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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자무카가 테무진에게 지게 된 원인을 보여준 책
"훗날 자무카가 테무진에게 지게 된 원인을 보여준 책" 내용보기
테무진은 의형제인 자무카와 의부(義父)인 토그릴의 도움으로 어머니인 후엘룬과 아내인 부르테를 메르키트족으로부터 되찾는다. 이때 부르테는 이미 배가 산처럼 불러 출산을 앞두고 있었는데 그 씨앗이 누구의 것인지는 하늘만 안다. 테무진은 이 최초의 승리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자신의 세력을 점점 불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자무카 진영의 부족들이 조금씩 테무진 진영으로 넘
"훗날 자무카가 테무진에게 지게 된 원인을 보여준 책" 내용보기

 

테무진은 의형제인 자무카와 의부(義父)인 토그릴의 도움으로 어머니인 후엘룬과 아내인 부르테를 메르키트족으로부터 되찾는다. 이때 부르테는 이미 배가 산처럼 불러 출산을 앞두고 있었는데 그 씨앗이 누구의 것인지는 하늘만 안다. 테무진은 이 최초의 승리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자신의 세력을 점점 불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자무카 진영의 부족들이 조금씩 테무진 진영으로 넘어가면서 테무진은 자무카와 이별을 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테무진은 부족회의를 통해 귀족들의 추대를 받아 칸(칭기스칸)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로써 테무진은 초원제패의 꿈을 본격적으로 꿈꾸게 되지만 적을 사방에 두는 꼴이 된다. 자무카는 이런 테무진의 행보를 우려스러운 눈길로 바라본다.

 

그러던 어느 날 자무카의 사촌동생인 다이차르가 테무진 진영의 말을 훔치다 살해되는 일이 벌어지는데 이로 인해 자무카와 테무진의 우호관계는 깨지게 되고 테무진은 자무카로부터 매서운 공격을 받게 된다. 이 테무진과 자무카와의 전투를 두고 13익 전투라 부르는데 이때 테무진은 자무카의 무시무시한 힘을 제대로 경험하게 된다. 이를 통해 테무진은 지금은 아직 칸의 자리에 오를 때가 아니라 생각하여 다시 테무진으로 돌아가고 세력을 다시 규합해 미래를 준비하게 된다.

 

한편 자무카는 13익 전투를 통해 의형제인 테무진도 잃고 명성도 잃게 되지만 자무카의 자다란족이 워낙 강성해서 그 어떤 부족도 자무카를 깔보거나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13익 전투의 후유증으로 몇몇 부족이 자무카의 전제정치 및 공포정치가 두려워 곁을 떠나지만 겉으로 보기엔 자무카의 세력엔 별 지장이 없다. 자무카는 오히려 전투에서의 승리 및 공포정치로 자다란의 귀족 및 부하들을 완전히 제압하고 통치하게 되어 자신감만 충만해졌을 뿐이다. 그리하여 자무카는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초원통일에 나서게 된다. 그 첫 번째 행보로 아군이었던 케레이트를 제거하려 하는데 이때 자무카는 절묘한 계략을 펼친다. 케레이트의 내부 사정을 훤히 꿰뚫어보고 펼친 자무카의 이간책은 제대로 먹혀 케레이트족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2인자 자하감보와 수장인 토그릴은 반목하여 결국 형제지간에서 원수지간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에 토그릴은 자무카에게 배신당했다는 생각에 자다란족을 치려 하지만 전에 수장 자리를 놓고 다투었다가 밀렸던 에르케 카라가 나이만족의 도움으로 대군을 이끌고 공격해오는 바람에 토그릴은 자무카와의 전투는 잠시 뒤로 하고 에르케 카라를 상대하게 된다.

 

이 책은 4부의 일부와 5부 그리고 6부의 일부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서평에서는 자무카의 실책 위주로 그 내용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자무카는 왜 테무진이 칸이 되는 걸 보고도 그냥 내버려두었느냐는 점’이다. 테무진은 자무카의 자다란족과 토그릴의 케레이트족과 연합해서 원수인 메르키트족을 공격해 최초의 승리를 거두게 된다. 이를 통해 테무진은 전쟁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것은 물론이고 흩어졌던 부족들을 불러들이게 된다. 이를 통해 테무진의 키야트 보르지긴족은 제법 형태를 갖추게 되는데 이에 힘입어 테무진은 부족회의를 통해 귀족들의 추대를 받아 칸의 자리(칭기스칸)에 오른다. 이때가 1186년 여름 테무진의 나이 25세의 일이다.

 

이렇게 테무진이 칭기스 칸이 되어 부족 연방의 나라 이름을 키야트 몽골 울루스라고 정하고 능력별로 조직을 개편해 나라의 기틀을 잡고 있을 때 케레이트족의 늙은 여우인 토그릴은 (속은 어떤 마음을 품었는지 알 수 없지만) 겉으론 테무진이 칸의 자리에 오른 걸 축하했고, 자다란족의 영웅인 자무카는 이를 우려하며 테무진을 칸의 자리에 올린 자들의 저의를 의심한다.

 

사실 테무진이 칸의 자리에 오른 것은 시기상조나 다름없었다. 아무리 흩어졌던 키야트 보르지긴족을 모으고 다른 여러 부족을 받아들였다 하더라도 그 수는 초원제패를 노리는 다른 부족에 비해선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너무나 적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무리 테무진의 우방으로 케레이트족의 토그릴과 자다란족의 자무카가 있었다 하더라도 피를 나눈 부자지간이나 형제지간이 아니었기에 수가 틀리면 얼마든지 틀어질 수 있었다. 즉 피로 맺어진 부자지간과 형제지간이 아니었기에 상황에 변하면 얼마든지 아군이 적군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테무진이 덜컥 칸의 자리에 오른 것은 분명 실책이었다. 칸의 자리에 오른 것만으로 아군을 물론이고 사방에 널린 적군들까지 긴장하게 만들었으니 실책이 아닐 수 없었던 것이다.

 

자무카는 테무진에게 있어서 그 누구보다도 훌륭한 조언자였고 의형제였다. 만약 자무카가 테무진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았다면 테무진은 결코 자신의 아내인 부르테를 되찾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흩어졌던 키야트 보르지긴족을 다시 뭉치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테무진이 키야트 보르지긴족을 다시 모이게 하고 여러 다른 부족들이 테무진에게 귀하하게 한 것은 다 자무카 덕분이었다. 즉 테무진이 칸의 자리에 오르게 한 결정적 인물은 다름 아닌 바로 자무카였다 이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무카는 경거망동하며 칸의 자리에 오르려는 테무진에게 아직은 시기상조라 조언을 해줄 수도 있었고 강하게 말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정보망을 통해 테무진의 동태를 다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자무카는 테무진의 칸 등극을 우려만 했을 뿐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물론 테무진의 칸 등극이 의형제간의 전쟁을 일으키는 계기가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무카의 사촌동생과 같은 무리들이 테무진을 칸으로 인정하지 않았기에 일이 터져 전쟁으로 이어진 것은 사실이기에 결국 자무카의 수수방관은 둘을 벌어지게 만드는 결정적인 실책으로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자무카는 테무진에게 있어서 둘도 없는 의형제였고 은혜를 많이 베풀어 마음의 빚을 지게 한 은인이었다. 때문에 자무카는 테무진을 잃어봤자 좋을 것이 하나도 없었다. 만약 자무카가 테무진이 칸에 오르면 맞이하게 될 모든 상황을 알면서 내버려둔 것이라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테무진에게 반발하는 세력이 언젠가 일을 터뜨릴 것이라는 걸 예상하고도 방관한 것이라면 그 역시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테무진과의 전쟁의 명분이 필요해서 그랬던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만약 그럴 의도로 테무진이 칸의 자리에 오르도록 지켜본 것이라면 자무카는 큰 실수를 한 것이다. 이때부터 승리의 기운이 테무진 쪽으로 기운 것이 아닌가 싶다.

 

두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왜 의형제인 테무진의 사과를 받지 않고 13익 전투를 벌였느냐는 점’이다. 테무진의 칸 등극을 인정하지 않았던 자무카의 사촌 다이차르는 테무진 진영의 말을 몰래 훔치다 걸려 목숨을 잃고 만다. 초원에서 말을 훔친 죄는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큰 죄였고 제 어미를 범한 것보다 더 큰 죄로 여겨졌다. 그렇기 때문에 테무진 측에서 다이차르를 죽인 것은 이치상으론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었다.

 

하지만 세상이 어디 이치대로만 흘러가랴? 자무카는 자신의 사촌을 죽인 죄를 물어 테무진의 위로 사절단을 죽임으로써 테무진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왜 그랬을까? 왜 자무카는 자신의 사촌이 죽어 마땅한 죄를 지어 죽었는데도 왜 이를 빌미로 테무진과 전쟁을 벌인 것일까?

 

그 이유는 아마도 테무진이 더 크기 전에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해서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전편 서평에서도 밝혔지만 자무카는 모든 방면에 걸쳐서 유능한 리더였다. 자무카는 분열되었던 부족을 하나로 통합한 것은 물론이고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하여 케식과 부족민들의 존경을 받았고 메르키트와의 전쟁을 통해 전투 지휘 능력까지 인정받은 자라단족의 훌륭한 수장이었다. 이런 유능한 자무카가 테무진의 영웅적 기질을 놓쳤을 리가 없다. 분명 자무카는 매의 눈으로 테무진을 면밀히 관찰하고 분석한 결과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이 있을 수 없음을 직감하고 명분은 약했지만 자신의 사촌동생을 죽인 것을 계기로 테무진을 공격해 죽이거나 혹은 세력을 흩어놓으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건 자무카의 잘못된 생각이었다. 테무진과 벌인 13익 전투에서 자무카가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자무카는 테무진과 전투를 벌인 것 때문에 의형제를 잃은 것은 물론이고 테무진에게 복수의 명분만 주었을 뿐이다. 여기에 자신을 따르던 부족의 이탈까지 초래했으니 자무카의 이번 조치는 실책이 분명했다. 만약 자무카가 사촌동생의 죄를 인정하고 테무진을 용서했다면 자무카의 명성은 더욱 올랐을 것이고 여전히 테무진이라는 든든한 아군을 보유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테무진과 더욱 우정을 다지고 자신의 명성을 높였다면 훗날 초원의 패자의 자리를 놓고 다툴 때 더 유리한 입장에 놓였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자무카는 너무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바람에 테무진을 조기에 잃고 주변을 적으로 둘러싸이게 하는 우를 범하고 만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 세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왜 공포정치를 시작해 다른 종족의 이탈을 초래했느냐는 점’이다. 테무진을 철저하게 혼내준 13익 전투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건 동맹관계에 있던 치노스족이었다. 치노스족은 초원의 최강 종족으로 자무카는 테무진과의 전투에 앞서 이들과 동맹을 맺어 13익 전투에 적극 활용해 테무진의 세력에 큰 타격을 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순리상으로 자무카는 치노스족의 공을 치하하고 보상은 물론이고 적절한 대우도 해주었어야 했다.

 

하지만 자무카는 치노스족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기는커녕 치노스족의 귀족 70명을 솥에 삶아 잔인하게 죽이고 만다. 그리고 나머지 치노스족도 모조리 죽여 버린다. 자무카가 이런 무시무시한 결단을 내린 이유는 치노스족이 자신이 공을 들여 치밀하게 짜놓은 전략을 무시하고 명령을 어겨가며 제멋대로 전투를 벌였기 때문이다. 전쟁에서 상관의 명령은 법이나 다름없다. 그렇기 때문에 상관의 명령을 어겼을 경우에 부하가 죽임을 당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상하 및 종속관계가 확실할 때 얘기다. 자다란족과 치노스족은 상하관계가 아닌 동맹관계였기 때문에 이와 같은 조치는 좀 심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치노스족의 귀족들은 자무카의 부하가 아니었다. 테무진의 적인 타이치우트족을 통해 한 다리 건너서 맺은 동맹으로 어깨를 나란히는 아닐지라도 자무카가 함부로 목숨을 빼앗을 정도의 하찮은 무리는 아니었다. 즉 자무카가 생사여탈을 마음대로 할 수 있을 정도로 치노스족이 별 볼일 없는 종족이 아니었다 이 말이다.

 

전쟁에서 공을 세웠는데도 자신의 전략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치노스족의 귀족을 하나도 아닌 70명이나 솥에 삶아 죽인 것은 자무카의 실책 중에서도 가장 큰 실책이었다고 본다. 자무카는 이를 본보기로 삼아 자신을 따르는 무리들이 결코 다시는 자신의 명을 어기지 못하게 하려고 한 것이었겠지만 결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비록 자다란족의 족장들의 굴복은 이끌어냈지만 타이치우트를 비롯해서 여러 씨족 부족들의 이탈을 초래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보면 이 전략은 실패였던 것이다.

 

자무카는 모든 면에서 테무진보다 월등했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을 너무 믿고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하려다 보니 독재 및 공포정치를 하게 되었고 이 때문에 여러 가지 실책을 양산하게 되었다. 물론 아직까진 자다란의 세력이 크고 전투에서 진 적이 없어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이지만 자신이 미처 보지 못한 틈이 생겼기에 자무카는 이로 인해 테무진에게 훗날 패망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만약 자무카가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실책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초원의 패자는 테무진이 아닌 자무카에게 돌아갔을지도 모른다. 뛰어난 능력이 오히려 자만을 불러 자무카라는 걸출한 영웅을 망친 것이 너무나 안타까울 따름이다.

 

아무리 뛰어난 자라 하더라도 세상을 혼자서 지배하려 하고 모든 일을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테무진처럼 때론 어머니와 아내의 조언을 받기도 하고 때론 참모의 충고를 받기도 하면서 무리를 이끄는 것이 바람직한 리더의 자세라 하겠다. 자무카에게도 테무진처럼 현명한 어머니와 지혜로운 아내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자무카가 만능이 아니라 조금만 부족해 참모들의 조언에 귀 기울이는 리더였으면 어땠을까? 만약 그랬다면 우리가 아는 역사는 다르게 써졌을 지도 모른다. 테무진의 분투와 자무카의 활약 그리고 자무카의 이런 저런 실책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인상적인 글귀

 

“출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재능! 그것이 뛰어나면 그만한 대접을 받아야 한다!”

 

“패배는 한계가 아니라 미래로 가는 과정이다!”

 

“초원의 늑대들이 가장 무서운 존재가 된 이유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d****3 2012.10.12. 신고 공감 6 댓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