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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밤] 원작의 형식엔 손 대지 맙시다.
"[환상의 밤] 원작의 형식엔 손 대지 맙시다." 내용보기
츠바이크의 소설은 치밀하다. 고급스럽고 시적인 언어가 인물 내면의 치밀한 심리 묘사와 함께 절묘하게 배합되어 있다. 언제나 병적이고 고립되고 평범한 삶은 거부한 인물이 있다. 그 속에서 인간 본성을 찾는다. 이 작품 또한 그 시작부터 그러하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간추려 보면, 풍족하고 지루한 생활을 한 오스트리아 빈 상류사회 주인공은 '불감증'에 빠져든다. 무엇에
"[환상의 밤] 원작의 형식엔 손 대지 맙시다." 내용보기

  츠바이크의 소설은 치밀하다. 고급스럽고 시적인 언어가 인물 내면의 치밀한 심리 묘사와 함께 절묘하게 배합되어 있다. 언제나 병적이고 고립되고 평범한 삶은 거부한 인물이 있다. 그 속에서 인간 본성을 찾는다. 이 작품 또한 그 시작부터 그러하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간추려 보면, 풍족하고 지루한 생활을 한 오스트리아 빈 상류사회 주인공은 '불감증'에 빠져든다. 무엇에도 지루한, 진공상태의 불감증.

 그러던 어느 초여름날, 우연히 나선 군중들 속에서 감정의 새로움을 느끼게 된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모두가 명랑해 보였고, 저마다 다채로운 거리의 따사로움에 빠져드는 것 같았다. 나무들이 새파란 잎사귀를 흔들며 도로 한가운데서 넓은 숲을 이루고 있는 모습은 특히 장관이었다. 이 따스함 속에서 산보하는 사람들의 물결은 내게 기적처럼 여겨졌다."(22쪽)

 군중에 휩쓸려 갔던 경마장에서 많은 돈을 손에 쥐게 된 주인공은 조금은 비속하지만 꾸밈없는 인간의 냄새를 맡으며 만나게 된 부랑자, 노숙자, 창녀들에게 돈을 마구 뿌리게 된다. 상류사회 겉치레보다 훨씬 진실한 삶의 모습에 감사해하며....  돈 몇 푼을 위해 그의 품에 안긴 불쌍한 창녀의 말라빠진 어깨를 어루만지고, 키스하며 마침내 참된 인간애를 흡입하는 주인공이다.

" 나는 가난한 대학생이나 하녀, 노동자들이 길을 가는 도중에 이런 돈들을 발견하고 행복에 겨워하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가슴이 뿌듯했다. 그것은, 오늘처럼 환상의 밤을 맞이하며, 나 스스로 나라는 놀랍고 행복한 존재를 발견하게 된 것과도 흡사한 뜻밖의 기쁨이었을 것이다."(146쪽)

 

[손에 들고] 다닐만큼 작은 책이다. 160쪽에 100mm 폭을 가진.... 그리고 위의 이야기에 보았듯이 내용 또한 아주 간단하다. 하지만 츠바이크의 주특기, 인물의 심리묘사는 그 어떤 다른 저작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탁월하다. 책은 언제 출간되었을까. 집에 있는 그의 작품 앞 뒤를 다 뒤져보아도 『환상의 밤』 출간 년도가 소개되어 있지 않았다. 겨우겨우 찾아낸 년도, 1922년 츠바이크는 책을 내었다. 빈의 지루한 상류층, 인간애 발견, 뭐 대충 봐도 자기 이야기 같다. 예술가는 작품을 빌려 자기 이야기를 하는 법이다.   

 

[하지만 책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일단 자기 자신을 발견한 사람은 이 세상에서 더 이상 아무 것도 잃을 것이 없으며, 언젠가 인간을 자신의 품 안에 껴안아 본 사람은 모든 인간을 포옹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 글의 주인공 프리드리히 미카엘 남작은 몇 년 뒤 리바루스카 전투에 참전하여 사망했다. 그의 글은 소포로 친척들에게 전달되었다. (< 머징????????)

( 154쪽  소설의 마지막 )  

 

 " 끝으로 번역을 하면서 자의적으로 여러 부분을 윤색(潤色, 윤이 나도록 다듬고 매만짐)했음을 밝혀 둔다. 특히 원문의 앞부분에는 회상의 내부로 들어가기 위하여 인위적으로 설정된 ㅡ 독일에서 19세기 유행한 ㅡ 이른바 틀 또는 액자소설 형식의 도입부가 있는데, 요즘 세대의 독자에게는 다소 진부한 느낌이 들어 이를 없애고, 소설 끝에 그 내용만 간단하게 처리했다. " (159쪽 옮긴 이 해설 마지막 글)

 

 

 

  이런 책이었다.  츠바이크는 번역자에 의해 앞부분이 뭉탱이로 짤려나가는 수모를 겪은 것이다. 철학서에서 일부분을 역자 나름의 해석으로 재구성하는 건 보았어도 문학책에서 이렇게 편집하고 요약하는 건 처음 본다. 이건 아니다. 츠바이크 작품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지 않았다는 찝찝함이 느껴졌다. 허나, 배움이 없는 우리가 어쩌겠나. 국내 츠바이크의  『환상의 밤』은 오래전 책과 세창미디어의 이 책 모두 이 번역자의 번역본 뿐인 것을....

모쪼록, 원작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책으로 재출판 되길 기대해 본다.

 

 

m*****1 2020.09.06. 신고 공감 1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