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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중년 여성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우리 사회에 중년 여성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내용보기
80년대 미군 기지촌 여성들의 삶을 르프타주 형식으로 다룬 로 주목을 받으면서 사회 참여적 문학을 지향해왔던 윤정모. 90년대의 시대적 변환을 겪으면서, 먼 나라 영국으로부터 그 문학적 변신과 함께 돌아왔다. 하지만 그 변신에도 불구하고, 억눌리고 은폐된 여성의 사회적 그늘을 다루었던 등을 통해 여성의 목소리를 담아왔다는 같은 흐름을 읽어볼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이
"우리 사회에 중년 여성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내용보기
80년대 미군 기지촌 여성들의 삶을 르프타주 형식으로 다룬 <고삐>로 주목을 받으면서 사회 참여적 문학을 지향해왔던 윤정모. 90년대의 시대적 변환을 겪으면서, 먼 나라 영국으로부터 그 문학적 변신과 함께 돌아왔다. 하지만 그 변신에도 불구하고, 억눌리고 은폐된 여성의 사회적 그늘을 다루었던 <고삐>등을 통해 여성의 목소리를 담아왔다는 같은 흐름을 읽어볼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의 <열꽃>을 수작으로 뽑고 싶다. '죽은 아이를 묻고 온 날에도 남자는 섹스를 생각한다더라.' 젊은 여자를 만나 바람을 피게 되면서 자신의 정열적 자아 회복를 느끼는 육십 나이의 남편에 대한 연민과 증오가 교차하면서, 주절거리는 중년 여인의 넋두리이다. 70, 80년대 청춘을 보내며 정신없이 살아오면서도, 정신적 진보로 자기 인식만은 강해진 90년대의 중년 여성들. 그러나 이들을 받아들이기에는 사회적, 제도적 여건의 변화는 찾아보기 힘들다. 가족들에 대한 헌신, 인연의 덫에 걸린 채 홀로된 자아의 초라함을 고백해야 하는 힘겨움이 드러나고야 만다. 그 많던 운동권, 페미니스트 여대생들을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어쩌면 윤정모는 그에 대한 현실을 이야기하면서 어떤 도덕적 판단도, 감정적 동정도 자제하고, 그저 묵묵히 그들의 비애를 풀어내고 있다. 또한 책 뒤에서 평론가가 지적하듯이 '모성 콤플렉스'의 형상화도 돋보인다. 숭고하고 헌신적인 전통적 어머니상을 떠나 결핍과 빈궁을 상징하는 자신의 욕망을 뒤쫓는 이기적 모습의 중년 여성의 내면. 자식인 딸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짐이 되지만, 동시에 그 딸은 그러한 어머니에 대한 연민의 감정이라는 구속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문열의 '선택'에 등장하는 전통적 여성상의 승리에 비추어보면, 초라한 퇴영의 모습이겠지만, 오히려 그것은 우리 사회가 그들에게 부여한 외로운 자기 발견의 슬픔일 뿐이며, 그 기저에 본질적으로 접근하는 고통의 과정인 것이다. 이러한 '고백적 고발'은 유학생, 입양아, 해외 거주민 등 '인연'이라는 안정적 보호에서 분리된 채 자신의 일그러진 모습을 발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과 얽히고 섥혀, 우리에 갇혀있는 나 자신을 들여다보게 해 준다. 스페인으로 입양된 아들의 한국 어머니와의 재회를 그린 <탱고>, 출가한 중인 아들을 찾아와 돈을 요구하는 <덫에 걸린="" 인생들="">, 성폭행 당한 딸에 대해 냉정함만을 유지하려고 하는 지식인 엄마의 고백인 <볼록 거울=""> 등이 그 맥락에 해당된다. 70,80년대 변혁의 세월을 지켜본 작가로서, 90년대를 통해 아물지 않은 상처를 간직한 채,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고 있는 인생들의 은폐된 비애와 뒤틀림을 진지하게 성찰했다는 점에서 더 깊이있는 가치가 느껴진다.

[인상깊은구절]
기자 : 한국에 혼자 남아있는 남편이 외로워하지 않나요? 윤정모 : 외로운면 연애라도 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k******2 2000.03.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