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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해경 임동석 역주 동서문화사/2018.1.10. sanbaram
<산해경>은 어느 한 시대, 한 사람의 손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전국초기부터 한나라 초기까지 남방 초나라와 파촉지역 사람들의 손을 거쳐 전해져 오다가 서한 말 유흠이 정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원시 기록으로 그들의 산천과 자연에 대한 숭배와 제사, 풍속과 금기, 고통과 질병치료, 무격들의 역할과 기도 등, 인류가 비로소 미개에서 초보적 문명으로 넘어가는 과정의 변화를 알 수 있다. 게다가 이웃나라인 우리의 고대 민족 형성과정과 일본, 몽고, 인도를 거쳐 널리 중앙아시아 남방 이민족의 신기한 원시 습속까지 시공을 뛰어넘는 광범위한 이야기들을 그대로 담고 있다. 신화의 보고로서 뿐 아니라 인간의 무궁한 상상력을 마음껏 펴보도록 유도하는 괴서, 앞뒤도 맞지 않을 듯한 세계가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고 ‘책날개’에서 소개하고 있다.
‘산경’은 무축들이 고대 이래 전해오던 무사를 기록한 일종의 무서로서 그들의 세계관과 무업 수행을 위한 오방위의 명산대천과 그곳을 주관하고 있는 신에 대한 제사, 동식물과 광물, 약재와 치료, 금기와 축사 등을 초보적으로 기록한 것이다. 전국시대 초기, 혹은 중기에 이루어진 것이며 이 시기에 어느 정도 모습을 갖춘 기록물로 존재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산경’은 비교적 순서와 기술이 일관된 형식을 갖추고 있으며 남, 서, 북, 동 네 방위에 다시 중앙을 넣어 소위 오방으로 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를 흔히 ‘오장산경’이라 한다.
‘해경’은 방사들이 구성한 것이며 해내외의 특수지역, 혹은 나라와 종족에 대한 상상력과 전문을 바탕으로 이를 고대 신화와 혼합하여 기술한 것이다. 시기는 대체로 진대(秦代)부터 서한(西漢)초기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백 가지 중 하나도 진짜가 없는 내용으로 상상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가를 보여주는 흥미롭고 이상하며, 이해할 수 없는 형상을 천연스럽게 거론하고 있는 그야말로 불가사의한 몽상으로 가득 차 있는 기록이다.
<산해경>은 모두 18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3만 1천여 자에 86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산경’의 서술방식은 ‘어디로부터 몇 리에 무슨 산이 있으며 그 산에는 어떠한 동식물, 또는 광물이 있고, 그곳에서 어떠한 물이 발원하여 어디로 흐른다.’는 식의 기본 틀을 바탕으로 일부 다른 내용이 간단히 첨가되는 거의 일관된 공식을 가지고 있으며 내용은 아주 단순하다. <산해경>의 신화는 수적으로 다량일 뿐만 아니라 원시시대의 정서와 상활을 비교적 원형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면에서 오히려 그 가치를 두어야 할 것이다. 그 뒤 중국은 유가의 영향으로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것만을 믿는’ 전통과 관념에 의해 결국 신화와 전설에 대한 기록이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였다. 그 때문에 이 <산해경>은 신화와 종교학에 있어서 중요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고대 역사, 지리, 물산, 의학, 광물 등에 상당한 원시자료를 담고 있으며 특히 신화는 초사 천문과의 내용이 연결되어 있고 <목천자전>과도 상당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아 문학 발전에도 깊은 영향을 주었다.
이웃나라인 우리의 고대 민족 형성과정, 일본, 몽골, 인도를 거쳐 널리 중앙아시아와 남방 디민족의 신기한 원시 습속을 그대로 담고 있어 당시의 우주관과 소문, 전문에 대한 기록이 이토록 다양한가 하고 놀라기도 한다. 이를 테면 우리와 관련이 있는 조선, 숙신, 불함, 개국, 군자국, 삼한, 옥저 등이 원문과 주석에 언급되어 있고, 일본이 자신들의 신화를 적었다고 여기는 부상국 등이 있어 이들이 초기 이웃 미지의 민족에 대한 신비한 관점도 살펴볼 수 있다고 저자는 ‘해제’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단수가 그 산에서 발원하여 남쪽으로 흘러 발해로 들어간다. 그 산에 새가 있으니 그 형상은 마치 닭과 같으며 다섯 가지 광채에 무늬가 있다. 이름은 봉황(鳳凰)이라 하며 머리 띤 무늬를 덕(德), 날개의 무늬를 의(義), 등의 무늬를 예(禮), 가슴의 무늬를 인(仁), 배의 무늬를 신(信)이라 한다. 이 새는 자연 속에서 물과 먹을 것을 구하며 스스로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춘다. 이새가 나타나면 천하가 안녕을 얻는다. p.139
옥산(玉山)은 서왕모가 사는 곳이다. 서왕모는 그 형상이 사람과 같으며 표범 꼬리에 호랑이 이빨을 하고 있으며 휘파람을 잘 분다. 머리는 쑥대머리에 옥승을 꽂고 있으며 이는 하늘의 재앙과 오형의 잔혹함을 관장하는 것이다. 그 산에 짐승이 있으니 그 형상은 개와 같으며 표범 무늬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뿔은 마치 소와 같으며 그 이름은 교(狡)라 한다. 그의 울음소리는 마치 개가 짖는 것과 같으며 그 짐승이 나타나면 그 나라에 큰 풍년이 든다. 그곳에 새가 있으니 그 형상은 마치 적(翟꿩)과 같으며 붉은 색이다. 이름을 승우(勝遇)라 하며 이는 물고기를 잡아먹고 산다. 그 소리는 마치 녹(錄)과 같으며 그 새가 나타나면 그 나라에 큰 홍수가 난다. p.236
형천이 천제(天帝)와 신의 지위를 두고 싸움을 벌였다. 천제가 그의 머리를 잘라버리고 그를 상양산(常羊山)에 묻어버렸다. 그러자 형천은 자신의 두 젖을 눈으로 만들고 배꼽을 입으로 만들어 간척(干戚)을 들고 춤을 추었다. p.889
숙신국이 백민국 북쪽에 있다. 그곳에 나무가 있어 이름을 웅상(雄常)이라 하며 성인(聖人)이 대를 이어 나타나면 그 나무가 자라 백성들이 나무로부터 옷감을 얻는다. p.905 군자국이 그 북쪽에 있다. 그들은 의관을 갖추고 칼을 차고 있다. 짐승을 잡아먹으며 두 마리 문호(文虎)를 부려 그들 곁에 있도록 한다. 그 나라 사람들은 양보하기를 좋아하며 다투는 법이 없다. 그곳에 훈화초(薰華草)라는 풀이 있으며 아침에 자라나 저녁이면 말라 죽는다. 일설에는 간유시(肝楡尸)의 북쪽에 있다고 한다. p.949 청구국이 그 북쪽에 있다. 그곳 사람들은 오곡을 먹으며, 천과 비단으로 옷을 해 입는다. 그곳의 여우는 발이 넷에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지고 있다. 일설에는 청구국은 조양곡(朝陽谷)의 북쪽에 있다고 한다. p.953 조선이 열양의 동쪽, 바다의 북쪽, 산의 남쪽에 있다. 열양(列陽)은 연나라에 속한다. p.1134 동쪽 바다의 안쪽, 북쪽 바다의 구석에 나라가 있어 이름을 조선(朝鮮)천독(天毒)이라 한다. 그곳 사람들은 물가에 의지하고 살며 남을 가까이 하며 사람을 사랑한다. p.1384
역주를 쓴 임동석은 서울교대, 건국대 대학원 졸업. 대만 국립대만사범대학 국문연구소 박사반졸업. 중화민국 국가문학박사, 건국대학교 교수. 저서 <조선역학고>, <중국학술개론>, <광개토대왕비 연구>, <동북민족원류>, <논어심득> 등 학술 논문 50여 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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