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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리뷰어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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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처럼 내리던 비가 저만치 물러가고 맑은 하늘이 드러났다. 비가 지나간 후의 대기는 얼마나 투명한가! 나는 허공을 향해 종주먹을 들이대고 고함이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조용히 참는다. 절제된 욕망은 실상 자신도 알 수 없는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제 영역을 넓혀갈 뿐 결코 사라지는 법이 없다. 자가증식하는 세포처럼. 그것은 마치 파괴의 순간만을 기다리며 조용히 에너지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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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처럼 내리던 비가 저만치 물러가고 맑은 하늘이 드러났다. 비가 지나간 후의 대기는 얼마나 투명한가! 나는 허공을 향해 종주먹을 들이대고 고함이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조용히 참는다. 절제된 욕망은 실상 자신도 알 수 없는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제 영역을 넓혀갈 뿐 결코 사라지는 법이 없다. 자가증식하는 세포처럼. 그것은 마치 파괴의 순간만을 기다리며 조용히 에너지를 응축하는 지진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도 알 수 없으리만치 조금씩조금씩, 그러다 어는 순간 '꽝' 하고 폭발하여 모든 것을 파괴하는 것처럼.

 

오후가 되자 하늘은 다시 어두워졌다. 바람이 불고 힘없는 낙엽이 소리도 없이 흩날렸다. 김영하의 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읽는다. 그의 작품은 리얼리즘을 철저히 배제한 한 권의 판타지 소설일 뿐이다. 나는 이 작품이 오직 그의 머릿속에서만 창작되었다고 믿는다. 누군가의 삶으로부터 축출된 그 어떤 것도 섞이지 않은. 그의 내면에 꾹꾹 잠재되었던 욕망이 어는 순간 틈새를 비집고 나와 한 편의 소설이 되기까지 그는 무척이나 오래 견디었을 것이다. 그것은 일종의 배설행위이다.

 

잠재된 욕망을 누군가에게 쏟아냄으로써 작가는 쾌감을 느낀다. 절정의 쾌감. 나는 오르가슴으로 치닫는 작가를 상상한다. 작가는 결국 죽음을 생각한다. 명멸하는 욕망의 찌꺼기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순간이다. 삶이 죽음의 이면인지, 죽음이 삶의 이면인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얼굴이 비칠 듯 반짝이는 승강기의 전면과 어둠 속에서 비밀스럽게 존재하는 승강기의 뒷면처럼 삶과 죽음은 그렇게 존재할 것이다. 작가는 어쩌면 죽음의 뒷면이 삶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어둡고, 습하고, 더럽고, 어느 누구에게도 발각되지 않은 승강기의 뒷면처럼.

 

"퍼포먼스는 달라요.  저는 직접 만나죠.  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동자 속에서 죽음과 애욕을 보죠.  제가 그날 그들의 눈 속에서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서 제 작업은 즉석에서 바뀌곤 하죠.  예술의 목적이 결국 아름다움을, 그것도 살아 있는 아름다움을 대면하고자 하는 욕구라면, 퍼포먼스가 아닌 다른 모든 예술은 가짜이고 타협이고 부질없는 불멸에의 욕망, 그 찌꺼기들이지 않아요?  퍼포먼스에 대한 모든 공격은 참된 아름다움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되는 거예요.  인간들은 불멸에 대한 강박 때문에 참된 아름다움을 박제하죠.  그들은 죽은 예술에 길들여진 노예들이에요."    (p.113)

 

저녁이 되자 다시 잠깐 맑은 하늘이 드러나는가 싶더니 이내 오렌지빛 석양과 함께 사라졌다.  루이 다비드의 그림 <마라의 죽음>으로 시작된 소설은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 <유디트>에 이를 때까지 아름다우면서도  몽환적이었다.  그러나 3부 <에비앙>에서부터 작가의 의식은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한다.  현실을 의식하는 것일 수도 있고, 타인(또는 독자)을 의식한 것일 수도 있다.  마치 수음을 하던 소년이 그 장면을 제 어미에게 들킨 것처럼.  작가가 꿈에서 깨어났을 때, 또는 현실과 타협하기 시작했을 때의 소설은 이미 아름다움과는 멀어지게 된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의 처음은 섹스와 죽음을 도발적이면서도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작가의 의식이 꿈의 저변에서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어둠이 깔린 하늘은 목화솜처럼 넓게 펼쳐진 구름으로 뒤덮였다.  오늘 밤에는 별이 보이지 않는다.  이제부터 별은 현실 속에서 영원히 존재하지 않을 것처럼.  그리고 언젠가 읽었던 허구 속에서 존재했던 것처럼.  소설은 이제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소설 속에서 죽음을 택한 세연과 그녀와 관계를 가졌던 C와 그의 동생 K, 행위 예술가 미미,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나.  나는 고민 상담을 하며 의뢰인의 자살을 도와주는 죽음 안내인이며, 동시에 그들의 삶을 기록하는 작가이다.  이를테면 나는 들라크루아의 작품<사르다나팔의 죽음>에 등장하는 사르다나팔인 셈이다.  팔베개를 한 채 죽음의 향연을 바라보는 바빌로니아의 왕 사르다나팔.  나는 유디트(세연)와 미미의 이야기를 글로 옮겼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 모두 일생에 한 번쯤은 유디트와 미미처럼 마로니에 공원이나 한적한 길 모퉁이에서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나는 아무 예고 없이 다가가 물어볼 것이다.  멀리 왔는데도 아무것도 변한 게 없지 않느냐고.  또는, 휴식을 원하지 않느냐고.  그때 내 손을 잡고 따라 오라.  그럴 자신이 없는 자들은 절대 뒤돌아보지 말 일이다.  고통스럽고 무료하더라도 그대들 갈 길을 가라.  나는 너무 많은 의뢰인을 원하지는 않는다."    (p.140)

 

밤이 깊었다.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삶의 이면을, 죽음과 같은 또는 꿈과 같은 아름다움과 대면하는 일이다.  비록 그것이 잉여적 삶이라 할지라도 그럴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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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 소설에서 기억할 만한 문장들을 기록해 둔다.  단지 참고용으로.    

 

"건조하고 냉정할 것, 이것은 예술의 지상 덕목이다."    (p.8)

"압축의 미학을 모르는 자들은 삶의 비의를 결코 알지 못하고 죽는다."    (p.10)

"이 시대에 신이 되고자 하는 인간에게는 단 두 가지의 길이 있을 뿐이다.  창작을 하거나 아니면 살인을 하는 길."    (p.16)

"가끔 허구는 실제 사건보다 더 쉽게 이해된다.  실제 사건들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다 보면 구차해질 때가 많다.  그때그때 대화에 필요한 예화들을 만들어 쓰는 게 편리하다는 것을 아주 어릴 적에 배웠다.  나는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일을 즐긴다.  어차피 허구로 가득한 세상이다."    (p.61)

s*****l 2014.10.22. 신고 공감 5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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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가 없다....(비추천~)
"깊이가 없다....(비추천~)" 내용보기
24개의 독자리뷰가 평균 별점 4이상인 것을 보고 상당한 기대감으로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라는 이름이 현재 문단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고려하여 아깝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폈다. 그러나 칭찬일색인 독자들의 리뷰를 보고 이 작품을 보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말리고 싶다. 결과적으로 깊이가 없다. 죽음에 대한 깊이있는 사색의 결여, 얕은 정서적 깊이와 설득력없는
"깊이가 없다....(비추천~)" 내용보기
24개의 독자리뷰가 평균 별점 4이상인 것을 보고 상당한 기대감으로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김영하>라는 이름이 현재 문단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고려하여 아깝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폈다. 그러나 칭찬일색인 독자들의 리뷰를 보고 이 작품을 보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말리고 싶다. 결과적으로 깊이가 없다. 죽음에 대한 깊이있는 사색의 결여, 얕은 정서적 깊이와 설득력없는 캐릭터, 공감이 잘 가지 않는 내용전개에 대해 실망했다. 작가는 나름대로 하루키 특유의 존재적 허무와 그에 따른 서글픔을 다루고자 한 듯하나 책의 두께마냥 얇고 어설프기만 하다. 도대체 문학동네수상작들은 하나같이 왜그런 건지... 싸잡아서 비판하는 게 좀 미안하기도 하지만 명색이 수상작들임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문학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여운과 뿌리가 깊은 감동, 감격이 느껴지는 것들이 없다. 특히 박현욱(?)의 <동정없는 세상="">은 주례사비평(작품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찬사일색인 비평)과 근거없는 호평으로 한 소신있는 문학평론가의 날키로운 비판으로 유명한, 작가 자신에게는 참으로 부끄러울, 어처구니없게 선정된 수상작으로 이미 알려진 바 있다. 자신은 존재의 황폐함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죽음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잘 다뤄보고 싶었겠지만 내 대답은 '영 아니올시다!"이다. 김영하의 다른 작품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 작품은 확실히 별로다. 문체를 흐느적거리고 모호하게 또 냉소적으로 쓰면 현대사회의 부조리를 비판하고 존재의 피폐를 꼬집어내면 잘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알 수 없다. 난 김영하가 아니니. 오랜만에 책을 많이 읽어보고 싶었는데 최근에 졸작들만을 접하면서 독서에 대한 회의감까지 들고 있는 현실이 싫다. 쩝....~~~~
d******4 2004.09.09.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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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시절에 쓴 책은 리즈 시절에 읽어야..
"리즈 시절에 쓴 책은 리즈 시절에 읽어야.." 내용보기
김영하의 비교적 최근작이자 베스트셀러에 오른 너의 목소리가 들려 를 읽으려 했더니, 신작 살인자의 기억법이 예판 중이고, 둘 다 읽기에 뭔가 내 쪽에서 아쉽다. 이 작가의 책을 하나도 안읽은거다. 이 작가가 데뷔를 거쳐 현재까지 쓴 소설만 해도 차고 넘치는데, 그동안 작가가 변천해 온 과정에 대한 이해 없이 불쑥 책을 집어 들었다가는 뭔가 놓치는 행간이 많을 듯하다.  작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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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비교적 최근작이자 베스트셀러에 오른 너의 목소리가 들려 를 읽으려 했더니, 신작 살인자의 기억법이 예판 중이고, 둘 다 읽기에 뭔가 내 쪽에서 아쉽다. 이 작가의 책을 하나도 안읽은거다. 이 작가가 데뷔를 거쳐 현재까지 쓴 소설만 해도 차고 넘치는데, 그동안 작가가 변천해 온 과정에 대한 이해 없이 불쑥 책을 집어 들었다가는 뭔가 놓치는 행간이 많을 듯하다.  작가적 색채가 뚜렸한 분으로 알려져 있고, 작가에 대한 기초가 없이 작품 이해가 부족할 듯하여 초기장, 중기작 하나씩을 읽고 나서 읽기로 하고 데뷔작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을 골랐다.

 

 

 

 

 

소설은 1793에 제작된 다비드의 유화 [마라의 죽음]에 대한 관조적 해석으로 시작한다. 마라가 끝까지 움켜쥔 펜이 차분하고 고요한 이 그림에 긴장을 부여한다. 격정이 격정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건조하고 냉정할 것 이것은 예술가의 지상덕목이다. 소설의 분위기가 딱 소설 속으로 들어갈 때 주인공의 시점으로 관찰되는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 같다. 갑작스럽지만 요란스럽지 않은, 긴장되지만 냉정하고 건조한 이 분위기. 

                     

 

그리고 클림트의 [유디트]와 두 명의 유디트가 등장한다.  아시리아의 장군 홀로페르네스를 유혹하여 잠든 틈에 목을 잘라 죽였다는 고대 이스라엘의 여걸 유디트, 클림트는 유디트에게서 민족주의와 영웅주의를 거세하고 세기말적 관능만을 남겨두었다. 소설 속의 두 여자는 자살에 이르는 힘든 삶의 단편에 대한 독자들과의 교감도 없이 그들의 죽음에 관능만을 남겨두었다. 한 유디트는 마약을 사기 위해 재즈를 했던 쳇 베이터의 My Funny Balentine을 들으며 그의 죽음이 자살에 가까왔다는 얘기를 듣고 충동적으로 자살도우미의 고객이 되기로 결정하고, 또다른 유디트 행위 예술가 미미는 욕조로 들어가 칼로 손목을 긋기 전 레너드 코헨의  Everybody Knows를 틀어 놓고 오랫동안 춤을 춘다.

 

 

마지막 그림은 마지막 장 들라크루아의 [사르다나팔의 죽음]과 함께 한다. 성도의 함락을 눈앞에 둔 바빌로니아의 왕이 무사들을 시켜 그의 왕비와 애첩들을 살해하는 장면이다. 냉정하게 자신의 패배를 지켜보며, 멸망해가는 바빌로니아에서 죽음의 향연을 벌이는 사르다나팔에 감정 이입을 하는 책의 화자. 자살을 부추기고 행할 수 있도록 정신적인 도움을 주는 자살도우미의 죽음의 향연이다.

 

어쨌거나 감각의 표현이 정점에 달한 젊은 작가의 작품은 독자 역시 젊었을 때에나 교감할 수 있다.(별표 메기는 평가 좀 없앴음 좋겠다. 민망해서리. 선택 안하면 글이 안올라가는데, 최고 작가의 글을 뭘 평가를 하라는 건지. 그냥 읽으면 되는거지.)

 



g******1 2013.07.2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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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신과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있는 순간은 아이를 낳거나 스스로 죽는 것
"인간이 신과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있는 순간은 아이를 낳거나 스스로 죽는 것" 내용보기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에 은밀하게 숨어있는 낯선 욕망의 베일을 벗기게 하는 문체. 절묘하게 얽혀있는 인간관계의 인과성. 인물들의 욕망이 밝혀 내는 삶에 대한 치열성. 이 모든 것들이 슬프게 움직이는 하나의 덩어리로서의 조화. 하나의 그림을 여러개의 시선을 읽는 작가의 탁월한 안목과 군상의 다양한 의식의 흐름을 환상과 현실을 드나들면서 기술한 것은 이 소설의 매
"인간이 신과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있는 순간은 아이를 낳거나 스스로 죽는 것" 내용보기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에 은밀하게 숨어있는 낯선 욕망의 베일을 벗기게 하는 문체. 절묘하게 얽혀있는 인간관계의 인과성. 인물들의 욕망이 밝혀 내는 삶에 대한 치열성. 이 모든 것들이 슬프게 움직이는 하나의 덩어리로서의 조화. 하나의 그림을 여러개의 시선을 읽는 작가의 탁월한 안목과 군상의 다양한 의식의 흐름을 환상과 현실을 드나들면서 기술한 것은 이 소설의 매력 중의 하나이다. 스스로의 파괴 권리를 주장하는 궤변들은 사상누각처럼 위태롭기만 한 것이 아니라 목소리를 높여 주장 할 수 없었던 우리 내면의 욕망을 터뜨리는 듯한 카타르시스를 전한다. 일생의 마지막 퍼포먼스를 죽음으로 마무리 하고 싶어하는 그리고 그것을 기록하는 기록자. 어쩌면 누구나 만나고 싶어하는 그러나 만나지 말아야 할 사자로서의 삶을 처음으로 대면할 수 있었다.

[인상깊은구절]
생물이 화려한 색을 가지고 있을 때는 크게 두 가지 경우야. 누군가를 유혹해야 하거나 아니면 자신을 적으로 부터 보호해야 할 필요성 때문이지. 그에게 할당된 매혹이라는 이름의 채권. 그 첫 전주는 박제된 나비들이었다. 몸통에 핀을 꽂은 나비들이 다시 태어나서도 핀을 꽂은 채로 날아다니는 환상에서 아직도 그는 자유롭지 못했다.
c****0 2004.02.0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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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그 환상의 세계로의 초대.
"죽음, 그 환상의 세계로의 초대." 내용보기
이 책을 처음 접한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반복하고 또 반복해도 질리지 않는 것이 이 책의 묘미다. 마라의 죽음을 시작으로 클림트의 그림 유디트와 마지막의 그림까지.. 의미심장한 고대 화가들의 그림이 모티브가 되어 죽음이라는 주제를 말한다. 죽음은 그동안 우리곁에 가장 가까이 존재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세상밖으로 꺼낼수 없는 조심스러운 존재였다. 그러나 이책에서는 죽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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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접한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반복하고 또 반복해도 질리지 않는 것이 이 책의 묘미다. 마라의 죽음을 시작으로 클림트의 그림 유디트와 마지막의 그림까지.. 의미심장한 고대 화가들의 그림이 모티브가 되어 죽음이라는 주제를 말한다. 죽음은 그동안 우리곁에 가장 가까이 존재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세상밖으로 꺼낼수 없는 조심스러운 존재였다. 그러나 이책에서는 죽음을 말하고, 이 책의 화자는 죽음을 만든다. 자살보조업자 쯤될까? 화자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너무 빠르게 진행되어 눈을 뗄수 없게 만든다. 현실상으로는 말도 안되는 얘기지만 이미 그것을 알기 때문에 이 소설에 더욱 빠져드는 것 같다. 김영하 작가의 어느 책에선가 "담배같은 소설을 쓰고 싶다"는 구절이 생각난다. 정말 중독성이 강한 이 작품을 나는 또읽고, 또읽을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미미라는 소제목의 글에서 비디오아트 작가인 C와 행위예술을 하는 미미가 작업을 하게 되고, 미미의 행위예술을 담은 비디오를 둘은 같이 보게 되고 잠깐의 말다툼에서 둘의 심리상태를 잘 묘사한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행위예술을 함으로써 자신의 모습을 한번도 본적이 없는 미미가 C와 비디오 아트 작품을 함으로써 자신의 모습을 보고 그것을 두려워하는 심리를 잘 표현한것 같다.
m*****4 2003.08.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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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와 나'를 읽다가 다시 한 번 읽은 소설
"'옥수수와 나'를 읽다가 다시 한 번 읽은 소설" 내용보기
다시금 이상문학작품집을 읽기 시작했다. 2012년도 이상문학상 작품집의 대상이 김영하의 '옥수수와 나'였다. 오랫만에 다시금 한국문학을 접했기에 처음엔 김영하란 이름이 낯설었다. 그러다가 곰곰히 예전의 기억을 끄집어 내고... 대학교때 읽었던 소설이 생각났다. 창고에 있는 박스를 꺼내어 한참을 뒤진 후에 예전에 읽었던 이 책을 찾을 수가 있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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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이상문학작품집을 읽기 시작했다.

2012년도 이상문학상 작품집의 대상이 김영하의 '옥수수와 나'였다.

오랫만에 다시금 한국문학을 접했기에 처음엔 김영하란 이름이 낯설었다.

그러다가 곰곰히 예전의 기억을 끄집어 내고...

대학교때 읽었던 소설이 생각났다.

창고에 있는 박스를 꺼내어 한참을 뒤진 후에 예전에 읽었던 이 책을 찾을 수가 있었다.

그리고 다시 읽기 시작했다.

비록 책 한 권으로 되어 있지만 중편소설의 분량이여서 금새 읽을 수가 있었다.

 

거이 10년만에 읽는 책......

안 표지의 김영하 작가의 사진이 지금의 사진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게 한다.

지금은 많이 부드러워진 인상이다.

사진뿐만 아니다 소설 역시 예전의 소설은 더 날카롭고, 파괴적이고, 자학적이며, 퇴폐적?이다.

 

 

 

그리고 클림트의 유디트라는 그림이 먼저 들어온다.

이 소설의 여주인공 정도 되는 인물을 부르는 명칭이자...

앗수르 장군을 유혹해서 죽인 유대인 민족주의자이다.

 

 

 

그리고 들라크루아의사르다나팔의 죽음이라는 작품

바벨론의 멸망을 앞두고 자신의 후궁들과 애마를 죽이며...

그것을 관조하는 모습...

죽음에 초연하며 죽음을 기다리는 모습

아마 이 작품의 주인공의 이미지를 여기서 가져왔나 싶다.

 

 

 

주인공은 죽음을 찬미하는 사람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삶의 의미를 두지 않는 사람...

그래서 자살을 원하는 의뢰인을 구하고 그들의 자살을 돕는 방법을 택한다.

그것도 아주 치밀하게...

소설은 이 주인공이 자살을 도왔던 여러 사람 중에 두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 명은 유디트라고 부르는 여자이고...

다른 한 명은 미미라고 부르는 행위 예술가이다.

두 여성은 전혀 관계가 없는 사이지만 이 여성들은 모두 C라는 남성과 연관이 되어 있고....

C와 함께 그의 동생 K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비록 자살을 하는 인물은 유디티와 미미이지만 K와 C역시 두 여인과 모든 면에서 비슷하다.

모두들 삶에 소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다.

죽음을 동경하는 사람들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처음엔 많은 거부감을 느꼈다.

10년 전에는 별 생각 없이 읽었던 것 같은데...

나이가 들면서 어두운 소설이 싫다.

솔직한 심정이다.

이런 류의 소설을 읽으면 왠지 마음이 무겁고 음침해 진다.

마치 곰팜이 냄새가 가득 찬 방문을 열었을 때의 불쾌감이 느껴진다.

나도 예전과 많이 변했나 보다.

아니면 점점 이런 소설의 배경이 내가 사는 현실과 너무 닮아가기 때문인가 보다.

삶의 소망을 잃어버린 사람들....

죽음을 동경하는 사람들....

사방에 곰팡이 냄새가 나는 현실들....

 

소설을 읽으며 내내 궁금했던 점 하나...

주인공은 다른 사람의 자살을 도우면서 너무도 깔끔히 완전 범죄를 추구한다.

자신의 흔적은 전혀 남기지 않는 것이다.

삶의 애착을 버린 사람이라면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주인공은 다른 사람의 자살을 돕고...

자살을 찬미하지만...

어쩌면 누구보다도 더 현실의 삶을 살고 싶어하는 사람이 아닐까?

그리고 그 사람이 작가 김영하가 아닐까?

그냥 혼자만의 생각을 해 본다.

i*******3 2014.12.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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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 있는 작가의 흑백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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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진을 보고 일단 책을 선택했다. 마라의 죽음이라는 명화를 보고 책 제목의 대담성을 보고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의 타이틀도... 내가 읽었던 장편소설 중 단연 최고의 위치에 올려놓고 싶다. 물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는 따로 있지만... 읽어내려가는 속도감이 너무 빠르고 작가가 문학상을 탄 것이 아니라 문학상이 작가를 기다린 것 같아...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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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진을 보고 일단 책을 선택했다.

마라의 죽음이라는 명화를 보고

책 제목의 대담성을 보고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의 타이틀도...

내가 읽었던 장편소설 중 단연 최고의

위치에 올려놓고 싶다. 물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는 따로 있지만...

읽어내려가는 속도감이 너무 빠르고

작가가 문학상을 탄 것이 아니라

문학상이 작가를 기다린 것 같아...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아주 멋진 작품.



f********e 2009.07.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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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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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던 소설을 손에 들고 첫장을 넘긴 순간... 그래 내가 원하던 책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첫장과 끝장을 다 읽고 자가의 말과 심사평까지 정말 한숨에 읽게 만든 소설이다. 간만에 소설이 주는 재미를 한껏 느꼈던 책이다. 마치 맛있는 음식을 참고 있다가 아주 만나게 포만감이 느껴질 정도로 먹었을 때의 기분과 아주 흡사하다... 요즘이야 판타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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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던 소설을 손에 들고 첫장을 넘긴 순간... 그래 내가 원하던 책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첫장과 끝장을 다 읽고 자가의 말과 심사평까지 정말 한숨에 읽게 만든 소설이다. 간만에 소설이 주는 재미를 한껏 느꼈던 책이다. 마치 맛있는 음식을 참고 있다가 아주 만나게 포만감이 느껴질 정도로 먹었을 때의 기분과 아주 흡사하다... 요즘이야 판타지 소설이 말그대로 흔하디해 빠졌고, 낡디 낡아 버린 소재가 되어버렸지만, 이 소설이 문단의 주목을 받으면서 화려하게 등단하던 때까지만 해도 판타지는 우리에게 낯선 장르였다... 그러나 이미 익숙해 버린 그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멋지게 주제를 표현하며, 구성의 탄탄함을 보여 줄 수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그의 소설을 몇권 읽어 봤지만, 그닥 새롭거나 작가의 역량이 느껴지진 않았었는데...늦은감이 있지만 이 책은 작가 김영하를 다시 보게끔 만든 소설이다.
j*****s 2003.12.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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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그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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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제목이 참 맘에 들어서 읽었다. 하지만 읽고나선 국내작가들중에선 젤 좋아하게 되어버렸다. 다른 작가들에 비해 굉장히 색다르고 매력있기 때문이다~ 이작품은 새로우면서도 충격적이고 자살청구업자라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직업이 각박하고 매마른 이사회에 언젠가는 생겨날것이라는.. 예고를 하는거 같기도 하다. 다른책들에 비해 얇지만 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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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제목이 참 맘에 들어서 읽었다. 하지만 읽고나선 국내작가들중에선 젤 좋아하게 되어버렸다. 다른 작가들에 비해 굉장히 색다르고 매력있기 때문이다~ 이작품은 새로우면서도 충격적이고 자살청구업자라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직업이 각박하고 매마른 이사회에 언젠가는 생겨날것이라는.. 예고를 하는거 같기도 하다. 다른책들에 비해 얇지만 이 작품을 통해 김영하라는 사람을 더 알게 되었고 그의 작품들을 더 만나볼수 있었다. 그리고 그를 통해 클림트를 알게되었다. 그의 소설중에 호출이라는 소설집을 더 좋아하지만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라는 이 소설은 우리 문학에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준거 같다. 얼마전 "파괴"라는 영화로도 나왔는데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봤으면 한다.

[인상깊은구절]
예를 들자면, 언젠가 한 고객은 고흐를 좋아한다고 내게 말했다. 나는 그녀에게 고흐의 풍경화와 자화상 중에서 어떤 것을 좋아하느냐고 물엇다. 고객은 머뭇거리더니 자화상이 더 좋다고 말했다. 고흐의 자화상에 탐닉하는 자들은 나는 유심히 바라본다. 그는 고독한사람이다. 자신의 내면을, 실존을 한 번이라도 들여다본 사람이다. 그리고 그 경험이 얼마나 고통스러우면서도 내밀한 쾌감일 수 있는지 아는 삶이다. 그릭 누군가 이런 질문을 내게 던진다면 그 사람 역시 고독한 인간이다.

s******3 2003.08.0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자살하는 사람들을 위한 '레퀴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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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가의 습작기 시절 작품들을 읽어 보는 일은, 이후 소설 쓰기의 정점에 달한 그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儀式’과도 같다. 이런 의미에서 김영하의 출세작이라고도 볼 수 있는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작품은 그의 소설 解法을 적확하게 묘파해 내기 위해 반드시 건너야 할 강과 같다. 여기 이미 우리들에게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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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가의 습작기 시절 작품들을 읽어 보는 일은, 이후 소설 쓰기의 정점에 달한 그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儀式’과도 같다. 이런 의미에서 김영하의 출세작이라고도 볼 수 있는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작품은 그의 소설 解法을 적확하게 묘파해 내기 위해 반드시 건너야 할 강과 같다. 여기 이미 우리들에게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로 文名을 떨쳤던 김영하의 초기 소설이 있다. 우선 진한 검정빛의 표지 위에 조그맣게 인쇄된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이란 음울한 그림을 담은 책표지가 독자들의 시선을 끈다. 책표지와 속지를 보면 금세 짐작할 수 있겠지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세 개의 그림들은 각각 소설 속에서 특이한 울림을 자아낸다. 소설과 그림이 서로 얽히고 설키어 내용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못 흥미롭다. 더 흥미로운 것은, 소설 속에 자신의 내면 세계와 절묘하게 交通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 내어 자살을 유도하고 그 방법까지 알려주는 일종의 ‘자살청부업자’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미리의 작품 ‘자살’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자살에 대한 묘사도 군더더기 없이 도발적이다. 종래의 소설이 결코 발굴해 내지 못했던 재치와 기지가 번뜩이는 이러한 활달한 실험들이 김영하의 소설 속에 알알이 박혀 있다. 전위 퍼포먼스 예술가 미미의 묘사도 눈에 생생히 밟힐 만큼 인상적이다. 책 곳곳에서 엿보이는 치밀한 구성과 경쾌하게 질주하는 말놀이도 즐겁다. 속도를 내어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3 2000.06.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