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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깊게 생각하고 산 책은 아니었다. 사회과학 서적같은 빡빡한 책만 읽다가 좀 헐렁한 글이 읽고 싶던 차에 표지도 예쁘고 해서 머리도 풀 겸 가벼운 마음으로 샀는데 처음 생각과는 다르게 읽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 책이었다. 읽기가 힘들어서 그런 건 아니고 읽으면서 자꾸 옛날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읽어 나갈수록 내가 책을 읽는 느낌이 아니라 책이 나를 읽는 느낌이 들었다. 간식 이야기, 시험 이야기, 새 학기 이야기, 엄마 이야기 등등... 그 중에 나를 가장 멍때리게 만든 이야기는 야자 이야기였다. 학교에 다니던 때 야자 언제 끝날지만 계속 기다렸는데 요즘 중고등학생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구나. '그때 난 무슨 생각을 하면서 학교에 다녔지?' 싶었다.
이 책은 되게 대단한 이야기가 담긴 책은 아니다. 전문 작가도 아니고 중고등학생들이 쓴 글이 대단하면 얼마나 대단할까. 그렇지만 그 점 때문에 이 책은 울림이 더 큰 것 같다. 책을 읽는 나 역시 대단한 사람이 아니니까. 아마 대다수의 다른 독자들도 그렇지 않을까. 물론 살면서 극적이고 가슴끓는 순간도 있었지. 아마 다들 몇 번은 있을 거다. 하지만 우리 삶을 지탱해 주는 건 하루하루의 평범한 삶의 연속이니까 책 속의 이야기가 더 크게 다가오지 않았나 싶다.
일상에 좀 지쳐 있던 와중에 학생들 이야기를 읽고 무심코 지나온 내 학창시절의 일상을 돌아보면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던 좋은 책이었다. 삽화가 아기자기한 건 보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