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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눈부신 친구 - 눈부신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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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다른 작품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잃어버린 아이 이야기# 읽고 나서. 이사, 진로 선택으로 결국 다 뿔뿔이 흩어져서 나한테 오랜 친구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다. 그나마도 내 나이에 가까울 만큼의 세월을 함께 한 친구들은 아니고, 얼추 성인이 다 되어갈 때 만난 친구들이다. 학교를 떠나 사회인이 되어서는 도대체 예전에 친구를 어떻게 사귀었는지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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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다른 작품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

# 읽고 나서.
이사, 진로 선택으로 결국 다 뿔뿔이 흩어져서 나한테 오랜 친구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다. 그나마도 내 나이에 가까울 만큼의 세월을 함께 한 친구들은 아니고, 얼추 성인이 다 되어갈 때 만난 친구들이다. 학교를 떠나 사회인이 되어서는 도대체 예전에 친구를 어떻게 사귀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친구 만들기 어렵다고 투덜거렸다. 하지만 보이지 않게 이것저것을 재고, 상처를 주고받고, 보기 싫은 것에는 쉽게 눈을 가려버린 내 탓이겠거니. 그 어릴 적 아무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보기 좋은 것, 싫은 것 상관없이 함께 나누며 커간 친구들을 쉽게 놓아버린 것이 이렇게 아쉬울 줄 알았다면 진즉 잘할걸 그랬다고 자책한다.

얼굴 없는 작가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 중 첫 번째 <나의 눈부신 친구>를 북클럽을 통해 읽었다. 이웃집 소녀로 존재감 확실한 Lila와 그녀의 추종자로, 둘도 없는 친구로, 질투하는 경쟁자로 함께 자란 Lenu의 이야기다.

At the fourth flight Lila did something unexpected. She stopped to wait for me, and when I reached her she gave me her hand. This gesture changed everything between us forever.

무서운 동네 아저씨네 집을 찾아가는 '모험'을 함께 한 동지애로 둘도 없는 친구로 발전하게 된 두 꼬마 아가씨 이야기, 그 장면이 눈에 보이는 듯했다. 우습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하고. 저런 어찌 보면 소소한 사건 하나로 둘 사이의 관계가 '영원히' 바뀌게 될 수 있는 건 그 나이의 순수함 때문이 아닐지. 

She was suffering, and I didn't like her sorrow. I preferred her when she was different from me, distant from my anxieties. And the uneasiness that the discovery of her fragility brought me was transformed by secret pathways into a need of my own to be superior.

Lila의 고집, 똘똘하고 확실한 캐릭터 앞에서 Lenu는 주눅이 든다. 늘 이인자인 것 같고, 뭘 해도 이길수 없다고 느낀다. 그녀가 없으면 자신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고 느끼고, 그녀가 없는 자리에서는 Lila를 흉내 내기도 한다. 부모님의 보조로 계속 공부할 수 있었던 Lenu에 비해 형편상 학교로 진학을 할 수 없었던 Lila도 Lenu를 질투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소설은 Lenu의 시각으로 보이기 때문에 Lila가 실제 어떤 마음이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두 사람이 결국 다른 진로를 택하게 되었어도 서로에게 깊이 영향을 주고 있었고, 의지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어쩌면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상대를 통해 만족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I soon had to admit that what I did by myself couldn't excite me, only what Lila touched became important. If she withdrew, if her voice withdrew from things, the things got dirty, dusty.

Lila는 진학을 포기하지만 명석한 두뇌로 Lenu가 하는 학업을 따라잡고 싶어 한다. 가족 명의의 도서관 카드로 도서관의 책들을 몽땅 빌려다 보며 라틴어도, 그리스어도 독학한다. 그런 Lila를 보며 Lenu도 자극을 받으며 열심히 공부하게 된다.

She looked at herself in the mirror, lifting the dress  slightly.
"They're ugly," she said.
"It's not true."
She  laughed nervously.
"But yes, look: the mind's dreams have ended up under the feet."
She turned with a sudden expression of fear.
"What's going to happen to me, Lenu?" - p.314


아버지의 신발가게에서 자신이 디자인한 신발을 만들어 팔아 부자가 되겠다는 꿈을 꾸다 한계에 부딪힌 Lila는 독학에도 한계가 있음을 깨닫는다. 갑자기 모든 것에 의욕을 잃는다. 그리고 어느 순간 아름답게 성장한 그녀에게 모아지는 남자들의 시선들, Lila는 관심도 없고 알아채지도 못하지만 Lenu는 그런 모습마저 우러르기도 하고, 질투하기도 한다. 자신의 꿈을 이루어줄 Stefano와 약혼하고 결혼하게 된 Lila. 열심히 공부해 시력까지 잃어 안경을 써야만 하게 된 Lenu. 서로 다른 진로를 선택한 두 소녀들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

온갖 유명한 작가들로부터 엄청난 찬사를 받은 나폴리 4부작이다. (솔직한 심정으로 그만큼의 감동은 아니었지만,) 그녀들이 자란 배경과 사건들, 그녀들의 행동과 심리를 어찌나 세세하게 묘사했던지 장면들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그녀들이 느끼는 감정들이 생생하게 와닿았다.

(북클럽 모임은 금요일이라 아직이지만) 우리들의 감상은 공통적으로, '우리들과 정서가 좀 달라 100프로 몰입은 안 되는 편이긴 하나 작가의 디테일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였다. ㅎㅎ

두 번째 권을 슬쩍 미리 봤던 다른 멤버는, 이야기가 막장으로 흘러간다고 귀띔했다. ㅋㅋ
Lila의 결혼식에 등장한 초대받지 않은 손님 덕에 확실히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기는 하다.

* 얼굴 없는 작가의 말씀 : 멋있어요!
"책은 한 번 출간되고 나면 그 이후부터 저자는 필요 없다고 믿습니다. 만약 책에 대해 무언가 할 말이 남아 있다면 저자가 독자를 찾아 나서야겠지만 남아 있지 않다면 굳이 나설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 그 외 밑줄 쳤던 내용들
So I was second in everything. I hoped that no one would ever realize it.

We were also forbidden to go to Don Achille's, but she decided to go anyway and I followed. In fact, that was when I became convinced that nothing could stop her, and that every disobedient act contained breathtaking opportunities.

"When one cannot solve a problem," the teacher concluded coldly, " one does not say, There is a mistake in the problem, one says I am not capable of solving it."

I no longer knew who I was. I began to suspect that I would keep changing, until from me my mother would emerge, lame, with a crossed eye, and no one would love me anymore.

Instead, in her absence, after a slight hesitation I put myself in her place. Or, rather, I had made a place for her in me. 

I did it because I wanted her to realize that I was special, and that, even if she became rich making shoes with Rino, she couldn't do without me, as I couldn't do without her.

There was always the pressure to become wealthy, there was no question about it, but the goal was no longer the same as in childhood: no treasure chests, no sparkle of coins and precious stones. Not it seemed that money, in her mind, had become a cement: it consolidated, reinforced, fixed this and that. Above all, it fixed Rino's head. - p.179

More than anything, I felt bitterness. That image of power had passed in a flash, four young people in a car - that was the right way to leave the neighbourhood and have fun. Ours was the wrong way: on foot, in shabby old clothes, penniless. I felt like going home. - p.192

"It's this sort of thing," Lila concluded, "that frightens me. More than Marcello, more than anyone. And I feel that I have to find a solution, otherwise, everything, one thing after another, will break, everything, everything." -p.229

In the letter there was still the girl who had written The Blue Fairy, who had learned Latin and Greek on her own, who had consumed half of Maestro Ferraro's library, even the girl who had drawn the shoes framed and hanging in the shoe store. But in the life of every day I no longer saw her, no longer heard her. The tense, aggressive Cerullo was as if immolated. Although we both continued to live in the same neighbourhood, although we had had the same childhood, although we were both living our fifteenth year, we had suddenly ended up in two different worlds. -p.265


f********r 2018.02.06.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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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눈부신 친구' 1권 독후감: 나폴리의 잿빛 현실 속, 부서지는 열망과 흔들리는 우정
"'나의 눈부신 친구' 1권 독후감: 나폴리의 잿빛 현실 속, 부서지는 열망과 흔들리는 우정" 내용보기
엘레나 페란테 작가님의 '나의 눈부신 친구' 1권은 단순히 두 소녀의 성장 소설을 넘어, 1950년대 이탈리아 나폴리 변두리라는 특정 시공간이 개인의 삶과 내면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그 시절의 나폴리는 가난, 폭력, 그리고 뿌리 깊은 가부장적 질서가 일상을 지배하는 척박한 땅이었죠. 여성에게는 교육이나 사회 진출의 기회가 극히 제한적
"'나의 눈부신 친구' 1권 독후감: 나폴리의 잿빛 현실 속, 부서지는 열망과 흔들리는 우정" 내용보기

엘레나 페란테 작가님의 '나의 눈부신 친구' 1권은 단순히 두 소녀의 성장 소설을 넘어, 1950년대 이탈리아 나폴리 변두리라는 특정 시공간이 개인의 삶과 내면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그 시절의 나폴리는 가난, 폭력, 그리고 뿌리 깊은 가부장적 질서가 일상을 지배하는 척박한 땅이었죠. 여성에게는 교육이나 사회 진출의 기회가 극히 제한적이었고, 생존을 위해 남성에게 의지하거나 때로는 순응해야 하는 숙명과도 같은 현실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은 어린 레누와 릴라의 모든 선택과 감정에 깊숙이 스며들어, 둘의 우정을 더욱 복잡하고 격정적으로 만들어 갑니다. 

주인공 '나'인 엘레나 그레코(레누)는 타고난 성실함과 인내심으로 가난한 현실을 벗어나고자 애쓰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릴라의 불꽃 같은 재능을 동경하면서도, 동시에 그녀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는 모범생이자 관찰자입니다. 반면 라파엘라 체룰로(릴라)는 폭발적인 에너지와 천부적인 지성, 그리고 예술적 감각까지 겸비한 타고난 천재입니다. 사회의 불합리함에 본능적으로 저항하며 기존 질서를 거부하려 하는 반항적인 기질을 지녔지만, 학교 교육을 포기하고 일찍이 가문의 생계를 위해 혹독한 현실에 뛰어들게 됩니다. 이 두 소녀는 서로에게 가장 깊은 유대감을 느끼는 친구이자, 끊임없이 서로를 의식하고 자극하며 성장하는 경쟁자, 그리고 내면을 비추는 거울과 같은 존재입니다. 이들의 우정은 단순히 낭만적인 감정을 넘어선 애증과 질투, 존경과 좌절이 뒤섞인 생생한 감정의 보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1권의 줄거리는 레누와 릴라의 유년기부터 청소년기, 그리고 릴라의 결혼식까지 이어집니다. 둘은 학교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마을의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합니다. 레누는 릴라가 중도에 학업을 포기한 후, 오직 공부를 통해서만 이 끔찍한 마을을 벗어날 수 있다고 믿으며 더욱 학업에 몰두하죠. 이 과정에서 레누는 여러 남자아이들에게 관심을 갖지만, 그녀의 마음을 가장 크게 사로잡는 인물은 니노 사르바토레입니다.

니노 사르바토레는 레누에게 지성과 교양, 그리고 마을을 넘어선 새로운 세계를 상징하는 존재였습니다. 그의 가족, 특히 아버지인 도나토 사르바토레는 시인이자 마을에서는 드물게 고등 교육을 받은 지식인으로 묘사됩니다. 레누는 이 사르바토레 가족을 동경하며, 니노를 통해 자신이 꿈꾸는 이상적인 삶의 단편을 엿봅니다. 그녀에게 니노는 단순한 짝사랑 상대가 아니라, 자신이 벗어나고자 하는 나폴리의 굴레로부터 자신을 구원해 줄 동아줄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레누의 찬란한 꿈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산산조각 나게 됩니다. 여름휴가 동안 사르바토레 가족과 함께 이스키아 섬으로 여행을 떠났을 때, 니노의 아버지인 도나토 사르바토레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하게 된 것입니다. 이 장면은 레누의 순수한 열망과 이상적인 세계에 대한 환상을 무참히 짓밟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묘사됩니다. 자신이 동경하던 지성인의 가족이라는 배경 때문에 더욱 혼란스러웠을 레누는, 그 사건 이후 자신을 향한 타인의 시선과 신체에 대한 깊은 수치심과 공포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당시 사회에서는 여성들이 겪는 이러한 폭력이 묵인되거나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었기에, 레누는 이 고통을 혼자 감내하며 더욱 깊은 상처를 입게 됩니다. 이 경험은 레누의 내면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남성에 대한 불신과 자신을 지키기 위한 강박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됩니다.

한편, 레누의 곁에는 늘 묵묵히 그녀를 지켜봐 주는 친구, 엔초(이지우)가 있습니다. 엔초는 레누의 학창 시절부터 꾸준히 그녀를 향한 변함없는 마음을 보여주며, 그녀의 어려움과 아픔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진실된 인물입니다. 레누가 니노에게 강렬한 동경과 사랑을 느꼈다면, 엔초는 그녀에게 안정감과 순수한 믿음을 주는 든든한 존재였을 것입니다. 비록 레누의 마음속에 니노만큼 강렬하게 자리 잡지는 못했지만, 엔초의 변치 않는 우정과 지지는 레누의 힘겨운 삶에 작지만 소중한 위로가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야기는 릴라의 결혼식으로 절정에 달합니다. 학교를 그만두고 가업인 구두 만드는 일을 돕던 릴라는 비범한 재능을 발휘하여 현대적이고 아름다운 구두를 디자인하고 직접 만듭니다. 이 구두는 그녀의 재능과 열망, 그리고 나폴리라는 좁은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 상징합니다. 하지만 가족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릴라는 결국 마을의 부유하고 권력 있는 남자 스테파노 카라치와 결혼하게 됩니다.

화려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비극적인 릴라의 결혼식에서, 레누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릴라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던 수제 구두를 릴라가 그토록 싫어했던 마르첼로 솔라라가 신고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레누는 그 순간 릴라의 표정을 통해 형언할 수 없는 슬픔과 배신감, 그리고 절망을 읽어냅니다. 릴라가 자신이 만든 '눈부신' 창작물마저도, 자신을 억압하는 남성들의 욕망에 의해 유린되고 모욕당하는 현실을 마주했을 때의 참담함은 감히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자신이 모든 것을 걸고 꿈꾸던 '탈출'이나 '새로운 시작'이 좌절되었음을 깨달은 릴라의 내면은 무너져 내렸을 것입니다.

이 장면은 릴라가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졌을지라도, 1950년대 나폴리라는 시대적 한계와 가부장적 사회의 억압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녀가 만들었던 구두는 단순한 신발이 아니라, 그녀의 창조적인 영혼이자 삶에 대한 열망이었죠. 그런데 그 구두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신이 증오하는 인물의 발에 신겨지는 것을 보면서 릴라는 자신의 재능과 의지마저도 철저히 이용당하고 통제당하는 현실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이는 그녀의 불꽃 같은 에너지가 현실 앞에서 어떻게 좌절될 수밖에 없는지를 상징하며, 릴라가 그토록 자주 언급했던 "사라져 버리고 싶다"는 소망의 근원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합니다. 

두 여성의 복잡한 우정과 내면의 성장을 통해, 레누와 릴라의 삶은 서로에게 끊임없는 거울이자 채찍이 되어주며, 한 개인이 시대의 굴레 속에서 어떻게 좌절하고 또 희망을 찾으려고 노력하는지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h*****y 2025.12.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