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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역사들은 다분히 유럽중심적인 사관을 유지했었다. 콜럼버스는 신대륙을 발견한 것이었으며,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그들의 선진 문명을 뒤떨어진 마야와 잉카문명위에 덧입힌 행위였노라고 우리는 배워왔었다. 하지만 그러한 배움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우리는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가 아닌 유럽의 역사를 배우고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그것은 일본의 입장에서 한국을 36년간 통치한 것이 아주아주 자랑스러운 일인 것 마냥 기술한것과도 같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이 책은 과거 그러했던, 아니 현재도 다분히 그러한 성향을 없애지 못하고 있는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에 대해 재조명해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밀려오는 유럽문명으로부터 라틴 아메리카 고유의 문화정체성, 자아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부단히 고민하고 투쟁해야 했었던 그 시대 수많은 지식인들의 고뇌를 이 책을 통해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단순히 종교적 차원의 전파가 아닌 하나의 문명을 파괴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었던 정신적 파괴자 예수회, 라스 카사스의 정의를 지켜내기 위한 투쟁... 그리고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노선 사이에서 끊임없이 괴로워 해야 했던 라틴 아메리카의 근대 모습들, 우리에게 너무도 널리 알려진 체 게바라, 신자유주의의 흐름에 맞서 외롭지 않은 싸움을 전개하고 있는 마르코스 까지... 이 책 한권을 통해 나는 라틴 아메리카를 지켜내고자 노력했던 수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문명은 미국과 유럽 종속적인, 그들의 것보다 열등한 것이 아니었기에, 그들에게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보존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 라틴 아메리카는 소수 백인들을 위한 땅이 아니었고, 그들에게는 충분히 지켜야만 하는 의무감이 존재했던 곳이었다. 그러한 라틴 아메리카를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가 아닌 백인들의 역사로서, 왜곡된 관점으로 바라보던 지금까지의 우리 모습들에 대해 조금은 반성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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