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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서)의 역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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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학에서 사회과학이 아닌 자연과학을 전공했다. 내가 왜 자연과학을 택했는지는 지금도 아리송하지만 그렇다고 후회하는 건 아니다. 단지 고등학교에 다닐 때만해도 문과 과목에 더 흥미가 있었고 좋아했는데 왜 다른 선택을 했는지 가끔 생각이 나서 기억을 더듬어 볼 뿐이다. 대학 때는 당시 학교를 다닌 대부분의 학생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사회과학 책을 많이 읽었다.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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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대학에서 사회과학이 아닌 자연과학을 전공했다. 내가 왜 자연과학을 택했는지는 지금도 아리송하지만 그렇다고 후회하는 건 아니다. 단지 고등학교에 다닐 때만해도 문과 과목에 더 흥미가 있었고 좋아했는데 왜 다른 선택을 했는지 가끔 생각이 나서 기억을 더듬어 볼 뿐이다. 대학 때는 당시 학교를 다닌 대부분의 학생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사회과학 책을 많이 읽었다. 그렇게 형성된 나의 독서습관은 한동안 계속되었다. 사회에 나와서는 업무와 관련된 책들을 읽기 시작했지만 딱히 독서습관이 바뀐 것은 아니었다. 그러다 90년대 초반 중국관련 업무를 하면서 중국에 관한 책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동양고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연장선상에서 우리 역사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관심은 지금도 여전하다.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나의 독서습관은 바뀌었다. 소위 인문학에 대한 책들, 그 중에서도 역사에 관한 책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의 관심은 여전히 한국사와 동양사 그리고 문명사에 머물러있다. 서구의 역사도 알고 싶다는 생각에 읽어보기도 하지만 그때그때 흥미에 따라 읽을 뿐이다. 요즘은 그들의 역사도 체계적으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그들 사고의 근원이라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관련된 책들을 먼저 읽고 있다. 그러던 중 이 책 [역사의 역사]를 읽게 되었다. 저자인 유시민의 책은 대부분 읽었기에 그의 생각이나 글쓰기 방법 등은 이미 익숙했고, 그의 생각을 빌어 역사서에 대한 입문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주저없이 읽지 않았나 싶다.

 

  저자는 이 책에서 동서양의 역사가 16명이 쓴 역사서 18권을 다루고 있는데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동양의 역사서이다. 박은식의 [한국통사], [한국독립운동지혈사], 신채호의 [조선상고사], 백남운의 [조선사회경제사]는 우리의 역사를 다루었고, 사마천의 [사기]는 중국역사, 그리고 이븐 할둔의 [역사서설]은 이슬람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소개하는 우리의 역사서는 모두 식민지시대에 쓰여졌다. 박은식은 조선의 망국과 민족해방투쟁의 아프고 고단했던 과정을 생생하게 기술했다. 그는 망국의 역사가 아니라 광복의 역사를 쓰기 위해서는 당대사를 기록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에 반해 신채호는 조선의 정신을 살려내기 위해 집요하게 고대사를 파고 들었다. ‘역사는 아와 비아의 투쟁의 기록이다라는 말로 널리 알려진 [조선상고사]는 단군왕검 건국에서 시작하여 백제의 패망에서 끝이 나는 미완의 역사서이다. 정통유물사관을 견지한 식민지 조선의 마르크스주의자였던 백남운은 [조선사회경제사]에서 원시시대부터 삼국통일 이전까지의 경제사를 다룬다. 그 시기를 노예제로 규정한 그는 아마 민족해방투쟁의 수단으로서 마르크스주의를 받아 들였는지도 모르겠다.

 

  두번째는 서구의 역사서이다. 헤로도토스의 [역사],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폰 랑케의 [근세사의 여러시기들에 관하여][강대 세력들 정치,대담,자서전], 마르크스의 [공산당선언],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말] 그리고 에드워드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가 바로 그것들이다. 이들 중에는 저자와 제목을 알고 있는 책도 있고, 여기서 처음 알게 된 책도 있으며, 이해 여부를 불문하고 읽어 본 책도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록 저자의 시각을 빌려서 이지만, 이들 역사서가 어떤 책인지를 알게 되었다.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도 있지만 그냥 건너뛰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단만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는 역사서가 아니라 역사이론서이다. 예전에 읽은 책이지만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

 

  이 책에서 다루는 역사서들의 마지막 분류로는 문명사이다. 슈팽글러의 [서구의 몰락],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 그리고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이에 해당되는 책들이다. 나에게는 서구의 역사서들보다는 이 책들이 더 친근하게 다가오고, 따라서 대부분 읽어본 책들이다. 20세기 들어서 개별민족이나 왕조, 국가가 아닌 문명을 연구하는 역사가들이 등장했고, 토인비는 그 중에서도 가장 성공적으로 문명사를 연구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역사와 과학이 융합되어 우리에게 알려진 문명사가 아닌 인류, 그 자체의 역사를 다룬 문명사가 쓰여진다. [,,][사피엔스]에서 다이아몬드와 하라리는 문명 발전 속도의 차이를 만들어낸 근본원인은 환경 외에 다른 것이 있을 수 없다라고 말함으로써 기존의 서구학자들이 주장하는 문명의 해석을 반박한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우리가 왜 역사서를 읽어야 하고, 또 역사서를 읽을 때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말에 깊은 공감을 느꼈다. 저자는 역사서를 읽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이렇게 말한다.

 

사실은 그 자체로 존재하고 살아남는 게 아니다. 기록하는 사람이 선택한 사실만 살아남아 후세 사람들에게 전해진다.’ (231) 역사란 오늘을 사는 역사가들이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과거 사건에 대한 이야기이다.’ (235)

 

 

또한 저자는 역사의 매력은 사실의 기록과 전승 그 자체가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데 있음 (17)을 절감했다며, 역사의 역사란 인간과 사회의 과거에 대해 문자 텍스트로 서술하는 내용과 방법이 변화해온 과정에 대한 이야기 (15)라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 [역사의 역사]에서는 역사학자가 아니라 역사가를, 역사이론서가 아니라 역사서를 다루었다고 한다. 나 역시 역사이론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그저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이해하고 싶었기에 이 책을 읽었다. 우리가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를 이해하고 싶어서가 아닐지 모르겠다.

 

우리가 옛 역사서를 읽는 것은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남긴 이야기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51)

 

 

  그러나 우리가 남의 역사서를 읽고 이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저자는 역사는 사실을 쓴 이야기이고 언어로 재현한 과거인데, 남의 언어로 재현한 남의 과거 이야기에 감정을 이입하고 흥미를 느끼려면 그 책이 담고 있는 기초정보를 알아야 한다.’ (51)고 말한다. 그래서 나는 우리의 역사나 동양고전은 쉽게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었지만 서구의 역사는 이해하기 어려웠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지금 틈나는 대로 읽고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그들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 중의 기초가 아닐까 싶다. 내가 이 책에 나오는 서구의 역사서들을 읽을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역사서에 대한 나의 생각을 되돌아 보는 기회를 준 것은 분명하다.

k*****1 2018.07.11. 신고 공감 57 댓글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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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역사(HISTORY OF WRITING HISTORY) -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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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행적이 문자로 기록된 이래로 현재까지 수많은 역사 서적이 출간되고 있다. 역사로 다뤄지는 부분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계속 증가할 수 밖에 없지만, 그것들이 실험과 분석을 통하여 발견되는 새로운 영역의 것이 아니라 이미 과거의 사실이라는 점에서 그토록 다양한 책들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은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하여 왜 동일한 사건과 시대, 인물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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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의 행적이 문자로 기록된 이래로 현재까지 수많은 역사 서적이 출간되고 있다. 역사로 다뤄지는 부분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계속 증가할 수 밖에 없지만, 그것들이 실험과 분석을 통하여 발견되는 새로운 영역의 것이 아니라 이미 과거의 사실이라는 점에서 그토록 다양한 책들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은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하여 왜 동일한 사건과 시대, 인물이 다양한 관점과 방법으로 기술되고 있는지를 이해함으로써 역사서의 내용을 일차원적으로 읽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에 담긴 다양한 함의(含意)를 짚어낼 수 있는 안목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유시민 작가의 [역사의 역사]는 바로 그러한 부분들을 고대 그리스의 헤로도토스투키디데스부터 최근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유발 하라리의 저서를 통하여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역사를 공부하는 하나의 방법을 마주하게 된다.

 

 [역사의 역사]라는 제목을 접하면서 다소 광대한 범위를 다루고 있는 책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의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이 책의 정확한 제목이 [역사 서술의 역사]임을 알게 된다면 저자의 의도를 어느 정도는 눈치챌 수 있게 된다. 이미 인문학의 고전에 반열에 올라 있는 역사서는 물론이고 현재에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서적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역사 서술의 시간적 흐름을 보여주려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유시민 작가는 역사에 대한 자신만의 독창적인 생각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역사서와 그를 기록한 사람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읽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역사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것에 대한 몇 가지의 방법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역사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헤로도토스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활약한 투키디데스에 대한 내용은 역사 서사에 대한 방법론을 설명하고 있다. 이야기꾼으로 유명한 헤로도토스의 [역사]는 마치 당시의 상황을 실제 옆에서 보는 것과 같은 착각을 느낄 정도로 생생히 묘사되고 있다는 점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즉, 사실과 허구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와 같은 그의 묘사는 분명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이에 반하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집필한 투키디데스의 기술 방법은 사실을 기반으로 하여 원인 분석에 치중하였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연대에 따른 꼼꼼한 기록과 더불어 그리스 내전의 원인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보여주고 있다. 언뜻 이 둘의 기술에 대한 차이는 사실과 상상이 역사에서 어느 정도 허용이 되는지에 대한 논쟁으로 보여질 수 있지만, 결국 둘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오히려 각각 페르시아와 그리스라는 세계 전쟁과 그리스 내전이라는 민족 전쟁에 대한 둘의 기록이 어느 한쪽으로 편향되지 않게 쓰여져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이들의 역사 기술을 통하여 역사 서술의 고충을 다루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다. 직접 경험한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헤로도토스는 다양한 사료를 통하여 기술을 하였으며, 투키디데스 역시 자신의 경험에 더하여 다양한 사료와 글들의 비교를 통하여 기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비록 헤로도토스의 [역사]가 대중에게 역사의 극적인 부분들을 선사하고,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신화와 전설을 최대한 배제하면서 간결하게 정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그러한 차이는 현재 시점에서 바라본다면 큰 것이라 볼 수 없다. 오히려 그러한 부분들은 제한된 자료로 인하여 당시 역사가들이 필연적으로 겪어야 할 고충으로 바라봐야 하기 때문에 상상력과 사실의 잣대를 그 당시의 역사에 평가 기준으로 삼을 수 없음을 알게 된다. 그러한 점에서 사마천의 [사기]는 축복을 받았다라는 저자의 주장에 이내 공감하게 된다. 비운의 역사가라고 알려져 있지만, 역사를 기록하는 관직에 있었다는 점과 고대 그리스와는 달리 풍부한 사료와 기록이 있었기에 그를 바탕으로 [사기]를 기술할 수 있었다는 점은 왜 [사기]가 역사서로서 의미가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사기]가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는 점은 단순한 기록이 아닌 사마천이라는 인물의 관점과 생각이 반영된 서사라는 부분이다.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사실에 기반한 기록에 그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역사적인 사건과 인물에 대한 해석을 추가한 부분이라든지 [화식열전]과 같이 자신의 관점과 기준에 따른 인물들의 이야기의 분류는 역사 서적이 그저 사실에 대한 기록에 한정되는 것이 아닌 서사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저자의 관점과 방향성에 따라 달리 기술되는 역사 서적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또 하나의 인물과 책은 바로 이븐 할둔의 [역사 서설]이다. 이슬람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에게 이븐 할둔과 그의 저서에 대한 설명은 새로운 지식으로 다가온다. 왜냐하면 그가 1300년대에 활동한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기술 방법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인류사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즉, 그는 이전의 기술 방법과는 달리 빅 히스토리의 개념으로서 인류사를 다루면서 그 안에서 보편적인 원칙을 찾으려는 시도를 하였던 것이다. 물론 종교라는 테두리 안에서 보편적인 원칙을 찾기 위한 일차적인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였지만, 그러한 보편적인 원칙을 찾아내기 위하여 다방면에 대한 그의 기술은 거꾸로 당시 이슬람 세계에 대한 다양한 면면을 확인할 수 있는 성과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게 된다.

 

 이 시점에서 [역사의 역사]는 첫 장에서도 잠깐 언급한 사실과 상상력의 경계에 대한 부분을 랑케와 에드워드 H. 카의 저서와 행적을 통하여 집중적으로 언급한다. '있는 그대로의 역사'라는 표현으로 유명한 랑케의 필법은 말 그대로 사실에만 의미를 부여하는 기술 방법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역사가 객관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과 통하는 부분이지만, 그의 역사 기술이 철저히 문헌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역사 서적이 단순히 사실의 나열 및 정리에 그친다는 부정적인 부분을 담고 있다. 또한 그가 각국을 방문하여 얻은 문헌 역시 승자의 기록과 같이 편향된 조건에 의하여 보존된 자료이기에 문헌이 반드시 객관적이라고도 볼 수 없다는 점은 랑케 필법의 한계일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은 바로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통하여 비판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마 에드워드 H. 카에 대한 내용을 읽다보면 유시민 작가가 이 책을 기획한 의도가 그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중략) 역사가와 사실은 평등한 관계, 주고받는 관계다. 역사가는 끊임없이 해석에 맞추어 사실을 만들어 내며 사실에 맞추어 해석을 만들어 낸다. 어느 쪽도 우위를 가질 수 없다. 이 상호작용은 현재와 과거의 상호 관계도 포함된다. 역사가는 현재의 일부이고 사실은 과거에 속하기 때문이다. 역사가와 역사의 사실은 서로에게 필수적이다. (중략)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나의 첫 번째 대답은,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의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것이다.

 - p. 235 中에서 : [역사란 무엇인가]의 내용 -

 저자는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이 부분의 인용을 통하여 다음의 사실을 도출하고 있다. 이는 앞서 언급했던 역사 서술에 대한 설명을 압축하여 포함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은 과거의 것이고 역사가는 현재에 산다. 과거의 사실 가운데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을 선택하는 기준과 그 사실들을 일정한 관계로 맺어 주는 해석의 관점은 역사가를 둘러싼 현재의 환경, 역사가의 경험, 역사가의 이념과 개인적 기질의 영향을 받으며 형성된다. (중략) 역사란 오늘을 사는 역사가들이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과거 사건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 p. 235 中에서 -

 

 저자는 역사가 과거 사건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하고 있다. 그동안 역사를 객관적인 사실, 분석된 사실로 알고 있던 우리에게 '이야기'라는 표현은 역사를 서술하는 이의 개입에 초점을 맞춰야 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다가온다. 사마천 또는 투키디데스가 독립운동 시기의 우리의 역사에 대하여 기술한다면이라는 가정이 실제 박은식과 신채호의 역사 서술로 이어진다라는 부분은 역사 서술 당시의 상황이 서술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동시대에 그들과 달리 식민사관이 등장하였다는 점은 상황과 관점에 따라 달리 역사가 서술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헌팅턴이나 토인비와 같이 특정 국가나 시대가 아닌 문명이라는 관점에서 역사를 기술하는 부분이라든지 과거의 역사를 기반으로 앞으로의 미래에 대하여 논하는 유발 하라리의 이야기도 기술의 관점에 따라 역사에 대한 다양한 서술이 얼마든지 가능함을 깨닫게 된다.

 

 [역사의 역사]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와는 다르다. 보통 역사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발전과 개선되는 상황을 발견하게 되지만, 여기에서는 역사 서술이 시간에 따른 발전이 아니라 그 상황에 따른 다양한 형태로 기술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풍부한 자료가 존재하는 현대에 쓰여진 역사 서적이 [사기], [역사]와 같은 고대의 역사 서적보다 우수하다라고 말할 수 없는 것도 그에 대한 반증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역사의 역사]는 역사를 서술한 인물이나 관점, 방법에 대한 우위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특징을 통하여 당시의 사회적 흐름이나 상황을 거꾸로 유추할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그 책의 내용들이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달리 표현되는 원인을 이해함으로써 그 안에 담긴 함의를 파악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역사란 사실을 그대로 기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기록하는 순간 쓰는 사람의 입장이 배제되고 정확히 사실만을 반영하는 것이 가능할까? 사실을 기록하되 지어내서 쓰지 않는다라는 '술이부작 [述而不作]'이 그 의미 그대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겸양의 표현이라는 점을 떠올려보면 인간이 기계적으로 모든 것을 사실적으로 기록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의 역사]를 읽음으로써 역사 관련 서적을 달리 바라보게 된다. 책의 내용을 그대로 읽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담긴 의미와 또 다른 역사적 사실을 찾는 과정으로 말이다.

g*******7 2018.09.30. 신고 공감 41 댓글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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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유시민 신간을 읽고 느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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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시민 책을 거의 모든 구입해서 읽은 사람이다. 이번 신간도 역사교양서라서 구입해서 읽어 보았다. 개인적으로 그가 출여한 썰전을 한주도 빠지지 않고 시청했고 알쓸신잡 시즌 1.2도 다 챙겨 봤던 팬이다. 그가 민주 진보 진영에서 최고의 논객이라고 생각하고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으로도 한국 젊은이들과 민주진영에 적잖은 긍정적인 영향을 준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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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시민 책을 거의 모든 구입해서 읽은 사람이다. 이번 신간도 역사교양서라서 구입해서 읽어 보았다. 개인적으로 그가 출여한 썰전을 한주도 빠지지 않고 시청했고 알쓸신잡 시즌 1.2도 다 챙겨 봤던 팬이다. 그가 민주 진보 진영에서 최고의 논객이라고 생각하고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으로도 한국 젊은이들과 민주진영에 적잖은 긍정적인 영향을 준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이번 책에는 좀 쓴소리를 해야 할 것 같다. 이게 다 유시민이 좀더 좋은 책을 쓰기를 바라는 애독자에 입장에서 글을 남긴다.


 유시민답게 이번 책도 간단 명료하게 역사서에 대한 나름의 배경지식과 본인 주장을 곁들여서 책을 완성한 느낌이고 일반인들이면 그저 이름만 듣고 지나쳤을 것 같은 유명 동서양 고전 역사서에 대한 소개가 되어 있어서 역사에 별 관심이 없거나 관심 있지만 뭔가 가이드와 배경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충분이 역사서를 읽고 싶을수 있게 만든 동기를 부여할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유시민 본인도 의도한 느낌이고 하지만 나름 애독자라서 이번 유시민 책에 아쉬운 점은 카 이후에 역사서와 역사이론서에 대한 소개가 없어서 매우 아쉬웠다. 현대 역사서에 지대한 영향과 논쟁을 불러일으킨 프랑스 아날학파 역사서와 이론서에 대한 소개가 통째로 빠진점이 아쉽고 대표적으로 브로델 정도는 충분히 소개할만한데 읽지 않은건지 아니면 취향이 아니라서 뺸건지 몰라도 카 보다 더 서구 학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아날학파 거두인 브로델 언급을 한번도 안한게 의아하게 느껴졌다. 주경철 서울대 교수가 지금 브로델 대표작인 지중해 책도 3권이나 번역이 되있고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제목에 책은 좌파 역사학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책인데 언급조차 없어서 너무나 아쉬웠다.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역사에 조금만 관심 있으면 지나치기 어려운 역사서인데 이부분을 통쨰로 스킵한 이유를 좀 듣고 싶다. 


 현대 역사철학에 또한 엄청난 영향을 미친 푸코의 역사철학적 방법이나 이론 광기의 역사같은 책은 서양 뿐만 아니라 한국 지식담론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이 담론이라는 단어 조차도 푸코의 계보학적인 역사철학과 사회철학에서 탄생한 단어인데 카 이후에 구조조의와 후기 구조주의 역사서와 이론서가 통쨰로 누락된게 너무나 아쉬웠다. 또한 월러스틴의 근대세계체제도 언급 안된게 이상했고 이책은 현대 역사학계에 큰 영향력과 논쟁을 불러일으킨 책인데 단 한줄도 언급이 없어서 이부분에 대한 유시민의 학습과 공부가 안된게 싶을 정도로 이상하게 느껴졌다. 역사서술에 대한 발생사를 르포 형식으로 탐색하겠다는 유시민의 의도와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은 느낌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중요한 역사서에 대한 서술을 논하고 싶었으면 카 이후에 프랑스 아날학파와 구조주의적 역사서와 이론서에 대한 소개가 있어야 했고 미시사나 생활사 페미니즘과 생태학 그리고 민중사 같은 아래로부터의 역사에 대한 논쟁과 개념도 양이 적다더라도 소개하고 넘어 갔어야 했다. 현대와 관련된 중요한 역사서가 빠진 느낌 또 생활사의 거두인 필립 아리에스 책도 소개 조차 없는것도 너무나 이상했다.


 카와 사마천 사기를 너무나 좋아하는것 알겠는데 이왕 이렇게 단행본까지 써서 동서양 역사서에 대한 역사서술을 시대적으로 고찰해 보고 싶었으면 양이 좀 늘어나더라도 꼼꼼하게 중요한 역사서와 이론서는 소개했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월러스틴의 근대세계체제론 책이 빠진거는 이해할 수가 없다 이 책이 현대 역사철학과 역사서에 끼친 영향은 카만큼이나 큰데 유시민 본인이 너무나 카에만 빠진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카 이후에 역사 담론에 대한 설명이 통쨰로 빠진 느낌이다. 빅히스토리 소개도 너무나 적은 느낌이고. 다음에 개정 증보판이나 후속작으로 낼 기회가 있으면 카 이후에 20세기 역사서와 이론서에 대한 소개도 좀 넣어줬으면 한다. 토인비 랑케같은 자료도 많은 책들은 소개하면서 브로델과 월러스틴 아리에스를 그냥 지나친거는 너무나 이해가 안간다. 에릭 홉스봄 책도 소개할만 했고. 개정증보판 내서 좀더 내실을 다졌으면 좋겠다. 조금만 역사에 관심 있고 공부한 전공자들이 보면은 내용이 너무 부실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여기에 소개된 책들이 정말 고대부터 현대까지 역사서에 대한 변화의 전부라고 볼수도 있어서 자칫 편향되고 균형감을 상실한 선입견을 가질 우려도 있다. 


  카 이후에 민중사, 여성주의, 생태학, 구조주의와 포스트모던 담론 등등 이거 전부 지나치고 갑자기 총균쇠와 사피엔스로 마무리 짓는거 너무 문제가 많다고 느껴진다. 유시민을 아껴서 이런 글까지 쓰는데 다음에 개정증보판 내서 이런 부실함을 좀 채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개된 토인비 책이 10권이 넘는데 사기도 방대한 책이고 근데 그것보다 단행본이 적은 브로델과 월러스틴 푸코책은 그냥 넘어가는게 이해가 안간다. 본인 취향대로 좋다고 생각하는 역사서 위주로 소개하지 말고 정말 역사학계에 중요하고 영향을 많이준 책들 위주로 균형감 있게 소개 했어야 했다. 개정증보판 꼭 내주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 나의 한국 현대사나 국가란 무엇인가는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역사의 역사는 뭔가 부실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역사서술에 대한 역사라는 거창한 이름 떄문에 더더욱 그런 느낌. 유시민은 현재 제일 잘나가는 잘 팔리는 사회인문교양서 저자가 되었다. 이왕 이런 교양서를 쓸꺼면 한번 제대로 공부해서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좀 분량이 늘더라도 잘 써줬으면 좋겠다. 그냥 잠깐 책 많이 팔고 끝낼 생각 아니면 다음에 꼭 증보판을 내주길 바란다. 젊은 청소년과 청년들이 이 역사교양서를 읽고 좀더 다양하고 균형잡힌 시각과 동기를 부여 받을수 있도록 사명감을 가지고 좋은 책을 써주기를 부탁한다.


j******i 2018.07.06. 신고 공감 2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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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아직 안 읽어봐서 모르겠는데 배송이..
"책은 아직 안 읽어봐서 모르겠는데 배송이.." 내용보기
예스24에서 책 자주 구매하는 사람입니다전에도 이런 상담과 건의를 남겼음에도 불구하고딱 그때 뿐인거 같아서 마지막으로 한번더 남깁니다배송할 때 제발 모서리 찍힘없게 포장 좀신경 써 주세요사진 보면 아시겠지만 표지 좀 보세요편 게 저겁니다표지 뿐 아니라 책의 3분의 1 정도도 조금씩 다 구부러졌네요,,일일이 펴다가 화딱지나서 리뷰 남깁니다이게 대체 뭐냐구요???!!양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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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에서 책 자주 구매하는 사람입니다
전에도 이런 상담과 건의를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딱 그때 뿐인거 같아서 마지막으로 한번더 남깁니다
배송할 때 제발 모서리 찍힘없게 포장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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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뿐 아니라 책의 3분의 1 정도도
조금씩 다 구부러졌네요,,
일일이 펴다가 화딱지나서 리뷰 남깁니다
이게 대체 뭐냐구요???!!
양장도 아니고 따로 비닐포장 돼 있는 것도 아닌데
박스에 책 넣고 막대 에어캡?
그거 3개짜리 하나 넣고 끝..
그렇게 포장하면 100프로 모서리 다 찌그러져서 옵니다
책 이런 상태로 배송 받으면
여기서 또 구매하고 싶겠습니까???
내일 반품 접수하겠습니다



k*****l 2018.06.28. 신고 공감 16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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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역사』역사와 역사서의 르포르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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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국의 역사는 자주 궁금해했지만 세계의 역사서는 제대로 읽지 못한 게 사실이다. 최근 인류의 역사를 다룬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큰 인기를 끌었고, 나 또한 읽어야 할 작품 목록에 올려두기도 했었다. 아직까지 읽지 못하고 미루어 둔 상태이지만 말이다. 인류의 역사든 동양의 역사, 혹은 세계의 역사를 다룬 책들에 큰 관심을 갖지 못하고 있었던 게 사실이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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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국의 역사는 자주 궁금해했지만 세계의 역사서는 제대로 읽지 못한 게 사실이다. 최근 인류의 역사를 다룬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큰 인기를 끌었고, 나 또한 읽어야 할 작품 목록에 올려두기도 했었다. 아직까지 읽지 못하고 미루어 둔 상태이지만 말이다. 인류의 역사든 동양의 역사, 혹은 세계의 역사를 다룬 책들에 큰 관심을 갖지 못하고 있었던 게 사실이었다. 그래서 유시민의 역사 르포르타주가 궁금한 이유였을 것이다. 그라면 좀더 쉽게 역사를 말할 것 같았으므로.

 

이 책은 역사를 말한 역사가들의 역사서를 말한 글이었다. 이름만 겨우 알고 있었던 역사가들의 작품과 그 면면을 살펴보는 일은 분명 의미있는 독서였다. 우물안의 개구리처럼 한 곳에만 치우친 나의 독서 이력에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독서였달까.

 

유시민은 서구 역사의 창시자 헤로도토스의 투키디데스부터 동양의 역사가 사마천, 그리고 최초의 인류사를 쓴 이븐 할둔, 타고난 역사가 랑케, 마르크스, 조선의 역사가인 박은식, 신채호, 백남운, 에드워드 H. 카의 역사 이론과 문명의 역사를 말한 토인비, 슈펭글러, 헌팅턴 그리고 역사와 과학을 통합한 다이아몬드와 하라리에 대하여 말한다.

 

 

사실 역사서를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름만 겨우 알고 있는 역사가들의 책과 그들이 논한 역사적인 사실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다보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에 다가갈 수 있다. 읽지 않은 것 보다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진리를 알 수 있는 시점이다.

 

역사가는 중요하다고 여기는 사건을 선택해서 의미 있다고 여기는 사실을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한다. 어떤 사건이 중요한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경험의 영향을 받는다. 직접 체험한 전쟁보다 더 의미 있게 다가오는 사건이 달리 있겠는가?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서술 대상의 차이가 아니라 역사의 대사건을 서술하면서 취한 두 역사가의 태도다. (39페이지)

 

위 발췌글은 헤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를 비교하며 말한 문장이다. 세상을 보는 관점과 철학의 차이 때문에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바라보는 시점이 다르다는 것을 말했다.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역사를 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즉 헤로도토스는 세계사를 바라보는 관점으로 역사를 서술했으며, 투키디데스는 그리스 세계의 일원으로서 세계사가 아닌 그리스 내전을 관찰하고 기록했다는 것이다. 즉 믿을만한 사료를 적극 활용한 헤로도토스와 전쟁을 체험한 사람들의 목격담과 전언을 비교 검토해 역사를 서술했따는 사실이 중요하다.

 

역사가는 사료를 통해 수집한 사실을 전부 기술하지 않으며, 아는 사실을 다 기술한다고 해서 역사가 되는 것도 아니다. 역사가는 중요하다고 판단한 사건을 중심으로 의미있다고 여기는 사실을 엮어 이야기를 만든다. (137페이지)

 

더불어 저자는 역사가는 저마다 다른 기준에 따라 중요하고 의미 있는 사실을 선택하며 같은 사실로도 각자 다른 이야기를 만든다고 했다. 결국 역사를 쓰는 역사가의 주관적 판단이 역사 서술의 다양한 요인을 좌우한다고도 했다.

 

 

게다가 역사는 '언어의 그물로 길어 올린 과거'다. 달리 말하면 역사는 문자 텍스트로 재구성한 과거 이야기다. 언어는 말과 글로 이루어지며, 인류는 문자를 발명하기 전에 먼저 말을 했다. 말에 담은 과거 이야기는 시간의 흐름을 견뎌 내지 못하며 압축, 누락, 과장, 왜곡, 각색을 거쳐 입으로 전해진다. (139페이지)

 

역사가와 역사의 사실은 서로에게 필수적이다. 사실을 가지지 못하면 역사가는 뿌리가 없는 존재가 된다. 역사가를 만나지 못하면 사실은 생명도 의미도 없다.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나의 첫 번째 대답은, 역사란 역사가의 사실과 지속적인 상호작용의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것이다. (236페이지, 『역사란 무엇인가』 50쪽) 

 

우리가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미래를 위해서이다. 현재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과거의 역사를 알아야 하고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는 법이다. 숱한 역사학자들과 역사가들이 말하고자 궁극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는 서양의 역사가들의 저서 말고도 사마천의 『사기』를 가리켜 인류 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역사서를 한 권만 뽑는다고 가정했을 때 가장 강력한 후보라고 평했다. 또한 김부식이 『삼국사기』에서 당 태종 이세민을 물리친 안시성의 위치를 지금의 평안남도 안주 근처라고 서술한 것것과 달리, 민족주의자 신채호는 『조선 상고사』에서 안시성이 압록강 너무 만리장성 바깥의 랴오허강 근처에 있었다고 보았다고 했다. 결국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역사 서술로 달라진다는 의미겠다.

 

역사가들이 왜 역사를 썼는지, 무엇의 역사를 서술했는지, 어떠한 방식으로 이야기했는지에 대한 유시민 만의 통찰을 엿볼 수 있었다. 이 또한 유시민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방식일 것이다. 다른 저자가 다른 방법으로 역사서들의 역사를 말했다면 우리 또한 다른 방식으로 역사를 바라볼 것이다. 역사란 결국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라고 밝힌 저자의 마음이 읽히는 부분이다. 우리는 오늘도 역사를 쓰고 있다. 다만 역사서에 나올 만큼 중요한 인물이 아니기에 우리의 존재가 알려지지는 않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8.09.27. 신고 공감 16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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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 [책 추천] 역사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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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역사의 역사  "앞으로 역사서를 읽는다면, 나는 무슨 색깔을 내며 살아왔는가, 라는 고민을 하며 읽어라"하고 방향을 가르쳐 주는 책.  세상에는 많은 역사서가 있다. 역사는 무엇인가, 사람들은 역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등에 대한 답변을 찾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수많은 역사서는 어떤 이유로, 어떤 방식으로 쓰여졌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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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역사의 역사

 

"앞으로 역사서를 읽는다면, 나는 무슨 색깔을 내며 살아왔는가, 라는 고민을 하며 읽어라"하고 방향을 가르쳐 주는 책.

 

세상에는 많은 역사서가 있다. 역사는 무엇인가, 사람들은 역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등에 대한 답변을 찾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수많은 역사서는 어떤 이유로, 어떤 방식으로 쓰여졌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그 궁금증에 대한 답을 나름의 기준을 만들어서 '히스토리오그라피'라는 명목으로 정리해 두었다고 할 수 있다. 즉 일종의 '사학사史學史'인 셈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또 분명하게 '사학사'라고 하기에도 어렵다. 무조건 학술적인 의미로 접근한 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을 7월에 구입하고. 그때 여름방학에 읽었었다. 그런데 리뷰를 이제야 쓰다니. 그 이유가 무엇일까.

정리하기가 어려웠다. 이 방대한 '역사 서술의 역사(history of writing history)'를 몇 개의 문단으로 정리할 수 있을까. 너무 넘치면 오히려 없는 것만 못하다고(過猶不及). 요점 정리를 하자면 오히려 이 책의 요약 보고서 형태가 될 것 같은 생각이다. 지레 겁이 나서 아무것도 쓸 수가 없었다.

 

이 책은 2018년 올해의 책으로도 뽑혔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읽었을 것이고. 저자에 대한 신뢰, 인지도와 함께 책의 서술이 재미가 있다는 의미이다. '역사 르포르타주(르포)'에 가까운 보고 문학처럼 역사서에 대한 저자의 방대한 지식이 간결하게 서술되어 있어서 재미와 감동적인 측면에서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역사와 역사가, 또는 역사 기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무조건 이 책을 읽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왜냐면 방대하게 많은 역사서를 마치 스토리를 엮듯이(소설의 구성을 연상시키듯이) '발단-전개-위기-절정'으로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구 역사의 창시자 헤로도토스의 <역사>에서부터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와 하라리의 <사피엔스>까지. 인류 사회의 변천,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에 대한 지금까지의 역사서 중에서 삼십 여편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다.

 

역사는 기록 문학으로서, 그리고 과학과 문학의 접점에서 이루어지는 흥미로운 창작문학의 범주에 놓일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현대에 와서는 더더욱 인문학과 객관적 과학적인 접근이 곧 기록의 힘이 될 수 있겠다. 저자는 그런 맥락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291쪽. 다이아몬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인류 전체를 역사 연구와 서술의 단위로 삼았다. 유럽 중심주의 역사관을 철저히 배제했을 뿐 아니라 어느 대륙 어느 문명에 대새서도 특별한 호오(好惡)의 감정을 표출하지 않았다. 이런 특징은 그가 "지난 1만 3,000년 동안 일어난 인구 교체 중에서 가장 극적이고 결정적이었던 순간"이라고 한 스페인 군대의 잉카제국 정복 과정을 묘사한 아래의 대목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다아이몬드는 서로 다른 개미 집단이 벌이는 싸움을 관찰하는 곤충학자처럼 냉정한 태도로 그 경위를 서술했다.

 

역사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흥미 거리로 읽을 수 있다. "과거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우리는 어떤 과거의 여정 속에서 오늘날의 모습을 이룩한 것일까." 또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읽을 수도 있다. "어떻게 살아 왔고, 이렇게 살다 보면, 앞으로 이런 저런 모습이 될 것이다?" 라는 예측을 하기 위해서. 그렇다면 역사가도 마찬가지 이유로 그 서술 방향을 잡을 것이다. 흥미를 위한 이야기처럼.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과학서처럼. 그 수많은 역사서는 나름의 서술 방향이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저자가 역사서, 역사가의 서술 방향과 그 이유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짚어 준다.

 

고마운 책이다. 이미 읽었거나 앞으로 읽어야지 하는 역사서의 서술 방향을 설명해 주는 가이드 같은 책이다. 여행에서 만나는 좋은 가이드처럼. 이 책은 그런 가이드 역할을 해 준다.

n******6 2019.02.09. 신고 공감 1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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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역사/유시민] 다 이해할 수는 없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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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교양인이 되고 싶다면 동서양 고전을 읽으라는 말이 있다. 고전을 읽어야 자본주의 경쟁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말에 끌려 『역사』와『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펼쳤다가는 크게 후회할지도 모른다. 두 권 모두 한국인이 읽기에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독해력 부족을 자책하거나 어럽게 썼다고 저자를 원망할 필요는 없다. 독해가 어려운 것은
"[역사의 역사/유시민] 다 이해할 수는 없어도." 내용보기

1.

교양인이 되고 싶다면 동서양 고전을 읽으라는 말이 있다. 고전을 읽어야 자본주의 경쟁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말에 끌려 『역사』와『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펼쳤다가는 크게 후회할지도 모른다. 두 권 모두 한국인이 읽기에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독해력 부족을 자책하거나 어럽게 썼다고 저자를 원망할 필요는 없다. 독해가 어려운 것은 낯선 정보가 너무 많아서다. 모르는 정보가 많으면 스토리를 이해하기 힘들고,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텍스트에 몰입하기어려워진다.

- P.51

 

『역사의 역사』는 총 아홉장으로 성된 역사에 대한 역사 책이다. 그러니까, 역사책들을 읽고 느끼 점, 아쉬운 점, 개선할 점 등을 포함해서 써 놓은 역사책에 대한 요약서라고 할 수 있겠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역사의 역사』라고 해서 아주 쉽게 써졌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조금 낭패감이 들 수 있다. 쉬운 역사책도 있지만, 어렵기도 한 역사책 여러 권을 단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내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니.

이렇게 여러 권의 역사책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낸 책은 없을 것이다. 물론, 『역사의 역사』는 전통적인 역사책은 아니므로, 읽는 방식에도 다소의 변화가 필요하겠다. 역사책 읽듯이, 쭈욱 훑어보겠다는 마음가짐이라면, 『역사의 연구』를 포기하게 될 지도 모른다. 나의 방식은, 한 장을 읽고 조금 쉬었다가 또 그 다음 한 장을 보고 그랬다. 물론, 그래서 읽는 데에 며칠은 걸렸지만.

 

2.

지독해 재미없게 글을 썼던 랑케가 '역사의 역사'에서 빠뜨릴 수 없는 인물이 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학문적 업적이지만 다른 하나는 치명적이고 중대한 인식의 오류다. 랑케의 업적은 오류덕분에 빛나며, 오류는 업적 때문에 돋보인다. 19세기 중반 이후 서구 역사학은 그가 이룬 업적의 토대 위에서 그가 저지를 오류를 극복하면서 가지를 뻗고 꽃을 피웠다. 이런 인물을 빠뜨리고 역사의 역사를 이야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 P.127

 

이미 요약해 놓은 글을 또 다시 요약하는 것은, 적어도, 나에게는 불가능해 보인다. 그래서 이런 방식을 택했다. 그것이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이기도 하하다는 생각 때문에. 『역사의 역사』에서 다루는 인물들과 그들의 사상, 그들의 역사적 관점은 아마도 현재의 인류에 어느 정도, 또는 대단히 큰, 가치가 있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들일 것이다. 그래서, 『역사의 역사』는 대단히 큰 가치를 가진다. 이 책을 어렵게 느끼든, 쉽게 느끼든 『역사의 역사』가 주는 가치는 대단히 클 것이다.

 

카는 역사 지식을 전달하기보다 역사가들이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작업하는지 보여주는 데 초점을 두고 책을 썼다. 내용을 다 이해하면서도 즐기지는 못해도 저자가 말하고하 하는 바를 파악하기만 하면 된다.

- P.222

 

모든 책을 다 이해할 필요는 없다. 또 그럴 수도 없다. 적어도 그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 그 책이 주는 가치의 진성성만 느낌으로 알아도 충분하다. 진정성 있게 쓰여진 글이라면, 그 진성성을 충분히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굳이 이해하지 않아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더라도.

 

3.

'자연 파괴'는 인간의 관점이 들어간 말이다. 지구의 관점에서 보면, 자연은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변형될 뿐이다. 인간은 지구의 바이러스이며, 도시는 인간이라는 바이러스가 만든 피부병이라는 말이 있다. 지구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지구에 깃들어 산다고 볼 경우 지구에게 인류의 멸종은 다른 종의 멸종과 하등 다를 게 없다. 하라리는 인류 중심의 좁은 시각을 벗어던지고 자연과 다른 모든 생명에게 감정을 이입한 상태에서 자신의 생존 방식과 그것이 초래한 결과를 보라고 권고하기 위해 다른 사피엔스에게 이처럼 냉담하게 말한 것이다.

우리는 누구인가, 어디서 왔는가, 어떻게 해서 이토록 막강한 힘을 가지게 되었는가? 우리는 무엇이 되고 싶으며 어디로 가려하는가? 『사피엔스』는 이런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책이다.

- PP.313~314

 

고백하건대, 나는 인격이 훌륭한 성자가 아니다. 욕심 많고, 조금은 게으르고, 때론 질투심도 생기고, 누군가의 섭섭한 말투에 괴로워하기도 하고, 달리지 않는 댓글로 서운해하기도 하고, 때로는 이기적이까지도 한, 아주 평범한 한 인간일 뿐이다. 그리고 무언가가 이루어지면, 정말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그야말로 나를 감출 줄 모르는 인간이기도 하다.

어제 충혈된 한쪽 눈 때문에, 화면을 보기가, 책을 보기가 힘들어, 하루를 온전히 잠으로 날려버린 마음에 속상해하는, 그러면서도 또 아직도 낫지 않은 눈 때문에 괴로워하는 아주 나약한 인간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내가 『역사의 역사』를 읽으면서 통찰해낸 나의 본 모습이다.

 

역사의 역사는 "너 자신을 알라"고 말했다. 인간의 본성과 존재의 의미를 알면, 시간이 지배하는 망각의 왕국에서 흔적도 없이 사그라질 온갖 덧없는 것들에 예전보다 덜 집착하게 될 것이라고 충고해 주었다. 역사에 남는 사람이 되려고 하기보다는 자기 스스로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인생을 자신만의 색깔을 살아가려고 격려했다. 내가 배우고 느낀 것이 독자들에게 온전히 전해졌기를!

- P.320

 

이런 나의 모습이 변할 것 같지는 않다. 내가 느끼는 감정들, 내가 느끼는 생각들 그대로 나의 모습이 되어가고, 나의 마음이 되어가고, 나의 인생이 되어가고 있으니까. 『역사의 역사』는 그런 내 모습을 온전히 살아가라고, 그것이 곧 역사가 되는 것이라고 은연 중에 충고해 준다. 나의 인생이 온전히 역사가 되는 그날, 나는 비로소 나만의『역사의 역사』를 기록할 수 있으리라.  그리고 그 역사엔 무엇인가가 되어 있는 나가 아니라, 무엇인가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으리라. 발견된 나에게 끊임없이 『역사의 역사』를 연구하고 있는 나도 있을 것만 같다.

 

날씨가 정말 맑은 오늘 하늘처럼, 아름다운 마음이, 아름다운 인생이, 아름다운 꽃 같이 피어나기를 바라며.

 

 

 

 

 

 

 

 

h******o 2018.09.08. 신고 공감 11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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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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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시민 작가를 좋아한다.아주 좋아하고 해박한 지식에 매료되어 그의 말한마디 한마디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중 한명이다.최근에 그가 쓴책을 거의다 사서 읽었고 그가 추천하고 읽은 책에도 관심을 가지고 읽어 보았다.그는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토론을 잘하고 지식이 풍부하고논리적인 사람이다.하지만 그가 과연 작가인가? 물론 이번의 이 책은 르뽀 형식으로 쓴 글이라고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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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시민 작가를 좋아한다.
아주 좋아하고 해박한 지식에 매료되어 그의 말한마디 한마디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중 한명이다.
최근에 그가 쓴책을 거의다 사서 읽었고 그가 추천하고 읽은 책에도 관심을 가지고 읽어 보았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토론을 잘하고 지식이 풍부하고
논리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그가 과연 작가인가? 물론 이번의 이 책은 르뽀 형식으로 쓴 글이라고 하지만 유시민씨의 글을 읽어 보면 항상 기시감을 느낀다.
항상 읽은 책을 짜집기해서 잭으로 만든......
전부 아니 대부분 읽은 책이 그런식으로 만들어졌다.
그 명석한 지식과 논리 사상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필체로
썼다면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도 있었겠는데 그냥 날것으로 그냥 먹으려고하는 것이 자주 보인다.
나의 짧은 식견에 근거해서 이글을 쓰는 것에 양해를 바랍니다.
다만 유시민이 정말로 작가의 반열에 아니 길이 남는 글쟁이로 남으려면 이런 빼끼기식의 글은 그만 쓰는것이 바람직한 건 아닌가합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사유와 판단을 가지므로 나의 일천한 생각이 다수의 의견을 반영한 것은 아니겠지만
너무 상업적으로 변질된 것처럼 느껴지는건 나만의 오해인가?
다시한번 더 읽어보고 생각을 정리하련다!
j*****h 2018.07.26. 신고 공감 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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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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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과서 외에 역사책을 읽어본 적이 없고, 이 책에 거론된 역사가들을 이름만 들어만 본 상태에서 이 책을 읽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한 권을 겨우 읽었을 뿐이다.) "나는 역사가 문학이라거나 문학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훌륭한 역사는 문학이 될 수 있으며 위대한 역사는 문학일 수밖에 없다고 믿는다. 이 책에서 다룬 여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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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과서 외에 역사책을 읽어본 적이 없고, 이 책에 거론된 역사가들을 이름만 들어만 본 상태에서 이 책을 읽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한 권을 겨우 읽었을 뿐이다.)

 

"나는 역사가 문학이라거나 문학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훌륭한 역사는 문학이 될 수 있으며 위대한 역사는 문학일 수밖에 없다고 믿는다. 이 책에서 다룬 여사서들을 읽으면서 나는 흥미로운 역사의 사실을 아는 즐거움을 얻었고 사실들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귀하게 다가온 것은 저자들이 문장 갈피갈피에 담아 둔 감정이었다. 역사의 사실과 놀리적 해석에 덧입혀 둔 희망, 놀라움, 기쁨, 슬픔, 분노, 원망, 절망감 같은 인간적, 도덕적 감정이었다. 역사의 매력은 사실의 기록과 전승 그 자체가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데 있음을 거듭 절감했다.(16쪽~17쪽)

 

저자가 느끼는 기쁨을 함께 느낄 수는 없었지만, 저자가 애정하는 역사가와 그의 저서들을 느낄 수 있었다. 함께 미움 받는 역사가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역사의 매력은 사실의 기록과 전승 그 자체가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데 있음을...'이라는 글은 이 <역사의 역사>를 끝까지 읽을 수 있게 하는 문장이었다. 내가 아는 것은 없지만 저자가 말하는 이 감정은 나도 나눠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는 활자화 된 것, 인쇄화 된 것, 그러니까 책은 모두 진리와 진실만을 담고 있다고 믿었다. 크면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하물며 역사를 담은 역사서는 모두 진실만을 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진실은 누가 아는 것일까? 김진명 작가의 소설 <고구려>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었다. 고구려 왕들에 대한 지나친 미화에도 거부감을 갖지 않고 읽다가 촛불혁명이 일어날 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천 년 쯤 지나서 대한민국 2000년 대의 시기를 소설 혹은 역사책으로 쓰며 무조건 대통령들을 미화한다면 얼마나 끔찍할까? 이 생각이 드는 순간 <고구려> 시리즈에 대한 회의가 들었다. 소설도 그런데 역사를 쓰는 역사가의 어깨는 더 무거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부르짖는 랑케라는 역사가도 나온 것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그의 오류를 탓하며 너무도 미워하는 듯 보이지만 말이다.

 

헤로도토스에게 역사 서술은 돈이 되는 사업이었고, 사마천에게는 실존적 인간의 존재 증명이었으며, 할둔에게는 학문연구였다. 마르크스에게는 혁명의 무기를 제작하는 활동이었고, 박인식과 신채호에게는 민족의 광복을 위한 투쟁이었다. 사피엔스의 뇌는 생물학적 진화의 산물이지만 뇌에 자리 잡는 철학적 자아는 사회적 환경을 반영한다. 그들은 각자 다른 시대에 살면서 다른 경험을 하고 다른 이야기를 남겼다. 그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즐거움과 깨달음을 얻게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들의 철학적 자아와 공명하기 때문이다. 민족주의자든 아나키스트든 마르크스주의자든, 식민지 시대 지식인들이 쓴 역사를 읽으면 가슴이 아리다. 그들이 살았던 사회적 환경과 오늘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 같지 않은 데도 이러는 이유가 무엇일까?(212~213쪽)

 

우리가 역사를 읽든, 문학을 읽든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생각과 감정을 나누기에 드는 감정말이다. 랑케가 더욱 저자에게 미움 받는 이유는 오류탓도 있지만, 감정을 나누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역사를 역사답게 하는 것이 '서사의 힘' 또는 '이야기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역사는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의 꿈과 욕망, 사람의 의지와 분투, 사람의 관계와 부딪침, 사람이 개인이나 집단으로 겪은 비극과 이룩한 성취, 사람이 세운 권력의 광휘와 어둠, 사람이 만든 문명의 흥망과 충돌과 융합에 관한 이야기다. 변하지 않는 인간의 욕망과 본성, 예측할 수 없는 우연, 사회 제도와 자연환경이 뒤엉겨 빚어낸 과거의 사건들 가운데 당대의 역사가들이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을 언어로 엮어낸 서사다. 역사의 역사가 드러내 보이는, '발전'이라고 하는 몇가지 역사 서술 환경과 내용과 관점과 방법의 변화는 힘 있는 서사로 구현할 때만 독자의 생각과 감정을 움직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318쪽)

 

교과서로만 역사를 접해서 어렵게만 느껴졌었다. 언제나 역사는 외워서 시험쳐야 할 것들이었으니까. 다른 블로거분들의 역사 리뷰를 보며 재밌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방대한 역사를 읽는다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기도 했다. 이 <역사의 역사>는 역사를 더욱 알고 싶고 읽고 싶게 만들었다. 위대한 역사는 문학일 수밖에 없다는 저자의 말이 가슴에 남는다. 저자의 <나의 한국현대사>를 오늘 구입했다. 이 책부터 시작해보려 한다.

YES마니아 : 로얄 o********o 2019.03.03. 신고 공감 8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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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역사의 역사...역사 르포르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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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역사의 역사...역사 르포르타주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발군의 입담가인 유시민 작가에 의해 새롭게 펼쳐진 ‘역사의 역사’는 단순히 역사가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각도에서 평가하고 바라보았다. 그는 이 책의 성격을 사실 보도에 입각한 저널리즘과 과거사를 다룬 역사 서술 및 예술적 감정을 표현한 문예창작으로 승화시켰다. ‘역사는 인간 사회의 변천과 흥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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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역사의 역사...역사 르포르타주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발군의 입담가인 유시민 작가에 의해 새롭게 펼쳐진 역사의 역사는 단순히 역사가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각도에서 평가하고 바라보았다. 그는 이 책의 성격을 사실 보도에 입각한 저널리즘과 과거사를 다룬 역사 서술 및 예술적 감정을 표현한 문예창작으로 승화시켰다. ‘역사는 인간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에 관해 문자로 쓴 이야기’(P.14)로 규정해 역사학자가 아닌 역사가와 역사 이론서가 아닌 역사서를 주로 다룬다. 이를 통해 역사의 사실과 논리적 해석에 덧입혀 둔 희망, 놀라움, 기쁨, 슬픔, 분노, 원망, 절망감 같은 인간적, 도덕적 감정’(P.17)을 경험한다.

 

9장으로 구성한 이 책의 목록을 보자. 서구 역사의 창시자인 헤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를 1장에서 언급한 후 사마천을 2장에서, 이븐할둔을 3장에서 할애한다. 이어 랑케를 4장에서, 마르크스를 5장에서 다루고, 6장은 민족주의 사학자인 박은식, 신채호, 백남운을 집어넣었다. 7장은 E.H.카를, 8장에선 슈펭글러, 토인비, 헌팅턴을, 마지막으로 9장은 최근 경향을 담은 다이아몬드와 하라리를 선보인다.

 

구체적으로 차근차근 살펴보면, 서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사의 아버지, 헤로도토스와 역사 서술의 창시자인 투키디데스를 첫 장에서 다룬 것은 당연지사라 할 선택이다. 헤로도토스는 고대 그리스의 수 많은 이야기꾼 가운데 역사가라는 명예로운 이름을 얻은 최초의 인물’(P.26)로 그린다. 그는 열악한 역사 서술 환경(문자 기록의 수단이 미비)에서 구전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고 직접 여행이나 탐문 정보와 들은 이야기를 기초로 기록했다. 반면에 투키디데스는 지휘관으로 직접 경험한 역사를 서술하면서 그리스 세계 몰락을 부른 내전의 원인과 결과를 연대순으로 기록한다. 그는 대중의 취미에 영합하여 일회용 들을 거리로 쓴 것이 아니라 영구 장서용으로 쓴 것’(P.36)이다. 역사가로서의 그의 태도는 객관적인 시각을 견지한 공정이었으며 결코 편향된 시각이 아니었다.

 

투키디데스의 시각은 랑케와 토인비로 이어졌고, 헤로도토스는 재래드 다이아몬드와 유발 하라리로 공감 및 감정이입이 계속된다.

 

두 번째 장에서 그려낸 사마천의 사기는 인간이 휘두르는 권력과 그 시대의 생생한 화보를 다룬다. 첫 장에서 다룬 인물과 달리 작업환경이 보다 객관적인 서술이 가능했다. 그는 국가 역사기록 관리 공무원이었기에 민간인 이었던 1장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천문관측 및 조정기록과 의전담당관인 사마천은 본기와 열전이 사기의 중심이라는 후대 역사가들의 평가를 반영하는 기전체형식으로 역사를 집필한다. 또한 사실을 기록하면서 인간 본성의 빛과 그늘, 삶의 의미, 군주 덕성, 권력 광휘, 비루함, 반복된 사건 패턴을 포착해 최고의 역사서를 만들어낸다. 결국 역사를 역사답게 쓴 중국 문명 최초의 역사가로 이름을 올린다.

 

세 번째 장에서 다룬 역사가는 최초의 인류사인 역사서설을 쓴 이븐할둔이다. 7세기 이슬람 문명, 아랍 사회 현황, 특징을 기록하여 당시 아랍 지식인들이 인간과 문명을 바라보는 시각을 서술해 이슬람 문명 발생과 연구 길잡이’(P.87)이자 14세기 이전 이슬람 문명에 대한 종합보고서 성격이다. 특이한 건 찬양 문구가 들어있는데 이는 신앙고백이자 강력한 종교적 사상적 정치적 통제 아래서 역사연구를 위한 처세의 방편으로 이해한다. 역사이론서인 역사서설자연조건과 인간의 본성을 통해 문명일반, 왕조, 도시, 기술, 산업, 학문, 교육 순으로 역사를 서술’(P.87)한 그는 탁월한 역사학자이자 뛰어난 문장가였다.

 

네 번째 장에서 살펴본 인물은 있었던 그대로의 역사를 다룬 레오폴트 랑케다. 그는 수강생인 막시밀리안 2세 앞에서 로마제국 흥망부터 미 독립전쟁, 프랑스 대혁명, 나폴레옹 전쟁에 이르기까지 서구 2천년의 역사를 강의한다. 그는 논증법인 배리법을 활용하고, ‘근세사의 여러 시기들에 관하여를 서술하면서 독자의 마음을 흔드는 극적 서사를 배제한 전문역사학자이자 역사가였다. 역사 연구와 서술, 강의가 유일한 직업이었으니 대중적 교양서가 아닌 학술지 실리는 역사학논문, 학술서를 지향해 유럽사 연구자 전통 역사서가 되기에 이른다. 작가는 랑케를 들먹인 이유가 학문적 업적과 더불어 중대한 인식오류에도 불구하고 사실주의 역사 서술을 실천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중대한 인식오류란 건 문서에 의존해 과거를 있었던 그대로 보여줘 무지와 정치적 유용성엔 의미가 있었으나, ‘문서보관서류라는 문자 텍스트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 결국 랑케의 역사는 인간이 없는, 열정과 미학을 느낄 수 없는, 지나간 시대에서 사신의 시신을 건져올린 글(P.140)’이란 평가가 내려진다.

 

다섯 번째 장은 마르크스를 다룬다. 제목이 역사를 비껴간이라고 명명한 게 이채롭다. 사회를 대립하는 계급의 통일체로 보고 그들의 투쟁과 그 투쟁이 초래한 사회의 변화과정을 역사라고 부르고 사회의 과거를 해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변화시킬 목적으로 역사이론을 만든다. ‘인간 생활의 기본은 물질을 생산하는 활동이며 물질적 이해관계가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좌우한다고 주장’(P.154)한다. 하지만 그의 전망은 현실을 비껴갔다. 유물사관 자체에 내포된 논리적 모순 때문이다. 역사법칙은 공산주의 혁명 이전 사회에 적용할 수 있지만 이후 공산주의 사회에 적용할 수 없다면 논리적 모순이므로 보편진리가 아닌 것이다.

 

여섯 번째 장에선 우리 역사학자를 다룬다. 민족주의 사학자인 박은식, 신채호와 사회주의 사학자인 백남운이다. 박은식은 한국통사를 통해 조선망국과 민족해방투쟁의 아프고 고단했던 과정을 서술한다. 형체인 나라는 망해도 정신인 역사는 보존되어야 한다는 신념이다. 신채호는 조선상고사를 통해 아와 비아의 투쟁이라 명명하며 고대사 기록에 심혈을 기울인다. 백남운은 조선역사 4단계 발전론을 유물사관에 기초해 민족사를 서술, 조선특수사회론을 배격하는 이론을 세운다.

 

여기서 역사 서술의 목적을 살펴보자. 헤로도토스는 돈을, 사마천은 실존적 인간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이븐할둔은 학문 연구차원에서, 마르크스는 혁명의 무기 제작 활동으로, 박은식, 신채호는 민족 광복을 위한 투쟁을 위해서 였다.

 

일곱 번째 장에선 에드워드 카를 다룬다. 카의 역사서는 역사이론서로 각광받는다. 역사가들이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작업하는 지 보여주는 데 초점을 두고 서술했다. ‘사회 안에서 연구하는 역사가가 그 사회를 얼마나 면밀하게 연구에 반영하는 지 보여주는 것(P.222)이 역사서이다. 그의 역사란 무엇인가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했던 연속 특강을 정리한 책으로 역사학에 관심이 있는 교양인의 필독서이자 2차 대전이후 유럽 지식인 사회가 도달한 최고 수준의 지성을 보여준다.

 

여덟 번째 장은 문명의 역사편이다. 토인비, 슈펭글러, 헌팅턴이 언급된다. 기존의 역사 개념인 개별민족, 왕조, 국가 아닌 문명을 연구한 역사가인 토인비는 유럽을 독립개체로 연구할 국가가 없다고 보았다. 그는 역사의 연구에서 문명의 탄생과 성장, 쇠락과 해체 과정 및 원리에 대한 이야기를 기술한다. 반면 문명의 충돌의 저자 헌팅턴은 문명의 공간적 접촉에 대한 토인비 이론을 정치무대로 끌어들여 냉전 해체이후 국제질서와 정세변화 이해의 단초를 제공한다.

 

마지막 장은 최근 화두인 과학적 인식에 기초한 역사가를 다룬다. 다이아몬드와 하라리. 과거의 역사가 문명과 국가의 역사이며, 과학은 역사학의 보조학문으로 간주한 데 비해 최근 인류사는 인류 전체를 역사 서술의 단위로 삼아 과학과 역사를 통합한다. 인류사는 과학과 생물학까지 포용한다. 재래드 다이아몬드는 ..로 알려진 과학자이다. 역사학의 연구성과를 받아들인 과학자의 역사책으로 대륙간 문명의 발전 격차 원인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춰 인류사를 기록한다. 반면,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과학자의 연구성과를 최대한 받아들인 역사학자의 역사책이다. 역사의 시작은 인지혁명을 통해, 역사의 진척은 농업혁명을, 역사의 종말은 과학혁명을 통해 달성된다. 또한 사피엔스는 우리는 누구인가, 어디서 왔는가. 어떻게 해서 이토록 막강한 힘을 가지게 되었는가, 우리는 무엇이 되고 싶으며 어디로 가려는가에 대한 질문과 대답을 적고있다.

 

우리가 역사를 읽는 것은 재미뿐만 아니라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전망하고 싶어서라고 밝힌 저자는 총9장에 걸쳐 인류 역사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인물을 조명하고 있다. 그중 개인적인 특성과 독자를 고려한 안배도 보여지지만 대체로 역사의 역사를 구성하는 큰 틀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배려한 부분이 넉넉하게 다가온다. 세계사의 흐름에 큰 걸림돌이 되지않는 한도내에서 민족주의 사학을 언급한 부분은 신의 한수에 버금가는 선택이다. 특히 사회주의 사학자를 끌어들인 것 역시 단순 재미로 삽입한 게 아닌 고도의 계산이 숨어있는 듯하다. 전체적으로 유명 사학자들이 대거 등장해 보편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경향을 반영한 것은 과학의 거대한 시대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을 자각한 저자의 각별한 관심이기에 더욱 반갑다.

k****d 2018.09.26. 신고 공감 7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