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델리아의 동업자 버니는 유서에 탐정 사무소와 비품 전부를 그녀에게 넘긴다고 남겼다. 전부라는 단어에는 밑줄을 그어 강조했다. 스물두 살의 코델리아는 뛰어난 이해력과 지성을 가졌다. 그걸 버니는 부러워했다. 젊음과 지성. 버니는 그 점을 높게 사 동업 제안을 했고 달리 선택할 길이 없었던 코델리아는 명판에 자신의 이름 뒤에 '양'을 빼달라고 설득하면서 일을 시작했다.
암에 걸린 버니는 손목을 두 번 그어 목숨을 끊었다. 사람들은 이제 코델리아가 무슨 일을 할지 당연하게 궁금해했다. 코델리아는 그 점이 이상했다. 공동 대표가 죽으면 다른 대표가 사업을 이어 가면 될 일 아닌가. 자신 바로 그녀 코델리아가. 사람들은 탐정 일은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이라고 직접적으로 말한다. 그럴 때마다 코델리아는 이 일은 당신이 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코델리아가 그렇게 말할 때마다 사람들은 침묵한다. 방금 내가 무얼 들었지 하는 분위기를 풍기며. 대꾸를 하지 않은 이유는 그럴 거다. 코델리아의 말을 듣고 자신의 편협함에 반성하느라 잠시 말이 나오지 않는 거. 그랬으면 좋겠다.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이라니. P. D. 제임스의 장편소설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은 1970년대 영국에서 쓰였다. 50년을 건너서 달려온 소설은 감동을 넘어 전율을 느끼게 했다.
버니가 죽어도 탐정 사무소의 일을 이어가겠다는 코델리아의 행동에서 감동을. 사건 의뢰를 받고 죽을 위험에 처하면서까지 포기하지 않고 사건의 진상을 밝혀가는 코델리아의 집념에서 전율을. 새로 온 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이상한 사실을 확인했다. 여자, 결혼, 아이라는 사실을 밝히면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그런 것들 때문에 자꾸 취업이 안 됐다고.
1970과 2022년 사이에는 변화가 없었던 걸까. P. D. 제임스는 서문에서 이렇게 밝힌다. "나는 용감하고 영리한 젊은 여주인공이 삶의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다들 해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일에서 기필코 성공을 거두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버니의 죽음을 처리하고 탐정 사무소에 혼자 있을 때 코델리아는 극적으로 사건 의뢰를 받는다.
자신조차 자신의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순간에 코델리아는 혼자 일을 착수한다. 내일을 생각할 여유는 없으니 당장 오늘의 일부터. 학업을 마치지 않고 정원사 일을 하며 오두막에서 살아가던 한 청년의 죽음의 실체를 밝혀가면서 코델리아는 성장한다. 여자라는 조건 앞에 붙은 편견의 장벽을 허물지는 못하지만 실금을 내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일을 하면서 한 번씩 느끼고 좌절한다. 내가 여자라는 것 때문에.
P. D. 제임스는 소설을 쓰겠다는 의지로 평생을 살았다. 일을 하면서도 새벽 시간에 글을 썼다. 근무 중 여자라서 느꼈을 어이없는 상황을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근사한 제목을 가진 소설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이 탄생했으니까. 모종의 불합리함과 불공정을 이겨낼 수 있는 단서를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치의 힘을 끌어모아 써서 2022년의 여자들에게 남겨 주었다.
자신을 낳고 한 시간 만에 돌아가신 엄마에게 코델리아는 상상으로 묻는다. 이 일이 어떻냐고. 상상 속에서 '엄마는 이 일이 여자에게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직업이라고 말'한다. 코델리아는 그 말을 자신의 힘으로 증명해낸다. 모든 일은 여자에게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직업이다. P. D. 제임스는 말하고 코델리아는 보여준다. 여자라서가 아니라 상대가 가진 치졸함과 치사함 때문에 좌절을 느끼는 거다. 분명히 해야 한다.
당신이 문제라고 느끼도록 몰아가는 그들이 문제다.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의 결말은 완벽하다. 이런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걸 보여주지만 우리의 친구 코델리아는 그런 것 따위 신경 쓰지 않으리라는 자세를 취한다. 앞으로의 일은 모르겠고 오늘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
|
2번 읽으세요 정말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거의 대부분의 추리소설이 남자 탐정 남자 도둑인데 여자 탐정이 소설인 책... 정말 재밌었어요 페미니즘을 격하게 드러내지 않고 절제되게 드러내서 더 좋았어요 나이가 드니 나와 다른 견해라고해서 특히 여자라고 무시 당해서 불같이 화내는거보다 이성적으로 차분히 냉정하게 내 견해를 드러내는게 현명하단걸 느꼈어요 이 책이 그런 느낌이었어요 단순 추리소설이 아니라 페미니즘을 결합해 더 재밌었어요 더불어 작가님의 철학관 세계관을 엿볼수 있는 명언들이 넘 인상깊은 소설이었어요 추리소설을 통속소설이라하지만 이 작품은 시간때우기용으로 읽을수 없는 걸작입니다 예쁘고 명석한 두뇌를 가진 여탐정 코델리아와 함께 사건해결하러 떠나세요!! |
|
2번 읽으세요 정말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거의 대부분의 추리소설이 남자 탐정 남자 도둑인데 여자 탐정이 소설인 책... 정말 재밌었어요 페미니즘을 격하게 드러내지 않고 절제되게 드러내서 더 좋았어요 나이가 드니 나와 다른 견해라고해서 특히 여자라고 무시 당해서 불같이 화내는거보다 이성적으로 차분히 냉정하게 내 견해를 드러내는게 현명하단걸 느꼈어요 이 책이 그런 느낌이었어요 단순 추리소설이 아니라 페미니즘을 결합해 더 재밌었어요 더불어 작가님의 철학관 세계관을 엿볼수 있는 명언들이 넘 인상깊은 소설이었어요 추리소설을 통속소설이라하지만 이 작품은 시간때우기용으로 읽을수 없는 걸작입니다 예쁘고 명석한 두뇌를 가진 여탐정 코델리아와 함께 사건해결하러 떠나세요!! |
|
유명한 명작 추리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은 탐정이나 괴도나 최종악당도 전부 남자로 구성돼있어서 어렸을땐 경찰이나 형사같은 장래희망은 생각도 해본적 없는것같아요 여자주인공이 탐정으로 나오는 이 책은 고전 소설의 차별적인 부분을 짚어 현대에 나온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70년대에 나온 책으로 그 당시에도 혁신적인 소설이었다는게 놀랍네요 또 특이한 부분은 보통 추리소설의 주인공들이 천재적인 두뇌와 카리스마를 갖고 범인을 상대하는데 여기 주인공은 나이도 어리고 경력은 물론 능력도 검증되지않은 사람이 덜컥 탐정일을 시작하게 되는거라 흥미로워요 |
|
학교에서 수업용으로 선정한 영국소설이라고 해서 일단 한글 번역본을 사봤는데, 생각보다 재밌어서 놀랐다. 추리물에 대해서는 문외한인지라 P. D. 제임스 씨가 유명한 작가인 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찾아보니 유명한 사람이었다더라. 묘사가 과하다는 의견도 봤는데 나는 무난하게 잘 읽었다. 그리고 제목의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이 반어법이 된 것처럼, 코델리아라는 주인공으로 또 다른 연작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연작이 있을까, 하고 찾아볼 필요성이 있을 것 같았다. 수업 교재였기에 반강제적으로 읽은 책이었지만, 생각보다 좋은 책이었다. |
| 예전에 '여탐정은 환영받지 못한다'라는 제목으로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다 읽고 나니 지금 제목이 좀 더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난 후 이북으로 다시 읽는데 예전에는 잘 캐치하지 못했던 주인공의 감정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시보니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가 나오네요. 분량에 비해 굉장히 생생하게 묘사되는 조연들입니다. 배경은 케임브릿지 시대는 70년대인데 전화부분을 빼면 현대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잘 봤습니다. |
|
책 표지와 그립감만 보면 그저그런 일상속 사건수첩 같지만 막상 읽어보니 어느 추리소설 못지않다. 당찬 젊은이 코델리아는 (의식적으로 여성이란 단어을 지웠다) 동업자 버니가 자살하자, 혼자 사건을 맡게 되는데.. 버니와 함께 수사했던 경험을 토대로 하나하나 진실에 다가가지만, 나는 그 스토리가 전부다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그랴도 전체적인 맥락상 범인과 범죄의 현장을 유추해 볼 수 있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읽게 되어서 너무나 다행인 책.. |
|
추리소설을 좋아하는데 여자 탐정은 거의 없죠. 그래서 대충 줄거리만 보고 구입했습니다. 괜찮아요. 주인공은 사건을 풀기 위해 열심히 발로 뛰어다니고요, 진상에 근접하고, 해결을 위해 나섭니다. 그런데 결말이...... 이게 갑자기 확 분위기를 깨는 것 같았습니다. 뭐어 그럴 수도 있는 일이지만 결말의 선택 이후에 일어나는 일들도... 추리소설 치고는 좀.. 제 마음에는 안 들었네요. 재독은 아마 안 하지 않을까 싶어요. 여성 탐정이 조금 더 활약했으면 좋았을 것을요. 그래도 중간의 문구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겁먹을 게 뭐가 있어요? 그저 남자들이나 상대하게 될 텐데.” 이런 여성 탐정이 더 많이 등장했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