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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간 근무했다는 사실에 먼저 축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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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영어 사전 편집장의 37년 단어 추적기. 더하기 위대한 사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플러스 단어의 탄생, 생존, 소멸의 비밀을 풀어낸 매혹적인 기록."이라고 적어놓은 책 소개가 딱들어맞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37년간 한 분야에서 일을 한 존 심프슨 저자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하나의 실마리 또는 꼬투리를 빌미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마음에 들고요.
"37년간 근무했다는 사실에 먼저 축하를" 내용보기

  "옥스퍼드 영어 사전 편집장의 37년 단어 추적기. 더하기 위대한 사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플러스 단어의 탄생, 생존, 소멸의 비밀을 풀어낸 매혹적인 기록."이라고 적어놓은 책 소개가 딱

들어맞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37년간 한 분야에서 일을 한 존 심프슨 저자에게 경의를 표

합니다. 그리고 하나의 실마리 또는 꼬투리를 빌미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마음에 들고요.

 

  목차를 살펴보겠습니다.

1. 어쩌면 우리는 serendipity 2. 사전 편찬 101 3. 단어를 정리하는 사람들

4. 가장 멀리 돌아가다 5. 스캥크 춤은 어려워 6. 상어 떼 득실거리는 바다

7. 돌아온 OED 8. 터널과 비전 9. GXddbov Xxkxzt Pg Ifmk

10. 미친 나무 위에서 11.  OED 온라인 12. 반짝인기 13. 과거가 되다

  목차가 우아하다는 느낌은 저만의 것일지 모르지만 우아하게 느껴졌습니다.

 

마음을 끈 구절이나 문장들

  처음 몇 년 동안은 OED의 기풍과 스타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전달 방법에 대해서 배웠다.

1970년대에 견습 사전 편찬자였던 나의 하루는 매일 비슷한 일과에 따라 이루어졌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나 말고 사전부에는 다양한 연령대로 이루어진 열 사람이 있었는데 모두가 동일

한 편집 과정을 따랐다. 평소에는 혼자서 내부의 참고 자료 도서관을 돌아다니거나 서류함의 색

인 카드를 뒤지며 사실 호가인을 하다가 일런저런 사무실에서 만나 회의를 하는 것이었다. 67쪽

 

  나도 이제야 깨달은 사실이지만 단어의 정의를 적는 것이 사전 만들기의 전부가 아니다. 사전부

입사 후 처음 몇 주 동안은 OED 같은 대규모 역사 사전의 편찬이 책상에 앉아 심오한 사고를 하고

언어 관련 학술서를 숙독하는 편집자들이 아니라, 손에 잡히는 모든 텍스트의 형태로 쏜살같이

지나가버리는 언어의 증거를 움켜잡는 편집자들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시간이

었다. 정보를 분석하기전에 수집을 먼저 해야 하고, 수집 정보의 범위가 사전의 범위에 영향을

끼쳤다. 기대와 달리 나에게 주어진 첫 업무는 단어의 정의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기호

학에 관한 책을 읽으며 언제가 될지 모르는 미래에 유용하게 쓰일 만한 배경 지식을 찾는 일이

었다. 62쪽 옥스포드의 스케일이 보입니다.

 

  나는 신조어 팀을 통하여 처음으로 OED 업무의 한 영역을 처음부터 조직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를 얻었고 몇 년 동안 동료들과 1980년대 초부터 중반까지 영어가 겪은 어휘 변화에 파묻

혀 살았다. 당시에는 가파른 학습 곡선이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한 것 같지만 알았더라면 그 의

미가 깊이 다가왔을 것이다.

  신조어 팀은 일반 독자에게 우리 사전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방법을 시험해보는 기회도

주었다. 내가 팀의 책임자로서 맡은 주요 역할 중 하나는 우리가 특히 집중해야 하는 어휘 영역

의 풍조를 확립하는 것이었다. 내가 선호하는 풍조는 덜 문학적이고 좀 더 대중적인 어휘, 즉

더욱 세계적인 영어였다. 그때까지는 거의 몰래 도입해야 했던 신조였는데 이제는 나만의 정

책을 확립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겼다. 136쪽

 

      레게 음악에 맞춘 서인도 제도의 춤. 허리를 앞으로 숙이고 무릎을 들

    고 손을 허공에 대고 허우적거리듯 춘다. 또는 그러한 스타일의 춤.

  이 단어는 1970년대 중반에 나왔다. 1976년부터 skanking이 사용된 기록이 있다. <New Musi

cal Express>하지만 명사형 skank는 그보다 더 빠른 기록이 있다. 찰리 길렛의 Rock File 시리즈

2권에 나온다. 영국인 라디오 진행자이자 록 음악 전문가로 저서 도시의 소리로 유명한 찰리는

이따금씩 대중문화 자문위원으로 OED에 도움을 주었다. 그 자신도 옥스퍼드에 대중문화에관

한 조언을 해주는 것이 자신의 신념을 거스르는 일인지 의아했으리라. 동사 skank는 자메이카

킹스텅의 Gleaner 신문 같은 카리브해 출처 자료에서 더 빠른 1973년의 기록이 발견된다. 레게

의 본고장에서 실물 텍스트 기록이 발견된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올바른 일이었다. 150쪽

스캥크 춤은 어려워 중에서

 

  나는 톨킨의 편집판 맨 뒤에 실린 용어 해설을 샅샅이 뒤져서 그가 아이슬란드어 어원이라고

생각했던 단어들을 찾아보았다고 편집장에게 마랳ㅆ다. 단어 목록을 만들어 하나씩 나의 예리

한 지성을 거친 결과 대부분 톨킨과 정확히 일치하는 결론에 이르렀다. 가끔씩 톨킨과 혹은 지

도교수와 다른 의견이 나올 때는 학계의 충심축이 다시 잡히도록 간단한 메모를 적어놓았다.

  톨킨의 이름이 나오자 편집장이 관심을 보인다는 사실을 그의 이마를 보고 알 수 있었다.

41쪽 사소하지만 중요한 인연이 얽혀서 저자가 옥스포드 사전 만드는 직업을 갖게 됩니다.

 

    -ology로 끝나는 단어들을 떠올리는 것은 혼합된 역사와 온갖 잡다한 단어들을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역사적으로 -ology는 궁극적으로 단어나 논의를 뜻하는 그리스어

  logos에서 유래했고 학문이라는 뜻이다. OED에 나오는 가장 오래된 -ology는 14세기

  중반부터 기록된 theology다. 하지만 이 단어는 전적으로 빌려온 것이었다. (중략)

    18세기 내내 학문 분야에서 새로운 -ology 단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고전

  적인 요소로 형성되었지만 라틴어와 그리스어에 아려지지 않은 합성어였다. 프랑스어

  도 고유의 -ology를 만들기 바빴고 영어에서도 낭비될세라 entomology, morphology

  등 일부를 빌려왔다. ... 다음번에 -ology 단어를 보면 어떤 경로를 통하여 영어에 들어

  왔는지 생각해보기 바란다. 184쪽 이런 식으로 단어를 갖고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명심해야 할 것은 이 프로젝트가 오늘날 우리가 아는 온라인 사전이 아니라는 점이다. 온라인화

는 당시 아무도 알지 못하는 개념이었고 인터넷도 미국 군대를 제외한 곳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다.

상어의 야심찬 프로젝트는 사전을 컴퓨터에 다 넣은 후 상황을 살펴보는 것이었다. 온라인 출판의

가능성은 나중에 제기되었다. 지금은 구식처럼 들리지만 당시의 과제는 사전의 컴퓨터화였다. 그

것이 사전 디지털화라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두 가지는 거의 same이었다. 196쪽 이 다음 문

장은 Same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그러다 1600년에서 1650년까지 작은 일본어 붐이 일었다. 장식용 상자 inro, 된장 miso, 일본군

대의 세습 지휘관 shogun, 바닥에 까는 골풀로 엮어 만든 돗자리 tatami 등이 있다. OED에는 1557

년에서 오늘날까지 영어로 차용된 일본어 508개가 수록되어 있다. 하지만 일본으로의 공식적인 여

행이 없었던 1650-1800년까지는 지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237쪽 왠지 눈길을 끈 문장입니다.

 

  시저 암호는 알파벳을 특정한 개수만큼 이동시키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 경우에는 앞으로 한

개씩 이동한다. 따라서 15세기 말에서 16세기 초에 쓰인 gxddbov xxkxzt pg ifmk는 사실 fuccant

uuiuys of heli 또는 일리의 부인네들과 성관계를 즐기고 있다라는 문장이 된다. 당시 일리는 지금

과 마찬가지로 앵글리아 동쪽의 중교 중심시였고 적어도 그 지역 수도사들이 생각하기에 수많은

순응적인 여인들이 있는 곳이었다. 표현 전체가 암호화된 사실로 미루어보아 숨겨야 했던 것은 한

단어가 아니라 수도사들의 불결한 행위였다. ... 그 이후의 세기처럼 아직 금기어가 되지는 않았음

을 시사한다. (중략)

  이 단어의 표제어는 우리가 다양한 요소를 처리해온 방식의 변화를 보여준다. ...... 단어에 대한

훨씬 최근의 보다 나은 정보를 이용할 뿐만 아니라 언어들의 이름과 어원에 언급된 전문적인 내용

을 표준화하고 좀 더 길게 설명했다. 287쪽

 

  사전 편찬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에너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정신적인 것뿐만 아니라 신

체적인 것 또한 마찬가지다. 정신력은 당연하지만 체력도 필요하다. 공장 노동은 아니지만 정신적

인 사무직도 아니다. 도서관에서 두꺼운 책을 가져오고 도로 가져다 놓느라 계단을 오르내리고 자

동으로 움직이도록 만들어졌어야 마땅한 육중한 서류함을 수없이 열어 미지막 증거를 찾아야 한다.

지금은 기본적인 작업이 컴퓨터로 이루어지므로 덜하다. 사전 편찬자가 갖춰야 할 요건도 시간에

따라 바뀔지 모른다. 사전 편찬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므로 쭉 버틸 수 있어야 한

다. 315쪽 이런 마음가짐을 가졌기에 37년간 근무할 수 있었겠지요.

 

  나는 오래된 텍스트의 인용문들에 도취된 나머지 보다 나은 문서기록을 찾으려는 과정에서 단어의

정의와 어원에 소홀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문서 기록 증거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된 사실은

새로운 자료가 모든 표제어에 큰 힘을 실어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사전의 전통적인 독자들도 대부분

그 변화를 잘 견뎌냈다. 컴퓨터가 비슷한 용법과 구분하지 못하고 분명한 차이를 보여주지 못하는

단어 용법을 독자들이 찾는다. 인간 독자는 컴퓨터가 알아보지 못하는 미묘한 차이를 알아볼 수

다. 347쪽

 

  편집자들은 수많은 회의에 슬금슬금 들어와 예산과 사무실 이전에 대해 토론하는 하찮은 사람

들에 의해 움직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나는 그러기에는 편집이 너무 중요한 일이라고 언제나 생

각했다. 물러 터졌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언제나 편집장이 해야 한다고 생각되는 일을

했고 그것이 바로 편집 작업을 이끄는 일어었다. 394쪽 우아하지만 고집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힐러리의 말대로 나는 운 좋게 너무도 특별한 일을 하게 된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아내

의 말이 맞는 것 같다. 아내는 언제나 옳다. 420쪽

 

  기민한 독자들은 내가 이 책에 단어의 역사와 용법에 대한 작은 담론을 양념처럼 뿌렸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것이다. ...... 무엇보다 나는 거의 모든 단어가 제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 서둘러 넘어가지 말고 잠깐 동안만 바라보는 수고가 필요할 뿐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독자들을 은근슬쩍 영어의 짧은 역사로 데려가 이 책에서 조금이라도 얻은 것이 있도

록 만들고 싶었다는 사실이다. 416쪽 리뷰를 쓰면서 많이 인용할 수 없음이 아쉽답니다.

 

  시간을 두고 애정을 갖고 읽으면 더욱 재미를 느낄 책이었지만 지금은 빠른 시간에 읽었습니다.

이제 리뷰를 마쳤으니 제 책상 한 쪽에 두고 시간 내서 한 단어 한 단어씩 맛나게 살펴보겠습니다.

좋은 책을 읽을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 시저, 톨킨 그리고 율리시스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재미중 하나였습니다.

 

 

  이 리뷰는 예스24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증정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j 2018.08.22. 신고 공감 4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단어 탐정》 위대한 사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단어 탐정》 위대한 사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내용보기
사람들은 사전이 누군가가 쓴 책이라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한다. 책상과 부모님의 책장, 컴퓨터 안에 처음부터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전은 그저 어떤 단어의 뜻에 대해 조금만 모르는 것 같으면 거쳐야 하는 성가신 단계쯤인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 사전을 썼다. 매일 출근해서 알파벳의 다음 단어를 정의하는 계획을 세우는 직업이 세상에
"《단어 탐정》 위대한 사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내용보기

사람들은 사전이 누군가가 쓴 책이라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한다. 책상과 부모님의 책장, 컴퓨터 안에 처음부터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전은 그저 어떤 단어의 뜻에 대해 조금만 모르는 것 같으면 거쳐야 하는 성가신 단계쯤인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 사전을 썼다. 매일 출근해서 알파벳의 다음 단어를 정의하는 계획을 세우는 직업이 세상에 있다면 믿겠는가     p.21

몇 년 전에 미우라 시온의배를 엮다라는 책을 읽었던 적이 있다. 대형출판사의 사전편집부를 중심으로 팀원들이 각자의 개성과 성격을 드러내며, 모두가 한 권의 사전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일상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었다. 묵묵히, 성실하게 하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나 할까. 시종일관 따뜻하고 유쾌한 필치로 그려진 그 작품을 잃으면서, '성실'이라는 단어가 좀 멋없고, 지루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런 성실함이 쌓여야 비로소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런 '사전' 편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요즘이야 워낙 전자 사전이나, 스마트폰 등을 통해서 사전 검색 기능을 활용할 수가 있어서, 종이 사전은 보기가 힘들어 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 빽빽한 종이 사전을 뒤져가면서 단어의 뜻풀이를 하던 시기를 떠올려 오면 그 얇은 종이의 감촉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디를 넘겨도 빽빽하게 인쇄된 문자의 행렬들이 세상의 모든 비밀들을 전부 담고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여전히 기억에 남아 있고 말이다. 이번에 만난단어 탐정은 최고의 권위를 가진 사전인옥스퍼드 영어 사전(OED)>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 역사를 고스란히 지켜볼 수 있는 대단히 놀라운 작품이었다. 이 책의 저자인 존 심프슨은 옥스퍼드 대학교 출판사 사전부에서 37년 동안 사전을 만드는 일을 해왔다. 그가 사전 편찬자로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단어의 탄생과 생존, 소멸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엄청난 기록이기도 하다.

 

사전 편찬자들이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무엇인가?" 순수한 의도에서 나온 질문이지만 우리는 괴롭다. 나는 항상 없다고 대답한다. 역사 사전 편찬자는 편애하면 안 되고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모든 단어는 저마다 다른 의미에서 중요하다. 사전 편찬자의 전형에 인간적인 요소를 넣고 싶어 하는 저널리스트들에게는 매우 불만스러운 대답이다.   p.120

옥스퍼드 영어 사전(OED)> 1884년에 초판 1권이 출간되었고, 1928년 초판 12권이 완간되었으며, 이후 개정판 2판으로 20권이 출간되었다. 그리고 온라인 사전도 출범되었으며, 2037년에는 개정판 3판이 출간될 예정인 방대한 분량의 사전으로 전체 21,728페이지에 60여만 어휘를 담고 있는 사전이다. 게다가 이 사전은 단순한 단어의 의미뿐만 아니라 단어의 역사적인 발달 순서와 용법을 참고할 수 있는 문헌 자료도 제공하고 있어, 그야말로 단어의 역사를 기록한 사전이기도 하다. 저자는 독자들이 직접 적어 보낸 단어 카드로 문헌 조사를 하던 종이책 시대의 OED부터 방대하고 체계적인 구조를 갖춘 온라인 OED로 변화하기까지, 한 사전의 의미 있는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그는 "역사 사전을 만드는 작업의 재미와 흥분감은 수백 년 동안 잊힌 단어를 되찾고 문화와 사회 속에서 단어가 발생하는 모습을 살펴보는, 마치 탐정 같은 사전 편찬자의 일에서 나온다."라고 말하고 있다. 정말 이 책을 읽다 보면 왜 '탐정'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지 저절로 수긍이 갔다.

특히나 재미있었던 부분은 펜과 색인 카드, , 사람들에 둘러싸여 손으로 써내려 가던 시절이었다. 엄청난 독서를 통해서 사전에 수록된 것들보다 훨씬 앞서는 단어와 의미의 용례를 수없이 찾고, 카드철에 넣으며 자료를 만드는 과정도, 현대 OED에 가장 많은 인용문 자료를 제공한 독자였던 나이 지긋한 노부인에 관한 일화도 흥미로웠다. 책을 읽다 발견한 단어 정보를 보내는 걸로 시작해, 이후 그녀가 제공한 정보의 분량이 색인 카드 약 25만 개에 이르렀다고 하니 어느 정도일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전을 만드는 일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 보다 '사전이 만들어지는 과정' 그 자체를 다루는 데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어 더 의미가 있었고, 그 중 몇몇 단어를 추려내어 그 역사와 용법을 제시해주고 있어 영어의 어원과 활용에 대한 팁도 얻을 수 있는 두 배의 즐거움을 준다. 사전 편찬이라는 엄격하고 강직한 직업에 관한 너무도 흥미진진한 이 책은 언어와 언어의 기원, 그리고 그것의 의미와 사용 방식 등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매혹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이 보여 주는 것은 위대한 사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를 넘어서 그 이상의 모든 배경과 과정을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r*******n 2018.08.24.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단어 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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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xicographer. 지금껏 처음 보는 영어단어인것 같다. 과연 무슨 뜻일까? 바로 우리말로 치자면 '사전 편찬자(辭典編纂者)'를 의미한다. 그리고 『단어 탐정(word detective)』이라는 책 제목의 존재를 일컫는 말이라고도 한다. 사전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아주 독특하고 흥미로운 책이다. 그러면서 문득 오래 전 읽은 미우라 시온의 『배를 엮다』라는 일본소설이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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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xicographer. 지금껏 처음 보는 영어단어인것 같다. 과연 무슨 뜻일까? 바로 우리말로 치자면 '사전 편찬자(辭典編纂者)'를 의미한다. 그리고 『단어 탐정(word detective)』이라는 책 제목의 존재를 일컫는 말이라고도 한다.

 

사전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아주 독특하고 흥미로운 책이다. 그러면서 문득 오래 전 읽은 미우라 시온의 『배를 엮다』라는 일본소설이 생각이 나는건 어쩔 수 없었다. 지금은 아마도 종이 사전(백과사전이든, 외국어 사전이든)으로 공부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내가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만해도 종이사전은 흔해서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판매될 정도였고 또 입학선물로 영어사전을 선물할 때도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다 전자사전이 나왔고 이제는 휴대전화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단어를 찾을 수 있고 컴퓨터 자체에도 사전이 내장되어 있으니 그마저도 사용하는 사람이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수십 년의 시간을 오롯이 사전 하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그것도 단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고  마치 고고학을 연구하는 사람마냥 낯선 단어가 등장하면 일단 챙겨두고 이 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 때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는 모습은 그야말로 인고의 시간을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아마도 사전을 사용하던 세대라면 너무나 잘 알것 같은 옥스퍼드 영어 사전의 편집장으로 무려 37년을 재직하다 지난 2013년 은퇴한 존 심프슨으로 이 책에서는 그야말로 왜 제목을 사전 편찬자가 아니라 마치 스릴러 소설 같이 '탐정'이라는 단어를 붙였는가를 제대로 알게 해준다.

 

저자는 처음부터 사전 편찬자가 되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스포츠를 비롯해 다른 분야에 더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사전 편집부에 들어가 그야말로 옥스퍼드 영어 사전의 고전적인 모습부터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사전의 온라인화에 이르기까지의 모습을 목격한 산증인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책에는 이런 존 심프슨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함께 그가 평생을 단어 추적에 받친 공적인 인생 이야기, 그리고 사전부의 흥미롭고도 생생한 모습 등 그야말로 이 책에서나 가능할것 같은 많은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어서 참 좋다.

 

특히, 출판사 중에서도 사전부에 특화된 풍경은 한편으로는 신기하다.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지만 그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해서는 요즘 출판사에서 홍보 차원에서 그 과정을 보여주지 않던 시절까지는 자세히 알지 못했다. 그런데 사전부라니, 뭔가 이제는 시대와 멀어진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고 그래서 한편으로는 전통의 문화를 지키는 장인들마냥 어느 정도는 자부심이 있어야 가능할것 같은 부서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존 심프슨이라는 인물 그 자신이 바로 옥스퍼드 영어 사전의 사전부라고 봐도 좋을것 같은 이 책은 마치 옥스퍼드 영어 사전의 역사 박물관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난 기분이라 상당히 의미있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g*****s 2018.08.24.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eBook
단어 자체에 대한 추적이 아니라, 사전제작 업무의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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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단어 탐정 (The Word Detective: : Searching for the Meaning of It All at the Oxford English Dictionary) 이기 때문에, 서론(Introduction)의 부제도 The Background to the Case 로 탐정의 조사 보고서의 도입부 같이 시작한다.번역이 되면서 헌사(Dedication) 부분이 빠졌다.챕터 1에 따르면 저자가 1976년 옥스퍼드 영어 사전 편찬자가 된 경위와, 앞으로 이 책에서 얘
"단어 자체에 대한 추적이 아니라, 사전제작 업무의 변천사" 내용보기


 책 제목이 단어 탐정 (The Word Detective: Searching for the Meaning of It All at the Oxford English Dictionary) 이기 때문에, 서론(Introduction)의 부제도 The Background to the Case 로 탐정의 조사 보고서의 도입부 같이 시작한다.


번역이 되면서 헌사(Dedication) 부분이 빠졌다.

챕터 1에 따르면 저자가 1976년 옥스퍼드 영어 사전 편찬자가 된 경위와, 앞으로 이 책에서 얘기하고 싶은 것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성취하고 싶은 모든 것들의 시작은 이 Hilary라는 사람으로부터이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기에 이 부분은 누락되지 않았어야한다고 본다.

 

대신 역자(김석희)가 쓴 추천사와 ‘이 책에 쏟아진 찬사들’ 이라고 원서에서는 책 말미에 있던 섹션이 앞으로 왔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이런 차이를 마주할 때마다 그냥 원서를 구입했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영어 단어에 대한 책을 한국어로 본다는 게 상당히 비효율적일 것 같은 예감도 강력하게 몰려온다.


도입문에서 저자는 요크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다가 1976년 편집 어시스턴트로 옥스퍼드 영어 사전 (Oxford English Dictionary, 앞으로 OED 약자로 표기)에 합류해 37년을 일하다 2013년에 은퇴했으며 마지막 20년은 편집장이었다는 점을 소개하고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챕터 1은 아내 힐러리를 처음 만나게 된 때부터, 대학 시절의 이야기, 어떤 경로로 OED에서 처음 일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담고 있다.

옥스퍼드 포켓 사전 편집자의 개정 작업을 도와줄 어시스턴트를 구한다는 구인 광고를 힐러리가 보고 지원을 추천했던 이야기, 1857년에 시작된 OED의 대략의 역사와 신조어를 위한 보충판을 만들던 사정, 저자가 당시 OED에 가지고 있던 인상과, 1976년 6월 주눅이 들어 OED에 입사 면접을 보러갔을 때의 첫인상, 긴장감 넘치던 면접 과정을 그 오래 전 일인데 어떻게 이렇게 상세한 것까지 기억하고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생생하게 묘사한다.

면접의 결과는 결국 합격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고 챕터가 끝나고 있지만, 마치 소설 주인공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는 듯한 생생한 묘사가 일품인 첫 챕터를 맞이하고 나니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그리고 내용 전개 가운데 의미있는 영어 단어 하나씩을 가끔 뽑아서 OED 사전 편찬자만이 할 수 있을 것 같은, 단어의 기원과 형성, 변화 과정을 설명하는 부분이 등장한다. 


OED 면접에 떨어진 줄 알았으나, 챕터 2에서는 OED 포켓판이 아니라 OED 보충판을 편집하는, 원래 적성에 더 잘맞는 포지션에 자리가 났다는 연락을 추후에 받고 드디어 OED에서 일하게 된 이야기이다.

‘단어 탐정’이라는 책 제목 때문에 영어 단어를 몇 가지 선정해서, 어원이나 기원을 찾아내고 그 단어와 연계된 다른 단어의 발자취를 찾아가고 하는 형식으로 전개가 되려니 짐작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주요 내용은 저자의 경험담과 사전 편찬자가 직장에 첫발을 디뎠을 때 어떤 일을 하는지 구체적인 요령과 업무의 범위에 대해 묘사하고 있다.


옥스퍼스 영어 사전 초판은 무려 44년의 힘겨운 편집 과정을 거쳐 1928년 완성되었는데, 견습 편집자로서 저자가 당시 해야할 일은 1976년의 기준에 맞춰 단어에 새로운 뜻, 표현, 역사 정보 등을 포괄하여 현대적인 설명을 추가하는 일이었다.

주어진 단어에 대한 분석을 마치고, 카드철에서 관련 색인 카드를 찾아, 참고 자료 도서관에 비치된 책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증거물을 읽고, 단어 묶음을 들고 배경 연구를 한 다음, 단어 정의문을 작성하는 등 상당한 인내심을 요구하는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하는 작업이었는데, 저자는 이 과정에서 수 세기 동안 거의 완전히 잊혀온 작지만 중대한 사실을 발견해 수면 위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회와 가능성이있는 작업이라며 마법같은 작업이라고 표현한다.


발견의 황홀함은 균형 잡힌 단어 정의가 주는 기쁨과 마찬가지로 시를 쓰는 것과 같다.


OED 보충판 막바지 작업 계속하고 있는 동안, 저자는 OED의 전반적인 가치가 하락하고,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대중의 차가운 인식을 실감했다고 피력한다. 

1960년대 노암 촘스키의 변형 문법이 대두되어 언어의 구조적, 문법적 관점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고 컴퓨터 언어학이라는 새 학문이 등장하는 등 새 물결이 밀려오고 있었으나 OED는 직접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타 사전 업체에서도 완전히 새로운 접근을 한 사전들을 선보이기 시작했지만 OED에서의 사전 편집은 여전히 색인 카드와 펜이라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이뤄졌다.


OED 보충판의 완성이라는 현재진행형인 거대한 작업 앞에 OED의 근본적인 현대화의 필요성은 알면서도 잠시 미뤄둔 채로, [옥스퍼드 영어 속담사전 축약편] 편집도 담당하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첫 아이가 태어나고 시니어 편집자로 승진했으며, 기존 작업에 더해 [오스트레일리아 내셔널 사전]을 편집하며 호주 영어에 대해 살펴볼 기회도 얻으면서 입사한 지 거의 10년차를 맞았다.


챕터 5에서 1986년 [OED 보충판]의 마지막 4권이 출판되면서, 앞장에서 상세히 설명한, 사전 개정판 편집 작업의 대형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고, 저자는 신조어 팀의 책임자를 맡게 되었다. 팀의 책임자로서 맡은 주요 역할 중의 하나는 특히 집중해야하는 어휘 영역의 풍조를 확립하는 것이었다.


내가 선호하는 풍조는 덜 ‘문학적’이고, 좀 더 ’대중적’인 어휘, 즉 더욱 ’세계적’인 영어였다. 


신기한 점은 30년도 더 된 일을 어떻게 이렇게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기억하고, 마치 현재진행형인 업무인양 생생하게 묘사하는 게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단어를 추적하면서 생긴 요령으로 업무에 대한 기록도 꼼꼼히 했겠지만, 불과 며칠 전 일도 잘 기억나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임을 감안할 때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 뿐이다.


[OED 보충판]이 워낙 방대한 작업을 요하는 대형 프로젝트라 오래 걸리는 바람에, 당시 영어에는 통합된 발음표기법과 컴퓨터의 대두라는 혁명적인 변화가 일고 있었으나, 중도에 진행 중인 작업방식을 바꾸거나 기존의 방법론으로 쌓아놓은 데이터를 포기할 수 없기에 OED 편집부에서는 이런 변화의 물결에 편승하지 못했다. 그러나 챕터 6 에 들어서서 드디어 큰 변화를 반영하면서 일어나는 대변혁의 과정이 시작된다. 


컴퓨터화 프로젝트는 OED 초판과 보충판 전체를 컴퓨터화하고 시간이 충분하건 아니건 5,000개의 단어와 뜻을 추가한 후 수십만 개의 발음 표기를 OED의 고유한 방법에서 IPA로 바꾸는 프로젝트로 확장되었다.


이런 컴퓨터화 프로젝트는 데이터베이스의 형식적인 변화 뿐만 아니라 동시에 동판 인쇄와 종이 사전 보급이라는 전통과의 작별도 의미한다.

챕터 7에서는 1989년 완성을 목표로 진행되었던 OED 컴퓨터화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방법론과 작업 과정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단지 가지고 있는 방대한 사전 자료를 컴퓨터의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하여 디지털화하는 차원이 아니라, 컴퓨터가 텍스트에서 정보를 추출해 사전의 내용을 개선하고 언어 분석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하니, 그 시기에 이미, 현재 행해지는 빅 데이터를 통한 개방형 인공 지능의 개념에서 접근을 했다하니 놀랍다.

‘사전 편찬자’라고 하면 수염과 분필가루와 건망증이 연상되는 고루한 이미지이지만, 사실은 세계적으로 가장 첨단을 달리던 컴퓨터공학의 천재들과 함께 미래에도 통할 사전의 모습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구하고 실행하는 모습이라니 참으로 대단하다.


챕터 8, 1989년 3월 드디어 OED 2판이 출판되었다. OED 초판의 모든 내용과 추가 자료를 더해 20권의 OED가 CD-ROM에 들어갔다. 이 새로운 사전을 들고 북아메리카와 일본까지 홍보 투어에 나섰다. 

1990년 당시 저자 개인사적으로는 둘째 딸이 태어나게 되는데, 6개월이 되던 시점에 장애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병명을 특정할 수 없는 장애로 인해 20대 중반인 현재에도 유아와 같은 발달 단계에 머문 딸의 상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단어 disability 와 handicap을 설명하는 저자의 심정은 어떨지 가늠이 안된다.


챕터 9의 내용은 [OED 전면 개정판] 이라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하고 벌어지는 일들이다. 보충판 프로젝트가 마무리 되자마자 개정판이라니 이 업계에도 일은 끝이 없나보다.

이전 작업이 OED의 디지털화가 핵심이었다면 이번 개정판은 모든 표제어에 대하여 100년도 더 된 OED의 내용에 그동안의 변화된 의미를 담아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신조어 몇 개를 추가하는 차원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언어라는 특성에 따라, 기존에 등록된 모든 단어들의 변화하거나 추가된 용례를 살펴보고, 인용문이나 예문도 업데이트 및 추가하며 단어의 의미를 설명하는 방식도 뜯어 고쳐 사전에 수록된 단어 하나하나의 정의를 새롭게 하는 것이다.


챕터 10에서는 6년 후인 2000년을 마감기한으로 정해 OED 3판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엄청나게 방대한 일이기에 사전 편찬자를 더 뽑아야했고, 덕분에 적성 검사를 포함한 OED의 편집 인력 채용 기준과 면접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저자는 OED 편집장이 되고, 집에서는 발달 장애가 있어 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둘째 딸 엘리를 보살피는 문제에 봉착한다. 

하루종일 수많은 단어들에 둘러쌓여 그 역사와 의미를 살피는 일을 하는 저자가, 단어 하나 입에서 터지지 않는 딸아이를 지켜봐야한다니 참으로 잔인한 인생이다.


챕터 11에서 OED 전면 개정판은 처음에는 2000년까지 출판한다는 목표였지만, 곧 2005년, 다시 2010년으로 변경되었다. 그럼 그렇지...

1990년대 후반에 이르면 온라인 데이터베이스가 중대한 화두로 대두되었고, OED도 이러한 추세을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런 작업은 단순히 디지털화하여 CD에 담았던 사전을 온라인 공간으로도 접근 가능하도록 이전하는 작업 뿐만 아니라, 방대한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의 자료를 바탕으로 기존의 표제어의 의미가 추가되고 정교화하고 변화하는 작업이었다.

또한 사전 편집 작업 자체도 online 편집과 연구로 옮겨갔다.

도서관에 꽂힌 참고문헌과 색인 카드 사이를 오가며 단어의 역사를 연구하던 사전 편집자의 작업은, 출판 전에 수시로 인터넷에서 검색 가능한 정보가 늘어나고 온라인에서 이용자들의 정보 입력으로 사전의 정의가 업데이트되는 개방형 환경에 발맞춰야 했다.


챕터 12에서는 OED의 온라인화가 진행되자 1884년 처음 출판된 이후로 쭉 적자만 기록하오던 사전부가 매출을 올리기 시작하고 대중적인 관심과 인지도가 올라가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의 스타가 되었고, 심지어 BBC 방송국의 의뢰로 단어 추적에 관한 TV 프로그램까지 만들어지는 들뜬 분위기를 묘사한다.

OED의 개방형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는 사전 편집부와, 민주적으로 참여하는 사용자간의 표제어 업데이트를 위한 역동적인 경쟁이 되어버렸다. 


사전 개편 작업과 별개로 저자의 둘째딸 엘리는 발달 장애로 18개월 정도에 성장이 멈춰있음을 알게되었고, 침묵의 세상 속에 같혀있는 그녀와 소통을 해보려고 갖은 애를 써보고 온 가족의 노력했지만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OED의 성장과 함께 생후 18개월 발달 상태 그대로 16세가 된 딸 엘리의 근황도 이야기하는데, 영화나 소설책에서 등장하는 것 같은 기적은 없었다. 여전히 말을 하지 못했고, 특수학교에서도 장애가 가장 심한 편이어서 24시간 누군가의 돌봄을 필요로 하는 엘리의 미래가 저자 부부에게는 가장 큰 두려움이었다.


마지막인 챕터 13, 어느덧 2013년, 저자가 OED에서 일한 지 37년이 되었다. 

전면 개정판의 완성은 보지 못하겠지만, 저자는 OED를 떠나야 할 타이밍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그러면서 예전 도서관에서 카드를 뒤지던 사전 편집 방식에 대한 향수와, 가족들의 근황과 퇴직 후 하는 일들을 소개하면서 책을 끝내고 있다.


이 책을 처음 시작하면서는 ‘단어 탐정’이라는 제목도 그렇고, 사전 편집자로서 특정 단어들의 역사나 유래, 연관성, 비밀이나 소멸된 단어나 변경된 단어의 행방에 대해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내용이려니 했다. 추리 소설처럼 뭔가 스릴이 있고 반전이 있는 대중성 있는 구성이겠거니 기대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각 챕터 별로 몇몇 단어는 그런 내용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주요 내용은 OED에 입사하게 된 계기부터, 입사 과정, 입사해서 실질적으로 한 업무의 성격, 그리고 37년간 OED의 변화 과정을 상세하게 묘사한 것이다. 

일부 영어 단어가 어떻게 변해왔는지에 대한 내용 보다는, 전세계적 대표성을 인정받는 옥스퍼드 영어사전, 그 사전의 편찬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며, 극변해 온 지난 37년 시대적 요구에 따라 그 업무는 어떤 식으로 변하고, 사전은 또한 어떻게 변해 갔는지를 추적한다. 한 성실한 직장인의 약간의 개인사를 곁들인 업무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영어권 국가에서 더욱 호응을 받을만한 내용이고, 관심사에 따라 상당히 지루한 내용이라 치부될 수도 있겠다 싶다.

YES마니아 : 골드 x***a 2020.02.06.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단어 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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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탐정>이란 제목 때문에 추리소설인가 싶었는데, 아닙니다.이 책은 옥스퍼드 영어 사전(Oxford English Dictionary, OED)의 사전 편집장 존 심프슨의 이야기입니다.그는 1976년에 초보 사전 편찬자로 입사해서 2013년까지 사전 만드는 일을 해왔습니다.수백 년 동안 잊힌 단어를 되찾고, 문화와 사회 속에서 단어가 발생하는 모습을 살펴보는 사전 편찬자의 작업을 그는 '단어 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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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탐정>이란 제목 때문에 추리소설인가 싶었는데, 아닙니다.

이 책은 옥스퍼드 영어 사전(Oxford English Dictionary, OED)의 사전 편집장 존 심프슨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1976년에 초보 사전 편찬자로 입사해서 2013년까지 사전 만드는 일을 해왔습니다.

수백 년 동안 잊힌 단어를 되찾고, 문화와 사회 속에서 단어가 발생하는 모습을 살펴보는 사전 편찬자의 작업을 그는 '단어 탐정' 같다고 말합니다.

Lexicographer (사전 편찬자)는 언어의 수수께끼를 찾고 설명하는 '단어 탐정(word detective)'를 가리키는 오래된 말이라고 합니다.

처음엔 책이 꽤 두껍다고 느꼈는데, 읽다보니 엄청 요약된 책이구나 싶었습니다.

OED 사전부의 일상과 흥미로운 에피소드뿐 아니라 그때마다 나오는 단어들을 이용해 단어의 역사와 용법까지 설명해주고 있으니, 이 한 권으로도 부족할 뻔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존 심프슨의 인생이 곳곳에 녹아 있습니다.

스물두 살 어린 나이에 다소 따분해 보이는 사전 편찬자가 될 거란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당시 중세학을 공부하며 OED를 3개월 동안 붙들고 있던 경험이 있던 터라 옥스퍼드 사전의 편집자를 찾는 광고가 끌렸다고 합니다. 두근두근 떨리는 면접에서 편집장은 사전과 그 자신, 옥스퍼드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그 과정에서 공통의 관심사가 불쑥 등장합니다. 그가 몇 달 동안 밤낮으로 썼던 석사 학위 논문에서 OED와의 중대한 연결고리를 찾았던 것. 그건 바로 J.R.R. 톨킨, <가윈 경>의 현대 버전을 톨킨이 편집했고, 편집장은 처음에 톨킨의 제자였고, 나중에는 수년 동안 영문과 동료였던 것. 당시 톨킨은 3년 전에 세상을 떠난 후였지만 편집장의 마음에는 여전히 남아 있는 옛 친구라서 이야기는 더욱 무르익게 됩니다. 물론 그다음 부편집장과의 면접이 있었으나 아슬아슬 넘어갔고, 장장 2시간 넘는 면접 끝에 합격합니다.

존 심프슨은 1970년대부터 OED에서 일했기 때문에 컴퓨터 발명 전후의 격변기를 고스란히 경험한 편집장입니다. 사람이 일일이 책을 읽어가며 단어를 찾아야 하는 고단한 수작업부터 OED 컴퓨터화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보면서 OED의 역사, 곧 영어라는 언어의 역사를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가끔씩 과거의 유명 작가와 학자들이 사전부 사무실로 면접보러 오는 상상을 한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애거사 크리스티는 "사전 만들기의 어떤 측면에 가장 매력을 느낍니까?" 라는 질문에 탐정에 대한 선호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마치 우리가 안락의자에 편안하게 앉아 살인사건의 실마리가 풀리는 것을 지켜보는 것처럼,

"어원은 단어의 지문을 채취해 역사 속에서 단어의 행방을 알아내는 과학입니다.

정의는 의도한 것보다 적은 단어로 뜻을 이야기하는 능력입니다."라고 말합니다. (300-301p)

그녀의 대답이 어쩌면, OED 사전편찬자를 가장 잘 표현한 답이 아닐까 싶습니다.

좀더 학구적으로 표현한다면,

사전 편찬의 세계는 지금 다루고 있는 단어의 용법을 동일한 의미론적 영역의 수많은 보기와 비교하여 다른 점을 찾고, 정의를 작성하거나 수정할 때는 틀리지 않다는 사실이 증명될 때까지는 모든 자료 출처가 틀리다고 생각하는 과학자적 관점뿐 아니라 창의적인 관점도 필요합니다. 또한 사전 편찬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쭉 버틸 수 있는 에너지가 가장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한 사람이 35년 동안 변함없이 한 가지 일을 할 수 있으려면 그만큼의 애정 없이는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는 단어 자체에 대한 애정보다는 단어의 물결을 바라보며 패턴과 변화, 높고 낮음, 우연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이 좋았다고 합니다. 우연처럼 보이지만 우리 인생은 운명적 끌림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책 속에는 저자의 가족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랑하는 아내 힐러리와 첫째 딸 케이트 그리고 어린아이로 머물고 있는 둘째 딸 엘리. 엘리의 disability 로 인한 가족의 아픔... 엘리는 단어가 없는 세상에 살고 있고, 아빠는 그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여전히 노력 중이라고, 희망을 놓을 수 없기에.

결국 사전은 단어의 집합이 아니라, 그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삶과 세상을 담아낸 역사적 산물인 것 같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위대한 사전은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킬 거라고 믿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a*****7 2018.09.0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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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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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라는 신비한 종(種)의 실체를 알아내려면 오직 지구상에서 이 동물만이 부지런히 생성하고 발화하며 소비하는 "언어"의 정체를 집요히 추적하는 게 그 지름길일 수 있습니다. "단어 탐정"이란 말이 다소 생소할 수 있습니다만 영어로 word detective라고 부르면 비교적 그 뜻이 분명히 다가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한국어의 먼 어원이 궁금해질 때 국립국어원 등 여러 사이트를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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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라는 신비한 종(種)의 실체를 알아내려면 오직 지구상에서 이 동물만이 부지런히 생성하고 발화하며 소비하는 "언어"의 정체를 집요히 추적하는 게 그 지름길일 수 있습니다.

"단어 탐정"이란 말이 다소 생소할 수 있습니다만 영어로 word detective라고 부르면 비교적 그 뜻이 분명히 다가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한국어의 먼 어원이 궁금해질 때 국립국어원 등 여러 사이트를 들어가 보고, 관련 논문도 찾아보곤 합니다만 시원한 답을 얻을 수 없을 때가 많았습니다. 예컨대 접미사 "~님"의 경우, 혹시 중국어 닌(您. 중국어에서 "[높임의] 당신"이란 뜻이며, 한국식 한자 발음으로는 니, 임 등으로 읽습니다)과 어떤 관계가 있을지 궁금했으나, 아무 답을 얻을 수 없었고 그런 쪽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해당 전공자, 종사자 중에서도 없는 듯했습니다. "누리집, 누리꾼" 같은 억지스러운 순화어 고안 같은 것보다, 우리말의 참된 뿌리, 기원을 캐고 들어가는 데 더 우선순위가 높은 과제일 듯한데도 말입니다. "며칠/몇일"의 논쟁 역시, 가장 오래된 표기 기록인 용비어천가의 태도가 분명치 않아 결국 이 사람은 이 말, 저 사람은 저 말 하는 식으로 흐지부지되고 마는 게 안타까운 실태이듯, 무엇보다 남아 있는 기록 자체가 미비하다는 우리 특유의 제약, 한계를 감안해도 학계의 이런 미온적인(혹은 무능한) 태도는 여전히 뭔가 아쉽습니다.

반면, 영미권의 현황을 두고 가장 부러운 건, 그 형태가 알쏭달쏭한 단어를 두고 어원을 캐고 들어가면, 일반인도 그 결론을 바로 편하게 열람할 수 있게 학자들의 연구 성과가 일목요연히 정리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논문 검색, 접근이 어려운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아예 연구의 공백지대, 불모지대가 너무도 많습니다. 물론 영미권의 저작, 성과를 들춰 봐도 "정답"이 그대로 제시된 건 아닙니다. 여전히 학자들 간에 논쟁이 치열하고, 십 년 전에 정설로 여겨지던 것이 그 반대증거가 구성되는 바람에 흔적도 없이 논파, 폐기처분되기도 합니다. 천박한 유행을 따르는 게 아니라, 살인적으로 치열한 논쟁과 갑론을박을 거쳐 "현 시점에서 가장 진리에 가까운 답"이 일반 대중에게 게시되는 겁니다. 물론 대안이 복수이면 그 모두가 공평하게 알려지는데, 학자 개인의 공명심이나 정치적 동기보다 진리에 다가서려는 한없이 공평하고 올곧은 마음이 우선하기에 이런 장관이 펼쳐지는 게 가능합니다.

이 책의 저자 존 심프슨은, 바로 옥스퍼드 영어 사전 편집장을 역임한 분입니다. 개인적으로 그토록 궁금했던 사항들, 지적 호기심 해소의 상당 부분을 바로 이분께 빚지고 있었다는 점을 알면서 너무도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읽어 나갔습니다. 기대치를 높이고 읽으면 필연적으로 많은 대목에서 실망할 수밖에 없는데, 이 책은 오히려 정반대로, "당신은 여태 더 많은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더 많은 의문을 품었어야 옳았다"고 깨우치기나 하듯, 공부가 덜 되고 사려가 부족한 독자를 한없이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어쩌면 이 책의 논의 중 상당한 대목은 영어, 혹은 언어학 자체에 그닥 관심이 없던 독자에게 좀 어렵게 다가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그런 독자를 배려한 듯, 저자께서는 근 몇 년 사이 뜨거운 이슈로 대두했던 "동성 결혼" 논쟁을 다분히 염두에 두고 marriage라는 영단어에 대한 사연을 자세히, 자상하게 풀어 줍니다. 이 이슈는 우리하고도 그리 먼 거리를 둔 사정이 아닌데, 2018년 1월 제7판을 발간한 이와나미서점(일본을 대표할 만한 출판사입니다)의 広辞苑 일본어사전이, LGBT라는 항목에서 다소의 편견이 비춰질 만한 설명을 하자, 사용자들 중 일각에서 이에 항의를 하고 들었으며, 출판사에서도 이의 정정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입장을 밝힌 일이 있었습니다. 교양 있는 일반인 중에서도 이런 사전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은데, 여기 인터넷 서점에도 해당 사전의 제7판에 대해 자세한 리뷰를 올린 분이 있습니다. 링크는 하지 않겠으나 廣辭苑 7판 상품 페이지로 가 보시든지, "스오 오시마, 고지엔, 코지엔, 광사원" 등의 키워드로 검색해 보시면 그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전쟁이란 비극은 역설적이게도 많은 실용적, 혹은 실존적 통찰과 지혜를 이끌어내는 온상,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영어도 전쟁 관련한 신조어, 표현 등을 여럿 보유한 언어인데, 책에서는 "thin red line"을 그 한 예로 듭니다. 이 어구는 아마 테렌스 맬릭 감독, 조지 클루니, 존 쿠색, 닉 놀티, 우디 해럴슨, 존 트라볼타, 숀 펜, 에이드리언 브로디, (나중에 그리스도 역을 맡아 유명해진) 짐 카비젤 등 쟁쟁한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여 유명한, 1998년의 대형 흥행작 때문에 한국인들도 잘 알 듯합니다. 당시 거의 모든 영화 잡지에서, 이 기묘한 어구가 무슨 뜻이며 어떤 어원(사연)을 지녔는지 열심히 설명했었거든요. 이제 저는 "그 모든 궁금했던 의문을 처음에 풀어 주신 분"이 누구였는지 이 책을 읽고서 알게 되었습니다.

언어학은 결코 가치 중립적인 학문이 아닙니다. 모든 학문은 그렇게 되고 싶어하거나, 적어도 대외적으로 그런 태도를 표방하여 권위를 얻길 원합니다. 하지만 저 위의 "marriage" 항목에서 보았듯, 어떤 개념, 어떤 단어도 그 안에 중화, 무미건조, 중립, 공평함, 보편 타당성을 온전히 구현할 수 없습니다. 온화하고 자상하며 가능한 한 많은 이들에게 동의와 수긍을 얻고 싶어하는 저자(책을 읽으면서 그런 자상한 성품, 인품이 느껴졌습니다)께서는 자신이 몸 담은 분야의 이런 난점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듯, 아마도 이 책(아니면, 이보다 훨씬 전, 자신이 큰 공헌을 남긴 옥스퍼드 사전)을 읽으며(이용하며) 뜻하지 않은 당혹감이나 불편함을 느꼈을(느끼고 있을) 이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한다는 듯, 조곤조곤 "단어 탐정의 때로는 유쾌하지 못할 직분"에 대해 들려 주고 있습니다.

영어에는 이상하게도, 무슨 말인지 감을 잡기 어렵거나(non native의 관점으로 - 따라서 이건 이미 이상한 게 아니며 정상입니다), 더 나아가 영어의 감각, 관점에서 이상한 말들이 꽤 됩니다. 이 책에서는 p193에서 word of mouth를 그 예로 드는데, 이 표현이 영어 원어민, 아니 세계 최고의 영어 전문가의 관점에서도 "확실히 이상하다"는 걸 (고맙게도)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습니다. 라틴어 성구 verbum oris를 직역해서 그렇다는군요. 라틴어 verbum은 영어의 word, 혹은 (동사라는 뜻의) verb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주로 문서에 적어 넣는 격식 있는 단어, 구절을 뜻하는데, 한국어의 "시쳇말" 정도와 대조하면 좋을 듯합니다. 다시 말해 verbum이란 본디 os(소유격인 oris의 원형입니다)와 연이 좀 멀다는 점잖은(혹은 젠체하는) 뉘앙스입니다. os는 명사 중에서도 제3유형 변화를 하는 명사이므로 소유격이 저런 꼴입니다.

p304에 보면, 우리(영어 원어민뿐 아니라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우리 한국인들도 포함해야 한다고 봅니다)에게 아주 익숙한 모양이면서도 그 뜻이 전혀 이상하게 정해진 예를 듭니다. bugbear은 누구라도 그 뜻을 알지만, 왜 그런 뜻이 되었는지는 또 아무도 모르는 묘한 단어입니다. 벌레와 곰은 근심과 골칫거리를 우리에게 안겨다 주는 존재라서일까요? 우리말도 그렇지만, 어휘는 세월이 지나면서 원 모습을 잃고 기존에 있던 다른 단어와 혼동되어 형태를 바꾸기도 합니다. 이때 이른바 "민간어원설"이 끼어들기도 하는데, 우리말에서는 "황소, 소나기" 같은 게 그 좋은 예입니다. 이 책에는 안 나옵니다만 독자로서 제가 다른 예를 들자면, blue moon이 왜 한 달(양력 기준)에 두 번 뜨는 보름달인지 저 모습만 봐선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유럽의 천년 고도 이스탄불은 원래 비잔티움, 콘스탄티노플 등으로 불렸으나 오스만 제국에 정복당한 후 "이슬람"을 수용하며(?) 그리 이름이 바뀌었다고 잘못 여기는 이들도 많은데, 실제로 현지인들 중에서도 이런 오해가 꽤 널리 퍼졌다고 합니다. 사정을 알고 보면 철저한 그리스어 어원(이슬람이란 종교가 창시되기 수백 년도 전에 자리잡힌)일 뿐입니다.

옥스퍼드와 맹렬한 경쟁을 펼치는 여러 유수의 다른 사전 메이커 중 하나인 맥밀란社에서 2001년경에 그 실무자들을 방한시킨 적 있습니다(판촉 등 여러 이유). 이때 어느 기자가 "박사님은 그 사전에 나온 단어 중 얼마 정도나 암기하고 계신가요?" 라는 질문을 던졌다던데, 사실 이런 태도는 톰 크루즈 방한시 "실제로 보니 키가 참 작네요?" 같은 언사만큼이나 부적절하고 무례합니다. 이 책의 저자 존 심프슨 역시, 혹 TEPS 같은 공인 어학 시험이라도 치면 아마 한국인 고수보다도 점수가 낮을지 모릅니다(라고 말은 하지만 말이 그렇다는 거고 아마 최상위권에 드실 겁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이런 분의 위대함(혹은 이분이 제작에 기여한 그 사전의 위대함)은, 그런 기술적인 잔재주에 좌우되는 게 아닙니다. 탐정(지저분한 사생활 추적자가 아니라 고전에 나오는 진짜 탐정)이 꼬이고 꼬인 진상을 마침내 발견해 내어 정의(justice)를 회복하듯, 이런 언어학자들도 오리무중인 어휘의 지난 내력을 바르게 추적하여 그 정의(definition)을 우리 언중에게, 기술적(descriptive)으로, 또 규범적(normative)으로 표준적인 화법, 문법을 가르쳐 주는 겁니다. 스승 중의 스승은 이런 분을 두고 이름이 아닐지요.우리가 우리 존재의 먼 근원을 알려면, 무엇보다 인간 고유의 특질을 강하게 구성하는(노엄 촘스키의 주장입니다) 언어에의 이해가 필수라는 이유에서입니다.

v*****7 2018.08.2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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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탐정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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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탐정 서평      이 책은 단어 탐정이라는 사전 넣을 단어들을 조사하고 사전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사전편찬자를 단어 탐정이라고 부른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이 책의 단어 탐정은 작가인 존 심프슨이다. 사전을 편찬하게 되면서 자신이 겪은 이야기들을 이 책에 담아내고 있다. 일기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한 이야기였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을 모르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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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탐정 서평

 

 

 

이 책은 단어 탐정이라는 사전 넣을 단어들을 조사하고 사전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사전편찬자를 단어 탐정이라고 부른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이 책의 단어 탐정은 작가인 존 심프슨이다. 사전을 편찬하게 되면서 자신이 겪은 이야기들을 이 책에 담아내고 있다. 일기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한 이야기였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이 책을 보지는 않았더라도 이름은 들어보았을 것 같다. 그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도 이 책이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단어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사전인 옥스퍼드 영어 사전의 이야기들은 사전이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단어 탐정들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더 인상적으로 전달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어보면 작가인 존 심프슨의 이야기가 주 이야기로 진행되고 있고 그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영어 단어들에 대한 역사 설명이 중간에 나와서 그 단어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대한 단어탐정의 이야기만을 다루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책의 중간에서 영어 단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고, 사전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단어의 역사를 탐구하는 이 직업이 당연히 쉽지는 않겠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79p)

사전 편찬의 매력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이다. 사전이기에 다른 사람들이 읽어보았을 때 이해가 가도록 해야 하고, 깊게 들어가되 너무 깊게 들어가면 안 되는 단어탐정의 일. 누군가가 내가 만든 사전을 본다면 정말 보람있을 것 같다.

이 책을 보면 책이 크고 페이지가 많아서 사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전을 편찬했던 인물의 37년 역사가 담긴 책이라는 이 책, 그 만큼 우리가 잘 알지 못하던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한 책이다. 내가 직접 단어 탐정이 된 것처럼 느껴지는 책이었다. 그리고 옥스퍼드 영어 사전의 단어 탐정의 이야기가 궁금함이 해결되는 책이었다.

 

 

 

 

 

 

 

 

 

 

 

 

 

 

y*****4 2018.08.2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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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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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처음 공부할 때 사전을 샀었던 생각이 납니다.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설레임으로 두껍지만 종이는 매우 얇은 사전을 이리저리 넘겨보면서 읽어봤었네요. 그때는 알파벳 순서대로 나와있는 종이 사전으로 단어를 찾는게 당연했지만 몇 년 지나면서 키보드로 입력하면 화면으로 뜻을 보거나 발음도 들을 수 있는 전자 사전이 나오기 시작했네요. 지금은 스마트폰에서 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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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처음 공부할 때 사전을 샀었던 생각이 납니다.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설레임으로 두껍지만 종이는 매우 얇은 사전을 이리저리 넘겨보면서 읽어봤었네요. 그때는 알파벳 순서대로 나와있는 종이 사전으로 단어를 찾는게 당연했지만 몇 년 지나면서 키보드로 입력하면 화면으로 뜻을 보거나 발음도 들을 수 있는 전자 사전이 나오기 시작했네요. 지금은 스마트폰에서 앱을 다운로드 받기만 하면 원하는 사전을 골라서 설치할 수 있습니다.

외국어를 공부할 때 유용하게 사전을 쓰고 있는데 막상 누가 이 사전을 만드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단어 탐정' 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옥스퍼드 영어 사전 편집장이 처음 사전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부터 은퇴할 때까지를 회고하면서 쓴 책입니다.

지금은 거의 모든 일들을 컴퓨터로 하는데 저자가 처음 합류했을 때만 해도 종이에 글을 썼고, 정보를 찾기 위해서는 먼지가 쌓인 책들을 넘겨보았었네요. 사전에 들어갈 단어들을 선정해 카드에 단어와 함께 설명을 기록하면서 보관하였고, 이렇게 쌓인 카드들을 알파벳 순서대로 정렬해 책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1884년에 초판 일부가 나오기 시작해 1928년에 완성되었다고 하니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전을 만들기 위해 고생하였을지 느껴지네요.

영어 사전을 만드는 이야기와 함께 중간중간 특정 단어들을 골라 기원이나 용례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습니다. 사전 편집의 deadline 이 다가오고 있다고 하면서 아래에 deadline 이 언제 처음 쓰여지기 시작했고, 어떤 문장에서 언급되었는지 한페이지 정로 짧게 언급합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처음부터 deadline = 마감일인 것처럼 외웠지만 단어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1860년에 낚시에서 처음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마감일을 지키지 못하면 죽음이라는 농담도 하고 있네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컴퓨터도 대중화되면서 옥스퍼드 영어 사전 편집실도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책이나 사전을 만드는 곳은 보수적이라는 느낌이 강한데 옥스퍼드 영어 사전은 상당이 이른 시기부터 종이 사전 외에 CD-ROM 을 제공하기 시작했고, 인터넷 상에서 검색할 수 있는 웹페이지도 만들었습니다. 요즘은 집단지성을 활용한 방식이 크게 유행하고 있는데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시청자들과 소통도 하는 등 변화에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네요. 그렇기 때문에 150여년 동안 권위를 인정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저자는 옥스퍼드 영어 사전을 만들기 위해 수십년 동안 일을 해왔었기 때문에 일을 그만둘때도 기분이 남달랐을 것입니다. 특히 처음에는 종이 사전을 만들다가 마지막에는 온라인 사전을 만들었으니 그동안의 변화도 몸소 겪었네요. 옥스퍼드 영어 사전 뿐만 아니라 각종 사전을 만드는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있었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찾으면서 외국어를 공부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정적이고 지루한 일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영어 사전을 어떻게 만드는지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었네요.

p***s 2018.08.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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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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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 직립보행이나 언어, 문화, 큰 뇌 등 여러 답들이 가능한데, 그중 가장 많이 나오는 답은 아마 '언어' 일 것이다. 인간의 언어. 이 언어는 단지 의사소통뿐 아니라 그 자체로 한편의 역사책이라 할 수 있다. 언어는 끊임없이 생성과 소멸, 변화를 반복하며 인간의 역사와 함께 했다. 그리고 그 언어를 집대성한 것이 바로 '사전'이다. Lexicograp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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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 
직립보행이나 언어, 문화, 큰 뇌 등 여러 답들이 가능한데, 그중 가장 많이 나오는 답은 아마 '언어' 일 것이다. 인간의 언어. 이 언어는 단지 의사소통뿐 아니라 그 자체로 한편의 역사책이라 할 수 있다. 언어는 끊임없이 생성과 소멸, 변화를 반복하며 인간의 역사와 함께 했다. 그리고 그 언어를 집대성한 것이 바로 '사전'이다.
 
Lexicographer. '사전 편찬자(辭典編纂者)'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다. 그리고 그들은 부르는 또 다른 말이 바로 단어 탐정(Word detective)이다. 
단어탐정. 말 그대로 단의 어원과 활용을 찾아 정리하는 일이다. 몇 년 전 사전 편집집을 소재로 한  『배를 엮다』도 아주 흥미롭게 읽었는 데.  『단어 탐정(word detective)』은 그보다 더 사전 편찬자의 업무와 일하는 방식을 다룬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의 편집장으로 37년을 재직한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어떤 과정을 거쳐 사전 편집자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어떤 과정과 훈련을 통해 전문가가 되어가는지. 하나의 단어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의미가 규정되고 용례가 정리돠어 사전에 실리는지. 모든 과정을 아주 상세하게 담아낸다. 
사진 편집을 위한 이야기지만 마치 한편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아주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무엇보다 하나의 단어가 우리가 아는 '그 단어'가 되기까지 과정은 보물찾기를 하는 것처럼 모든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그 과정은 탐정이 단서들을 찾아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과 정말 흡사하다. 괜스레 단어탐정이라는 말이 붙은 것이 아니다. 
우리의 말도 이런 식으로 규정되고 만들어지고 보존될까. 책을 읽으면서 우리 국어사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참 궁금해졌다. 

지금도 자칭 '신조어'라 부르는 새로운 만들이 만들어지고 사용된다. 물론 종종 도무지 무슨 뜻인지. 어떤 용도로 사용해야 하는지 몰라 검색을 하며 사용해야하는 말들도 있지만. 세상이 변하면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말들이 있다는 것은 정말 신기하고 흥미로운 일이다. 그래서 더 이 사전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 같다. 그 단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의미와 용례를 찾아봐야 하니까. 또한  종이사전이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사전 자체가 사라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말이 존재하는 한. 그리고 그 말이 사용되는 한. 사전은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서 말을 찾는 여정을 계속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단어탐정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탐정이 아닐까. 



d****a 2018.08.2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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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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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탐정   사전 편찬자! 단어를 찾을 때 찾곤 하던 사전에 대해 특별하게 생각하지 못 했다. 사전도 누군가가 편찬하고 쓴다는 걸 책을 통해 잘 느꼈다. 단어탐정이라고 해서 딱딱하고 고루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엄청난 오산이었다. 빽빽한 활자가 다소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책장이 수월하게 넘어가는 편이다. 톨킨도 등장한다. 호빗이라는 단어를 보면서 쉽고 친숙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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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탐정

 

사전 편찬자! 단어를 찾을 때 찾곤 하던 사전에 대해 특별하게 생각하지 못 했다. 사전도 누군가가 편찬하고 쓴다는 걸 책을 통해 잘 느꼈다. 단어탐정이라고 해서 딱딱하고 고루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엄청난 오산이었다. 빽빽한 활자가 다소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책장이 수월하게 넘어가는 편이다. 톨킨도 등장한다. 호빗이라는 단어를 보면서 쉽고 친숙하게 느꼈는데, 이것 역시 사전 편찬자의 입장에서는 다르다. 새롭게 등장하는 단어를 추적하는 건 정말 탐정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직감이나 다른 사전에서의 의미가 아닌 직접 증거를 찾아서 기록하는 일은 어떻게 보면 참으로 흥미로워 보인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이 좋다는 이야기를 학창시절에 듣고는 했다. 그런데 그런 옥스퍼드 사전을 편찬하는 사람의 이야기라! 그저 쉽게 받아들이던 사전에는 어원을 찾고 기록하는 사람들의 심혈이 녹아들어 있는 것이다.

저자의 이야기는 자신에 대한 소개에서부터 단어탐정을 하기까지 잔잔하면서 사실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단어탐정답게 수많은 단어로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단어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그 단어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영어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알면 더욱 흥미롭겠으니 안타깝게도 그 부분에서는 너무나도 미숙하다.

단어에 대해서 잘 몰라도 책은 흥미롭고 재미있는 편이다. 단어탐정과 사전을 편찬하는 이야기는 흥미롭기 때문이다. 단어에 대한 접근을 보다 새롭게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한 것이다. 사전 편찬자의 직감! 그걸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건 대단한 기회이겠다. 책에 대한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현재 사용하는 단어는 줄로 비유하자면 가장 마지막에 매달려 있다고 한다. 줄을 타고 들어가면서 그 어원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데, 그런 과정에서 흥미를 느낀다는 건 사실 쉽지 않겠다. 간접적으로 볼 때 흥미롭게 재미있어 보이지 직접 해본다면 참으로 머리가 아픈 일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존에 있던 단어들도 현대적인 설명이 추가된다. 단어는 끊임없이 변화를 일으키고, 그 단어의 개정 작업은 사전 편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요즘 사전의 가치는 전반적으로 하락한 모양새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를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면서도 느낀다. 대충의 차가워진 인식은 사전 편찬자들을 어렵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단어에 대한 사랑이 그만큼 식어가는 것이겠다. 이런 분위기는 우리나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어탐정들은 시대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고, 존중받을 가치가 넘쳐난다. 시대의 변화를 증명해주는 사전들! 그리고 그런 사전들을 좋아하고 사랑해줘야만 하겠다.

흔하게 접할 수 없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f*******p 2018.09.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