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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처로운 제목이었다. 또 표지에 점점이 박힌 점자 역시 그랬다. 사랑은 '느껴야' 하는 것인가.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글자라고는 여겨지지 않는 그저 오돌토돌한 '돌출'인 점자가 나를 멈추게 했다. 그리고 드는 생각하나. "사람에게서 이렇게 달콤한 냄새가 날 수 있다니. 그 냄새를 맡으면 기분이 묘해진다. 나는 그 기분이 뭔지 안다. 그래서 하트에게서 떨어진다. 내게 몸을 기대면 안 돼. 널 만지고 싶어져." p30 작가는 그의 노트에 이렇게 썼다. '가든 파티'를 읽으며 마음에 남는 것으로 칸나와 모자를 이야기한다. 이 단편에서 나는 무지개와 쟁반이 남는다. 영影과 경暻, 어쩌면 경과 하트의 사이는 햇빛과 어둠, 삶과 죽음처럼 이분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니까 사랑이 그렇게 시시해지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게 아니라도 세상에는 시시한 것들 투성이니까." p42 '조금이라도 가깝다'라는 느낌을 느끼기 위해 파자마를 벗고 서로를 끌어당기던 두 소녀의 연가는 결국 누군가의 무심함으로 끝을 내고 마는 어쩌면 기적과 같은 불행으로까지 이어지게 돼 버린다. "그건 들키면 안 된다는 두려움이라기보다는 내보이고 싶지 않다는 의지에 가까웠다." p64 두 소녀가 가진 감정이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그저 숨기기만 급급한 동성애를 정아와 유나는 굳이 감추며 은밀하기보다 그저 내보이고 싶지 않음이 서로에게 혹은 타인에게 강해 보이거나 무심함으로 변질된 것은 아닐까. 죽음의 공간을 산자들이 지나야 하는 순간 두려움이 아닌 무심해져야 하는 것처럼 사랑하면서 무심함을 미처 발견하지 못할 때 사랑은 그렇게 기적에 가까운 불행이 된다. "이언 씨,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요." p110 태생부터 후지다고 느낀다는 게 어떤 느낌일까. 이름부터 얼굴, 자신의 모든 것을 바꾸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고 믿는 한 남자의 자아 찾기는 애처롭다. 갈급해진 사랑의 대상을 찾은 낯선 도시에서 맞닥뜨린 검게 그을린 싸이처럼 보이는 '강원도 형'에게 기습적으로 '아름다움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선원, 빌리 버드> 뻔한 세상의 아주 평범한 말투, 임솔아. "선한 폭력이라는 건 누가 판단해요?" p126 오디너리 셰프가 되어 홀로 지내는 것에 만족해하는 기정을 구원해 주겠다고 등장한 선미는 기정의 공간을 자신의 공간으로 채워 나간다. 그러는 반면 그런 선미를 오롯이 받아들이고 자신의 공간을 내어주다 결국 자신을 챙겨주는 것에서 위로받는 선미에게 기정은 숨 막혀 한다. 결국 이 질문은 선미나 떠나는 기정이나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 아닐까.
<카밀라> 카밀라, 강화길.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작가는 그의 노트에서 "겨울이 다 지나갈 무렵, 여름을 그리워하며 썼다. 청량한 푸른빛이 섞인 햇빛과 산책을 떠올리며 썼다."라고 밝힌다. 어떻게 청량한 푸른빛이 섞인 햇빛이 넘치는 그런 계절에 이렇게 어둡고 서글픈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건지. 가슴이 출렁인다. "내게 사랑은 익숙해지는 어떤 과정이었다. 오래될수록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카밀라에게 사랑은 새로운 순간을 찾아내는 거였다. 설렘과 긴장감. 그리고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것." p155 자신의 전부였던 연인이 또 다른 연인을 만들어 자신을 떠났다는 사실은 어떤 절망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손에 만져질 수 없는 그리움의 크기는 도대체 얼마나 큰 상실로 되갚아지는 것인지. "열차는 다시금 출발해 너와 나를 스쳐 지나가는데, 지난밤과 낮 우리를 둘러싸던 그 노래. 사랑을 멈추지 말아요, 제발 멈추지 말아요 하고 반복되던, 고작 사랑이지만 결국 사랑이라고 울려 퍼지던 그 노래를, 무너질 듯 무너지던 천장, 은하처럼 반짝이고 터지던 미러볼, 깊은 밤 나는 흥얼거리는 걸 멈추지 못하면서, 조금은 울면서, 점점 더 멀어지면서, 우린 하나가 되진 못하겠지만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둘쯤은 될 거라고, 눈을 뜨면 사랑할 테고, 이대로 눈을 감아도 사랑을 하는 거라고, 사랑하는 류, 당신에게 꼭 말해주고 싶다고." p198 오래전에 애니메이션을 봤다. 고양이가 펼치는 환상적인 모험은 심오함을 넘어 그저 지루하기만 했다. 그 작품을 이렇게도 변주할 수 있다니 읽으면서도 화자와 류의 얼굴이 고양이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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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단편소설을 그리 좋아하지 않고, 퀴어 소설이 어떤 것인지 몰랐지만, 6명의 작가들 중 3명의 소설을 읽어보고 또, 책 소개의 글이 꼭 읽고 싶겠끔 소개가 되어 주저없이 읽었다.
책을 읽는 내내 쉽게 읽히지만 시 같기도 하고, 어둡지 않지만 어딘가 슬픈 그런 내용 같은 생각이 들었다. 쉽게 동성애 소설이라고 했을 때 가지고 있던 자극적인 소재라거나 편견을 줄 수 있을 법한 소설이 아니고 잔잔하게 우리내 살고 있는 이야기를 쓴 그런 소설이었다.
표지부터 내용까지 조용히 읽을 수 있는, 쿼어 소설보단 그냥 내 주위에 누구나 하는 생각을 가질 듯한 그런 사람 냄새나는 소설인 것 같다.
실은 나, 단 한순간이라도 나 자신이고 싶어. 그냥 아무것도 아닌 나 자신으로서 살고 싶어. 내 모습 그대로 사랑받고 싶어. '강원도 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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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곤 작가님 때문에 알게 돼서 구매하게 되었는데 책 받고 나서 표지가 진짜 점자로 돼 있어서 놀랐어요. 책 디자인 자체도 인상 깊었는데 수록 되어 있는 작품 하나하나가 다 좋은 것 같아요. 익숙한 작가님의 작품도 있었고 처음보는 작가님의 작품도 있었는데 새로운 작가님을 발견해서 좋았어요! 앞으로도 큐큐에서 나올 책 기대가 됩니다. “산다는 게 말이야, 산다는 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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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문학소설 사랑을 멈추지 말아요 입니다.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습니다. 워낙 감정적인 부분에 동화가 잘 되는 편이라서 그런가 이런 제목에 잘 움직이네요. 읽고는 이제서야 리뷰를 씁니다. 바로 가까운 곳에서도 심하게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기에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흔한 로맨스와 다름이 없는데 말이죠. 사랑이라는 것이 누가 하면 다르고 그런 건 아니듯이 많은 사람들이 알면 좋겠습니다. 이런 저런 걸 떠나서라도 책이 좋으니 읽어보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