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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세계사를 입시위주의 암기과목으로 때웠던 나에게는 이번 겨울이 좋은 탐구의 기회였다. 그러나 세계대전은 워낙 방대하여 쉽게 접근하고자 하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6권까지로 구성된 세계 제2차대전사가 있어서 우선 두 권만 주문하여 읽기로 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사진과 간략한 설명이 마음에 쏙 들었다. 무엇보다 전문가가 아닌 매니아로서 엄청난 연구와 자료조사를 해낸 저자의 간결하면서도 정확한 설명은 감탄을 금치 못하게 만들었다. 겨울 기나긴 밤을 꼬박 새우면서 읽어나갔다.
세계2차 세계대전은 히틀러라는 인물의 탄생에서 죽음까지 한 사람의 생애와 거의 맥을 같이한다. 그의 탄생과 성장과정 그리고 정치에 입문하기까지의 수많은 억측과 편견을 바로잡고 객관적으로 묘사한 저자의 시각에 신뢰가 갔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누가 말했다. 우리를 둘러싼 열강의 입장이 확연히 이해가 되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나라는 같은 어리석음을 되풀이 할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무엇보다 재미있다. 그리고 정확하다. 또한 두고두고 주위사람들에게 읽히고 싶은 책이다. [인상깊은구절] 알려진 바와 같이 그는 사자후를 토하여 수백만의 인간을 단숨에 휘어잡는 능력을 가진 뛰어난 웅변가는 아니었다고 한다. 오히려 말투는 어눌한 편이었고, 오스트리아 사투리가 심했으며 목소리조차 새되어 듣기에 거북했지만 그 목소리는 힘이 있었고 간단명료했으며 무엇보다도 잘 들렸다. 그는 이 연설에 의지하여 권력의 정상까지 올라섰고, 전 독일국민을 휘어잡아 그들을 죽음의 전선으로 내몰았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1945년 4월, 베를린의 지하호에서 울려퍼진 한발의 총성과 함께 현실과 공상, 광기와 이성, 삶과 죽음이 항상 사이좋게 공존했던 이 사나이의 모순으로 가득찬 생애가 끝났을때 그의 나이는 56세 집권 11년을 맞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