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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인터뷰한 적 있는 장동석씨가 ‘살아있는 도서관’(현암사 간)을 다. 그나 나를 인터뷰한 것은 한기호 선생이 하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책 전문잡지 ‘기획회의’(링크)의 ‘기획회의가 만난 사람’이라는 코너였다. 그전에 그와 일면식이 없었는데, 그는 잘 알고 지내던 김삼웅 선생을 인터뷰하던 중에 나를 소개했다며 나를 찾았다. 나는 그 만남이 있기 얼마전 김삼웅 선생과 KBS에서 하는 단재 신채호선생 다큐(링크) 촬영을 위해 중국 취재를 안내했었다. 그 길에서 김선생님은 나를 좋게 봐주셨고, 장동석씨에게 소개한 것이다. 위 인연이 주는 코드 만으로도 나와 장동석씨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연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책의 첫 인터뷰이인 고미숙 선배나 출판과 인연이 있는 여산통신 조철현 사장과의 인연 등을 하면 언젠가는 만날 수 있는 친구인데, 어떻든 의외로 빨리 만났고, 인연들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듯 세상은 촘촘한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꾸며져 있고 그것을 통해 만나게 된다. 물론 페이스북이나 트워터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보조장치가 활성화되어 더 빨라지고 있지만 어떻든 그건 인프라일 뿐 사람이 만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인연의 고리들이 있는 것 같다. 이런 인연이 아니더라도 어떻든 나는 이 책을 들게 뻔하다. 나 역시 책을 좋아하는 다독가인데, 책에 관해서는 대가들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을 한권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리 만무했다. 사실 인터뷰집 읽는 것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인터뷰집은 내놓기는 쉬우나 좋은 책을 만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문은 물론이고 많은 매체들이 있어서 인터뷰는 빈번하게 나온다. 사실 신문은 물론이고 여성지, 주간지 등 많은 인터뷰가 실리지 않는가. 때문에 책을 내고자하면 형식을 갖추어 언제든지 출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책에서 좋은 책을 만나기는 어렵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좋은 인터뷰라는 게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인터뷰는 세상에서 치르는 가장 기본적인 행동이다. 물론 기록으로 남는 인터뷰라면 한정이 되겠지만 세상에 사람을 만나는 행위 자체가 인터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인터뷰의 성공여부에 따라 인생이 결정되어 가는 만큼 인터뷰는 보편적인 행위다. 인터뷰의 준비, 자세 등 성공적인 인터뷰를 위해서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특히 글로 그 결과를 풀어내는 것은 더 고역이기도 하다. 더욱이 그 인터뷰이가 사상계나 학계 등에서 대가의 반열에 오른 이라면 더 그러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에 나온 책이 완벽을 기대하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했다. 젊은 출판평론가 겸 프리랜서 작가가 어떻게 대한민국 지성계의 대표인물들을 속속들이 들여다봐 그 내면을 몇페이지로 풀어낼 수 있겠는가. 아무리 양해를 해도 인터뷰는 결코 긴 시간을 할해할 수 없다. 길어야 하루고, 짧으면 한두시간이다. 그런데 그 시간 동안 상대방이 가진 비밀한 노하우를 캐치하고, 때로는 그것을 집요하게 공략해 답을 잡아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의 관점으로 그 성을 두드려봐야 한다. 사실 제대로 된 인터뷰를 하려면 그가 쓴 책 정도는 읽고 접근해야 하는데, 이 책의 인터뷰는 적어도 10여권에서 백여권 가량의 책을 낸 이들인데 그들의 책을 어떻게 다 읽을 수 있겠는가. 서설이 좀 길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충분한 가치를 지닌 책이다. 우선 인터뷰할 대상을 잘 골랐다는 점이다. 빠진 이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래도 제대로 책을 읽었다하는 이들은 대부분 포함시켰다. 물론 <기독교 사상>이라는 잡지의 틀 때문에 한계도 있었겠지만 이슬람을 전공한 이희수교수까지 포함하는 등 포용적으로 인터뷰이를 골랐다. 비교적 객관성을 띠고 있지만 책은 기본적으로 <기독교 사상>의 색채를 많이 띠고 있다. 개인적으로 기독교는 존 번연의 <천로역정>을 읽을 때가 가장 가까웠고, 이후는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낯설 수도 있는데 이 책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 이유는 기독교가 이땅 민주화를 위해 비교적 헌신적인 역할을 할 때 활동하던 분들의 이야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고미숙 선생이나 김삼웅 선생처럼 그가 관심을 가졌거나 만남의 기회가 많았던 인터뷰는 상당히 내면한 곳까지 접근해 그들을 안내하는 기본서 역할까지 하고 있어서 반가웠다. 로쟈라는 필명으로 서평을 쓰는 이현우 교수를 본 것도 좋았다. 나보다 한 살 위인데, 헤르만 헷세와 도스또옙스키를 사숙한 것까지 나랑 같아서 반갑기까지 했다. 아파트의 변화 운동을 한다는 김찬호 교수의 생각도 재밌었다. 사실 우리에게 아파트는 이웃과 단절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이것을 바꾸어보자는 운동을 하는 분이다. 지금 생각해도 이상한 건데 왜 아파트는 이웃과 친하면 이상한 건지 도대체 이 풍토가 우습기 때문이다. 입구도 같고, 대문도 가까운데 벽 간에 시멘트가 있어서 멀리 지내야하는지 나는 그 선입견이 좀 우습다. 아파트가 이미 보편화된 주거 방식이자 특권층의 공간도 아닌 만큼 그의 운동이 잘 진행되기를 바란다. 서울시장에 당선하면서 이제 더 큰 역할을 하는 박원순 시장이 주창하는 융합적 사고(155페이지)에 대한 충고도 주의깊게 들어볼 만한 내용이다. 박이문 교수의 환경철학에 대한 생각(172페이지)도 눈에 띠었다. 아울러 홍세화 인터뷰를 읽으면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정기구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니 손실(?)이 많은 책 읽기도 하다. 책 전반을 읽다보면 많이 겹치는 책이 있다. 어떤 기준인지 모르지만 저자는 이 가운데 일곱권을 추려서 정리했다. <사상계>나 <기독교 사상>이 잡지고, 연재 후 책이 된 <뜻으로 본 한국역사>, 루쉰의 <아큐정전>, 도스또옙스키의 <카라마조프네의 형제들>, 리영희 선생의 <전환시대의 논리>,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다. 이 책들은 본문에서 보다는 책 전체가 주는 메시지와 상통하는 책들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리숙하지만 시대를 통찰하는 아큐나 종교의 비의를 알고 있으면서도 역사에 수레바퀴를 지고 가는 알로샤가 오히려 진리일 수 있다는 것을 공감하게 한다. 사실 이 책의 제목과 같은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나는 런던에서 사람책을 읽는다’(김수정 저)라는 책에서 소개한 리빙 라이브러리다. 이 프로그램은 인생의 다양한 여정을 살아온 이들을 읽을(인터뷰할) 수 있게 한 프로그램으로 나에게 굉장히 흥미로웠다. 만약 이 책에서 소개된 이들을 현장에서 읽을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해도 재밌을 것 같다. 물론 연로하신 분들도 있어서 실현되기는 어렵기는 하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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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책장엔 어떤 책이 꽂혀있고, 어떤 책을 즐겨 읽을까."
단순히 책을 추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책과 함께 있었던 이야기를 하는 인터뷰이들의 이야기들은 흥미로웠다. 책을 읽었던 때의 이야기나 시대 이야기, 책을 읽음으로써 얻은 것 그리고 지금 내게 미친 영향 등등.. 살아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사실 이야기가 재미있는 건, 입을 통해 전해지는 그 사람의 기억이기때문 아닌가. 뭐 난 여기의 인터뷰이들만큼 평생을 독서에 매진하거나 몰두하지는 않았다. 그저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읽었던 게 전부인 일반 사람이다. 그리고 요즘들어서는 조금 가벼운 내용들을 주로 읽다보니까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책의 제목들이 언급될 때마다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그래서 전공했을 적의 일들도 생각이 나기도 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인터뷰이들이 말을 하는 것 하나하나가 참 깊이가 있다는 걸 느꼈다. 책을 일상으로 접하는 분들이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말하는 것의 느낌이 아닌 글을 읽는 듯한 느낌이라고 하면 어떤 느낌인지 전해질까.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들조차 여러가지 생각을 할 만한 대답을 내 놓는다. 그런 조리있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뭔가 엄청 부러웠다. 물론 정리하는 인터뷰어의 능력이 아예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역시 책의 힘은 여전히 첨단 기기들을 앞서는 듯 했다.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간단하게 책 추천을 받을까 해서 집어들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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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석 작가는 23명의 책벌레를 소개한다. 그들은 말 그대로 '살아있는 도서관'이다. 삶이 책 읽기며 글쓰기다. 그들이 탐독한 책들도 소개한다.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데 구태여 찾아 읽을 필요는 없지만 평생에 한 번 쯤은 읽어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독서력을 키워 나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이 탐독했던 책들을 읽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잡지 <사상계>, <기독교 사상>, 함석헌의 <뜻으로 본 한국사>, 루쉰의 <아Q정전>,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 E.H.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책 마지막에 수록해 놓았다. 이 책들이 한국의 지성인들을 낳게 한 책들이라고 하니 오래 오래 두고 읽을 책들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 같다.
"대형서점에 가면 상업적인 베스트셀러가 가장 좋고 쉽게 눈에 띄는 자리를 점령하고 고객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길담서원 서원지기 박성준 님은 이런 책을 패스트푸드와 같은 책이라고 말한다. 일반 독자들이 어딘가에 숨어 있을 양서를 찾아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꼭 읽어야 할 양서들을 찾기를 원하는 독자들이라면 <살아있는 도서관>에 나온 지성인들이 읽었던 책들을 참고하면 좋을 듯 싶다.
역사학자 이이화님은 역사를 스스로 독학한 특이한 경력을 갖춘 분이다. 손쉽게 역사를 연구하는 후대의 연구자들을 향해 따끔한 일침을 내려 놓는다. " 자료 습득이 손쉬운 왕과 왕비 이야기에 집중하고 양반네들의 이야기만 " 세상에 알리려고 한다는 점이다. 고민한 흔적이 없는 역사책을 보며 안타까워 한다. 왕과 왕비의 이야기뿐 아니라 삶으로 역사를 살아낸 민중들의 생활상을 밝혀 내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풍찬노숙 길 가의 역사학자 이이화님이 펴낸 책들을 한 번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지난 번 장동석 작가의 <다른 생각의 탄생>이라는 책에서 양서를 소개 받은 좋은 기억이 있어 또 다른 책 <살아있는 도서관>을 찾아 읽게 되었는데 책 읽기의 로드맵을 안내해 주는 것 같아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23명의 한국의 지성인이 탐독한 책과 그들의 책들을 읽어 보는 것만 해도 올 가을 풍요롭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설레이는 가슴을 간직해 본다. 책 읽을 여건이 썩 좋지 않더라도 그런 마음을 품고 지내는 것만 해도 가슴 뿌듯하다.
P.S 두서 없이 책 속에 언급된 책들을 정리해 본다.
열하일기, 임꺽정, 동의보감, 만인보, 수전 손택, 천국의 열쇠, 십자가에 달린 하나님, 야훼의 밤, 김대중 자서전, 문익환 평전, 역사의 연구, 지식인과 허위의식, 오리엔탈리즘,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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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도서관"은 내가 좋아하는 고미숙님, 김삼웅님, 박이문님 등의 인터뷰가 실려 있어서 읽어보게 되었다. 물론 이 시대의 지성이신 다른 분들의 도서관도 엿볼 기회가 있어 고마운 일이다. 대가들의 생각과 독서법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수 있는 기회가 너무 좋았던것 같다. 특히 이유명호원장님의 만화사랑에 대한 내용을 읽을때는 다시 한 번 생각의 틀을 바꾸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막연하게 만화의 장점에 대해 생각을 했었지만, 원장님의 구체적 예시를 통한 설명에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다른 모든 분들의 독서법과 책사랑은 책읽기의 또다른 방향 찾기에 많은 도움이 되었던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