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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믿고 보는 몇 명의 작가가 있다. 황정은부터 시작해 김금희, 임현 등이다. 한번 작품이 눈에 들기 시작하면 콩깍지가 씌듯 다른 작품도 모두 좋아 보이고, 재밌다. 특히 황정은의 모든 작품은 현대 한국 문학의 계단을 한걸음 더 올려놓았다고 생각한다. 김금희는 무심함 속에 다정함, 즉 현시대 사람들의 모습을 잘 대변하는 것 같고, 임현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정말 잘 표현해낸다. 그리고 최근 또 한 명의 작가를 뽑으라면 바로 강화길을 뽑고 싶다. 강화길을 처음 접하게 된 작품은 제 8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이었다. 그 속에 강화길의 <호수-다른 사람>이라는 단편이 있었다. 유달리 그 수상작품집에는 페미니즘적 혹은 여성을 주제로 한 작품이 주로 이뤘는데, 그 속에서 강화길의 작품은 돋보였다. 여성의 모습을 다루지만, 직접적인 모습이 아닌 여러 묘사와 상황들로 더욱 현실감 있게 와 닿도록 썼다. 마치 페미니즘 운동이 이어지는 요즘, 발끈하는 것보다 더 큰 울림을 주는 게 소설가의 일이란 걸 잘 아는 듯 보였다. 그의 작품 또한 그랬다. 그 후로 나는 강화길의 작품을 찾아 읽었다. 초기 단편에는 치기어린 모습과 어설픔이 보였지만 등단 후 몇 년 만에 급속도로 발전하는 모습이 보였다. 물론 여성을 다루고 있었다. 작가는 인터뷰에서 자기가 페미니스트 작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정말, 최고의, 매력적으로 여성을 문학에 녹여냈다. 이번에 나온 K-픽션 시리즈 22번 째 <서우>도 마찬가지다. <서우>의 서막은 흔히 접한 뉴스 기사와 같다. 여성을 노린 택시 범죄. 뉴스에 흔하다 못해, 영화나 드라마에서 단골 소재로 쓰이는 이야기다. 그러나 절대 강화길은 뻔하게 흘러가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 뻔한 서두를 까는 이유는 우리가 얼마나 정형화된 틀에 갇혀있는지 보여주기 위한 장치다. 남자 택시 운전사 일 거란 생각을 깨는 여성 운전사. 그 운전사는 늦은 밤 택시를 탄 내게 '남성' 운전사보다 무서운 존재로 변한다. 그러나 강화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 번 더 변주를 준다. 바로 피해자로 서술되던 '나'의 과거 이야기다. 현재 피해자의 입장이라 추측되는 '나'의 과거를 보여줌으로써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그리고 과연 이 이야기의 끝은 어떻게 진행될지 극도의 긴장감을 준다. 성적규범을 바꾸는 것을 넘어, 범죄의 주체를 바꾸기까지. 짧은 글에서 쉴 새 없이 독자를 현혹시킨다. 여기서 범죄자는 누군지, '나'의 정체는 무엇인지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여성의 성을 가진 두 명의 주인공들이 가지는 '남성적'인 행동들. 우리가 잠재적으로 행동과 역할을 성적으로 구분해놓고 있다는 걸 일깨워준다. 참 영리하다. 수많은 페미니즘 책들 속에서 영리하게 고정된 성적 틀을 깨트린다. 개인적으로 대놓고 여성 약자의 이야기를 쓰는 조남주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다수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아쉽지만, 내게는 언제나 믿고 보는 작가 중 하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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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이 글을 표현하면 좋을까? K픽션 시리즈는 언제나 읽는 즐거움을 주었지만, 이번에 만난 <서우>는 그 중에서도 남달랐다. 말간 얼굴을 한 작가가 쓴 '서우'라는 작품을 표지로 만났을 때 이 책이 '여성'에 관한 소설이겠거니, 그렇다면 요즘 시류를 타고 있는 여성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어려움/고통을 사회에 고발하거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성장하는 내용이 아닐까? 하는 '선입견' 혹은 막연한 '상상'을 했다.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다. 혹은 100% 그것들과 관련된 책이다. 여기서의 '그것들'은 '여성'이 아니라, '선입견' 및 막연한 '상상' 일 뿐. 시작은 이렇다. '실종된 여자들은 모두 마지막에 택시를 탔다' 이 한 문장만으로도, 사람들의 상상력은 작동한다. 여자, 실종, 택시, 새벽녘 그리고 마지막 이라는 단어들의 조합이 불러오는 스토리는 우리 모두에게, 특히 여성들에게는 익숙한 매일의 일상이다. 새벽 한 두시에, 주현동으로 향하던 여자들이 지난 일 년 동안 4명이나 사라졌다. 그리고 소설의 주인공은 야근을 마치고, 바로 그 심야에 택시를 타고 자기가 나고자란 '주현동'의 집으로 향하는 여성이다. 이 여성은 택시를 타면 꼭 뒷자리, 그 중에서 운전자의 옆 얼굴과 목덜미가 보이는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는 택시 번호를 통화를 하며 남기거나 휴대폰에 적어놓는다. 언제든지 전화를 걸 수 있도록 휴대폰을 꼭 쥐고 목적지까지 향한다. 흉흉한 소문은 택시회사 및 택시 운전사(주로 남성인)를 포함하고 있고 잠재적 '가해자'로 상정하고 있다. 오늘 주인공 여성이 탄 택시의 운전사는 그러나, 여성이다. 그래서 조금 누그러진 주인공과 주인공에게 말을 거는 여자 운전사로 소설은 점차 '스릴러'의 색채를 물들여간다. 여자 주인공의 이름이 '서우'겠거니 하고 읽어나가는 동안 진짜 '서우'의 이야기가 플래시백처럼 등장한다. 그리고 이제부터 진짜 주인공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화에도 스포일러가 있듯, 이 책도 자세한 이야기를 쓰면 그리 될 것 같다. 놀라운 것은, 책을 손에 쥐자마자 쉴 틈 없이 페이지를 넘겼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 '해설'과 '비평의 목소리'를 읽고 싶지 않았던 것도 특이했다. 이 소설이 주는 짜릿함과 멍함을 동시에 느끼는 그 기분을 좀 더 오래 즐기고 싶었다. 소설을 두고 비평과 해설로 다양한 해석을 하는 것도 흥미롭게 K픽션 시리즈의 특징인 한영 번역문을 같이 읽는 다양성도 있지만 그보다 단편소설이 가지고 있는 힘이 엄청나다. 작가의 다음 작품도 몹시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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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K-Fiction Series 22번째로 ‘강화길’ 작가가 글을 적고, ‘스텔라 김’이 영어로 옮겨 놓았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책은 한글과 영어를 각각 수록하고 있어 외국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게 정리해 놓았습니다. ‘서우(Seo-u)’는 단편 소설 이긴 하지만 결코 쉬운 내용의 책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짧은 글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책을 읽으며 여러 추리를 해보기 위해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서우(Seo-u)’라는 제목의 글이 실려 있고, ‘창작노트(Writer’s Note)’와 ‘해설(Commentary)’ 그리고 ‘비평의 목소리(Critical Acclaim)’로 구성되어져 있습니다.
‘서우’는 이 책 주인공의 학창시절 선생님의 아이 이름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 이름 ‘서우’가 책의 제목일까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실종된 여성들의 이야기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실종 된 여성들은 마지막 택시를 탔고, 택시에서 내린 후 행적이 끊겼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실종 된 여성들의 목적지는 바로 ‘주현동’이었습니다. 실종 된 시간대는 새벽 1시 에서 2시 사이였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택시기사들은 모두 남자였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이 사는 곳도 바로 ‘주현동’이고, 주인공 또한 새벽녘에 퇴근하기 때문에 택시를 이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 소설은 주인공이 택시를 탄 때부터, 내릴 때까지의 이야기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책의 내용 중간 중간에는 주인공의 어릴 때의 일들을 넣고 있는데, 현재 주현동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오버랩 되면서 긴장감을 놓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택시기사가 범인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끝부분을 읽으면서는 주인공을 범인으로 약간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해설’ 부분에서는 ‘소설의 주인공이 서우와 주현동 여성승객들, 여성운전사까지 살해했거나 살해할 유력한 용의자임을 암시하면서, 주인공이 왜 이런 끔찍한 사건들을 저지르는 사이코패스가 됐겠냐고 넌지시 묻는 듯하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편한 마음으로 이 책 ‘서우(Seo-u)’를 일기 시작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여러 생각들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회의 약자인 여성.... 하지만 그런 여성이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무거운 마음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단편 소설이지만.... 소재가 참신하고, 여성과 관련된 이야기라 많은 독자들이 무더운 여름에 읽어보면 좋을 듯 하기도 합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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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픽션이란 최근 발표된 가장 우수하고 흥미로운 작품을 엄선하여 한국어와 영어로 구성된 단편집이다. K픽션 시리즈는 매 계절마다 새로운 작품을 선정하여 한국문학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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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는 택시 괴담을 소재로한 단편 스릴러 소설이다. 소설은 실종된 여자들에 대해 얘기하면서 시작한다. 늦은 밤 한시에서 두시 사이, 주현동으로 가는 택시를 탄 여자들. 근 일년사이에 무려 4명이나 사라졌고, 그에 대해서 여러가지 소문이 자자하다. 여러 소문이 돈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건의 전말에 대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래서 소문은 소위 ‘상식’이라는 잣대로 재단되어 형태를 갖춰나간다. 운전자가 범일일 거라는 둥, 곰범일 거라는 둥, 해당 운전사들이 모두 남자였던 것만 봐도 그럴 일을 할 사람은 남자 뿐일 거라는 둥, 여자는 그런 일에 절대 끼지 못할 거라는 둥, 그러니 가능하면 여자 운전자가 모는 택시를 타는 것이 좋을 거라는 둥. 하지만 정말 그럴까. 어쩌면 지금 타고있는 여성 운전자가 은근슬쩍 자신에 대해 묻고 자기가 모르는 길을 통해 바라지 않던 곳으로 운전해 가는 것은 어쩌면 그녀가 이 일련의 사건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소설은 사건에 대한 소문과 타고있는 여성 운전자에 대한 의심, 그리고 ‘나’의 과거 회상이 얽히면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거기에 담긴 이야기는 얼핏 남녀에 대한 뿌리깊은 관념과 차별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그런 묘사도 나오고. 하지만 단순히 그렇다고만 하기에는 이 소설이 다루는 것은 좀 더 다양하다. 어른들이 가진 아이들에 대한 시선, 지역에 대한 편견, 잘잘못에 대한 선입견, 남녀에 대한 고정관념 등. 작가는 그것들을 통해 충분히 그 전모를 상상할 수 있게 하나의 스릴러로 잘 담아내기는 했지만, 명확한 설명이나 결말을 내려주지는 않기 때문에 결국 그것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것은 독자의 몫으로 남는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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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 작가의 책은 처음 접하는 것이라, 기대반 호기심반으로 책을 펼쳤다. '서우'는 단편집으로 이야기의 분량은 꽤 짧은 편이다. 거기다 왼쪽은 한글, 오른쪽은 영문으로 된 책이라 더더욱 내용이 짧아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그러나... 페이지는 적으나, 내용이 쉽지만은 않았다. 쉽지 않다라는 건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고, 음... 읽는 것이 어려운 건 아닌데 도무지 다 읽고 난 후에도 머릿 속에 그 실체가 잡히지 않는다. 한 마디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ㅠㅠ 주현동에서는 도시괴담처럼 퍼진 이야기가 있는데, 여자들이 실종되는데, 그 실종된 여자들이 모두 마지막에 택시를 탔고, 택시를 내린 이후의 행적이 끊겼고, 목적지는 모두 주현동이었다는 것이었다. 주인공은 새벽에 마치는 업무상 택시를 자주 이용할 수 밖에 없는데, 그래서 택시를 탈 때면 앞자리에 앉지 않고, 뒷좌석... 뒷좌석 중에서도 오른쪽 뒷좌석, 운전자의 목이 보이는 자리에 앉는다. 또 늘 타자마자 택시번호를 보내거나, 아니면 남자기사가 아닌 여자기사가 운전하는 택시를 탄다. 이 날도 어김없이 택시를 탔고, 그 택시는 빨간 입술이 유독 보이는 여자기사가 운전하는 택시였다. 책은 택시를 탄 후 기사와 주인공이 주고받는 이야기, 주인공이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이야기가 교차된다. 이 책의 제목인 '서우'는 주인공이 초등학교 시절의 담임 선생님의 딸의 이름이다. 담임은 자신의 마음에 드는 아이에게 '서우'를 교실까지 데려오는 임무를 맡기는데, 주인공이 어느 날 그 역할을 맡게 되고 '서우'를 데려오는 중에 뜻밖의 상황이 일어난다. 다시 현재로 와서, 주인공은 택시기사에게서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다. 목 뒤에는 미처 다 지워지지 못한 문신이 남아 있고, 기사는 주인공이 정문으로 데려달라는 말에도 계속해서 후문으로 데려준다라고 말한다. 그러다 다시 한 번 분위기가 급변한다. 주인공의 회상과 함께 튀어나온 목소리, "정문으로 가라고, 쌍년아"... 마지막 과거의 회상과 현재가 뒤섞인 듯한, 주인공이 운전기사의 귀에 대고 말한다. "서우는 지금 어디 있어요?" ㅎㅎㅎ 이해가 안 된다. 어렵다. 내용을 모르겠는 건 아닌데, 도무지 감이 안 잡힌다.^^;; 흔히 강화길 작가는 페미니즘 작가로 우리 사회에서의 여성문제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이 책에서도 강하지는 않지만, 남성우월사회에서의 여성의 위치나 입장 등이 간간히 드러나는데, 예를 들면, 주인공이 여자기사가 운전하는 택시를 타는 이유가 그것이다. 여자를 납치하거나 하는 중요한 일에 여자기사들을 끼워주지 않기 때문에, 여자기사가 운전하는 택시는 안전하다는 논리다. 가까운 시일에 다시 한번 책을 읽어본다면, 처음에 느끼지 못한 것과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파악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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