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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로니아공화국』새로운 상상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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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홍도』로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처음엔 『국가의 탄생』이라는 비교적 무게감있는 인문학적 제목에서 좀더 부드럽고 위트있는 어쩐지 농담일것만 같은 제목으로 나오게 된 작품이다. 아로니아 공화국이라니. 그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빈속에 먹으면 바로 속이 아픈 그 아로니아가 맞나? 맞았다. 새로운 국가를 탄생시킬때 국가의 이름을 무엇으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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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홍도』로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처음엔 『국가의 탄생』이라는 비교적 무게감있는 인문학적 제목에서 좀더 부드럽고 위트있는 어쩐지 농담일것만 같은 제목으로 나오게 된 작품이다. 아로니아 공화국이라니. 그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빈속에 먹으면 바로 속이 아픈 그 아로니아가 맞나? 맞았다. 새로운 국가를 탄생시킬때 국가의 이름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던 중 탁자에 놓인 음료수 병이 공교롭게도 아로니아였다. 그래서 탄생한 나라가 아로니아 공화국이다.

 

2038년의 아로니아 공화국. 초대 대통령에서 높은 지지율로 당당하게 재선 대통령이 된 김강현, 일명 로아 킴은 일흔의 나이로 새로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자신이 속한 아로니아시민당과 그린머슬아로니아당이 팽팽한 접전을 하고 있다. 당연히 아로니아시민당의 토마스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고 그렇게 될줄 믿고 있다. 아로니아 공화국은 아이가 태어난지 10일째가 되면 국가적으로 파티를 해주며 모든 이들이 자유롭고 행복한 나라를 모토로 만들어졌다.

 

작가는 2014년 세월호 사건을 보며 이 소설을 착안했다고 한다. 국가의 존재에 대해 뼈아픈 일침을 했던 사건이라 우리 모두 새로운 나라를 꿈꾸었던 그때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런 의도답게 박정희와 전두환, 노태후등 과거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의 국민을 위해 어떤 행동들을 했는지 낱낱히 밝혔다. 

 

퇴임을 앞둔 대통령 김강현은 과거 아이들에게 삥을 뜯던 열다섯 살에서부터 회고를 시작한다. 삥을 뜯다 아버지에게 걸려 된통 맞고 옷을 차려입고 그동안 삥을 뜯던 아이들의 집으로 찾아가 변상을 하고 죄송하다 머리를 조아렸다. 그후 사람을 만들어라며 합기도 단장에게 데려다 둔 뒤로 수영을 만나 합기도를 배우고 그녀가 다니는 성당을 다니게 되었으며 공부를 하겠다는 그녀의 말에 자극 받아 공부란 것을 하게 되었다.

 

 

여기에서 웃긴게, 물론 소설이니까 가능한 이야기였겠지만, 그가 공부하기로 마음먹고 교과서를 무조건 외워 전교 1등을 하게 되었으며, 법대를 다녔고 사법시험을 통과해 검사가 되었다는 스토리다. 보통 평범한 사람이라면 가능하겠나. 소설이니까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자라온 발자취를 읽고 있으면 통쾌하다. 특히 유럽간첩단을 수사하던중 총장의 지시를 무시하고 옳은 판결을 내렸던 것은 어느 영화속 검사를 보는 것 같았다. 영화 시나리오를 썼던 작가의 이력처럼 상당히 영화적인 스토리다. 물론 소설이 가진 게 상상력의 산물아니던가.

 

새로운 나라를 꿈꾸었다는 설정부터가 유쾌하다. 모두가 꿈꾸는 나라, 국민을 위해 있는 국가. 모두가 연금을 받는 나라라는 설정 자체가 우리가 상상한 국가가 아니던가. 국가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살았던 이가 하나의 인연으로 투자를 받게 되고 새로운 국가를 꿈꾸었다는 게 즐거웠다. 소설 속에서 김강현의 아내 강수영과 인연이 있었다는 시진핑과 펑리위안의 출연은 너무 작위적이었다. 아로니아 공화국이 만들어질 장소가 중국과 인접한 이유도 있었겠지만, 물론 개인적으로 시진핑과 연결되지 말라는 법도 없지만, 보통의 우리가 생각하기에 그렇다는 이야기다.

 

현재의 우리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람마다 개인이 가지는 갖가지 고민과 상처때문에 살기 힘들다고 울먹여도 주어진 현실에서 묵묵히 살아가고 있는 우리다. 좀더 행복해지기 위해 경제활동을 하고 국가가 안전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모두가 행복한 나라, 행복을 꿈꾸는 우리의 마음을 대변하는 작품이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8.07.09. 신고 공감 8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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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나라를 꿈꾸며...[나의 아로니아공화국]
"행복한 나라를 꿈꾸며...[나의 아로니아공화국]" 내용보기
현재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은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이 참 힘들다 말한다.누군가와 끊임없이 경쟁하고, 상대를 밟고 올라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힘겹고 짜증나는 상황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한다. 그래서 죽지 못해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는 느낌이 들곤 한다. 왜?라는 의문을 품어도 사실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암울하다고까지 표현하긴 그렇지만 암담한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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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은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이 참 힘들다 말한다.

누군가와 끊임없이 경쟁하고, 상대를 밟고 올라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힘겹고 짜증나는 상황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한다. 그래서 죽지 못해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는 느낌이 들곤 한다.

왜?라는 의문을 품어도 사실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암울하다고까지 표현하긴 그렇지만 암담한 경우는 종종 맞닥드린다.

그래서 아로니아 공화국의 대통령 김강현이 꿈꾸는 국가가 무척이나 부럽게 느껴졌다.


"2038년 7월 3일토요일

아로니아  제3구역 야자수길 3호에서 

아로니아공화국 대통령 김강현이 쓰고 엮었다."(들어가기 전)

 

 아로니아공화국 대통령 김강현은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랐다. 검사로 재직 시절 무모하고 무참한 기분을 느낀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리고 그는 결심했다.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나라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는 실행에 옮겼다. 친구의 친구, 그리고 그들의 지인들과 함께 뜻을 같이 하여 드디어 첫 삽을 떴다.

 

 

"나는 아로니아공화국 대통령 김강현이다."(p11)

첫문장부터 거창하다. 대통령이라니... 아로니아공화국이라니...

소설이라는 것도 잊고 정말 이런 이름을 가진 나라가 있나 하고 검색을 했다. 물론 책에 대한 것들만 쭉~ 검색이 됐다. 나도 참.. 소설이지....하며 다시 책 속으로 돌아왔다.

책 속에 아주아주 이상적인 국가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리고 그와 그들은 그들의 원래 조국이 싫어서 짜증나서, 살고 싶지 않아서 새로운 국가를 새운 것이 아니라 말한다.

 

"나는 한국이 싫어서, 짜증나서, 살고 싶지 않아서 아로니아를 만들지 않았다. 아로니아 건국시민 3412가구 7530명은 누구도 자신이 살던 국가가 싫어서, 짜증나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서 아로니아를 만들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가 살던 국가와 싸우고 지치고 미워서 떠나온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던 국가에 최선과 정성을 다했으므로 어떠한 미련도 없었고 어떠한 미련도 원망도 후회도 남지 않았으므로 당당하게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었다. 모름지기 새로운 시작은 회한이 없어야 하는 법. 우리는 인간의 존엄과 자유와 행복을 위하여 새로운 친구가 됐고, 강하고 새로운 국가 아로니아는 언제나 우리를 보듬고 안아주는 믿음직스러운 우리들의 친구였다. 우리 모두는 아로니아공화국의 자랑스러운 건국시민들이었다."(p345)

 

사실 떠나온 마음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 그러니까 이것이 속마음이든 겉마음이든 상관은 없다. 하지만 그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국가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게 깊게 공감했고, 저런 나라가 정말 있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런 나라를 만들면서 그들이 느꼈던 감정에 나도 동참해보고 싶었다.

 

"시민들은 아로니아플랫폼 AP 222기 전체가 안착하고 결합되는 70일 동안 국무원과 의정원, 법무원 등에 마련된 임시숙소에서 머물렀다. 시민들은 아로니아광장에서 함께 음식을 만들고 함께 식사를 했으면 함께 놀았다.

훗날, 시민들은 이렇게 말했다.

"그때 정말로 재밌지 않았냐?"

우리의 나날들은 정말로 행복했다."(P346)

 

우린 넘치는 부를 원하거나 거창한 명예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순간들을 원한다.

물론 간간히 행복한 순간들을 나누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안정되지 않은 많은 것들로 인해 그 행복이 금새 시들해 진다. 그리고 다시 사회에 나가 생황이나 역할의 무게에 짓눌려 산다. 그래서 책 속 그들의 국가가 살살 살아도 모두가 행복한 그들의 국가가 부러웠다.

물론 그들도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이 많아지고 권력에 대한 욕심이 생기고 부에 대한 욕구가 생기면서 조금씩 분열되고 나쁜 방향으로 갈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 그걸 다시 바로잡을 수 있다면 또 그것으로 행복하지 않을까?

작가님은 작품 속 미래 중 일부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썼으리라 생각한다.

작가님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국가를 신설한다는게 얼마나 힘든지 안다. 그래서 현재 존재하는 국가들이 국민이 조금 더 행복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 마음의 표출로 이런 작품도 나왔을테다.

국가의 중책을 맡고 있는 그들이 조금 더 사람들을 존중해 주길... 그리고 그들의 행복에 대해 좀 더 귀 기울여 주길... 그래서 국가가 소멸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지 않게 노력해 주길 바란다.

이상적인 국가는 말그대로 이상인 것을 안다. 하지만 이상으로 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주는 모습을 늘 보여주길 바란다.  

k********y 2018.07.12. 신고 공감 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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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원하는 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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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200리'는 아니고 '마라도에서 남쪽으로 365킬로미터, 중국 저장성 저우산에서 동쪽으로 433킬로미터, 일본 가고시마현 구마게에서 서쪽으로 343킬로미터 지점'의 말하자면 동중국해 한복판에 있는 아로니아 공화국을 아는지. 아마 모를 것이다. 딸기 공화국도 아니고 사과 공화국도 아닌 아로니아 공화국을 말이다. 1978년 발효되어 2028년에 만료되는 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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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200리'는 아니고 '마라도에서 남쪽으로 365킬로미터, 중국 저장성 저우산에서 동쪽으로 433킬로미터, 일본 가고시마현 구마게에서 서쪽으로 343킬로미터 지점'의 말하자면 동중국해 한복판에 있는 아로니아 공화국을 아는지. 아마 모를 것이다. 딸기 공화국도 아니고 사과 공화국도 아닌 아로니아 공화국을 말이다. 1978년 발효되어 2028년에 만료되는 한‧일 대륙붕 협정은 혹시라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정난이라는 여가수가 '제7광구'라는 제목의 노래를 불러 우리나라 국민 모두에게 산유국의 꿈을 한껏 부풀게 했던 그 7광구가 아로니아 공화국의 위치이다. 그래도 모르겠다고? 그럴 수밖에. 아로니아 공화국은 김대현 작가의 소설 <나의 아로니아 공화국>의 배경일뿐 실재하는 지명이 아닌 가상의 공간이니까 말이다. 한마디로 순전히 개뻥이라는 얘기.

 

"아로니아를 건국하는 동안 수도 없이 사기꾼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알량한 자신의 이득을 위하여 남을 속이고 속이다가 스스로조차 속아서 진실과 거짓이 얽히고설켜버린 추잡하고 너절하고 추레한 인간, 사기꾼. 나는 동중국해 한복판에 영토를 건설했고 강하고 새로운 시민들과 함께했으며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비가역적 주권국가를 선포했다."    (p.16)

 

'나의 꿈이 출렁이는 바다 깊은 곳/흑진주 빛을 잃고 숨어 있는 곳/제7광구 검은 진주 제7광구 검은 진주'로 시작되는 제7광구의 노랫말은 <아로니아 공화국>의 국가는 아니었다. 소설에 의하면 아로니아 공화국의 국가는 <포에버 아로니아>로 가사는 'My life is beautiful. Our life is wonderful. Beautiful, Wonderful, Wnderful, Beautifil. Forever Aronia!'의 짧고 유치하기 짝이 없는 노랫말로 이루어져 있다. 뭐 세상 사는 게 다 유치하고 덧없는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소설의 주인공이자 아로니아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인 '김,대,현'이 아닌, 거기에서 한 글자가 다른 '김,강,현'의 어린 시절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블랙 코미디물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소설의 처음 몇 쪽을 넘기기도 전에 박민규의 소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떠올리기도 하고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남쪽으로 튀어>가 생각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촌철살인의 명언을 남겨주시는 커트 보니거트의 소설들이 떠오를지도 모르겠지만...

 

"<꾸르꾸르꾸르륵>은 실시간 시청자 수 25억 명을 돌파했고 쪽팔리는 일이지만 욕지거리를 퍼붓던 내 영상은 오만 가지 패러디 영상으로 만들어져서 SNS를 돌아다녔으며 나는 세계에서 쏟아지는 수억 통의 팬레터와 메시지를 받았다. 미국 대통령이 직접 사과 메시지를 발표하고 1시간 후, 일본이 총리 특사를 아로니아에 파견하고 싶다는 전화를 걸어왔다."    (p.381)

 

난곡과 신림동을 무대로 삥이나 뜯고 동네 만화방이나 들락거리던 소년 김강현이 아버지에게 걸려 죽도록 얻어 맞고 끌려간 곳이 아버지의 후배가 운영하는 합기도장이었다. 그곳에서 김강현은 사형이자 누나의 도움을 받아 운동과 학업에 매진하여 전교 1등이라는 신기원을 이루고 무조건적인 암기만으로 서울대에 합격하고 딱히 할 일이 없어서 사법시험을 통과하여 검사가 되고 첫사랑과 결혼한다. 이쯤 되면 아무리 상상이라지만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고 따지려 드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단지 상상인데 무슨 말인들 못할까. 독자들에게 사기를 치는 것도 아니고, 아로니아 공화국에 투자를 하라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소설은 김강현의 인생사이자 아로니아 공화국의 건국기인 듯 보이지만 실은 김강현이 살아온 대한민국의 근현대사인 동시에 그 속에 내재된 온갖 비리와 부조리를 토해내는 우리 역사의 반성문인 셈이다. 죄가 없는 사람도 하루아침에 죄인을 만들 수 있는 세상, 암기만 잘하면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기관에 들어갈 수 있는 세상 그 모든 부조리를 알고 변화시키려 해도 국가라는 시스템은 꿈쩍도 하지 않았던 국민들의 비애.

 

"아로니아 시민은 아프거나 다치거나 혹은 아무 일도 하고 싶지 않거나 할 수 없더라도 시민연금으로 인간의 존엄을 유지할 수 있다. 물론 기업에서 노동을 하는 아로니아 시민들도 당연히 시민연금을 수령하지만 2038년 6월 현재, 아로니아 노동자의 55퍼센트가 시민연금을 아로니아에 일부 반납하고 15퍼센트는 전액 반납하고 잇다. 에고, 부탁합니다. 시민연금 좀 써주세요. 제발요!"    (p.354)

 

대통령을 퇴임한 후 자신이 어렸을 때 뻔질나게 드나들던 동구 만화방을 재현하고 싶어 하는 김강현. 아이가 태어나면 전 국민이 광장에 모여 축하파티를 열고, 대통령이 '영원히 행복할 의무'를 부여함과 동시에 펜던트 목걸이를 아기 목에 걸어주는 그런 나라의 대통령 김강현. 책을 읽는 독자는 어느 순간 김강현의 엉뚱 발랄한 생각과 순수한 철학에 반하게 된다. 어쩌면 각자가 생각하는 자신만의 아로니아 공화국은 뇌의 깊숙한 곳 시상하부 어디쯤에 위치해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도 위의 한 지점, 우리 모두의 꿈이 만나는 그곳에 언젠가는 실제로 건국의 깃발이 펄럭일지도 모르겠다.

이달의 사락 s*****l 2018.07.15. 신고 공감 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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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 장편소설 『나의 아로니아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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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국가를 상상하고 실천하는 사람들- 김대현 장편소설 『나의 아로니아공화국』      국가와 상관없는 삶을 우리는 살 수 있을까? 내전(內戰)에 휘말린 난민들이 피난선을 타고 바다를 떠도는 장면들을 우리는 자주 목격한다. ‘국민’이라는 말에는 국가가 내포되어 있다. 국가가 있어야 국민이 있다는 말이다. 국가가 사라지면 따라서 국민도 사라진다. 돌려 말하면 국가는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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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국가를 상상하고 실천하는 사람들

- 김대현 장편소설 『나의 아로니아공화국』

 

 

 

국가와 상관없는 삶을 우리는 살 수 있을까? 내전(內戰)에 휘말린 난민들이 피난선을 타고 바다를 떠도는 장면들을 우리는 자주 목격한다. ‘국민이라는 말에는 국가가 내포되어 있다. 국가가 있어야 국민이 있다는 말이다. 국가가 사라지면 따라서 국민도 사라진다. 돌려 말하면 국가는 국민을 외부로부터 보호하는 장벽과 같다. 다른 나라로 망명하는 일이 쉽지 않은 난민들의 상황이 국가와 국민이 이루는 관계를 에둘러 보여준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이런 국가관은 원래부터 있던 것일까? 지금 우리가 아는 국가는 정확히 말하면 근대국가이다. 영토를 가르고 영토 안에 있는 사람들을 국민으로 호명하는 체제가 근대국가를 형성한다. 1933년 미국과 남아메리카 국가들이 창립한 아메리카국가국제회의가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열렸고, 그곳에 모인 정상들은 국가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몬테비데오 협약을 채택했다. 그 협약 1조에는 국가는 지속적으로 거주하는 주민이 있어야하고, 일정하게 정해진 영토가 있어야 하며, 정부가 있어야 하고, 다른 국가들과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국가이다. 지속적으로 거주하는 주민이 있고, 정해진 영토가 있으며, 다른 국가들과 관계를 유지하는 능력이 있는 정부가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은 국민이 되고, 나아가 시민이 된다. 국민이 국가에 비중을 두는 개념이라면 시민은 국가가 행하는 일들을 감시하는 역할에 중심을 두는 개념이다. 새로운 국가에 대한 상상력은 따라서 진정한 시민들로부터 뻗어 나온다. 김대현 장편소설 『나의 아로니아 공화국』(다산책방, 2018)은 무엇보다 이러한 시민의 관점에서 새로운 국가를 상상한다. 아로니아 공화국 대통령인 김강현의 회고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이 소설에서 작가는 재밌고 신나는 국가 아로니아(238)를 근대국가를 넘어서는 새로운 국가로 제시한다. 20286(김강현이 회고하는 시점은 2038년이다)에 건국된 아로니아공화국은 우리에게는 7광구로 알려진 한일공동개발구역(JDZ)’에 세워졌다. 공해(公海)상에 어떻게 새로운 국가가 만들어진다는 것일까?

 

1978622일 한국과 일본은 2028622일까지 유효한 50년짜리 한일대륙붕협정을 체결했다. 이 구역에 묻혀 있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협약이었다. 한국과 일본은 1980년부터 1986년까지 JDZ에서 시추공 7곳을 뚫었지만 석유나 천연가스는 나오지 않았다. 일본이 JDZ에서 손을 떼면서 협약에 따라 한국 또한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일본은 왜 달랑 7곳만 시추공을 뚫어보고 개발을 포기한 것일까? 1982년 국제연합 해양법회의가 채택한 국제해양법 해양법에 관한 국제연합협약 UNCLOS’ 때문이었다. 국제해양법은 한 국가의 소유인 영해, 영유권이 미치지 않는 공해(公海)이지만 해당 국가의 통제권이 인정되는 바다 접속수역’, 그리고 썰물 때 드러나는 가장 낮은 해안선이나 육지로부터 가장 멀리 있는 섬들을 직선으로 연결한 영해기선으로부터 200해리(370.4킬로미터)까지를 배타적 경제수역(EEZ, Exclusive Economic Zone)’으로 정했다. JDZ는 일본의 영해기선으로 보면 직선으로 200해리 안에 들어왔다. 일본은 2028622일까지 유효한 한일대륙붕협정이 끝나면 이 지역을 통째로 집어삼킬 수 있는 법적 명분이 생긴 셈이다.

 

다소 장황하게 JDZ를 설명한 이유는 아로니아공화국이 바로 한국과 일본의 분쟁이 일어날 수 있는 해역에 국가를 건설했기 때문이다. 아로니아 건국영웅인 송성철은 두 나라가 분쟁 상황으로 접어드는 202862300시에 분쟁이 일어난 공해 상에 국가를 세우려는 기획에 착수한다. 멍청하고 병신 쪼다 같으며 앞날이 캄캄한 한국(180)이라는 말에 드러나는 대로, 송성철은 한국이 이 지역을 지킬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목포해양전문대를 졸업하고 한국석유시추주식회사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뜻이 맞는 사람들과 더불어 큰놈 하나 작은놈 하나프로젝트를 실행한다. 작가는 실제 역사와 허구를 넘나들며 등장인물들이 마음껏 새로운 국가를 만드는 상상에 빠져들게 한다. 송성철은 과대망상가가 아니다. 소설 속에서 그는 2028년까지 국가 건설에 들어갈 자본이 얼마이고, 그 자본을 어떻게 마련할지 철저하게 계획한다. 상상은 현실에 기반하고 있음을 송성철은 분명히 보여준다. 현실과 동떨어진 상상은 재미는 있을지 몰라도 사람들을 하나로 뭉치지는 못한다. 이 소설 곳곳에는 정치, 경제, 과학기술 등과 연관된 다양한 지식들이 제시되어 있다. 그 지식들은 아로니아공화국이라는 국가를 만드는 청사진으로 이용된다. 상상이 현실로 이행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새로운 국가를 상상하고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려는 것일까? 다양한 국적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아로니아공화국 건국준비위원회를 만든다. 그들은 모두 자기가 사는 국가에 실망하고 새로운 국가를 만들려고 하는 것일까? 작가는 자기 나라에서 열심히 산 사람만이 새로운 국가를 상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산 나라를 벗어나기 위한 도피처로 새로운 국가를 상상하면 그 나라 또한 결국에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치, 경제, 문화, 과학기술 분야에서 유능한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 모인 건국준비위원회는 아로니아는 시민의 존엄과 자유와 행복을 위하여 존재한다.”(361)는 명분을 만천하에 공표한다. 국민이 아니라 시민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로니아공화국은 국민이라는 말을 없애고 그것을 시민으로 대체한다. 국민은 국가에 종속된 사람들이지만, 시민은 국가와 대등한 위상을 지닌 사람들이다. 시민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국가가 있는 것이라고 그들은 생각한다.

 

회고록을 통해 아로니아공화국이 탄생하는 과정을 밝힌 김강현은 건국준비위원장을 거쳐 아로니아공화국 제1, 2대 대통령에 오른 인물이다. 김강현은 어떤 마음으로 국가를 만드는 험난한 작업에 동참한 것일까? 그는 평생 아버지에게 세 번 얻어맞았는데, 그때마다 인생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첫 번째는 친구들에게 소위 을 뜯다가 아버지에게 들켜 얻어맞은 일이다. 아버지는 주먹으로 먼저 아들을 다스린 후, 나무판대기에 나는 깡패 새끼입니다라는 글자를 적어 아들 목에 걸었다. 쓰레기몰골에 교복을 입은 나, 상갓집 갈 때나 꺼내 입던 까만 양복으로 성장한 아버지, 걸을 때마다 찰랑찰랑 흔들리는 꽃무늬 원피스에 살짝 굽 높은 하얀 샌들을 신은 어머니가 집을 나섰다.”(29) 아들이 을 뜯은 아이들 집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아버지는 사과를 하고 아들이 빼앗은 돈을 돌려주었다. 김강현의 평생 정치 동지인 박민규도 그 중 하나였다. 둘은 이 사건을 계기로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김강현이 아이들에게 을 뜯은 이유는 자주 가는 만화방에 컬러텔레비전을 기증하기 위해서였다. 김강현이 두 번째로 아버지에게 얻어맞은 사건은 한국사회를 위기에 빠뜨린 아이엠에프(IMF)가 벌어진 직후이다. 당시 아버지는 중견건설사 사장이었고, 아들은 검사였다. 검사인 아들이 인맥을 동원하여 당시 경매로 나온 알짜배기 땅을 사들여야 한다고 아버지에게 권고했다. 그 땅만 사들이면 아버지 회사 동국건설이 멀지 않아 대기업으로 갈 것이었다. 아버지는 주먹으로 아들 머리통을 후려쳤다. 아버지는 국민세금으로 월급 받아 처먹고 사는 공무원 새끼가 이 따위 똥걸레 같은 걸 싸들고 와서 뭐가 어쩌고 어째? 하늘이 줬어?”(95)라고 외쳤다. 아들은 하늘이 준 기회를 낚아채서 지금보다 더 큰 부자가 되자고 했고, 아버지는 그런 아들의 제안을 거부했다. 아버지가 똑똑한가, 아니면 아들이 똑똑한가? 아로니아공화국을 만든 사람들이 지닌 순정을 작가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새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버지, 아로니아를 어쩌면 좋을까요?”

닥치라! 벼락같은 소리가 귓전을 울렸다. 얼른 고개를 들고 사방을 살폈다. 아무도 없었다. 바람조차 잠들어 괴괴했다. 잘못 들었다. 다시 평상에 누웠다. 그 순간 정체 모를 시커먼 덩어리가 와락 달려들었다. 찰나에 세상이 까매졌다. 온갖 새들이 머리맡에서 와글거렸다. 꼼짝할 수 없었다.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일어나야 한다. 오로지 생각뿐 평상에 달라붙은 몸뚱이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아버지…… 저 좀 구해주세요. 지랄을 안 하나? 떼맥여줘도 못 처묵고 지랄이가? 내가 너만 했으믄 1, 2, 100개도 넘게 국가를 세웠을 끼라. 빼고 눙치고 둘러대기는 뭣이 그래 잘났다고 까탈을 부리고 부리다 못해서 지랄 엠병이고, 엠병이? 꼬라지 바라, 더 처맞아야 정신을 차릴 끼가? 처자빠져갖고, 빨딱 안 일나나? 김강현 미까엘! (246)

 

김강현이 아버지에게 세 번째로 맞는 사건은 아버지 사후(死後)에 일어난다. 죽은 사람에게 얻어맞았다고? 맞다. 김강현은 죽은 아버지에게 얻어맞았다. 아로니아공화국 건설에 참여할 것이냐, 말 것이냐 갈등에 빠진 그를 죽은 아버지가 나타나 사정없이 때린다. 아버지가 묻힌 천진사에서 벌어진 일이다. 아버지가 묻힌 호두나무 밑에서 잠이 든 김강현 머리로 호두나무에 걸려 있던 축구공이 떨어진다. 아이들이 갖고 놀던 축구공이 호두나무에 걸렸는데, 때를 맞추어 김강현 머리를 강타한 것이다. 그는 아버지를 믿는다. 아버지가 하라고 하는 일이 세상을 위하는 일이라는 걸 믿는다. 그리고 그 일이 바로 자기가 신나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강현은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국가를 건설하는 일에 참여한다. 선택을 했으니 이제는 재밌게 그 일을 완수하는 데로 마음을 집중한다. 재밌고 신나는 마음으로 새로운 국가를 만드는 일이라? 생각만으로도 신나고 재밌지 않은가.

 

아로니아공화국이 탄생하기 1년 전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송성철 역시 김강현만큼이나 순정이 있는 사람이다. 그는 고향 누나인 백민정과 10년 만에 다시 만나 사랑을 이룬다. 남편을 잃고 국밥집을 운영한 백민정은 특유의 수단으로 돈을 벌었고, 세계 최고의 휴양리조트인 클럽호호의 CEO가 되었다. 두 사람은 김강현처럼 재밌고 신나는 세상을 꿈꾼다. 송성철은 말한다. “JDZ만큼 재밌는 곳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겄소? 나는 말이요, 큰놈 하나 작은놈 하나 그라고 LFEN 위에다가 재밌고 신나는 국가를 만들라요. 재밌고 신나는 국가의 구성원들이랑 징하고 멋지게 살아불라요.”(205) 한일 분쟁지역이 재밌는 곳이 될 수 있다는 송성철의 상상력이 아로니아공화국을 만들었다고 해도 좋겠다. 작가는 서로에게 순정을 내보이는 인물들이 하나가 되어 만드는 새로운 공동체를 이야기한다. 국가는 서로 믿는 사람들이 만드는 공동체이다. 서로 간에 믿음이 없으면 국가는 필요 없다.

 

물론 사람들의 순정만으로 주민, 영토, 주권이 있는 국가가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김강현은 아로니아공화국을 보호할 수단으로 중국을 끌어들인다. 그는 2004년 중국 저장대학교 사회과학학원 정치학과 교수로 부임한 아내 강수영을 통해 차후 중국 권력의 중심에 서는 시진핑을 만나게 된다. 당시 시진핑은 중국공산당 저장성위원회 서기였다. 공해상에 공화국을 만들려면 아로니아플랫폼(AP)이 필요했고, 김강현은 그 플랫폼을 저장성에서 만들 계획이었다. 수십 조 원이 드는 거대한 기획이다. 시진핑은 어떤 경우에도 중국에 손해가 나지 않는다는 계산과 김강현에 대한 믿음으로 이 사업을 승인한다. 작가는 김강현과 시진핑을 연결하기 위해 역사와 허구를 오고간다. 2013년 국가주석에 오른 시진핑은 2108년 현재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다. 2004년 그와 맺은 인연을 김강현은 아로니아공화국이 공고히 하는 데 이용한다. 그렇다고 아로니아공화국이 중국의 속국이 되는 건 아니다. 김강현은 중국에서 얻을 것은 얻고 줄 것은 준다. 중국 입장에서 아로니아공화국이 건립된 해역은 한국(조선)과 일본을 경계하는 전략적 요충지가 될 수 있다. 시진핑은 국가 이익과 김강현에 대한 믿음을 교묘하게 엮어 아로니아공화국을 지지하는 최초의 국가수반이 된 셈이다.

 

20285월 면접을 통해 선발된 7350명의 아로니아공화국 예비시민들이 상하이와 저우산 등에 모인다. 2028622일이면 한일대륙붕협정은 만료된다. 한국과 일본은 입장이 다를 것이므로 이곳은 분쟁지역이 될 것이다. 222개의 AP를 크고 작은 봉우리 2개와 주위를 둘러싼 평평한 해저면에 올려 인공 섬을 만드는 일이 끝나면 아로니아공화국은 공해상에 영토를 얻게 된다. 방위 협약을 맺은 중국 정부는 때를 맞춰 아로니아공화국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한다. 영토와 주민, 주권이 있는 아로니아공화국은 이렇게 개국된다. 아로니아공화국은 모든 토지를 국가 소유로 해서 관리한다. 토지의 매매와 양도, 증여와 상속은 불가능하다. 부동산으로 떼돈을 번 한국 부자들에게는 끔찍한 곳이다. 아로니아는 시민들의 행복을 위하여 존재하고 시민들은 부동산 따위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지 않는다.”(353)라는 말에 이들이 추구하는 국가상이 드러난다.

    

아로니아의 모든 기업은 수익창출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는 지금, 기업은 노동을 할 수 없는 인간에게 자신의 수익을 배분한다. 21세기 인간은 노동하는 인간이 아니라 창의적 활동과 소비를 미덕으로 삼는 인간이다. 기업의 수익을 배분받은 인간은 기업의 재화와 용역을 소비하고 소비를 바탕으로 기업은 다시 발전한다. 더 이상 수익창출을 기업의 목표로 삼을 수 없는 지금, 아로니아의 모든 기업은 시민의 행복과 세계인류의 평화를 위하여 존재한다. (353~354)

 

작가가 왜 아로니아공화국 건설에 참여한 모든 인물들을 순정파로 그렸는지 알겠는가? 수익창출을 목표로 하지 않는 기업이라고? 기업이 노동을 할 수 없는 인간에게 수익을 배분한다고? ‘자다가 봉창 뜯어지는 소리라는 말이 있다. 말도 안 된다는 얘기다. 대한민국에서 기업을 하는 사람들은 전혀 상상하지 않는 일을 아로니아공화국을 만든 사람들은 기꺼이 상상한다. 재밌고 신나게 많은 사람들과 행복하게 놀 수 있는 기술과 학문을 가르친다. 인간의 존엄과 자유와 행복, 세계인류의 평화를 배우고 가르친다.”(354~355)는 아로니아의 교육 정책에 이르면 지금 우리 교육에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확연히 나타난다. 아로니아공화국은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이다. 완전히 다른 상상이 이루어지는 세계라고나 할까? 자기 이익보다는 남을 위해 마음껏 일하고 노는 나라라고 표현해도 되지 않을까? 세상에 이런 국가가 있다면 누구나 그 시민이 되고 싶지 않을까 

 

작가는 대한민국을 사는 국민이라면 상상하기조차 힘든 이 단계에서 한 발을 더 뗀다. 이보다 아름다운 나라가 또 있단 말인가? 김강현의 아내 강수영은 아로니아공화국 역시 시민들에게 행복을 강요한다고 주장한다. 무슨 소리냐고? 그녀는 국가는 태생부터 인간의 존엄을 획일화하고 인간의 자유를 제한하며 인간의 행복을 모른 척할 때 유지됩니다. 강하고 새로운 국가 아로니아는 더 이상 재밌고 신나는 곳일 수 없습니다.”(395)라고 주장한다. 여기에는 힘으로 주변 국가들을 누른 아로니아공화국 시스템에 대한 회의가 깔려 있다. 김강현은 아로니아공화국 시민들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나라를 보호할 혁신 무기(핵은 아니다)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공화국 건설에 참여한 폴 스완슨은 젊은 시절 더 로드(The Rod)’ 기획에 매진한 적이 있다. “‘더 로드는 위성항법 장치와 원격조정카메라를 장착한 금속봉을 중력의 힘으로 추락시켜서 타격점을 정확하게 박살내는 무기였으므로 애꿎은 인명을 살상했다는 도덕적 비난과 핵폭발 같은 환경적 재앙에서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적의 우두머리를 단숨에 섬멸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무기였다.”(153) 더 강한 무기로 새로 탄생한 공화국 시민들을 지키겠다는 논리.

 

강수영은 김강현의 이런 논리가 결국에는 시민을 국민으로 만들어 공화국에 종속시킬 거라고 주장한다. 그녀는 새로운 정당인 그린머슬아로니아당을 만들어 제3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 김강현이 속한 아로니아시민당에서는 토마스 스완슨이 대통령 후보로 나선다. 한쪽에서는 더 강한 국가를 원하고, 다른 쪽에서는 국가의 소멸을 원한다. 강수영은 국가가 소멸되어야 시민들이 행복한 세상이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국가가 소멸된 다음에는 무엇이 생길까? 그녀는 아로니아공화국 해체를 선언하고 단계적으로 국가시스템을 분할한 후 코뮌이라는 인간공동체를 세우겠다고 말한다. 작가는 자신의 생각이 뚜렷하게 투영된 다음 말로 강수영이 지향하는 인간공동체에 동의를 표한다.

    

인간공동체 코뮌은 이동이 가능한 아로니아 플랫폼 형태의 자급자족형 플랫폼들을 태평양 공해상에 건설하고 공동생산, 공동분배, 공동행복을 추구하며 지금의 아로니아를 구심체로 삼아서 인간의 진정한 존엄과 자유와 행복을 추구하는 태평양공동체연합 PCU를 창설할 계획이었다. (396)

 

강수영은 국가와 공산당이 없는 공산주의식 인간공동체를 꿈꾼다. 국가와 공산당이 있으면 권력이 한곳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다. 자급자족형 플랫폼이라는 말에 드러나는바, 강수영은 다중심(多中心)으로 이루어진 인간공동체를 원한다. 권력이 한쪽으로 몰리지 않고 수많은 권력들이 공존을 이루는 세계라고 말하면 어떨까? 김강현은 강수영이 꿈꾸는 인간공동체를 허무맹랑한 공동체(396)라고 단정 짓는다. 그러면서도 그는 강수영에게 표를 던진다. 아내이기 때문에 김강현은 강수영에게 표를 던진 걸까? 그가 살아온 인생을 돌이켜보면, 김강현은 분명 국가를 소멸하는 게 더 재미있고 신나는 공동체를 건설하는 거라고 생각한 듯싶다. 작가는 재밌고 신나는 공동체로 새로운 국가 아로니아를 해체하는 길을 엿본다. 마르크스가 얘기한 오전에는 일을 하고 오후부터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세계가 여기에는 그려져 있다. 마르크스를 얘기하니 공산주의아니냐는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을 듯싶다. 맞다. 공산주의다. 다만 공산당이 없는 공산주의다.

 

국가에 대한 상상은 우리가 살아야 할 미래, 달리 말하면 시간에 대한 상상과 다르지 않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간은 과거 사람들이 산 시간과 이어져 있고, 다시 미래를 살 후손들의 시간과 이어진다. 우리가 어떤 국가, 혹은 공동체를 지향하느냐에 따라 우리 후손들이 살 세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작가는 미래에는 국가가 소멸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공동체를 없애야 한다는 의미로 국가 소멸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작가는 국민이 시민으로 사는 길에서 우리들이 만들어야 할 새로운 공동체를 상상한다. 거기에는 아로니아공화국 1, 2대 대통령 김강현이 꿈꾸던 시민의 행복이 들어 있고, 3대 대통령 강수영이 꿈꾸는 새로운 공동체에 대한 상상이 들어 있다. 그들은 소설 속에서 새로운 국가(공동체)를 꿈꾸었고, 작가는 그 인물들을 통해 새로운 국가(공동체)를 꿈꾸었다. 이제 우리 차례가 아닐까? 우리는 어떤 국가(공동체)를 꿈꾸는가? 생각하지 않았다면 지금부터라도 한번쯤 꿈꿔보면 어떨까? 현실은 결국 꿈꾸는 자가 바꿀 테니까 말이다.

 

 

 

o*****s 2018.07.10.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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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로니아 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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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선 노는 기술을 가르치고, 0세부터 매월 연금을 주는 나라. 군대도 자동차도 필요 없고, 영원히 행복할 의무만 부여하는 곳!" 좋아하는 작가 소설 말고는 소설책을 자발적으로 찾아보지는 않는 편인데, 나나검에서 서평단 제안 글이 올라왔을 때 위와 같은 소개글 때문에 받아보기로 했다. 최근 지방선거를 지냈는데 적어도 내가 몸 담고 있는 교육 분야에서 교육 문제 원인과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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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선 노는 기술을 가르치고, 0세부터 매월 연금을 주는 나라. 군대도 자동차도 필요 없고, 영원히 행복할 의무만 부여하는 곳!"

 

좋아하는 작가 소설 말고는 소설책을 자발적으로 찾아보지는 않는 편인데, 나나검에서 서평단 제안 글이 올라왔을 때 위와 같은 소개글 때문에 받아보기로 했다. 최근 지방선거를 지냈는데 적어도 내가 몸 담고 있는 교육 분야에서 교육 문제 원인과 대안이 밝혀진 부분에 있어서조차 다양한 입장에 따른 이해관계 때문에 과감한 혁신을 주저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아무리 상상력을 펼쳐도 비용이 들지 않고 '소설일 뿐이다'라며 갈등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사고 실험을 읽을 수 있는 점이 흥미로웠다.

 

잘은 모르지만 이 소설을 쓴 작가는 영화 시나리오 작업도 하시는 분인 듯하다. 이준익 감독 같은 분들이 추천사를 써주셨다. 소설 역시 마치 시나리오 같은 디테일한 묘사가 살아 있다. 또한 이 사고 실험이 '한 나라를 세우는' 큰 일을 소재로 하고 있는 만큼 작가 스스로 자료 조사와 공부를 많이 하고 쓰신 듯하다.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이 이야기로 영화를 만들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를 상상하면서 쓰셨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문체는 어렵지 않고, 이미지가 잘 그려진다.

 

서술은 현실적이지만 설정은 환상적이라, 어떻게 한 인물의 삶이 이렇게 드라마틱하게 잘 풀릴 수 있는지 의구심이 생겼다. 소설이고 영화 준비 작업이라고 생각해야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설정이다. 청소년기에 만화방에 티비를 사주기 위해 삥을 뜯으러 다니다가 아버지께 호되게 혼나고, 합기도장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공부를 하기로 결심하더니, 서열 높은 학교에 입학할 정도로 성적이 올라 검사가 된다. 실력 있는 사람들마다 주인공에 대해 좋게 평가하며 몰려들고, '아로니아 공화국'을 만들기 위한 계획은 별 어려움 없이 착착 진행된다. 청소년기에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하면서까지 자신을 인간으로 만들어준 아버지를 주인공은 자신의 일생 내내 존경한다(는 점에서 "국제 시장" 같은 7, 80년대 감성이 느껴지기도 한다). 20140416 세월호 참사 소식을 접하면서 이 이야기를 구상하기 시작했다는 작가는 한국사에 대해 서술할 때 대통령 이름들을 과감하게 나열하기도 한다. 시진핑이 주인공과 친구가 되어 전적으로 지원하는 장면이 여러 모로 재미있었다('하오하오츠바' 번역에 대해서는... '좋아,좋아, 먹어요'보다는 '맛있게 드세요~' 정도가 좋지 않았을까 싶다, 너무 직역하신 듯...).

 

굉장히 급진적인 사고 실험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7, 80년대 감성이 느껴졌던 이유는 국가의 문제를 또 다른 국가를 세우면서 해결하려고 했기 때문일 테다. 현대에 국가주의는 힘을 잃고 폐기되고 있다. 각 나라가 끼치는 해악이 많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결국은 수영의 말이 맞지 않나. 아로니아 시민의 존엄과 자유와 행복을 위해 세운 아로니아 공화국 역시 10년 간 나라처럼 시민을 간섭하고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시스템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장마철 주말 동안 심심풀이로 뒹굴 뒹굴거리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위와 같은 이유로 대서사시 같은 주인공 한 인물의 역사보다도 맨 마지막 부분이 가장 납득이 되었다. 사랑을 되찾는 부분은 '읭?' 했으나, 아로니아 공화국이 그런 결말을 맞아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o****2 2018.07.05.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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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나의 아로니아 공화국-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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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거기서 살고 싶다, 아로니아 공화국.한번 삐딱선을 타볼까. 일단은 바다속에 있는 큰놈, 작은 놈을 연결해서 육지를 만들어서 나라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생각, 그것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수십 조에 해당하는 돈을 세계적으로 대기업을 가진 사람들이라 해도 단지 몇명의 사람들이 충당을 한다는 것도 말도 안되는 생각, 그곳에 사는 시민들이 다들 가족 아니면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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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거기서 살고 싶다, 아로니아 공화국.


한번 삐딱선을 타볼까. 일단은 바다속에 있는 큰놈, 작은 놈을 연결해서 육지를 만들어서 나라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생각, 그것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수십 조에 해당하는 돈을 세계적으로 대기업을 가진 사람들이라 해도 단지 몇명의 사람들이 충당을 한다는 것도 말도 안되는 생각, 그곳에 사는 시민들이 다들 가족 아니면 전 여자친구, 남자친구, 친구의 동생, 동기에 아버지가 알던 인맥까지 총동원되어서 사돈의 팔촌까지 전세계를 아우르면서 아는 사람들끼리 모인다는 것도 말도 안되는 생각. 


그외에도 더 많은 말도 안되는 조건들이 있지만 이 모든 것은 이 나라의 초대 대통령이자 2대 대통령이었던 김강현이 다 이미 해봤던 생각들이었고 그 생각들이 정리가 되어서 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뛰어들었던 것이다.


김강현이라는 주인공은 입지적인 주인공이다. 공부를 안했다. 그러니 전교에서 꼴등에 가까운 것은 당연한 이치. 만화방을 다니고 삥 뜯는 재미를 알게 되어서 한창 신이 나있을 무렵 아버지한테 걸려서 죽지 않을 만큼만 맞았고 바로 도장에 끌려갔다. 한눈에 반한 사형 아니 누나를 만나서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하고 그래서 성적은 전교 1등. 


아무리 소설이 상상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 해도 이건 너무 기적같은 일 아닌가 하지만 실제로도 가끔 이런 사람이 있다는 책을 볼때면 과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작가는 이 시점에서 우리네의 교육환경을 한번 비꼬고 있다. 무조건 외우기만 하면 일등 할 수 있는 세상. 암기로 서울대를 갈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이다.


서울대를 가고 딱히 할 것이 없어서 법학과 거기다 사법시험 통과. 뭔놈의 인생은 이렇게 술술술 풀려간대냐. 첫사랑과 결혼. 뭐 딱히 누구 하나 태클 거는 일 없이 순탄한 인생이 마냥 부럽기만 할 지경. 검사로 탄탄대로를 달리던 그가 사건 하나로 인해 때려친다. 여기서 작가는 우리네의 사법제도를 다시 비꼬고 있다. 간첩으로 몰려버린 무죄인생들. 한번의 사건으로 인해서 괜한 죄를 뒤집어 쓴 사람들이 그 사람들 뿐일까.


결국 그들은 아로니아 공화국을 만드는데 성공한다. 일을 하지 않아도 수당이 나오지만 아무도 신청하지 않아서 제발 수당 좀 써달라고 간청하는 나라. 월급의 반만 내라고 해도 다 가져다 바치는 나라. 바다위에 지어진 나라의 특성상 경치도 좋을테지. 재미와 행복을 추구하는 이 나라에서 누구라도 살고 싶지 않을까. 비록 절대적으로 현실성은 떨어지는 이야기지만 말이다. 


나의 아로니아 공화국. 작가는 '나의'라는 소유격을 가져다 붙였다. 한국만큼 우리를 강조하는 나라가 또 없는데도 말이다. 하다못해 분명 나의 엄마인데도 불구하고 '우리엄마'라고 하는 한국말의 특성상 우리 아로니아 공화국이라고 해도 됐을텐데 굳이 나의 라는 말을 붙인데는 이 나라가 나만의 작은 소중한 나라라는 것을 은연중 드러냈던 것일수도 있겠다. 나의 아로니아 공화국이 '우리의 아로니아 공화국'이 되는 그 날을 위해서. 


진심 아로니아 공화국을 찾아서 거기서 살고 싶네.

이달의 사락 b***8 2018.07.02. 신고 공감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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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 양립하는 완벽한 국가는 가능한가? 『나의 아로니아 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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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어떤 설문에서인가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어떤 나라를 꿈꾸는가?' 아니, '어떤 대통령이었으면 좋겠는가?'였던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억나는 건, 그 질문을 받고 별것 아닌 것처럼 들렸던 한 문장을 꽤 오래 생각하고 답했다는 것뿐. 지금 생각해보면 두 질문은 다르지만 닮았다. 어쩌면 하나로 엮어진 질문일 수밖에 없는, 하나로 답이 나올 수밖에
"국민과 양립하는 완벽한 국가는 가능한가? 『나의 아로니아 공화국』" 내용보기

 

지난번에 어떤 설문에서인가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어떤 나라를 꿈꾸는가?' 아니, '어떤 대통령이었으면 좋겠는가?'였던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억나는 건, 그 질문을 받고 별것 아닌 것처럼 들렸던 한 문장을 꽤 오래 생각하고 답했다는 것뿐. 지금 생각해보면 두 질문은 다르지만 닮았다. 어쩌면 하나로 엮어진 질문일 수밖에 없는, 하나로 답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의미이지 않을까 싶다. 내가 꿈꾸는 나라와 내가 바라는 대통령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이런 나라를 이런 대통령이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그럼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보자면, 현재 우리 삶을 아프게 하는 일들을 사라지게 할 국가의 손길이 가장 먼저 생각날 것이다. 빈부 격차나 실업률, 미세먼지 대책, 최저임금이나 법정근로시간 등. 요즘 지겹게 뉴스에서 보는 아픈 일들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이 문제를 해결해줄 나라와 리더를 원하는 거 아닐까? 하지만 그 답은 너무 어려웠나 보다. 지금까지 몇십 년이 흐르도록 해결되지 않는 문제이면서도 앞으로도 그리 쉽게 해결될 것 같지가 않으니까 말이다. 나의 이런 비관적인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그런 나라와 대통령을 찾기 어렵다면 만들면 되지 않으냐고, 그 말을 실행에 옮긴 사람이 여기 있다.

 

아로니아 공화국. 초대 대통령, 재선 대통령 김강현. 재밌게 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영원히 행복할 것이라고 여기며 만든 나라. 주인 없는 지역을 접수하고 거대한 프로젝트 성공시키듯 아로니아 공화국을 만든다. 하늘을 보고 살아야 한다면서 높은 건물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건물의 최대 높이는 5층. (인구가 많지 않으니 가능한 일?) 공기를 오염시키는 자동차도 없다. 걸어서 다니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된다. (나라가 넓지 않으니 가능한 일?) 아주 탄탄한 국방 시스템으로 군대가 필요 없으니 군 면제 특혜 비리 같은 것도 없다. 공부하라고 스트레스 주는 사람도 없다. 오직 신나게 잘 노는 방법을 가르친다.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한다. 노동을 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기업이 소득을 배분한다. 아이의 탄생은 국가 전체의 축제이며, '영원히 행복할 의무'를 부여받는다.

 

나는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아로니아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시민의 존엄과 자유와 행복을 추구한다. 시민은 늘 항상 언제나 국가권력보다 무겁고 소중하며 우선돼야 한다. 오로지 이것만이 아로니아가 존재하는 이유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허투루 여기는 국가는 국가로서 자격이 없다. 시민의 존엄과 자유와 행복을 나 몰라라 하는 국가는 국가로서 존재 이유가 없다. 자격이 없고 존재 이유가 없는 국가는 반드시 사라져야 마땅하다. 잘라서 말한다. 아로니아 시민은 곧 아로니아 국가 그 자체다. (151~152페이지)

 

듣고 있자니 살짝 어이가 없기도 하다. 이런 나라가 있을 수가 없잖아. 그러니 이런 말장난 같은 거 그만두고 오늘의 현실을 제대로 보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우리가 바라던 나라가 바로 이런 나라 아니었을까? 균등한 분배가 이루어지고, 상하를 나누는 학습이 아닌 공부, 치열한 경쟁에서 이뤄내야 할 부유함이 아니라 보통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고 싶은 것. 누구나 바라지만 함부로 이뤄지지 못할 일이기에 상상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이렇게 간단하게(?) 이뤄놓은 이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모르겠다. 어쨌든 김강현과 그의 일당들은 해냈다. 이상향의 나라를 상상 속에서 머물게 놔두지 않고 현실로 옮겨왔다. 이제 아로니아 공화국의 국민들은 재밌게 잘 놀면서 행복해지기만 하면 된다. 그게 아로니아 공화국 국민의 의무다.

 

이런 나라가 있다니! 아니, 이런 나라가 있다면 누구라도 먼저 가고 싶지 않을까? 적어도 지금 이 땅에서 겪는 불행한 삶과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 안고 찾아가고 싶을 것이다.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요소를 조목조목 따져가며 그 해결책을 마련하거나, 그 불행과 반대되는 정책으로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겠다는데 놓치고 싶지 않다. 그곳으로 가면, 내가 아로니아 공화국 국민으로 속한다면 정말 행복해질 것만 같다. 그렇다고 믿었다. 아로니아 공화국 국민도, 아로니아 공화국을 만든 김강현 대통령과 개국공신들도. 처음에는 그들이 바라는 이상향에 맞는 나라로 갖춰지고 있음에 너도나도 행복했다. 신난다. 그들이 그리고 꿈꾸던 나라가 이렇게 이뤄지는 것을 두 눈으로 보고 있자니 이 무슨 신성한 일이던가. 하지만 그 꿈같은 일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들이 바라던 세상은 '인간의 존엄과 자유와 행복'이었다. 그 바람이 이뤄지는 줄 알았다. 착각이었다. 몇 년 동안 그들이 그리는 세상을 차곡차곡 만들어가면서 확인하게 된 건 '인간의 존엄과 자유와 행복'이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김강현의 아내 강수영이 현 정권의 야당에 가입하고 차기 대통령이 되어 이루고자 하는 건 그들이 이룬 국가의 소멸이었다. 아니라고 하지만, 기존의 국가들이 국민을 불행하게 했던 요소들을 배제하고 끌어가는 게 아로니아 공화국이라고 하지만, 그 안에서 점점 피어오르는 건 국가의 본성이었다. 인간의 존엄과 자유와 행복을 양립할 수 없게 하는 국가 운영 시스템이 그러했다. 관리와 통제, 규율과 제재, 그 이상의 여러 가지가 국가와 국민이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없게 했다.

 

소설은 김강현의 과거와 대통령 퇴임을 앞둔 일흔의 현재를 교차로 보여주는데, 그의 과거가 서술되는 장면에서 대한민국 현대사를 그대로 드러낸다. 특히 김강현이 대학에 가고 사법고시를 합격하고 검사가 되고 또 검사를 그만두게 되는 과정이 암울한 대한민국의 민낯을 고스란히 비춘다. 부정부패와 부조리, 학연 지연으로 공정하지 못한 판결의 순간들, 세상이 미쳐 날뛴다고 생각할 정도로 무엇 하나 인간의 행복과 연결하여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이 대한민국을 이루고 있었다. 그런 시스템에서 수혜의 대상이었던 김강현이 뒤늦게 깨달은 것이 국가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 그런 국가를 떠나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것인데, 이 타이밍에 끼어 들어온 무리로 김강현은 아로니아 공화국의 건립을 실행에 옮기게 된 거다. 그렇게 새로 세우는 나라에 얼마나 기대가 컸을까? 정말 잘 놀기만 하면 되는 나라라고 생각했겠지? 이 소설을 읽는 나 역시 그럴 거라고 믿었고 기대했다. 소설에서나 가능한, 상상 속에서나 이루어질 일을 그려내는 순간의 희열 같은 것을 느꼈으니까. 하지만 '국가가 국가로 존재하는 데 필요한 요소들은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온전하게 이루지 못한다는 것'을 강수영이 김강현에게 설명하는 장면을 볼 때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그랬다. 김강현이 이룬 국가는 점점 우리 사는 현실의 국가와 닮아갔다. 그때 강수영이 제시하면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공약 또한 기가 막힌다. '공동생산, 공동분배, 공동행복'이었다. 공산당이 없는 공산주의식 인간공동체를 꿈꾸는 것이었다. 이것 역시 온전하게 이뤄질 수 있을까?

 

지금까지 지구상에 없던 나라. 누구나 꿈꾸던 나라. 하지만 우리가 사는 모든 국가의 모습이 그대로 비춰준 결말. 마지막에 강수영이 제시한 국가도 역시 완전하지 않았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그렇다) 그녀가 이룰 나라의 시스템 역시 과부하가 걸릴 수 있고, 그 시스템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도 있다. 그녀가 김강현의 아로니아 당에 맞서 그린머슬아로니아 당에 입당하고 자기 생각에 목소리를 높인 것처럼 말이다. 새로운 대통령이 된 강수영이 아로니아 공화국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다 듣지 못했기에 섣불리 강수영 정권의 성공과 실패를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김강현에서 강수영으로 바통 터치된 정치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지 듣다 보면 한 가지 결론을 얻게 된다. 자신이 속한 국가에서 문제를 먼저 찾을 게 아니라, 그 국가의 시스템 안에서 내가 어떤 자세로 살아가는지 먼저 점검해야 할 문제였다. 나라가 싫어서 떠나고, 나라가 싫어서 새로 만들어도 변하는 건 없었으니까.

 

시종일관 웃음과 기가 막힌 상상으로 독자를 시선을 놓치지 않는 소설이다. 그만큼 우리의 간절함을 담은 이야기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김강현의 성장 과정은 특히나 재밌다. 꼴통이 첫사랑에 빠져 개과천선하여 성공한 남자로 거듭나는 게 기적을 보는 것 같았다.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와 배경이 흥미롭기도 하다. 그들이 모여 풀어내는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웃음이 끊이지 않지만, 소설은 결코 가볍게 흐르지 않는다. 분노와 아픔, 감동과 추억이 새겨진 우리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행복 하고자 국가의 탄생을 이뤄냈고, 그 행복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 국가의 소멸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행복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가 바라는 행복은 어디서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그 행복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요소들에 맞서 어떤 대안을 만들어서 행복에 이르러야 하는지 계속 묻는다. 그 대안이 국가를 세우는 것만은 아닐 것이므로...

n******i 2018.07.14.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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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로니아 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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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살기 위해 나라를 만든다. 살고 있는 나라가 싫어서도 아니요, 미워서도 아니다. 그동안 치열하게 열심히 살았으니 이제라도 재미있게 살기 위해 나라를 만드는 거다. 이런 터무니없는 '김강현'은 점점 빠져든다. 그리고 그는 아로니아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이 된다.한국, 일본, 중국이 맞닿아 있는 바다 한가운데 만들어진 인공섬. 그곳이 아로니아 공화국이다. 국민의 존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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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살기 위해 나라를 만든다. 살고 있는 나라가 싫어서도 아니요, 미워서도 아니다. 그동안 치열하게 열심히 살았으니 이제라도 재미있게 살기 위해 나라를 만드는 거다. 이런 터무니없는 '김강현'은 점점 빠져든다. 그리고 그는 아로니아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이 된다.


한국, 일본, 중국이 맞닿아 있는 바다 한가운데 만들어진 인공섬. 그곳이 아로니아 공화국이다. 국민의 존엄과 자유와 평화를 위해, 이곳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든 이 나라. 허무맹랑한 이야기지만 끝까지 다 읽은 후에는 정말 이런 나라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어린 시절, 동네 만화방에 둘 컬러텔레비전을 사려 동네 아이들에게 '삥'을 뜯던 김강현. 아버지에게 걸려 제대로 맞은 후에 조금 정신을 차렸고 강제도 정신 수양을 위해 끌려간 태권도장에서 수영 누나를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된다. 외가 대대로 내려오는 불교도 마다한 채 수영 누나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으로 천주교 신자가 된다. 평소 외우는 것에는 천재적인 능력이 있어서인지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고 전교 꼴찌 근처에 있던 그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로 대학 입시에 합격한다. 


법대에 진학한 김강현은 악마라도 변호해야 하는 변호사라는 직업은 싫고 법조문만 읽어대며 한 사람의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도 있는 판사라는 직업도 싫어서 검사가 되기로 한다. 하지만 그 조직도 깡패들과 다를 바 없었다. 과거 억울하게 고문으로 죽음을 당한 사람들에 대한 재심에서 김강현은 유족들에게 진정한 사과를 하며 무죄를 선고한다. 썩어빠진 조직에 제대로 크게 한방 먹이고 그곳을 탈출한다. 그때부터 그에게 새로운 나라를 만들자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든다.


허무맹랑한 나라 세우기에 관한 책이 아니다. 이 책 한 권에 우리의 현대사가 고스란히 들어있다. 군부독재, 그에 맞서 민주주의를 쟁취하려는 시위대, IMF 등.. 돌아보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시절 이야기가 책 속에 잘 녹아들어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많은 독자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겪었던 분노와 아픔을 유쾌하게 마주할 수 있어서 읽는 내내 빠져들었다. 

한 나라가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준비, 그 과정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아로니아 시민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소외 말하는 강대국일지라도 정면으로 맞서며 지켜낸다. 힘들여 만든 이 영토가 사라질지라도 내 나라 사람은 꼭 지키는 작지만 강한 아로니아. 이곳에서라면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아로니아여, 영원하라!

YES마니아 : 로얄 n******0 2018.07.1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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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로니아 공화국-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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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니아 공화국이 있다. '한반도 최남단 마라톤에서 남쪽으로 365킬로미터, 중국 저장성 저우산에서 동쪽으로 433킬로미터, 일본 가고시마현 구마게에서 서쪽으로 343킬로미터, 일본 오키나와현 이헤야에서 북서쪽으로 326킬로미터 지점에 건국'된 국가 아로니아. 한일공동개발구역, 흔히 7광구라고 불리는 곳에 세워진 나라이다. 김대현의 장편소설 『나의 아로니아 공화국』의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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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로니아 공화국이 있다. '한반도 최남단 마라톤에서 남쪽으로 365킬로미터, 중국 저장성 저우산에서 동쪽으로 433킬로미터, 일본 가고시마현 구마게에서 서쪽으로 343킬로미터, 일본 오키나와현 이헤야에서 북서쪽으로 326킬로미터 지점에 건국'된 국가 아로니아. 한일공동개발구역, 흔히 7광구라고 불리는 곳에 세워진 나라이다. 김대현의 장편소설 『나의 아로니아 공화국』의 배경인 아로니아는 허구의 공간이 아니다. 석유와 가스가 흑해 유전과 비슷한 72억 톤이 매장되어 있을 것이라 추측되는 그곳은 10년 후인 2028년에 한일공동개발구역 협정이 만료된다. 


  소설은 아로니아 대통령 김강현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동구만화방에서 야구를 보다가 텔레비전을 깨 먹은 주인을 위해 삥을 듣는 김강현. 그와 동네 친구들의 아지트인 만화방의 주인이 실의에 빠져 있는 것을 보지 못하고 컬러텔레비전을 마련해주고자 한 동네 친구들. 다들 말은 해 놓았지만 모금할 돈이 없었다. 김강현은 처음에는 돈을 빌려 달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적성을 찾은 듯 학교 애들을 상대로 돈을 뜯었다. 


  박민규라는 녀석이 김강현의 눈에 계속 보였다. 그러니 돈을 안 뺏고 베길 수 있나. 볼 때마다 돈을 받았다. 그날도 박민규를 때리고 있었다. 신나게 때리고 있는데 검은 정체가 다가왔다. 뒤이어 타격. 김강현은 정신을 잃었다. 아버지였다. 친구들 돈을 뺏고 있는 장면을 본 아버지는 김강현을 죽도록 팼다. 오죽했으면 맞고 있던 박민규가 김강현의 집으로 달려가 엄마를 불러왔을까. 김강현은 맞아서 퉁퉁 부은 얼굴로 그동안 삥을 뜯은 집에 돌아다니며 사과를 했다. 가슴에는 '나는 깡패 새끼입니다'라는 팻말을 달고서. 아버지와 엄마는 돈을 물어 주었다. 


  김강현의 청소년기는 삥과 합기도 그리고 성당의 세계였다. 아버지는 김강현을 합기도장으로 보냈다. 무술을 연마하고 호연지기를 기르라던 아버지의 뜻과는 다르게 기가 막히게 예쁜 누나 강수영을 만나면서 김강현의 인생은 오로지 한 여인의 마음을 얻기 위한 순애보로 가득하게 되었다. 그녀가 다니는 성당에 들어가 미카엘라라는 세례명을 받았다. 그녀가 공부를 잘한다는 소문을 듣고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를 하면서 재능을 발견했다. 암기왕. 


  뭐든지 한 번에 모든 외워졌다. 외우고 또 외워서 서울대학교 법학과에 들어갔다. 강수영을 따라 정치학과에 가고 싶었지만 그러면 누나가 싫어할까 봐 법학과를 지원했다. 돈 많은 사람들을 변호해 주는 변호사는 싫고 판결문으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판사도 싫었다. 사건을 수사하고 범인과 싸우는 검사가 되기로 했다. 검사로 잘 나가던 김강현은 유럽 간첩단 사건을 무죄로 구형했다. 그날 김강현은 부장 검사실에서 싸웠다.


  검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살림의 재능을 다시 한 번 발견하고 있을 때 송성철이 찾아왔다. 그는 '큰 놈 하나 작은 놈 하나' 보고서를 들고 왔다. 그때부터 김강현은 한국이 아닌 새로운 국가 아로니아를 건설할 계획에 동참한다. 


  한국이 싫어서 국가를 만드는 거냐? 아니다. 김강현과 친구들은 재밌고 신나는 국가의 땅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이유로 뭉쳤다. 한일공동개발구역 협정으로 대륙붕 탐사 중 발견한 봉우리 2개와 평평한 해저면을 발견한 송성철과 라파엘은 상부에 보고하지 않기로 한다. 나중에 그곳에 인공섬을 만들어 재밌고 신나게 놀자는 계획을 세운다. 결국 한국과 일본은 유전 개발에 손을 떼고 바닷속의 비밀은 그들만이 가져간다. 


  국가의 구성 요소는 국민, 주권, 영토. 소설은 한국, 중국, 일본의 분쟁 지역 동중국해인 수중 암초를 발견한 인물과 정의롭게 살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한 김강현을 만나게 하면서 새로운 국가의 탄생을 제시한다. 영토를 완성하고 음료수 병을 보고 만든 이름인 아로니아를 건국하기까지 숨 가쁜 과정을 후반부에 보여준다. 부패하고 불법이 판을 치고 법보다 돈이 가까운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들쑤시는 것보다 의무만 잔뜩 진 국민이 아닌 의무와 권리가 조화롭게 부여받은 시민들이 살아갈 유토피아를 그린다.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라고 떠들어 대지만 그 말을 믿는 국민은 없다. 『나의 아로니아 공화국』은 국가라는 이름 아래 국민으로 힘들고 의무만 강제된 채 살아가는 우리를 아름답고 평화로운 인공섬으로 초대한다. 


  과연 2028년 한국은 동중국해 대륙붕에 묻혀 있는 자원을 순조롭게 개발할 수 있을까. 

s*****m 2018.07.0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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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로니아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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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대현의 <나의 아로니아공화국>은 SF 소설이면서 사회 소설이다. 작가는 자신을 소설 속 주인공 김강현에 오마주하고 있으며, 자신의 욕구와 욕망을 투영하고 있는 듯 하였다. 실제 저자도 1968년생, 소설 속 인물 김강현도 1968년생이다. 소설 <나의 아로니아공화국> 은 2028년 가까운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학력고사 세대이며, 자칭 엘리트라 불리는 김강현은 자신에게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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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대현의 <나의 아로니아공화국>은 SF 소설이면서 사회 소설이다. 작가는 자신을 소설 속 주인공 김강현에 오마주하고 있으며, 자신의 욕구와 욕망을 투영하고 있는 듯 하였다. 실제 저자도 1968년생, 소설 속 인물 김강현도 1968년생이다. 소설 <나의 아로니아공화국> 은 2028년 가까운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학력고사 세대이며, 자칭 엘리트라 불리는 김강현은 자신에게 주어진 안락한 삶을 버리고, 검사직을 버리고, 새로운 꿈을 펼쳐 나가기 시작하였다. 열심히 노력해도 안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벗어나, 새로운 국가를 만드는 것이다.재미있고 신나는 국가. 한국에서 보았던 제도적 틀에서 벗어나 시민이 주인이 되는 국가였다. 아로니아 공화국은 바로 김강현이 꿈꾸는 실체였으며, 민주주의 개념을 도입하면서, 기존의 한국 사회 안에 존재하는 틀을 아로니아 공화국을 건립하는데 차용하게 된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꺼번에 보는 듯 했다. 자칭 밀레니얼 세대라 부르는 2000년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은 이 소설을 읽으면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궁금하다. 수능 세대에게 학력고사 세대는 상당히 낯선 개념이기 때문이다. 또한 쓰리스타, 골드 스타가 지금의 LG가 되었고, 삼성이 되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까, 소설 속에는 그런 배려가 조금은 부족했다. 아로니아 공화국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공산주의 사회주의 체제 안에서 자본주의 제도를 보완하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빈부 격차가 존재하지 않으며, 아로니아 공화국의 제1당인 아로니아 시민당이 있으며, 제1야당인 그린 머슬 아로니아 당이 있다. 그린 머슬 아로니아 당은소설 속 주인공 김강현이 엘리트가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수영 누나가 속해 있는 야당이다. 김강현은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었고, 배우지 않아도,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새상을 원한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어본다면 하나의 국가가 만들어지기에는 뭔가 부족한 부분들이 엿보인다. 작가의 생각과 의도,목적을 소설 속 상상과 허구에 의지해 표현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기존의 법률과 제도를 차용하는 과정에서 채워지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어떤 제도가 도입되느 과정에서 시민이 생략되어 있기 때문이다. 김강현의 생각과 가치관이 곧바로 제도로 만들어지는 과정이 생략되어 있다, 특히 이 소설 안에는 과거 1990년 이전의 우리 사회의 모습을 자세하게 표사하고 있으며, 김강현이 아로니아 공화국을 만든 목적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특히 박정희-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는 군부 세력과 김영삼-김대중으로 이어지는 민주주의 세력, 노무현의 대통령의 죽음을 마주하면서 김강현은 자신이 꿈꾸던 이상을 현실로 바꿔 나가기 시작하였다.


아로니아의 모든 토지는 국가가 소유,관리한다. 토지의 매매와 양도, 증여와 상속은 불가능하다. 아로니아는 18세 이상의 모든 시민들에게 토지 이용권을 10년 단위로 임대한다. 모든 아로니아 시민은 18세가 되는 날 아로니아로부터 토지 이용권을 받는다. 토지이용권은 임대기간 동안 적정한 목적으로 사용됐는지 아로니아가 확인하고 목적에 합당하게 사용된 경우 10년 단위로 다시 임대한다. 토지 임대비용과 1인당 토지면적은 아로니아 내무부가 10년 단위로 선정하고 의정원 의결을 거쳐서 확정되며, 토지 이용권을 반납하는 경우 토지 위에 설치된 건물과 부속물은 감가상각 처리하고 은행 이율에 해당하는 이자와 함께 전액 반환된다. (p352)

이달의 사락 k*******2 2018.07.18.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