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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도 아닌데 갑자기 뜬금없이 내가 왜 이 책을 집어 들었는지. 사실 읽어보려고 몇 번을 생각했는데 실행하지 못했다. 왠지 무서울 것 같고, 무서움이 계속 따라다닐 것 같아서. 그렇게 망설이다 읽기 시작한 책. 좀 무섭긴 하지만 와우. 재미있다.
모두 5개의 단편으로 이뤄진 이 책의 주인공은 모두 괴이한 경험을 한다. ‘망령의 귀환’은 전역하고 학교 앞에서 노점상을 하는 주인공에서 후임이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공포에 질린 후임은 전장에서 망자가 살아왔다며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한다. 그날, 전쟁에서의 그날을 외면하면서 살았던 주인공과 후임은 그 과거와 마주하게 된다. ‘유리인형’은 아버지의 소설을 몰래 훔쳐보는 아들이 주인공이다. 소설 속 소설에 나오는 유리 인형은 아들에게 공포로 다가오고 한밤중에 들리는 유리인형의 발소리에 무서움은 극에 달한다. 그리고 마지막엔 반전이 기다린다. ‘사라진 소설가’는 공포 소설을 쓰는 작가가 주인공이다. 우연히 알게 된 미모의 마담 소개로 어떤 저택을 방문하게 되고 그곳에서 소설가를 만나면서 소설가는 사라지게 되는데... ‘묘지 위에 지은 집’의 주인공은 청소 일을 한다. 주택을 청소하지만 이물을 청소하는 일도 함께한다. 어느 날 언덕 위에 지은 집에 이사 온 가족에서 청소 의뢰를 받고 귀신을 없에는 작업을 시작하는데... ‘되살아난 시체들의 도시’는 주인공이 관속에서 눈을 뜨며 시작된다. 되살아난 시체와 살아남은 인간이 공존하는 곳. 이곳은 과연 누가 주인일까?
읽는 동안 무섭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경험이 없기를... 전쟁이 주는 공포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망령의 귀환도 재미있었고,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를 보여주는 유리 인형은 마지막의 반전이 재미를 더한다. 사라진 소설가는 글의 노예가 되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준다. 집터가 왜 중요한지, 과연 그런 집터가 있을지 생각하게 되는 묘지 위에 지은 집도 좋았다. 두 명의 작가가 함께 쓴 책이라 그런지 단편마다 다른 색을 지녀서 좋았지만.. 다시 읽게 되지는 않을 듯. 무서우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