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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을 볼 때 무한공감을 느끼는 책이 있다. 그 공감의 의미는 내 경험과 비추었을 때, 뇌리에서 늘 머뭇거리다가 떠나갔던 이미지를 행간에서 발견하게 되었을 때 커져만 간다. 유하의 <추억은 미래보다 새롭다>는 다른 책과 달리 정말 오래 두고두고 읽었다. 이 책은 70년대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온 이들의 무한공감을 불러 일으켰던 ‘말죽거리 잔혹사’의 유하 감독의 산문집으로 저자는 자신을 가리켜 키치 소비자라 한다. 키치라는 정의는 방대하지만 가장 쉽게 풀이하자면 고급문화를 값싸게 대량으로 모방해낸 문화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 대중과 친밀한 예술장르의 총체적 의미를 말하는 키치는 한 세대를 풍미했던 또는 현 자본주의 사회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의미의 문화 산업의 포괄적 개념이기도 하다. 저자는 키치 소비자 답게 70년대 유년시절과 청소년기를 지나오면서 함께 했던 대중문화를 통해 70년대적 감수성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계몽사’의 세계명작 동화와 만화책, 흑백 티비, 동시상영관 그리고 세운상가, 욕망의 찌꺼기와 페기물로 붐비는 쓰레기통 같은 압구정동 문화를 저자는 갑자기 쏟아져 나온 대중문화에 비판적이지도 못한 채 그렇다고 지금의 신세대들처럼 영혼과 육체가 완벽하게 대중문화와 합일되는 것도 아닌, 엉거주춤한 상태로 흘려보냈던 70년대의 감수성을 추억해 낸다. 추억은 ‘희미한’ 아련함이다. 그 희미함에 나의 그리움을 보태다 보면 기억은 윤색되고 각색되어 가면서 나만의 ‘액체성 풍경’이 된다. 세월이라는 거역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 살아있는 추억이라는 이미지는 고정된 풍경이 아니라 그것을 기억하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변화는 유동하는 풍경이다. 그 추억에 반추되는 현재의 나는 언제나 그리움으로 달음박질하는 그 순간들을 끌어 안으며 살아간다. 그랬다. 나는 언제나 그리움이 달음박질 하는 의식의 편린으로 이 시절을 버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눈 오는 날 명동 성당 앞을 가득 메웠던 시위현장과 홍대앞에서 매일 젊음을 불사르기 위해 분기탱천하였던 방황의 기억들과 올림픽이 열리던 해, 시청 앞에서 목청 터져라 외쳤던 '대한민국'은 내 영혼을 살라먹던 청춘의 초상들이었다. 외로움의 깊은 뿌리를 건드리는 것처럼 그 시절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저자가 명명하는 70년대의 이소룡과 대중문화 1세대는 시차는 조금 있지만, 그 시대의 대중문화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은 거의 비슷한 시점이기 때문이었다. 지금의 세대들은 미디어 세대들이지만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한 대중문화의 거대한 스펙터클에 감염되는 것은 70년대와 80년대를 살아온 우리들에게는 격차가 그리 크지 않은 탓이다. 중국 무협영화와 이소령, 라디오 전성 문화, 급격한 변화에 민감하였던 시인들의 텍스트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도시의 욕망들이 감독이자 시인인 유하의 시선으로 다시 읽혀진다.
유하 시인의 [세운상가 키드의 사랑]을 워낙 좋아한다. 그 감성코드와 그리움의 물결들, 시를 쓰기 위해 고투하는 시간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길들을 추억하며 그 위에 다시 마음의 길을 놓는 시인의 노래가 밀물듯이 가슴에 들어온다. 누구나 자신의 추억 속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순간들을 부유하며 추억하는 순간들은 과거로의 회귀를 허용한다. 희미한 아련함 너머로 추억들을 짜집기 하다보면 쏟아져 나오는 그리움들, 우리는 누구도 그 그리움에 자유롭지 못하다. 유하의 책을 차마 덮지 못했던 이유였다.
삶이란 그 영혼의 백지도 위에 갖가지 색깔을 입혀가는 과정 그 색깔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굴욕과 비굴이 필요한 것이다. 돌이킬 수 없이 살아온 지금, 그 영혼의 백지도 상태가 그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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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대를 살았더라도 계층에 따라 저마다 다 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80년대를 학생으로 살았던 사람으로서 86아시안 게임, 88올림픽을 앞두고 단체로 경기장 관람을 하고 금메달에 열광하고 스크랩하는 숙제를 했다. 매주 토요일 낮에 하던 맥가이버 (지금의 미드와 같은 인기 외화드라마)를 보기 위해 집을 향해 뒤도 보지 않고 뛰기도 했다. 농구 붐이 일어서 반 아이들과 각자 좋아하는 농구선수를 편을 들다가 편이 갈라지기도 했다.
지나간 것은 모두 추억이다.
시인이기 보다 영화감독이라 알려진 유하 감독의 첫 산문집이라는 데 일단 꽂혔다. 하지만 이미 발간된 적이 있었던 <이소룡 세대에 바친다>라는 책의 개정판이다. 하지만 뭐 어떠랴 나는 그 책을 읽지 않았고 시인이자 감독인 저자의 영화를 본 적이 있는 이라면 그렇듯 영화를 만드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 시에 대한 궁금증까지 모두 읽을 수 있다는 생각에 무조건 관심이 간다.
50대가 된 감독의 30대에 쓴 추억과 영화에 대한 열정, 시인들과의 만남, 영화감독이 본 영화이야기라.
영화관을 나서는 즐거움 대신 영화를 만들면서 영화를 보고 나온 사람들의 얼굴을 살피고 고통까지는 아니니더라도 마냥 즐거울 수 없던 영화관 앞 풍경과 영화 제목으로 워낙 유명해서 바람부는 날에는 압구정을 가야한다란 같은 제목의 시를 읽을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처음 서울로 올라와 처음 느껴본 TV라는 문화적 충격, 이소룡세대가 아니더라도 느낄 수 있는 아뵤~를 외치면 현란한 무술 솜씨를 보여준 무협영화, 라디오를 듣고 사연을 쓰고 첫사랑을 경험한 고등학교 시절에 대한 아련하지만 쓰라린 추억까지 시인의 섬세한 표현으로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쓰고 또 쓰던 데뷔하기 까지 스스로 키치 소비자라 하는 유하감독의 온통 버무러진 추억이 제목만큼이나 새롭다.
3부에 나오는 영화에 대한 유하감독의 영화평은 이미 옛날 영화가 되었지만 신작영화를 미리 보기 전에 훓어보는 시놉시스를 읽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이 영화는 재밌으니까 꼭 봐야한다는 평이 아니라 영화감독이라는 만든이의 시선이랄까 전문가가 말하는 아우라가 물씬 풍기면서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이렇게 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지나가 버려서 다시 볼 수 없다는 아쉬움 때문이 아니다. 추억은 빛을 바랜 그 자체로도 아름답다. 나만이 간직하고 있어서 또는 같은 시대를 겪은 이들만이 아는 것이기에 무조건 다 아름답다. 앞으로 어떤 영화로 다시 유하감독을 만나게 될지 그의 꿈처럼 한편의 시 같은 영화는 언제 볼 수 있을지 기다려진다.
- 해당 서평은 출판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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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미래보다 새롭다.>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 한눈에 반해버렸어요. 너무 제목이 이뻤어요. 그리고 공감도 갔구요. 제가 생각하기에도 추억이 오히려 앞으로 올 미래보다 새로운 것 같더라구요. 추억은 떠올릴때마다 설렘을 주고, 그리움을 주고, 슬픔도 주고 정말 다양한 감정을 주기 때문이죠..
유하 감독님은 유명하시죠. 다양한 영화를 만드셨고, 대표작도 많으시구요~ 이번에도 영화를 만드셨는데 저는 안타깝게 못봤지만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여서 보고 싶었던 영화였어요.
이번에 책을 쓰셨다기에 기대를 했어요. 그리고 책이 왔을 때 참 기뻤어요. 그리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다 읽고 깜박해서 후기를 지금에서야 올리네요 ㅠ 용서하세요 ㅎㅎ
책은 깔끔했어요. 책을 펴니까 하얀 종이위에 검정글씨와 보라색 글씨로 가득차있었어요. 보라색 글씨는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을 보라색으로 하신것 같아요. 그 외에 글씨는 검정색이구요.
중간중간 사진과 좋은 구절이 나와서 볼거리도 있고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구절 부분이 굉장히 좋았는데 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구절은
나의 희망엔 아직 차도가 없구나, 나의 눈물도 이별도 사랑도 아직 아직 차도가 없어. -<나의 희망엔 아직 차도가 없다> 중에서
이 구절이었어요. 굉장히 멋있죠? 나의 희망엔 아직 차도가 없다... 뭐랄까. 슬픈 구절이지만 그 슬픔이 전 왠지 끌려서 이 구절을 다이어리에 써두기까지 했네요. 희망찬 문구도 좋지만 뭔가 아련하고 슬픈 구절도 요즘 마구마구 땡기더라구요.
산문집이어서 글이 구분이 있었어요. 다양한 내용의 글이 모여 만든 산문집 전 개인적으로 이런 책을 좋아해요. 긴 장편이 제일 좋지만 이렇게 다양한 글이 한권으로 묶여져 나오면 말그대로 다양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새롭거든요. 그리고 짧기 때문에 지루하지도 않구요.
유하 감독님이 글을 정말 잘 쓰신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신인문학상을 받으실정도로 실력이 좋으시다니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도대체 못하시는게 뭘까요? 영화도 잘 만드시고, 이렇게 글도 잘쓰시면;; 어쩜~~ㅎㅎ 부럽네요.
책은 유하 추억이 테마라 추억과 관련된 소재들로 가득했습니다. 가장 생각난 건 '짝사랑' 이 부분이었어요.
뒤부분에 따로 묶어서 영화에 대해서 유하 감독님의 생각을 적으신게 있었어요. 한 5편정도? 였지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 책은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에게 권해드리고 싶어요. 아련한 짝사랑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고 추억을 회상하게 하는 책이라 참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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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영화 [하울링]을 보고 왔습니다. 처음 늑대개를 떠올렸을때는 웬지 느닷없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스릴러와 감동이 있는 탄탄한 스토리에 반했습니다. 시인의 감성이 이야기에 실려서일까요? 원작은 물론 일본작품이지만 영상으로 만들어지는 건 또다른 창작이니.....그의 영화를 보고 나니 그의 숨은 생각과 감성이 담겨있는 진솔한 글을 만나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만난 그의 산문집, 다소 아이러니한 제목의 '추억은 미래보다 새롭다'
지금의 그, 더불어 미래의 그를 있게할, 영혼의 뼈와 살이 된 음악과 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났습니다. 그와 비슷한 유년의 기억을 가진, 그래서 70년대 감수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와 비슷한
"내게 있어 시는 호흡하는 것 그 자체이다. 나는 시를 쓸 때 비로소 내가 호흡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한다. 내가 숨쉬고 있으므로 시는 나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시가 나를 단련시켜준다. 내가 보았던 기막힌 이미지들을 누군가에게 들려주지 않으면, 몸이 아프다." 시든 영화든 창작의 압박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창작과정의 지난함이 담겨있기도 합니다. 사유의 시어가 가득한 그의 산문집에서 운명같도 같은, 시와 영화를 향한 열망을 느꼈고 추억이라는 이름의 에너지가 한 편의 시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그의 바람과 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그의 다음 영화를 기다리는 설레임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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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 산문집 [추억은 미래보다 새롭다]는 1995년에 출간한 [이소룡 세대에 바친다]는 산문집의 개정증보판이라고 합니다. 유하의 첫 산문집이래서 그런갑다 했는데 서문에 개정증보판이라고 쓰여 있더라구요. 제겐 영화 감독으로 더 익숙한 분이라 이소룡 세대에 바친다는 책이 있는줄도 몰랐었는데 이번에 알게 됐어요. 이소룡 세대는 아니지만 그의 영화를 모조리 챙겨본 저로선 이소룡 세대에 바친다는 책도 읽어보고 싶기도 합니다. 추억은 나의 힘 편에 이소룡 세대에 바친다는 부분이 실려 있으니 조금은 그 책을 읽었다고 할 수도 있겠죠.
추억은 미래보다 새롭다는 1부 추억은 나의 힘과 2부 시인 유보씨의 하루와 3부 어떤 취향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부에선 저자의 유년과 학창 시절을 다루었는데요 주로 동시상영관과 세운상가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더라구요. 세운상가란 단어가 워낙에 많이 나와서 세운상가가 뭐길래.. 라는 생각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철거 또는 추억이란 단어로 검색이 되는거였습니다. 제겐 그다지 추억으로 다가오지 않는 세운상가지만 저자 시대의 분들껜 추억=세운상가인 것 같더라구요. 책을 읽다보니 여러번 언급되는 세운상가라 언젠가 그 곳에 한 번 다녀오고 싶기도 했습니다. 1부는 이렇듯 자자의 성장기 추억을 담았구요. 2부는 시인 유보씨의 하루란 제목답게 여러 시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함축적인 의미의 시들이 많아서 그 뜻을 다 헤아리기엔 제가 역부족이었어요... 3부 어떤 취향에선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재즈에 대해서 다루었는데요. 전 특히 재즈 이야기가 좋았어요. 예전부터 재즈엔 조금 관심이 있었기에..
[추억은 미래보다 새롭다] 감성적인 제목에 너무 끌린 탓이었을까?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느꼈던게 왠지 모를 아쉬움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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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그가 각본을 쓰거나 감독을 맡았던 작품을 봤건만, 유하라는 이름은 머릿속에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책 소개글을 읽으면서 내가 재미나게 봤고, 신선한 충격으로 봤던 영화의 연출자라는 것을 알고 급관심이 생겼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가 처음 나왔을때, 어찌나 흥미롭던지. 누구나 다 나이가 차면 당연코스로 가고 있는 결혼이라는 제도를 감히 공공연하게 미친짓이라고 외칠수 있다니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내가 또 좋아했던 여배우가 나왔던 작품이라 더 관심이 갔던것인지도 모르겠다. 영화감독이나 극작가라고 하면 당연히 소설가로 인식하기 쉽상인데, 유하님은 시인이 먼저였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책을 읽되 너무 편협하게 읽고 있던 나자신의 무지를 스스로 깨우치는 계기를 준 책이기도 하다. 이책은 이미 기존에 발간되었던 <이소룡 세대에 바친다>의 개정증보판이라고 한다. 이쯤 되면 꼭 기존에 발표된 작품을 찾아 읽고 싶어지는 심리는 무엇일까?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중간중간에 정말 크기를 뭐라 표현하기 애매할정도로 작은, 딱지 크기정도나 되는 영화포스터를 보면서 옛추억에 잠길수 있다는 것도 마냥 신기했다.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를 접했을때, 과연 압구정동에 뭐가 있길래 하는 호기심이 들었다. 그래서 서울에 올라갔을때, 애써 압구정동을 찾아 나선 경험이 있다. 그렇지만 과연 무엇을 봐야 할지 몰랐고, 다른 동네와 달리 압구정동만이 가지는 뭔가를 찾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저자의 친구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그때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뭔가를 찾아 압구정동을 찾아나섰던 사람이 꽤 있었나 보다. <매혹과 거부감. 압구정동은 그 두가지 느낌을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동시에 갖게 한다.>(p120)라는 문장을 읽으면서 어쩜 이렇게 멋있는 문구를 적어낼수 있나 하는 생각과 함께, 저자가 말한 압구정동의 느낌과 묘사를 기억한채 그 곳을 다시금 방문해봐야겠구나 싶었다. 솔직히 이 책을 읽기전에 난 좀더 감성적인 글을 원했던 것 같다. 왠지 영화감독이고, 연출가이고, 작가이기도 한 저자의 산문집이라 하니, 감성을 울리는 글들이 많을 거라 막연하게 기대했었는데, 솔직히 처음부터 속도감을 갖고 읽어내릴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저자의 글에 흡입되는 순간부터는 저자가 들려주고자 하는 인생이야기에 귀기울일수 있었다.
책의 중간쯤에 <그날 나는 슬픔도 배불렀다>라는 시가 소개되어 있는데, 처음 한번 읽었을때는 그닥 가슴에 와 닿지 않고 지극히 평범한 일상모습이라 생각했는데, 두번째 그 상황을 머릿속에 그리며 읽으니 아릿한 애틋함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가슴 찡하게 울려오는 것이 있었다. 그때 당시만 해도, 집안의 장남이라면 부자든 가난하든 상관없이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책임졌던 때가 있다. 만학도인 동생의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세에서 사글셋방으로 옮겨야 하는 형님네. 도움을 받는 동생 입장에서도 마냥 편하지많은 않았을 것이다. 동생이 짜장면을 먹는 중국집의 젊은 부부는 초라하고 가난한 나날이지만 서로를 챙기고 내일을 꿈꾸는 밝은 모습으로 밀가루 반죽을 한다. 그모습을 보고 동생은 감동을 받았고, 배가 불렀지만 면을 남기기가 미안해 다 먹어냈다. <더부룩하게 배가 불렀다, 살아간다는게/ 그날 나는 분명 슬픔도 배불렀다>(p204)라는 싯구를 읽고 또 읽으며 살아가면서 우리가 먹는 것이 비단 눈에 보이는 형태의 먹거리만은 아니구나... 나에게 주어진 시간속에 물들어 있는 기쁨,슬픔 등 모든 감정을 소화시키고 있구나 하는 뜬금없는 생각을 해봤다. 책을 덮으면서 저자의 신작인 <하우링>을 봐야 하나 하는 고민도 하게 되었다. 너무 무섭고, 솔직히 공포소재를 좋아하지 않기에 이제껏 미뤄뒀는데, 과거를 추억하며 그리움을 기억하는 시간을 갖게 해준 저자의 작품이니, 애써 챙겨봐야 하지 않나 하는 의무감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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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영화 <결혼은 미친짓이다>, <말죽거리 잔혹사>, <쌍화점> 등으로 잘 알려진 영화감독입니다. 저자가 영화감독이기 이전에 시인이라는 것은 예전에 알고 있었지만, 실제 글을 읽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영화감독의 글은 과연 어떨까 하는 호기심을 가지고 글을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1995년에 출판한 <이소룡 세대에 바친다>의 개정판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시인으로서, 작가로서의 자신의 일상, 시적 취향 등을 저자 특유의 은유적 표현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영화속에 나타난 스토리 전개와는 다른 저자의 색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저자는 이 책의 서문에서 제대로 영화를 만들기 위해 시를 썼으며, 제대로 시를 쓰기 위해 영화를 만들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자신의 소소한 일상 속에서 문학과 영화의 향기를 느끼려는 무언가가 느껴집니다. 작가가 경험한 일상 속에서, 그리고 자신의 문학세계 속에서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저자의 참신한 시도가 느껴집니다.
물론 이 책에서 애기하는 저자의 시대는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세대와 다른 경우이기 때문에 저자의 이야기를 100% 공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서로 다른 시대의 이야기를 서로 공감을 가지고 공유하는 노력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필요한 삶의 모습 중에 하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이 책을 통해 영화에서 느끼지 못했던 저자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된 것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영화감독이 아닌 시인으로서, 작가로서의 저자의 색다른 모습을 발견하기를 원하는 독자들이라면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서로 다른 시대를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책이 앞으로도 많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을 조심스럽게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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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미래보다 새롭다.. 한 번도 추억이 미래보다 새롭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기에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만나게 되었고 작가가 우리에게는 영화감독으로 시인으로 잘 알려진 유하님이 쓴 글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내게는 영화감독으로 더 각인되어 있다, 유하님은..
이 책 <추억은 미래보다 새롭다>는 작가의 1995년 출간된 <이소룡 세대에 바친다>의 개정판으로 그의 첫 산문집이기도 하다. 17년의 세월을 거슬러 작가의 추억 여행에 함께하는 것도 내게는 멋진 여행이 될 것 같다.
자신의 시에 대해, 시적 상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이 책은 영화감독으로써의 유하를 만나기 보다 시인 유하를 만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사실 나는 시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은유적인 표현 등으로 내게는 늘 어려운 분야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가가 들려주는 시인 유하의 일상, 그의 취향 등 개인 유하를 만날 수 있는 것은 내게는 큰 행운이라 할 수 있겠다.
사실 우리 세대는 이소룡은 그저 전설(?)속에나 등장하는 무술 잘하는 사람 정도로만 기억된다. 그래서 작가의 이소룡에 대한 이야기를 100% 공감하기는 쉽지 않지만 부모님 세대에는 충분히 공감되는 이야기인듯 싶다. 책을 읽고 산책길에 아버지와 대화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책 속의 이야기를 했더니 아버지께서도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어 하시는 것 보면 말이다. 아버지께서 이 책 읽고나면 충분한 대화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아버지 세대를 이해하고 아버지와 같은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거리가 생겼다는 것 만으로도 내게는 참으로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다. 같은 책을 읽고 아버지와 대화해 본게 언제적 일이었던지 기억도 가물거리니 말이다.
책을 읽으며 작가가 왜 '추억은 나의 힘'이 라고 했는지 이해 할 수 있었다. 작가가 추억하는 이야기들이 내가 함께 추억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이해 할 수 있고 내 추억과 비교하며 서로 다른점을 서로 같은점을 알아가는 재미도 무척 쏠쏠하다.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추억여행에 함께한 기분, 참 좋다.
영화감독 유하의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도 시인으로써의 유하를 좋아하는 분들도 모두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이 책 <추억은 미래보다 새롭다>는 작가와 동시대인이라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추억여행을 함께하는 것으로, 그보다 아래 세대라면 부모님 세대를 이해하는 장이 될 것같다. 내게는 아버지와 함께 나누는 대화의 시간이 기다려지게 하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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