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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 작가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차별 없이, 서열 없이 그 자체로 제 나름의 빛깔과 향기를 지닌 것들의 신명 나는 축제와 향연을 펼치기를 꿈꾼다고 말한다. 여자라는 이유로 항상 차별받는 사회화 맞서면서도 자신의 실험을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여성 과학자 호프 자런, 더 어렵고 더 힘든 길을 택함으로써 편안한 생존의 길보다는 자유롭고 창조적인 삶을 향해 용감하게 나아간 안데르센의 인어공주, 괴이한 글쓰기로 양반의 자격을 박탈당했음에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이옥, 이성애자 안에서도 수많은 차별과 갈등이 일어나고 있으면서도 무성애를 일종의 ‘장애’나 ‘심각한 병리 현상’으로 바라보는 시각, 베니스의 상인 샤일록과 안토니오를 통해 유대인이었던 샤일록에게 가해지던 외국인 혐오증, 김기림의 시「바다와 나비」에서 바다의 위험을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기에 아름다운 여행을 할 수 있었다는 나비의 이야기들을 통해서 저마다의 존재들의 색이 어떻게 알록달록한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는지 보여준다.
얼마 전 모연예인의 특이한 취향에 대해 비정상적이라고 무수히 달린 댓글을 보고 무서웠다. 나는 모연예인이 비정상적이라고 조금도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리적 문제도, 범죄도, 병적인 이유도 아닌 한 개인의 가치관이 평범함과 조금 다르다하여 비정상이라 매도할 정도는 아닐 텐데 자신들이 정상인이라 굳건히 믿으며 자신과 다른 타인들을 비정상으로 몰아세우는 이들이 더 공포의 존재로 보였다. 그러니 사회 병리현상인 마녀사냥 사건소식이 만성적으로 벌어질 때마다, 인간은 타인과의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으며 이해관계를 구축하기 보다는 자신이 믿는 신념만이 정론이라는 강박증에 빠져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분하지 못하며 다른 것을 틀리다고만 말하며 제거대상으로 몰아세운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한국사회는 여전히 알록달록한 삶을 이루지 못했다 싶다. 그래서 사사건건 간섭하며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바꾸려는 오지라퍼들이 많은 이유일까나.
틀린 가치관이 만연함에도 불구하고 차별을 당하지 않기 위해 분위기에 휩쓸려가는 사람이 사회생활을 잘하는 사람들이라고들 말한다. 속으로는 이게 무슨 얼토당토않은 소리인가 싶으면서도 나란 사람도 눈치를 보며 자신의 언어를 삼킬 때에는 자괴감에 무너진다. 솔직히 얼마나 용기 없는 자의 행동인가. 늘 마음 한구석에서 답답함을 느끼던 부분이었는데 역시나 이런 용기를 깬 사람들, 이런 행동을 용기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만이 알록달록 세상의 아름다움의 영역을 넓혔음에 통쾌하고도 감사했다. 알록달록을 얼룩덜룩 지저분하다며 똑같은 색으로 만들려는 사람들이 강요하는 아름다움만을 세상의 모든 것이라 착각하며 살고 싶지 않다. 그런 사람이 되는 것도 싫다. 매뉴얼화된 아름다움을 말하기보다는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그런 마음과 눈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라면 사람이 사람과 소통하기를 피곤해하지도, 무서워하지 않을 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