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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1999)을 출판한 것이다. 20년이나 되었지만 이 책의 학술적인 가치는 전혀 손상되지 않았다. 이 책과 같은 좋은 역사책은 세월이 가도 빛이 바래지 않는다.
나는 2004년쯤에 이 논문을 구했다. 책으로도 375쪽이나 되는 분량이니 단면으로 복사한 자료는 상당히 두툼했다. 이 논문을 읽고 또 읽었는데 갖고 다니기가 하도 불편해서 이 논문이 책으로 나오길 손꼽아 기다렸다. 곧 나올 줄 알았으나 10년이 지나도 나오지 않아 잊고 있었다. 2018년이 되어서야 내 손에 들어왔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책꽂이에 꽂아두고 내 손 때 묻은 논문 더미는 버렸다.
저자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종횡무진으로 엮어서 진평왕대 정치와 사회를 분석한 솜씨는 탁월하다. 논문으로 읽을 당시에는 몰랐는데 저자가 김춘추를 연구한 1호 박사라고 한다. 김춘추의 조부인 진지왕이 왕위를 잃은 이후에 진평왕대를 거쳐 선덕여왕, 진덕왕대를 거치며 김춘추 가문이 살아남아 김유신과 한 집안이 되어가는 과정도 매우 흥미롭다. 7세기는 삼국과 당, 일본의 내정이 외교와 얽혀 복잡하게 돌아가던 혼란한 시대였다. 나라의 운명을 건 전쟁도 펼쳐졌기 때문에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도 큰 시대였다. 장원섭 <신라 삼국통일 연구>, 이도학 <삼국통일 어떻게 이루어졌나>와 같은 책도 최근에 출판되었다.
이 책은 박사학위 논문을 수정 없이 그대로 출판한 것이라 내용이 어려워 일반독자가 읽으려면 고생을 좀 각오해야 한다. 인용되어 있는 사료도 번역문이 아닌 한문 그대로다. 이왕이면 조금 더 독자를 배려하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김춘추에 관한 책은 이 책 이외에도 몇 권 더 있다. 주보돈 <김춘추와 그의 사람들>, 나카무라 슈야 <김춘추>, 이종욱의 <춘추>가 더 있다. 나카무라의 책이 가장 읽기 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