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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만이 말할 줄 아는 것은 아니다. 어떤 주제에 대해서 전문가만이 말할 자격이 있을까?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에 대한 학술적 논의라면 맞는 말일 수도 있다. 최소한 지금 얘기하고 있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파악해야 논의를 이어갈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당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도 가능하다. 왜냐하면 전문가가 해당 분야에 대한 해박한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을지 몰라도, 자신의 전공에 얽매여 시야가 좁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바둑이나 장기도 훈수를 두는 사람이 더 수를 잘 볼 수 있는 것처럼, 비(非) 전문가가 전문가보다 핵심을 쉽게 파악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각 분야의 자칭, 타칭 전문가들의 말을 하나의 경전처럼 신성하게 떠받들어왔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우리는 <1984년>을 사는 사람처럼 하나의 시선, 하나의 사고만을 “정답”이라고 여기고 다른 시선이나 사고를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하고 제거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틀을 깨야 우리는 더 자유로운 상상력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과학의 전문가’가 아니기에 훨씬 더 자유롭게 과학을 비롯한 여러 학문과 지식의 통합적 접근을 가능케 한다.”고 소개되어 있는 이런 책이 유용할 수도 있다. 전문가가 아니라는 것에서 오는 자유로움은 오히려 우리가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어가 아닌 진화심리학, 꼬리에 꼬리를 물다. 이 책에 실린 모든 글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글에 의사, 저술가, 시인, 소설가, 미술치료사, 대학강사, 건축구조기술사, 과학전문출판사 대표 등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이 저자의 글을 댓글에 댓글을 달아 의견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 구성은 예전에 읽었던 <사이언스>라는 과학잡지 속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생각하는 방법’과 ‘고무적인 교육’을 중시하는 미국 제일의 학교 브롱크스 과학고교”라는 제목으로 미국 뉴욕에 있는 브롱크스 과학고등학교(The Bronx High School of Science)이라는 학교를 소개하는 글이었는데, “뉴욕시 북부에 자리잡은 브롱크스 과학고등학교의 한 교실, 대니(Danny Pelty)라는 16살 먹은 학생이 손을 높이 치켜들었다. 그리고 그의 손가락이 무엇인가 강조하려는 듯 허공의 한 지점을 찔렀다. “묘지로 쓸 공간은 나날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맞습니까?” 같은 반 학생들의 눈이 호기심에 가득 차 반짝거렸다. 이들이 지금 토론 중인 것은 도시구역의 매장지 공급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에너지기술의 필요성이다. “좋습니다. 물론 우리들은 야만인이 아닙니다.” 대니의 갈색 눈이 한층 더 빛났다. “그러나 우리 인간들이 사망한 다음 그 시체를 연료로 만들기 위한 바이오 매스(biomass; 생물학적 자원)로 이용할 수는 없을까요?” (어떻게 보면 주제에서 벗어난 이러한 발상과 논리의 비약에도 불구하고) 교실 안에는 빈정거리거나 비웃거나 불만을 표시하거나 조롱하는 소리 또는 모욕적인 한숨 소리도 없이 잠시 관조적인 침묵이 흘렀다. 이윽고 끝을 뾰족하게 만든 펑크머리의 흑인 소녀가 입을 열었다. “그렇지만 그 타당성을 대중에 홍보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문제가 일어날걸……” 뒤를 이어 윙손숭이라는 이름의 소년이 말했다. “인간의 시체는 경제적으로 타당성 있는 바이오 매스가 되지 못할 거야……”1)처럼 진행되는 수업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수업은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와 활발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 스스로가 탐구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가르치는 교육방침2)덕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쨌든 그런 덕분에, 이 학교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만 무려 7명을 배출3)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래서일까? 토론식 수업을 웹상으로 옮긴듯한 느낌을 주는, 계속적인 댓글로 이어지는 말하기는 무척 친숙하게 다가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이나 댓글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 톡처럼 이어지는 댓글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부분 아마도 전공자가 보았다면 어설프거나 잘못된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세세한 내용이 아니라 사고를 자유롭게 만드는 방식이다. 다년간의 주입식 교육으로 굳어질대로 굳어진 머리를 가지고 "진화" 혹은 "진화론"을 경건하게 혹은 적대적으로 대하기보다는 이렇게 가볍게 가지고 놀면서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지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종의 브레인스토밍처럼, 자기검열 없이 쏟아지는 말과 생각 속에 우리가 가야 할 길을 고민하고 나아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는 것이 의미 있지 않을까?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에 대한 리뷰입니다. ---------------------------------
1) “’생각하는 방법’과 ‘고무적인 교육’을 중시하는 미국 제일의 학교 브롱크스 과학고교”, <사이언스> 85년 12월, pp. 43~45 2) “[‘100년의 꿈’ 교육을 살리자 – 제1부 영재교육 (4)] 美 뉴욕 브롱스 과학고 탐방”, <국민일보>, 2002.10.15. 에 의하면 “수업 전 교과서를 먼저 보고 공부할 경우 문제 접근방식에 대한 고정관념이 생겨 자유로운 사고가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교실 내에서 교과서를 보지 않는 것이 (브롱크스 과학고교의) 수업 원칙”이라고 한다. 3) 브롱크스 과학고교 출신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는 Leon N. Cooper(1972), Seldon Lee Glashow 와 Steven Weinberg(1979), Melvin Schwartz 와 Leon Lederman(1988), Russell A. Hulse(1993), Roy J. Glauber(2005)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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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는 고차원적인 인간만이 구사할 수 있는 최고의 정신 작용이다.'라고 누군가가 이미 말씀하셨겠지만 매번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내가 마크트웨인에 홀릭한 것도, 따지고 보면 그의 글에 진하게 배어 있는 해학 내지 유머 때문이었던 것 같다. 유머는 사카즘sarcasm과도 일맥상통한다. (빈정거림이나 조롱으로 번역하지만 백퍼센트 들어맞는 느낌이 아니어서 그냥 사카즘) 절묘한 사카즘은 요즘 나의 최고의 재밋거리다. 텔레비전을 주말에만 잠시 켜는데, 주로 개그콘서트를 보기 위해서인 것도 조금은 상관 있으려나. 김보일 선생의 글이 재미있는 건 아마 나의 이런 성향 때문인 것 같다. 국어 선생님이 과학에 지대한 관심이 있으셔서 기왕에 가지고 있던 인문학적 소양에 새롭거나 대중적인 과학 지식을 버무리되, 자신만의 색으로 칠한 후 유머 내지 사카즘을 덧발라놓아서 내내 키득거리며 일었다. 짧은 글 속에 녹여내는 솜씨가 가히 일품이다. 촌철살인! 이전에 주로 청소년들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셨을 때보다 훨씬 더 자유롭다. 그래서 단추 한 개쯤 풀어놓고 읽게 된다. 다 읽고 나니 다윈에 대해 다른 건 모르겠고, 배우자 시장이라는 말이 눈앞에 오락가락한다. 이미 배우자 시장에서 누굴 고른 지 오래 돼서 가물가물했던 상품의 요건들을 지금의 남편에 견주어보며, 무릎을 쳤다. 애석해서. 나는 그때 남편이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웃겼는데, 곰곰 생각해보니 나를 웃겨주는 그의 속성이 다른 모든 걸 눌러버렸던 것 같다. 손해 본 느낌이다. 지금은 별로 안 웃겨서. 게다가 모두들 내가 왜 웃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우리 내외를 본다. 이런... 사실은 상당히 많은 부분에 밑줄을 쳤고, 또 더러는 접어놓았다. 끝까지 아껴가며 읽었다. 그런데 한 부분, 두 부분을 옮기는 건 관두고. 몇몇 지인들과 글에 대해 덧글 놀이하듯 의견을 나눈 것을 그대로 실어놓아 생동감이 더해졌다. 새롭구나. 낯설다기보다 새로워서 좋았다. 다만 대단히 유식하시구나들...해서 좀 기가 눌린 느낌은 있더라.^^ 아, 선생께서 직접 그린 그림들, 귀엽고 인상적이었다. 시서화의 삼위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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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을 쉽게 이야기하다
읽기 쉬운 글은 마술과 닮았다. 비법을 알기도 어렵지만, 알았더라도 실제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쉽게 읽히는 글 뒤에 쌓인 저자의 내공은, 직접 관련 주제로 글을 써보려고 한 시간만 투자해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과학책처럼 다른 이에게 소개하기 힘든 책이 없다. 문학작품은 스토리와 캐릭터의 매력으로 권한다. 예술작품의 미적 감각으로, 스포츠에 관한 책은 취미로 소개한다. 과학적 사실을 다룬 책은 실제 생활에 크게 다가오지 않기에, 과학을 좋아하지 않는 이상 권하기가 어렵다.
저자의 책이 매력적인 이유는 다윈과 동물원이라는 과학에 관련된 키워드를 다루지만, 그 내용이 인간의 삶에 닿아 있다는 점이다. 쉽게 읽게 되고, 지금 내 생활을 돌아보게 된다. 눈이 손가락에 달려있지 않는 이유는 부상의 위험이 크기 때문이고, 도도새의 멸종을 통해 안락함에 빠진 인간의 삶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과학책이면 떠오르는 딱딱한 느낌이 없다.
# 다양한 과학책을 만나다.
고래이야기가 소개된 『거인을 바라보다』, 진드기의 이야기가 소개된『떡갈나무 바라보기』등 30권이 넘는 책들을 저자는 읽었다. 풍부한 독서의 힘으로 쓴 글이기에 글의 내공이 단단하다.
책을 읽으며,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공학도 발달한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만든 발명품들은 자연계의 동물과 신체기관을 모방해서 만든 것들이 많다. 카메라를 비롯해서 동물과 자연과학에 대한 연구가 탄탄해야 인간을 위한 공학도 발달하고 그 혜택을 인류가 다시 돌려받는다는 생각을 했다.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는 하지 않고, 단기성과를 내는 공학에만 투자하는 한국의 현실을 보며, 장기적인 미래를 보는 눈이 없다는 현실을 확인했다.
# 인문학적 통찰로 인간사회를 바라보다.
개체가 많아지면 강으로 뛰어드는 레밍은 집단 자살로 유명하다. 책을 통해, 레밍이 먹이로 하는 사초과의 식물이 소화를 억제하는 중화액의 생산을 조절해서, 레밍을 소화부족 상태로 만들어, 개체가 많아지면 눈에 보이는 것이 없어 강으로 뛰어들게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연계에서는 한 종이 독식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하는데, 인간만이 그 견제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신을 깊이 믿었던 꼼꼼했던 다윈은 어쩔 수 없이 진화론을 이야기했고, 그 이후 과학의 발달을 통해, 자연이 신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가설을 깨졌다. 진화론과 창조론이 경쟁하고 있지만, 신의 있고 없음을 존재하는 일은 모두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하나의 개체들이 발달하는 과정을 살펴보고, 인간이 문화인으로 생활한 지 만년이 채 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때로 동물보다 더 잔인한 행동을 하는 모습들이 조금은 이해되기도 한다.
글 뒤에 붙은 댓글은 생각의 폭을 넓힌다. 127p에 혐오감에 관한 댓글이 있다. 구더기, 썩은 시체등을 바라봤을 때 느끼는 혐오감은 질병을 옮기는 매개물에서 몸을 지켜준다. 저자는 아이들이 아무거나 입에 넣는 사례를 예로들며, 혐오감이 생물학적 주장에 중요하기보다 사회적이고 문화적인라고 생각한다. 혐오의 감정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댓글에는 혐오감이 실제로 나타나는 상황이 선거라고 말하며, 누굴 좋아서 선택하기 보다 혐오스런 존재가 낙선하길 바란다는 글이 있다. 이런 댓글과 소통을 통해 우리의 생각은 더 깊어지고, 다양해진다.
2012.04.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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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하게 작년부터 회사 공터를 활용하자는 남편의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한 회사측의 배려로 밭고랑이 무려 5줄이 늘어나 기뻐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애매한 상황이 일어났다. 감자를 심고 또 심었는데도 끝이 보이지 않는 지루함에 그만 수확할 때의 희열을 기대하기는 커녕 그야말로 나자빠졌다. 그렇게도 비가 많이 온 뒤에 난 무성한 잡초를 뽑고 기진맥진 나에게 -남편은 절대 힘든 잡초뽑기는 안한다- 드디어 수확의 날이 왔다. 심을 때도 어떻게 캐나 걱정을 하면서 했는데 막상 감자가 줄줄이 나오니까 남편은 정말 좋아서 얼굴이 환해지고 반대로 나는 언제 허리펴나 싶어 호미질을 열심히 하는데.. 어 물컹거리는게 만져지면서 이상한 쥐와 비슷한 동물의 갑작스런 출현은 나도 모르게 꺄약~~ 회사가 떠나갈 듯 소릴 질렀다.
다급하게 삽을 가져와서 진압해보려고 하던 남편도 처음과 달리 계속 나오는 두더지 대가족을 감당하지 못해 도망가기 바쁘고 급기야 감자를 그만 캐야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정리하고 가려는데 어디서 우는 두더지 엄마의 소리가 거의 돼지 울음소리에 가깝게 커지더니 알고 보니까 다 도망가고 힘이 없던 어린 새끼가 우리 발 밑에 있는 걸 알고 도망가지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우리 가족은 눈물 겨운 두더지 모자의 상봉을 봐야했고 아이들은 정말 좋아했다. 반대로 난 다시 감자를 캐야 해서 두더지를 미워해야했다.
책에서 보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는 깔금하고 포장된 그림과 아름다운 결말까지 모두 좋아라하지만 막상 실제 보게 되면 거부감이 있다. 작년한 해 지렁이는 워낙 많이 보고 만져서 덜하지만 두더지를 시작으로 고라니, 도마뱀, 그냥 큰 뱀(구렁이라고 하는)까지 꿈에서 혹시 만날까 싶어 무섭다.
김보일샘의 <나는 상식이 불편하다>를 읽은지 꽤 시간이 흘렀다. 상식은 누구나 읽고 공감하는 진리와는 다르지만 알고 있다고 해서 모두 옳다고 믿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게 해 주었다. 상대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피해자와 가해자는 얼마든지 바뀌게 되고 잘못된 상식으로 빚어진 선입견은 무서운 결과까지 올 수 있다는 경고까지 이 세상은 공존의 시대임을 잊지 말아야지
다윈의 서거일을 기념하기 위해 4월에 과학의 날이 지정되었다란 얘기 얼마전에 알게 되었는데 그만큼 다윈의 업적을 기억해야 하는 데는 세계를 그야말로 발칵 뒤집은 진화론의 어마어마한 영향력이 어디까지 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리라
제목으로 짐작한 동물과 인간이야기로 생각했던 내게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다윈의 동물원>(2012.2 북멘토)은 김보일샘의 다양한 관심 만큼이나 책읽기,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동물인지 확인시켜준다.
지나칠 정도로 짧게 끝난버린다. 트위터와SNS에 익숙한 이들을 염두해 둔 선생님의 생각에서 나온 것일게다. 아무튼 한 장 한장을 읽으면서 웃기고 하고 이런 동물들의 특징이 있었나 인간은 얼마나 또 잘났다고 설치는지 진득이 만큼 인내심도 없으면서 말이다. 오늘도 부팅이 늦다고 궁시렁 대는 나에게 기다려 한마디를 외치는 것 같다.
눈도 귀도 없고 나중에 소화기관 마저 없어져 먹지도 않고 죽을 때까지 깜깜한 동굴에서 사는 오직 견디기 위해 존재하는 동물 올름, 때로 질리도록 없어지지 않는 모성애는 오직 인간만이 지닌 걸로 착각했는데 무려 13살까지 젖을 물리는 고래, 새끼가 포경선에 잡혀가면 포경선을 이마로 들이받는 고래의 모성애 앞에서 한없이 작아진다.
"사육장에서 키우는 새들 가운데 노래를 가장 잘하는 새(수컷)가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짝을 얻습니다." - 다윈
동물들의 짝짓기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특히 수컷의 모습은 가히 굉장하다. 암컷에게 잘보이기 위해 화장품격인 색소를 먹는 물고기,나무가지와 열매를 동원해 형형색색의 집을 짓는 새틴바우어버드는 일단 짝짓기에 성공하면 돌변하는 무서운 새까지 다양하다.
때로 인간은 동물처럼 솔직하지 못하게 행동한다. 인간이기때문에 할 수 있는 일도 거짓과 위선으로 치장하고 숨기려고 애쓴다. 인간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섭게 자연과 동물을 착취하고도 미안해 하지 않는다. 인간이 누리는 모든 행복에는 많은 희생이 있다는 것을 알고 겸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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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묶인 글들은 치열하고 엄정한 사색의 기록이라기보다는 루소가 벌처럼 이 식물에서 저 식물로 옮겨 다니며 즐거움을 느꼈듯 이 책에서 저 책으로 옮겨 다니며 과학적 사유가 주는 즐거움에 푹 빠졌던 놀이의 기록, 매혹의 기록입니다˝(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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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이기 전에 한 명의 독서가인 그는 어떤 책을 쓸까보다는 어떤 책을 읽을까를 먼저 고심하는 사람입니다. 몽테뉴와 밀란 쿤데라의 애독자이기도 한 그는 진화심리학의 열렬한 독자이기도 합니다. -띠지중에서
국어선생님이 풀어쓰는 과학 이야기라.. 학창 시절 과학은 내가 그다지 좋아하는 과목이 아니었다. 국어나 사회 등 다른 과목에 비해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재미없게 느껴졌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내가 이과에 오고, 과학만 주구장창 공부해야하는 학과에 진학하게 될 줄이야. 어찌 됐건 과학에 대해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주실 거란 기대감을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여기에 묶인 글들은 치열하고 엄정한 사색의 기록이라기보다는, 루소가 벌처럼 이 식물에서 저 식물로 옮겨 다니며 즐거움을 느꼈듯 이 책에서 저 책으로 옮겨다니며 과학적 사유가 주는 즐거움에 푹 빠졌던 놀이의 기록, 매혹의 기록입니다. -작가의말 다독에 입각한 과학적 지식과 정보를 재미나게 풀어낸 이야기들, 혹은 김보일 선생님과 지인들이 페이스북에서 주고받은 이야기 등이 마치 대화창, 덧글 형식으로 이야기의 끝마다 붙어 있는데, 이를 읽어보는 것도 마치 인터넷 꼭지 하나씩 읽어보는 것마냥 재미난 경험이 되었다.
이미 김보일 선생님의 여러 책을 읽어본 이웃님들 중에는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는 재미난 이야기라며 감탄하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나는 이 책으로 김보일 선생님을 처음 만나뵈었음에도 어쩐지 이름이 너무나 낯익었다. 어디서 뵈었더라? 하고 곰곰 생각하다가 떠올린 것이.. 전혀 엉뚱한 아이 그림책에서였다. '멍멍 의사 선생님'에 나오는 검보일 가족이 있는데, 이름이 비슷해서, 내 귀에 그렇게 익숙했었나보다.
말벌이 애벌레 먹어치우기 전략은 읽으면서도 소름이 돋았다. 유충이나 다른 애벌레 몸 표면에 알을 낳아 붙여놓으면 말벌 유충이 깨어나 숙주의 몸 중 덜 중요한 부분부터 조금씩 먹어치우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완전히 다 큰 다음에는 중요 장기들까지도 모조리 먹어치우고.. 너무 끔찍한 일이라 생각했지만 인간이 자연과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보면 굳이 말벌만 잔인하다 탓할 문제가 아니었다.
진드기와 올름의 이야기 또한 처음 듣고서도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 그런 이야기였다. 5천만년전에 유럽과 북아메리카가 분리되면서 북아메리카에서는 도롱뇽이 번성했지만 유럽에서는 모두 멸종되고 단 한 종만 살아남게 된다. 유럽에서 살아남은 단 한 종은 1744년에 바론 발바소르에 의해 발견된 올름, 올름은 슬로베니아 산맥의 거대한 동굴을 피신처로 삼아 살고 있다. 석회석 동굴 깊숙한 곳에서 100년 동안 살아가는 분홍빛 양서류. 42p "작은 유리병에 담긴 채 섭씨 6도로 유지되는 냉장고에 12년동안 방치된 올름이 한마리 있었다. 나중에 꺼내보니 그것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해부를 해보니 소화계가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중략.. 밤도 낮도 없는 영원한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에게 100년, 즉 36500일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올름은 그저 멸종 대신 망각을 택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43p (팀 플래너리의 경이로운 생명에서 저자가 발췌한 부분) 순간 소름이 돋았다. 그 막막한 공간에 올름 대신 내가 몇 초간 들어갔다 나온 듯, 무서운 느낌마저 들었다. 멸종마저 망각한채 100년이나 살아가는 삶이란 도대체 어떤 삶이란 말인가.
그런가 하면 진득하기의 대명사 진드기는 또 어떠한가. 그저 피를 빨고 괴롭히는 해충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먹이가 나타날때까지 10년이고 20년이고 나뭇가지에 매달려 사냥감을 기다린다고 한다. 부팅이 더디다고 엔터키를 팍팍 두드려 대고, 엘리베이터의 닫힘 버튼을 팡팡 두들기는 인간들이여, 진드기의 진득함을 보시라, 65p 재미난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우리가 반성해야할 부분까지 살짝 꼬집어주는 그런 이야기들이 한편 한편 흥미롭게 느껴졌다.
나의 다독은 주로 소설,여행서, 실용 서적 등에 치중되어 있었는데 과학, 인문 서적도 충분히 재미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다. 또한 '과학적 사유가 주는 즐거움'을 있는 그대로 느끼며 지인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책을 펼쳐낼 정도로 키워나갈 수 있다는 것 자체도 부러워졌다. 읽고 그치는게 아니라, 작가의 말 마따나 지식을 즐기고 상상하는데까지 이르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책을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경지가 아닐까 싶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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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너무나 어렵다. 물론 다른 분야들도 결코 쉽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지만..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이들이 한 분야가 아닌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을 수 있도록 여러 분야를 접하게 해 주고 싶었다. 그렇다보니 내 스스로가 그 동안 관심을 갖지 않았던 분야에 눈이 가기 시작했다. 과학, 미술, 음악... 쉽지만은 않은 분야들.. 조금 쉽게 다가가고 싶은 생각에 접하게 되는 내용들은 통합교과 이야기였다. 예전엔 과목을 분류를 했었는데, 요즘은 수학동화가 있듯이 과학동화 사회동화도 접할 수 있다.
"국어선생님의 논리로 읽고 상상으로 풀어 쓴 유쾌한 과학" 이라는 말이 눈에 띄여 읽게 된 <다윈의 동물원>은 논리도 상상도 취약한 나에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다소 무겁고 딱딱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책 표지부터 아이들 그림책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것일까 큰아이가 사자와 말 새 등을 보면서 자기가 책을 보겠다고 떼를 쓰기도 했다.
말은 가볍고 수다스럽습니다. 가끔은 가벼운 농담조의 언설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페이스북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친구'들과 과학적 담론을 공유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고육지책이었음을 고백합니다. (p.286)
작가의 말처럼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운 부분들도 많았고, 유쾌한 웃음을 웃을 수 있는 농담조의 글들도 많았다. 또한 책에 함께 실린 사진을 보며 글이 하는 말과 사진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기도 했다.
원시의 대기에는 산소는 없었지만 생명은 있었다(p.73)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주제.. 원시시대의 대기.. 그리고 산소를 만들어 낸 시아노 박테리아.. 처음 듣는 이야기들이지만, 참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내가 살고 있는 지구의 예전 모습.. 학교 다닐 때 글로 배웠던 고생대, 신생대..... 등 등.. 그렇지만 이 부분은 상상력이 더해졌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더욱 풍성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몰랐던 이야기들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동안 당연하게 받아 들였던 것들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되었다. 왜? 라는 호기심이 나에게는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어쩌면 아이가 물어 보는 왜? 라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한 것이리라. 왜? 라는 질문에는 ~때문이다. 라는 대답도 있지만, 왜 그럴까? 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방법도 있음을.. 그리고 어쩌면 그게 아이에게는 더 좋은 대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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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책을 만나면 시간을 잊게 된다.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나면 책장넘어가는 게 아까워진다. 재미있으면서도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나면 이런 책은 시리즈로 안나오나...아쉬워진다. <다윈의 동물원>은 나에게 재미있으면서도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국어 선생님의 논리로 읽고 상상으로 풀어 쓴 유쾌한 과학' 이라는 부재가 붙은 이 책은 동물에 관한 (사람포함) 갖가지 상식은 물론이거니와 지구상에 이런 동물도 있었구나..하는 새로운(?) 모델의 제시, 이름만 알아 왔던 동물들의 숨겨진 특징발탁, 유기적인 동물로서 살아가기위한 선택과 진화를 설명해 선보인 오지랖( 용서하시라^^;) 넓은 과학 상식서였다. 국어 선생님이 과학분야의 책을 썼다는데 의아해 하면서도 방대한 자료수집과 재밌고도 유쾌한 내용, 가설과 증명을 곁들인 설명(내지는 설득ㅎ)을 읽으면서 이건, 국어 선생님이라서 가능한 것이구나...혼자 생각했다. 과학이라는 학문은 그 표피가 얇은 세포막으로 살짝 얹혀있건, 웬만한 바늘로는 피 한 방울 얻을 수없는 공룡피부로 덮여있건.. '딱딱해'하는 선입견에서 자유롭기가 쉽지 않다. 국어선생님 특유한 유려한 문체(꼭 그러리란 법은 없지만)와 사실에 덧댄 상상으로 인한 풍성함이 이 책을 말랑말랑하고도 맛있기까지한 책으로 만들었다. 그기에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과 생명을 둘러싼 환경,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반성해야 할 문제들을 던져 놓음으로 단순한 과학 상식서를 넘어 삶에 대한 고찰과 '위 아 더 월드'적인 진화 방향을 제시한 인류학서로 봐도 좋을 듯 싶었다.^^ 도도새를 통한 도태의 경고와 생태계보호의 중요성, 먹이와 밥통이 구조를 결정하는 신기하고 놀라운 심해어들, 반성없는 기술로 인한 폐해의 사례를 든 바비루스의 어금니, 바구미 입을 통해 본 몸의 구조보다 앞서는 적응능력, 결혼에 관한 다윈의 대차대조표, 상대방에 대한 공격 제어 메커니즘에 대한 진화론, 적자생존설, 운자생존설, 창조론!! 모르고 살았던 새로운 세상과 만나는 기쁨과 당연시 여겼던 자연스런 모습뒤에 숨겨진 인류를 향한 경고, 보일 선생님의주장에 대해 나름의 반론과 동조의 댓글을 읽는 재미도 쏠쏠했다. 국어 선생님이 쓴 문학속 인물 이야기라든가, 국어 선생님이 쓴 역사이야기라면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계열을 뛰어 넘은 과학 이야기라 어? 싶었는데 과학에 대한 관심과 열정, 그 분야의 방대한 독서량 없이는 이 많은 얘기들과 이 많은 자료들을 추리고 다져서 한 권에 묶을 수없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말에서 '과학 전문가는 아니지만 치열하고 엄정한 사색의 기록이 아닌 이 책에서 저 책으로 옮겨다니며 과학적 사유가 주는 즐거운 놀이의 기록'였음을 밝혔다. 굳이 공자의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라는 말을 인용하지 않아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정말 좋아서 즐거워서 한 일임을 느낄 수있었다. 돈을 벌기 위해서도 아니고 이름을 드러내기 위해서도 아니라 했는데....돈도 좀 벌고 이름도 드러났으면 하는게 개인적인 바람이다.^^ 그래야, 재밌고도 마음에 드는 이런 책들을 계속 만나 볼 수 있을테니까!!^^ 지식의 확대측면에서 보다는 상식의 심화측면에서 봐야 할 책이다. 어젯밤 드라마 이야기는 그만! 분위기를 전환시키기에 좋을 소재들로 채워진 책이다. 사는게 심드렁하고 무료할 때 펼쳐보면 열심히 살아야 겠구나..묵묵한 동물들에게서 힘을 얻는 책이다. 본시 우리는 동물이었구나를 알게 하면서 겸손하고 겸허한 눈으로 생을 바라보게끔 하는 성찰의 책이다. 무엇보다,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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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저자는 국어선생님이랍니다. 공영방송에도 소개되어 나올만큼 저명한 분이시기도 하구요. 과학을 어떻게 독특하게 풀어내셨을까 라는 궁금함에 이책을 만나보았습니다. 다윈은 진화론의 창시자. 그렇다면 이책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생각드네요. 진화의 산물일까, 창조의 산물일까 생각하는 작가 김보일님은 이책에서 수많은 동물들을 소개해놓고 있습니다. 다양하고 어디 동물도감에서도 흔하게 볼수 없는 희귀종들의 사진들은 눈을 자꾸 멈칫하게 만드네요. 다윈의 진화론에 기대어 작가는 국어적으로 쉽게쉽게 수많은 동물들의 모습을 기록해주었어요.
특히 포유류는 제 가슴에 불룩한, 고단백영양식 주머니까지 차고 극성으로 새끼를 돌본다. 포유류 중에서도 인간의 자식에 대한 투자 규모는 유별나다. (147P) 마냥 사랑스럽게 보이는 원숭이가족사진을 보면서 이글을 접하게 되었네요. 그러니까 이책은 상식처럼 그냥 즐기면서 읽어내려가면 좋을듯해요. 한가로이 풀밭에 누워 털을 다듬는 고양이는 베변 뒤에 모래를 발로 차면 즐거움을 주는 신경화학물질이 분비된다고 합니다. 이 유전적 이유로 고양이는 병에 걸리지 않음은 물론이고 자손들에게조차 병을 물려주지 않는다고 하네요. 글은 마냥 이렇게 씌여있어요. 동물의 특징에 대해 알고나면 새롭게 다시 보이듯이 이책을 읽고나면 뭐든지 새롭게 인식된다고나 할까요. 오랜만에 아이들 책에서 벗어나 내책이려니 하고 읽었는데 아이조차 책속 가득한 사진을 보면서 관심을 갖더라구요. 좀더크면 엄마처럼 즐기듯 책을 찾게되겠지요. 마지막 부분의 히틀러의 지극한 동물사랑편도 짧지만 강한 글이였습니다. 지식놀이터 책으로 나온 책인데 세상의 규칙을 이해할수 있는 책이라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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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다니던 시절 학교에서 달걀 부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유정란을 얻어다가 따뜻한 온도가 유지되는 인큐베이터에 보관하고서, 일정 간격으로 달걀을 깨서 병아리의 발생 정도를 관찰하는 실험이었다. 21일이면 달걀에서 병아리가 태어나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생명의 발생을 관찰하는 것이 가능했다. 처음에는 우리가 흔히 보는 흰자와 노른자의 조합이었지만 며칠이 지나자 노른자에서 분화가 일어나기 시작했고, 또 조금 더 지나자 팔딱팔딱 뛰는 심장이 생겼다. 이것도 하나의 생명인데, 관찰하기 위해서 생명을 죽이는 것이 싫다고 해서 그 실험은 조기 종료되었고, 깨지 않고 남았던 달걀들에서는 병아리가 태어났다. 유성 생식으로 태어나는 동물들은 모두 수정란에서 시작되어 저마다의 기능이 뚜렷한 각종 조직들로 분화함으로써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는 생명체가 된다. 무성 생식의 경우도 몸이 분열하거나 싹을 내거나 하는 신비로운 방법으로 개체 수를 늘려 나간다. 유전공학을 전공하면서, 그리고 제약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그 많은 유전자들이 한 치의 실수 없이 정확한 시기에 정확한 순서로 발현되고 또 그 기능을 멈추기 때문에 생명이 제 기능을 하고 있음이 항상 경이로웠다. 그 많은 동식물들의 다양한 외관은 또 어떤가. 바닷속 깊은 곳에서는 빛이 없으니 눈을 쓸 필요가 없어서 눈이 없어진 물고기도 있고, 스스로 빛을 냄으로써 먹이를 유인하는 것도 있으니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과학으로 생명을 더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창조주의 존재가 정말 있는지 생각하게 되는 것은 필연일까.
<다윈의 동물원> (2012, 김보일 지음, 북멘토 펴냄)은 그간 철학과 인문학, 국어에 관한 책들을 낸 저자가 이번에는 진화심리학을 기반으로 여러 동물들을 소개한다. '다윈의 동물원'이라는 책 제목이 잘 어울리도록 이 책 안에는 먹고 먹힘에 관하여, 성적인 유혹에 관하여, 노는 방법에 대하여, 동물과 인간에 관하여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갈라파고스 섬에서의 관찰을 기반으로 진화론을 구축한 다윈의 관점에서 보면 저마다의 생명은 저마다의 필요에 따라 진화해 왔고 그것이 생김새와 행동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저자는 동물들의 생김새와 행동에 대한 설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화심리학과 사회생물학 학자들의 이론과 책 들을 통해서 이를 인간과 연결한다. 북극곰이 하얀 색깔인 이유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붉은여왕 효과로 설명되고, 경쟁자가 있을 때 초파리의 짝짓기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톰 소여의 모험>과 프랑스 문예학자인 르네 지라르의 '욕망의 삼각형 이론'에 이어진다.자연에서, 실험실에서 관찰한 현상들을 흥미롭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재미와 지식을 동시에 전달한다. 동물을 들여다보는 것은 사람을 들여다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풍부하게 실려 있는 사진이 보는 재미를 더하고, 몇몇 꼭지의 말미에 달려 있는 지인과의 덧글 교류는 진지하게 때로는 가볍게 이어지면서 이야기를 확장한다.
다양한 동물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런 동물들을 이용하고 군림하려는 인간의 근거 없는 우월함과 잔인함이 점점 더 안타까워졌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라는 유홍준 교수님의 이야기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에게 경중 없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생명의 다양성이 보전되어 '다윈의 동물원'이 점점 더 풍성해질 수 있도록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