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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길, 우리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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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에 위치한 국가들은 이제껏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었다. 너무도 앞선 지라 도무지 따라잡을 길이 보이질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전교 꼴지를 하고 있으면서 전교 일등을 부러워하는 것과 흡사했다. 희망이라 하는 것도 어느 정도 가능성이 엿보여야 품을 수 있는 거 아니겠는가! 북유럽이라 했을 때 가장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건 ‘복지국가’라는 사실이다. ‘요람에서 무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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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에 위치한 국가들은 이제껏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었다. 너무도 앞선 지라 도무지 따라잡을 길이 보이질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전교 꼴지를 하고 있으면서 전교 일등을 부러워하는 것과 흡사했다. 희망이라 하는 것도 어느 정도 가능성이 엿보여야 품을 수 있는 거 아니겠는가! 북유럽이라 했을 때 가장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건 ‘복지국가’라는 사실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가가 개개인의 삶을 책임져 주기 때문에 최소한의 생계 유지는 물론, 일정 수준 이상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게 복지국가의 핵심이다. 하지만 복지국가에도 폐해는 존재했다. 열심히 일해 벌어들인 돈의 대다수를 세금으로 납부해야 하는 입장은 사람들을 숨막히게 만들었다. 서비스를 베풀기 위해 보다 많은 재원이 필요했던 국가로서도 적잖은 압박을 느끼는 게 당연했다. 결국 효율성 저하로 복지국가는 해체 기로에 서게 됐다는 게 몇몇 뉴스에서 접했던 바다. 과연 정말로 그랬을까. 한 번도 가보지 못했으며 어쩌면 앞으로도 경험 못할 복지국가의 실체에 대해 나로서는 단정이 어려웠다. 설왕설래의 결론이 무엇으로 날지를 지켜보는 게 내가 행할 수 있는 전부였다.

핀란드는 복지국가를 언급할 때도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주목한 건 스웨덴이었다. 최근 들어 핀란드 교육이 지닌 강점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여러모로 궁금했짐나 자료가 너무 없어 호기심 충족이 어려웠는데, 핀란드로부터 우리의 미래를 발견하자고 주장하는 책을 접했다. 이 나라의 역사에 대한 부분을 읽으며 다소 놀랐다. 굴욕적인 일제 강점기와 전쟁의 경험이 오늘날까지도 적잖이 우리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고 여겨왔는데, 핀란드의 역사는 우리와 무척이나 닮은꼴이었다. 아니, 뿔뿔이 흩어지지 아니하고 하나의 나라를 이룩해 오늘날에 이르렀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6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스웨덴의 통치를 받았고, 러시아의 지배까지 이어졌다고 했다. 기간이 짧긴 해도 내전 또한 겪었다. 그들의 오늘날은 유럽의 여느 국가처럼 몇 백 년에 걸쳐 평온 속에서 구축된 게 아니었다.

복지를 언급할 때마다 아직은 파이가 충분히 크지 않다는 답변을 듣곤 했다.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몫이 한없이 작으므로 지금은 성장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핀란드의 복지 정책은 가장 헐벗은 시기에 시작됐다. 그들은 복지 구현을 통해 전쟁으로 부모 잃은 아이들의 배고픔을 해소했다. 자신이 내는 세금이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는 걸 확인한 이들은 국가가 펼치는 복지에 무한한 신뢰를 보내기도 했다. 생각만큼 좌파로 분류되는 이들이 강성하지도 않았다. 국가가 나서서 노동조합 가입률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자연스레 극단적인 세력들은 도태됐다. 정치인들에게 이념은 물론 중요했겠지만, 위기가 닥칠 때면 그들은 무엇보다도 나라를 우선에 두고 사고했다. 정당마다 정도의 차이가 존재했다고는 하나 그 어떤 정당도 복지의 전폭적인 축소나 폐지를 주장하진 않았다. 도리어 극우파로 여겨지는 정당들이 나서서 사민당보다도 더욱 적극적인 복지 옹호책을 펴고 나서는 포퓰리즘적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마냥 똑같지는 않았다. 핀란드의 역사에 적은 외부에 존재했는데 우린 내부의 적과 싸우느라 바빴다. 지정학적 위치가 외세의 개입을 조장했고, 오늘날처럼 둘로 갈리게 된 데에도 냉전의 힘이 컸다고는 하나 소련이 붕괴한 이 시점에서 결과적으로는 북한만이 남았다. 핀란드 사회에 비해 대한민국은 전반적으로 우경화가 심하며, 핀란드처럼 다섯 가지 색채가 뚜렷하게 드러날 정도로 정당의 정체성이 확고하지도 못하다. 복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한 점, 성장을 뛰어넘어 혁신을 추구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하는 점 등도 약점으로 꼽을 수 있다. 결코 다다를 수 없는 이상향처럼 지금은 핀란드가 여겨진다. 핀란드가 처음부터 오늘날과 같지는 않았음을 알게 된 지금도.

허나 우리에겐 어디에 내놓아도 뒤쳐지지 아니 하는 건강보험 제도가 있다. 항상 세계 수위권을 다투는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또한 자랑이다. 강점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꼭 핀란드처럼 되어야 하는 건 아니니, 우리가 지닌 것들로부터 출발하면 좋을 것이다. 단, 목표한 방향 없이 표류하는 배가 되진 않았으면 한다. 핀란드를 성공으로 이끈 건 다름 아닌 일관성이었다. 복지와 성장,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펼친 정책의 일관성.

이달의 사락 q*****2 2021.02.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