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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시의 기본양식들에 대한 통시적 고찰
『한국 현대시 양식론』은 연구서이다. 저자께서는 서문에서 한국문학 연구에서 '양식론'의 연구가 매우 미흡하다고 하면서 이 저서가 한국 현대시 양식론의 효시로서 학계의 관심과 기대를 예상했다.
이 책은 개화기 창가와 신체시에서 일제 강점기에 풍미한 단편서사시, 현대시조, 60년대 풍자시, 김춘수의 무의미시, 70-80년대의 포스트 모더니즘시, 그리고 북한시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시의 기본양식들을 통시적으로 고찰하였다. 물론 양식의 형성과 전개에 바탕을 이루는 시대상황을 전제한 역사주의 비평, 개별 시인의 삶이 투사된 전기론적 비평의 시각을 병행하였다. - 저자 서문
본 저서는 일반 독자들이 교양서로 읽기에는 부담이 되는 책이다. 시에 관심이 많은 독자나 오래 전에 시를 공부하다 개인 사정으로 문학 공부를 잊은 독자들이 오래 미루어 두었던 숙제를 하듯이 천천히 읽기에는 권할 수 있는 책이다. 『한국 현대시 양식론』 은 [1]신체시에서 [19]북한시론 까지 전체 열아홉 꼭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중에서 [19]북한시론을 먼저 읽었다. '북맹(北盲. 북한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북한 문학은 작품에 있어 사회주의 리얼리즘 계열로 국한시키는 배제의 원칙을 보이는 반면, 장르에서는 다양한 혼합장르를 수용하는 포괄의 원칙을 지키고 있다. 이런 결과 시(詩)와 가(歌)가 분리되지 않은 경우가 있고, 엄격한 기준이 없이 다양한 장르가 혼재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항일혁명과 수령형상창조를 위한 서사시와 송시가 창작되고 있으며 당성, 노동계급성, 인민성을 구현하기 위해 정론시, 풍자시, 벽시 등이 동원되고 있다. 그리고 90년대 이후에는 인민들의 생활변화와 문학적 욕구로 애정서정시, 생활서정시, 자연풍경시와 같은 새로운 장르가 대두되었다. (354)
저자는 북한시 양식 분류기준과 개념을 설명하고 서사시, 서정서사시, 담시, 송시, 벽시 등 북한시 양식의 특성과 함께 작품도 소개하여 독자는 현재 북한시 양상의 부분을 볼 수 있다. 1920년대 프로문학론에는 대중을 위해 시를 쉽게 써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북한시에서 나의 시선을 끈 것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쉬운 시'였다. 내가 읽은 '쉬운 시'를 저자는 '단상시', 와 '교훈시' 양식으로 분류했다.
어머니 등에서 내려 걷는다고 어머니의 몸이 가벼워졌던가
어머니 곁을 떠나 제구실한다고 어머니의 시름이 덜어졌던가
자식이 자라 어른이 되여도 어머니 마음엔 언제나 어린애
- 김석평, 「어머니 마음엔」
부모는 자식의 원예사 자식은 그 앞의 사과나무
아픈 매로 키운 자식 효자되어도 곱게만 키운자식 불효자된다
잔소리 같은 부모의 말도 자식의 운명엔 보약
부모의 마음에 못을 박은 자식 나라의 대들보에 칼을 박는다
영웅을 키운 부모 역시 영웅이오 역적을 키운 부모 역시 역적이다
- 양덕모, 「부모와 자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