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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인들이 보여주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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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개인의 결합을 뛰어넘어 한 가문의 결합으로서 결혼이 이해되어서일까? 사랑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땅에서 특정인과 인연을 맺기도 쉬운 일이 아니건만, 그토록 까다로운 조건까지 충족시켰다면 결혼은 실로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만남의 어려움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사랑이 식는 속도는 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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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개인의 결합을 뛰어넘어 한 가문의 결합으로서 결혼이 이해되어서일까? 사랑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땅에서 특정인과 인연을 맺기도 쉬운 일이 아니건만, 그토록 까다로운 조건까지 충족시켰다면 결혼은 실로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만남의 어려움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사랑이 식는 속도는 어마어마하다. 실제로 우리는 단순히 사랑이 식는 것을 뛰어넘어 상대에 대한 미움으로까지 변질되는 과정들을 종종 접하곤 한다. 현실이 그렇다 하여도 사랑은 여전히 아름다운 포장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소재이다. 텔레비전 연속극에서 주로 다루어지는 것 역시 진부하다 싶은 사랑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 낮지만은 않은 시청률은 사람들에게 이들 이야기가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함을 의미한다. 그것이 ‘사랑’이 지닌 힘이다. 물론 형태는 달랐겠지만 오랜 옛날이라 하여도 사랑은 존재했을 것이다. 개인의 선택권이 제약되어 있었으니 오히려 그 애절함이 현재보다 더 했을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고대의 많은 글들이 사랑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인해 후대에 ‘남녀상열지사’라는 단어와 함께 금지되기도 했던 <만전춘별사>나 <쌍화점> 등의 고려가요 역시 남녀간의 사랑을 노래한 것이다. 그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 유리왕이 지었다고 이야기되는 <황조가> 역시 그 기본 정서는 사랑이다. 여전히 고위직의 대다수를 남성이 독식하고 있는 현실에서 바라보았을 때 신라 사회는 여왕이 셋이나 존재했다는 사실은 꽤나 진보적으로 여겨진다. 물론 왕위를 계승할 성골 남자가 더 이상 없었기 때문이 그 이유이긴 했다. 하지만 양자를 들이거나 아예 진골 남성에게 왕위를 계승하는 방법 등을 고려할 수 있음에도 여왕이 즉위했다는 사실은 신라 사회가 여왕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내재적 역량을 갖추었다는 뜻이 아닐까 한다. 사랑 역시 인간이 이룩한 사회 안에서 이루어진 인간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신라인들의 사랑에 대한 개방적이었을 태도를 상상해 보게 된다. 신라 시대의 글들은 다채로운 사랑에 대한 태도를 보여준다. 교과서에도 수록되었으며 익히 우리에게 잘 알려진 <처용가>는 관용이 지닌 힘을 보여준다. 아내를 역신에게 빼앗기고도 분노하지 않는 처용의 태도는 성에 대해 개방적인 당대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불타오르는 증오로 자신의 영혼을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역신을 몰아내는, 한 차원 높은 단계의 저항이었다. 백제 무왕과 선화공주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서동요>는 지혜로움과 용기를 예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서동이 신분차이를 극복하고 선화공주와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노래의 힘을 이용할 줄 아는 그의 태도 덕이었다. 또한 공주가 남몰래 서동이라는 작자와 정을 통하고 있다는 노래 가사는 왕실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 선화공주의 선택 역시 공주라는 고귀한 신분을 박탈당하고 서동과 같은 미천한 신분으로 전락했지만, 기득권에 집착하지 않고 서동과 함께하는 삶을 거부하지 아니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삶에 도전하는 용기를 보여준다. 나이든 노인과 수로부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헌화가>나 여성을 통해 오히려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의 이야기는 육체적인 욕망이나 상대에 대한 집착을 뛰어넘어 ‘사랑’이라는 단어의 범주가 무한함을 보여준다. 매스미디어 가득 넘쳐나는 사랑이야기들을 보며 현 시대를 ‘사랑의 시대’로 규정해도 될 거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너무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사랑에 목말라 하는 우리의 모습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사랑은 존재하되 그 진실성과 무게만은 사라진 게 아닐까? 비슷비슷한 사람들이 만나 상대의 조건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사랑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하지만 사랑은 그와는 다른 종류의 노력이다. 신라인들이 보여준 신분을 초월한 사랑이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까닭은 바로 그 노력 때문이다. 관계를 형성하고 또 지속시키려는 노력이 존재하는 사랑은 결코 속되지만은 않다. 그런 사랑을 하는 사람은 사랑을 통해 오히려 한 걸음 성숙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달의 사락 q*****2 2006.04.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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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시대의 설화의 신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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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나는 설화의 매력으로 해석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을 꼽는다. 이 책에서 나는 익숙한 신라 시대 설화를 다루는 저자의 기발한 솜씨를 기대했다.  다소 긍정적 결과를 도출하려는 의도가 두드러져 비약이 심한 건 아닌가 고개를 갸웃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나름대로 매끄럽게 다듬어진 책인 듯싶다.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룬 만큼 남녀의 설정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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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나는 설화의 매력으로 해석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을 꼽는다.

이 책에서 나는 익숙한 신라 시대 설화를 다루는 저자의 기발한 솜씨를 기대했다. 

다소 긍정적 결과를 도출하려는 의도가 두드러져 비약이 심한 건 아닌가 고개를 갸웃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나름대로 매끄럽게 다듬어진 책인 듯싶다.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룬 만큼 남녀의 설정은 불가피하다.

저자는 그간 우리 역사에서 축소되고 왜곡되었던 여성의 이미지를 다시 세우려 노력했다.

물론 이 같은 작업이 비단 저자만의 고유한 성과는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작업에 동참한 지 오래다.

(여성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무척 반갑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이 책에서 보여준 저자의 해석 관점은 크게 신선하지는 않았다.

여성 캐릭터를 주체화하고자 했음에도 익숙함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듯해 아쉬웠다.

 

그러나 신라시대의 설화를 그리스 신화와 비교하며 의미를 확장한 점은 재미있었다.

처용에 등장하는 '다리'와 오딧세우스 신화에 나오는 수수께끼 속의 '다리'를 비교한 부분이나,

부득과 박박 설화에 나오는 '물'과 제우스와 헤라가 목욕한 '물'을 비교하여  

우리 설화 속 상징의 폭을 넓힌 점은 의미 있게 다가왔다.

신라시대 사랑을 주제로 한 책이었지만 우리 정서를 넘어 그리스 신화와 접목함으로써 

신화를 통해 인류의 보편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자의 첫 책으로 보이는데, 앞으로 기대된다.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이나 이야기를 풀어내는 문체도 나름 대중적인 듯 보여

우리 정서에 녹아 흐르는 옛이야기들에 보다 힘을 실어주면서

일반에 친숙하게 소개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다음 책을 기대한다.

e****r 2007.07.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