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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만, 내 꿈에 관심없죠?" "아니, 관심 많은데?" "그럼, 왜 동의보감도 안사줘요?"
7살적에 약초캐는 아저씨가 되겠다고 하던 의연이, 3학년이 되어서는 약초도 캐고 사람들도 치료하는 한의사가 되겠다고 하더니 4학년인 지금도 단단한 꿈을 꾸고 있다.
"동의보감은 어린이들이 보기엔 너무 어려운 책이라서."
아들의 꿈을 대견하게 여기긴 했지만 말로만 칭찬하던 나는, 아들의 투정이 귀여워 웃었지만 의연이는 심각했다.
"그래도 볼 수 있어요. 사주세요." "동의보감은 한자로 쓰여진 책이야, 25권이나 된다구. 우리말로 번역된 것도 있지만 너무 두껍고 어려워서......"
친구도 잘 못 사귀고 여리기만 한 녀석이라 친구들이랑 신나게 축구하고 놀았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다. 그래서 자꾸만 그런 변명을 늘어놓았나보다. 결국 의연이는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 아마도 엄마가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다는 걸 어렴풋이 알아챘기 때문이었나보다.
아이가 잠든 밤에 yes24에 들어와 책을 찾아보았다. 동의보감과 약초 이야기, 그리고 허준의 위인전인, 이 책을 샀다. 책이 오던 날, 의연이가 책을 가슴에 꼭 끌어안았다. 동의보감은 책꽂이에 꽂아두고, 이 책은 매일매일 학교에 가져갔다. 하드커버라 무게가 제법 나가는 이 책 때문에 책가방이 더 무거워보였다. 꽤 두꺼운 책이었는데, 두번을 읽었단다.
저렇게 좋아하는데, 난 왜 몰랐을까? 안보더라도 그냥 사줄걸. 왜 미리 안볼거라고 단정했을까? 나는 나를 반성하며 아이가 보던 책갈피를 그대로 둔 채로 이 책을 읽었다.
빨리 읽혔고,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위인전이라기보다는 소설같았다. 소설같은 위인전이랄까? 작가의 상상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점이 장점이면서 단점인 듯 했다. 하지만 모든 역사는 해석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런 위인전도 좋다고 생각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객관적인 자료의 출처가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상상력이 극적인 재미를 더 살릴 수 있도록 하려면 객관적인 기록에 의거해 복원된 이야기와 그렇지 않은 이야기를 가려서 볼 수 있도록 독자를 배려해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부록에 실린 간추린 동의보감도 좋았다. ^^ 의연이는 그 편을 계속 본다. 위염이 있는 아빠와 빈혈인 엄마, 중풍으로 한번 쓰러진 적이 있는 할아버지한테 좋은 약재를 찾아보고 의젓하게 일러주는 거다. 할아버지한테는 호랑이뼈와 곰기름이 좋은데 어떻게 구하냐고 물어본다. 귀여운 녀석!
울 아들이 훌륭한 의사가 될 수 있도록 길을 보여주는 중한 책, 나도 이 책을 사랑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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