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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화국에서 지방대생으로 살기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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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먼저 관념론과 유물론에 관해 짚고 넘어가자. 마르크스는 상부구조도 나름의 자율성을 지닌다 했으나, 일반적으로 마르크스주의자는 하부토대가 상부구조를 결정한다고 보았다. 이에 비해 막스 베버는 상부구조의 자율성을 강조하고, 거기에 한 발 더 나아가 상부구조가 하부토대를 결정할지도 모른다는 뉘앙스를 품은 저작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썼다. # 1『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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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먼저 관념론과 유물론에 관해 짚고 넘어가자. 마르크스는 상부구조도 나름의 자율성을 지닌다 했으나, 일반적으로 마르크스주의자는 하부토대가 상부구조를 결정한다고 보았다. 이에 비해 막스 베버는 상부구조의 자율성을 강조하고, 거기에 한 발 더 나아가 상부구조가 하부토대를 결정할지도 모른다는 뉘앙스를 품은 저작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썼다. 


# 1

『복학왕의 사회학』에서 최종렬 교수가 고민하는 지점도 마르크스와 베버가 고민했던 그것의 연장선이다. 이 책이 다루는 소재는 지방대생의 문화 그리고 대구 경북 지역의 경제 상황이다. 여기서 문화라 하면 사유, 행동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청년 세대를 묘사할 때 사용하는 단어는 크게 두 가지다. 스펙 그리고 N포. 취업을 위해 치열하게 스펙 경쟁을 하지만, 취업이 안 된다. 설사 취업해도 임금이 집값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래서 결혼도 못하고, 결혼을 연애의 완성으로 간주하는 자유주의 연애가 지배하는 현재에서는 연애도 못한다. 


# 2

그런데 과연 저런 모습이 대한민국 대다수 청년을 규정하는 모습일까. 대구에 위치한 계명대에서 오랫동안 학생을 가르쳐온 최종렬 교수는 의문을 품었다. 적어도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은 저렇지 않았다. 스펙을 열심히 쌓지 않는다.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는다. 적당히 살아는 간다. 여기에 부언 설명을 하자면, 아무리 스펙을 쌓아도 대기업 서류 광탈이니 스펙을 그렇게 열심히 쌓지 않는다. 서울에 비해 지방 집값은 그럭저럭 싸니까, 주거비 부담이 덜하다. 그러니 결혼도 하긴 한다. 안 되면 부모가 도와준다. 


# 3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이 1년 전 화제가 됐고, 2018년 7월 책으로 나왔다. 논문에 담지 못한 더 많은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적당주의를 비롯한 지방대생의 면모만이 아니라 그들의 부모까지 인터뷰했고, 보론에는 이 책을 관통하는 기본적인 관점을 덧붙였다.


# 4

필요한 책이다. 문제 제기에 동의한다. 일부 서울에 위치한 대학에 다니는 대학생들의 신자유주의적 자아가 대한민국 청춘의 평균인 것처럼 묘사된 통념에 물음표를 던진 점, 적확하다. 지방대생들의 적당주의도 공감한다. 내 친구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런데 내 모습이기도 하고, 서울에서 대학을 다닌 내 친구들 모습이기도 하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신자유주의적 자아에 완전히 포섭되기에는 적합한 동물이 아니다. 북유럽 사회의 라곰, 휘게라든지 호모 루덴스와 같은 개념이 증명하지 않나. 


# 5

책에 관해 후기를 남기기 전에 독자 후기를 검색해봤다. 아마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안 읽었을 듯한 평이 꽤 있다. 이를테면, 지방대생을 너무 부정적으로 묘사한다든지 하는.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책에 실린 지방대생 중에서는 나름 꽤 성공했다고 할 만한 사례도 있다. 그리고, 표본이 너무 적다는 평도 있는데 이 책은 보론을 보면 알겠지만, 기본적으로 질적 방법론을 추구했다. 양적 방법론을 추구했다 하더라도, 얼마나 많은 표본이 적당한가에 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표본이 너무 적다는 지적은, 물론 할 수는 있겠지만 제기하는 쪽에서나 반박해야 하는 쪽에서나 맥 빠진다. 연구자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표본 선별은 피할 수 없으니, 이런 부분은 감안할 수밖에 없겠다. 여하튼 대한민국의 절반 이상은 여전히 지방에 살고, 수도권 대학보다 지방대가 더 많은 현실에서 이 책을 계기로 활발한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다. 


# 6

이 책이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별개로 하고, 『복학왕의 사회학』을 읽으며 나 자신에 관해 돌아봤다. 저자가 인터뷰이를 인터뷰하면서 던진 질문이 대충 이런 거다. 어떤 게 좋은 삶인지. 대학에서 좋았던 점은 무엇인지. 관계는 어땠는지. 부모님은 자식에게 무엇을 바라는지. 이중에서 가장 뼈 아픈 질문은 '어떤 게 좋은 삶인지'에 관한 부분이다. 여기에 관해 지방대생은 선호의 언어로 대답하나 구체적이진 않고, 가족의 언어를 동시에 언급한다고 지적한다. 나 역시 여기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다. 인생 절반 정도 살았는데, 아직 어떻게 좋은 삶인지 모르겠다. 가족 역시 중요하다. 저자는 그간 한국사회가 개인주의로 나아가지 못한 데는, 국가가 해결해야 할 - 고용, 주거, 육아, 실업 등등 - 부분을 가족이 책임졌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국가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글쎄, 어느 정도를 가정에서 해결하고 어느 정도를 국가가 해결해야 하는지를 모르겠으나 과도한 공적 영역의 확장은 또 다른 의미의 디스토피아가 아닐까. 고도성장 멈춘 한국은 이러나 저러나 마땅한 출구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대북 관계에 더 신경을 쓰는지도 모르겠다.


# 7

대안을 제시하는 건 누구나 쉽지 않은데, 이 책도 마찬가지다. 국가 개입을 촉구하고, 특히나 대학을 살리자는 제안은 그렇게 와 닿지는 않는다. 오히려 기본 소득이 더 확실한 대안 같다. 『21세기 기본 소득』을 읽을 차례다.


---


지방대생은 공부를 통해 인정을 받아본 경험이 거의 없다. 특히 지방대에 들어왔다는 사실은 이들을 위축시킨다. 그렇다고 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공부를 해도 잘되지 않았던 쓰라린 경험을 모두 가지고 있다. (61쪽)


'복학왕'으로 대표되는 지방대생의 최고의 가치는 '가족의 행복'이다. (중략) 지방대생은 스스로 공부를 안 한 사람으로 정의하고 그 때문에 자신의 삶을 영원히 경쟁 밖에 놓는다. 경쟁해도 안 될 게 분명한데 뛰어드는 것은 뻔뻔한 일임을 알기에, 오히려 겸연쩍다. 이러한 '성찰적 겸연쩍음'이라는 에토스가 지방대생을 붙잡아 맨다. 변화, 혁신, 자유, 책임과 같은 자유주의적 이상을 통해 자기통치하는 길로 나아갈 이유가 없다. 대신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는다. (80쪽)


이러한 느슨한 스타일은 무엇을 해도 중간쯤 성과를 거두게 된다. 공부도 적당히 해서 지방대에 올 수준은 되고, 노는 것도 적당히 놀았기 때문에 양아치나 일진이 되지 않을 수 있다. (84쪽)


지방에서 가족은 구성원들이 서로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부모는 자녀가 그저 평범한 아이라는 것을 잘 안다. 자녀 역시 부모가 자신의 꿈을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뒷받침해주지 못할 거라는 걸 안다. 서로 기대를 낮춘다. 그러다보니 말 그대로 평범한 존재로서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으로 살아가게 된다. 학과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서로 가족 같은 작은 공동체를 구성해서 그 안에서만 논다. (217쪽)


지방에서는 적당주의를 실천하며 살아가도 큰 무리가 없다. 이런 삶이 가능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가족의 뒷받침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와 함께 살면 주거비와 식비가 해결된다. 결혼해서 독립한다고 해도 수도권보다 싼 주거비가 이점으로 작용한다. 부모가 어느 정도 집값을 마련해준다. (267쪽)


왜 이렇게 적당주의 집단 스타일이 강고하게 지속되면서 지방대 졸업생의 삶을 구조화하는 것일까? 나는 이를 우선 지방대 졸업생들의 사회자본과 문화자본이 빈약하다는 것으로 설명해보려고 한다. 부모에게 거액의 자산을 물려받은 '금수저'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청년에게 제일 부족한 것은 경제자본이다. 문제는 지방대 졸업생은 경제자본이 부족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자본과 문화자본이 형편없다는 사실이다. 자본으로 전환되지 않는 사회관계에 몰두하고, 돈이 안 되는 문화 활동에 빠져든다. (273쪽)


지방대생 부모에게는 가부장적 핵가족이 규범적으로 막강하게 살아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사회구조적으로는 가부장적 핵가족을 실천하며 살아가기 힘들다. 가부장적 핵가족은 중산층을 모델로 한 것이지만, 지방대생 부모는 결코 중산층이 아니기 때문이다. (344쪽)


한국의 가부장적 핵가족을 '이상한 정상가족'이라 비판하는 김희경은 가족 내에서 부모의 권력에 대해 지적한다. (중략)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지방대 부모가 구성한 생식 가족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부모가 힘이 없다. 가부장은 경제적 능력이 없어 제대로 가족을 부양하지 못한다. 아내는 이를 보충하느라 집 밖에서 노동하느라 바쁘다. 남편과 아내 사이에 성차별적 위계 구조가 힘을 제대로 못 쓴다. 오히려 둘 사이에 연민의 공동체가 형성된다. 이런 상황에서 자녀들은 부모의 보살핌 없이 그냥 지내고 있다. 부모의 인생을 증명하라는 압박이 없다. 부모는 자녀에게 그저 평범하게만 살아달라고 요청한다. (357쪽)


이러한 삶이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부모는 계속 나이 들어갈 것이고 그에 따라 노동력도 상실해 갈 것이다. 집으로 내려온 자식들을 언제까지 부양해야 할지 앞이 보이지 않을 것이다. 서울에서 생존주의자로 근근이 버티다 견디지 못하고 대구 경북 지역으로 돌아온 비혼 자식을 계속 품에 안고 살아야 할 수도 있다. 지역 경제가 계속해서 불황을 겪고 부모가 지닌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게 되어 자녀에게 이전될 수 있는 자원이 감소되기 시작하면 지방에서도 세대 전쟁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이러다가 청년 빈곤과 노인 빈곤이 쌍을 이루어 진행될까 우려스럽다. (373쪽)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서 가족은 출산, 육아, 교육, 주거, 문화, 건강, 의료, 노인 부양, 실직 등 모든 짐을 떠안은 채 씨름해왔다. 국가가 공적 의무와 책임을 가족에게 떠넘긴 탓이다. (381쪽)


현재 한국 사회는 경영 언어와 심리 언어가 선한 삶을 규정하고 있다. 경영 언어는 단기적인 수익을 내라고 재촉하고, 심리 언어는 모든 책임을 개인의 것으로 돌리고 있다. (386쪽) 

  

YES마니아 : 플래티넘 l****i 2018.07.17. 신고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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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현실을 핍진하게 보여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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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책의 첫 부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책은 모든 지방대생과 그 부모들의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저자가 재직하고 있는 대학이 소재한 대구 경북 지역의 '일부' 지방대생과 부모들의 이야기를 분석하여 하나의 준거 틀을 제시한 것이다. 그런데 이 준거 틀이 다른 지방에 살고 있는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현실에도 들어맞는 것이다.단순히 지방대를 다니거나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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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책의 첫 부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책은 모든 지방대생과 그 부모들의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저자가 재직하고 있는 대학이 소재한 대구 경북 지역의 '일부' 지방대생과 부모들의 이야기를 분석하여 하나의 준거 틀을 제시한 것이다. 그런데 이 준거 틀이 다른 지방에 살고 있는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현실에도 들어맞는 것이다.

단순히 지방대를 다니거나 졸업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넘어, 수도권과 다른 지방의 사회 문화적 현실을 제대로 짚어주고 있다. 사회적, 문화적 인프라가 부족하여 아비투스, 즉 문화 자본이 부족한 지방에서 살아가고 있는 부모와 자식들이 지방에서 또는 서울에서 살아가는 지금의 현실이 이러하다는 것을 핍진하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소임은 다한 것이다.

y******7 2020.01.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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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학왕의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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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청년들의 우짖는 소리'이 책은 한마디로 지방대생을 문화사회학적인 관점에서 탐구한 탐사보고서입니다. 3부류의 사람들이 등장하는데요. 지방대 재학생, 지방대 졸업생, 지방대 부모들입니다. 그들에게 각각 동일한 질문으로 인터뷰를 하는데요. 질문은 3가지로 다음과 같습니다.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어떤 방식으로 좋은 삶을 추구했는가? 좋은 삶을 실현하기 위해 일상의 삶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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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청년들의 우짖는 소리'

이 책은 한마디로 지방대생을 문화사회학적인 관점에서 탐구한 탐사보고서입니다. 3부류의 사람들이 등장하는데요. 지방대 재학생, 지방대 졸업생, 지방대 부모들입니다. 그들에게 각각 동일한 질문으로 인터뷰를 하는데요. 질문은 3가지로 다음과 같습니다.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어떤 방식으로 좋은 삶을 추구했는가? 좋은 삶을 실현하기 위해 일상의 삶에서 무엇을 어떻게 실현하고 있는가? 

최종렬 교수는 세 집단의 인터뷰들을 분석한 결과 "지방대생은 가족주의 코드를 특유의 적당주의 집단 스타일로 실천한다" 고 말합니다. 

최 교수도 언급했지만 모든 지방대생들이 위와 같은 특성을 가지지는 않을겁니다. 제가 관심있게 보는 것은 가족주의와 적당주의라는 특성들이 지방대생의 원인인지 결과인지라는 겁니다. 마치 가난의 원인이 가난의 문화때문인지. 가난의 문화때문에 가난해지는 것인지 헷갈리는 것 처럼 말이죠. 

저자가 인터뷰에 사용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제 인생 전반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좋은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다양한 분야의 서적들을 탐독하면서 확실히 저는 사회학 분야가 흥미롭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아니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제가 지내온 각 삶의 단계들마다 느꼈던 추상적인 관념들을 명징하게 표현해주는 단어와 문장들이 가슴 속을 시원하게 해줍니다. 

#복학왕의사회학 #최종렬 #오월의봄 #지방대생 

j*****n 2018.10.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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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학왕의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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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경멸적으로 표현되는 “(지)잡대생에게서 나타나는 습성”의 뿌리를 찾는 책. 그 습성이 개인의 게으름 혹은 더 노골적으로는 ‘낮은 지능’에서 비롯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저자는 이 책에서 사례 분석과 해석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결국, 지방 청년이 지방(혹은 지역) 특유의 보수성과 만연한 가족주의 그리고 ‘all or nothing’의 신자유주의 흐름 안에서 안락함(?)을 누리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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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경멸적으로 표현되는 “()잡대생에게서 나타나는 습성의 뿌리를 찾는 책. 그 습성이 개인의 게으름 혹은 더 노골적으로는 낮은 지능에서 비롯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저자는 이 책에서 사례 분석과 해석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결국, 지방 청년이 지방(혹은 지역) 특유의 보수성과 만연한 가족주의 그리고 ‘all or nothing’의 신자유주의 흐름 안에서 안락함(?)을 누리는 듯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고통받고 좌절해 결국 안전한 에 머무르고 있었던 것이다.

 

서울에 비해 살만한 여건(낮은 집값, 자식에 대한 낮은 기대, 가족 공동체)이 역으로 지방대생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그렇다고 해서 서울이 해법도 아니다. 살인적인 집값, 신자유주의식 무한경쟁 속에서 서울 청년은 (궁극적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한) 생존주의자가 되든지, (실패해서) 좀비가 되든지 둘 중 하나의 길만 있기 때문이다.

 

세대 갈등을 부추겨 이익을 얻는 누군가에게 따끔하게 현실을 알려주는 이 책은, 살고자 발버둥치거나 억눌려서 자기 연민에 빠진 청년들에게도 갈 길을 알려준다. 솔직히 이제 속세를 초월해 자신을 찾으세요혹은 인생의 허들을 넘자따위의 그럴싸하지만 하등 쓸모없는 조언은 충분하지 않나? 어찌 너한테 문제가 없겠냐만, 너를 둘러싼 환경이 더 큰 문제라는 걸 이제는 알 때도 된 것같다!

k********i 2019.07.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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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생은 왜 밖으로 나가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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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공무원에 도전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자주 말씀하셨다. 남들이 다 알만한 번듯한 회사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나름 만족하고 다니는 회사가 있었는데도 말이다. tv를 보다가도 당신의 입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공무원은 되기만 하면 장땡이다. 안정적이고 평생 고생 안 하고 살 수 있지 않느냐"라는 말이 불쑥 흘러나온다. 이런 얘기는 들어봤자 스트레스만 받는다. "요즘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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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공무원에 도전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자주 말씀하셨다. 남들이  알만한 번듯한 회사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나름 만족하고 다니는 회사가 있었는데도 말이다. tv를 보다가도 당신의 입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공무원은 되기만 하면 장땡이다. 안정적이고 평생 고생 안 하고 살  있지 않느냐"라는 말이 불쑥 흘러나온다. 이런 얘기는 들어봤자 스트레스만 받는다. "요즘 공무원도 얼마나 힘든데요. 예전 같지 않다고요." 입에서 쓴맛이 맴돈다. 당신이 시골에서 도시로 올라와 젊은 나이에 가정을 꾸리고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없는 형편없는 환경에서 온갖 고생을 하며 가족들을 위해 일해 왔음을 우리 네 식구는 잘 알고 있다. 자식들은 위험한 기계가 시끄럽게 돌아가는 어둡고 추운 공장이 아닌 따뜻한 온기로 가득 찬 사무실에서 개인 책상에 앉아 서류를 만지며 편하게 살아가길 원한다는 것도. 하지만 우리가 처한 상황과 주변 환경이 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발버둥처도 부와 계급은  그만큼만 다음 세대에 전달되는 듯하다.  우리는 올라가지 못하는 걸까? '복학왕의 사회학' 에서  답을 찾아보자. 






지방대 졸업생은 자라면서 자본으로 전환될 만한 문화 교육을 집에서 거의 받지 못했다. 지방대생의 기대치가 낮은 것은 부모의 기대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자녀 교육을 시키지 않는다. (중략) 


지방대 졸업생은 지역에서 대충 해도 괜찮다는 소리를 듣고 자랐다. 그러니 기를 쓰고 죽어라 시간을 장기적으로 투자하지 않는다. 문화자본은 다른 자본도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훈련을 받아야 쌓을  있다. 지금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문화자본  하나는 영어다. 문화자본으로서 영어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재력에 의해 구매되어  학습 시간을 통해 자녀의 몸에 체화되어야 힘을 발휘한다. 어릴  외국에 살아본 경험이 있다든지, 하다못해 대학 시절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다냐와야 그나마 영어 습득할  있다. 지방대 졸업생에게는 이것이 애초에 없거나 있어도 미약하다. 영어 얘기만 나오면 기겁해서 뒤로 물러나는 이유다. 휴학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영어 공부를 핑계로 댄다. 부족한 문화자본을 단기간에 보충해보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문화자본이 하루아침에 쌓일 수는 없다. 


_복학왕의 사회학, 최종렬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상이한 계급 배경을 지닌 학생들이 학교 성적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를 문화 자본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봤다. 다시 말해 부잣집 자식과 형편이 좋지 못한 집 자식 간의 성적 차이는 문화 자본의 축적의 차이에서 온다는 것이다. 그럼 문화 자본이란 것은 무엇인가. 


(문화 자본이란 사회적으로 물려받은 계급적 배경에 의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지속적인 문화적 취향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문화자본은 문자 능력, 교육의 접근권, 문화 예술 생산물의 향유 능력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_네이버 지식백과


단기간 공부를 해서 토익 영어 점수를 올렸다고  외국인을 만나면 벙어리가 되고 말듯이 문화 자본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부모가 자식에게 오랜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축적될 수 있는 것이며 무엇보다도 문화자본은 시간이 흘러  개인의 능력과 재능을 생산해낸다는 점을 우리는 주목해야한다. 문화자본이 부족한 지방대생들의 미래가 어두운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체화된 문화자본은 사실상 계급 재생산의 핵심 고리다. 지방대 부모가 자녀에게 낮은 기대를 갖고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는 것은 지역의 문제라기보다는 계급의 문제다. (중략) 먹고살기 바빠서 그렇기도 하지만, 애초에 물려줄 자본 자체도 별로 없다. 그러려면 사교육이라도 시켜야  텐데 경제 자본이 없다 보니 그렇게  수도 없다. 자녀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수밖에 별도리가 없다. 최고의 기대는 9급 공무원! 이건 문화자본 없이도 단기간의 집중 노력 끝에 붙을  있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공정한 게임이다. 


_복학왕의 사회학, 최종렬




우리는 동일 선상에서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누구는 스포츠카를 타고 있었고 또 다른 누구는  발로 뛰어야 했다. 시간이 지나  간극은  벌어진다. 좁히려고 해도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고 우울감만 증폭시켜 줄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경쟁률이 극심하지만 좁은 바늘구멍을 뚫고 나오면 나름 괜찮은 삶이 기다린다. 바로 공무원! 요즘 대기업도 정년이 짧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래도 공무원은 아직 괜찮아 보인다. 조금  좋은 삶을  수 있는 방법으로 공무원이 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그래서 당신이 공무원을 장땡이라고 했나 보다. 그나저나 공무원은  아무나 하나. 

g****1 2019.02.0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