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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진짜 "삶"을 그린 노희경표 판타지
"[12-13] 진짜 "삶"을 그린 노희경표 판타지" 내용보기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   <빠담빠담 – 그와 그녀의 심장 박동소리 - >는 아마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만난, 오 헨리의 단편 <마지막 잎새>를 각색한, 시나리오 이후에 처음 만난 시나리오/대본으로 기억한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시나리오/대본 형식의 독특함에 적응하지 못해, 잘 읽혀지지 않아서 난감했다.   책에 나오는 “열아홉 살의 어린 강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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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 박동소리 - >는 아마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만난, 오 헨리의 단편마지막 잎새를 각색한, 시나리오 이후에 처음 만난 시나리오/대본으로 기억한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시나리오/대본 형식의 독특함에 적응하지 못해, 잘 읽혀지지 않아서 난감했다.

 

책에 나오는 열아홉 살의 어린 강칠이, 민호의 칼에 여러 번 찔려, 고통스러워하는, 어린 강칠, 넘어져, 옆에 있는 깨진 병을 들려는데, 순간 민호가 어린 강칠의 품으로 넘어지는, 강칠, 놀라, 정면을 보면, 어린 찬걸이 민호를 등 뒤에서 찌르고, 칼을 뽑아 울 듯한 얼굴로 칼을 어린 강칠에게 쥐여주고는, 달아나버리는1)처럼 생경한 문장도 그런 경향을 부추겼다.

 

그래서일까? 도대체 이야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겨우 생각나는 것이 영화빠삐용이었다. 영화빠삐용의 주인공 앙리 샤리에르(일명 빠삐용)처럼, 이 책의 주인공 양강칠도 자신이 저지르지 않는 살인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서 10년도 넘게 지내야 했기 때문이다.

 

만약 양강칠이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박찬걸처럼 판사 아들이었다면, 그의 삶이 그렇게 뒤틀렸을까? 저절로 지강헌 사건으로 널리 알려진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라는 말이 떠올랐다.

 

 

빛을 꿈꾸다.

 

이 책의 첫 부분에서 양강칠은 의도하지 않는 교도관 살인으로 사형을 선고 받고, 교수대에서 사형을 당한다. 그 순간,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며, 살려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 그에게 첫 번째 기적이 찾아온다. 판타지 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시간 되감기에 의해 가까운 과거의 시간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그런 그에게 감방동기인 이국수는 첫 번째 기적에서 배운 걸 잊지 마. 형의 의지가 형을 살린 거야. 말은 죽고 싶다고 해도, 한 번쯤은, 인간답게 멋지게 살고 싶어하는 형의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김교위님을 치려는 형의 주먹을 멈추게 만든 거라고2)고 진지하게 이야기 한다.

 

이러한 기적들에 의해, 16년의 기나긴 감방생활을 마치고 사회로 돌아온 양강철은 사랑하는 사람도, 귀여운 아들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운명의 여신은 그에게 이런 사소한 행복마저 허용하지 않았다. 그가 간암에 걸렸던 것이다. 그것도 그에게 자식처럼 아끼던 동생이 죽었다고 믿는 형사 정민식의 딸 지나에게 치이는 바람에.

게다가 진짜 살인범이자 현직 검사인 박찬걸로부터 생명의 위협까지 받아야 했다.

양강칠에게는 빛을 꿈꾸는 것조차 사치일까?

 

 

운명아, 덤벼라.

 

앙리 샤리에르(일명 빠삐용)이나 양강칠 모두 억울한 누명을 써서 기나긴 감옥살이를 해야 했다. 하지만, 영화빠삐용의 유명한 앙리 샤리에르(일명 빠삐용)의 꿈 장면을 떠올려 보면, 두 사람 모두 인생을 낭비한 혐의로 기소가 된다면 유죄일 수 밖에 없다.

아니, 세상 사람들 거의 모두가 그 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빠삐용] 난 죄가 없소. 난 그 포주를 죽이지 않았소. 아무 것도 발견 못하고 당신이 뒤집어 씌운 거요.

[재판관] 그건 어느 정도 사실이지. 그러나 네 진짜 죄는 포주의 죽음과 무관해.

[빠삐용] 그렇다면? 내 죄가 뭐요?

[재판관] 네 죄는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죄지. 인생을 허비한 죄로  널 고발한다.

[빠삐용] 유죄.

[재판관] 그 죄값은 죽음이다.

[빠삐용] 유죄유죄유죄3)

 

다만, 두 사람 모두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며 살려는 의지 혹은 자유 의지를 포기하지 않았기에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운명의 희롱에 물러서지 않고 맞장 뜨는 자에게만 그런 기적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아닐까?

 

 (맘 아픈) 국수야, 기적은 있어. 니가 나한테 단 한 순간도 천사가 아닌 적이 없었던 거처럼. 지나간 모든 시간, 나한테 단 한 순간도 기적이 아닌 적은 없었어.

널 만나기, 어쩌면 그 이전의 시간부터, 윤미혜 씨... 나를 위해 죽기를 각오한 강우 형..

나 하나 사람 만들겠다고, 죽어라 달려든 너..

너무 아름다워 보기도 아까운 내 여자.. 정지나까지,

(울음 참고) 그리고.. 그리고 엄마.. 나를 위해, 울지도 못하는 엄마.. 그게 다 기적이 아님.. 뭐가 기적이야.. 이제 알겠어. 나한테 기적이 아닌 순간은.. 단 한 순간도.. 단 한 순간도 없었어. 국수야, 형은.. 정말 행복해.”4)

 

마지막 순간 행복한 양강칠과 정지나를 보면서, 이제 두 권으로 된 대본집을 덮으며, 내 상상 속의 그와 그녀를 조용히 떠나 보낸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에 대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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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희경,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1, (르네상스, 2012), p. 35

2) 노희경, 앞의 책, p. 63

3) 영화빠삐용>(1973) 대사 중에서 인용

4) 노희경,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2, (르네상스, 2012), pp. 363~365

w******f 2012.03.15. 신고 공감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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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노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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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노희경님의 책을 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그녀의 글에서 인간에 대한 애정이 보인다. 그 애정으로 탄생된 글은 감동을 준다. 현실적이고 실생활에서 있을 법한 글을 써왔던 노희경님이 판타지를 썼다.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 박동 소리' 이 책에서 주인공 강칠은 죽었다 살았다를 반복한다. 그러면서 무언가를 깨닫는다. 세상에 대해 별반 기대도 미련도 없던 강칠이 삶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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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노희경님의 책을 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그녀의 글에서 인간에 대한 애정이 보인다. 그 애정으로 탄생된 글은 감동을 준다.

현실적이고 실생활에서 있을 법한 글을 써왔던 노희경님이 판타지를 썼다.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 박동 소리'

이 책에서 주인공 강칠은 죽었다 살았다를 반복한다. 그러면서 무언가를 깨닫는다.

세상에 대해 별반 기대도 미련도 없던 강칠이 삶에 대한 애착을 느끼는 장면에서는 내 가슴도 뭉클했다.

더불어 강칠과 지나의 달달한 로맨스도 압권이다.

나는 언제쯤 이런 글을 쓰게 될까,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오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보면서 잠시나마 행복했다. 어서 빨리 2권을 읽어야겠다.

 

거의 모든 대사가 마음을 울렸지만, 그 중에서도 좋았던 대사

 

국수     (강칠의 눈을 보며, 진지한) 왜 형이냐는 안 중요해. 그래서 이제부터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지.

 

.....

 

강칠     만약 사괄 하려면 그쪽이 해야지?! (눈가 붉어) 나는 그쪽이 좋은데, 그쪽은 내가 싫으니까, 싫어해서 미안하다고... 그쪽이 사과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e******i 2013.05.08.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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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담빠담...책에 대한 흥미로움..
"빠담빠담...책에 대한 흥미로움.." 내용보기
처음엔 대본집인지 모르고 구매했습니다. 드라마가 방영될때 보고 싶었지만 단 한번도 보지 못했어요. 그냥 소설집이라고 생각했는데 대본집이었습니다. 처음 접하는 대본집이라 낯설었습니다. 좀 짜증도 났구요. 반품할까도 생각했어요.ㅎㅎ 그러나 어쨌든 읽기 시작했어요. 읽을 수록 제가 드라마를 보지 않고 읽는다는게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눈은 글을 읽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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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대본집인지 모르고 구매했습니다.

드라마가 방영될때 보고 싶었지만 단 한번도 보지 못했어요.

그냥 소설집이라고 생각했는데 대본집이었습니다. 처음 접하는 대본집이라 낯설었습니다. 좀 짜증도 났구요. 반품할까도 생각했어요.ㅎㅎ

그러나 어쨌든 읽기 시작했어요. 읽을 수록 제가 드라마를 보지 않고 읽는다는게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눈은 글을 읽고 있지만 제 머리에는 한회 한회 드라마가 상상이 되었습니다.

이 장면을 읽고 있을때 정우성이, 한지민이 어떤 모습이었겠다. ..어떤 옷을 입고 있었겠다...강칠의 작업소는 어떤 모습이겠다....등등...책을 읽고 있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를 읽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책의 내용도 물론 좋았지만 책에 흥미가 없어진 나에게 책으로의 흥미를 주게 된 감사한 책입니다.

h*****g 2012.04.2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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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담빠담] 사랑을 이야기하고, 희망을 보다.
"[빠담빠담] 사랑을 이야기하고, 희망을 보다." 내용보기
# 사랑, 믿을 수 없는 걸 믿다.       사랑이 뭘까? 말로 표현하기 어렵고, 설명하기 어려운 것. 마음이라는 게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서, 이 사람을 사랑해야겠다고 사랑이 되는 것도 잊혀야 하겠다고 마음먹는다고 되지도 않는다. 노희경 작가의 책 <빠담빠담>은 용서하기 힘든 사랑, 기적처럼 의심하고 되뇌이지만 그럼에도 빠져드는 사랑의 놀라운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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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 믿을 수 없는 걸 믿다.

 

 

  사랑이 뭘까? 말로 표현하기 어렵고, 설명하기 어려운 것. 마음이라는 게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서, 이 사람을 사랑해야겠다고 사랑이 되는 것도 잊혀야 하겠다고 마음먹는다고 되지도 않는다. 노희경 작가의 책 <빠담빠담>은 용서하기 힘든 사랑, 기적처럼 의심하고 되뇌이지만 그럼에도 빠져드는 사랑의 놀라운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때가 때인 만큼, 정치권과 선거, 파업과 구럼비 파괴 등 시사적인 뉴스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사랑과 결은 다르지만, 믿고 싶지 않은 일들을 대면했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지지를 하는 일이 빠담빠담의 주인공 양강칠이 된 것 같아 씁쓸하다. 친구를 죽였다는 살인 누명에, 계속해서 자신을 감옥에 넣고 괴롭히는 엘리트 검사친구에게 당하는 양강칠. 교도소에서 16년을 썩고,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도망치다가 형은 자신 때문에 죽게 되고, 어머니는 자신이 전화했는데 연락도 없다. 버려졌다고 생각한 순간 그를 껴안은 사람은 살해를 당한 친구의 형수님이자 그가 사랑하게 되는 여인의 어머니였다.

 

 

  # 거짓말같은 이야기. 치유를 얻다.

 

 

  살인자의 가족이 된 후,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해를 품은 달의 유행에 밀린 <보통의 연애>라는 드라마를 통해 보았다. 그보다 휠썬 강도가 센 노희경 작가의 <빠담빠담>에서는 누군가를 용서하는 일, 그의 입장을 이해하는 일, 진실을 알고 다시 미워하는 일, 미워할 수 없는 일에 다시 힘을 내어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의 과정이 16부작을 통해 TV로, 독자에게는 대본집으로 세상에 나왔다.

 

  거짓말 같은 이야기이다. 주인공인 양강칠을 돕는 천사로 등장하는 국수와 단 하룻밤 인연으로 그를 아버지가 부르게 되는 정이 등 다채로운 인물들이 희망이 없어 보이는 여건 속에서도 상처를 주고 받으며, 오해하고 오해를 인정하는 과정에서 사랑의 다른 이야기들을 만든다.

 

  사회적 부조리의 현실들을 드러내지만, 울분에서 끝나지 않고 용서와 사랑으로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강칠과 지나의 연애를 들여다보다 보면, 그래도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는 생각을 한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해야 하는 삼포세대에게, 현실을 이기는 희망을 주는 책이다. 많이 속고 많이 의심해야 하는 세상에서, 어쩌면 사랑은 마지막으로 버틸 수 있는 희든카드가 아닐까 생각했다. 후 불면 날아갈 것 같은 깃털같은 희망을 읽고, 힘을 낸다. 

 

-- 출판사에서 책을 받고 쓴 서평입니다. --

 2012.03.22

一讀

 

 

 

7******e 2012.03.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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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 그녀가 들려주는 삶의 기적같은 이야기
"노희경, 그녀가 들려주는 삶의 기적같은 이야기" 내용보기
[노희경, 그녀가 들려주는 삶의 기적같은 이야기]     테클 1. 종편에서 노희경의 작품이 방송된다고 해서 아쉬웠다. 이런저런 사회 구조를 떠나서 작가는 글쓰기에 자유로워야 하지만 우리 사회 구조상 종편에 대한 문제는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기도 했다. 또 한가지 아쉬움은 늘 그랬듯이 주옥같은 대사를 읊조리며 삶을 이야기할 그녀의 작품을 많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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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 그녀가 들려주는 삶의 기적같은 이야기]

 

 

테클 1.

종편에서 노희경의 작품이 방송된다고 해서 아쉬웠다. 이런저런 사회 구조를 떠나서 작가는 글쓰기에 자유로워야 하지만 우리 사회 구조상 종편에 대한 문제는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기도 했다. 또 한가지 아쉬움은 늘 그랬듯이 주옥같은 대사를 읊조리며 삶을 이야기할 그녀의 작품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없다는 아쉬움에서 그렇기도 했다.

 

테클2.

왜 많고 많은 제목 중에 하필 빠담빠담이야?싶었다. 제목에서 연상되는 다른 작품이 떠올라 방해되는 것도 있었고 사랑 때문에 혹은 인생에 대한 열망때문에 심장 뛰는 소리를 불어로 읊조려야 하나 싶은 생각에서 혼자서 '두근두근'이라고 중얼거리면서 제목을 읽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노희경 그녀의 작품에는 '빠담빠담'이 맞더라..제목보다 더 사랑스럽게 다가온 부제가 모든 것을 뒷바쳐주고 있어서 그렇다. 그와 그녀의 심장 박동 소리는 '두근두근'으로 말하기에는 너무나 아쉬워 더욱 강렬한 인상을 주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들의 사랑은 사춘기의 첫사랑이거나 알콩달콩 밀당을 하는 두근거림을 주는 사랑과는 차원이 달랐으니까..그들의 사랑은 삶을 송두리째 바치고 매순간 삶에 대한 기적을 일으킬 만큼 강렬했으니까....

 

정말 오랜만에 대본집을 펼쳤던 것 같다. 대학에서 연극을 한다고 깐죽거리면서 봤던 때부터 20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연극대본과 달리 드라마 대본은 또 다른 맛을 준다. 읽는 행간마다 수많은 영상 프레임을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듯하다. 실제 드라마 대본집은 A4정도 되는 사이즈에 위로 열어 볼테지만 지금 우리가 만나는 대본집은 소설책과 같다. 등장인물에서 배우를 상상하고 어색하지만 카메라 기법에 대해 정리된 용어도 익히면서 대본집을 읽는 최대한의 맛을 살려본다.

 

 

그래서 더 가슴이 아리고 시리고 두근거렸다....

이미 다 드러난 영상이 아니고, 너무 많은 설명과 묘사가 있는 소설이 아니었기에 등장인물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수많은 상상을 하면서 읽게 된다. 읽으면서 느낀 드라마 대본의 맛은 그랫다. 빠른 템포에 길들여지거나 혹은 보여주고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영상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에게 스스로 상상하고 스토리가 아닌 여운을 간직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느낌...

 

주인공 강칠의 대사를 읽을 때마다 이 역의 주인공이었던 정우성이 겹치면서 그의 동작, 말투, 표정이 연상된다. 거칠지만 기만하는 삶을 살지 않았던 강칠, 때로는 자신이 쓸모 없이도 느껴졌을테지만 그는 삶을 거스르기보다는 받아들이는 순수함을 가진 사람이었다. 머리로 계산하기보다는 지금 그 순간의 진심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말할 수 있을 만큼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결코 가볍게 여기는 인물이 아니었다. 작품을 읽으면서 그가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그런 느낌을 전달해 준다.

 

강칠과는 결코 매끄럽지 못한 인연으로 얽힌 지나가 그들에게 던져진 굴레를 극복하기 위한 설정이 판타지를 넘나든다고 해야 할까? 노희경 작가는 어떻게 그런 상상을 할 수 있었을까? 죽음의 문턱에서 다시 시간을 거스르며 그 순간으로 되돌아가는 설정, 강칠의 곁에서 수호천사를 자처하면서 그를 지켜주고자 하는 국수. 이들은 결코 평범한 인물들은 아니다. 작가는 이러한 설정과 그들의 삶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자 한 것일까? 단순한 사랑만을 이야기 하고자 이 어려운 실타래를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니다. 그 속에 보여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 속에서 삶이 진정 우리에게 말하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소리에 귀기울이기를 바란 것이라 생각된다. 그와 그녀의 심장소리는 단지 사랑이라고만 말하기에는 더 강렬하고 아프고 진실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리라.

 

읽는 내내 나 스스로 드라마 감독이 되어도 보고, 배우가 되어도 보고,,,그리고 또 다른 작가가 되어 노희경 작가가 행간에 숨겨놓은 수많은 감성을 풀이해본다. 그래서 이 대본집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 박동 소리....노희경......

 

c******u 2012.03.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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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읽다
"드라마를 읽다" 내용보기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는 티비로 많이 접했었는데 종편에서 방송한 빠담빠담은 시청하지 못했었습니다. 드라마를 다시보기로 볼까 하다가 대본집이 나왔다기에 호기심으로 구매하여 읽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글형식, 즉 소설의 줄글이 아닌 대본으로 나와 있기에 내가 끝까지 볼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지며 보았지만 읽으면서 등장인물들과 몸짓 등을 상상하며 보게 되었습니
"드라마를 읽다" 내용보기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는 티비로 많이 접했었는데 종편에서 방송한 빠담빠담은 시청하지 못했었습니다. 드라마를 다시보기로 볼까 하다가 대본집이 나왔다기에 호기심으로 구매하여 읽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글형식, 즉 소설의 줄글이 아닌 대본으로 나와 있기에 내가 끝까지 볼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지며 보았지만 읽으면서 등장인물들과 몸짓 등을 상상하며 보게 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드라마를 보신 분들도 한번쯤 접해봐도 좋을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잘 봤습니다^^
s******5 2016.02.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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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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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학창시절에 교과서에 나오는 희곡 정도는 읽은 적이 있다. 그 후 나는 희곡이란 걸, 대본이란 걸 읽은 적이 없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유명하다기에 읽어 보려했지만 희곡이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이내 포기했다. 그런 내가 노희경의 대본집 <<빠담빠담>>을 보기로 했다는 것은 어쩌면 무모한 도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겁이 났다. 과연 읽어낼 수 있을까? 살짝 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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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학창시절에 교과서에 나오는 희곡 정도는 읽은 적이 있다. 그 후 나는 희곡이란 걸, 대본이란 걸 읽은 적이 없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유명하다기에 읽어 보려했지만 희곡이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이내 포기했다. 그런 내가 노희경의 대본집 <<빠담빠담>>을 보기로 했다는 것은 어쩌면 무모한 도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겁이 났다. 과연 읽어낼 수 있을까? 살짝 드라마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드라마는 끝이 났지만 드라마가 끝났다고 그 드라마를 못 보던 시대는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 드라마를 보면, 책을 못 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드라마 다시보기에 대한 미련은 살짝 뒤로 민다. 읽어보기로 한 것이다.

양강칠 역의 정우성, 이국수 역의 김범, 정지나 역의 한지민, 김미자 역의 나문희, 민효숙 역의 김민경, 정민식 역의 장항선, 김영철 역의 이재우, 임정 역의 박찬걸 역의 김준성. 하나하나 등장인물을 되뇌어 본다. 익숙한 이름도 있고 이름 정도만 아는 인물들도 있다. 이 사람들이 나의 대본 읽기에 도움이 될까? 글줄로만 된 책과 대본 읽기는 얼마만큼 차이가 있을까? 누구의 목소리가 가장 크게 들릴까? 궁금증이 많다.

‘줄글을 읽으면서는 자연스럽게 들어오던 정보가 대본에서 시키는 대로 스스로의 머릿속에 입력을 시켜야하는구나.’ 맨 처음 든 생각이다. 무대를 세팅하듯 머릿속에 작가가 지시하는 대로 세세하게 입력을 해야 하는데 익숙지 않다. 당연히 머릿속에 엉성한 세트를 지을 수 밖에 없다. 비록 엉성한 세트에서 시작을 하지만 나중에는 제대로 된 세트를 지을 수 있겠지 생각하며 통과~ 엉성한 세트위에 등장인물을 세워본다. 그리고 대사를 시켜본다. 무대 따로, 등장인물 따로, 대사 따로..... 미치겠다. 이래서 나 셰익스피어 작품도 안 읽었잖아!!!!!

‘드라마로 보고 싶다. 드라마로 보고 싶다...... 아냐, 넘어야 해.’

어느 순간 강칠과 지나의 이야기가 들어온다. 강칠의 수호천사라고 줄곧 주장하는 국수의 이야기도 들어온다. 등장인물들이 하는 이야기는 그런대로 들어오는데 장면 장면들은 낡은 필름처럼 불안 불안하게 대사와 어울린다.

강칠은 친구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오랫동안 옥살이를 했다. 감옥 동기인 국수는 옥에서 강칠이 자신을 구해 준 것을 계기로 강칠의 수호천사를 자처하며 강칠을 따라다닌다. 강칠과 지나는 교통사고 가해자와 피해자로 처음 만났지만 둘의 첫 만남은 가해자인 지나가 피해자가 말없이 병원에서 사라지고 난 후 피해자가 암 말기 환자라는 사실만 알려준 만남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둘이 어떻게 엮일지는 아무도 몰랐다. 우연처럼 시작 되었던 강칠과 지나의 만남이 몇 번 거듭되는 것을 보면서 운명이란 게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만남과 만남 속에 둘은 그렇게 정이 들어갔다. 전과자에 암환자라는 딱지를 가진 사내와 자신의 삼촌을 죽였을 지도 모르는, 그런 수감자를 돕기 위해 길을 나섰다가 죽어 간 엄마를 가진 지나의 사랑이야기. 모질고 모진 설정들을 보면서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지 궁금했다. 강철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자 국수, 강칠의 늙은 노모, 강칠을 해바라기 했던 효숙, 자기 씨도 아닌 강칠의 짝사랑이 남긴 정이가 빚어내는 사람 사는 이야기는 구수하다. 반면 지나는 죽은 삼촌과 엄마가 드리운 그늘로 인해 아빠와 갈등을 갖고 있고, 한때의 잘못으로 지나와의 사랑이 어긋난 남자 영철이 지나와의 관계회복을 원하고 있다.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사랑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아닌 이루어지기 어려워 보이는 사랑이야기. 결코 순탄 할리 없고, 결코 쉬울리 없는 사랑이야기는 어쩜 너무 빤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책을 덮기에는 슬프고도 아름답기 때문이다.

강칠이란 남자 은근 매력남이다. 그가 매력남인 것은 그의 순수함에서 온다. 남들이 뭐라든 그는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다. 단순하고 명쾌하다. 상식선에서 자신의 사랑을 지키려 하고 표현하려한다. 그렇기에 더 아프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주인공은 분명, 강칠과 지나며 강칠에 의해 죽고 사는 국수다. 그런데 가장 내 맘에 크게 들어오고 목소리가 들리는 것은 김미자 역을 맡고 있는 나문희다. 그녀가 하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영상화 되어 그대로 내게 와 꽂힌다. 드라마를 본다면, 내가 상상하는 그 모습 그대로 나문희씨가 연기를 했을 것이다. 또 한사람, 지나의 아버지 민식의 역을 맡은 장항선씨는 대사가 아니라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이 사람들에 대한 평소의 생각이 이런 결과를 빚었는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국수 역을 맡고 있는 김범도 알고는 있다. 그런데 김범의 모습은 영 그려 낼 수 없었다. 대본을 읽으며 김범이 아닌 이국수가 그대로 전해진다. 정말 드라마를 보고 싶다. 내 상상 속의 인물들이 그렇게 연기를 했는지, 김범이 이국수 역을 어떻게 소화 해 냈을지 궁금하다. 대본집을 읽으며 이런 느낌 처음이었다. 새로운 경험이었고, 이젠 셰익스피어 작품도 읽어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강칠을 살리기 위해 기적을 간절히 바라는 국수. 국수는 자신이 천사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고 싶은 욕망보다는 강칠을 살리기 위해 기적을 간절히 원했었다. 그러나 강칠의 전과자라는 딱지는 어쩔 수 없고, 암이라는 질병도 어쩔 수 없고, 찬걸의 음모로 코너에 강칠이 몰리는 것을 보면서도 자신이 어쩌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천사가 아니며, 기적은 없다고 절규한다. 그런 국수에게 강칠은 “니가 나한테 천사가 아닌 적은 단 한 순간도 없었던 것처럼. 지난 모든 시간, 나한테 단 한 순간도 기적이 안니 적은 없었어.”(364쪽) 말을 한다.

생각해보면, 강철의 말이 맞는 것 같다. 강칠의 말대로 기적은 늘 있어 왔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그 기적을 기적이라고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을 뿐인지도 모른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성경 구절이 이 순간 가슴에 와 닿는 것은 감사 속에만 삶이 기적의 연속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경험이고, 또 하나의 기적을 맛본 것 같다.

c********k 2012.03.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