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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똥의 시인'이라는 별명부터 주의를 끈다. 차창룡 시인의 철학은 똥철학이다. 똥을 가지고 시인은 농촌 현실과 정치 권력을 풍자한다. 풍자나 해학은 자기 자신을 낮춤으로써 웃음과 비판을 동시에 취하려는 전략의 하나이다. 시인은 이 풍자적 방법에 능숙하다. 똥을 소재로 익살스럽고 재미난 시들을 쓰면서도 신랄한 비판과 정직함, 진정성을 잃지 않음이 그것을 증명한다.
무엇보다 이 시집은 너무 재미있다. 그동안 시들이 너무 우아하고 서정적인 포즈만 취하거나 그 반발로 너무 맹소적이거나 그로테스크하고 잔인한 면모만을 읽다 차창룡의 시집을 읽으니 신선하고 활력을 주는 것 같다. [인상깊은구절] 똥은 계급의 첨예한 반영이다. ― 그들의 사당동 깨달음은 슬픈 것이다 똥은 계급의 날카로운 거울이다 굳게 닫힌 주인집 철대문 목젖 속에 그것은 있었다 목젖을 건드려야 그것은 끄윽 트림하며 입을 벌렸다 대문의 아가리 사이로 쩍 들어가면 앗 똥개(셰퍼드야말로 똥개다) 하필이면 똥통 앞에서 똥통 안에서 듣는 셰퍼드의 찢어지는 똥구멍만 찢어질 뿐 배설은 허허 개똥 밟아버린다 지하실 방, 본디 車庫였으므로 출구는 오직 하나 똥통으로 가는 문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아니다 앗 똥개 똥누러 왔구나 왔어― 광고를 한다 똥누는 것 무에 대단한 것이라고 똥! 깨달버린다 똥누는 것 참으로 대단히 처절한 쾌감임을 사실 방문 뽀짝 앞에도 똥통은 있었으나 그것은 언제나 정조대를 달고 있었으니 그녀의 사타구니를 만질 꿈 허허 언제나 개똥 밟아버렸다 배설은 처절한 쾌감임을 똥구멍이 찢어지게 깨달음은 슬픈 것이다 똥은 하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