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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의 ‘클’자도 모르는 사람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계간지 《성서와 문화》에서 ‘음악편지’라는 꼭지로 나왔던 33개의 조각글들을 묶어 내놓은 책인데, 유려하게 뿜어나오는 깊은 내공이 담겨있는 클래식들의 이야기라 처음엔 황당할 정도로 이해되지 않을지라도 이러저러한 사람이 있구나, 혹은 이러저러한 음악은 이렇구나 하는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로 여긴다면 못 읽을 정도까지는 아니겠다. 하지만 처음엔 정말 황당할 정도로 내가 놀 무리가 아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프롤로그로 시작되는 그 짧은 글에도 나는 모르는 음악가나 곡을 13개나 찾을 수가 있었으니~! 그러니 내가 얼마나 클래식, 아니 음악에 문외한이었는지 알 수 있지 않은가. 또한 그럼에도 충분히 이 책을 읽을 수가 있었다는 것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솔직히 이 책을 다 읽은 뒤에도 머릿속에 남은 음악가 하나가 없다. 읽고 싶은 것은 무한대로 생성되지만, 듣고 싶은 것은 드문드문 가뭄에 콩 나듯이 만들어지는 내 경우에는 그것이 타당할지도. 음, 아마 그러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다만, 그런 이유로 듣기에 이 세상 구석구석에서 흘러나오는 황송할 정도로 아름다운 음악을 찾아 듣지도 못하고, 들어놓고서도 글로서든, 말로서든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이 조금 속상할 뿐이다. 뭔가 알아야 표현을 하지, 듣는 귀가 없는데 어떻게 표현을 하겠나. 책은 읽으면 바로 글이든 말이든 다른 이에게 전달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참으로 편리한데 말이다. 그런 의미에선 음악은 절대 편리한 매체는 아닌 듯 싶다. 하늘의 선택을 받은 몇몇 사람만이 재능을 부여 받아 연주할 수 있는 그런 도구로서는 어줍잖은 실력으로 표현하긴 좀 아쉽지 않나 말이다.
하지만 머릿속에 남는 음악가를 굳이 생각해내보라고 하면, 그녀가 그렇게나 심취했다던 메시앙 정도일까. 진짜 고전적인 인물들이 아니라서 더 생소했던 이름이라 더 머릿속에 박혔나보다. 그의 피아노곡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스무 개의 눈길〉은 처음 들었음에도 그녀가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에 비유를 했을 때부터, 그러니까 프롤로그에서부터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음악을 들어보진 못했어도 그녀가 표현하는 미사여구를 조금이라도 훔쳐볼라치면, 딱 머릿속에 박힐 수 밖에 없을만큼 형형색색인 이미지가 떠올랐기 때문에. 또한 기독교도임에도 불구하고 성탄의 의미를 항상 퇴색시켜 하루를 보내버리는 내게, 종교음악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20세기에서 유일하게 황홀한 영성의 음향을 만들어낸 메시앙은 상당히 의미있는 음악가로 기억되었다.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이 작품을 찾아낸 저자이자 피아니스트인 김순배 교수가 ‘영성’에 대해 관심이 생겨서 그녀의 눈에 작품이 들 수 있었던 덕분이기도 하고, 어린 시절 가톨릭에 귀의해 20세기 작곡가로서는 드물게 일생을 파리 성당의 오르가니스트로 봉직했던 메시앙 그 작곡가 덕분이기도 하다. 그가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모조리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해 바친, 실천적 사랑을 보여준 작곡가이기에 그의 음악이 한 세기를 넘어 김순배 교수에게 감동을 주고, 또한 음악을 들어보지도 못한 나에게도 반향을 일으킨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연주 시간만 장장 2시간에 이른다는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스무 개의 눈길〉은 역사적으로도, 영적으로도 전무후무한 예수님의 탄생을 지켜보는 각기 다른 스무 가지의 시선들을 무수히 다양한 음향으로 형상화했는데, 그것은 성부이신 아버지의 시선으로부터 어머니인 처녀 마리아의 시선, 그리고 탄생의 밤을 지켰던 하늘의 뭇 별들, 목자들, 동방박사들과 같이 쉽사리 인지할 수 있는 시선들로부터 추상적인 시간 그리고 어떤 침묵의 시선에 이르기까지 표현되었다고 한다. 설명을 들으니까 대충 그림이 그려지는 것이 그다지 어렵게 느껴지지 않게 했다.
그 외에도 괴테를 존경해 그의 작품에 곡을 붙였던 슈베르트의 이야기라든지, 불운의 성악가였던 아내 니나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조국 노르웨이에 대한 무한한 자긍심으로부터 음악을 뽑아낸 그리그의 이야기, 니체와 바그너의 불온한 만남과 결별에 대한 이야기, 전통 탱고에 클래식과 재즈의 빛깔을 덧입혀 새로운 개념의 음악, 즉 누에보 탱고를 만들어낸 피아졸라의 이야기, 우리나라의 대단한 피아니스트 백건우 선생의 이야기, 슈만의 아내 클라라를 사랑하고도 내면으로 끊임없이 침잠해 들어가기만 했던 브람스의 이야기 등 여러 다채로운 이야기가 살아숨쉬고 있다. 우리에게 대단하게만 보였던 위대한 음악가들도 상처받고 실망하고 사랑을 하는 보통의 사람이라는 것을 가감없이 보여준 이 ‘음악편지’는 그런 이유로 음악에 문외한에게 더 필요하고 소통되는 글일 수밖에 없다. 나랑 다를 것 하나 없는 인간사 이야기를 음악이란 옷을 살짝 걸친 것뿐이니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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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을 좋아하세요?" 오래전부터 클래식에 흥미를 가져봐야지 했는데, 도연이가 뱃속에 있었을 때 다시 관심을 잠깐 가져보고, 이번에 둘째때 다시 가져볼까.. 했는데 아직.. 혼자 장거리 운전을 할 때는 클래식을 틀어놓고 운전을 한다. 가요는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을 뿐더러 들으면 왠지 산만해서 운전이 불안하다. 하지만 클래식을 들으면 왠지 안정적인 느낌이 들고 졸음도 달아나고.. 아는 것도 없으면서 그렇다.ㅎ 그러다 이번에 만나게 된 책. '인생을 사랑하는 당신을 위한 33편의 음악편지' 이 책은 클래식에 대한 '베토벤의 운명은 어떻다 저떻다, 브람스의 사계는 이렇다'에 대해 설명해 놓은 것이 아니다. 피아니스트로서 음악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클래식을 어떤 감정으로 느끼면 되는지, 그 곡이 완성되기에는 어떤 배경이 있었는지에 대해 소개를 해주는 책이다. 전체 네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 첫 파트에서는 지식도 많이 부족하고 글을 이해하는 것도 너무 어려웠다. '이해 혹은 사랑', '음악가의 고뇌', '음악이 가야할 곳은 어디일까요?'등 조금은 철학적인 부분이 있어서 그런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이후로는 음악가들의 삶, 시대적 배경, 탄생에 대한 것들에 대해 다루어 지면서 흥미를 많이 느낄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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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이지 않은 클래식음악을 곡이나 작곡가들의 에피소드보다 그냥 개인의 삶의 한 부분으로서 잔잔하게 풀어낸 수필 형태의 책이다. 책에는 바흐, 베토벤, 슈베르트에서부터 쇤베르크, 불랑제, 피아졸라 등 현대작곡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클래식음악가들의 삶과 작품을 지은이 자신의 감정을 담아내 지극히 개인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개인적인 의견과 감정이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을 갖게 하는 은근한 매력이 있다. 그것은 지은이가 작곡가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진지하게 연구하여 글로써 풀어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음악 자체에서 작곡가들의 삶과 감정들을 차분히 듣고자 하는 이들에게 소리없이 도움을 주는 책으로 손색이 없다. |