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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피>와 <천녀유혼>은 요괴가 등장하면서 괴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인간과의 사랑을 통하여 그러한 것을 초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많은 관심을 끌었다. 서양에서는 대부분 공포의 대상으로만 그려지는 존재들이 동양에서는 인간과의 화합을 꿈꾸는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차이점을 보여준다. 중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이러한 공감대는 우리에게도 자연스럽게 형성되었기 때문에 무리없이 받아들여진다는 점도 이 영화의 성공 요소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들의 원작이 모두 포송령이 쓴 작품이라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청조의 인물이었던 포송령은 비록 관직에 오르지 못하였지만, 풍부한 학식과 독서를 통하여 나름의 글쓰기에 몰두하게 된다. <요재지이> 역시 그가 저술한 많은 이야기들을 포함하고 있는데, 제목을 그대로 해석한다면 요재(聊斋)가 쓴 기이한 이야기들로서 요재(聊斋)는 바로 포송령의 서재명을 뜻한다고 한다. 포송령이 쓴 수많은 리얼리즘 소설들은 기이한 일들로 넘쳐난다. 기이한 일들은 실재하며 절대 불가능하거나 있음직하지 않은 일로 여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보르헤스가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의 24번째 작가로 포송령을 선정한 이 평을 들어보면 마치 <아라비안 나이트>를 처음 접한 서양인들의 느낌과 통하는 것 같다. 사실 1916년 영국에 처음으로 포송령이 이야기들이 소개되면서 <요재지이>를 '중국판 천일야화'라고 부른다고 하니 어쩌면 환상 문학의 대가인 보르헤스가 포송령을 자신의 시리즈에 포함시키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포송령이 쓴 <요재지이>는 400편이 넘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책에서도 16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포송령은 민간에서 떠돌던 이야기들을 명확한 표현과 세밀한 묘사로 재탄생 시켰으며, 이것들을 시간적인 순서로 구성하였다고 한다. 대부분의 이야기에서는 신선, 요괴 등이 등장하면서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러한 기묘한 존재는 사람과 연관지어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화피>와 <천녀유혼>과 같은 사랑에 대한 다양한 감정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러한 점을 놓고 보면 왜 <요재지이>가 '중국판 천일야화'라고 불리우는지 십분 이해하고도 남게 된다. 이러한 기묘한 이야기들은 동양 특유의 '권선징악'적인 요소와 결합되어 <아라비안 나이트>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이러한 요소는 인간계에만 국한되지 않고, 민간에서 숭배되는 신선과 같은 존재에서도 통하는 요소로 그려지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를 통하여 '권선징악'을 얼마나 강조하고 있는 지 보여주고 있다. (중략) 장강의 물을 움켜쥐어 그의 사악한 내장을 깨끗이 씻어냄이 마땅하렸다. 당장 담벼락 동쪽에 쇠침상을 준비시키고 염라대왕 자네는 큰 독 안에 들어가도록 하여라. - p. 45 : 저승도 유전무죄 中에서 - 죽음의 세계를 관장하는 염라대왕이 뇌물을 받고, 한쪽에 치우친 판결을 내린 대가로 인하여 옥황상제로부터 끔찍한 형벌을 선고받는 이 장면은 권선징악의 절대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민간에서는 신으로 여겨지는 염라대왕 조차도 부정을 저지르면 어김없이 벌을 받게 되는 <저승도 유전무죄>는 죄를 짓는 것에 대하여 영역이 없음을 교훈으로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비록 관직에 올라가지는 못하였지만, 학자로서의 모습을 지니던 포송령은 바로 이러한 민간의 이야기를 통하여 백성들의 교화를 염두해두고 각색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호랑이 아들>은 그러한 포송령의 의도의 또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호랑이가 자신을 사람이었다고 착각하여 한 노모에게 효심을 다하고, 노모 역시 그를 아들로 대우했다는 우리의 전래동화와 비슷한 내용의 <호랑이 아들>은 권선징악 보다는 유교의 기본 이념인 효(孝)를 강조하기 위한 내용으로 쓰여진 것처럼 보여진다. 노모의 아들을 잡아먹고, 이를 뉘우치고자 아들 대신 노모를 정성껏 모시는 호랑이의 모습은 한낱 미물도 자신이 저지른 죄를 효심으로 극복하려는 모습을 통하여 사람들에게 효(孝)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 가죽 탈>은 아마도 영화 <화피>의 원작이라고 보여진다. 요괴가 인간의 가죽을 써서 사람처럼 보이고, 그에 따라 벌어지는 내용을 이야기로 다루고 있다. 비록 영화처럼 요괴와 인간의 직접적인 사랑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요괴에 의하여 희생된 남자의 아내가 온갖 멸시를 감내하고 남편을 다시 살려내는 이야기는 영화에 커다란 영감이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 또한 단순히 이야기의 기묘함을 떠나 부부간의 애틋한 정(情)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남성우위의 사회를 그려내고 있기에 당시의 시대상을 함축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애초에 남자가 자신의 아내를 두고서 요괴에 현혹되었으니 그가 죽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으니 말이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상당히 짧은 분량이지만, 그 의미를 들여다보면 많은 생각으로 확장할 수 있다. 기묘한 이야기로도 볼 수 있고, 권선징악과 같은 교훈적인 이야기, 그리고, 요괴와 인간의 사랑이라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야기로 다양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요재지이>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에 포함이 된 것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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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요재지이'라는 말이 붙은 책을 보면 그냥 지나치치 못하게된다. 아마도 예전부터 읽었던 요재지이가 주는 귀신, 도깨비, 요괴, 그리고 사람이 서로 얽히며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너무 재미가 있어서일것이다. 거기에 포송령이라는 이 책을 쓴 이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게 된다. 19살에 예비 시험에 합격하였으나 계속 최종 시험에는 떨어졌다는데, 아마 이런 이야기에 흥미가 너무 많아서인것은 아니었는지... '중국판 천일 야화'로 불린다는 그의 많은 이야기는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에게 기이한 일들로 넘쳐나지만 실재하며 절대 있음직하지 않은 일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칭찬을 받게되는데, 이 책에선 16개의 이야기와 포송령에 대한 이야기속에 단편 2개가 더 포함이 되어있다.
이 책은 모두 단편으로, 짧게 기이한 이야기들을 다뤄주고 있는데, '아버지의 꿈' 편에 보면 자식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 그리고 어찌되었든 윗 사람을 속여 백성들에게 돈을 뜯으려는 관리들을 풍자한 이야기에 쓴 웃음이 지어진다.
"관리들은 도대체 무슨 심보를 가졌기에 하는 짓마다 불쌍한 백성들을 마호( 전설에 나오는 반인 반수의 도깨비) 의 먹이로 만들려는 것일까!" 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지금보아도 재미있게 그들을 풍자해나갔기에 혀를 차면서도 그들의 간계에 한번 더 놀라게된다.
"육 판관의 수술" 편에서는 남자들의 세계에선 호탕하다는 소릴 들을 수 있들 듯한 주 이단이란 사람이 육판관(아마 염라대왕 쯤) 이란 이와 술을 기울이며 친구가 되고, 육판관이 그를 똑똑한 심장과 바꿔 똑똑하게 만들어준다는 대목이 나온다. 바뀐 심장으로 똑똑해졌으면 그것으로 만족했어야할 듯하지만... 그는 이쁘지 않은 자기 부인 얼굴까지도 바꿨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게된다. 그런데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육 판관은 또 그의 소원을 들어주게된다. 이런 식으로 요재( 포송령의 서재 이름이라한다)가 기록한 기이한 이야기라는 터무니없는 이야기속에서 관리들을 비꼬고, 사람들의 욕심을 꼬집어주고 때론 불가능한 터무니없는 욕심도 가능케하는 그의 재미난 이야기로 가끔은 허허 웃어보는 것도 재미가 있지않을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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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재지이》는 《천일야화》를 닮아 있다. 어쨌든 두 이야기 모두 동양을 거점으로 하고 있다고 치면, 호르헤스가 좋아하는 기이한 이야기의 전통은 서양보다는 동양, 이라고 말하여도 무방하겠다. 기이한 이야기들을 적어가면서도 은근슬쩍 실재하는 이야기인 것처럼 눙을 치는 것도 닮아 있다. 물론 이때 《천일야화》는 누구한테 들었는데, 라고 이야기를 꺼냄으로써 독자를 설득하고, 《요재지이》는 실재하는 사람이나 관직들을 슬쩍 끼워 넣음과 동시에 이야기 속 인물의 실명을 집어 넣어 (물론 내가 들은 누구누구의 이야기다, 라는 전술도 종종 사용한다) 독자를 헷갈리게 만든다. 훈화의 기술도 닮아 있어서 기이한 이야기를 끝마친 뒤에는 짐짓 앙투안 갈랑과 포송령이 동시에 헛기침이라도 한 번 했다 치고 조목조목 따져가면서 자기가 생각하는 이야기의 교훈을 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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