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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모두, 안녕히』청춘의 상처들을 떠나 보내다
"『모두, 안녕히』청춘의 상처들을 떠나 보내다" 내용보기
언젠가 본 영화인 '김씨 표류기'에서 여자 주인공을 기억한다.  자신의 방이 곧 온 세상이자 우주였던 여자. 오로지 하는 일이라곤 컴퓨터 앞에 하루종일 있는 것과 망원경으로 달 사진을 찍던 여자. 예쁜 얼굴의 배우였지만 꾀죄죄한 몰골과 산발한 머리로 나왔었던 그 영화속 여주인공. 어쩌면 저런 삶을 살까 싶었다. 사회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는 나로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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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본 영화인 '김씨 표류기'에서 여자 주인공을 기억한다. 

자신의 방이 곧 온 세상이자 우주였던 여자. 오로지 하는 일이라곤 컴퓨터 앞에 하루종일 있는 것과 망원경으로 달 사진을 찍던 여자. 예쁜 얼굴의 배우였지만 꾀죄죄한 몰골과 산발한 머리로 나왔었던 그 영화속 여주인공. 어쩌면 저런 삶을 살까 싶었다. 사회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는 나로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답답하지 않을까? 밖의 세상속이 궁금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번 작품속 남자 주인공도 그렇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다녀야 하는데 중학교도 다니지 않고 아파트 단지내에서만 생활하는 사토루가 그 주인공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단지내에 있는 도서실에서 책을 보고 체력 단련실에서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고 가라테의 창시자 '오야마 마스다쓰(한국명 최배달)'에 빠져 그가 했던 운동을 하며 열심이다. 저녁에는 107명의 초등학교 졸업생들의 집을 돌며 그들이 잘 있는지 순찰을 하는게 하루의 일과다. 시간이 흘러 초등학교 졸업생들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다른 고등학교로, 대학교로 점점 떠나가며 오래된 아파트의 졸업생들의 숫자는 점점 줄어간다. 타이지론느 라는 케이크 집에서 아저씨에게 케이크 만드는 법을 배우고, 여자친구도 사귀게 되지만 그는 아직 아파트 단지 밖을 나가본 적이 없다.

 

무슨 이유로 그가 단지 밖을 나가지 못하는가.

책의 중반까지 몇 년간의 그의 일상이 전개되고, 무슨 일이 있어 단지 안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를 거의 잊어 버렸을때에야 그는 이유를 설명한다. 초등학교 졸업식에서의 사건을. 그것도 바로 앞에서 목격할 수 밖에 없었던 사건을 말이다. 107명의 졸업생 아이들. 그 아이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곳. 단지 안을 벗어나면 커다란 공황상태에 빠져 버리게 된 사토루. 정신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을 앓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 버렸다. 여자 친구의 간절한 부탁으로 단지 밖으로 나가보려 하지만 그게 마음처럼 쉽지 않다. 여자친구도 떠나버리고 친구 소노다와 케이크 집을 하지만 소노다가 병으로 인해 가게에 못나오게 되자 곧 가게도 접고 만다.  

 

언젠가 신문에서 일본의 많은 젊은이들이 집 밖을 나가지 않고 생활하는 은둔형 외톨이인 '히키코모리'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었다. 그때에도 참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생각보다 이런 인물들이 많다는 사실. 우리나라 영화에서 다룬 것을 봐도 그렇고 점점 그런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에도 충격적이다.

 

별일 없이 아파트 단지 안에서만 생활하는 사토루.

이제 그만 그가 변화하는 모습을 바랬다. 초등학교때 보았던 그 사건과 장면을 잊고 새로운 삶을 살기를 바랬다. 아픔은 이제 그만. 청춘의 상처 또한 이제 그만 안녕을 고할 때가 왔다. 아무 일이 없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 초등학교 교실에서 집으로 돌아갈 때 썼던 말 '모두, 안녕히' 밝은 모습으로 아무일 없이 내일 다시 만나기를 바란 애틋한 마음. 모두 안녕히, 이제 세상 속으로 발걸음을 내딛을때.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2.04.01. 신고 공감 6 댓글 22
리뷰 총점 종이책
아비와 사토루, 그 부정과 긍정의 허무주의 사이에서...
"아비와 사토루, 그 부정과 긍정의 허무주의 사이에서..." 내용보기
이사를 간다. 곧!     그 누가 안그렇겠느냐만 이사는 내게 있어 정말 가장 하기 싫은 것 중의 하나이다. 다시 살 집을 구하고 주인이 어떤지 신경쓰면서 계약을 하고 중도금과 잔금을 맞추고 이삿짐 센터 계약을 하고 짐들을 정리하고 도배를 하고... 정말 이 모든게 내게는 전쟁을 치르는 것만 같다. 스무살 때 대학 때문에 서울로 올라오기 전에는 태어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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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를 간다. 곧!

 

  그 누가 안그렇겠느냐만 이사는 내게 있어 정말 가장 하기 싫은 것 중의 하나이다. 다시 살 집을 구하고 주인이 어떤지 신경쓰면서 계약을 하고 중도금과 잔금을 맞추고 이삿짐 센터 계약을 하고 짐들을 정리하고 도배를 하고... 정말 이 모든게 내게는 전쟁을 치르는 것만 같다. 스무살 때 대학 때문에 서울로 올라오기 전에는 태어난 후로 단 한 번도 이사란 걸 해본적이 없는 나이기에 더욱 그런 것 같다. 집이란 내게 그랬다. 나 이전부터 있어왔고 내가 있는 동안 늘 그렇게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는 존재였다. 집과 나를 별개의 것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이 집 역시 언젠가는 헤어지겠지라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 집은 곧 '나'였고 내가 언제든 안심하고 마음껏 머무를 수 있는 나만의 소우주였다. 그래서 왕가위의 영화 '아비정전'에서 그 영화에 중심에 사실은 아비의 '방'이 있었던 것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아비의 애정을 원하는 수리(장만옥 분)와 또 다른 한 여자는 계속 그의 방으로 오고 싶어한다. 그 방에 들어간다는 것은 바로 아비를 소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왕가위에게 있어 언제나 하나의 방이란 그 거주자 자체이기도 하기에. 그렇게 아비의 방은 아비 자신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아비의 이야기'라는 뜻의 제목인 '아비정전' 이 영화에서 아비의 방은 그  세계의 중심일 수 밖에 없었다. 그 중심에 있는 방에 들어가는 것은 그 존재를 받아들임과 같았고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것은 내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아비정전'은 하나의 공간이 거기에 거주하는 자아와 얼마나 결부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그것은 곧 97년이면 반환될, 언젠가는 떠나야 할 유통기한이 정해진 땅, '홍콩'에 사는 이들이라면 더 절박하게 와 닿을 생각이기도 했다.

 

 

   이번에 나온 구보데타 다케히코의 2007년작 '모두, 안녕히' 역시 공간과 자아의 결부를 보여준다. 이 소설의 주인공 사토루는 초등학교 졸업식날 벌어진 비극적 사건을 바로 가까이서 목격하는 바람에 그것이 트라우마가 되어 자신이 사는 아파트 단지 바깥으로 한 발자욱도 나갈 수 없는 존재이다. 나가려고만 하면 끝내 졸도할 정도로 발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는 그렇게 갇혀있고 다른 의미로는 자신만의 한정된 우주를 가지고 있다. 묘하게도 이 사토루는 왕가위의 '아비'를 많이 닮았다. 아비는 사실 자신을 낳아준 생모를 찾아 필리핀으로 떠나고 싶지만 홍콩을 상징하는 자신의 방에 내내 머무르는데 그 이유는 정작 생모를 만나게 되었을 때 자신을 거부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사토루 역시 마찬가지다. 그가  아파트 단지 바깥으로 나갈 수 없는 이유도 그 졸업식 날의 비극적 사고가 전혀 예기치 않게 찾아왔던 것(사토루는 만일 어머니가 이혼을 하지 않고 그래서 자신이 아버지 성을 그대로 따랐다면 앞자리에 앉아 그 비극을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 독백은 그것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저 우연하게 벌어진 것임을 강조하기 위한 독백이다.) 만큼 자신이 전혀 모르는 단지 바깥에서 그 어떤 일이 느닷없이 닥쳐올지 모른다는 그 예측불가능성에 따른 두려움이기 때문이다. 아비와 사토루 모두 자신의 의지가 전혀 개입할 수 없었던 사정으로 인해(아비는 어머니에게 버림을 받았다.) 스스로의 세계에 갇혀버린 자들이다.

 

   하지만 아비와 사토루는 그 세계를 대하는 데 있어서는 같지 않다. 아비는 그 세계를 부정한다. 그는 늘 '발없는 새'가 되기를 꿈꾼다. 그에게 있어 어머니가 있는 필리핀은 구원의 땅이다. 현재의 홍콩, 그가 있는 방은 기필코 벗어나야 할 유배지이며 그 영혼의 무덤일 뿐이다. 때문에 거기서 나누는 모든 사랑 조차 오로지 순간을 버텨내기 위한 일회용 사랑일 수 밖에 없으며 이별은 숙명적으로 예정되어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이데거가 니체의 니힐리즘을 강론하면서 니힐리즘, 즉 허무주의에는 두가지가 있다고 말을 했는데 하나는 부정적 허무주의이고 다른 하나는 긍정적 허무주의라고 한다. 부정적 허무주의는 세상이 허무함으로 세상을 부정하는 것이다. 즉 아비의 모습이다. 긍정적 허무주의는 어차피 세상의 본질인 허무를 긍정하고 오히려 그 허무로 빈 여백들이 많이 그려졌으므로 그 어떤 것에도 속박되지 않고 거기에서 무수한 가능성들을 만들어낼 줄 아는 허무주의를 말한다. 이것이 니체가 정말로 원했던 허무주의이며 이 소설의 사토루가 보여주는 것이다. 즉 하이데거가 말했던 '긍정의 허무주의' 대로 그는 그렇게 한계지워진 자신의 세계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여 다양한 만남과 이별 그로인한 성숙등 온갖 삶의 가능성들을 창출한다. 사람들은 아파트 단지 안의 좁은 세계가 뭐가 대수롭겠느냐고 혀를 끌끌 차지만 사토루는 그에 구애받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것, 들을 수 없는 것 등등을 찾아내며 남들이 좁다고 하는 이 세계가 사실은 얼마나 새롭고 다양한 존재와 삶들로 채워져 있는 것인지 깨닫는다. 거꾸로 그 많은 것들을 모르는 사람들을 그는 애석하게 여긴다. 때문에 신체가 일으키는 발작 때문에 나가지 못하긴 하지만 애당초 사토루 스스로 나갈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그는 그렇게 지금 그가 있는 이 공간이 더없이 완벽하다고 느낀다. 오히려 그 공간의 매력을 알기도 전에 빠져 나가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여긴다. 그렇게 사토루는 왕가위의 아비와는 정반대의 자리에 서 있다.

 

   그러면 사토루는 어떻게 아비와 정반대의 자리에 있을 수 있게 되었을까? 다른 말로 사토루는 어떻게 긍정의 허무주의를 가질 수 있었을까? 그건 바로 사토루가 타인들에 대해 관심과 배려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관심과 배려는 사토루가 밤마다 아파트 단지를 순찰하는 것에서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사토루는 그렇게 순찰을 하면서 단지 내의 사람들이 어떻게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지 관찰하며 종내는 그들의 삶에 스스로가 어떤 도움을 줄 지 생각한다. 결국 그러한 관심과 배려로 인해 사토루는 훗날 마리아를 학대하는 아버지에게서 구출해내고 늘 방화의 위험으로 몰락해 가던 자신의 아파트 단지 마저 구하게 된다. 하지만 아비는 달랐다. 그는 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없었다. 그가 사랑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 그 자신이 이해받기 위한 것이었지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가 속한 지금의 홍콩은 언젠가는 떠나야 할 땅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속한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에 거기서 맺어지는 인간 관계 역시 부정적 관계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모두, 안녕히'와 '아비정전'을 비교하노라면 자신이 속한 세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가 아울러 타인에 대한 반응까지 결정하는 것을 깨닫게 된다. 때문에 어쩌면 니체도 하이데거도 긍정적 허무주의를 가질 것을 강조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긍정적 허무주의를 갖더라도 그렇게 내 세계를 긍정하더라도 그렇게 하나의 세계에 온전히 집착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사토루 처럼 내 세계가 확실하다고 해서 그 세계만 고수하고 사는 것이 괜찮은 일일까? 그래도 우리는 여기에 대해서 묻지 않을 수 없는데 왜냐하면 삶이란 것 자체가 그 무엇이든 제자리에 있도록 놓아두지 않기 때문이다. 아비를 보라 그는 어쨌든 필리핀으로 날아간다. 나 역시 서울로 와서 이리저리 이사를 다닌다. 결국 사토루 역시도 그 세계를 떠나게 된다. 그렇게 나나 아비나 사토루나 다 결별을 하게 된다. 왜?

 

 

   그건 모든 현재엔 다 유통기한이 있기 때문이다. 왕가위는 '아비정전'에서 그 이유를 기차로 표현했다. 끝없는 밤을 달리는 것만 같은 기차도 언젠가는 내려야 할 종착역에 다다른다. 결국 아비 역시 그 기차 안에서 숨을 거둔다. 왕가위에게 있어 그 기차는 바로 시간이었다. 흐를 수 밖에 없는 삶의 비유로서의 시간 말이다. 결국 도래할 시간들은  찾아오고 머무르고 싶은 현재는 끝이 난다. 때문에 항구적으로 그 순간에 머물고 있고자 하나 우리는 문득 버스가 멈췄을 때 관성의 작용을 받는 것 처럼  튕겨나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지금 자기가 있는 그 세계를 어떻게 생각하든 세계는 언젠가 허물어진다. 마치 밀물때 당신의 발 아래에 있는 모래들이 쓸려나가듯이... 아무리 영원할 것 같다고 생각되는 세계이더라도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시간의 초침이 당신의 목덜미를 꿰어 원하지 않아도 어디론가로 자꾸만 데려가고 있으니까...

 

   그러니 결국 우리는 그 세계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졌던 작별의 순간을 마음에 두고 있어야 하고 때문에 정작 그 순간이 도래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대비할 수 밖에 없다. 해서 구보데타 다케히코는 처음부터 그것을 염두에 두고 소설을 진행시킨다. 그것이 바로 사토루의 삶이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해버렸던 초등학교 졸업식날 같이 졸업했던 아이들이 하나 둘 아파트 단지를 떠나는, 바로 그 아이들의 이름들을 챕터의 제목으로 삼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게 다케히코는 언젠가는 도래하고야 말 작별의 순간에 앞서 사토루가 어떻게 그것을 받아들이게 되는지 하나하나 차근차근 그 과정을 보여준다. 이것은 긍정의 허무주의가 궁극엔 그토록 긍정했던 그 자신의 세계마저도 변화 가운데 열어놓게 될 것이다 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결국 사토루가 그 세계를 긍정하고 기꺼이 받아들였기에 가야할 그 시기가 왔을 때 훌쩍 떠나는 것 역시도 가능했던 것이다. 즉 다케히코는 소설 전체를 통해 이렇게 보여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긍정적 허무주의가 말하듯 결국 긍정과 변화는 하나라고 말이다.

 

 

  재미있고 정말 빠르게 읽히며 감정의 디테일들이 잘 살아나 있어 절로 사토루를 응원하게 만드는 이 소설은 그렇게 자기와 세계의 긍정과 변화를 받아들이는 기운으로 가득하다. 이것은 어쩌면 저자 자신 대학 입시 강사를 하다가 '삼십대 중반이면 다른 삶을 살아보는 것도 괜찮지'하는 생각에 소설가로 돌아서버린 그 삶의 경험이 있었기에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스스로가 어쩐지 아비와 같다고 생각되면 한 번 벗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한다. 아마도 읽어보면 사토루가 만든 긍정과 변화의 케익의 달콤함에 어느새 도취되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l****1 2012.02.25. 신고 공감 4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잊지못할거야, 사토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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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이 작품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잊지못할 것 같다. 매우 가볍게 잡고 가볍게 읽었지만, 어느순간 잠은 달아났고 새벽2시 눈물을 흘리면서 컴퓨터를 켰다. 도저히 그대로는 잠을 잘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와타라이 사토루는 원래 엔도 사토루었다. 세살때 이혼한 어머니 히나의 성을 따 그가 태어나기 삼년전부터 살았던 도영 후로쿠 제2단지 동 502호에 살고있다. 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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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이 작품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잊지못할 것 같다. 매우 가볍게 잡고 가볍게 읽었지만, 어느순간 잠은 달아났고 새벽2시 눈물을 흘리면서 컴퓨터를 켰다. 도저히 그대로는 잠을 잘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와타라이 사토루는 원래 엔도 사토루었다. 세살때 이혼한 어머니 히나의 성을 따 그가 태어나기 삼년전부터 살았던 도영 후로쿠 제2단지 동 502호에 살고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중학교를 가지않겠다고 선언한 뒤부터 사토루는 단지밖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의 선언은 누군가의 검증과 선생님의 성공불가능한 설득과 분노 이후로 (읽고있는 내 생각에는) 너무 쉽게 받아들여진채 그는 중학교 졸업장까지 손에 쥔다 (왜 이리 쉽게 받아들여졌는지와 또 등교거부를 한 친구와의 다른 대우를 보면서 느낀 의아함은 반복적이지만 전혀 지루하지않은 그의 자기단련과 몸만 커버린 어린아이를 보는 매우 색다른 매력 때문에 잠시 잊혀졌다) . 단지 안의 복지관에서 책을 읽고, 상영되는 영화를 보며 어느날 보게된 오야마 마쓰다쓰 (우리나라 이름으로는 최영의, 그러나 최배달로 가장 잘 알려졌다. 그가 얼마나 사토루에게 영향을 주었는지...를 생각해보니 그의 일생을 영화화한, 양동근 주연의 [바람의 파이터]가 매우 보고싶어졌다)의 극진가라테 책을 보고 반하게 되고, 일상의 목적을 정하게 된다. 두손가락으로 팔굽혀펴기와 물구나무서기, 눈찌르기와 낭심치기 등.

 

 
그에게는 아침, 점심, 저녁의 체력단련외에도 단지안을 순찰하며 동창생들에게 무슨일이 없는지 파악하는 것 또한 빠뜨릴 수 없는 일과였다. 또한, 원래 좋아하던 케익을 파는, 단지 안 제과점 타이지론느에서 케이크만드는 법을 배워 주인장의 뒤를 이으려는 꿈도 있다.

 

 

매년마다 사토루가 파악하는 107명의 동창생중 누가 이사를 하고 몇명이 남았는지 하는 것으로 장 (chapter)이 구분된다. 초등학교를 졸업한뒤 그가 대하는 사람들이라야 복지관 노리스기씨, 타이지론느의 사부, 어머니 히나나 동창생의 부모 등에 지나지않는 사토루에게 말투는 매우 짧고 단순하다. 이야기는 그의 짧고 단순한 말투처럼 매우 단순하고 직접적으로 진행된다. 얼마나 직선적이냐면 (최근 이런 유머트윗을 읽은 적이 있는데..'세 명이서 하는게 threesome이고 두명이서 하는게 twosome이라면 handsome은 뭐게?'), 청소년기의 최대관심사인 이성에 대해 바로 몸이 반응을 하며 강아지의 붕가붕가처럼 다른이는 신경쓰지않는다는 것. 하지만, 의외로 사토루의 단순함 때문인지 이야기는 당혹스럽기보다도 가까운 누군가의 은밀함을 눈치채고 귀여움반, 걱정반 등으로 쳐다보는 것처럼 다가왔다.

 

하지만, 20대를 넘어선 사토루가 사키를 사귀게 되고 제과점의 미래를 염두에 두면서 부터, 단지안을 벗어나지않는 미스테리는 보다 크고 심각하게 다가온다 (그 부분은 언급을 생략하고 싶다. 그 부분은 이 책을 잡는 분들이 직접챙길 몫 같아서). 그의 행동은 이제 더이상 단순무식의 독특한 매력이 아닌, 누군가에겐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조건인지라 비극적이 되버린다.

 

어떠한 것을 머리로 아는 것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다르다. 사토루의 강박적인 순찰에 이유가 있으며, 그 또한 규칙적인 걸음과 즉각적인 시각적 파악 이상으로 심적인 고통과 극복의 몸부림이라는 것을 알자, 단순무식한 그의 인상은 또 여러겹을 둔 심연처럼 복갑해져버린다. 인생은 컴플렉스의 극복으로 이어진다. 단지안에서만 살아 매우 단순하고 평온할 것 같은 그의 마음 속에는, 단순히 반한 것 이상으로 오야마 마쓰다쓰의 전설을 따라하며 강해지고픈 그의 격렬한 소망이 가득했다. 

 

어릴적부터 따돌림을 당했던, 간단히 무시당했던 소노다지만 사토루가 사랑을 잃고 힘들때 Pretenders의 'Stop your sobbing (http://www.youtube.com/watch?v=wB9zg_JIL0k)를 불러주고 (youtube로 찾아듣는데...안되는 노래로 열심히 불러주는 소노부가 그려졌다), 그리고 힘겹게 장부를 적고 남기고 간 노래 Samuel Barber의 'Agnus Dei (http://www.youtube.com/watch?v=KkObnNQCMtM)' 부분에선 정말 슬펐다. 겉으로 보이는 것으로 사람을 판단할 수는 없다. 겉으로는 매우 단순하고 거칠듯 보여도 그 속은 매우 여리고 아름답고 섬세한 것을.

 

밤을 새서 사랑을 하고 체력단련을 하고 케익을 만들어도 모든게 아름답고 행복했던 시절이 사라지고, 이제 하나둘 떠나기 시작한다. 맥주캔을 비우고 양주를 들이마시고 죽을 것같이 괴롭던 것도 익숙해져버리고, 단지안은 황폐해지고 사람들은 소원해지고 누군가는 아무도 모르게 죽고 썪어간다. 간만에 생긴 친구를 위협하는 만만치않은 인물도 등장한다. 그때, 사토루는 인생의 영웅 오야마 마쓰다쓰의 전설을 파헤치는 르뽀를 맞닥드리고 충격에 빠진다. 아마도 그 한권의 얇은 책은, 아파트 사람들이 줄어들고 불이 일어나고 하는 것보다 더 충격적인 것일지도. 노리스기씨의 말이 정말 두번째로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고, 그리고 가장 많이 여운이 남는다. 오야마 마쓰다쓰는 정말 무섭고도 무서워서 개처럼 으르렁거렸지만 결국 고통과 죽음을 직면했고, 그게 소를 때려 잡은 것이 사실이다 아니다를 밝히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정말 강하다는 것은, 가장 그대로를 먼저 받아들인다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 약할지라도 부족할지라도. 하지만 돌아서서 도망치지않는다는 것. 그게 바로 용기이며 인간의 가치라는 것.

 

제목인 '모두, 안녕히'는 사토루의 초등학교 하교인사인 것처럼, 그 인사는 오늘 학교일상은 마무리짓고 내일 또 다시 보자는 것이 암시되어있는 것처럼, 사토루 또한 이 책장을 접어도 잊지못하고 응원할 것이다. 그에게 나를 얹어 나를 응원하듯.

 

 

 

이후의 부분은 기억이 나지않습니다.

 

 

p.s: 작성후 저장하니 서버점검이라는군요. 공지했었나요? 블로그에 들어와 제일 먼저 위에 공지뜨는거 보는데 오늘 리뷰쓰기전에는 못본것 같습니다. 눈물을 흘리면서 저장버튼을 누르고 에러가 뜨자, 정말 여기 제 블로그 다 지워버리고 싶을만큼 화가 났습니다. 삭제전에 정말 삭제하겠냐고 묻는 것처럼, 글쓰기 버튼을 누를때 오늘 에러점검입니다...라는 메세지같은거 하나 뜨면 이런 심적 충격과 고통은 없겠습니다. 다행이 임시저장된 게 일부 남아 다행이지만, 이 책이 너무 마음에 와닿아 벅찬가슴에 책장을 덮고 그 마음을 쏟아내듯 써버리고 난뒤 슬픈 여운을 잊어버리려는 마음 때문에 쓰고난 뒤 기억이 나지않아, 아니 기억이 나더라도 그 마음이 아닌것 같아 마무리할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당분간 떠납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k*****k 2012.03.22. 신고 공감 3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자폐증의 청소년이야기
"자폐증의 청소년이야기" 내용보기
주인공 사토루. 공영주택에서 아버지없이 엄마 희나씨와 함께 사는 청소년. 초등졸업식장에서 자기 앞에 서 잇던 마요네가 갑자기 뛰어든 중2학생이 찌른 칼에 숨지자 schock를 먹고 중2때 학교를 가지 않고 은둔생활을 한다.   격투기의 대가, 오야마 마스다스에 감명, 매일 체력단련을 하고 단지내, 우리로 치면 과거 주공단지 복지관에서 책을 읽고 학교는 안가고, 밤에는 단지,
"자폐증의 청소년이야기" 내용보기

주인공 사토루. 공영주택에서 아버지없이 엄마 희나씨와 함께 사는 청소년.

초등졸업식장에서 자기 앞에 서 잇던 마요네가 갑자기 뛰어든 중2학생이

찌른 칼에 숨지자 schock를 먹고 중2때 학교를 가지 않고 은둔생활을 한다.

 

격투기의 대가, 오야마 마스다스에 감명, 매일 체력단련을 하고 단지내,

우리로 치면 과거 주공단지 복지관에서 책을 읽고 학교는 안가고,

밤에는 단지,순찰을 돌고 단지밖으로 절대로 안 나간다.

 

그러면서 제과점 타이지론느에서 알바를 하고 ,동창  사키와 사귀고 sex를 하고 결혼을  꿈꾸지만 사키는 단지밖으로 못 나가는 그를 차고.

제과점 주인에게서 제과점을 받아 꾸려 나가고 마침내 어머니 희나가 죽자,

당당히 단지밖으로 adventure를 시작한다...

다 빠져 나간 동창생 친구들을 그리워 하며....

 

 

독특한 소재의 소설이다.  히키 고모리인가, 단지 밖으로 나가면 어지러워서

근 20년간을 단지 밖으로 나가보지 않는.

요즘 오따구처럼 특이한 성격,방안에서

컴퓨터만 하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는 한 청년의 이야기.

현대 사회의 삭막함, 이기주의... 쉬운 문체와 솔직한 감정 표현, 친구들과의 우정..

참 쉽고도 아련하게 잘 그리고 잇다.

 

역시 도대체 일본 소설의 깊이는 어디까지인가...

소설이라고 하기 부끄러운 한국소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한국보다  한 세  수 높은것 같다.

가와바다 야스나리, 마스모또 세이지, 무라카미 류, 기리노 나스오가 전부가 아니고

그 뒤의 후배들, 미치오 슈스케 등 천재작가들이 수두룩하다...

울 나라 청소년 필독서..

YES마니아 : 로얄 d******3 2012.06.27.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천형과도 같은 공포와 고통을 이겨내고 희망을 향해 걸어나가는 주인공의 발걸음이 위로가 되기를 바래본다
"천형과도 같은 공포와 고통을 이겨내고 희망을 향해 걸어나가는 주인공의 발걸음이 위로가 되기를 바래본다" 내용보기
요즈음 새로 짓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가보면 운동시설, 보육시설, 문화센터, 학원, 학교, 도서관, 대형 마트 등 온갖 편의시설들과 상가(商街)들이 빼곡히 마련되어 있어 단지 내에서 모든 생활이 가능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휴일에는 단지 밖을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않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고들 하는데, 며칠이야 단지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불편하거나 지루하지 않겠지만
"천형과도 같은 공포와 고통을 이겨내고 희망을 향해 걸어나가는 주인공의 발걸음이 위로가 되기를 바래본다" 내용보기

요즈음 새로 짓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가보면 운동시설, 보육시설, 문화센터, 학원, 학교, 도서관, 대형 마트 등 온갖 편의시설들과 상가(商街)들이 빼곡히 마련되어 있어 단지 내에서 모든 생활이 가능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휴일에는 단지 밖을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않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고들 하는데, 며칠이야 단지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불편하거나 지루하지 않겠지만 평생을 단지 내에서 살아야 한다면 어떨까? 요새는 “은둔형 외톨이”라고 해서 집 안에 틀어박혀 일체의 사회 활동이나 대인 관계를 기피하고 있는 사람들 - 일본에는 현재 이런 사람들이 130만 명이 넘는다고 하고 우리나라도 30만 명에 달한다고 하며 그 숫자가 매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 도 있다고 하니 불가능할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일반 사람들이라면 아마도 답답해서 단지를 두르고 있는 담벼락이 마치 감옥의 창살로 느껴지는 지경에 이르러 결국 미쳐버리고 말 것이다. “구보데라 다케히코”의 <모두, 안녕히(원제 みなさん、さようなら/비채/2012년 2월)>는 이처럼 평생을 아파트 단지 내에서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나는 이십대 청춘이다.

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다.

나는 평생, 내가 태어난 아파트 단지를 한 번도 벗어나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제는 준비가 됐다.

청춘의 상처들이여, 모두 안녕히…

 

 

“사토루”는 도영 후로쿠 아파트에서 태어나서 쭉 살아온 올해 중학교에 들어가게 된 소년이다. 그런데 초등학교를 무결석, 무지각으로 졸업한 그가 중학교에는 단 하루도 등교하지 않는다. 이렇게 된 데는 초등학교 졸업식 날 친구가 자신이 보는 앞에서 괴한에 의해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그 충격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게 되면서 아파트 단지를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들의 병을 알기에 어머니 “히나”씨는 사토루에게 학교갈 생각이 없으면 가지 말라고 말하고는 두 번 다시 학교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는다. 사토루는 입주민 생활복지관에 있는 시청각실과 도서실을 매일같이 드나들고 극진 가라테의 창시자 “오야마 마스다쓰(최배달)”의 책을 교본 삼아 체력단련에 힘쓴다. 사토루가 운동과 함께 하루도 빼먹지 않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순찰”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친구 107명 모두 한 아파트 단지에 살았던 터라 친구 사귈 걱정이 없었지만 하나 둘씩 이사를 가자 아는 사람이 점점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단지에 남은 동창생들의 집을 일일이 찾아가 보는 데 이를 “순찰”이라 부르며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단지를 돌아다닌다. 한번도 출석한 적이 없었지만 중학교 졸업장을 받게 된 사토루는 단지내 상가에 있는 케이크 숍 “타이지론느”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사토루는 단지 내 유치원에서 보육교사로 일하고 있는 초등학교 여자 동창인 “사키”와 연인 관계가 되어 약혼까지 하게 되지만 단지를 벗어날 수 없는 그의 처지 때문에 결국 그녀와 헤어지고야 만다. 세월은 계속 흘러 친구들은 학업에 취업에 결혼에 계속 단지를 떠나고 아파트 단지 또한 시간의 흐름에 어쩔 수 없이 낡게 되면서 빈집들이 늘어나고, 결국 단지의 동창생들은 모두 떠나고 사토루 혼자만 남게 된다. 그는 과연 아파트 단지를 벗어날 수 있을까?

 

 

자신의 눈 앞에서 친구가 죽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소년이 자신 스스로 아파트 단지에 자신을 가둬놓고 그 안에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린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엉뚱하게도 “짐 캐리” 주연의 <트루먼 쇼(The Truman Show, 1998)>가 떠올랐다. 영화에서 “트루먼”은 자신이 태어나고 30년을 줄곧 살아온 세계가 TV 세트장이었음을 알게 되자 현실 세계로 연결된 문을 열고 나가며 끝을 맺는다. 현실 세계의 온갖 위험에 면역력이 전혀 없는 트루먼은 어쩌면 오래 버티지 못하고 결국 쓸쓸이 죽어갔을 지도 모르지만 현실 세계로 나가는 문을 열고 나가는 트루먼에게 현실 세계는 거짓된 세계와 작별하는 “해방”이자 “희망”의 공간이었을 것이다. 미지의 위험에 대한 공포보다는 진실을 마주한다는 기쁨과 희망이 더 컸기에 트루먼은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 시청자들에게 그렇게 환하게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사토루에게 아파트 담장 너머 바깥세상은 “공포”의 공간이다. 그것도 막연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친구를 죽인 괴한이 그가 바깥으로 걸어 나오는 즉시 덮치고 말 거라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 존재하는 그런 공간 말이다. 그 공포가 친구들과 작별하고, 깨져버린 사랑에 대한 슬픔보다 더 컸기에 그는 아파트 담장 안의 세계를 떠나지 못한다. 사실 이 책의 결말은 사토루가 결국 어떤 “계기”로 바깥세상으로 나가게 된다는 것을 쉽게 예측해 볼 수 있을 정도로 “뻔한” 결말로 끝을 맺는다. 그러나 결코 그 결말이 식상하지 않고 감동적으로까지 느껴지는 이유는 작가의 꼼꼼하고 치밀한 이야기 전개와 심리 묘사 때문에 주인공인 사토루에게 절로 감정 이입하여 그가 바깥세상으로 나가기를 응원하게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 “계기”가 “슬픔”이어서 가슴 아프지만 그 슬픔으로 인해 바깥세상으로 뚜벅뚜벅 걸어 나가는 사토루의 발걸음에 희망이 담겨져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결국 닫힌 공간에서 열린 공간으로 나가는 열쇠가 그 계기는 서로 달랐지만 결국 “희망”이었다면 억지스러운 결론일까? 영화와 이 소설, 설정과 이야기 둘 다 전혀 닮은 데가 없지만 두 주인공 모두 바깥세상에 대해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서로 비슷하다고 느꼈기에 영화를 연상시킨 것 같다. 그래서 책의 제목이기도 한 “모두 안녕히”라는 말에서 트루먼의 마지막 인사 “여러분, 다시 못 볼지 모르니 미리 인사하죠. 굿 모닝, 굿 애프터눈, 굿 이브닝”을 떠올렸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 성장 소설 특유의 재미와 감동을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었던 멋진 책이었다. 어깨를 짓누르는 현실의 무게에 고통스러워 하는 분들이 있다면 천형과도 같은 공포와 고통을 결국은 이겨내고 희망을 향해 걸어 나가는 사토루의 삶이 위로가 되기를 바래본다. 



a*****7 2012.03.09.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청춘의 상처들이여, 모두 안녕히… [모두, 안녕히]
"청춘의 상처들이여, 모두 안녕히… [모두, 안녕히]" 내용보기
모두 안녕히 / 구보데라 다케히로     그런데 문 앞에 다다른 순간 뭔가 이상해졌다. 돌계단 밑에는 보도가 있고 가드레일 건너편에는 도로가 있고 그 넘머에는 공단이 있었다. 나고 자라며 내내 눈에 익은 풍경인데 일말의 친밀감도 느낄 수 없었다. 문에서 한 발짝이라도 나가면 거기서부터는 분명 바깥세상이다. 철책과 콘크리트 담장으로 둘러싸인 단지와는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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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안녕히 / 구보데라 다케히로

 

 

그런데 문 앞에 다다른 순간 뭔가 이상해졌다. 돌계단 밑에는 보도가 있고 가드레일 건너편에는 도로가 있고 그 넘머에는 공단이 있었다. 나고 자라며 내내 눈에 익은 풍경인데 일말의 친밀감도 느낄 수 없었다. 문에서 한 발짝이라도 나가면 거기서부터는 분명 바깥세상이다. 철책과 콘크리트 담장으로 둘러싸인 단지와는 달리 끝없이 펼쳐진 바깥세상에는 무엇이 도사리고 있을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었다. 제아무리 일상적인 생활권에서 가깝다 해도 소용없었다. 물가에서 고작 몇 미터 떨어진 데서도 얼마든지 익사하지 않던가.

 

-P.168-

 

1.

 

책을 덮은건 동이트기 직전인 4시무렵 이였습니다. 사람이 가장 감성적여진다는 시각. 무척이나 아팠습니다. 보이지 않는 틀안에 갇혀버린 누군가의 시절이 생각나서 였던것 같습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의 감정이 주인공 '사토루'를 통해 배출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지키고 싶은것이 있었습니다. 어느순간 그 지켜야 할 존재가 사라져 버렸을때, 너무나 두려웠을것입니다. 혼자 남게 되었다는것이. 다시 또 무언가를 시작해야 된다는 것이. 소노다가 추천해준 사무엘 베버(Samuel Barber )의 Agnus Dei를 들으며 한동안 멍하게 누워있었습니다. 전율할 만큼 아름다우면서도 절망적으로 어두운 곡. 한없이 여리기만했던 그가 바라봤던 세계의 모습과 닮아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슬퍼졌습니다.



 

그날 할아버지의 대머리에 침 폭탄을 명중시킨 것은 나와 마쓰시마 말고는 아무도 몰랐다. 그러므로 우리를 제외한 사람들에게 그 일은 일어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내가 모를 뿐이지 세상에는 그런 일이 숱하게 많으리라. 굳이 세상으로 범위를 확대하지 않아도이 단지 안에서 역시 내가 모르는 일이 무수히 많을 것이고, 앞으로도 모를 일이 엄청나게 많으리라.

 

-P.324-

 

2.

 

'청춘소설'의 주인공인 '사토루'는 여느 이야기의 주인공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초등학교 졸업식. 같은반 친구가 살해당하는 현장을 목격한 이후 그는 단지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됩니다. 단지 안에서만 모든 것을 해결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사토루는 주어진 상황 속에서 나름의 일상을 구축해가는데요. 어여쁜 초등학교 동창과 연애를 하기도 하며, 빵집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일을 배워 가기도 합니다. 책은 이 '사토루'가 단지안을 살펴보며 순찰하며 바라보는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세계 안에 갇혀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잔잔하지만 깊습니다. 작품 속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은 '사토루'라는 인물을 이해하기에 너무나 적절했고, 치밀했습니다. 간결한 문체로 끝나는 문장이 예리하게 가슴을 쓸고가는 느낌이 참으로 서늘하면서도, 좋았습니다.


 

혹 십 년쯤 지나 찾아왔을 때는 단지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와 인연이 있던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안고 살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고, 모두가 잊는다 해도 나는 기억할 것이다.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다.

 

-P.375-

3.

 

쉽게 읽어 나갔지만 함축하고 있는 주제는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작품속 사토루'의 모습은 단순히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아닌 20대 전후의 '청춘들'을 대표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자신이 긍정하는 사고에만 갇혀 보고 싶은것만 보는 조금은 어린 청춘의 이미지가 생각났습니다. 하지만 차가운 사회와 부딫치며 현실을 직시하게된 여자친구 '사키'는 그런 '사토루'를 견디지 못하고 떠나 버립니다. 또 다른 케이스의 청춘은 '소노다'였습니다. 현실속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튕겨나와져버린 안타까운 '청춘'의 모습.

 

한국 사회에서도 히키코모리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취업을 포기하고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살아가는 조금은 슬픈 모습. 누군가의 인생에 가타부타 평가를 내린다는게 참으로 웃긴 일이지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입니다. 아픈 청춘을 구제할수 있는건 무엇일까요. 결국 스스로 틀을 나오는 방법밖에는 없는것 같습니다. 그것을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 '사토루'가 조금은 아팠습니다.

l****4 2012.03.2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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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은 평안하신가요-를 물을 수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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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이 이상한 아이는 뭘까-가 주인공 사토루에 대한 저의 첫 감상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막 초등학교를 졸업한 아이가 중학교에 가지도 않고 자신이 살고 있는 단지에서 평생동안 나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은 아니니까요. 뭔가 사연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못하고, 그저 단순히 학교 가기 싫은 아이의 변덕이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읽기 시작한 이 작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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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이 이상한 아이는 뭘까-가 주인공 사토루에 대한 저의 첫 감상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막 초등학교를 졸업한 아이가 중학교에 가지도 않고 자신이 살고 있는 단지에서 평생동안 나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은 아니니까요. 뭔가 사연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못하고, 그저 단순히 학교 가기 싫은 아이의 변덕이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읽기 시작한 이 작품은, 생각지 못했던 반전과 주인공 사토루의 가슴시린 성장기를 보여주네요. 어떤 일이 한 인간의 삶에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새삼 전율을 느끼면서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져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단지 안의 생활을 자신의 평생의 삶이라 결심하며 사토루가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나가던 그 때, 이미 단지 안에서는 균열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사토루가 졸업한 후쿠다 초등학교의 졸업생 중 몇 명이 이미 이사를 갔기 때문이죠. 운동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며 영화와 책에 몰두하던 사토루의 하루 일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아파트 단지를 순찰하는 일입니다. 이 아이의 집은 아무 일이 없는지, 저 아이의 집은 오늘도 평안했는지 살피며 돌아다니는 사토루의 모습에 단지 안 사람들은 물론, 저도 의아함을 느꼈어요. 대체 이 아이의 인생은 과연 어떻게 펼쳐지려고 이러는 걸까, 작가가 어떻게 이야기를 전개시키려는 거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뒤통수를 맞는 듯한 반전이 등장했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졸업식 날 친구 마요네가 무참히 살해당하는 모습을 바로 눈 앞에서 목격하고 만 사토루. 그 때부터 사토루는 단지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갈 수 없게 되었고, 다른 친구들 집에 아무 일이 없는지 살펴야만 마음을 놓을 수 있었던 거죠. 친구들이 하나 둘 자신의 꿈을 좇아 단지 밖으로 나가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던 사토루의 마음이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사토루도 나가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그의 머릿속에는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단지 밖 풍경이 그대로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옆집에 살던 마쓰시마도 떠나고, 사랑하는 여자친구와의 약혼도 깨지고, 정성을 바쳐 일하던 케이크 가게도 문닫을 수밖에 없었던 그 때, 사토루에게 진정한 성장의 기회가 찾아옵니다.

 

처음의 황당한 감상과는 달리 의외로 깊이 있고 알싸한 느낌을 전달하는 내용에 생각보다 후한 별점을 매기기는 했지만, 한 가지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었어요. 음, 적나라하다고 해야할까, 솔직하다고 해야 할까 의외로 구체적인(?) 성적 묘사가 저는 좀 불편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런 장면들이 빠져도 큰 무리는 없지 않을까 싶거든요. 오히려 그런 장면들로 인해 작품이 진지하게 평가받지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열린 결말로 큰 여운을 남기는 작품입니다. 운동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단지 밖을 나갈 수 없었던 이유. 그 시련을 극복하고 그는 이제 바깥 세상으로 한발짝 내딛기 시작합니다. 한 사람의 죽음으로 단지 안에서 살 수밖에 없었던 사토루가, 또 다른 한 사람의 죽음으로 단지 밖을 나가게 된 이 오묘함. 저는 지금까지의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앞으로 펼쳐질 사토루의 인생도 무척 궁금하네요. 작가가 여력이 된다면 사토루의 이 다음 이야기도, 단지 밖을 나간 그의 생활도 그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y********j 2012.03.31.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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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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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게 우는 아이였는데다, 유치원 적응기간도 오래걸린 아이.  과연 초등학교 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건만, 모든 걱정을 일순에 잠재우듯 지각한번 결석한번 하지 않고 초등학교를 졸업한 아이.  하지만 중학교는 단 하루도 출석한 적이 없는 아이.  사토루는 그런 아이였다.  왜 그랬을까?  가끔 티비에서 대인공포증을 앓고 있는 청소년들을 볼 수 있다.  자신의 방에서 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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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게 우는 아이였는데다, 유치원 적응기간도 오래걸린 아이.  과연 초등학교 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건만, 모든 걱정을 일순에 잠재우듯 지각한번 결석한번 하지 않고 초등학교를 졸업한 아이.  하지만 중학교는 단 하루도 출석한 적이 없는 아이.  사토루는 그런 아이였다.  왜 그랬을까?  가끔 티비에서 대인공포증을 앓고 있는 청소년들을 볼 수 있다.  자신의 방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도, 씻지도 않고 하루종일 컴퓨터 게임만 하고 있는 아이들.  흔히들 은둔형 외톨이라고 했던가.  부모가 보기엔 얼마나 안쓰럽고 답답할까.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아팠지, 자녀의 웅크린 모습을 보는건 어느 부모라도 못할 짓인것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사토루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질병을 앓고 있는 아이다.  내가 앓아보지 않아 그 병명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검색해 본 바에 따르면 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의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그 사건에 공포감을 느끼고 사건 후에도 계속적인 재경험을 통해 고통을 느끼며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질환으로, 정상적인 사회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옆을 보자, 마요네의 등에 놈이 딱 붙어 있었다.  처음에 나는 놈이 균형을 잃고 넘어지면서 마요네한테 부딪친 줄 알았다. 그렇지만 마요네가 눈을 부릅뜨고 입에서 부글부글 거품을 쏟으며 으스스한 소리를 흘렸다. 뭔가 이상했다.  놈이 마요네의 등에서 떨어졌다.  손에 하얗게 번뜩이는 것을 쥐고 있었다. 놈은 번뜩이는 그것을 쳐들어 다시 마요네의 등을 찔렀다. (165쪽)

 

 

사토루의 초등학교 졸업식 날, 동생의 졸업식에 참석한 한 아이가 사토루의 바로 옆에서 졸업식을 참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순간, 그 아이는 자신이 들고 있던 보조가방에서 번쩍이는 무언가를 꺼내 사토루 바로 앞에 있던 아이의 등을 찌른다.  순식간에 벌어진 그 살인사건으로 인해 사토루는 큰 충격에 빠지고 그 사건이 사토루로 하여금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질환을 앓게 만들어버렸다.   사건 후 사토루는 자신이 살고있는 아파트 단지를 벗어날 수 없었고 단지 밖에 있는 중학교에도 물론 갈 수 없었다.  하지만 옆집에 살고 있는 마쓰시마와 베란다 창을 통해 담배 한개비와 맥주 한캔으로 우정과 사랑을 넘나드는 아슬아슬한 관계를 즐기고, 단지내에 있는 빵가게에서 일도 하게되어 한해, 두해가 가사토루의 일상은 별문제가 없는듯 하였다.  그렇지만 며 107명이던 사토루의 동창들은 취직과 진학을 이유로 하나둘 단지를 떠나가게 되고, 단지의 노후화로 인해 빈집도 늘어나게 되고 자신의 애인인 사키마저 자신을 떠나가며 사토루의 고독함은 더욱 짙어지는듯 하다.

 

 

나는 사키에게 단지 밖의 일을 이따금 물어보았다. 사키는 기뻐하며 적극적으로 이야기해주었다. 미지의 고유명사가 쏟아졌다.  가이엔 마에. 요요기 공원. 골동품 거리, 스페인 언덕. 내가 물어놓고는 막상 사키가 즐거운 얼굴로 이야기하면 썩 유쾌하지 않았다. 어딘지 모르는 장소에 사키가 있었다고 생각하면 공유하지 못한 시간이 새삼스레 큰 것 같아 초조함과 질투가 일었다.  단지에 틀어박혀 구 년.  그 사이 바깥은 당연히 변했다.  (154-155쪽)

 

초등학교를 같이 졸업한 동창생 107명이 모두 같은 아파트 단지안에 살았기 때문에 은둔형 외톨이라고 하기엔 좀 뭣하지만(집안에만 틀어박힌 은둔형이 아니므로) 단지밖을 한발짝이라도 나가면 공포감을 느끼는 사토루를 보며, 아이들이 받는 충격과 그 기억에 대한 심각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렇지만 사토루는 자신을 버리지 않았다.  학교를 다니지 못해 부족한 공부는 단지내 복지관에서 책과 영화로 메우고,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루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자신이 일하게 된 빵가게에선 솔선수범 공부하여 맛있는 케익을 만들기도 한다.  100명이 넘는 동창이 함께 살던 단지가, 세월이 지남에 따라 모두 떠나고 결국엔  노인들과 외국인노동자들만이 남게 되었을때, 자신을 끝까지 믿어준 엄마마저 떠나버렸을때  과연 사토루는 저 단지를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과감히 단지 밖으로 향한 발을 내딛으며 모두에게 안녕을 말한다.  이 책은 일본에서 "대형 신인이 탄생했다"라는 극찬을 받으며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작가 구보데라 다케히코의 감성 카운슬링 청춘 소설이다.  내 비록 청춘은 아닐지라도  사토루와 함께 하는 동안 뭉클한 감동과 잔잔한 여운이 남는 책이었다.  항상 외롭다 느끼는 청춘들이여, 이 책을 통해 외로움이 치유가 됨을 느낄수 있으리라...

 

 

 

h******1 2012.03.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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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방식의 은둔형외톨이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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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참 우울한 제목이다. 나쁘게 생각할 수도 있는 제목이다. 하지만 이 소설 속에서 이 문장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는 순간은 마지막 장에 와서다. 각 장의 제목도 상당히 특이하다. 사람 숫자로 시작한다. 처음은 107명이고, 마지막은 당연히 0명이다. 마지막으로 오는 과정에서도 ‘107명-4명=103명’이라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4명’이 각 장에서 누계 숫자로 표기된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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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참 우울한 제목이다. 나쁘게 생각할 수도 있는 제목이다. 하지만 이 소설 속에서 이 문장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는 순간은 마지막 장에 와서다. 각 장의 제목도 상당히 특이하다. 사람 숫자로 시작한다. 처음은 107명이고, 마지막은 당연히 0명이다. 마지막으로 오는 과정에서도 ‘107명-4명=103명’이라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4명’이 각 장에서 누계 숫자로 표기된다. 그리고 각 장마다 떠난 사람들의 이름이 나온다. 떠나는 이유와 방식이 각각 다르고, 매년 떠나는 사람 숫자도 바뀐다. 

처음에 107명이라고 했을 때 뭐지? 하는 의문이 생겼다. 이 숫자는 주인공 와타라이 사토루가 졸업한 후로쿠 초등학교 졸업생 숫자다. 이들 모두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다. 결국 0명이 된다는 것은 동창생들이 모두 아파트 단지를 떠난다는 의미다. 그럼 왜 사토루는 끝까지 남았을까? 처음에 사토루가 중학교 담임이 와서 등교하라고 요청했다. 사토루는 이 단지 속에서도 충분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사토루가 자기 방에만 머무르는 은둔형 외토리가 아니기에 어떤 문제점도 느끼지 못했다. 약간 괴팍하고 특이한 소년이구나 정도였다. 하지만 중반부에 밝혀지는 사실은 왜 그가 그곳을 벗어나지 못했는지 반전처럼 펼쳐졌다.

어느 동네나 마찬가지지만 언제나 옛사람은 떠나고 새로운 사람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이제 겨우 초등학교를 졸업한 사토루가 이 좁은 단지도 충분한 미래가 있다고 말할 때부터 현실적인 문제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하지만 작가가 보여주는 사토루의 일상생활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잊었다. 또 너무나도 규칙적이고 열정적인 체력단련을 보면서 먼저 감탄부터 했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최배달(일본명 오야마 마스다쓰)이었을 때는 어릴 때 본 최배달 만화가 먼저 떠올랐다. 그에 대한 수많은 전설과 과장된 표현들이 이 소년에게는 우상 그 자체였다. 단순히 그의 강함을 숭배했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에도 숨겨진 과거가 있다. 

아파트 단지에 초등학교도 있고, 상가도 있어서 사토루가 일상생활을 하는데 큰 지장이 없다. 부족한 것은 엄마인 히나 씨에게 부탁해서 밖에서 사오면 되기 때문이다. 또 사토루의 일상은 약간 이상한 부분이 있지만 규칙적인 순찰과 단련으로 이어져 있고, 세상과 단절되어 있지 않아 어떤 이상함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밝고 열정적인 삶의 태도에서 내가 배워야 할 것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그가 점점 자라고 사랑하고 친구들이 떠나가면서 평온해보였던 일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바로 그때 이 모든 삶의 원인이 밝혀지는데 이 아파트 단지가 그에게는 은둔형 외톨이의 집과 다름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실 한없이 어둡게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는 소재다. 친했던 친구들이 한명 씩 떠나가는 삶에서 자신은 한 자리에 매여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현실을 생각할 때 더욱 그렇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가 영원히 지속될 거라는 희망과 기대를 품고 살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점점 노후화되어가는 아파트 단지와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야 하는 친구들을 생각할 때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그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또 단 하루라도 친구들의 집을 순찰 돌지 못하면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는 그를 보면서 왜 그런 강박관념에 잡혀 사는지 의문이 생겼지만 과거의 한 사건으로 모든 것이 풀리게 되었다. 비록 이 의문이 풀렸다고 그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사토루의 삶을 보면서 안타까움이 생기지만 그가 사키와 사랑할 때는 미래와 상관없이 괜히 기분이 좋다. 그 감정이 주는 행복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가가 중간중간 심어놓은 상황과 복선과 의문 등은 읽는 동안 하나씩 해결된다. 이때마다 그래서 그렇구나! 라는 감탄사를 터트린다. 하지만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은 그가 겪게 될 고독과 아픔과 갇힌 미래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그렇다고 우리의 사토루가 이런 외형적인 삶의 조건에 굴복하거나 어둠 속으로 빠지지 않음으로써 부정적으로도 볼 수 있었던 제목 <모두, 안녕히>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f***2 2012.03.01.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아프지만 아름다운, 그리고 기발한 감성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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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구조가 매우 흥미롭다. 매년 한 아파트 단지 내 초등학교 동창생이 줄어드는 숫자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삶의 소소한 변화를 읽게 된다. 107명의 졸업생 동창이 마침내 0명이 되기까지. 초등학교를 졸업하자 소년‘사토루’는 중학교의 등교를 거부하고, 학교 담임선생의 오랜 설득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자신의 울타리를 방어하는데 성공한다. 아파트 단지 내로 자신의 생활범위를 정하고 단지 밖으로는 한 걸음도 내딛지 않는 유폐(幽閉)된 삶의 경계를 단단히 걸어 잠그는 것이다.

 

일어나면 새벽 운동과 단지 내 복지관의 도서관에서 책을 닥치는 대로 읽고, 체력 단련실에서 가라데의 고수‘오야마 마스다쓰(한국명 최배달)’를 닮기 위해 운동에 매진하며, 그리곤 아파트 단지의 동창생들 집을 꼼꼼히 순찰하는 것이 그의 일과이다. 해마다 동창생들은 몇 명씩 이사를 하거나 등등의 이유로 줄어든다. 결국 그의 친구들, 그를 이해할 수 있는 관계가 감소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 속으로 들어가기를 거부하는 소년, 아파트 단지라는 좁은 세계 속으로 자신의 인생을 닫아 건 소년의 삶에 펼쳐지는 단조로운 듯한 일상의 이야기들이 만만치 않게 재미있다.

 

베란다를 같이하는 이웃집에 사는 동창생,‘마쓰시마’는 소년이 소녀를, 여성을 알아가고, 삶의 기술들을 알아 가는데 더없이 좋은 이성 친구가 되어준다. 사토루의 무모한 듯, 혹은 무례 한 듯한 호기심과 질문에도 흔쾌히 솔직한 답변을 들려주는 소녀이다. 베란다 칸막이 사이로 종을 매단 줄을 연결하여 잡아당기면 얼굴을 내밀어 사토루를 맞으며 담배연기를 내뿜는 마쓰시마의 조숙해 보이는 모습을 곧 그릴 수 있을 것처럼 눈에 선하다.

중학교 졸업장이 쥐어지자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있는 케이크 숍에 일자리를 가까스로 얻어낸 사토루와 사부(師父)로 부르기로 한 케이크 숍 사장과의 일화들이 친근하게 펼쳐지고, 파티시에가 되는 고단한 과정이 유쾌하게 그려진다.

 

사토루가 왜 아파트 단지 밖의 세계와 자신을 차단한 삶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는 TV인터뷰 요청을 받고 출연의 결정을 고민하는 과정에 이르러서 회고담으로 초등학교 졸업식장에서 있었던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을 듣게 된다. 여기서부터 소설은 더욱 동력을 얻은 것처럼 20대 청년에 들어선 남자의 이야기가 되어 세상과의 불가피한 접촉을 요구하는 내면의 갈등들이 조명되기 시작한다.

아파트 단지 내 유치원에 보육교사 발령을 받은 초등학교 동창생인‘사키’와의 연인으로서의 발전과 결혼에 대한 언약, 노쇠한 케이크 숍 사장으로부터 사업 후계의 약속 등 폐쇄된 공간에서의 삶이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믿음을 갖게 되지만,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화하는 주변의 환경은 이러한 안주를 위협하기 시작한다.

 

사토루의 모든 것을 이해하는 연인이지만 사키는 결국 그를 떠난다. 결혼과 아이의 출산 등 예상되는 삶의 현실 앞에서 사토루의 은둔은 실질적인 장벽이 되는 것이다. 또한 케이크 숍의 사부도 기억력이 흐려지기 시작하고, 사업을 물려준다는 메시지와 함께 사라지고, 삶의 조언자였던 이웃집 마쓰시마도 자기의 인생을 향해 아파트를 떠난다. 아파트는 노후화하고, 빈집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연이은 화재와 부랑자들의 터전으로 쇠락해 간다. 케이크 숍도 마침내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형편으로 폐업하게 되고, 유치원 아르바이트마저도 여의치 않게 되고 만다.

 

화재를 피한 빈 집들에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들 들어서고 일본인과 결혼한 엄마를 따라 브라질에서 온 소녀에 대한 연민으로부터 마주하게 되는 단지 바깥, 세상으로 걸어 나가야 할 당위는 더욱 분명해지기 시작한다. 급기야 상처받은 어린 아들을 묵묵히 지켜봐준 어머니의 죽음은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야 하는 결정적 사건이자, 변화의 정점이 된다. 이처럼 소설은 엄청난 트라우마로 자신을 가둔 소년의 이야기이며, 동료들로부터 이웃으로부터 소외와 폭력에 노출되어 신음하는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내면을 걸어 잠그고 고통스러워하며, 인간과의 관계를 주저하는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사랑, 이별, 성숙, 그리고 죽음이란 삶의 시간에 대한 이해와 깨달음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특히, 동창생들을 세상의 무엇인가로부터, 그 잔인성과 폭력성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몸을 단련하고, 아파트를 순찰하는 소년의 영상은 깊은 인상이 되어 그의 말 할 수 없는 가슴에 안은 고통이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아파트 단지에 남은 유일한 동창생 명단에서 지우며 세상을 향해 걸어 나가는 그의 모습은 내 어깨까지도 같이 활짝 펴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