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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길도의 뷰파인더에 너를 담고 싶구나...
"길도의 뷰파인더에 너를 담고 싶구나..." 내용보기
사람들은 수면에 얼굴이 비칠 때, 물의 깊이로써 자신의 내면을 비춰내고, 그 심연(深淵)에서 자신과 마주선다.  - 가스통 바슐라르 [물과 꿈] 중에서 -   친구의 아들은 장애인이다. 인고의 세월을 옆에서 보아왔지만, 친구는 그 인고의 세월을 담아 더욱 아름다운 삶의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다. 장애인 아들을 낳았을때, 잠시 연락을 끊었던 친구는 스스로 아픔을 이겨내고
"길도의 뷰파인더에 너를 담고 싶구나..." 내용보기

 

사람들은 수면에 얼굴이 비칠 때, 물의 깊이로써 자신의 내면을 비춰내고,

그 심연(深淵)에서 자신과 마주선다.

 - 가스통 바슐라르 [물과 꿈] 중에서 -

 

친구의 아들은 장애인이다. 인고의 세월을 옆에서 보아왔지만, 친구는 그 인고의 세월을 담아 더욱 아름다운 삶의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다. 장애인 아들을 낳았을때, 잠시 연락을 끊었던 친구는 스스로 아픔을 이겨내고 고통의 작동 메커니즘으로 승화시켜 더욱 단단하고 정신적으로 성숙한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화해 있었다. 서울대를 나오고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던 친구에게 장애인 아들이 준 삶의 의미는 하나님이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이유를 알게 된 것이라고 하였다. 친구의 아들과 내 딸은 같은 반이다. 뇌성마비라 말이 어눌하고 웃음소리도 기괴하지만, 눈망울이 맑아 순수해 보였던 아이였다. 그 친구와는  음악학원도 같이 다닌다. 그 음악학원에서 부모들을 초대하여 음악콘서트가 열렸는데 친구의 아들도 무대에 서게 되었다. 다리도 불편하여 잘 걷지도 못하는 아이, 발음도 정확하지 않아 무슨 소린지 알아들을 수 없었던 아이가 무대에 서서 들려주는 목소리는 성대를 울려서 내는 소리가 아니라 마음으로만 들을 수 있는 소리였다. 그 아이의 노래가 끝났을 때 모두들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아이가 말하는 소리, 내면의 울림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고 장애인이라는 굴레와 싸우고 있는 소리없는 외침으로 느껴지고 있다.

 

이 책 파파라치는 그런 소리 없는 외침을 느끼게 한다. 말하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길도가 사진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모습에서 나는 그 맑은 눈망울을 가진 아이가 떠올랐다. 성인의 길로 접어든 길도가 미완의 독립과정을 통해 사회에 첫발을 딛으며 겪는 에피소드들은 따스함과 위로가 가득하다.

 

 

저는 얼마 전부터 이 소리 없는 세상이 갖고 있는 중대한 문제점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어요. 바로 ‘초대할 수 없다’는 것이에요. 누군가를 잘 데리고 들어왔다고 생각하고 뒤돌아보면, 그 사람은 길을 잃고 어딘가에 떨어져 있곤 해요. 어쩌면 제가 길을 잃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초대할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지 하고 생각도 해봤어요. -p308

 

 

부모님으로부터 독립을 꿈꾸던 길도가 불법복제인지 모르고 했던 아르바이트로 경찰관 아저씨와 팔짱 사내에게 호되게 당하고 있을 때였다. 그때 구원투수로 등장한 한상욱 신부님께 디지털 카메라를 받게 된 후부터 길도는 카메라에 세상의 모든 것을 담고자 하는 꿈을 꾼다. 나뭇잎 하나 없는 마로니에 나무를 보며 ‘녹색의 푸름’을 떠올렸다 말하는 길도. 헐벗고 어두운 갈색의 마로니에 나무에서 잠재된 생명력을 , 찬란한 푸름을 상상하는 길도의 이런 신묘한 통찰력은 본격적으로 ‘파파라치’라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빛을 발한다. 소리없는 세상에서 끊임없이 그 무언가와 교감을 갖기 위한 안간힘이 그런 통찰력으로 다듬어지게 된 것이다. 통통 튀지만 직장생활에 회의를 가지고 있던 의뢰인 ‘나애리’ 에게는 동료의 소중함을, 무언가 묵직한 느낌과 함께 어둠의 그늘이 감지되는 ‘오희나’ 아줌마에게는 '살아만 다오‘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평소 다정한 아버지와 남편이지만 알코올만 들어가면 단기기억상실증에 빠져 가족에게 상처를 주는 IT회사 부장에게는 가정의 모습을, 병들어 지쳐가는 코끼리 작가에게는 과거의 소중한 꿈을,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세계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만화가 장석주에게는 디지털과 마주하는 방법을 제시하여 준다.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시끄럽고 복잡한 세상에서 상처받는 이들의 마음을 보려하는 길도의 시선은 그들의 아픔을 꿰뚫어본다.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장애인 길도에게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은 타인의 아픔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외적인 장애보다 내면의 아픔으로 고통받고 있는 모습은 바로 현대인의 모습이다. 이 책은 제1회 황금펜 영상문학상 금상 수상작이다. 책을 보았을 때 참 이쁜 책일거라는 상상을 했었는데 그 안에 담겨진 내용은 더 이쁘고 착하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가끔 미소를 짓게 하며 때론 눈물도 흘리게 한다. 겉으로 보여지는 장애가 진짜 장애가 아니라 마음이 병들고 외로운 이들이 많아지는 정신적인 장애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이들이 더 많은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비록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눈망울이 맑은 그 아이가 세상에 첫 발을 디딜때 디딤돌이 되어주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파파라치 길도의 뷰파인더에 너를 담고 싶구나.. 한울아 ! 너의 멋진 미래를 세상에 보여줘.. 우리 한울이 화이팅 ! ^^ 

 

 

 

셀카가 미니홈피를 가득 메우고 계시나요?

친구들과 어깨동무 한 사진들이 식상하셨나요?

항상 브이를 날리는 야속한 친구와 절교를 생각해 보셨다고요?

머리를 멋지게 날리고 있는 연예인의 사진이 부러우셨다고요?

이제는 더 이상 고민하지 마세요

당신의 일상에서 흘려보내는 멋진 순간을 전문가의 뷰파인더에 담아드리겠습니다

당신조차 낯설고, 치명적인 매력을 발견할 기회. 당신의 일상을 담아드리겠습니다.

-파파라치. www.iampaparazzi.net



*카스트로 폴로스님 감사히 읽었습니다 ^^*
YES마니아 : 플래티넘 k********2 2012.04.14. 신고 공감 13 댓글 22
리뷰 총점 종이책 주간우수작
사진으로 소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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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 갱신을 위해 오랜만에 증명사진을 찍었다. 거울 앞에서 매일 마주치던 얼굴인데도 3×4cm명함판 사진으로 받아보니 사진 속의 인물은 내가 아닌 듯 낯설어보였다. 나는 누구일까? 이 사진 속의 인물을 나라고 증명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사진 속의 나는 현실의 나와 얼마나 닮아있을까. 파파라치라는 단어를 들으면 유명인들의 스캔들이 생각난다. 죽자고 덤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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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 갱신을 위해 오랜만에 증명사진을 찍었다. 거울 앞에서 매일 마주치던 얼굴인데도 3×4cm명함판 사진으로 받아보니 사진 속의 인물은 내가 아닌 듯 낯설어보였다. 나는 누구일까? 이 사진 속의 인물을 나라고 증명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사진 속의 나는 현실의 나와 얼마나 닮아있을까.


파파라치라는 단어를 들으면 유명인들의 스캔들이 생각난다. 죽자고 덤벼들어 남의 사생활을 캐려는 사진가들을 우리는 파파라치라고 부르지 않나. 사실 거리 곳곳에서 24시간 돌아가는 카메라 앞에 서 있는 우리는 알게 모르게 파파라치의 뷰파인더 안에서 포즈를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제목이나 표지에서 주는 느낌보다 내용이 더 알차고 재미있는 책을 읽었을 때의 기분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계란을 톡 깨뜨렸을 때 노른자 두 개를 본 느낌? 무심코 주문한 책의 이벤트에 당첨된 느낌? 혹은 대충한 요리가 특별히 맛있게 됐을 때의 뿌듯함?


이 책은 내게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다. 기대 없이 슬쩍 펼친 책 속에서 길도의 눈으로 본 세상은 흐뭇하면서도 마음이 아렸고, 안타까웠으며 즐거웠다.


들을 수 없어서 말하지도 못하는 농아인 길도는 열아홉 살이 되자 열 살짜리 조카인 다홍이와 둘이서 독립적인 생활을 시작한다. 길도의 직업은 파파라치. 하지만 유명인들의 곤혹스런 사진을 찍어 대중의 호기심을 채우는 파파라치가 아니라 정당한 의뢰에 의해 일반인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낸다는 점이 여느 파파라치와는 다르다. 조용한 세상에서 살다보니 다른 사람의 모습을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남다른 길도는 의뢰인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대체로 만족스러운 파파라치의 생활을 이어간다.


자신의 모습을 파파라치 해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자신의 객관적인 모습이 궁금한 사람들이나 자신의 현재를 추억으로 잘 간직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다. 의뢰인들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광고된 문구를 보고 재미삼아 파파라치를 신청했다가 뜻밖에도 자신의 숨겨진 모습을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찍은 길도의 사진에서 자신도 미처 몰랐던 아픔에 대한 위로를 받고 기뻐한다. 길도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의뢰인들이 가진 문제를 그 나름대로 해결해주기도 한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착한 사람들이어서 읽고 나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감동을 받았다. [지킬&하이드]처럼 술을 마시면 자신도 모르게 폭력적으로 변해 가는 사람을 파파라치 했을 때조차도 길도의 선한 의도를 알게 된 의뢰인이 길도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편지를 전하는 것처럼 이 책에 나오는 의뢰인들은 모두 길도에게 자신의 응어리를 풀어준 것에 대해 감사해하고 있다.


400쪽이 넘는 조금은 두꺼운 책이지만 9편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식으로 연결되어 지루한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다. 결국 이 책에서도 소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청각장애아인 길도에게 오히려 커다란 위로와 도움을 받는 다는 내용은 우리에게 신체의 장애보다 정신의 장애가 더 위태롭다는 걸 알려준다. 길도의 뷰파인더에 비치는 내 모습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길도처럼 따뜻한 가슴으로 나를 봐주는 그런 눈길이 있을까봐 신호등 앞에서 공연히 웃음 한 번 지어본다.



t******e 2012.05.06. 신고 공감 11 댓글 24
리뷰 총점 종이책
처음만나는 따뜻한 파파라치
"처음만나는 따뜻한 파파라치" 내용보기
파파라치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이미지는 '몰래 누군가를 훔쳐보고, 악의적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들이 연상된다. 자연스럽게 파파라치 라는 제목을 보면 자연스럽게 흉악한 느낌, 범죄와 연루된 느낌이 떠올랐다. 들리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더 자세히 보게 되는 주인공이 담는 사진의 독특한 의미와 당신의 일상을 찍어드린다는 독특한 심리가 만나 이 책
"처음만나는 따뜻한 파파라치" 내용보기

  파파라치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이미지는 '몰래 누군가를 훔쳐보고, 악의적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들이 연상된다. 자연스럽게 파파라치 라는 제목을 보면 자연스럽게 흉악한 느낌, 범죄와 연루된 느낌이 떠올랐다. 들리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더 자세히 보게 되는 주인공이 담는 사진의 독특한 의미와 당신의 일상을 찍어드린다는 독특한 심리가 만나 이 책속에서 만나는 '파파라치'는 반갑고 신선하고 독특하다.

 

  ○ 독특한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파파라치 길도.

  한 때 LP판을 CD 디스크에 옮기는 방법으로 아르바이트 아닌 아르바이트를 했던 길도가 독립을 선언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작했던 일이 바로 '당신의 일상을 찍어드리는 파파라치' 였다. 길도가 추구하는 파파라치는 누군가가 바라본 시선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모습을 남이 찍어주는 모습을 바라는 사람들의 독특한 심리를 자극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파파라치의 피사체들은 모두들 조금씩 독특한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길도만의 방식으로 진중하게 찍어나가는 사진들은 자연스럽게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멀리서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위로한다. 길도는 사진을 찍기 전 그래도 조금이나마 자신의 방식으로 의뢰인을 이해하려고 하고, 의뢰인이 어떤 의도로 자신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의뢰했는지를 알아나가려고 노력했다. 그런만큼 길도의 사진은 의뢰인의 마음속에 깊게 다가왔고 자연스럽게 의뢰인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 따뜻하고 참 좋았던 책

  두툼하고 많은 내용이 담긴 이 책에는 많은 상처받은 사람들과 그리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저마다 자연스럽게 위로하는 길도만의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다. 어쩌면 길도가 가지고 있는 듣지 못하는 점은 그만큼 더 잘 볼 수 있고, 남을 더 잘 생각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두툼해서 많은 의뢰인들이 지나쳐간 이 책은 그만큼 따스함으로 의미를 간직했다.

  어쩌면 나도 길도에게 부탁을 해서 나의 숨겨진 일상을 찍어달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길도는 사람들이 가진 마음의 상처를 독특하게 치료해주는 묘약같은 존재였다. 어쩌면 그의 시선으로 바라본 나의 모습은 나도 모르는 상처가 있을지도 모르고, 길도의 사진을 보면서 나 역시 치유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책장을 덮으며 가격을 보고 살짝 놀랐다. 400쪽이 넘는 비교적 방대한 분량인데다가 내용도 에피소드도 탄탄하게 많이 들어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도 적당히 착해서 이보다 더 비싸도 충분히 감당할만한 책이라고 생각할만큼 매력적이였다. 간만에 만나는 따뜻하고 재미있는 책이라 더욱 더 즐겁게 읽었다.

  요즘 너무 바빠서 읽고 싶어도 제대로 읽지 못해 평소같으면 금방 읽었을 책을 오래오래 붙잡고 있어서 한 편으로는 서평단에 선정된 내가 민망할정도로 늦게 리뷰를 올린 점에 미안함을 느낀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만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YES마니아 : 골드 m******2 2012.03.27. 신고 공감 11 댓글 22
리뷰 총점 종이책
당신을 위해 치유제같은 사진을 찍어 드립니다.
"당신을 위해 치유제같은 사진을 찍어 드립니다." 내용보기
사진은 삶에 대한 기록이다. 한 사람의 일생을 기록하고 추억을 기록하고 찰나의 순간을 기록한다. 사진을 보면 자신에게 어떤 경험이 있었는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쉽게 반추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진을 찍지만 자신이 자신의 주인공이 되면 평소의 모습보다는 쑥스러워 하는 표정이나 잔뜩 굳어버린 모습, 그도 아니면 잘 찍히고 싶은 욕심이 반영된 약간은 과장된 모습이
"당신을 위해 치유제같은 사진을 찍어 드립니다." 내용보기

 사진은 삶에 대한 기록이다. 한 사람의 일생을 기록하고 추억을 기록하고 찰나의 순간을 기록한다. 사진을 보면 자신에게 어떤 경험이 있었는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쉽게 반추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진을 찍지만 자신이 자신의 주인공이 되면 평소의 모습보다는 쑥스러워 하는 표정이나 잔뜩 굳어버린 모습, 그도 아니면 잘 찍히고 싶은 욕심이 반영된 약간은 과장된 모습이 되어 버리기 쉽다. 그렇기에 가장 자연스러운 사진은 몰래 찍은 사진이 된다. 그런데 이런 몰래 찍히는 사진을 사진이 찍힐 당사자가 자진해서 요청한다면? 스스로를 파파라치 해달라도 요구한다면?

 

 

 파파라치의 사진은 숨기고 싶은 사실을 들춰낼 때가 많다. 그리고 이득이 되는 사진을 위해서면 물불을 가리지 않기에 피사체에게 고통이 된다. 하지만 이 소설 속 길도의 파파라치는 다르다. 선천적 농아가 가진 귀가 들리지 않아서 농아가 된 길도는 누나의 해외 부임을 계기로 누나의 집에서 조카를 돌봐주며 독립을 하게 된다. 그리고 독립을 위해 시작한 일이 바로 파파라치이다. 누군가의 일상을 몰래 찍어주겠다는 길도의 파파라치는 각각의 개성 넘치는 사연의 주인공이 피사체가 된다. 그리고 사람과 사물의 본질에 대한 접근에 민감한 소질을 가지고 있는 길도이기에 그 사진은 특별하다.

 

 

 특별히 화질이 좋은 것도 아닌 보급형 똑딱이 카메라를 손에 든 길도는 손에 보이는 모습을 담아 내는 사진을 찍는 사진사가 아니다. 일상의 모습을 담아주겠다는 홈페이지의 문구처럼 일상적인 의뢰자의 삶을 관찰하며 그 대상의 가장 근본적인 모습을 포착하려 노력하고, 파파라치 의뢰를 받으면 그 의뢰 속에 담긴 의뢰자의 진실한 의뢰를 찾아내려 한다. 때로는 자신의 작업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때로는 완벽하게 은폐하며 사진을 찍는 길도의 사진은 피사체가 온전히 담길 때도 있지만 때로는 주변인물의 모습만을 담아내기도 한다.

 

 

 그렇기에 길도의 사진은 단순한 사진이 아니라 치유의 사진이 된다. 회사를 그만 두고 싶었던 직장인이 자신의 자신에 힘을 얻어 다시 직장 생활을 영유할 결심을 하게 만들기도 하고, 남편과 아이를 잃은 후 삶의 의욕을 잃고 있던 여인이 자신의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깨달아 무기력하게 반복하기만 하던 아슬아슬한 삶에서 벗어나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기도 한다.

 

 

 뛰어난 사진가는 화려한 조명과 현란한 화장이 없어도 어떤 인물의 순간적이고 매력적인 표정을 잘 포착해 낸다. 그리고 그 찰나의 포착은 그 사람의 본질을 잘 드러내고 있을 때가 있다. 살아가며 형성한 페르조나 그 밑에 존재하는 한 인간의 근본적인 모습, 그 모습을 포착하는 것이 사진이라는 점에서 길도는 뛰어난 사진사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길도의 작업은 쉽지만은 않다. 사진을 찍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숨겨진 비밀에 접근할 때가 있고, 의뢰자의 사진을 찍다보면 의도적으로 특정한 느낌을 주는 사진을 찍거나 보정 작업 시에 외부적 조작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비밀을 엿보았을 때 그 비밀을 의뢰자에게 알려야 하는지 또는 사진을 조작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좋은 의도에서 시작한 일이 꼭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 것을 아는 이상 이런 길도의 고민은 진지하게 이루어질 수 밖에 없고, 자신과 삶에 대한 성찰이 될 수 밖에 없다.

 

 

 이야기 속 길도의 장애는 아름답게 포장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이 소설은 참 따뜻하다. 길도와 주변인들은 길도의 장애에 대해 불평하기보다 장애를 수용한 후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결핍은 다른 이를 부러워하게 하지만 모든 것을 충족한 것이 반드시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드러낸다. 소설 속 가장 행복한 인물은 장애를 가진 길도인 것처럼 주변의 소소함에 행복을 느끼는 자가 행복할 수 있다.

 

 

 길도의 주변인물은 한결같이 따뜻한 인물들이다. 친구 민규가 일하는 작은 아버지의 카센타는 전과자의 사회 적응을 돕는 곳이고, 길도의 여자 친구 화심은 길도의 장애가 아닌 길도의 순수한 마음을 볼 줄 아는 인물이다. 길도의 조카 다홍이는 어린 나이에게 편모 가정인 집안 환경에 대한 불평 대신 자신의 엄마를 배려하고 장애가 있는 삼촌을 앞서 챙길 줄 아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이 소설 속 세상은 소박하지만 행복한 세상이다.

 

 

 오랜만에 참 따뜻한 소설을 만났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w******6 2012.03.28. 신고 공감 7 댓글 23
리뷰 총점 종이책
아픈 인생을 치유해주는 '파파라치'
"아픈 인생을 치유해주는 '파파라치'" 내용보기
『파파라치』황금펜 영상 문학상 금상 수상작이란다.많이 들어본 말이다.아직까지는 우리나라 정서에는 익숙하지 않은 말인 듯하다.그래도 파파라치를 보는순간 왠지 책에 내가 끌리는 기분이 든다.나의 마음속에 『파파라치』를 집어 넣고 싶어졌다.책을 처음 접하는 순간 내용이 재미가 난다.읽기 쉬운 책이고 재미도 있는 책이란걸 느낀나는 속도를 내서  읽어보았다.색다른 형식의 책
"아픈 인생을 치유해주는 '파파라치'" 내용보기

파파라치』황금펜 영상 문학상 금상 수상작이란다.많이 들어본 말이다.아직까지는 우리나라 정서에는 익숙하지 않은 말인 듯하다.그래도 파파라치를 보는순간 왠지 책에 내가 끌리는 기분이 든다.나의 마음속에 『파파라치』를 집어 넣고 싶어졌다.책을 처음 접하는 순간 내용이 재미가 난다.읽기 쉬운 책이고 재미도 있는 책이란걸 느낀나는 속도를 내서  읽어보았다.색다른 형식의 책이다.책속에서 다른사람의 사진을 찍으며 여러 일들이  전개되는 내용이다.말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길도라는 주인공이 방황하다가 카메라란 것이 자기에게 참 재미 있는 물건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어떤걸 찍어도 모두 과거형으로 만들어 버리거든요.늘 현재를 살 수 밖에 없는 우리들에게 '뒤돌아보며 살게.그래서 똑같은 실수를 하지 말게.'하는 신의 메세지가 담긴 물건이라고 생각해요".p45

그래서 카메라를 한상욱이란 신부님이 길도에게 주면서 내용이 시작한다.길도의 사진이 치유의 힘을 담고 있다는  확신 때문에...

 

  (길도의 수첩에 쓰여진 이력내용)

1.저는 말하지도,듣지도 못합니다.하지만 입모양을 보고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2.입모양을 정확히 발음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3.이길도(李吉道),1992년 10월 19일생(양력),혈액형 B형

4.(446-954)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 진달래 아파트 가동 419호

.

. (중간생략)

.

8.필기구를 좀 빌릴 수 있을까요?

9.제발을 밟고 계십니다.

10.햇빛을 가리고 계십니다.      -  p 22

목에 걸린 긴 끈의 수첩과 가슴을 가로지르는 가방.오른손 꽉쥔 납작한 카메라.그리고 먼가를 주시하는 날카로운 눈빛.길도의 모습이다.

 

 

 

 

 

당신의 일상을 담아 드리겠습니다.-파파라치-

 

www.iampaparazzi.net           p-59

 

이 내용으로 인터넷이나 주변에 광고를 내서 부모님에게서 독립하여 살아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처음 시작하는 직업인대도 내가 보는 길도는 아주 충실히 잘하는것 같아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주면서 자기 자신도 살아가는 힘이 나니 말이다.

 

<길도가 의뢰받은 손님들의 이야기>는 여러사람이 나온다.첫번째이야기는 나애리 평범한 직장인인대 결혼하기위해 멋진 사진을 부탁해서 길도의 사진을 받아보고 너무 좋아한다.두번째는 오휘나다 오휘나는 반년전에 남편과 아이를 교통 사고로 잃고 주변인들 사진을 부탁하는대 길도의 사진을 보고 마음을 치유한다.죽은 남편과 아이를 아픈 기억에서 좋은기억으로 치유하는 내용이다.세번째는 정윤정인대 그녀는 결혼후 남편과 이민을 가니 주변인들 사진을 부탁한 것이다.그와중에 윤정이를 스토킹하는 사람을 사진으로 치유해주고 정윤정도 기분좋은 마음으로 이민가게 만든다.세번째는 김부장(김찬진)이다.그는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위해 밤낮으로 일하다 보니 자기몸안에 쌓인 스트래스를 풀지못하고 가족에게 나타나는 그런 병을 가지고 있었다.아무래도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스트래스로 생기는 이병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든다.김부장도 아이 사진과 와이프 사진을 보여줌으로 병원서 치료를 받고 있단다.다섯번째는 코끼리라는 얼굴에 병을 가진 사람이다.길도가 고등학교시절 코끼리에게서 정신적으로 도움을 받은바 그녀의 실체를 찾기위해 노력한다.그녀는 얼굴을 보이게 사진 찍으면 두배로 더준다고 했다,자기 얼굴이 이상하니 얼굴가리고 살아가는 불쌍한 사람이다.코끼리도 길도 사진을 보고 얼굴을 보이며 편안해진다.여섯번째는 장석주라는 반화 작가이다 20년을 만화가로 살아오니 매일매일 만화를 서서 출판사에 보내야하는 강박관념이 자기안에 개로 변하는 모습의 꿈을 꾸면서 의뢰를 부탁한다.장석주도 길도의 예리한 눈으로 개를 길에서 죽이는 사진으로 만들어 장석주안에서 끄집어 내면서 치료를 해준다.길도는 여러 사람들이 길도의 사진을 보면서 감동하고 운다.그럼으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그런 멋진 사진을 찍는 파파라치인것이다.

 

<길도 주변인들과 작가의 마음을 나타낸 내용들>은 작가의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시면서 『파파라치 』를 쓰게 된다.길도의 부모님 아버지는 이정복 우유배급 사장님이시고 한희자 어머니는 묵언서점 사장님이시다.두분에 인자하심이 길도를 이렇게 키워주신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길도를 믿어주신 것이 이렇게 훌륭하게 만든것 같다.한희자라고 어머님을 호칭한것은 작가가 자기의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글을 썼기 때문이다.

 

길도가 한상욱 신부님께 여러가지로 도움을 받았다.카메라도 받고 의뢰인의 사진을 찍을 때마다 난해하면 신부님을 찾아서 여러가지 당부를 들었다.

"길도야, 내 당부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 찾아 왔다.지난 번 네 얘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그리 이상할 것 없다고 생각했었지만,한참을 다시 고민해보니 여간 마음이 걸리더구나.다름이 아니라 의뢰인 이외의 다른 사람이 네 포커스에 들어올 때에는 여러번 생각을 해본 후에 결정해야 할 거라고 생각해.~~중략~~전에도 얘기 했겠지만 길도의 사진이 치유의 사진이 되리라는 것에는 한 점 의혹이 없지만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상처의 사진과 그 경계가 매우 모호하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는 거야 알겠니?"                                                                       -  p 176

 

그래서 길도는 여러사람을 대할때마다  한번이라도 더 생각한다.길도에게 없어서는 안될 인물 그의 조카 다홍이가 있다.다홍이는 길도의 입이 되어 여러 사람들에게 설명을 하거나 필요로 할때 마다 그를 도와준 특별한 조카이다.파파라치로서 들어가기 힘든 장소도 다홍이랑 같이가면 다 해결되었다. 똑똑하고 귀여운 케릭이다.다홍이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엄마랑 살다가 엄마가 일본으로 공부하러 가면서 삼촌과 살기 시작한다.삼촌과 살면서 자기집 화단에 백일홍이란 꽃을 보면서 항상 엄마를 그리워 한다.여기서 백일홍은 작가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 백일홍을 선택한 것이다.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자기 마을을 조카인 다홍이에게 심어주면서 백일홍이란 꽃으로 나타낸 것이다.백일홍이란 꽃을 보면 나도 지금은 왠지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꽃으로 변할것 같은 생각이든다.

 

길도에게는 화심이라는 애인이 있다.그녀는 대학교에 다니면서 길도에게 필요한 정보를 알아봐준다.거짓말도 많이 늘었다고 말한다.화심은 길도와 조카에게 음식도 해주고 같이 놀아준다,길도의 또다른 매니저라고나 할까?? 조카 다음으로 두번재 매니저인 것이다.화심으로 인해 독립생활을 더욱 편안하게 만들었다.화심이 여러가지 부업일도 알아봐준 그런 사람이다.두사람의 사랑이 오래 가길 기도한다.길도와 화심의 여러 사랑이야기 들로 재미를 더해준 듯하다.

 

길도의 친구 민규가 있다.민규는 정비소에서 일하면서 길도에게 진동이라는 음악을 들려주는 친구다. 민규의 작은아버지는 교도소 재소자를 치료해주는 그런분으로 나온다,요즘 현대사회에서 꼭 필요한 분인것 같다.민규와의 우정또한 오래가길 바라는 마음이다.그리고 작은 아버지 같이 좋은일 하시는 분들이 많아지는 그런 사회가 되길 바란다.

 

<작품을 마치면서> 온가족이 산으로 등산을 간다.아는분들을 초대해서 간것이다.산에 오르다가 길도의 눈에 순간적으로 날파리가 들어가서  당황한 길도는 눈을 비비며 쓰러진다.

소리도 빛도 없는 세상. 그 안에서 길도는 혼자되어 계속 도망치고 있는 것이었다.갇혀 있는 어둠속에서 불행의 손이 쭉 벋어 나와 길도를 휘감을 것만 같았다.길도가 있는 힘껏 내달리면 내달릴수록 길도의 곁으로 다가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가족들도 길도가 눈을 감고 있으니 서로간에 소통이 단절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고 있었다.~~중략~~다홍이가 쓰고 있던 비니를 길도에게 던짐~~중략~~한숨을 몰아쉰 길도는 다홍이의 비니에 코를 끙끙대고 냄새를 맡고 있었다.길도를 가둬두었던 어둠이 조금씩 틈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조카의 친숙한 냄새로.                                            - p 409

길도의 눈에 날파리가 들어간 걸 안 여러사람들은 웃기 시작했다.여기서 길도의 귀가 안들리는 아픔을 가족이라는 친숙한 냄새(조카의 비니냄새)로 치유한 듯하다.혼자서는 살기 힘든 세상이다.가족이 있음으로 이렇게 좋은글이 완성되는것 같다.작가도 어머니가 가족이 많이 그리운 듯하다.나도 가족이 그립다.부모님이 너무 보고파진다.아이들에게 사랑으로 잘해주리라 생각을 해본다.아주 잔잔한 행복이 이책을 통해 나에게도 전달되는 듯하다.읽기를 잘한것 같다~~

 

k*****7 2012.03.19. 신고 공감 6 댓글 7
리뷰 총점 종이책
세상이 다 힘든것만 있는 건 아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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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라치 하면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더 많은 것은 사실이다. 누군가의 사생활 촬영으로 누군가는 돈을 벌고 누군가는 아파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 파파라치의 의미를 다르게 만든 책이 있다.   19살 길도. 우리 사회는 그를 벙어리 혹은 농아라 칭하며 장애인으로 분류한다. 그런 길도가 과연 독립할 수 있을까? 큰 누나의 일본 발령으로 길도는 10살 어린 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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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라치 하면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더 많은 것은 사실이다. 누군가의 사생활 촬영으로 누군가는 돈을 벌고 누군가는 아파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 파파라치의 의미를 다르게 만든 책이 있다.

 

19살 길도. 우리 사회는 그를 벙어리 혹은 농아라 칭하며 장애인으로 분류한다. 그런 길도가 과연 독립할 수 있을까? 큰 누나의 일본 발령으로 길도는 10살 어린 조카와 같이 살게 된다. 부모님의 일터인 우유보급소나 서점이 아닌 자신의 일을 갖기 위해 길도는 무엇을 할까 고민하게 된다. 몇 년 전 신부님에 의해 카메라를 만나게 된 길도는 카메라 안에 사람들의 모습을 담기로 마음먹는다. 일명 파파라치. 유명한 사람들의 사생활을 캐고 귀찮게 따라다니는 그런 의미가 아닌 의뢰를 받아 그 사람의 생활을 따라가며 셔터를 누른다. 셔터를 누르면서 길도는 자신의 다른 능력을 알게 된다. 피사체 이면에 녹아 있는 사람들의 삶이 느껴지고 아픔이 느껴지고 생활이 느껴진다. 길도는 사람들의 그런 모습을 외면할 수 없다. 화려하고 값 비싼 그런 장비를 가지고 움직이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똑딱이 카메라를 가지고 우리가 보지 못한 세계를 보는 길도의 사진에서 사람들은 위안을 받고 위로 받는다.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의뢰를 받아 일하는 길도를 통해 우리는 세상의 어떤 면을 알고 싶은 것일까? 또 우리는 평범하지 않은 친구.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길도를 통해 어떤 부분에 위로 받고 싶은 것일까? 사람들은 점점 화려해지고 자신만이 최고인 척 살아간다. 누구에게도 위로 받지 않고 누구도 위로해 줄 마음의 여유는 없다. 혹시 내가 저 사람들에게 책 잡히는 것은 아닐까? 조금이라도 약점이 잡히면 날 무시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기도 한다. 수 없이 비교하고, 수많은 시간 남들보다 더 가지려고 버둥거린다. 가장 좋은 모습, 가장 행복한 모습인 양 웃음 짓고, 많이 배운 척, 돈이 많은 척 다른 가면을 달고 산다. 하지만 정작 마음 안은, 정신은 썩어 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손 내밀 줄 모르고, 마음을 열 줄도 모른다.

 

길도는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을 잘 관찰할 수 있다. 사람들의 눈빛이, 얼굴 표정이, 행동이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하고 파악한다. 길도는 가진 사람들에 의해 위로 받고, 동정 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생각해 본다. 정작 동정 받고 위로 받아야 할 사람들은, 가진 것은 많지만 감사할 줄 모르고, 없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길도의 눈을 통해 본 세상은 따스하다. 그는 빨리 빨리를 외치지 않는다. 다만 더 오래 기다리고, 더 오래 참는다. 최고의 표정, 최고의 행복한 순간을 잡아내기 위해서 오랜 시간 인내한다. 또한 길도는 누구보다 이 냉혹한 인생을 이겨낼 줄 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은 우선 마주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안에 함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안에서 함께 마주 서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방황하는, 망설이는 자신을 바라보느라 그 안에서 마주 설 수 없었던 것이다. (357)

말을 할 수 없는 친구도 인생 앞에, 자신의 아픔 앞에 마주서고 바라본다. 자신이 가진 핸디캡이 무엇인지 알고 마주서고 이기려고 노력한다. 독립이라는 이름으로... 하지만 일반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그래서 길도의 사진으로 위로 받으려 했던 것일까? 의뢰인들의 인생은 평범한 것 같지만, 길도는 결코 평범하게 바라보지 않는다. 그 사람들의 아픔을 발견하고 위로가 되는 사진을 건낸다. 참 멋진 청년을 만났다. 우리 사회에 이런 청년이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

 

사진이란 참 묘하다. 내가 알지 못하는 순간의 찰나를 간결하면서 사실 그대로를 만나게 해 준다. 사진은 그래서 위로가 되고, 아픔이 되고, 기쁨이 되고, 추억이 되는 모양이다. 우리 동네에 길도 같은 청년이 있다면 나도 파파라치를 의뢰하고 싶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만나는 나의 모습에서 길도는 어떤 “나”를 발견하게 될지 궁금하다. 또 나는 어떤 위로를 받고 싶은 사람인지 알고 싶다. 하지만 파파라치에 의뢰하기 전 생각해 봐야 한다. 내 안의 나를 만나는 시간.. 누구도 늦지 않았다. 내 안의 나를 만나 조금이라도 편안하고 행복한 인생이 되면 좋겠다.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해 인생을 살아주지 않는 다는 걸 명심하면서...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k*****3 2012.07.29. 신고 공감 6 댓글 12
리뷰 총점 종이책
참 착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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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빈둥대는 생각으로 머리를 채울 때가 있다.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나름 그 안에서 즐거움을 발견하고 쳇바퀴에 질려 멀미하지 않으려면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 이 책「파파라치」의 소재가 재미있다.     “당신의 일상에서 흘려보내지는 멋진 순간을 전문가의 뷰파인더에 담아드립니다. 당신조차 낯설고, 치명적인 매력을 발견할 기회. 놓치지 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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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빈둥대는 생각으로 머리를 채울 때가 있다.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나름 그 안에서 즐거움을 발견하고 쳇바퀴에 질려 멀미하지 않으려면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

이 책「파파라치」의 소재가 재미있다.

 

 

“당신의 일상에서 흘려보내지는 멋진 순간을 전문가의 뷰파인더에 담아드립니다. 당신조차 낯설고, 치명적인 매력을 발견할 기회. 놓치지 마세요.” (p.18)

 

중소기업 회사원 나애리, 파트타임 주부 오희나, 인테리어 회사원 정윤정, IT회사 부장 김창진, 만화가 장석주는 각자의 이유로 주인공 길도에게 자신을 파파라치 해줄 것을 의뢰한다. 길도가 전단지에 넣은 내용과는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의뢰한 의뢰인도 있지만 때로는 그것조차 길도에 의해 각색되고 재탄생되어 갈등관계가 봉합되기도 한다.

좁혀지지 않을 것 같은 첨예한 대립에 있는 양쪽을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객관적으로 양쪽의 입장을 대변해줄 때 오히려 쉽게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있다.

길도의 파파라치도 그런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남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것, 드러난 것과 감추어진 것 중 어떤 것이 더 진실에 가까울까 하는 물음이 맴돌았다.” (p.107)

 

또 사람들은 누구나 약간의 관음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늘 그것이 내가 아닌 상대방을 향한 것이지만 길도의 파파라치 광고는 ‘나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내면을 향한 관음욕구를 불러일으킨 것은 아닐까? 앞에서 말했던바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에게서 나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 누군가 강하게 뒤통수를 후려친 것처럼 ‘아~!!’하며 깨닫고 고민이 해결될 때가 종종 있기 때문에 카메라의 렌즈라는 3자의 눈으로 본 ‘나’를 직면해보는 것은 의미도 있고 재미있는 일인 듯싶다.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 모두 애초에 길도에게 의뢰한 의도와는 다르게 자신의 사진이 찍힌 것을 보고 이면의 의미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참 착한 소설.

참 착한 소설이다. 처음 「파파라치」라는 제목과 표지 일러스트를 보고 출판사 이름을 봤을 때는 추리소설이라 짐작했다.

그런데 추리소설과는 전혀 성격이 다른 성인성장소설이었다. 청소년성장소설이라 해도 무방하겠지만 등장인물이 모두 성인이다 보니 성인성장소설이라 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그 형제님의 행동은 아무래도 스토킹이라고 생각되는 구나.” (p.155)

 

길도에게 의뢰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이 된다. 심지어 스토커조차도 길도의 예리한 편집과 센스 있는 각색으로 죄를 뉘우치고(?) 새 사람이 된다. 그리고 길도를 도와주는 다홍이, 화심이, 민규, 한상욱 신부는 길도가 찾으면 늘 달려온다. 그리고 의뢰인과 주변인들에게 사진과 편지들을 전달하고 또한 아무렇지도 않게 위장해 들어가서 사진을 찍는 행동들이 모두 가능하다. 택배기사로 변장하고 전공하는 대학생으로 견습하러 왔다고 얘기하고 사회복지사라고 거짓말해서 슈퍼 아줌마에게 물어보면 가정사를 꿰뚫을 수 있다.

 

 

“일본식선술집[내가사께], 사교댄스강습소[앉으나 서나 스텝생각], 대폿집[목포고모”(p.125)

 

하다못해 책에 등장하는 술집이름조차 [내가사께], 사교댄스강습소조차 [앉으나 서나 스텝생각], 대폿집은 [목포고모]다. 책을 읽을 때는 ‘이건 너무 유치한 거 아닌가~’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애초부터 작가가 의도한 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파파라치]라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의 제목 자체도 작가에 의해 갈등을 해결하고 등장인물이 새롭게 각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의미로 쓰였다. 그래서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애초부터 착한 사람들이 자신의 착한 면모를 더욱 더 발견하고 그럼으로 한 단계 성장한다. 길도를 포함한 주변인들의 면모 또한 착하디착하다. 안 되는 일이 없다. 술집이름도, 댄스강습소이름도, 대폿집 이름도 착하다.

현실과는 다소 괴리되었지만 불편하지 않다.

현실보다 더 작위적으로 악랄한 내용이라면 책을 집어 던지고 싶었을 테지만 내가 살아가는 현실보다 훨씬 더 착한 내용들이라 마지막 장을 덮으며 슬쩍 웃음 지을 수 있었다.

 

현실에서 길도처럼 [파파라치]를 광고하면 실제로 의뢰하는 사람이 있을까?

만약 의뢰가 들어와도 문제다. 길도처럼 자신이 파파라치 하는데 절실한 도움을 주고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해결사 친구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친구부터 잘 사귀어야 하나? 흐흐흐

 

 

첨언.

“마치 배달할 가정의 가가호호마다 길도의 눈에만 보이는 짧은 스토리가 내걸리게 되면,” (p.121)

 

길도가 아침마다 우유배달을 하며 하는 말이다.

나는 여기에 100% 공감했다. 대학생 때 아르바이트로 새벽에 신문 배달을 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 그랬다. 매일 신문을 배달하며 가정과 가게, 회사마다 짧은 스토리가 연상되고 완성된다. 참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깨닫게 된 바도 많고 어쩌면 그때부터 더욱 ‘아~! 내가 책을 더 많이 읽어야겠다’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l****h 2012.03.20. 신고 공감 4 댓글 14
리뷰 총점 종이책
[이석용] 파파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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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은 청어람 출판사에서 서평단이벤트에서 받은 책임을 밝힌다. 서평단 이벤트에 나온 도서들은 흥미를 느낄 만큼 매력적으로 보이는  책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나의 관심 분야와 거리가 있거나 주제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책 등 다양한 책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가급적이면 열심히 응모를 하는 편이다. 독자로서 열심히 응모를 하는 것도 좋은 이벤트
"[이석용] 파파라치" 내용보기

우선 이 책은 청어람 출판사에서 서평단이벤트에서 받은 책임을 밝힌다. 서평단 이벤트에 나온 도서들은 흥미를 느낄 만큼 매력적으로 보이는  책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나의 관심 분야와 거리가 있거나 주제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책 등 다양한 책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가급적이면 열심히 응모를 하는 편이다. 독자로서 열심히 응모를 하는 것도 좋은 이벤트를 여는 출판사를 격려하는 길이라는 믿음에서이다.

 

이런 글로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이 책이 내게는 그리 매력적으로 와 닿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파파라치'라는 제목이 불륜이나 염탐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었고, 내용 역시 그러리라고 짐작했다. 아마 이 책의 서평단에서 선정되지 않았다고 해도 나는 그리 섭섭하지 않았을 것이다. 출판사를 격려하겠다는 1차 목적은 달성했기 때문이다. 

 

 서평단에 선정되어서 책을 받았을 때도 기쁨보다는 한숨부터 먼저 나왔다. 표지 그림도 야릇한 느낌을 주었고, 책의 분량이 방대했던 것이다. 작가의 말까지 합하면 424쪽의 대작이다. 여기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지를 생각하니 부담스럽기만 했다.

 

책을 읽은 뒤의 마음 역시 그런가? 내가 느낀 마음은 두 가지이다.

 

첫째, 내가  뜻밖의 행운을 만난 것을 느꼈다. 두툼한 분량에 기가 질려서 무거운 마음으로 책장을 열었으나 문체와 내용 모두 친근하게 와 닿았다. 특히 사진 찍기가 취미인 나로서는 사진을 대할 때는 피사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해하면서 셔터를 누른다는 주인공 길도의 자세에 매료되었다. 사진에 대한 기교는 물론 철학까지 배웠다고 할까?

 

둘째, 저자와 책에 대해서 미안함을 느꼈다. 평소의 나였다면 이 책을 2~3일이면 읽었을 것이다. 어쩌면 하루만에 독파했을 지도 모른다. 그만큼 이 책은 독자를 집중시키는 매력을 갖고 있었다. 그럼데도 불구하고 나는 5일이나 걸렸다. 공사간의 바쁜 일정 때문에 시간을 낼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마치 아름다운 미인을 자세히 바라보지 못하고 지나친 듯한 아쉬움을 느꼈다. 좀 더 정을 주어야 할 벗을 만났지만 경황이 없어서 따뜻한 말 한 마디 못 건넨 미안함이라고 할까?

 

주인공 길도는 19세의 청각장애인이다. 그의 애인은 2살 연상의 대학생 화심이다. 길도는 현재 10살의 조카(누나의 딸)와 함께 살고 있다. 그러면서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의뢰를 받아서 일상을 담아주는 파파라치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비밀을 캐거나 흥미 있는 화제를 찾기 위해서 몰래 찍는 것이 아니다. 의뢰인의 자연스러운 일상을 담아주기 위해 숨어서 찍어 주는 것이니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의 파파리치는 아니다.

 

무언가 무거운 주제가 이어질 듯싶지 않은가? 등장인물 중에는 답답하거나 절망에 빠진 사람이 9개의 장마다 반드시 등장하고 있다. 길도에게 파파리치를 부탁한 의뢰인 중에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이도 있고, 중병으로 인해 생명이 위험한 경우도 있었다. 좌절된 사랑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이도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시종일관 따뜻한 결말로 이끌고 있다. 그것이 우연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스토리를 멋지게 엮고 있는 작가의 기량이 장하다기 보다는  그 심성이 고맙게 느껴졌다.

 

이 책의 처음 글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 책을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 한희자(데오폴라)에게 바칩니다."

그때는 무심하게 지나쳤는데, 글의 뒷부분에 있는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유배를 간 서포는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서 '구운몽'을 저술했다고 한다.  그보다 더 간곡한 이석용 작가의 정성으로 탄생한 소산이 이 책이다.

 

9장으로 이루어진 내용을 하나하나 나열하는 것은 사족이 될 것이다. 작품의 가치는 '황금펜 영상문학상' 수상작의 영예를 통해 이미 검증되지 않았는가? 그래도 습관적으로 아쉬운(순수하게 개인적 ^^) 점 한 가지로 글을 마무리하겠다.

 

"너무 두터웠다."

 

나는 이 책을 읽을 때 주로 출퇴근 길에 걸으면서 읽었다. 집에서 직장까지 3.5km이고, 약 40분 정도 걸린다. 하루 1시간 반 정도를 이 책과 함께 했던 것이다. 430여 쪽이 책은 손에 들고 걷기에는 너무 무거웠다.  꽃샘바람의 봄추위로 인해 손이 시리기도 했다. 그러나 책장을 넘기기 위해 오른 손은 장갑을 끼지 않았더니 손가락이 얼 정도였다. 상하 양권으로 편집했으면 좋지 않을까? 삽화를 몇 장씩 넣었다면, 두 권 모두 230쪽 내외는 나왔을 테니 2권 분량은 된다. 물론 독자에게는 책값 상승의 요인이 될 테니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삽화가 있는 것이 감동을 더할 수도 있고, 독자에 대한 서비스일 수도 있다. 또한, 상권을 읽은 독자는 반드시 하권을 구입했을 테니 저자와 출판사로서도 나쁘지는 않았으리라는 진심을 담은 덕담으로 글을 맺는다.

 

* 덧붙임 : 이것은 약속한다. 나는 감동적으로 읽은 책은 나의 직장인 학교 도서관에 반드시 구입한다. 또한 내가 가끔 가는 시립도서관에 구입 희망도서로 신청한다. 이 책은 그 대상 도서임을 밝힌다. 좋은 책을 지은 저자(나를 서평단에 뽑아준 출판사를 포함)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하기 깨문에….  *^^*



y******3 2012.03.21. 신고 공감 3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황금펜 영상문학상 금상 수상작 『파파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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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도는 말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벙어리다. 하지만 상대방의 입모양을 통해 말을 알아듣는 특별한 능력(구어법)을 지닌 열아홉 살 청년이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에 합격해서,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똘똘한 조카 다홍이(누나의 딸)와 함께 살고 있다.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우유 보급소에서 우유 배달로 하루를 시작하고, 의뢰인 주문에 맞춰 사진을 찍어주는 파파라치라는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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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도는 말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벙어리다. 하지만 상대방의 입모양을 통해 말을 알아듣는 특별한 능력(구어법)을 지닌 열아홉 살 청년이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에 합격해서,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똘똘한 조카 다홍이(누나의 딸)와 함께 살고 있다.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우유 보급소에서 우유 배달로 하루를 시작하고, 의뢰인 주문에 맞춰 사진을 찍어주는 파파라치라는 직업을 병행하고 있다. 길도는 아주 독특한 외모의 소유자다. 상대방에게 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목에는 수첩을 메달고, 가슴팍을 가로지르는 가방을 메고, 안전을 위해 파란색 선수용 물안경을 착용하고 다닌다. 이는 마치, 세상 물정 모르는 길도가 어지러운 혼돈의 세계를 투명하게 바라보기 위한 전략처럼 느껴진다. 길도는 자신이 장애를 겪고 있으면서도, 오히려 주변인물들과 협력하여 이웃들의 상처를  이해하고 보듬으면서 그 상처를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장치와 틀을 마련해준다. 길도는 남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듯 하는 파파라치라는 직업에 묘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 의뢰인이 요구하는 사진 이면에, 피사체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한다. 마치 심령술사처럼.

 

 

그림자놀이 중에는 종종 손 모양을 보아도 그림자를 예상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만들어내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 모두가 감탄하며 즐길 수 있는 것이 그림자놀이이다. 어쩌면 사람이 만들어내는 그림자도 크게 다르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린 호연하게 웃고 있는 사람의 그림자가 불안하게 울고 있다든지, 자신 있게 주먹을 불끈 쥔 사람의 그림자가 초조하게 손톱을 깨물고 있는 모습을 종종 묵도하곤 한다. 그런 것이 그림자인 것이다. 떨어뜨릴 수도 거짓으로 연기할 수도 없는 그런 것. -P390 

 

 

작가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익살스럽지만 사실적으로 잘 꼬집어 표현해냈다. '숯검댕으로 크로키한 사내'라든지, '~하오'라는 말투를 보고 '사극을 씹어 드셨나?'라는 표현이랄지, '약병에는 노란 머리의 아이가 약을 맛있게 먹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정말 맛있을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다홍이가 약을 먹을 때 한 수저 얻어먹을까 생각해 봤다.' 이런 생각은 어릴 적에 누구나 한번쯤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미소가 떠올랐다.

 

 

우유 보급소를 운영하시는 아버지, 묵언서점을 운영하시는 어머니, 열살 나이답지않게 똑 소리나는 해결사 다홍이, 정비소 <대부공업사>에서 일하는 동갑내기 친구 민규, 두살 연상의 여자친구 화심이, 길도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한상욱 신부님, 코 밑에 전기 테이프를 붙이고 다홍이의 프레디 머큐리가 되고픈 창수 등이 『파파라치』의 고정 등장인물이다. 

 

 

'파파라치'라고 하면, 유명인사나 연예인의 사생활을 당사자 몰래 카메라로 찍은 뒤 돈을 받고 팔아 넘기는 몰래 카메라맨을 의미한다. 그러나, 여기에서의 '파파라치'는 오히려 의뢰인 본인이 자신을 찍어달라고 돈을 지급하는 이색적인 경우다. 역발상의 신선함이 돋보이는 9편의 옴니버스 형식이다. 길도를 둘러싼 배경인물들은, 마치 동화 속 세상처럼 착한 나라 사람들만 살고 있다. 그래서 보편적인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틀을 벗어난 비현실적인 설정과 판타지로 다가온다. 일상생활에 비일상생활이 들어감으로써 덕분에 긍정 에너지가 마구 방출되고, 한술 더 떠서 액정에 금이 간 똑딱이 카메라는 멋진 마술까지 부린다(의뢰인을 행복하게 만드는). 아마도 자극적인 것만 찾으려 하는 사람들에게는 시시하게 느껴질런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석용 작가의 어머니와 제자 김경희 씨의 병상을 지켰을 이 유쾌하고 행복한 이야기가 다른 독자들에게도 따뜻한 감동 바이러스로 전파되길 소망해 본다.



d******7 2012.03.22.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가슴 한 켠을 감동으로 물들이는 참 "착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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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라치(Paparazzi) 유명 인사나 연예인의 사생활을 카메라로 몰래 찍은 뒤 이를 언론사에 고액으로 팔아넘기는 프리랜서 카메라맨을 의미하는 이 단어의 원뜻이 이탈리아어로 “파리처럼 웽웽거리며 달려드는 벌레”를 말한다니 원 뜻과 실제 의미가 딱 제격인 그런 단어일 것이다(네이버 백과 사전 발췌). 그런데 요새는 유명 인사만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어서 정부가 교통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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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라치(Paparazzi)

유명 인사나 연예인의 사생활을 카메라로 몰래 찍은 뒤 이를 언론사에 고액으로 팔아넘기는 프리랜서 카메라맨을 의미하는 이 단어의 원뜻이 이탈리아어로 “파리처럼 웽웽거리며 달려드는 벌레”를 말한다니 원 뜻과 실제 의미가 딱 제격인 그런 단어일 것이다(네이버 백과 사전 발췌). 그런데 요새는 유명 인사만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어서 정부가 교통 위반이나 불량 식품 적발에 이런 파파라치 신고 포상 제도를 활용하면서 “세파라치”(신고 포상금을 전문으로 타 먹는 사람들)이라는 신조어도 나오고 이를 양성하는 사설 학원들도 우후죽순(雨後竹筍)격으로 생겨나고 있다니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파파라치의 대상이 전 국민으로 확대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부정적인 의미로만 쓰이는 “파파라치”가 때로는 사람들 마음 속 깊은 곳에 감춰진 슬픔과 아픔을 어루만져 주고 너무나도 짧은 찬란한 시기를 영원히 보존하는 “행복”의 의미로 사용될 수 도 있다는 책을 최근에 만났다. “제 1회 황금펜 영상문학상 금상 수상작”인 “이석용”의 <파파라치(청어람/2012년 2월)>이 바로 그 책이다.

 

 

선천적인 청각 장애로 말을 할 수 없는 19세 청년 “길도”는 큰 누나가 일본으로 2년 짜리 장기 출장을 가는 바람에 꿈에도 그리던 독립을 하게 된다. 물론 큰 누나 집에서 열 살 난 조카 “다홍”이와 함께 살면서 아침마다 아버지께서 운영 하시는 우유 대리점 배달 업무는 그대로 하는 “반쪽” 자리 독립이라고 할 수 있지만 말이다. 무슨 일을 할까 고민하다가 친하게 지내는 “한상욱” 신부님이 빌려 주신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뭔가 사업을 해보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시작한 일이 바로 “파파라치” 일이다.

 

 

당신의 일상에서 흘려보내는 멋진 순간을

전문가의 뷰파인더에 담아드리겠습니다.

당신조차 낯설고, 치명적인 매력을 발견할 기회.

당신의 일상을 담아드리겠습니다.

 

 

라는 홍보 문구를 걸고 홈페이지까지 개설한 길도에게 드디어 첫 의뢰가 들어온다. 회사원 “나애리”라는 젊은 여성의 일상을 담는 의뢰인데 첫 의뢰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의뢰가 계속된다. 그런데 길도의 의뢰인들은 결코 평범하지가 않다. 반년 전 남편과 아이를 불의의 교통사고로 잃고 아직도 그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여인이 자신의 일상을 찍어달라고 의뢰를 해오는가 하면, 결혼해서 이민을 가기로 한 직장 여성이 자신의 행복했던 일상을 담아달라고 의뢰하는데 길도가 담은 사진들 속에는 그녀 주위를 맴도는 한 남자가 찍혀있다. 그리고 IT 기업 중견 간부인 한 남자는 술만 마시면 필름이 끊기는 일이 발생하자 음주 후 자신의 행동을 담아달라고 의뢰해오고, 청소년들의 카운슬러로 유명했던 한 여인은 얼굴에 병이 생겨 얼굴을 가리고 살아가는 자신의 일상을 담아달라고 의뢰해오며, 또한 만화 작가는 밤마다 자신이 개로 변하여 길거리를 방황한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자신이 변한 “개”를 촬영해달라고 의뢰를 해온다. 그저 사물이나 인물을 정지된 모습으로 포착하는 것에 불과한 길도의 사진에는 뭔가 다른 것이 담겨 있다. 바로 의뢰인들의 슬픔과 상실을 치유하는 힘이 있던 것이다. 사물과 사람의 이면(裏面)의 모습까지 포착해내는 길도의 사진 때문에 의뢰인들은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이 바로 “참 착하다”라는 말이었다. 다양한 사람들과 사물을 카메라 앵글로 잡아내는 파파라치 “길도”는 선천적인 장애를 갖고 있음에도 세상에 대해 참 따뜻하고 선한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는 - 물론 장애인이라고 해서 모두가 세상에 대해 심한 차별이나 피해 의식을 갖는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약자(弱者)” 일 수 밖에 없는 장애인들이 험난하기만 한 이 사회를 살아가기가 여간 고단한 일이 아닐 것이다 - 너무나도 착한 청년이다. 그의 주변 사람들은 또 어떤가. 아들의 장애를 안 순간부터 아들의 미래를 위해 서점과 우유대리점을 경영하기 시작한 부모님들은 길도를 세상 풍파와 선입견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 주고, 어른 뺨 칠 정도로 똑똑하고 속 깊은 조카 “다홍”이는 세상 물정 모르는 삼촌을 이끌어가는 야무진 후원자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 밖에도 두 살 연상의 애인 “화심”이나 동네 친구인 “민규”, 길도에게 카메라를 빌려주고 후견인 역할을 하는 한상욱 신부에 이르기까지 길도의 주위에는 길도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이런 주위 사람들의 한없는 격려와 사랑이, 그리고 길도의 세상에 대한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선이 카메라 앵글에 고스란히 담겨지고, 피사체가 된 의뢰인들의 가슴 속 깊은 상처까지 바깥으로 드러내 그런 상처와 슬픔을 어루만져 주기에 이른다. 즉 길도의 사랑과 행복이 그네들의 아픔을 치유하게 되는, 행복은 전염된다는 하버드 대학의 연구 결과에 딱 맞는 그런 이야기들인 셈이다. 그렇기에 읽는 내내 흐뭇한 미소가 입가에서 가시지가 않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서 가슴 한 켠에는 잔잔한 감동이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렇게 “착하기만" 한 사람들과 이야기이다 보니 그만큼 극적인 “재미”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었다. 동화(童話)처럼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에도 선악이 대립하고 극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이야기 구조를 취하는 데 이 책은 딱히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는 대목도 없고 이렇다 할 클라이맥스도 없고 그저 잔잔하게만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너무나도 착하기만 하기에 길도의 주변 사람들이 오히려 비현실적인 허구의 인물로 느껴지는 것도 이 책의 성격상 어쩔 수 가 없을 것 같다. 그렇기에 “기승전결(起承轉結)” 이라는 서사 구조상 전(轉)과 결(結)이 빠진 듯한 맥 빠진 이야기로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모든 책이 기승전결의 구조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것이 무슨 절대 법칙은 아닐 것이며, 따르지 않았다고 해서 무슨 불법이나 반칙 또한 아닐 것이다. “착하다”는 장점이 그런 밋밋함을 충분히 보완하고도 남음을 이 책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고, “감동”도 분명 재미의 한 요소임에는 분명하기 때문이니 말이다.

 

 

이 책, 장르소설로서의 긴장감과 재미는 다소 부족하지만 읽고 나면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위로를 느껴볼 수 있는 감동적인 책이었다. 이 책이 문학상 취지 - 황금펜 영상 문학상 취지가 소설로서도 독자적인 의미를 가지되 영상화되면 더 빛나는 가치를 드러낼 그런 작품을 장려하는 데 있다고 한다 - 대로 영상화가 될지는 미지수인데,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된다면 각 단편을 꿰뚫는 서사 라인을 좀 더 보강해서 긴장감과 재미를 한껏 살린 감동적인 영상으로 거듭나기를 바래본다. 



a*****7 2012.03.20. 신고 공감 2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