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바이크는 위와 같이 자서전이 가지는 깊이를 생각할 때 그에 꼭 맞는 인물이 '카사노바'였다.
시대의 바람둥이, 난봉꾼으로 알려진 카사노바를 다시 보게 된다. 젊은 시절에 번역을, 연극 비평을, 연극 대본을, 연극 잡지를 발간하기도 한 카사노바. 만년에는 회고록을 썼는데 이 회고록을 바탕으로 츠바이크는 그의 인생을 재구성하였다. 책을 읽는 내내 배시시 웃음이 수시로 난다. 츠바이크의 특유의 섬세한 문장과 빠른 전개로 단숨에 카사노바를 알게 된다. 웃으면서.... 다만, 원작에서 한 인물만 따로 떼어서 책으로 낸 기획에는 고개를 젓는다. 원작의 머리말이 작가가 주는 저작의 '정수' 이기 때문이다.
|
|
"이제 자코모 카사노바는 교수대의 형제인 비용과 그 밖의 온갖 어두운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세계문학에 속하게 되었고 수많은 도덕적 문인들이나 재판관보다 더 오래 생존할 것이다"/163쪽
츠바이크의 예상(?)은 적중했다. 2010년 프랑스 도서관에서 카사노바의 회고록을 문학적으로 가치를 인정한다는 발표를 하게 되었으니까.. 얼마전 카사노바에 관한 방송을 보게 되었다. 실존인물이란 생각보다, 바람둥이를 총칭해 불리는 말인줄 알았다. 방송을 보는 내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우선 그는 바람둥이가 맞긴 한데..그가 피는(?) 바람은 뭔가 달랐던지..그의 흉흉한 소문을 알면서도 여인들은 그에게 환호했다는 사실이다.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방송 강연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카사노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보면서도 믿겨지지 않는 순간이 많았다. 그런데 그의 회고록이..마침내 문학적 가치로도 평가를 받았다니..궁금해졌다. 대부분 자신이 사귄 여자들에 관한 보고(?)에 가까운 회고록인데..어떤 문학적 가치가 있엇을까.... 3,700쪽에 달하는 회고록을 읽을 자신도 없거니와, 그의 연애담(?)을 읽어낼 자신이 있을까 싶었는데..그 순간 내 눈에 <카사노바를 쓰다>가 눈에 들어왔다. 츠바이크를 애정해서 구입한 것 같긴 한데..무슨 이유로 구입했는지에 대한 기억은 나질 않는다...그때도, 카사노바가 실존인물인가? 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던 모양이다. 츠바이크가 관심을 두게 된 인물이라면..이란 호기심도 물론 있었을 테고... "괴테 톨스토이 평소에는 그다지 점잔빼지 않는 스탕달까지도 수많은 침대에서의 모험과 지극히 세속적인 사랑과의 조우를 양심의 가책으로 재빨리 흘려 넘겨 버렸다.그래서 이 뻔뻔할 정도로 솔직하고 철면피한 인간 카사노바,이런 일에서 모든 장막을 치워 버린 카사노바가 없었다면 세계문학은 남성의 성에 대한 솔직담백하고 철저히 복합적인 상을 갖지 못하게 되었을 것이다"/157쪽 카사노바의 회고록이 완전체로 공개된 것이 1960년이였으니까, 츠바이크가 읽은 회고록은 요약본이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시대를 뛰어 넘어, 여전히 그의 회고록에 문학적 가치가 있었음은 분명해 보인다. 방송에서 전해준 카사노바에 대한 이야기와 츠바이크의 이야기는 많이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방송을 통해 궁금했던 부분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 받은 부분이 보여서..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돈 후안과 카사노바가 다른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이 그랬다. 호색한이라 모두가 알고 있으면서도..그를 바람둥이라 고소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부에서 쾌락을 추종하는 인물이라 구속했으니.. 카사노바의 쾌락에는 분명 무언가가 있지 않았을까... 츠바이크 생각에 공감했다. "카사노바 이외에 다른 어느 누구를 통해서도 18세기의 일상과 문화 이를테면 무도회나 극장 커피숍 축제 여관 도박방 사창가 사냥 수도원 및 요새를 더 잘 알 수는 없을 것이다.우리는 그를 통해서 당시에 사람들이 어떻게 여행하고 식사하고 놀고 춤추고 거주하고 사랑하고 즐겼는지를 알게 되었다"/161쪽 가볍게 바람피는 이들에게 '카사노바' 라고 부르면 안될 것 같다. 카사노바가 하는 사랑의 방식을 이해하기에는 여전히 어렵지만..그는 여성들을 단순히 쾌락의 도구로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그에게 사랑은...모험의 대상이었다. 쉽게 이해할 수 없지만..카사노바가 살았던 시대를 이해하게 된다면,상황은 달라진다. 방송에서는 카사노바의 연애담과, 사기꾼의 면모가 부각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마지막에 회고록을 쓰게 된 것은 너무 뜬금없어 보였다.당연히 문학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납득할 수가~~ 그런데 츠바이크의 평전을 통해, 문학적 가치로 인정받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회고록을 읽을수 없을 거라 답답했는데, 아주 조금이지만 츠바이크 덕분에 맛볼 수 있었다. 카사노바라는 인물이 궁금해서 읽게 되었는데, 그가 문학작품에서 어떻게 변주되어 등장하고 있는지를 알게 된 것 같아 재미나게 읽을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