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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TV에서 '아직도 그대는 내사랑'을 열창하던 통통하고 복스러우면서도 앳띤 얼굴의 이은하씨를. 꼬맹이 귀에도 아주 우렁차다고 할 정도로 목청이 컸지만, 쉰 듯 만 듯 묘하게 호소력이 있다고 할까. 쉽게 들을 수 없는 개성있는 목소리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이은하씨 목소리가 허스키 보이스라는 걸 알게 있고, 최근엔 '콘서트 7080'에서 여전히 목소리에서 우렁찬 양감과 허스키한 질감이 동시에 느껴지는 그 목소리가 여전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가웠고, 새삼 그녀의 목소리가 좋아졌다.
이은하, 노래를 참 잘하는 가수다. 비슷한 분위기의 음악에 보컬들이 난무하는 요즘 시대에는 단 한소절만 들으면 누가 부르는 지 알 수 있는, 이은하씨같이 개성있는 목소리가 그리워진다. 그녀만큼 쟝르를 넘나들며 개성있는 음색과 폭발적인 가창력을 과시한 여성 보컬은 드물 것이다. '최진사댁 셋째딸'같은 민요 분위기에서부터 '아직도 그대는 내사랑'같은 트롯에 '밤차'같은 허슬에 팝도 잘 부르고, 허스키하면서도 블루지하고, 소울이 느껴지는 목소리.
'My Song My Jazz'는 이은하의 재즈 앨범이다. 재즈, 보통 보컬들이 마지막에 도전하는 쟝르가 재즈라고 하던데, 정통 재즈 보컬이 아닌 트롯으로 시작했던 가수, 40년 가까운 경력을 지닌 이은하가 들려주는 재즈는 어떤 분위기일까. 후텁지근하고 날도 더운지라..책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은 밤, 재즈 앨범을 골랐다. 재즈하면 난해하다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수록곡들이 스탠다드한 재즈 넘버에 귀에 익은 이은하씨 예전곡, 그리고 신곡이 몇곡 들어있는 앨범이라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고 감상할 수 있었다.
1.My Funny Valentine 2.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with Trio) 3.Misty Blue, 4.아직도 그대는 내사랑 5.내노래 6.봄비 7.너를 못 잊어 8.내일도 어제처럼 9.You Don't Have To Say You Love Me(Feat 김지훈) 10.The Look Of Love 11.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with Piano)
유명한 재즈 넘버 곡인 My Funny Valentine으로 시작된 앨범은 레퍼토리 선정에서도 무리하지 않았다. 이은하의 히트곡은 친숙하면서도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고, 신곡 '내노래'는 데뷔 40년이 되는 이은하의 자전적인 노래 같았다. 그리고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은 요즘 오디션 프로에서도 자주 불려지는 명곡이고, 또 노래 자체에 재지함이 묻어나와서 그런지 원곡의 느낌과 재즈 편곡이 잘 어울렸다. 내 귀에 가장 듣기 좋았던 곡은 9번 곡 You Don't Have To Say You Love Me이었는데, 이곡 피쳐링을 '투투'의 김지훈씨가 했다고 해서 다시 한번 들어봤는데..그의 가창력이 이렇게 좋았고 재즈분위기와 조화를 이뤘다는 점에서 김지훈씨를 다시 보게 될 정도였다.
이 앨범 전체를 놓고 보자면 재즈의 기교나 스캣도 생략돼 재즈 분위기를 물씬 뿜어내기 보다는 이은하씨 보컬이 지닌 블루지함과 소울스러운 느낌에 기댄 재즈분위기였다고나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지르는 창법과 허스키함을 한 숨 죽이는 대신에 힘을 빼고 그녀의 음색으로 자연스럽게 재즈를 표현했다. 가요스럽고 팝스러움이 묻어나는 재즈라고 할까. 나는 '나는 가수다' 이후에 연주가 노래의 완성도를 얼마나 높여주는지 알게 됐다. 그뒤부터 앨범을 사면 연주를 누가 했나도 눈 여겨 보는 편인데 이 앨범의 연주자들은 하나같이 재즈에서는 알아주는 분들이었다. 섹서폰에 이정식, 트럼펫 이주한, 피아노 양준호, 기타 최우준 등등.. 이 앨범이 넘치지 않고 담담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나는 데에는 연주가 한 몫 단단히 거든 느낌이다. 아쉬운 점은 어떤 기준으로 곡을 배치한 건지,유명 재즈곡에 이은하 히트곡, 신곡이 섞여 있어서 들쑥날쑥하다고 할까. 흐름이 잘 이어지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 My Song My Jazz'는 한마디로 편안하게 힘을 빼고 감상할 수 있는 재즈였다. 나같이 재즈를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안성맞춤이라고 할까. 이 앨범을 들으면서 나는 이은하씨를 더 인정하게 됐다. 트렌드에 맞추지 못하고 올드하다고 여길 사람도 있겠지만 그녀의 40년 경력 그 관록을 높이 산다. 허스키함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 블루지함과 소울이 있는 목소리, 그녀의 음색에는 깊이와 질감이 느껴지고, 그 매력에 더욱 빠져 들었다. 50대에도 여전히 힘차고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이은하씨, 이만한 관록과 가창력의 여가수가 부르는 노래를 앨범을 통해, 혹은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마냥 좋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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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ty Blue
불후의명곡이라는 프로그램에 이은하씨가 나왔다. 그리고 후배들이 그녀의 음악들로 한시간을 채웠다. 그녀는 사실 부모세대에서 큰 별로 기억되고 있으며 역사를 굳이 따져보면 13살이 되던해에 방송에 데뷔해서 올해로 40년차가 넘는 여전한 가요사의 큰 별이라 할 수 있겠다. 말이 40년이지 아직도 현역으로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중간의 공백기는 차치하고) 여성 싱어가 몇인지를 상기해보면 그녀가 그러저러한 세월속의 인기 스타만은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짐작을 해볼 수가 있겠다.
그런 큰 별, 이은하, 그녀가 재즈 싱어로 변신해서 자신의 새로운 음악적 역사를 시작하려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앨범트랙을 보니 그녀의 히트곡과 스탠다드 재즈 넘버들이 낮익다. 이 앨범의 프로듀서는 재즈잇업과 페인트잇락의 저자로도 유명한 재즈 컬럼니스트 남무성씨라고 한다. 일단 재즈를 잘 아는 사람이 프로듀싱을 맡았기에 어느 정도의 퀄리티는 보장이 될거라는 생각 그리고 이은하라는 가창력이 있는 보컬이 재즈를 한다하니 어떤 소리를 들려줄지 궁금증을 가지고 트랙을 주욱 들어보았다.
앨범을 전체로 놓고보면 퀄리티가 뛰어남을 쉽게 느낄 수 있다. 크레딧을 보지 않아도 대충 어떤 분들이 연주를 해주었는지 쉽게 짐작이 갈 정도였다. 그도 그럴것이 개성과 실력을 모두 겸비한 뮤지션들이 대거 세션으로 참여해 준 덕분이겠다. 이정식(색소폰), 이주한(트럼펫), 양준호(피아노), 최우준(기타), 오정택(베이스), 이도헌(드럼), 정태호(아코디언), 장기호(보컬 디렉터) 이렇게 이름만으로도 쟁쟁한 분들이 모인 것이다. 외국 어느 세션들에게 견주어도 당당할 수준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
이제 본격적으로 이은하 그녀의 노래는 어떤지 좀 더 들어봐야겠다. My Funny Valentine이나 Misty Blue, The Look Of Love,You Don't Have To Say You Love Me와 같은 스탠다드 넘버들은 사실 들으면서도 느낀거지만 이은하라는 보컬이 이노래를 부르는 것은 통과의례이면서 동시에 그녀에게 자신에게도 도전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굳이 재즈를 이야기하지 않아도 위의 세곡은 많은 팝 가수들도 리메이크와 리바이벌을 한 명곡으로 그만큼 싱어들간의 비교가 선명해질 수 밖에 없는 곡들이기 때문이다. (청자 입장에서) 예컨데 마이 퍼니 발렌타인을 들으면서 엘라핏 제랄드 같은 사람들과 분명히 한 번쯤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으리라... 이런걸 염두해두면 상당히 부담감을 가지게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실제로 개인적으로 세 곡중에서 미스티 블루가 그녀에게 가장 잘 맞는 옷처럼 느껴졌다. 다른 말로 그녀의 재즈 장르로의 첫 걸음에 있어 녹녹치 않은 신고식을 치룬 셈이며, 동시에 그녀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에 대한 힌트를 좀 더 명확히 얻은 것이 아닐까?(보다 재즈의 색채를 위해 트레이닝을 한다거나, 영어곡에 있어서 세계를 겨냥해 좀 더 발음에 신경을 써야 하거나 선곡에 있어서 운영의 묘를 살리는 등의)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커버곡 이외에 자신의 노래를 재즈로 리메이크해서 부른 곡들을 들어본다. 공전의 히트곡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 봄비는 확실히 자신의 본 모습을 잘 보여주는 곡이라고 느껴졌다. 차분하면서 약간의 탁성이 매력적인 이은하 자신의 색채를 재즈의 느낌으로 잘 풀어낸 것이라 여겨진다. 그리고 윈터플레이로도 우리와 친숙한 이주한씨가 작곡한 내일도 어체처럼과 내 노래 같은 곡은 그녀를 위해 같은 곡은 확실히 이주한씨의 느낌? 윈터플레이의 느낌? 이 들어나는 것 같다. 약간의 쓸쓸함이 묻어나는 느낌과 세련미와 모던함이 이은하의 목소리로 울려퍼진다. 내노래는 그녀의 인생을 반추하는 느낌의 노래라고도 할 수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조금 어색한 감이 있고 내일도 어제처럼과 같이 조금 더 어깨에 힘을 빼고 부르는 곡이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을 받았다.
40년의 음악 인생에 있어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부분 그것도 재즈라는 높아만 보이는 문턱의 장르를 도전하는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적이며 존경 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격려와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노력과 시도라는 것과 결과라는 것은 또 별개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은하는 지금 2 집을 준비중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아마 이번 신고식을 통해서 배운 점들과 깨달은 점을 잘 보완해서 보다 좋은 음악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2집이 나올때까지 이은하의 팬들과 재즈팬들에게 이번 첫 재즈 데뷔 앨범은 그녀에게 기대감을 가지게 만드는 좋은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보며 글을 마친다.
개인평점 : 3.6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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