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자식이 없는 아직 미혼인 처녀로서 이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당연히 애들 읽어주려는 용은 아니었죠. (^^) 오로지, 책이 너무 예뻐서였습니다. 평소에 예쁜 일러스트, 예쁜 동화책을 좋아하긴 했습니다만, 어쩜 이 책은 이렇게도 깜찍하고 그림이 예쁜지. 지은이 질 바클렘의 정성이 한올한올 느껴지는 정교한 그림, 아름다운 색감, 그리고 너무나 정감가게 귀여운 눈초롱, 앵초, 머위 들의 쥐 가족들... 수더분한 시골옷차림의 이 쥐들이 어쩜 이렇게도 귀여운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보셔야 해요!! 그리고 그냥 귀엽기만 한 그림은 아닙니다. 저는 어떤 그림의 가치를 다소 우스운 방식으로 평가하는데요, 그 기준은 정식 미술용 액자에 넣고 벽에 걸었을 때 우스우냐 아니냐 하는 겁니다. 그 점에서 이 책의 그림들은 합격입니다. 상업적으로 귀여운, 얄팍한 그림이 아니라 진정 일러스트로서 가치가 있는 그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종이가 원판처럼 보슬보슬한 종이가 아니라 그냥 매끈한 아트지라는 것입니다. 하긴, 일본 슈에이샤에서 나온 일본판도 아트지이긴 했지만. 물론 장점도 있네요. 같은 하드커버라도 영국 원판은 하드커버를 싸는 얇은 종이커버는 없는데 우리나라판(일본판도 마찬가지)에는 있거든요. 그건 좋네요. ^^ 거참, 안타깝습니다. 개인적으로 피터 래빗보다 백배는 더 예쁘다고 생각하는 일러스트인데 왜 팬시가 많이 안 나오는지... 쩝. 비슷한 계열의 그림이지만 훨씬 정교하고 아기자기하고 귀엽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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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들쥐 앵초는 겨울을 대비해서 가을 열매들을 거두어들이는 일을 하다가 호기심에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중에 길을 잃게 된다. 그리고 다시 가족들에게 무사히 돌아오는 이야기. 이야기의 맥은 뻔하다. 스토리에서 새로운 것이나 재미있는 것은 별로 없어보인다. 다만 그림이 정말 예쁘다. 그림 전체에 서정적으로 그려진 이쁜 들쥐들과 풍부한 색감의 열매와 수풀이 그득하다. 가을이야기의 핵심은 글 보다는 그림에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이런 그림들이 아이들의 정서를 풍부하고 부드럽게 만들어줄 것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쩐지 어른 취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찔레꽃 울타리는 시리즈로 들쥐들의 생활을 다루고 있는 모양이다. 이왕이면 시리즈를 함께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인상깊은구절] "누구 우리 앵초 못 봤나요?" 마타리가 들판을 향해 소리를 지릅니다. "여긴 안 왔어요." 찔레 덤불 꼭대기에서 열매를 따던 들쥐가 대답합니다. "우리도 못 봤어요." 빽빽한 산사나무 속 들쥐도 소리칩니다. '찔레꽃울타리'는 들판을 지나 냇가 옆 덤불 숲에 있습니다. 오래된 나무 기둥과 구부러진 뿌리 사이, 작은 굴뚝에서 가는 연기가 피어 오른다면 그 곳이 바로 들쥐들의 고향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