 그 남자의 미소로, 그녀의 웃음있는 눈으로 인해서 둘은 한방에 그야말로 속된말로 뿅 가게되고 그가 그녀가 일하는 도서관에 와서 데이트 신청을 (무덤에서 만날까요?)하면서 둘은 그야말로 거침없는 사랑에 빠진다.

 

여기까지가 아주 통속적인 로맨스에 빠진 연인들의 전형적인 모습과 심리 상태를 그린 것이라면 2차전은 아주 본격적인 둘 사이의 내면의 갈등을 그린다.

 

 여자는 전 남편과의 사이에 오고가는 대화 속엔 라캉이니, 연극이니, 오페라니 하는 것들이 거칠것 없는 대화의 한 무대였지만 벤니와의 만남은 그야말로 정 반대의 만남이다.

 

그녀가 좋아하는 것과는 정 반대로 연극이니 철학적인 얘기는 뒷전이고 오로지 그가 원한 것은 힘들게 새벽에 일어나 젖소의 젖을 짜고 인공수정을 시키는 일에서 부터 농장의 자질구레한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장작을 패고, 따뜻하게 자신을 맞이해 줄, 맛깔스런 미트볼을 만들 줄 아는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데지레의 그 놈의 난자가-

 

순간 , 내 안의 난자가 펄쩍 펄쩍 뛰어오르더니 찰랑찰랑 공중제비돌기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소리없는 신호를 보낸다. '여기예요!, 이쪽이라고요.!' -P 25

 

이상신호를 보내면서 그와 이상이 전혀 안맞음에도 외리안에게서 느껴보지 못했던 흥분과 섹스가 너무도 잘 맞는 바람에 그와의 사이를 좁히려는 시도를 하게된다.

 

하지만 여전히 벤니가 생각하는 바는 데지레와 여러가지 일이 꼬이면서 달리 생각을 하게되는 과정을 겪는다.

 

 흔히 로맨스의 전형적인 소설이라고 생각했다면 조금 빗나갈 듯한 소설이다.

 

한 순간에 사랑에 빠지고 격정적인 섹스를 거친 후에 그, 그녀가 서로 사랑한다고 인정하는 순간 두 남녀간에 있는 다리엔 서로가 이해를 할 수없는 일들의 연속이 꼬릴 문다.

 

어디선가 읽은 구절엔 이런 글귀가 있었다.

 

평생의 배우자를 만남에 있어선 타이밍이 중요하다.?

 

이 말인 즉슨 지구의 반은 남자이고 여자인 세상에서 그것도 한 나라 안에서 태어난 사람으로서 여러 분할된 지역 중에서도 특히 유독, 왜 그와 내가 만나게 됬을까?

 

바로 우리 곁을 지나치고 만나고 이어지는 인연들의 연속성 속에 어느 날 우연히 몸서리치게 외롭고 내 곁에 누군가 있었음 좋겠단 생각을 하던 차에, 바로 내 옆에 나타난 바로 그 사람이 내 배우자임을 확신하는 바람에 결혼을  할 수있는 거란 말의 구절이 떠올랐다.

 

처음에 미소로 반했던 사건도 그렇다.

  데시레는 소녀와 엄마의 대화를 통해서 전해 온 남자의 미소라고 생각했지만 남자는 온통 우중충한 베이지 색상의 그녀의 옷차림과 스타킹에 대한 변화를 시도하는 상상을 하다 절로 미소가 떠오르게됬고 이어 그 미소로 그녀를 바라보는 바람에 푹 빠져버린 사건을 봐도 역시 사랑은 타이밍이 중요함을 알게 해 준다.

 

그렇다고 일사천리 둘 간의 극간을 좁히는 일에 있어서 한치의 양보를 하는 것은 없다.

나중에 데시레가 깨달았 듯 사실은 둘 모두가 조금씩 양보를 했다고는 했지만 데시레는 그녀 나름대로 그가 농장을 포기하고 도시로 나와 같이 살 것을 요구한 것이었고, 벤니 또한 그녀가 파트타임으로 직업을 돌리고 아이가 태어난다면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기는 것이 최선인 것처럼 제시를 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 "당신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원하는 게 뭔지는 알려고도 하지 안쟎아.! 당신한테는 오직 당신 자신과 당신이 원하는 것만 중요할 뿐이지. 당신은 라콩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원하는 거라고. 도서관 동료들 앞에서 창피하지 않으려고. 농장이 어떤건지, 그게 나한테 어떤 의미인지는 전혀 이해하려고 하지 않으면서. 나는 말이지 , 새끼를 낳은 소들이 산욕열로 고통받지 않도록 나를 도와 제때에 칼슘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고! -p 185

 

***** 릴에 감긴 줄을 조심스럽게 풀고 그물로 건져 올려서 비늘을 벗기고 뼈를 발라낸 다음 맛있게 먹을 수도 있었는데 그 망할 사랑이란 놈은 어느새 저 멀리 달아나고 없었다. -p264

 

결국엔 벤니가 이별을 고하고 둘은 계절의 변화를 겪으면서 각자 심한 사랑의 후유증을 겪는 과정이 여타 연인들의 모습들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만큼 아주 사실적이고 현실적으로 그린 것이 바로 이 소설의 매력이다.

 

한 일이 벌어진 것을 여자가 바라보는 시선과 남자가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가 얼만큼 큰지도 알 수있게 해 주는 이 소설은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남녀간의 생각차이를 철학적인 근거에 의한 딱딱한 구절로서 알게 해 준다면 이 소설은 알랭의 그 말을 한층 부드럽게 풀어서 설명해 주는 식처럼 들리기에 읽다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유머가 넘치고 섹스가 주는 흥분의 표현, 둘 사이의 결코 벌어질 수없는 사랑의 실체를 보여주기에 아주 재밌게 읽을 수있는 책이다.

 

 외설스럽다거나, 과감하다거나 하는 느낌이 아닌 죽은 전 남편에게 미안함을 못 느낄정도의 사랑을 느끼는 데시레의 벤니에 대한 사랑은 뒷 결과에 약간은 멍해지지만 이 책의 후속편격이 2005년에 나왔다고 하는 것을 보면 그 이후의 두 사람간의 사랑의 결말이 어떻게 전개됬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아직 국내엔 책 발간이 안됬다. )

 

책 표지의 그림처럼 도시적인 빨간구두의 힐을 신고서 자신이 쌓아 온 커리어에 대한 욕망을 버리지 못하고 좀체 벤니와의 간격을 좁힐 수없는 여자 데시레와 녹색의 농장에서나 신는 긴 장화를 나타내는 신발의 연상엔 온통 자신의 삶을 농장에 기대어 살 수밖에 없는 벤니의 삶을 표현하기에 이 책의 제목처럼 아주 극과 극의 두 연인들의 사랑을 통해서 해결되지 않는 남녀간의 사랑에 대한 통찰을 요구한다.

 

자라 온 환경이 다르고 , 이를테면 데시레가 생각하는 남자에 대한 생각(남자들은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둘 중의 하나였다. - p 132) 은 다정한 부모님의 사이를 봐 온 벤니가 생각하는 남녀간의 사이와 차이를 보인단 점에서 외롭지만 않다면, 외롭다면 가끔 이성적인 파트너와 함께 지내는 정도를 생각한 데시레의 생각과 온전히 순수한 농장주의 부인으로서 우직한 생활에 적응을 원한 벤니의 이상상하고는 떨어져도 한참이나 떨어진 것을 그려나가는 작가의 글 솜씨가 정말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게 만드는 책이다.

 

화성과 금성은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지도 않건만 왜 그 생각들의 차이는 간격이 벌어지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남녀간의 밀고당기기, 연애는 꿈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요, 결혼은 현실이란 말이 정말로 와 닿는 남녀간의 실체를 드러내는 책이다.

이달의 사락 m*******n 2012.11.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