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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둘만의 감정.
"사랑,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둘만의 감정." 내용보기
<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참으로 해사하고 맑은게 눈길이 저절로 간다. 사과가 참으로 탐스럽고 실하다. 생생한 느낌이 살아있음은 만져보면 안다. 에폭시 기법이다. <이책은> 리뷰어클럽 당첨 도서다. <저자는>  저 : 이응준 ---발췌하다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단편소설 '그는 추억의 속도로 걸어갔다'를 발표하면서 소설가로 데뷔했다. <책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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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참으로 해사하고 맑은게 눈길이 저절로 간다. 사과가 참으로 탐스럽고 실하다. 생생한 느낌이 살아있음은 만져보면 안다. 에폭시 기법이다.

<이책은>

리뷰어클럽 당첨 도서다.

<저자는>

 저 : 이응준 ---발췌하다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단편소설 '그는 추억의 속도로 걸어갔다'를 발표하면서 소설가로 데뷔했다.

<책내용 맛보기>

책 소개 中에서---발췌하다 

『내 연애의 모든 것』은 바람 한 번 불면 머릿속에서 날아가 버릴 가볍기만 한 소설이 아니라 조금 특이한 본격 로맨틱 코미디다. 2011년 7월부터 6개월간 인터넷 카페 연재 당시부터 큰 주목을 받아 온 대한민국 역사상 희대의 스캔들, 이념의 철조망을 넘어선 여야 국회의원의 사랑을 그렸다.

 

남자 주인공 김수영은 새한국당 소속 국회의원이고 여자 주인공 오소영은 진보노동당 소속 국회의원이자 당 대표이다. 얼추 새누리당과 통합진보당을 연상시키는 당명부터 두 사람은 출신 배경이나 언행으로 보아 실제 인물과 비교될 수 있는 인물들이다. 정적 중의 정적인 두 인물로 대변되는 이분법적인 기호를 작가는 ‘사랑’이라는 방식으로 과감히 부순다. 시적 언어와 소설적 구성, 영화적 감각으로 한국 문학에 전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낸다. 그의 특장인 정교한 구성과 긴장감 넘치는 빠른 전개는 이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책읽은 소감>

재작년인가 책을 검색하던중 '그는 추억의 속도로 걸어갔다'를 구매해 모셔두고만 있던차 저자의 신간을 기사로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벤트에 응모해 기꺼이 글맛을 보았다. 로맨틱 코미디라고만 치부하기엔 너무나 많은 웃음속에 슬픔이 배어 나온다. 자유자재로 쏟아내는 그의 글속엔 해박한 지식들이 골고루 들어있는게 마치 영양찰떡을 먹는 맛이랄까. 영양돌솥밥이라고 해얄까. 그 안에 함께 자리해 한가지씩 맛보게 되는 영양가 골고루인 핵심글들이 아주 좋았다.

 

차례 전에 일러두기에  소설로만 읽히길 바라지 현실의 어느당에 어느 누구에 빗대어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글귀를 읽을때엔 무에 이런 배려까지...차츰 읽어갈수록 요즘 정국과 맞물려 자꾸만 누굴 빗대나 자꾸만 캐고 싶은 욕구가 스멀거렸다. 정치를 잘 모르니 딱 거기까지만 이라고, 그나마 다행이라고 음흉하게 웃는 나를 보았다. 다만 이 안에서의 당리당략은 흐음, 울나라 말고도 다른 나라도 그럴거야 라는 생각으로 바라보려 내심 애썼다.

 

기존의 로설들이 조금은 수위가 낮다고 해도 간지럽고 달콤하고...그런 공식을 벗어날 수 없고 여주든 남주든 암튼 매우 멋지거나 무척 매력적임은 틀림없는 것. 여기서도 남주와 여주는 지나치게 완벽한데 성격들이 한까칠에 한까탈이 환상궁합이다. 다만 각자가 너무나 부각된 상태인지라 내심 외로운 상태로 이미 노처녀 노총각 대열이건만 제 잘난 맛에 눈에 차는 이가 없다. 거기다 국회의원이라는 특정직업을 가졌다보니 더더구나 운신의 폭은 더 좁을 밖에. 기실 둘은 여러 면에서 오십보백보요 용호상박이다. 참으로 잘났고 똑똑하고 성격 이상하고 ㅋㅋㅋ

 

사랑. 온 지구상을 통틀어 '사랑'이란 달랑 한 단어로 나타내기엔 너무나 많은 감정들의 조합. 그건 같은 여건의 사랑일지라도 처한 사람따라 천차만별인 것. 오묘한 것. 신통방통한 것. 알다가도 모를 것. 미치는 것. 울게 하는 것. 병나게 하는 것... 별나고 별난 두 남주와 여주가  아무리 고독한 상황하에서 인간적으로 외로운 지경에서 술을 마셨다해도 한 순간 찌리릭 전기가 통할 수 있는 것. 자신들이 믿고 있거나 알고 있다는 온갖 상식이나 정신을 동원해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기도 하는 것. 잠시 정신이 나가기도 하는 것. 무척 어이없어지기도 하는 것. 결국 잠시 제 정신이 아닌 것...

 

내 연애의 모든 것은 말하고 싶지만 말하고 싶지 않다 ㅋㅋㅋ. 그건 내가 말한다 해도 같은 상황을 지켜본 사람조차 제대로 잘 공감하지 못하는게 내 연애일테니까. 그건 둘만이 아는 감정이고 둘만이 나누는 시간이었고 흐름이었으니까. 그건 너무도 소중한 둘만이 아는 시간들이자 감정이니까. 사랑으로 아픈 사람도 있고 사랑으로 우는 사람도 있겠다. 사랑이 괴로운 사람도 있고 사랑이 고픈 사람도 있겠다. 사랑이 징글징글한 사람도 있고 사랑때문에 목숨건 사람도 있겠다. 사람이 살아있는한 사랑은 지긋지긋하게도 식상한 단어일 지 모르나 사랑만이 사람들을 사람답게 살게 한다고 믿는다.

 

 



k******5 2012.03.19. 신고 공감 10 댓글 34
리뷰 총점 종이책
닥치고 사랑!- '내 연애의 모든 것'
"닥치고 사랑!- '내 연애의 모든 것'" 내용보기
표지 가운데 그려진  사과, 반질반질 윤기가 흐르는 것이 농익을 대로 익었다. 탐스럽고, 먹음직스러웠다.  이 사과를 한입 베어 물면 시큼하면서 달콤한 유즙이 흘러 나오지 않을까. '내 연애의 모든 것'에는 표지 속의 이 사과처럼 새콤달콤하고 농익은 사랑의 맛을 담은 소설 한편이겠지. 정말 오랜 만에 읽는 우리 소설, 그것도 한창 필력이 물오른 남성작가의 연애 소설을 접하려니
"닥치고 사랑!- '내 연애의 모든 것'" 내용보기

표지 가운데 그려진  사과, 반질반질 윤기가 흐르는 것이 농익을 대로 익었다. 탐스럽고, 먹음직스러웠다.  이 사과를 한입 베어 물면 시큼하면서 달콤한 유즙이 흘러 나오지 않을까. '내 연애의 모든 것'에는 표지 속의 이 사과처럼 새콤달콤하고 농익은 사랑의 맛을 담은 소설 한편이겠지.

정말 오랜 만에 읽는 우리 소설, 그것도 한창 필력이 물오른 남성작가의 연애 소설을 접하려니, 싱숭생숭한  설렘을 감출 수가 없었다.


줄거리는 거두 절미한다. 한마디로  진보 노동당 대표 오소영 의원과  새한국당 김수영의원 이 두 사람은 홀린 듯이 사랑에 빠져 버렸다. 문제는 서로를 수구꼴통 , 친북좌파라고 부를 정도로 정치적 이념이 대척점에 서 있다는 것인데, 그들의 지위와 이념으로 말미암아 그들의 사랑이 로미오와 쥴리엣이 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 이념 그게 뭐라고 로미오와 쥴리엣의 비극을 연상하는 만드는 치기를 보이는 것일까. 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이념은 무시하지 못한다. 이념이 다르다는 것은 어쩌면 서로 다른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말하고도 동급일 정도일수도 있으니까. 삼십대 후반이라는 먹을만큼 먹는 나이에도, 휘황찬란한 금뱃지를 달 정도의 근사한 스팩을 가진 이 두 남녀도 별 수 없이 사랑때문에 방황하고 혼란스러워한다.


이응준 작가의 작품은 처음이라, 이 작가 스타일이 원래 이런 건지 모르겠지만, '내 연애의 모든 것'에서는 로맨스 코메디의 가벼움과 경쾌한 스텝을 밟아가고 있었다.  김수영과 오소영이 나누는 대화가 특히나  마치 TV 드라마에서 연기자가 대사하는 것처럼 들려오는 듯 했고, 시트콤을 보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판사 출신 꽃미남에 검도 유단자, 집안도 썩 괜찮은  김수영 의원, 한마디로 머리 좋고 외모 되고 집안좋은  엄친아. 그런 그에게도 노년의 나이에도 이혼을 하고 사랑을 찾아 과감하게 재혼한 모친의 뜨거운 피를 물려받은 낭만적인 구석이 있었나보다. 사랑에 대해 시쿤둥하던 그는 순식간에 오소영에게 빨려 들어가 버렸다.


오소영 역시나 민중의 삶과 이나라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사명감에 불타오르는 열혈 투사의원이었지만, 김수영의 사랑을 거절하지 않는다. 가슴이 그렇게 시키고 있으니.

그럼에도 여전히 머리 한  쪽으로는 당의 진로와 이 사랑을 지키는 것에 대한 부담을  떨쳐내지는 못하고 있다. 의석이라고는  단 두 석밖에 갖지 못한  진보정당의 진로에 대한 의무감에 짓눌리고, 사고로 죽은 언니에 대한 자책감에 사로 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정신과 의사를 만나도 자신의 속내를 보이지 못한다. 벽에 갇혀 있어 그 벽을 부수지 않고는 앞을 향해 한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 그 벽은 남이 아니라 자신이 쌓은 벽이기에 자신이 무너뜨려야만 하는 벽이었다.


결국 이 둘의 사랑은 김수영 의원과 적대 관계에 있는 의원이  언론에 제보하면서 만천하에 드러나고 만다. 이들의 사랑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고, 오소영은 결국 의원직을 사퇴하고 이별을 선언하는데..


'내 연애의 모든 것'은 앞서 말한대로 로멘틱 코메디스러운  면모도 있었지만 또 다른 각도로 작품 안을 줌 인해 들어가면 정치를 풍자하는 느낌도 물씬 풍겼다. 공중 부양과 최루탄이 난무하고, 날치기가 여전히 존재하는 국회의 모습을 여지없이 담아내고,그리고 그 여야간 그 치열한 전투를 끝낸 뒤에 갖는 그 여야 화합의 현장이란.. 거기에 21세기 정치 현장인데도 쌍팔 연도도 아닌 무려 조선시대 사극을 보는 듯한 음모와 술수도 적당하게 버무려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로미오와 줄리엣이 여러 번 언급돼도, 이들에게는 비극적 조짐이 단 한 톨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응준이 밟아가는 스텝과 스타일을 보자니 해피엔딩이겠구나, 로맨스 소설의 색채를 진하게 그려내겠구나 하는 예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해피엔딩..닥치고 사랑이었다.

 

수구꼴통하고 진보좌파 두 남녀가 만나서 나누고 추구하는 사랑도 남 다를게 없었던 것이었다. 이념이라는 겉껍질을 벗겨낸 자신의 안으로 파고들어가, 자기 속살을 만나게 된다.그렇게 가짜가 아닌 진짜 자신을 드러내게 된다. 오소영도 자신의 벽을 허물어가기 시작 한 것이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손가락질하고 돌아서도, 단  한 사람만 편들어 주면 그 사람은 꺾이지 않는다는데, 이 들은 서로에게 바로 이 한 사람이 돼주려고 돌아온 것이었다. 그와 그녀의 이야기는 먼 길을 돌아서 다시 시작됐다.

그리고 저 표지 속의  사과, 그것은 괜히 표지가 된 것이 아니었다. 작품 속에서 사과나무는 표지가 될만큼 충분히 유의미했다.


한 눈에 반하고 뜨겁게 빠지는 사랑이 대단한 사랑이라고 믿는 편은 아니다. 뜨겁게 달구어지고 콩깍지가 씌였을 때보단 한껏 불타올랐던 그 열기가 한숨 식혀진 뒤, 그 다음부터가 진짜 사랑이 아닐까. 그렇기에 성숙한 인격을 지니고, 진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둘의 사랑을  지켜보고 응원하고 싶어졌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작가는 가벼움 속에서도 진지한 질문을 툭툭 던졌지만, 작품이 생각보다 훨씬 많이 가벼운 쪽으로 나아가지 않았나 싶다. 그런 가벼움 속에서, 오소영 의원에게 폭발물이 배달된 것은 지나치게 나간 걸음이었던 것 같다. 애꿎은 청소부 아주머니의 목숨까지 앗아가는 설정이 굳이 필요했을까.

 

책을 덮는 순간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냄새가 기억났다. 따끈따끈한 신간에게서만 나는 종이 냄새.. 이 냄새를 참으로 오랜 만에 맡는구나 하면서 한참을 책에 코를 갖다 대고 있었다. 그 냄새에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그런데 사흘에 걸쳐서 책을 다 읽고 나니, 그 새 종이 냄새는 가셔져 버렸다. 그 냄새가 벌써 그립다.






 









e****0 2012.03.19. 신고 공감 10 댓글 21
리뷰 총점 종이책
『내 연애의 모든 것』내 인생의 사과나무 한 그루
"『내 연애의 모든 것』내 인생의 사과나무 한 그루" 내용보기
내일 있을 총선에 대비해 지금은 어디를 가도 선거 벽보가 보이고 선거 유세 방송을 많이 볼수 있다. 각 정당을 나타내는 색깔의 옷을 입고 소중한 한 표에 대해서 다시한번 고심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토록 싫어했던 정치에 대해서도 여러 책과 인물 들로 인해 어느 정도 마음을 열고 있는 편이다. 그래서 선거에 대해서도 호의적이고 후보들에 대해서도 더 관심을 갖게 된다.
"『내 연애의 모든 것』내 인생의 사과나무 한 그루" 내용보기

내일 있을 총선에 대비해 지금은 어디를 가도 선거 벽보가 보이고 선거 유세 방송을 많이 볼수 있다. 각 정당을 나타내는 색깔의 옷을 입고 소중한 한 표에 대해서 다시한번 고심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토록 싫어했던 정치에 대해서도 여러 책과 인물 들로 인해 어느 정도 마음을 열고 있는 편이다. 그래서 선거에 대해서도 호의적이고 후보들에 대해서도 더 관심을 갖게 된다.

 

 

만약에 여당의 한 젊은 국회의원과 거의 빨갱이 수준에 가까운 골수 야당 대표가 만나 사랑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 둘이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에 이 내용들을 어떤식으로 전개될지 너무너무 궁금했다. 전 판사 출신에, 현직 여당인 새한국당 국회의원에, 검도장 바지 사장을 하고 있는 또라이 기질이 있는 김수영. 단 두 명 있는 진보노동당 대표 오소영이 만나는 장면들. 운명처럼 엮인 건지 우연이 겹친건지 좋지 않는 일로 만나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한 그루의 사과나무가 되어 버린다. 거부할 수 없는 사과나무. 불꽃처럼 타오르듯 꽃피는 사과나무, 그 사과나무에 어느새 꽃이 피고 탐스러운 사과가 열릴 듯하다.

 

 

김수영과 오소영이 만나게 되는 설정이 끊임없이 해석된다.

정각이 되면 땡땡땡 울리는 괘종시계와 손목시계를 비롯해 그외 문학 작품들을 설명하며 둘의 만남에 대해 잭슨 폴록의 추상화를 보며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기도 하며 『시턴 동물기』나『삼국지』, 겨우 몇일만에 사랑에 빠지고 죽음을 맞이한 『로미오와 줄리엣』등의 여러 작품을 파고 또 파고들며 우리를 즐겁게 한다. 사람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컸다. 원수처럼 으르렁 거리던, 서로 다른 당의 대표들이 사랑에 빠져 버렸다. 얼마전에는 빨간 소화기를 든 오소영이 김수영의 머리통을 갈겨버린 사건으로 인해 온 대한민국 국민이 야유를 퍼부어대고 있었다. 국회의원 사임하려던 김수영은 그만두지도 못해버렸다. 그들의 뜨거운 마음을 나눌 곳이 없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그들의 얼굴을 알고 있기 때문에 둘이서만 있을 곳을 찾아 헤매는 모습이 웃기다.

 

 

사랑에 빠져있을때, 누군가를 사랑하면 왜 그렇게 입이 근질거리는지. 마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스스로의 일을 가까운이에게 말하고 싶어 어쩔줄을 모른다. 이들처럼 서로 견제해야 하고 적대적인 정치 정당을 사이에 두고,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너무 힘들때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자문을 구하고 싶지만 차마 말을 하지 못하는 그 답답한 심정을 말하는 그들이 재미있었다.

 

 

바람은 모습이 없다. 대신 바람에 흔들리는 것들로써 바람의 모습을 본다. 시간은 모습이 없다. 대신 시간에 흘러가는 것들로써 시간의 모습을 본다. 그러나 마음이 죽어 있는 자에게는 바람도, 바람에 흔들리는 것들도 없다. 시간도, 시간에 흘러가는 것들도 없다. 그 모두를 보거나 듣게 만드는 것은 결국 마음이기 때문이다. (143페이지 중에서)  

 

 

새로운 작가를 만난다는 것은 역시 즐거운 일이다.

환한 연두색 바탕에 빨간 사과가 앞면, 주황색 바탕에 덜익은 초록색 사과가 있는 표지가 뒷면.

표지와 제목을 굉장히 중요시하는 나에게 이 책은 제목과 책표지가 둘다 마음에 든 경우였다. 우리에게 확실한 열매를 맺게 해주는 듯한 표지와 색감이 예술이다. 

 

 

이응준이라는 작가, 처음 접하는데 시니컬하면서도 우리의 허를 찌르는 위트가 있다.

발칙한 상상이 돋보이는 작품. 정치와 로맨틱 코미디가 만나도 이렇게 재미있을수가 있구나. 국회의원들도 사람이란 말이지. 사랑 앞에 별수 있나. 그이가 내 인생의 사과나무 인걸.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2.04.10. 신고 공감 7 댓글 28
리뷰 총점 종이책
기상천외하고 유쾌한 이 로맨스로 봄의 사랑을 유쾌하고 즐겁게 시작하기를
"기상천외하고 유쾌한 이 로맨스로 봄의 사랑을 유쾌하고 즐겁게 시작하기를" 내용보기
몇 해 전에 읽은 “알랭 드 보통”의 <우리는 사랑일까>,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서 서로 사랑한다는 지극히 평범하고 단순한 로맨스를 너무나도 시시콜콜히 해체하고 분석해서 마치 무슨 심리학 서적이나 철학책을 읽는 것 같은, 어이없어 하면서도 작가의 현학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말발에 매료되어 마지막 페이지까지 내처 읽었던, 꽤나 인상적인 책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국
"기상천외하고 유쾌한 이 로맨스로 봄의 사랑을 유쾌하고 즐겁게 시작하기를" 내용보기

몇 해 전에 읽은 “알랭 드 보통”의 <우리는 사랑일까>,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서 서로 사랑한다는 지극히 평범하고 단순한 로맨스를 너무나도 시시콜콜히 해체하고 분석해서 마치 무슨 심리학 서적이나 철학책을 읽는 것 같은, 어이없어 하면서도 작가의 현학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말발에 매료되어 마지막 페이지까지 내처 읽었던, 꽤나 인상적인 책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국가의 사생활>이란 책으로 한번 만나본 적이 있는 작가 “이응준”의 신작 <내 연애의 모든 것(민음사/2012년 2월)>을 읽고 나서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이 바로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읽은 듯한 그런 느낌이 들었다. 남녀관계의 심리 분석이나 통찰은 알랭 드 보통 보다는 부족했지만 이야기만큼은 더 극적이고 재미있었던 그런 작품이었다.

 

“수구 꼴통” 쯤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당(與黨) “새한국당” 소속 남자 국회의원 “김수영”과 당명보다는 “진보좌빨”로 더 알려진 야당(野黨) “진보노동당” 대표이자 여성 국회의원 “오소영”. 둘은 국회 출입 기자 선정 우수 국회의원 1,2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고 둘 다 미혼(未婚)이라는 점 외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전혀 공통점을 찾아볼 수 없는 그런 사람들이다. 오소영 의원의 보좌관이 김수영과 대학 동기 동창이란 것 외에는 서로 대화조차 한 적이 없는 둘은 여당의 언론법 날치기를 막기 위해 야당 연합군을 이끌고 법사위를 쳐들어간 오소영이 여당 언론위 소속으로 운전기사의 잘못된 제보로 법사위로 갔다가 그만 갇혀 있던 김수영을 그만 소화기로 가격하면서 불꽃 튀는 강렬한 첫 만남을 하게 된다. 국회의원을 그만 두려던 김수영은 그만 이 사건 때문에 “쪽” 팔려서 그만두지 못하게 되고, 오소영은 사과는 할 수 없다고 버틴다. 열불이 난 김수영은 오소영의 아파트까지 찾아와 사과를 요구하지만 욕설만 주고 받고 끝나면서 서로의 골은 더 깊어만 간다. 그러던 중 언론법 날치기 통과와 소화기 사건에 관해 논의하자는 야당 고위급 의원들의 호출에 찾아간 강남 한 멤버십 클럽에서 오소영은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고 역시 같은 목적으로 찾아온 김수영을 맞닥뜨린다. 마땅치는 않지만 문을 열고 들어간 두 사람, 룸에는 새한국당과 여러 야당 주요 의원들이 사이좋게 뒤섞여 한창 어지럽게 놀고 있지 않은가. 국회에서는 그렇게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던 위인들끼리 동지, 오라버니, 동생, 누님, 형님하며 스킨십을 일삼는 가관에 김수영과 오소영은 아우슈비츠 가스실 속의 벌거벗은 유대인 남매처럼 절망한다. 러브샷을 요구하며 헛소리를 늘어놓는 여당 인사에게 들고 있던 빈잔을 최동원 강속구 저리 가라할 정도로 세게 던진 후 욕설을 한바탕 해부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오소영을 보면서 김수영은 흐뭇한 미소가 단전에서 치밀어 올라 입술 언저리로 배어 나오는 것을 억지로 꾹꾹 눌러야 할 정도로 통쾌함을 느낀다. 한바탕 소란 이후 양고기 꼬치집에서 자작을 하는 오소영을 찾아간 김수영은 함께 술을 마시고 요물인 술 때문이지 둘은 급기야 열렬한 키스까지 나누게 된다. 이렇게 사랑이 시작된 둘은 서로 몰래 데이트를 즐기며 급속하게 가까워지고, 급기야 수영의 친구에게서 빌린 별장에서 하룻밤 사랑을 나누며 프로포즈까지 하기에 이르지만 너무나도 다른 생각과 정치 성향에 그만 말다툼 끝에 서로 결별하고야 만다. 마음 속에는 서로에 대한 사랑의 불꽃이 계속 타오르고 있지만 서로에게 상처만 주고야 마는 두사람, 그런데 김수영의 같은 당 동료 의원이자 서로 끔찍이 싫어하는 의원이 둘의 관계를 언론에 폭로하는 바람에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 수영과 소영의 사랑은 과연 어떻게 결말이 날까?

 

정치적으로 전혀 합일점을 찾을 수 없는 양극단을 달리는 두 남녀의 사랑이라니 이야기 만으로도 꽤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작가 특유의 정치에 대한 냉소적 시각들을 드러내면서도 결코 심각하지 않고 한 편의 시트콤을 보는 듯한 유머와 해학이 꽤나 돋보이는 로맨틱 코메디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소크라테스, 공자, 스피노자, 니체 등 동서고금의 철학자들의 말들과 “성경”, “삼국지”, “세익스피어 희곡” , “불경” 등등 고전 명작들의 명문들을 상황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인용하는 점이 돋보이는 데, 이 대목이 앞서 말한 “알랭 드 보통”을 연상시킨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알랭 드 보통은 너무 이런 분석이나 해석에 치우쳐 이야기를 압도하는 지경 - 사실 그게 알랭 드 보통의 장점이자 단점이라 할 수 있겠다 -이지만, 이 책은 이야기와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 이야기의 상황 설정과 재미를 부각시키는 그런 역할을 하게 한다. 알랭 드 보통 식의 로맨스에 대한 세세한 해석과 통찰을 기대한 독자들이라면 실망할 수 도 있겠지만 그래도 나처럼 “이야기”를 더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야기의 묘미는 살리고 여기에 작가 나름의 해석을 곁들인 이 책 방식이 훨씬 더 부담도 없고 재미를 한층 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두 주인공, 수영과 소영의 로맨스는 가슴을 아련케 하는 그런 공감을 이끌어 낼 만한 사랑까지는 아니지만 상황적 설정이나 전개 만큼은 여느 로맨스 소설에서 만나기 힘들 정도로 극적이고 재미있다. 특히 작가가 일러두기에서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현실의 어느 누구와도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만약 비슷하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오직 문학의 영역에서 발화된 정치 풍자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에 하나 즐기는 것 이상으로 심각하게 여긴다면 이는 문학적 무지와 정신 병리적 망상이 분명하므로 조속한 학습과 치료의 병행을 권합니다. 개인이건 사회건 간에.

 

라고 강력히 경고해 뒀음에도 자연스레 현 정치 상황을 대입하게 만드는 것은 내가 무지와 망상에 빠지지 않았어도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인물들이 있는데, 여자 주인공은 금세 떠오르는데, 남자 주인공은 영 떠오르지 않는다. 남자주인공 수영의 좌충우돌하는 모습 때문에 최근 일련의 고소 사건으로 유명한 “누구”를 떠올렸다가 금세 “에이~”라는 말과 함께 서둘러 그 말도 안 되는 상상과 이미지를 머릿 속에서 지워버렸다. 작가 말대로 문학의 영역에서 발화된 정치 풍자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내 상상도 그저 한번 웃고 넘겨도 될 만한 그런 재미있는 상상이 될 수 있을 테니 혹 이 글을 보고 내 말도 안되는 상상에 구토가 쏠리고 화가 치밀어 올라도 그저 웃어 넘겨주시길 바란다^^

 

이 책, 읽는 내내 낄낄 거리며 웃다가도 가슴 한 켠이 시원해지는 통쾌함과 함께 이루어 질 수 없을 것 만 같던 두 남녀의 사랑의 결말에 또한 잔잔한 감동까지 맛볼 수 있는 여러 가지 느낌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참 재미있는 책이었다. 달달한 로맨스가 지겨운 분들이라면 이 기상천외하고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인 로맨스로 그 지겨움을 잊어보기 바란다. 그래서 새로움의 계절인 봄의 사랑을 유쾌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해보길 바란다.



a*****7 2012.03.19.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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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국회의원들의 발칙한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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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코미디는 남자와 여자가 티격태격하다 사랑에 빠지고, 일련의 시련을 겪은 후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이응준의 『내 연애의 모든 것』 역시 로맨틱 코미디의 법칙을 충실히 따른다. 이야기의 법칙을 충실히 따르면 진부한 이야기가 된다. 기존의 이야기와 변별되는 특별함이 필요하다.   어쩌면 사막은 내가 사막으로 가고 오는 것도, 사막이 내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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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코미디는 남자와 여자가 티격태격하다 사랑에 빠지고, 일련의 시련을 겪은 후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이응준의 『내 연애의 모든 것』 역시 로맨틱 코미디의 법칙을 충실히 따른다. 이야기의 법칙을 충실히 따르면 진부한 이야기가 된다. 기존의 이야기와 변별되는 특별함이 필요하다.

 

어쩌면 사막은 내가 사막으로 가고 오는 것도, 사막이 내게 나타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위태로운 내가 스스로 사막이 돼 버리는 것인지도 모른다.(141쪽) 

 

『내 연애의 모든 것』의 특별함은 남녀 주인공이 국회의원이라는 것이다. 자만 가득한 얼굴의 국회의원들도, 난장판이 된 국회에서 몸싸움을 하는 국회의원들도 분명 삶의 우울을 경험했을 것이다. 집에 돌아가선 자신이 보낸 하루에 대해 한숨을 쉬었을지도 모른다. 어느 시절엔 사랑 때문에 울고 웃었을 것이다. 우리가 그러했던 것처럼. 그럼에도 현실의 국회의원을 생각하면 국회의원과 사랑이라는 단어는 연결이 안 된다.

 

로맨틱 코미디의 남녀주인공들을 보면 삶에 차이가 있다. 오소영과 김수영도 다르지 않았다. 여주인공 오소영은 진보노동당 대표이자 현직 국회의원이고, 남주인공 김수영은 전직 판사이자 새한국당 국회의원이다. 오소영은 전 대통령 후보였던 언니의 의문사로 죽자 조카 보리를 키우고 있으며, 김수영은 학자와 예술가 집안의 자제로 검도 5단에 고교 권투선수 출신이다. 한쪽은 가진 것이 많지 않고 한쪽은 많은 것을 가졌다. 그들은 살아온 방식도, 사고방식도 달랐다.

 

미혼남녀가 같은 공간에서 부딪히면 사랑에 빠질 확률이 높다. 사랑에 빠지는 경우를 보면 평소와는 다른 그 사람의 뜻밖의 모습을 발견할 때다. 오소영과 김수영도 그렇게 사랑에 빠졌다. 오소영은 퇴물 로커 장도준이 진행하는 라디오방송에서 단 한 사람만 편을 들어주면 어떤 혹독한 공격이 들어와도 꺾이지 않는다는 심리학 연구의 예를 들며 사람들의 단 한 사람이 되겠다고 했다. 김수영은 오소영에게, 오소영은 김수영에게 단 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로맨틱 코미디의 연인들은 부모의 반대라는 장애물이 있지만 그들은 국민과 국회의원이라는 장애물이 있었다. 실제로 이런 일이 생기면 사생활로 인정받기보단 그 동안의 정치 행위 모두를 의심받을 것 같다. 그들은 뒤늦게 찾아온 사랑임에도 격렬할 수 없었다. 그들의 데이트는 법에, 윤리에 저촉되는 일은 아니지만 그들은 자유롭게 연애할 수 없었다. 그러나 사랑이란 것이 하고 싶다고 하고 하기 싫다고 안 하는 것이 아니지 않던가. 김수영의 고백처럼 못 보면 죽을 것 같고 미친 짓인지 알면서 자꾸 빠져드는 것이 사랑 아니던가. 사실 김수영의 삶에 대한 태도는 오소영과 다르지 않았다. 김수영이 몸담고 있던 정당의 이념이 오소영과 달랐을 뿐. 그들은 서로 다른 별에서 온 외계인이 아니라 같은 초록별 사람들이었다.

 

드라마에선 여자의 부모들보단 남자의 부모들이 결혼을 반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김수영 부모는 독특했다. 그들은 모두 사랑지상주의자들이었는데 적극적이지도, 소극적도 아닌 그들만의 우아한 방식으로 아들에게 지혜를 주었다. 사랑지상주의자인 남자의 부모님은 신선했다.

 

퇴물 로커이자 라디오 DJ 장도준에게 오소영은 죽은 개를 묻으려고 들렸던 폐허가 된 과수원에서 만난 유일하게 살아남은, 붉은 사과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사과나무였다. 폐허의 사과나무는 비현실적이지만 아름답다. 『내 연애의 모든 것』을 읽기 전 정보는 ‘여야 국회의원의 사랑’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들의 사랑이 비극이 내포된 사랑일 거라고 추측했다. 불가능해 보였던 사랑은 사랑에 미친 이상한 국회의원들로 인해 아름다운 로맨스가 되었다.

 

스탕달은 이렇게 말했다. 연애는 열병과 같은 것이어서 의지와는 아무 상관 없이 생겨났다가 사라진다. 결국 나이와는 상관이 없는 것이다. 내게 있어 연애는 항상 최대의 사업이었다. 아니 유일한 사업이었다, 라고.(202쪽)

 

『내 연애의 모든 것』에선 스탕달, 니체, 오비디우스, 쇼펜하우어, 괴테, 셰익스피어 등 철학자와 작가 들의 연애론과 인생론을 만날 수 있는 소설이다. 소설을 읽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응준의 나이를 몰랐더라면 좀 나이가 어린 작가가 썼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그만큼 발칙했다. 소설을 읽고 마음이 따뜻해지긴 오랜만이다.

 

 

YES마니아 : 로얄 m****6 2012.03.15. 신고 공감 3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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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연애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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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이후 한국사에서 정치인의 존재가 오늘날처럼 친근했을 때가 또 있었을까.  한국전쟁 이후의 먹고살기 급급했던 시절과, 군사정권의 살벌했던 시절에는 정치인은 저 멀리 있는 높으신 분들만 같았다.  하지만 오늘날엔 현직 대통령조차도 개그프로그램에서 회화화 되기도 하고, 모 국회의원은 개그맨을 고소하는 일도 서슴치 않아 화제가 되는가 하면, 서울 시장은 SNS로 시민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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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이후 한국사에서 정치인의 존재가 오늘날처럼 친근했을 때가 또 있었을까.  한국전쟁 이후의 먹고살기 급급했던 시절과, 군사정권의 살벌했던 시절에는 정치인은 저 멀리 있는 높으신 분들만 같았다.  하지만 오늘날엔 현직 대통령조차도 개그프로그램에서 회화화 되기도 하고, 모 국회의원은 개그맨을 고소하는 일도 서슴치 않아 화제가 되는가 하면, 서울 시장은 SNS로 시민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더 이상 정치인은 우리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 아닌 것이다.  그들도 주먹다짐을 하고, 모르겠습니다라는 바보같은 답변만 하는가 하면, 연애를 하기도 한다.

 

[내 연애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만 보자면 정치와 전혀 무관할 것 처럼 보이는 이 소설은 발칙하게도 여.야 국회의원간의 사랑이야기이다.  국회의원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니 그들도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하지만 그래서야 이야기가 되겠는가.  세상의 모든 사랑이야기가 연애소설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애소설이 되기 위해서는 모름지기 사랑의 장애물이 필수적이다.  로미오와 줄리엣, 이 두 연인의 뺨을 후려치고도 남을 장애물을 사이에 둔 대한민국의 연인은 진보노동당 당대표 오소영 국회의원과 집권여당인 새한국당의 김수영 국회의원이다.  

 

보좌관이 운전하는 구형 아반떼를 타고 출근하는 오소영 국회의원은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집권여당의 날치기 법안통과에 대비해 일명 고지전을  펼칠 작전을 짜고 있다.  오소영은 소리높여 외친다. '우리가 똥물에 뛰어들지 않으면, 국민들이 그 자리에 뒹굴게 될것이다' 라고.  국회에서의 몸싸움은 과히 옳은 일은 아니지만서도,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자신들의 입장을 그렇게라도 변명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에 더해 여당 국회의원들은 말이 통하지 않는 괴물 같다고 일침을 놓는다.  그것도 파란 괴물! 이라고.  오소영이 말하는 파란 괴물 중의 한 명인 김수영은 강직한 판사생활을 해오다 국회의원이 된 인물이다.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BMW를 타고 있으며, 친구들도 죄다 재벌급이지만 그들의 청탁을 무시한 대가로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다.  판사시절도 힘들고 곤혹스럽기는 했지만 국회의원에 비할 바는 못된 다는 것을 철저하게 깨달은 김수영은 생각한다.  '국회의원이 대강 그렇고 그런 쓰레기인줄로만 알았지 좌나 우건 진짜 이렇게 다 좌절한 박테리아 직전의 음식물 쓰레기인줄은 몰랐다.'  자신도 그러한 쓰레기가 되지 않기위해 지금이라도 의원직을 사퇴하리라 다짐 하지만, 과연 대한민국 정치판이 그를 가만히 내버려 둘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달라도 너무 다른 - 공통점이라면 딱 두가지인 국회의원이라는 직업과 30대 후반의 나이가 전부인 - 두 남녀가 만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더구나 능력되고 인물되는 선남선녀의 만남이라면 둘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더욱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오소영이 '대한민국 정당 사상 최초의 미녀 국회의원'이 아니였다면 과연 김수영이 그녀를 발견할 수 있었을까?  그녀는 왜 굳이 '미녀'여야만 했을까 하는 씁쓸함이 남는다.  여하간 오늘날은 연애건 정치건 인물 덕을 봐야하는 세상임에는 틀림없으니 이것마저도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면 어쩔수 없는 것이고.  하지만 이러한 씁쓸함은 잠깐일 뿐, [내 연애의 모든 것]은 오늘날의 대한민국 정치를 신랄하게 풍자하면서도 시종일관 유쾌하게 흘러간다.  다시한번 생각해 보건데 이 책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연애소설인 것이다.  모름지기 연애소설의 가장 큰 존재 이유는 솔로들의 연애기분을 북돋우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내 연애의 모든 것]은 제 몫을 다하고도 남음이 충분한 아주 재미있는 소설이다.

 

 

h****i 2012.03.19. 신고 공감 2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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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니까, 달콤한 로맨스 좋아!!
"봄이니까, 달콤한 로맨스 좋아!!" 내용보기
이전에 읽었던 『국가의 사생활』이 나로서는 이응준 작가의 소설을 처음 만난 것이었는데 너무 무거웠다. 문체의 무거움보다는 내용의 무거움이랄까, 쉽게 얘기해서 그저그랬다는 뜻이다. 한데 백팔십도로 변한 것일까, 원래 이응준 작가의 글이 이런 것이었던 걸까. 『내 연애의 모든 것』을 읽으면서 국회의원, 나오시고 정치? 이야기도 나오려나? 그래서 살짝 편견(전작의 영향)을 가
"봄이니까, 달콤한 로맨스 좋아!!" 내용보기

이전에 읽었던 『국가의 사생활』이 나로서는 이응준 작가의 소설을 처음 만난 것이었는데 너무 무거웠다. 문체의 무거움보다는 내용의 무거움이랄까, 쉽게 얘기해서 그저그랬다는 뜻이다. 한데 백팔십도로 변한 것일까, 원래 이응준 작가의 글이 이런 것이었던 걸까. 『내 연애의 모든 것』을 읽으면서 국회의원, 나오시고 정치? 이야기도 나오려나? 그래서 살짝 편견(전작의 영향)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는데 전혀 달랐다. 이전작에서 그가 어떤 문체였는지도 잊어버리고 몇 장 넘기지 못해 쏘~옥 빠져들었다. 어쩌면 이 책을 읽기 전에 고통에 찬 소설을 겨우 읽어내고 헥헥거리던 때라 더더 잘 읽혔는지도 모르겠다. 그러거나말거나 아무튼,

 

완전 재밌다. 꽃 피기 시작하는 무렵, 살랑거리며 불어오는 봄바람에 나를 맡기며 읽으면 딱 즐거울 책이다. 이젠 봄이라고 생각해서일까. 이 달달해서 웃음이 자꾸 삐죽삐죽 나오는 소설을 읽으며 내내 킥킥대며 즐거웠다. 가볍지도, 그렇다고 사랑의 아픔에 질질 짜는 무거운 이야기도 아닌, 딱 좋을 만큼의 달콤함과 아픔이 있는 스토리, 해피엔딩 연애 이야기. 다 알아먹는 내용이든 그동안 숱하게 보아왔던 뻔한 스토리의 다른 버전이든 간에, 이 책은 무조건 재밌다. 봄이 오니까. 이런 봄엔 이런 연애 이야기가 제격이기도 하니까.

 

이응준 작가, 젊어서는 비극을 쓰고 늙어서는 희극을 쓰자고 스무 살 무렵부터 다짐을 했다는데 난 이런 자세가 좋다. 비극은 젊은 사람에게 어울린다. 나이가 들면 사람이 유해져야 한다. 세상을 모든 일에도 넓은 마음으로 바라봐야 한다. '비극은 청춘이 쓰는 가장 아름다운 것이고 반면 노인이 되어서도 인생이란 비극으로 멋진 희극을 써내지 못한다면 작가로서 그보다 더 부끄러운 노릇은 없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 자신도 말했듯 희극을 말하기엔 아직 젋은 나이지만 그럼에도 등단하고 그동안 펴낸 작가로서의 연륜을 생각하면 결코 빠르다고 할 수도 없다. 중년의 나이, 딱 좋다. 이제 슬슬 희극을 준비하며 독자들에게 희망과 웃음을 주는 작가. 그 맘 오래오래 변치 말기를!!

 

 "삶에서 승리하려면 무엇보다 희망을 잃어선 안 되듯이 웃음의 몸을 입은 이 책의 혼은 사랑이다. 그리고 지난날 거대한 벽 앞에서 밤과 낮을 잊으려 홀로 그것을 쓴 자와 지금 어디서건 자신의 거대한 벽 앞에 홀로 서서 그것을 읽고 있을 당신의 똑같은 이름은 자유인이다." 추천!!



j****o 2012.03.1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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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식과 이유불문의 애플러브, 정치도 그렇게 좀...
"수식과 이유불문의 애플러브, 정치도 그렇게 좀..." 내용보기
원래 사랑은 이유를 달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치인들의 사랑은 어떨까. 도대체 정치인이 뭐, 어떻다고? 그들이 우리 소시민들과 차별되어야만 하는 까닭 하나는 반드시 밝혀두자. 자고로 정치인이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신성한 의무 행사로 발탁된 바 애국단결과 복지의 이름으로 국민 개개인이 맘 놓고 편안히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내야 하는, 정의의 사도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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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사랑은 이유를 달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치인들의 사랑은 어떨까. 도대체 정치인이 뭐, 어떻다고? 그들이 우리 소시민들과 차별되어야만 하는 까닭 하나는 반드시 밝혀두자. 자고로 정치인이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신성한 의무 행사로 발탁된 바 애국단결과 복지의 이름으로 국민 개개인이 맘 놓고 편안히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내야 하는, 정의의 사도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 거룩한 국책사업 때문에 사랑주의보라든가 사랑금물 지령까지 내려진 건 결코 아니다. 헌데 남녀정치인의 사랑... ??? 음, 이건 좀 언급하기 곤란하고 애매한 부분으로 전락해가고 있다. 특히 그들(정치인) 사이에서는 말이다. 사랑이 진짜로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리가 돼버린 이기적 양립집단의 저 투철한 사기행각을 보노라면 심히 가관이다. 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피노자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결심한 바와 같이, 또 다른 소년 역시 튼실한 열매를 주렁주렁 이룩한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운명처럼 접하게 되니... 바야흐로 나는 이 시점에서 정치가 사과가 심어준 사랑을 반석으로 다시금 건강하게 포효하길 바란다. 부디 사랑도 살고 정치도 제대로 좀 살아나기를.

 

사과에 대한 첫인상 클로즈업시키기(정도준)

 

스피노자, 아인슈타인, 빌헬름 텔, 뉴턴 - 의 사과가 아닌 정도준의 사과는 남다른 인상을 가진다. 죽은 개를 묻어주기 위해 과수원으로 간 소년은 그곳에서 말라죽어 버린 나무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붉은 사과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발견한다. 친구(개)의 사체를 그 자리에 내려둔 채 이전의 도준이 아닌 다른 도준이 되어 그 곳을 빠져 나온 소년. 이후로 그는 더 이상 말을 더듬지 않게 되었으나 점차 냉소적인 성격의 라디오 음악프로 DJ라는 성인이 되어 한창 진보노동당 오소영 대표와 군침 대화중이다. 정당 총수가 여자이고 미혼인 데다 신념 있고 예쁘기까지 하면 같은 여자로선 공명정대하지 못한 신을 원망하며 저주질을 날릴 수밖에 없고 남자로선 과다할 정도의 타액을 분비하며 신의 축복에 감사할 일이다. 한 사람의 본질을 화들짝 통찰해 버린 느낌?(16쪽) 운운하며 범상한 인연으로 몰고 가려는 도준 앞에 앉아 있는 천사. 오소영은 아홉 살 도준을 다른 사람으로 만들었던 바로 그 기묘하지만 풋풋한 사과에 다름 아니었으리라. 여하튼 태과/불급의 인상의 중간 지점 어딘가에서 인간은 반드시 운명을 끼워 넣고 싶어 한다. 그것이 첫사랑이 될 타이밍이라는 착각이 들 땐 더더욱.

 

퇴색정치를 뒤틀린 신념과 운명으로 척결??? (김수영)

 

연인관계의 삼각구도가 성립하려면 라이벌은 필수다. 그런데 왜 하필 러브스토리는 꼭 적이나 원수라는 캐릭터를 이용하려드는 걸까. 극적이니까. 음. 것도 반대파 선남선녀 정치인의 사랑이라니. 요지는 썩어빠진 정치에 일침을 가하려는 대의와 정치인도 정치인이기 전에 벌이 꽃을 찾고 꽃이 벌을 기다리는 입장에 있는 일반인과 똑같은 한 사람의 남자와 여자일 뿐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되겠다. 지금도 여전히 국회에선 (동네 꼬마녀석들이나 하는) 골목 패싸움 비스무리한 난투극을 일삼고 쉴 새 없이 상대정당을 비방하는 데 여념이 없다. 나아가 자신들을 뽑아준 국민들의 탓으로 돌리는 오합지졸 정치인들의 뻔뻔함도 극에 달한지 오래다. 판사 복을 벗어던지고 새한국당 국회의원이 된 미혼남 김수영 의원. 그의 신조는 지루한 천사보다는 즐거운 악마가, 점잖은 속물의 위선보다는 위험한 도전자의 위악이 세상에 한결 보탬이 되리라는 것(23쪽). 현존하는 모든 당파는 패색(敗色)이 짙은 거짓이라 생각하는 그는 독실한 허무주의자이자 삐딱주의자다. 그런 사람이 썩은 정치를 조금은 덜 썩게 만들 수 있다는, 그 자신조차 납득하기 어려운 신념 하나로 정치 일선에 몸담게 된 것인데... 소망을 품기에도 딱하도록 뒤틀린 삶의 이단자께서는 언론법 통과를 두고 발생한 소화기 사태의 희생자로 전락하다 못해 사랑의 쾌속정에 빠지고 만다. 쳇! 완곡한 독신주의자?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 했거늘, 사랑은 그렇게 찾아드는 것이다. 부정하려들면 들수록 더욱 힘차게 달라붙는 강력접착제와 같이.

 

벌떼들에 둘러싸인 고독한 투쟁녀, 사랑이 웬 말이냐? (오소영)

 

백합꽃을 좋아했던 언니 오문영은 딸 보리를 남겨두고 남편과 함께 사망했다. 당연히 여당 하수인에게 희생당한, 조작된 의문사. 하루아침에 신동 조카의 보모가 되어버린 오소영은 예쁜 얼굴만큼이나 심하게 당차다. 그도 그럴 것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만이 그녀의 좌우명이요, 그를 실천하는 것만이 삶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모의 노처녀, 이혼녀(고동숙), 단 둘뿐인 의석수가 증거하듯이 정치란 극소수의 열정과 신념보다 떼거리의 패악이나 간교와 친한 고로 수세에 몰리고 연약한 여성의 정신력만으로는 정화되기 어렵다는 최악의 단점을 가지고 있다. 정치정화사업이 완벽하게 역부족이라는 설득력을 가진 오소영을 흠모하는 무리들의 스펙 또한 화려하니 국회의원 보좌관, 새한국당 국회의원, 마약전과 2범 퇴물 대중음악가 장도준. 어떤 의인도 시대의 지각변동을 이길 순 없다(68쪽)는 데도 시집가는 것보다는 소화기로 사내의 머리를 쳐서라도 정치를 바로잡고픈 여자. 아~! 그게 몹쓸 사랑의 시작이었다니...

(스토리의 전후과정 노출은 삼가야 하므로 트라이앵글의 꼭짓점인물들만 간단히 소개했음에 깊은 양해 바랍니다.^^)

 

한 그루의 사과나무에 열린 희망이란 열매는...

 

TO. 주구장창 정치를 외면하도록 만드는 파행의 선도부 위원님들께.

현 정치퇴행의 갖가지 실례實例들을 콕콕 짚어내 팍팍 때려준다는 점에서도 이 책을 읽는 내내 아주 통쾌했다. 마치 십 년 묵은 체증이 다 풀리도록 속이 다 시원~ 했다고나 할까. 참으로 발칙하고도 적격한 지적처벌이라 할 수 있는. 그러니 부디 정치인들이여! 닥치고(?이러다 시민권 박탈당하는 건 아니겠지.) 반성들 좀 하시라고요!!!

 

내 연애의 모든 것... 이 어쨌다는 것일까를 두고 나는 한참을 생각해야하는 수고로움에서 해탈의 경지와 맞닥뜨렸다. 사과, 다. 죄다 죽어버린 과수원의 나무들 사이에서 꼿꼿하게 살아 버틴 한 그루의 사과나무. 만신창이가 된 정치 속에서도, 그런 깽판 난 삶 가운데서도 반드시 ‘사랑’이라는 한 가지 희망만은 남아있다는 것. 오소영이 정치판을 박차고 나온 것도 조카 보리를 지키기 위함이었다. 지킬 것은 지켜야하는 것도, 사랑하기 때문에 떠나 보내야함을 아는 것도, 그 시련의 대가로 재회하는 것도 모두가 각양각색의 파워오브러브.

 

이 책의 TIP

 

공자, 푸시킨, 니체, 카뮈, 부처, 바그너, 프로이트 - 성인들을 비롯해 고대 명언가, 시인, 화가, 작곡가 등 여러 유명인들의 말, 말들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저분들의 화려한 은유들을 쭈욱 풀이하는 과정에서 나는 다시금 혼란스러워졌다. 픽션 사이사이 삽입된 저 화려한 지知의 총결산 앞에 어디까지 담대해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로. 오! 그대라면 어찌할 것인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가난도 아니고 근심도 아니고 병도 아니다.

그것은 생에 대한 권태이다.(90쪽/ 마키아벨리)

 

역사는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의 기록이다.(91쪽/ 신채호)

 

사람이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114쪽/ 이상)

 

우리를 망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눈이다.(212쪽/ 벤저민 프랭클린)

 

사랑은 욕망이라는 강에 사는 악어(223쪽/ 바르트리하리)

 

장년에 이를 때까지 사랑을 미루어 온 사람은

비싼 이자를 지불해야만 한다.(232쪽/ 메난드로스)

 

사람은 사랑을 하면 현명해질 수 있지만 현명하면 사랑을 하지 못한다.

(232쪽/ 푸블릴리우스 시루스)



a*********9 2013.04.30. 신고 공감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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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무슨 설명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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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은 책인데 정작 주제가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콕 집어 말하기가 어렵다. 진보노동당의 운동가스러운 국회의원 오소영과 새한국당의 날라리 국회의원 김수영의 로맨스라는 내용도 독특하지만, 무협지의 주인공같은 검도청년 전태양이나 노회한 정치인 노대관같은 과장된 캐릭터성을 보자면 다분히 만화같기도 하다. 거기에 오소영과 김수영이 ‘국회폭력’으로 인연의 스타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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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은 책인데 정작 주제가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콕 집어 말하기가 어렵다. 진보노동당의 운동가스러운 국회의원 오소영과 새한국당의 날라리 국회의원 김수영의 로맨스라는 내용도 독특하지만, 무협지의 주인공같은 검도청년 전태양이나 노회한 정치인 노대관같은 과장된 캐릭터성을 보자면 다분히 만화같기도 하다. 거기에 오소영과 김수영이 국회폭력으로 인연의 스타트를 끊는 것을 보면 두말할 것 없는 정치풍자이다 

 

그렇다고 책에 나오는 그 모든 정치풍자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작가가 본문 앞의 일러두기에 남긴 말처럼 그것들을 즐기는 것 이상으로 심각하게 여긴다면 이는 문학적 무지와 정신 병리적 망상이 분명하므로 조속한 학습과 치료의 병행” (p. 6)을 해야 할 것이다. 내가 받아들이기로는 한 편의 코믹한 패러디 연애소설이었고 책 커버에 인용된 문학평론가의 말을 빌리자면 포스트모던한 책이다. 사실 포스트모더니즘이란 것은 수준 높은 패러디의 집합이니까 결국 그게 그거다 

 

어쨌든 그런 면에서 살펴 보자면 작중에서 가장 포스트모던한 정신상태를 보이는 인물은 극우 테러리스트이자 꽃미남’ (이름은 한 번 밖에 언급되지 않아 기억이 나지 않는다)인 것 같다. 가령 그에 대한 서술을 살펴보면, 

 

꽃미남은 가방 안에 히틀러의 나의 투쟁양장본 독일어 원서와 단재 신채호의 조선혁명선언을 챙겨 넣었다. 목적은 수단을 철저히 지배한다. 나의 투쟁조선혁명선언사이의 괴리가 꽃미남에게는 조금도 없었다. 그는 자신이 염원하는 혁명의 요구에 따라 역사와 신학과 정신 병리와 과학과 철학 들을 아무런 가책과 개념의 충돌 없이 수사학으로만 채택해 하이브리드 했다. 전체의 맥락과 의의는 안중에 있을 리가 없다. 외부는 내부가 되고 내부는 외부인 동시에 그 외부를 태연히 훌쩍 벗어난다. p.44

 

와 같이 패러디를 현실로 끌어들인 정신병자임을 알 수 있다. 어쩌면 꽃미남은 저자의 책을 즐기는 것 이상으로 심각하게 여[]” 사람들에 대한 패러디인지도 모르겠다. 결국 그는 독일어는 읽지도 못하면서 나의 투쟁의 빈 페이지를 넘기며 마치 그것을 이해하고 있다는 듯이 행세하는 찌질한 스놉에 불과하니까.

 

패러디로 점철된 내 연애의 모든 것에서 굳이 오소영과 김수영이 맺어져야 할 깊은 이유는 찾지 않는 것이 좋다. 원래가 이유 없는 책이고 둘이 사랑한다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겠는가. 독자는 다만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온갖 심볼리즘을 끌어들여 희화화한 저자의 서술 능력을 즐기면 된다. 책 뒤에 나오는 저자의 말마따나 이 이야기는 저자가 마음먹고 쓴 희극이다 

 

저자에 의해 정신병자로 매도될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정치적인 해석을 시도해 보자면, 사실 보이는 것이 전부라 그리 깊게 들어갈 건 없다. 다만 만화적 과장법임을 감안하더라도 비현실적인 건 사실이다. 현실세계에서 오소영처럼 순진하고 닭살 돋는이념으로 무장된 운동가는 좌파 야당에서 성공하기 어렵고, 노대관이나 문봉식처럼 교활한 정치인은 새한국당에만 있는 것이 아니며, 김수영 같은 풍운아는 애초에 잊혀진지 오래니까. 따라서 읽는 우리는 그냥 대리만족으로 그치면 된다. 그것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소설이다.

c***k 2012.08.02.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옆으로 샜다가 되돌아와서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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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첫사랑이란 단지 약간의 어리석음과 많은 호기심이라했고, 혹자는 사랑은 전쟁과 같다 했다. 혹자는 사랑이란 두 사람이 마주보는 것이 아닌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라 했고, 혹자는 사랑이란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 마음의 사치라 했다. '사랑'이라는 추상명사에 대한 엄밀한 정의를 내릴 수 없기에 많은 이들이 사랑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보여주노라니, 역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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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자는 첫사랑이란 단지 약간의 어리석음과 많은 호기심이라했고, 혹자는 사랑은 전쟁과 같다 했다. 혹자는 사랑이란 두 사람이 마주보는 것이 아닌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라 했고, 혹자는 사랑이란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 마음의 사치라 했다. '사랑'이라는 추상명사에 대한 엄밀한 정의를 내릴 수 없기에 많은 이들이 사랑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보여주노라니, 역시 가장 인류보편적이며 언제까지고 '사랑'받는 존재가 바로 '사랑'이 아닐까.


  단 5일, 5일동안 그야말로 불같은 사랑을 하고 떠난 로미오와 줄리엣이 있었고 처음에는 오만과 편견에 휩싸여 서로를 견제하지만 끝내 사랑에 빠져버린 엘리자베스 버넷과 피츠윌리엄 다아시가 있었다. 컥, 로맨스 소설을 많이 읽지 않아 지금 당장 생각나는 커플이 이들밖에 없누나. 고전 속에 담겨 있는 로맨스를 기틀로 삼아 여전히 다양한 모습으로 드라마로, 영화로, 책으로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것이 바로 그 '사랑'인 것이다. 이성간의 사랑을 초월한 수많은 사랑을 간과하고 있노라 뭐라하지 마시라. '연애'란 자고로 부모님과 하는 것이 아니라 생판 남과 하는 것이니까. 그리고 옆으로 샜다가 드디어 되돌아와서 아무튼 이응준의 <내 연애의 모든 것>은 사랑도 사랑이지만 일단 연애를 담고 있으니까.

 

 

 

  정치의 ㅈ자도 몰라 ㅈ의 한 획부터 하나하나 차근차근 공부해야 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나이지만, 그래도 상식적으로 생각해보건데 정치의 기본 역시 '사랑'이 아닐까 싶다. 사랑으로 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사랑으로 그들을 위해 달리는 것 말이다. 하지만 이를 사랑이 아닌 권력으로 받아들여 제 잇속만 채우고 있는 주어없는 그분과 잿밥에 관심을 두고 가만히 지켜보며 그 이상을 알리지도 않고 은폐하려고 있는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역시 '내 연애의 모든 것'이 정치판에서 벌어진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래도 그 곳에서도 사랑은 피어나더라. 줄리엣의 '캐풀릿'과 로미오의 '몬터규'라는 가문의 이름에 얽매여, 그리고 버넷 양과 다아시 씨처럼 서로의 오만함에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진보노동당 소속 국회의원이자 최연소 여성 당 대표인 오소영과 새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김수영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저 하늘의 수많은 별들 중에서 단 하나의 별을 발견해 버린 그들은 자신의 별을 떠나 상대방 앞에 온전히 서 있을 수 있을까?

 

 

 

  그렇게 황량하기 짝이 없을 것 같았던 국회에서의 노총각 노처녀 국회의원 두 명의 연애에 포커스를 맞춘다. 하지만 소설은 그들이 만나는 순간순간을 다양한 시점에서 포착해 자꾸 '옆으로 샌다'. 작가는 한때는 잘나가는 뮤지션이었으나 마약 복용 등으로 인생의 내리막길을 걸어내려가고 있던 고독한 롹커 장도준과, 모든 것을 폭발시키는 혁명을 꿈꾸는(?) 꽃미남과, 김수영과 안동림 사범을 만나 이전의 과거를 벗어던진 전태양과, 삼국지를 사랑하는 소녀 오보리와, 김수영과 오소영의 수호천사 맹 보좌관과 정 보좌관과, 새한국당에서 오로지 기득권을 지키는 데에만 온 힘을 쏟아붓는 국회의원 노대갑과, 그의 수하이자 아나운서 시켜주겠다는 사무실 인턴 이양을 끊임없이 성희롱하는 문봉식과, 자신이 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시발점이 되었노라 믿어 의심치 않는 오소영이 사는 아파트의 경비 아저씨와, 헉헉, 기타 등등의 등장인물들이 연애의 변두리에 맴돌며 각자의 생각의 날개를 활짝 펼친다. 그렇게 옆으로 샛길을 낸 이야기는  되돌아와서 아무튼 연애와 그 주변의 모든 것을 함께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의 연애는 심각한가? 아니, 유쾌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시작은 웃겼다. 하지만 기꺼이 지지해줄 수 있을 것 같은 두 명의 국회의원의 연애는 시간이 흐를수록 아프다. 자기 앞에 놓인 벽을 돌아가지도 앞으로 나가 허물어버리지도 못하는 오소영과 그녀와는 달라서 사랑할 수 밖에 없었지만 달라서 부딪히는 김수영은 마음 아프다.

 

 

 

  상당히 낯선 '국회'라는 특이한 위치에서 출발하는 이응준의 <내 연애의 모든 것>은 '국회'에 있는 '국회의원'의 연애라는 특이한 '내 연애'를 그려낸다. 하지만 그 곳은 바로 '국회'이기에 우리의 삶과 직결될 수 있는 그것을 예리하게 풍자하고 지적한다. 그렇기에 서로 다른 '둘'로서 존재하던 풋사과와 붉게 익은 사과가 서로를 눈치채고 서로를 발견하고 서로가 되어 자신의 반을 내주고 그렇게 다시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나는 현재를 발견하고 울고 웃는다.



  우주의 어느 부분에서는 째깍 1초가 100년처럼 늘어지고 또 다른 곳에서는 100년이 째깍 1초처럼 지나가 버린다고 하지 않는가.(p.21) 멀리 보면 그저 한 점에 불과할지도 모르겠으나 누군가에겐 우주 전체의 시작일 수 있는 곳에서 사회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장소에서 펼쳐지는 이분법의 논리를, 풋사과와 붉은 사과를, 거침없이 합쳐버리는 이 소설이 놀랍다. 여당과 야당, 왼쪽과 오른쪽, 푸른색과 붉은색, 그렇게 양쪽으로 갈라져 옆길로 샜지만 되돌아와서 아무튼.

 

 

 

  결국은 '사랑'이다. 그들의 연애의 모든 것은 사랑이다. 자기 앞에 가로놓인 벽을 허물어버리는 것도 사랑이다. 커다란 우주 속에서 그들은 한 명에 불과할지 모르겠지만, 그들 속에 우주가 있다. 그리고 그 우주를 지키고 키워나가는 것은 사랑이다. 운명같은 우연도 우연같은 운명도 사랑이다. 수많은 별들 중 두 개이지만 서로가 마주보고 있기에 그 곳이 우주이고 사랑이다. 세상이 끝나기 전 심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는 사랑이다. 인생이 직역이든 의역이든 본질은 사랑,이다.







김수영은 비록 그날 그 질문에 대답하진 않았지만 인생이란 적절한 의역이어야 하는데 괴상하게 직역돼 있는, 언젠가 묵었던 파푸아뉴기니의 한 5성급 호텔에서 본 한글이 부기된 메뉴판이 아닐까 싶었다._p.34


술이란 게 그렇다. 요물이다._p.163


손을 잡고 잡힌 채 얼음이 돼 버린 오소영과 김수영은 어느새 마치 최면에라도 걸린 것처럼 비상식적으로 진화된 인간의 손으로 서로를 쓰다듬으며 인간의 입술과 혀로 열렬히 키스를 나눈다. 인간은 어리석고 삶은 아름답다._p.171~172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과는 완전히 정반대의 삶을 사는 사람을 그 상태 그대로, 자신과는 반대의 감성을 가진 사람을 그 감성 그대로 기뻐하는 것이다._p.206


너는 누구냐. 그게 중요해. 다른 건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아._p.264


……맞아. 가슴이 아파야 살아 있는 거지._p.291


이런 심각한 농담이야말로 여지없이 인생이다. 내가 좀 전에 그랬잖아. 우연과 운명이 뭔지를 따지기 이전에 인간은 시간 속에서 우연과 운명을 행동한다고. 새 한 마리는 죽음을 뿌리치고 자신의 우주 속으로 날아오른다. 아, 이 논쟁을 거부하는 사랑은 먼 훗날에도 온전한 해석이 가능할 것인가._p.306

YES마니아 : 로얄 p********9 2012.03.15.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