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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과 기억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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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자가 쓴 의식과 기억에 관한 에세이다. 건조할 수 있는 소재를 다양한 영문학 작품을 인용하고 세련된 문체를 통해 풀어내기에 문외한도 흥미를 잃지 않고 읽을 수 있다.다만 기억과 의식의 이중구조라는 이 책의 메인테마가 처음부터 끝까지 지나칠 정도로 자주 되풀이되고 또 강조되기에 읽는 이들을 좀 피곤하게 만들기는 한다.사실 뇌를 이해하는 관점은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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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자가 쓴 의식과 기억에 관한 에세이다. 건조할 수 있는 소재를 다양한 영문학 작품을 인용하고 세련된 문체를 통해 풀어내기에 문외한도 흥미를 잃지 않고 읽을 수 있다.


다만 기억과 의식의 이중구조라는 이 책의 메인테마가 처음부터 끝까지 지나칠 정도로 자주 되풀이되고 또 강조되기에 읽는 이들을 좀 피곤하게 만들기는 한다.


사실 뇌를 이해하는 관점은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올 때마다 지속적으로 변화하기에 한가지 견해로 고정시키기에는 무리가 있고 의식이 작동하는 방식 역시 의식이 먼저냐 뇌가 먼저냐, 유물론이냐 유심론이냐 이원론이냐 일원론이냐 등의 논쟁이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여전히 확실한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과연 뇌에 기억이 저장되는 것일까? 양자역학 관점에서 보면 우리를 포함한 모든 물질은 사실 상 허상에 불과하다. 또한 뇌의 전기신호로 인해 관념과 정서가 발생하는 것이라면 뇌의 전기신호는 근본적으로 누가 왜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독일의 정신과학자 가브리엘 마르쿠스는 '나는 뇌가 아니다'라는 책에서 호문클루스의 예를 이용해 이런 식의 뇌 기반 유물론이 끝도없이 무한전개되는 순환논증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기도 한다. 사실 가브리엘의 이런 주장은 다른 거장들의 전통을 이은 것에 불과하다. 베르그손의 '의식에 직접적으로 주어진 것들에 대한 시론'과 화이트헤드의 '과정과 실재'를 봐도 의식이란 결코 뇌의 특정 부위를 이용해 파악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성격의 현상 혹은 존재 임을 알수 있으며 비트겐슈타인은 이런 식의 물화(物化) 시도 자체가 벌써 무의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윌리엄 제임스 역시 그의 대표작 '종교적 체험의 다양성'에서는 물리주의 심리학자의 그것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입장을 전개한다. 제임스는 종교체험에 대해 설명하면서 우리의 의식이 포착할 수 있는 현상은 실재 전체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미덕은 뇌와 의식의 구조에 대한 학문적 고찰보다는 유수의 영문학 작품에 묘사된 인간심리의 미묘한 양태를 직관적인 방식으로 감상하는데 있다고 본다.

k****4 2019.01.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