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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과 읽음은 2인용 무한 연관 동시 협력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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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급 슈퍼영웅'의 작가 Charle s Yu...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Yu는 요즘 뜨고 있는 주진우 기자를 참 많이 닮았다. 그래서 친근하고 더우기 인상 역시 좋아보인다. 상대를 무장해제 시키기 위해 일부러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순진한 웃음을 띠고 있는 지는 몰라도 아무튼 이 사람이라면 뭔가 인간적인 만남이 가능하겠구나 하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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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등급 슈퍼영웅'의 작가 Charle s Yu...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Yu는 요즘 뜨고 있는 주진우 기자를 참 많이 닮았다.

그래서 친근하고 더우기 인상 역시 좋아보인다. 상대를 무장해제 시키기 위해 일부러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순진한 웃음을 띠고 있는 지는 몰라도 아무튼 이 사람이라면 뭔가 인간적인 만남이 가능하겠구나 하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자기가 말하는 것 두 배 이상으로 잘 들어줄 것 같다는 느낌도 들게 한다. 수트를 입으면 꽤 빈틈없는 변호사로도 보일 것 같다. 적어도 일상 틈틈이 자투리 시간을 모아 모아 소설을 쓰는 작가로는 안 보일 것 같다. 그것도 이전엔 전혀 본적 없었던 아주 독특한 스타일로 소설을 쓰는 아주 개성적인 작가로는 생각되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그의 소설을 읽으면 그의 얼굴 뿐만 아니라 그 삶까지도 글의 스타일과는 너무 달라서 마치 그의 소설이 이종교배 처럼 여겨진다. 어쩌면 정말  Yu는 마치 일상인이라는 '지킬'의 이면에 소설가라는 '하이드'를 감춰두고 사는 존재가 아닐까?

 

  자기 내부에 또 다른 하나의 자아를 가지고 있다는 것. 더구나 그것이 일상의 자아가 아니라 비일상적인 그렇게 일상의 규칙으로 부터 벗어난 그래서 그만큼 더 온전한 자아라고 할 수 있다면 그것은 '나'라는 공항 위에 세워진 '관제탑'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일상에서 맞딱드리는 모든 경험이 뜨고 내리는 비행기라고 한다면 관제탑으로서의 자아는 그것이 언제 내리고, 그렇게 뇌리에 새겨지고 뜨는 그렇게 망각속에 흘려보내는 그 모든 있어야 할 자리와 비워야 할 자리를 지정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보다 쉽게 말한다면 일종의 여과기 기능을 한다고 할까? 그러니까 소설가로서의 자아는 일상에서 겪었던 혹은 느꼈던 경험과 상념들을 다시 반추하고 그것을 일상을 지배하는 속세의 법칙이 아닌 온전히 자신만의 결단에 따라 여과하여 자신의 삶에 있어 그것들이 어떤 의미들을 가지는지 되새긴다는 것이다.

 

  아마도 정확히 그것이 두 자아를 가지고 사는 이들의 마음 속에 일어나는 일일 것이며 그 과정의 매커니즘을 우리는 바로 이 '3등급 슈퍼영웅'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이 책에 실린 세 번째 단편, '그 자신이 된 남자' 같은 곳에서 더 확실히...

 

  이제 차이가 있다면, 데이비드가 무엇인가를 느낄 때'그'가 그것을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는 마치 환등기 슬라이드처럼 또는 렌즈가 컬러 필터를 통해서 보는 것 처럼 데이비드의 현재 감정 상태를 통해 세상을 볼 수 있었다.(p.78)

 

 

 

 

 '3등급 슈퍼영웅'은 글쓰기를 통해 무심코 자기 내부에 전혀 다른 자아를 받아들인 한 영혼의 '데카르트 식'으로 자신의 자아를 성찰해 나가는 그러한 탐색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이중의 자아를 가져버린 '나'란 무엇이고('401 (K)'과 , '그 자신이 된 남자') '나'란 놈의 경험은 또 무엇이고('자기 연구에 대한 문제들'과 '플로렌스') '나'란 놈은 또 어떻게 구성되어지고('사실주의') 내가 '나'로 역할하는 것인지 아니면 본래적 자아로 움직이는지('<나>로 보낸 마지막 날들)... 등등 자신에 대해 관찰가능하고 고찰가능한 부분을 드러낼 수 있는 한 모조리 드러내는 한 마디로 Charle s Yu 자신의 임상보고서와도 같다.

 

  그러니까 당신은 '3등급 슈퍼영웅'을 통해 사실은 Charle s Yu의 내면을 여행하는 것이다. 그의 전작 'SF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남는 법'에서 Yu의 내우주를 여행했듯이(이제야 밝히지만 그렇다. Charle s Yu는 SF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남는 법의 그 작가이며 이 단편집은 그 전작들을 모아 낸 책이다.) 그대로 말이다. 이미 먼저 읽은 자로서 여기서 읽는 순서에 대해 잠깐 충고하자면 당신은 가장 첫머리에 나오는 단편 '3등급 슈퍼영웅'을 사실은 가장 마지막에 읽는 것이 좋다. 비록 그것이 가장 재미있다고 해도 말이다. 왜냐하면 그 단편은 Charle s Yu가 스스로 감행한 모든 자아로의 탐색을 마쳤을 때 깨달은 일종의 최종보고서와도 같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3등급'에서 가장 중요한 키 포인트는 이 주인공에게 아무런 것도 결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그렇게 경계에 서 있는 자인데 그것은 그대로 Charle s Yu가 가지고 있는 이중 자아의 상태 그대로를 반영하는 비유이다. 단편은 처음에는 3등급 슈퍼영웅이 되고 싶어하는 그를 그린다. 그것은 Charle s Yu가 자신의 이중 자아가 가져다 주는 혼란을 어느 하나로 결정하여 정리하고픈 욕망을 암시한다. 하지만 일상과 글쓰기 그 어느 것 하나도 쉽사리 포기할 수 없는 그를 암시하듯 주인공은 내내 3등급이 되는 시험에서 실패한다. 결국 그는 세상이 인정하는 방법으로는 불가능한 걸 깨닫는다. 그래서 메리 셸리가 프랑켄슈타인을 떠올렸을 때 거기 원래 담으려 했던 의미 그대로, 세상이 인정할 수 없는 방법이라는 의미에서 괴물이 되려 한다. 물론 단편 자체에서는 '악당'으로 나오지만... 그러니까 이 말은 Charle s Yu가 거기 이르기까지의 모든 단편을 통해 했던 모든 고뇌를 마치고 그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중 자아를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선언인 것이다. 그래서 사실 첫 머리에 나오는 '3등급 슈퍼영웅'은 가장 마지막에 Charle s Yu의 결론을 확인하듯이 읽어야 하는 것이다.

 

 

  Yu의 '3등급 슈퍼영웅'은 단적으로 말하자면 글쓰기란 무엇인가를 묻는 소설이다. 이것은 아마도 바쁜 일상 틈틈히 글을 쓰는 Yu 자신이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던졌던 질문이기도 할 것이다. 나도 지금 리뷰라는 걸 쓰고 있지만 정말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 정의한다면 그것은 한 마디로 나를 객관화시키는 과정이다. '쓰는 나'가 또 다른 자아가 되어서 쓰기 전의 나를 텍스트화 하는 것이다. 읽는 것은 우선 듣는 것이다. 그렇게 쓰는 나는 텍스트화된 '내'가 말하는 것을 듣는다. 그렇게 일종의 대화가 이루어지며 '나'란 더 여과되고 한편으론 더 보완된다. 그런 과정을 다른 말로 '성숙'이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글쓰기란 그것이 아무리 자폐적 글쓰기라 하더라도 내부로만 침잠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꾸만 외부에게로 날 개방시켜 바깥의 것을 안으로 들여와 그것에 보태여지고 그것에 덜어내지는 과정인 것이다. 그 외부와의 만남, 그렇게 '타자화된 자아'의 생산. 그것이 바로 글쓰기이고 그러한 열림을 통한 성숙이 본디 글쓰기의 본질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매혹을 쉽사리 떨쳐낼 수 없는 것이다. Charle s Yu는 그런 글쓰기의 매혹을 더 매혹적인 글쓰기 스타일로 독자들에게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쓴다는 것이 진정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하는 것을! 그래서 '3등급 슈퍼영웅' 처럼 얼마든지 기꺼이 이 정해지지 않은 경계 위에 서 있겠다고 하는 것을!

 

  그런데 글쓰기란 쓰는 자 뿐만 아니라 그것을 읽는 자에게도 '타자화된 자아'를 양산한다. 본디 쓰는 것이나 읽는 것이나 텍스트화된 자아를 만난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똑같은 경험은 쉽게 비유하자면 모두가 자신이 만든 우주에 남의 우주를 초대하는 것과도 같다고 할 수있다. 그러니까 그러한 똑같은 초대와 접대의 과정이 작가에겐 '씀'으로 독자에겐 '읽음'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글쓰기가 이렇게 나를 객관화시키고 결국 '타자화된 자아'를 양산하며 그 '읽음' 역시 쓰는 자와 본디 동일한 경험을 갖게한다면 우리가 '3등급 슈퍼영웅'을 읽는 것은 Yu의 내면만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내면마저 여행하는 것이 될 것이다. 그렇게 어쩌면 정말 소설가로서의 Yu의 내면과 그것을 읽는 우리의 내면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하나로 연결되어 사실은 그의 임상으로 들어갔으나 정작 나오게 된 것은 우리 자아에 대한 임상보고서 인지도 모른다. 지금 생각해보니 아마도 Charle s Yu는 그 때문에 이토록 낯설고 독특한 스타일의 글쓰기를 한 것이 아닐까도 싶다. 무엇보다도 그의 글쓰기가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그의 스타일은 미술에 있어서 추상화를 닮았다. 그러니까 추상화가 그 어떤 정형화된 것이 없기에 오히려 바라보는 자의 내면이 그대로 비춰질 수 밖에 없듯이 Charle s Yu의 이 소설 또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이 소설은 글쓰기의 원초적 경험을 상기시키고 결국 하나의 글을 읽는 다는 것 역시 소설가와 독자의 그렇게 씀과 읽음의 2인용 협력 게임이라는 것일 다시금 일깨운다. 어떤 것도 일방적 주장이 없으며 끊임없이 소설가와 독자가 무한의 되먹임을 가져다 주는 게임임을... 앞서 Charle s Yu가 글쓰기에 매혹당하고 일상의 자투리시간이나마 글쓰기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그것이 타자에게로 자신을 열어 그 외부에서의 되먹임 과정을 통한 성숙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독자 역시 소설을 읽으며 똑같은 성숙의 과정을 밟는 것이 될 것이다. Charle s Yu의 '3등급 슈퍼영웅'은 어쨌든 읽는다는 것이 결국에 가선 나의 경험 폭을 넓히고 타자로 나를 보완하여 성숙시키는 과정이라는 그 단순한 진실을 다시금 확인해 주는 소설이다.

 

 



l****1 2012.02.24.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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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독서/3등급 슈퍼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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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습기맨(Moisture Man)이 있다.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처럼 초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이 습기맨의 능력은 공기 중에 있는 습기를 빨아들여 물로 변환시키거나 안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불행하게도 이 능력으로는 다른 사람들을 구출하거나 위급 상황에서는 딱히 쓸모가 없다. 해서 구년 째 그는 3등급 슈퍼영웅에 머물러 있다. 그와 같이 3등급을 받은 초능력자들은 세월이 지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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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습기맨(Moisture Man)이 있다.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처럼 초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이 습기맨의 능력은 공기 중에 있는 습기를 빨아들여 물로 변환시키거나 안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불행하게도 이 능력으로는 다른 사람들을 구출하거나 위급 상황에서는 딱히 쓸모가 없다. 해서 구년 째 그는 3등급 슈퍼영웅에 머물러 있다. 그와 같이 3등급을 받은 초능력자들은 세월이 지나면 2등급이 되고 1등급이 되어서 사회적으로 큰 존경을 받는데 반해 그는 차츰 잊혀져 가는 3등급이다. 그는 자신의 능력이 너무 보잘 것 없는 것에 좌절해 자신이 가진 착한 심성을 팔아서 날 수 있는 능력을 산다. 그리고 마침내 날게 되었을 때,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다. 선을 팔아서 산 능력으로 앞으로 1등급 슈퍼영웅이 될지 모르지만 어쩐지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다. -3등급 슈퍼영웅-

 

 

3등급 슈퍼 영웅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 기분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분홍색 바탕에 만화중인공 같은 인물이 쫄쫄이를 반쯤 뒤집어 쓴 표지만 봤을 땐 정말 만화책인 줄 알았다. 청소년들이 즐겨보는 시리즈 만화책 중의 한 권.

딱 그 수준이었다. 펼쳐보기도 싫었는데 출판사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시공사. 좋은 출판사라고 생각하고 있는 곳 중의 하나였다.  출판사 이름을 믿어보자. 펼쳐보니 조잡한 만화대신 단편 소설집이었다. 저자는 생소한 찰스 유. 교포인가 했는데 대만계 미국인이었다. 그리고 책날개의 작가 소개. 2007년 전미도서재단에서 선정한 '35세이하 5인'중 한 명이라는 내용이 작품 내용에 신뢰를 주었다.

 

11편의 단편은 독특했다. 마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를 처음 읽을 때의 느낌 같았다. 가령, 이렇다.

 

상사에게서 메시지가 온다. 나와 상사는 메시지 한 번 주고 받는데 8년이란 시간이 걸린다. 우주에 팽창하던 블랙홀XR-971D 가 너무 거대해져서 우주의 많은 것들을 삼켜버렸다. 지금 우주에 살아 있는 사람의 숫자가 47명 뿐이고 시간과 공간이 가늠할 수 없게 되어 사람들의 나이 조차 도무지 정확하게 셀 수가 없다. 이모는 대략 1,000살이 넘었다. 적은 사람들이 우주 곳곳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그들을 연결하는 것은 화면으로 보이는 것 뿐이고 실상 그 화면조차 사실인지 아닌지 알수가 없다. 가령 상사는 이미 죽었지만 나는 여전히 상사가 죽기 전에 보낸 화면을 들여다 보고 있다. 드넓은 우주에서 신호가 오기까지는 엄청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플로렌스-

 

얼핏 노홍철이 생각나기도 했다. 만약 노홍철이 소설을 쓴다면 이렇게 톡톡 튀는 이야기를 자신의 내면 어딘가에서 가져와 이렇게 쓰지 않을까? 어떻게 숫자와 부호와 등식을 가지고 소설 한 편을 쓸 수있다고 믿었을까?

'어쩌면'이란 감정통계학적 전문용어는 여자가 남자와 데이트를 했을 때 그 상황에 대해 31%~34%사이를 나타내는 거라고 한다. 재미있지 않은가.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식이다. 우리가 여태껏 생각지도 못했던, 혹은 생각만 어렴풋이 해볼 수 있지만 그 상상을 어떻게 정리하지 못했던 내용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작가가 시도하고 성공시켰다고 볼 수있다.

 

처음 가졌던 이 책에 대한 한심한 기분이 한껏 풀어졌다. 다 읽고 나서 표지를 다시 보니 나름 대로 제목에 어울리는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특한 내용의 단편들을 읽고 나니 내 상상력이 조금 더 하늘로 통통 튀어 오른 느낌이다.

 

t******e 2012.03.14. 신고 공감 2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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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급 슈퍼영웅_찰스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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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속에 담긴 이야기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누설하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3등급 슈퍼영웅이라는 제목이 내게 주었던 호기심과 궁금증이 불러온 상상의 나래를 떠올리며 이 책을 읽게 될 이들의 몫을 조금도 빼앗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의 기대, 그들의 호기심, 그들의 기쁨.  그것은 온전히 그들의 것이어야만 하며 누구도 그 기쁨을 방해할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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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속에 담긴 이야기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누설하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3등급 슈퍼영웅이라는 제목이 내게 주었던 호기심과 궁금증이 불러온 상상의 나래를 떠올리며 이 책을 읽게 될 이들의 몫을 조금도 빼앗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의 기대, 그들의 호기심, 그들의 기쁨.

 그것은 온전히 그들의 것이어야만 하며 누구도 그 기쁨을 방해할 자격을 갖고 있지 않다.

 

표지 이야기나 해야겠다.

 난 표지에서 세개의 'M'을 발견했다.

 숫자 3의 'M', 가슴 한복판의 'M', 그리고 입다만 옷이 그리고 있는 'M'.

 

흔히 슈퍼 영웅들의 이름에 붙는 Man, 그리고 남자 Man, 마지막으로 사람의 Man.

 

 그런 이유로 이 책 속에 담긴 이야기들이 슈퍼 영웅의 이야기이자 남자의 이야기이고 결국은 사람의 이야기라고 말해두고 싶다.

 

사람 사는 이야기.

 선과 악, 이상과 현실, 희망과 좌절, 바램과 망설임 그 미묘한 갈등의 간극을 짧은 이야기들 속에 담아내고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잃어버린채 살아가고 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방황하듯 혹은 방치하듯 흐름에 내맡겨 버린다.

 그리고 어느 순간 느닷없이 찾아오는 각성의 시간.

 그 시간은 분노로, 좌절로, 절망으로 점철되기 일쑤고 이따금 특이하게 '전환'의 기회를 만나기도 한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그 순간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다시 타협할 수도 있고, 전혀 달라질 수도 있다.

 

그것은 역시 사람에게 주어진 선택의 자유라는 특권이다.

 예를 들면 슈퍼맨은 왜 반드시 악당과 맞서 정의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가 능력이 있으니까?

 그럼 슈퍼맨이 악당이 되면 왜 안되는 것일까?

 그는 정의의 수호자로 정의되어 있으니까?

 

분명 그도 갈등할 것이다. 물론, 우리가 보지 않는 곳에서.

 매일 악당과 싸우기가 얼마나 피곤하고 괴롭겠나?

 하루쯤 개점휴업하고 편안히 연인과 우주여행이라도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이 예는 이 책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고 또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 또 어떨까?

 쓰는 내 자유인걸.

 

당신은 슈퍼영웅인가? 아니면 아직은 등급외 슈퍼영웅인가?

 이 책을 읽고 나면 이런 질문을 떠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후훗.

 

한마디만 책 속의 내용을 적어놓고자 한다.

 어쩌면은 몇 %일까?

 그것은 정확히 <32.05864991%>이다.

 이 왠지 쓸데없이 느껴질만큼 구체적인 수치의 비밀을 밝혀보시길!

 



c*********p 2012.02.1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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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살지?: 3등급 슈퍼영웅
"사람은 무엇으로 살지?: 3등급 슈퍼영웅" 내용보기
와우! 찰스 유 단편집!! 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의 저자다!! 목차는 요렇게 귀여워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1. 3등급 슈퍼 영웅은 04년 셔우스 앤더슨 소설상 수상작이라고 해서    어떤 글일까 궁금했는데 굉장히.. 제가 많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대단하지 않다면 대단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그야말로 3류인, 슈퍼영웅이 되고 싶지만 보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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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찰스 유 단편집!!

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의 저자다!!


목차는 요렇게 귀여워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1. 3등급 슈퍼 영웅은 04년 셔우스 앤더슨 소설상 수상작이라고 해서

   어떤 글일까 궁금했는데 굉장히.. 제가 많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대단하지 않다면 대단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그야말로 3류인, 슈퍼영웅이 되고 싶지만 보잘 것 없는 능력을 가진 능력자가

습기맨(모이스쳐 맨)이라는 촉촉한 이름 대로

대기의 습기를 모아 물풍선처럼 던지거나, 물 한 컵을 동료에게 주는 등의 능력인데,

다른 초능력자에 비해 하늘도 못날고, 그저 착한 편에 동그라미를 치는 게 고작이라

4년째 슈퍼영웅에 낙방합니다...

그래도 대단치 않은 이 사람에게 막 연민과 친근함이 느껴집니다.

저도 그렇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설까요.

2. 401(k)

   미국에서 시행되는 퇴직 연금제를 저렇게 부른답니다.

   처음엔 이 글의 분위기에 적응 못하다가, 바로 두번째 쪽부터 바로 몰입하게 됩니다.

 

p50

우리는 <일요일 오후>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 주택지구 이름은 <고급 자동차 광고>이다.

우리가 이런 곳에 살게 되리라고는 정말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아내와 내가 처음 만났을 때, 아내는 <수입 맥주 광고>의 <예쁜이>였다.

 

웬만한 모든 명사-사람 이름, 동네 이름, 차량 이름 등-가 다 그 광고 문구와 <>로 되어 있습니다.

편집과 번역이 힘드셨겠다.. 싶었어요.

지금 세상에 모든 것들은 다 상품이고, 우리도 마찬가지라는 뜻으로 보였습니다.

아마 다른 분이 읽으면 또 다를 수도 있고요.

상품속에 파묻힌 상품이 되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가 읽다보면 어느새 이런저런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3. 그 자신이 된 남자

그가 데이비드가 되었습니다.

좀 형이상학적이라고 할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대체 내가 뭐지?' 하는 느낌을 이렇게 표현한 것 같아요.

위의 401(k)는 마케팅 속의 하나가 되어 '나'를 잃었다면,

그 자신이 된 남자는 '내가 뭘까?'라는 질문에 좀 더 근본적으로 다가가는 것 같습니다.

 

p69

예를 들어 데이비드는 자신을 3인칭으로 일컫는 버릇이 생겨났으며, 점차 그렇게 부르는 경우가 잦아졌다.

 

그의 변화를 주변에서도 눈치채지만 아내만큼은 눈치채지 못하는 것도,

어찌보면 알아차릴 수 없는 사건을 주변인과, 아내 사이의 차이가 만들어져서 알아차리게 되는 것이라

그것도 나름 가족의 역할이 아닐까 합니다.

 

4. 자기연구에 대한 문제들

제가 수학을 잘 못해서 자세하게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나의 생활을 수학적으로 나타냈습니다.

이를테면,

 

p95

1. 시간 T=0

A는 x축을 따라 정서쪽으로 시간당 칠십 킬로미터(70km/h)의 상수 속도로 움직이는 기차를 타고 여행하고 있다.

그는 기차 뒤에 서서 자신이 출발한 곳이자 대학과 그의 친구 몇 명이 있는(6,3) 위치의 마을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보고 있다.

...중략...

주어진 정보를 이용해 A의 마지막 위치를 계산하시오.

 

이런 느낌입니다.

그런데 보셨다시피 그저 사실관계만 늘어놓은 것이 아니라

애정어린, 외롭다, 사랑하는 이 등등 수학이나 사실관계로 표현하기 힘든 표현들이 계속 나오는데

수학적인 표기는 이런 감정들에 지나치게 빠지지 않고 한발짝 물러서 보는 느낌을 표현한다거나

아니면 오히려 그런 감정들을 더 돋보이게 만드는 장치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5. <나>로 보낸 내 마지막 날들

이것도 보여지는 <나>(쇼에 나오는 나, I)와 그것을 느끼는 나(me)로 구분이 되어 있는데,

쇼에서 일상생활을 연기하는 <나>에 대한이야기입니다.

다른 단편처럼 <나>와 나 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이번 것은 가족과의 관계입니다.

이렇게 쇼의 한 장면이 연기되고 그리고 그 연기에 대한 설명을 내(me)가 하게됩니다.

 

이런 서평을 쓰면서도 고마운 것이,

서평에 줄거리를 쓰면 책을 읽을 다른 사람에게

미안할 때가 있는데 이 책은 서평을 써도 다른 사람의 서평이 궁금할 정도입니다.

서로 읽고 나서 느끼는 느낌이 다 다를 것 같아요.

참~ 좋은데 말로 설명하기 어렵네요.

k****3 2012.02.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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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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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급 슈퍼영웅 제목을 보면 알수 있듯이 주인공은 슈퍼영웅이 되지 못한 3등급을 받는 슈퍼영웅이다. 아니지 3등급 영웅 이라고 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능력에 따라 시험을 보고 떨어지면 또 한 해를 기다려야하는 슈퍼영웅이 되지 못한 3등급 영웅.영웅이라고는 해도 조금 특별한 능력을 가진 주변 사람들처럼 살게 되는 데 거기서 주인공은 갈등하게 된다. 이 책은 표제작부터 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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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급 슈퍼영웅 제목을 보면 알수 있듯이 주인공은 슈퍼영웅이 되지 못한 3등급을 받는 슈퍼영웅이다. 아니지 3등급 영웅 이라고 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능력에 따라 시험을 보고 떨어지면 또 한 해를 기다려야하는 슈퍼영웅이 되지 못한 3등급 영웅.

영웅이라고는 해도 조금 특별한 능력을 가진 주변 사람들처럼 살게 되는 데 거기서 주인공은 갈등하게 된다.

이 책은 표제작부터 시작해서 책 전체가 사람에 대한 특이한 관점으로 보게 되는 책이다. 뭐라고 말하기 힘든 데 300 페이지가 조금 못 미치는 책안에 11편의 단편이 있는 데 너무나 독특한 느낌이어서 아마 읽어보고 판단해야 하지 싶은 느낌이 들었다.

공감과 비공감의 줄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느낌이 드는 한권의 책이었다. 

l****a 2012.02.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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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유의 [3등급 슈퍼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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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야기는 실패한 것들이에요. 내가 말한다.  모든 사실적 이야기는 이상적인 이야기가 되려다가 실패한 이야기들이에요.”  - 찰스 유의 3등급 슈퍼영웅 ‘사실주의’ 중에서 (174쪽)           3등급 슈퍼영웅을 다 읽고 나서 문득 떠오른 단어는 “잉여”였다. 인터넷에서는 말 그대로 '남아도는' 혹은 '쓸모없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지만 최근엔 주로 미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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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야기는 실패한 것들이에요. 내가 말한다.

 모든 사실적 이야기는 이상적인 이야기가 되려다가 실패한 이야기들이에요.”

 - 찰스 유의 3등급 슈퍼영웅 ‘사실주의’ 중에서 (174쪽)

 

 

 

 

 

3등급 슈퍼영웅을 다 읽고 나서 문득 떠오른 단어는 “잉여”였다.

인터넷에서는 말 그대로 '남아도는' 혹은 '쓸모없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지만 최근엔 주로 미취업이나 실업 상태인 사람들을 비웃거나, 잉여스러운 사람들이 스스로 자조 섞인 뉘앙스로 표현할 때 쓰이기도 하고, 보다 더해진 의미로 일을 제대로 못해 내거나 시간이 남아돌아 쓸데없는 짓으로 시간을 죽일 때 쓰는 말이기도 하다. 사실,,, 잉여란 단어는 시간이나 생산물 등 사물에 쓰였던 단어였는데,, 19세기 러시아의 “잉여인간의 일기”와 1958년 손창섭의 “잉여인간”이란 소설의 소재로 활용됐던 것이 사람과 결합해 쓰이기 시작했다. 투르게네프의 잉여인간에서는 혼란스럽고 모순적인 사회에서의 지식인들을 표현했고, 손창섭의 잉여인간은 쓸데없고 쓸모없는 사회악으로 표현되고 있는데,, 음,,, 3등급 슈퍼영웅에서의 인간들은 후자에 속하다 하겠다.

 

과연 그들에게 대놓고 잉여스럽다 누가 말할 수 있을까? 내 얘기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의 작가 찰스 유의 11편의 단편소설이 담겨있는 주인공들에겐 이 우리가, 아니 스스로가 자신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그리고 고독과 외로움, 쓸쓸함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주인공들이 수식과 부등식으로 우리에게 철학적 얘기를 건네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진정 우리에게 건네고 있는 얘기는 쓸쓸함과 고독, 외로움이 아닌 스스로를 인정받고 싶고, 스스로 나도 행복 하고 싶다는 비명과도 같은 절규임을 나는 느꼈다.

 

“이제, 당신은 안타깝다고 말하라.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당신은 그 사실을 알고, 당신은 당신이 그 사실을 안다는 것을 알고, 당신은 당신이 그 사실을 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을 안다. 당신은 당신 자신에 대해 무한히 많은 수의 것들을 알게 되고, 이 무한한 희귀는 소멸점까지 계속 쌓여나간다. 성명서들의 계층 구조는 점점 더 길어지고 점점 더 추상적이 되면서 저 멀리로 자꾸만 후퇴하고 세상에서 계속해 멀어지며, 어느 것 하나 아름답지 않고, 모두가 진실이다.” - 찰스 유의 <3등급 슈퍼영웅> 중 ‘증오와 명예가 달린 2인용 무한 연관 동시 반협력 게임’ 중에서 (153쪽)

 

소통 불가능한 인간관계, 개인의 자괴감과 고독, 외로움을, 그리고 한없이 삐딱한 시선을 통해 세상사는 생각처럼 녹록치 않지만, 괴짜 같은 유쾌하다 못해 이해 불가능할지도 모를 주인공들은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꿈을 버리지 못하며, 스스로에 대한 끈을 버리지 못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고로 '세상을 바꾸기 전에 너 자신을 바꿔라', '긍정의 심리학' 같은 공자 촛대뼈 까는 소리(? 음,,, 고리타분한 얘길 할 때면 꼭 나에게 이런 무지막지한 발언을 하셨던 사수가 있었던지라... ^^;;;)는 집어치우게 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자신을 포기하는 듯 포기하지 못하는 그들을 통해 우리가 마지막까지 느끼게 되는 것은 어쩜, 희망이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소설을 읽어 내려가며 얻게 된 가장 소중한 행복이었던 듯 싶다.



n****5 2012.02.26. 신고 공감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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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급 슈퍼영웅 - 인생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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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이공계 전공자만이 아니더라도 가끔은 인생을 숫자와 방정식으로 표현해 볼 때가 있다. 나는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부터 시작해서 몇 살에 결혼하고 자녀는 몇 명까지 낳을까 등등은 통계로 알아 볼 수 있다. 얼마나 빨리 집을 살 수 있을까를 알기 위해서는 현재 수익과 그 증가율을 적분해야 한다. 예산을 짜야 하는 공무원이나 보험설계사들이 이런 통계를 특히 좋아할 것 같다.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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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이공계 전공자만이 아니더라도 가끔은 인생을 숫자와 방정식으로 표현해 볼 때가 있다. 나는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부터 시작해서 몇 살에 결혼하고 자녀는 몇 명까지 낳을까 등등은 통계로 알아 볼 수 있다. 얼마나 빨리 집을 살 수 있을까를 알기 위해서는 현재 수익과 그 증가율을 적분해야 한다. 예산을 짜야 하는 공무원이나 보험설계사들이 이런 통계를 특히 좋아할 것 같다.
통계와 관련 학문의 발달로 이제 일상에서도 이런 건 별로 새삼스럽지도 않다. 나아가 문학에서도 물리이론과 방정식, 수학 개념 등을 새로운 표현 수단에 집어 넣기도 한다. (형사 실프와 평행우주의 인생들, 배명훈의 타워 등.)
찰스 유의 책을 읽어보는 것은 처음인데 이 작가도 그런 부류에 넣어야 할 듯 싶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만남과 심리상태를 확률로 표현한 〈32.05864991%〉나 〈자기 연구에 대한 문제들〉, 연금계획에 따라 정해진 틀안에서 인생을 살아가야만 하는 주인공의 이야기인 〈401(k)〉도 그렇다.
언뜻 이 책은 숫자와 방정식, 마치 논문 같은 분석들로 채워져 있지만 정작 하려는 이야기는 가족, 사랑, 만남 등 평범하다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다.
표제작인 〈3등급 슈퍼영웅〉만 봐도 그렇다. 다양한 초능력의 슈퍼영웅들 혹은 슈퍼악당들이 떼로 등장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평범한 소시민의 고단한 일상을 닮아 있다.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해 하고, 꿈은 높았으나 현실은 시궁창인 자신의 처지에 좌절하고, 부조리한 현실에 흔들리며 완전한 영웅도 그렇다고 타고난 악당도 되지 못 하는 평범한 남자일 뿐이다.
특히 흥미로웠던 작품은 〈플로렌스〉다. 이 작품을 읽어가며 신카이 마코토의 〈별의 목소리〉가 먼저 떠올랐다.
〈플로렌스〉에는 첫 장부터 "4년이 지난다"는 표현이 줄기차게 등장한다. 4년. 상사에게 통신을 보내고 답신을 받는데 4년이 걸린다. 왕복 4년이면 2광년 거리만큼 떨어져있다는 뜻이 된다. 인간들이 우주로 흩어져 거의 별 하나에 사람 혼자 살고 있는 세계. 서로 통신을 주고 받는데만도 수 년의 시간이 걸린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각자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애쓴다. 주인공과 티나, 상사의 엇갈린 마음. 그리고 이모와의 관계. 비록 빅뱅급 스케일과 SF라는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결국은 사회생활, 사랑, 가족 등으로 고민하는 현대인의 심리와 인간관계를 겹쳐보게 된다.
어느새 나도 나만의 인생방정식을 그려보게 된다. 항상 원하는 값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어쩌면 안정된 통계 수치에서 조금 많이 벗어나 있을지도 모르지만.

 

a******j 2012.02.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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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급 슈퍼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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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을 연상시키는 제목과 가볍게 읽힐 것 같은 표지와는 다르게 그 속은 마치 어려운 수학공식을 나열한 것 마냥 어려웠다. 분명 내가 글자를 따라 눈을 움직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읽고 있는 게 맞는지 혹은 이 글이 나를 시험하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로 멜랑꼴리한 느낌이었다. '인간 내면에 대한 진지한 탐구'라.. 글쎄, 인간 내면이 그리 쉽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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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을 연상시키는 제목과 가볍게 읽힐 것 같은 표지와는 다르게 그 속은 마치 어려운 수학공식을 나열한 것 마냥 어려웠다. 분명 내가 글자를 따라 눈을 움직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읽고 있는 게 맞는지 혹은 이 글이 나를 시험하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로 멜랑꼴리한 느낌이었다. '인간 내면에 대한 진지한 탐구'라.. 글쎄, 인간 내면이 그리 쉽지만은 않겠지만 이렇게 수학적이기까지 할까 싶은 생각이 먼저 든다. 자기 성찰, 인간 내면 뭐 이런 것들을 담고 있다는 이 책은 아마 텅 빈 사람이라면 잘 받아들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책에 대한 설명과는 다르게 자기만의 주관이나 어떠한 생각으로 머리가 꽉 찬 사람이라면 머릿 속 작은 빈공간에 이 이야기를 담기는 힘들 것 같다는 느낌.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 사람이 하려고 하는 말이 뚜렷하게 어떤 것인지 와닿지 않았다. 그저 생각나는, 생각하고 있던 단어들을 마구마구 뱉어논 느낌이랄까. 자신조차도 어떻게 나열해야 할지, 어떻게 정리해야 될지 몰라 마치 기관총으로 여기저기 쏘아놓은 듯한 정신없는 느낌이 들었다.

 

혹여 내가 너무 복잡한 지금 하필 이 책을 읽게 되어서 그런 건 아닌지 놓쳐버린 어떤 것이 있다면 발견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검색해보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대부분의 사람들 조차 딱히 무엇을 제대로 캐치하진 않은 듯 했다. 그냥 '좋았다'라는 말로 일관하는 리뷰를 보며 아 저사람들도 나만큼 책이 안 읽혔나 보다. 싶은 생각에 피식 웃음도 나왔다. 안타깝게도 서평 서적이긴 하지만 나는 '좋았다'라는 말을 하지는 못하겠다. 그만큼 기대했던 책이었기 때문에.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는 분명하게 캐치되지만 작가가 하려고 하는 말은 캐치되지 않는 공중에 단어들만 마구잡이로 분산되어 어지럽히는 책.

하지만 작가의 상상력 만큼은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리고 이상하지만 어쩐지 동질감이랄까, 알아듣기 힘든 책을 쓴 작가가 뭔가 나랑 비슷한 사람일 것 같은 묘한 느낌이 들었다. 읽으면서 이게 뭔가 싶은 생각을 여러번 했지만 언젠가 찰스 유 라는 이름이 보이면 또 다시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 또 악평을 하게 되더라도.

 

 

 

 

p. 167 <사실주의>

 

어머니가 읽는다. "능숙한 자는 종종 이야기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세부 사항을 포함시킨다. 그렇지만 너무 구체적인 사항까지 포함하면 이야기의 보편성을 해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어머니가 내게 묻는다. "보편적이라는 게 뭐니? 이게 무슨 뜻이니?"

 

나는 뭔가가 보편적이라는 건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심장에 대한 진실이 보편적이라고 말한다. 내 말에 어머니는 마치 재미있는 농담을 들은 듯이 소리내어 웃는다.

 

"<사실주의>에는 명사와 형용사가 더 많구나. 수천 가지 꽃들은 어디에 있니? 건축적 특징의 설명과 용어는 어디에 있니? 내 코를 설명해보렴. 우리 집 뒤뜰에 있는 나무의 냄새를 설명해보렴. 추상 개념은 되도록 자제하고 말이야."

 

어머니는 말하길, 나는 계속해서 몇 가지 같은 단어를 반복해 쓴단다. 마치 내가 벽에 부딪쳐 있는 것 같단다. 그리고계속 그런단다. 어머니는 말하길, 내가 시간과 공간, 죽음, 의식, 기억, 위험, 세계, 우주에 집착한단다. 어머니가 내게 묻는다. 넌 그걸 다 아는 거니? 그게 거기에 있는 거야?

 

 

 

r*****r 2012.03.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